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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야세 유우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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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회계 담당이지만, 그럼에도 친구의 유지를 이어 서기도 맡기로 했다."
'역전특수부대 아셀라' 역극의 외전판입니다. 어장의 규칙과 에티켓, 그리고 사이좋은 취미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참여자가 멋대로 만든 외전 어장입니다. 아마 만든 참여자 아니면 쓰지도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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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역극/외전/단편] 최후방위전선 부대 서기의 기록 그 1
하늘 위에서 우리들을 내려다보던 불길하디 불길한 검은 달은 이제 이전 같지 않게 된 어느 날.
아셀라 부대와 스텔라리온의 사람들이 모여 서로를 축하하며 한창 분위기가…, 오지는 않았고 갑작스러운 이별에 적응하던 시기.
그리고 그런 분위기에, 어두운 곳으로 향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들 중 한 명은 스텔라리온의 보급병이자 브루저이기도 한, 쿠레코.
다른 한 명은 아셀라 부대에 갑작스럽게 찾아온 신원불명의 마법사, 아미야
그녀들은 승리의 분위기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 있었다.
토끼 수인이라기에는 너무나도 긴, 다른 사람들로부터 장난스럽게 당끼 소리를 듣는 그 귀를 쫑긋거리며 아미야가 입을 열었다.
“그래서 왜 부르신거죠. 쿠레코 양.”
아미야는 아까와 완전히 분위기가 달라진 백발의 소녀를 바라보았다.
방금까지 같이 참여했던 임무에서의 그녀는 어딘가 순수한, 아이 같았지만, 지금 아미야 앞에 있는 소녀는 어딘가 어른스러운 분위기를 내뿜고 있었다.
쿠레코는 아미야의 이마를 바라보다,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부른 건 내가 아니라, 당신이잖아?”
쿠레코는 자신의 능력으로 담배에 불을 붙이곤, 아미야를 향해 웃어보았다.
역시, 지금 눈앞에 있는 건 붉은 아이가 아니다. 라고 아미야는 쿠레코의 표정을 보며 생각했다.
그녀는 단순히 행동거지와 말투 그리고 분위기가 조금 바뀌었을 뿐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소녀는 어른으로 변해있었다.
하지만 자신이 불렀다니, 그녀는 무엇을 말하고 싶은걸까.
아미야는 그녀를 향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죄송하지만, 이해할 수가 없네요. 여기서 보자고 말한 건, 당신이지 않았나요?”
“그렇긴 한데, 애초에 본질적으로 따지고 보면……, 아.”
아미야의 반응에 쿠레코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가, 이내 표정을 바꾸었다.
그리고 마치 무언가를 깨달은 것처럼 말을 멈추고 잠시 생각하는 듯하더니.
“설마 기억 잃었어, 당신?”
아미야, 정확히는 그 너머의 존재를 향해 물었다.
“무슨…, 소리를….”
“진짜 잃었구나.”
아미야는 갑작스럽게 닥친 핵심을 찌르는 질문에 부정하려 했지만, 그런 그녀의 반응은 오히려 그녀를 확신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녀는 불처럼, 어쩌면 피처럼 붉은 그 눈동자를 번뜩이며 아미야를 향해 다가왔다.
붉은 눈동자와 푸른 눈동자는 서로를 마주보았으며, 둘의 거리는 점차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아미야의 바로 앞에 도달한 그녀가, 이마의 흉터를 향해 손을 올렸고,
순간, 아미야의 머릿속을 가득 채운 존재하지 않는 기억.
동방예의국에는 한 산이 있다.
가라사대, 하늘과 가장 가까운 산이며 그 정상에는 용암이 언제나 들끓고 있다든가.
가라사대, 산 정상에 쌓인 눈은 어느 시기가 되어도 사라지지 않는다든가.
그런, 동방예의국의 사람들이 좋아하는 아름다운 산이 있었다.
그리고 그 산의 중턱에서, 두 사람은 산을 오르고 있었다.
한 명은 이마의 상처가 인상적인 남성, 다른 한 명은 아직은 앳돼 보이는 어린 소녀였다.
소녀의 옷에 붙어 있는 부적들과 남성의 복장은 그들을 음양사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소녀는 앞장서는 남성의 뒤를 바라보았다.
“왜, 나를 도와줬지.”
소녀의 물음에, 산의 정상을 바라보던 남성은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재미있을 것 같으니까, 후지와라의 여식, 모코우.”
“…….”
남성은 소녀를 향해 기분 나쁜 웃음을 지었다.
후지와라라 불린 소녀는 눈앞의 그를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츠키노 이와카사.
황제의 명을 받고 이 산을 오른 남자.
등 뒤에 매고 있는 항아리를 산 정상으로 옮기는 남자.
자신을 쫓아 쓰러진 소녀에게 손을 뻗고, 여러 도움을 준 남자.
그리고 그는 소녀가 항아리의 내용물을 노리고 있단 걸 알면서도, 같이 산을 오르고 있었다.
“……아무것도, 안 물어보는건가.”
“물어도 대답 안 해줄 거잖아?”
이와카사는 그저, 무엇이 웃긴지 웃는 표정으로 계속해서 산을 오르고 있었다.
모코우는 자신과 그의 실력 차에 대해 통감하고 있었기에, 그저 따라갈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둘은 미묘한 관계를 쌓으며, 산길을 올랐다.
그리고 이 기묘한 동맹은 마침내, 산의 정상 화구에 도달했다.
화구를 바라보던 이와카사는 등 뒤에 맨 항아리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자신이 받은 명에 따라 움직일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뭘, 하려는거지?”
“화구에, 이 항아리를 던져넣을 생각이야.”
이와카사는 모코우의 질문에 그저 차분하게, 담담하게 앞으로의 계획을 입에 담았다.
그 대답을 들은 모코우는 한순간에 표정을 급박하게 바꾸며,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이 항아리는, 아버지의 원수가 남긴 단서. 그걸 버리게 만들까 보냐.”
그런 모코우를 향해 이와카사는 흥미롭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그리고 웃으며 입을 열었다.
“이런이런, 미안하지만 이건 단서가 될만한 물건이 아닌데.”
“그럼! 내용물이라도 확인해야겠어!”
모코우는 어떻게 해서든 항아리의 내용물을 확인하려 애썼지만, 이와카사를 넘을 수는 없었다.
그는 분노에 지배되어 소리를 지르는 소녀를 바라보았다.
황제의 명에 따라, 소녀를 제압하고 이 화구에 항아리를 던져 모든 걸 소각하는게 옳다고. 이와카사는 생각했다.
그렇기에 그는 항아리를 열어――
“안에 든 건, 불로불사의 약이라고 하던데. 과연 진짜라고 생각해?”
――항아리의 내용물을 소녀에게 보여주었다.
분명, 이 사실을 알면 황제는 그에게 크게 노할 것은 확실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일부러 이런 선택을 했다.
왜냐하면, 그는 오직 호기심만으로 이 세상을 살아온 자였기 때문이다.
“――.”
모코우는, 무언가에 홀린 듯이 항아리를 바라보았다.
그런 모코우의 모습을 보며, 그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지 바라보았다.
약을 먹을 것인가, 아니면 거짓말로 치부하고 먹지 않을 것인가, 아니면 또 다른 선택지인가.
그는 모코우를 하염없이 바라보았고, 끝내 소녀의 선택을――
“이런.”
보지 못했다.
모코우는 그를 산 밑으로 밀어버렸다.
본래라면, 당할 리 없는 기습을, 어째서인지 그는 허락해버리고 말았다.
산의 정상으로부터 그는 저 밑까지, 떨어지고, 다치고, 굴렀다.
죽기 일보 직전의 상황에서도, 그는 웃음을 잃지 않았다.
“이거, 당해버렸네. 안 그래?”
오히려 그는 자세를 다잡고, 일어서서, 허공을 향해 입을 열었다.
그리고 허공에서, 백발의 활을 든 여성이 그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언제부터 눈치챘지?”
“처음부터.”
그는 백발의 여성을 향해 웃어 보이며, 말을 이었다.
“아무리 그 아이가 전 귀족 가의 여식이라고 해도, 황제가 비밀스럽게 내린 임무를 알 능력은 없으니까 말이야. 어디선가 정보가 흘렀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지?”
“그런 주제에, 항아리를 쉽게 열어줬지 않나.”
“아 그거 말이지?”
그는 웃었다.
그리고 이마의 흉터로 손을 옮겨, 마치 실밥을 푸는 것처럼, 무언가를 잡아당겼다.
상처를 강제로 뜯어내는 듯한, 자살 행위를 자행했다.
달칵.
수수께끼의 액체가 얼굴을 타고 흐른다.
그리고 열린 머리 위에 존재하는 입이 달린 뇌가 여성의 눈에 들어온다.
“그냥 약을 소각해버리면 재미없잖아?”
그리고 그 뇌야말로 본체라는 듯이, 뇌는 웃으며 대답했다.
“……쓰레기로군. 넌 그런 존재였지, 켄쟈쿠.”
“글쎄, 아무것도 모르는 소녀를 뒤에서 조종해, 약을 먹이려던 그쪽이 할 말일까?”
켄쟈쿠는 어깨를 으쓱이고는, 다시 끼릭거리는 소리와 함께 머리를 되돌리기 시작했다.
상처를 다시 꿰매면서도 그는 말을 멈추지 않았다.
“분명 그 아이는 스스로 이 길을 선택했다고 믿겠지. 물론 최종적으로 판단한 건 그 아이가 맞겠지만 말이지.”
“…….”
“하지만, 등 뒤에서 조종해 놓고, 모른 척하고, 상관없는 척해서, 자신에게는 책임이 없다고 할 생각이야?”
켄쟈쿠가 말을 하면 할수록, 여성의 얼굴을 점차 일그러져 갔다.
그런 여성의 표정에 개의치 않고 그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너희 쪽의 복잡한 정치나, 집안이나, 여러 가지 사정은 알 바가 아니지만, 그래도 책임전가는 너무하지 않아?”
“――알지도 못하면서, 나불거리지 마라.”
노성이 산에 울려퍼졌다.
백발의 여성은 활의 시위를 잡아당겼다.
“알고 싶지도 않아. 재미도 없는 너희네 사정 같은 건.”
그리고, 켄쟈쿠도 자세를 잡았다.
아미야는 머리를 붙잡고, 고통을 느끼며, 땅을 구르고, 이내 진정했다.
그리고 아미야는 조용히 붉은 아이를 바라보았다.
“여, 모코우.”
“역시 기분 나쁘다고, 당신.”
“너무하네, 나를 산에서 밀어넣고.”
“그때는, 내가 미안했어.”
아미야의 조소에 모코우는 쓴웃음을 지었다.
모코우 또한 그녀에게 악의는 없다는 걸 알았기에, 그저 웃었다.
그런 그녀의 반응에 아미야는 무언가 깨달았다는 듯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아, 하지만, 내가 츠키노 이와카사란 사실은 어떻게 안 거야?”
“그 이마의 흉터. 그거, 당신이 가진 술법의 흔적이잖아?”
“아하, 과연. ‘츠키노 이와카사’ 또한 내 수많은 이름 중 하나란 걸 알게 된 건가.”
“오래 살다보면, 여러 가지 이야기를 알게 되는 법이니까.”
모코우는 아미야를 향해 멋쩍게 웃었다.
아미야는 기쁘다는 듯이, 어쩌면 재밌다는 듯이, 기분 나쁜 웃음을 지었다.
“결국, 진짜였나 보네. 봉래의 약.”
“알고서 준 거 아니었어?”
“내가 먹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알아.”
“너 말이지…….”
모코우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정작 그 표정을 받는 대상은 싱글벙글 하고 있었지만 말이다.
모코우는 속에서 끓어오를 것 같은 감정을 집어 넣으며 말을 이었다.
“그래서, 뭔 일이 있었길래 그런 순딩순딩한 상태가 되었던거야.”
“너도 마찬가지잖아? 토키 언니이이~.”
“아, 좀.”
아미야는 모코우의 반응을 보며 웃음을 짓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뭐, 그 모습 또한 나야.”
“이해가 안되는데.”
“역으로 질문해볼까. 인격을 구성하는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해? 참고로 너도 잘 알고 있는 답이야.”
갑작스러운 아미야의 질문에 모코우는 한동안 고민하는 듯하더니, 이내 다시 입을 열었다.
“……기억인가.”
“정답. 역시 비슷한 사정으로 인격의 변화를 겪어본 사람이라 잘 아는걸.”
“뭐, 좀 부끄럽긴 하지?”
아미야는 모코우의 반응에 키득거리며 웃었다.
그리고 검은 마력으로 자신의 머리 위에 작은 왕관을 만들었다.
“이 아이는, 과거 왕위를 둘러싼 전쟁에서 사망한 한 마법사이자, 공주의 힘을 이어받은, ‘마왕’이라 불렸을 아이.”
“잘도 얻었네. 그런걸. 아니 성격이 나쁘다고 해야하나.”
“후후, 하지만, 육체에 남겨진 마왕의 잔재, 그녀의 백魄이 너무나도 강력했던 나머지, 나로서도 겨우 자아를 유지하는게 최선이었네.”
“자업자득이잖아.”
모코우는 짜게 식은 눈으로 앞에 선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 또한 그런 시선에 어깨를 으쓱일 뿐이었다.
“결국, 나에게 남은 기억은, 아미야라는 소녀의 기억뿐이었으니까. 자연스럽게 ‘아미야’라는 인격이 메인이 된 것뿐이야.”
“그렇다면, 지금은, 켄쟈쿠인가?”
“켄쟈쿠이기도 하지만, 아미야이기도 하며, 츠키노 이와카사이기도 하지.”
“혼란하구만…….”
모코우는 헛웃으며, 주머니에서 새로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아무튼, 멀쩡하다는 것만 알면 됐어.”
아미야 또한 모코우의 허리춤에 달린 나뭇가지를 보며 입을 열었다.
“너야말로, 진실을 알게 된 모양인데.”
“어디까지나, 일부, 일 뿐이지만.”
아미야는 자신의 근처에서 뭐라 말하는 듯한 흑발의 영체를 보며 재밌다는 표정을 지었다.
지금 진실을 말할 생각은 없으니까. 그렇게 화내지 말아 달라고 ‘달의 공주’.
그래, 이 이야기는 너희 가문의 이야기니까. 동생 사랑이 지극하구만 아주.
뭐 정작 동생을 지옥으로 밀어넣은건 그쪽 하인이었…, 앗 아프잖아.
“뭐야, 왜 그런 표정을 짓는거야?”
“그런 일이 있어.”
모코우는 혼자서 표정을 다채롭게 바꾸며, 헤실헤실 웃는 켄쟈쿠를 향해 의심의 눈길을 주었다.
하지만, 금방 거두고는 머리를 박박 긁으며 한숨을 쉬었다.
“아무튼, 악의 교단 쪽은 아닌거지?”
“그 녀석들이 전쟁에서 이기면 세상이 재미없어진다고. 우연이지만, 이 부대에 들어온 이상 최소한의 일은 할 생각이야.”
“그럼 됐고.”
모코우는 마지막으로 폐에 남은 연기를 저 밤하늘로 날려 보내며 달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표정을 바꾸며, 환하게 웃었다.
“그럼 잘부탁해요. 아미야 씨!”
아미야도, 환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저야말로, 오해가 풀려서 다행이에요. 쿠레코 양.”
동방의 밤은 저물지 않았다.
아직, 그녀들의 밤은 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