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63 [MTU/3차] 3차 연재판 -Reboot- -2- (417)
작성자:◆c1sQbCxf4y
작성일:2025-10-29 (수) 14:05:41
갱신일:2025-12-04 (목) 06:54:37
#0◆c1sQbCxf4y(tXSE26fyzy)2025-10-29 (수) 14:05:41
1. 본 어장은 지마스터◆GSjz3/enQG 님의 마블 튜나틱 유니버스의 3차 창작 단편 연재어장입니다.
2. MTU 잡담판 메이킹 캐릭터를 다루는 단편들은 여기서 연재 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3. 본 어장에 연재된 스토리가 카논인지 논카논인지는 철저히 지마스터님◆o9m2/Ww6lU의 권한입니다.
4. 연재는 자유!
5. 논카논 작품은 따로 표기합니다.
6. 만약 다른 곳에 따로 3차 창작을 하신다면 링크만 가져오겠습니다.
7. 누락된 작품이 있으면 링크를 부탁드리겠습니다.
8. 수정 및 삭제 문의는 MTU 잡담판으로.
구 참치 마지막 어장(전 어장 링크들 포함):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anchor/1597051426
신 참치 1어장 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hor/1379
2. MTU 잡담판 메이킹 캐릭터를 다루는 단편들은 여기서 연재 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3. 본 어장에 연재된 스토리가 카논인지 논카논인지는 철저히 지마스터님◆o9m2/Ww6lU의 권한입니다.
4. 연재는 자유!
5. 논카논 작품은 따로 표기합니다.
6. 만약 다른 곳에 따로 3차 창작을 하신다면 링크만 가져오겠습니다.
7. 누락된 작품이 있으면 링크를 부탁드리겠습니다.
8. 수정 및 삭제 문의는 MTU 잡담판으로.
구 참치 마지막 어장(전 어장 링크들 포함):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anchor/1597051426
신 참치 1어장 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hor/1379
#385트루스콜로[모바일]◆dFZ.WlVUja(gJYi5Ydxfq)2025-12-03 (수) 04:40:35
때는 1943년 가을 어느날.
슬로베니아에 자리한 어느 고성.
성벽은 밤의 어둠으로 한치 앞도 보이지 않았다.
허나, 오늘은 달랐다.
차가운 돌바닥 위를 소리 없이 기어간 스티브 로저스.
그가, 캡틴 아메리카가 손을 들어 신호를 보냈다.
뒤따르던 ‘실버 발키리’ 루살카와 하울링 코만더스 대원들이 즉시 그림자 속으로 몸을 숨겼다.
철창이 달린 환기구 너머, 아래층의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그곳은…
‘세상에…’
지옥도였다.
“크아아악!”
수술대 위에 묶인 미군 포로가 허리가 꺾일 듯이 비명을 질렀다.
혈관이 터질 듯 부풀어 오르고, 입에서는 허연 거품이 끓어 넘쳤다.
그의 팔에는 방금 주입된 정체불명의 보라색 약물이 꽂혀 있었다.
“실패야. 또 실패라고! 반응이 너무 빨라!”
흰 가운을 입은 여자가 신경질적으로 차트를 집어 던졌다.
그녀의 명찰에는 나디아라고 적혀져 있었다.
그녀는 눈앞에서 사람이 죽어가는데도, 그저 실험 데이터가 망가진 것에만 분노하고 있었다.
포로의 몸이 격렬하게 경련하더니, 이내 ‘툭’ 하는 끔찍한 소리와 함께 축 늘어졌다.
심정지였다.
“치워. 다음 재료 가져와.”
나디아의 목소리는 얼음장보다 차가웠다.
나치 병사가 질린 얼굴로 말했다.
“하, 하지만 박사님. 남은 포로가 얼마 없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짝! 채찍 소리가 공기를 갈랐다.
“누가 토를 달라고 했지?”
나디아의 옆, 독일군 장교복을 입은 사내가 싸늘하게 병사를 노려보았다.
루트비히 베커 대위, 그리고 그 옆에는 일본도를 허리에 찬 동양인, 아사쿠라 쥬죠가 팔짱을 낀 채 비릿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박사님이 부족하다면 부족한 것. 놈들의 목숨 따위가 대업보다 중요한가?”
베커의 일갈에 병사들이 벌벌 떨며 시체를 끌어내렸다.
쥬죠가 거들었다.
“무능하군. 재료가 없으면 민가라도 털어서 잡아 왔어야지. 위대한 연구에 쓰이는 걸 영광으로 알게 해라.”
“맞아요. 내 실험체는 신선해야 한다고 했잖아.”
나디아가 붉은 혀로 입술을 핥으며 다시 주사기를 들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스티브의 손에 핏줄이 섰다.
비브라늄 방패를 쥔 가죽 장갑이 찢어질 듯 팽팽해졌다.
옆에 있던 루살카의 눈에서도 시퍼런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저 쓰레기들을 지하로 옮겨. 당장!”
나디아의 표독스러운 외침에 나치 병사들이 주섬주섬 시체들을 들것에 실었다.
아사쿠라 쥬죠가 그 뒤를 따르며 비릿한 미소를 흘렸다.
환기구 틈으로 상황을 지켜보던 스티브가 수신호를 보냈다.
‘타깃 분산.’
그는 손가락 두 개로 루살카를 가리킨 뒤, 지하 쪽을 향했다.
루살카가 짧게 고개를 끄덕이곤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스티브는 버키에게 눈짓했다.
그녀가 저격 소총을 등 뒤로 돌려매며 비장하게 웃었다.
나머지 하울링 코만더스 대원들은 성의 기둥마다 폭약을 설치하기 위해 그림자처럼 흩어졌다.
슬로베니아에 자리한 어느 고성.
성벽은 밤의 어둠으로 한치 앞도 보이지 않았다.
허나, 오늘은 달랐다.
차가운 돌바닥 위를 소리 없이 기어간 스티브 로저스.
그가, 캡틴 아메리카가 손을 들어 신호를 보냈다.
뒤따르던 ‘실버 발키리’ 루살카와 하울링 코만더스 대원들이 즉시 그림자 속으로 몸을 숨겼다.
철창이 달린 환기구 너머, 아래층의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그곳은…
‘세상에…’
지옥도였다.
“크아아악!”
수술대 위에 묶인 미군 포로가 허리가 꺾일 듯이 비명을 질렀다.
혈관이 터질 듯 부풀어 오르고, 입에서는 허연 거품이 끓어 넘쳤다.
그의 팔에는 방금 주입된 정체불명의 보라색 약물이 꽂혀 있었다.
“실패야. 또 실패라고! 반응이 너무 빨라!”
흰 가운을 입은 여자가 신경질적으로 차트를 집어 던졌다.
그녀의 명찰에는 나디아라고 적혀져 있었다.
그녀는 눈앞에서 사람이 죽어가는데도, 그저 실험 데이터가 망가진 것에만 분노하고 있었다.
포로의 몸이 격렬하게 경련하더니, 이내 ‘툭’ 하는 끔찍한 소리와 함께 축 늘어졌다.
심정지였다.
“치워. 다음 재료 가져와.”
나디아의 목소리는 얼음장보다 차가웠다.
나치 병사가 질린 얼굴로 말했다.
“하, 하지만 박사님. 남은 포로가 얼마 없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짝! 채찍 소리가 공기를 갈랐다.
“누가 토를 달라고 했지?”
나디아의 옆, 독일군 장교복을 입은 사내가 싸늘하게 병사를 노려보았다.
루트비히 베커 대위, 그리고 그 옆에는 일본도를 허리에 찬 동양인, 아사쿠라 쥬죠가 팔짱을 낀 채 비릿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박사님이 부족하다면 부족한 것. 놈들의 목숨 따위가 대업보다 중요한가?”
베커의 일갈에 병사들이 벌벌 떨며 시체를 끌어내렸다.
쥬죠가 거들었다.
“무능하군. 재료가 없으면 민가라도 털어서 잡아 왔어야지. 위대한 연구에 쓰이는 걸 영광으로 알게 해라.”
“맞아요. 내 실험체는 신선해야 한다고 했잖아.”
나디아가 붉은 혀로 입술을 핥으며 다시 주사기를 들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스티브의 손에 핏줄이 섰다.
비브라늄 방패를 쥔 가죽 장갑이 찢어질 듯 팽팽해졌다.
옆에 있던 루살카의 눈에서도 시퍼런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저 쓰레기들을 지하로 옮겨. 당장!”
나디아의 표독스러운 외침에 나치 병사들이 주섬주섬 시체들을 들것에 실었다.
아사쿠라 쥬죠가 그 뒤를 따르며 비릿한 미소를 흘렸다.
환기구 틈으로 상황을 지켜보던 스티브가 수신호를 보냈다.
‘타깃 분산.’
그는 손가락 두 개로 루살카를 가리킨 뒤, 지하 쪽을 향했다.
루살카가 짧게 고개를 끄덕이곤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스티브는 버키에게 눈짓했다.
그녀가 저격 소총을 등 뒤로 돌려매며 비장하게 웃었다.
나머지 하울링 코만더스 대원들은 성의 기둥마다 폭약을 설치하기 위해 그림자처럼 흩어졌다.
#386트루스콜로[모바일]◆dFZ.WlVUja(gJYi5Ydxfq)2025-12-03 (수) 04:41:16
**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
루살카는 숨소리조차 내지 않고 병사들의 뒤를 밟았다.
지하 공동묘지처럼 넓은 공간에 병사들이 시체를 짐짝처럼 던져 놓았다.
“수고했다. 이제 다들 나가 봐.”
쥬죠가 칼자루에 손을 올리며 낄낄거렸다.
“나는 여기서… 즐길 게 좀 남았으니까. 시체라도 온기가 남아있으면 쓸 만하지.”
병사들은 질렸다는 듯 고개를 젓으며 서둘러 자리를 떴다.
육중한 철문이 닫히고, 넓은 공간엔 쥬죠와 시체 더미뿐이었다.
놈이 허리춤을 푸는 시늉을 하려던 찰나.
팟—!
루살카가 어둠을 찢고 튀어나갔다.
섬광처럼 쥬죠가 반응할 새도 없이 그의 목을 팔로 감아 조르고, 무릎으로 놈의 오금을 찍어 눌렀다.
“크윽…!”
순식간에 제압당한 쥬죠가 바닥에 처박혔다.
루살카의 단검이 그의 목젖 바로 앞에 멈췄다.
“쿠소…! 어떤 쥐새끼가…!”
쥬죠가 일본어로 욕설을 내뱉으며 발버둥 쳤다.
하지만 루살카의 악력은 강철 바이스나 다를 바 없었다.
“유감이네. 우리 팀에도 일본인 친구가 있어서, 그 정도 욕은 알아듣거든.”
그녀의 눈이 차갑게 빛났다.
상대는 변태 성욕자이자 학살자.
살려둘 가치도 없다.
그녀가 망설임 없이 수도로 놈의 목을 내리꽂으려던 순간이었다.
“쿨럭…!”
기괴한 소리가 들렸다.
쥬죠의 입에서 나온 소리가 아니었다.
바닥에 널브러져 있던 시체 중 하나가 몸을 뒤틀며 기침을 토한 것!
“?!”
루살카의 손이 허공에서 멈칫했다.
그 틈을 타, 지하 안쪽의 숨겨진 벽이 드르륵 열리더니 작은 그림자가 뛰쳐나왔다.
꾀죄죄한 몰골의 소년이었다.
“안 돼요! 쥬죠 아저씨를 죽이지 마세요!”
소년이 루살카의 팔을 매달리듯 붙잡았다.
그 사이, 죽은 줄 알았던 미군 포로들이 하나둘씩 눈을 뜨고 비틀거리며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들의 안색은 창백했지만, 분명 살아 있었다.
“이게 무슨…….”
루살카가 당황하여 힘을 풀자, 쥬죠가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젠장, 타이밍 한번 더럽게 못 맞추는군. 연합군 나리들은.”
그는 목을 문지르며 일어났다.
“죽은 게 아니야. 가사 상태로 만드는 약이지. 나디아 박사가 개발한 특제 ‘탈출용’ 혈청이다.”
목을 풀며 쥬죠가, 아까와는 다르게 정상적인 언동을 보였다.
“아사쿠라 쥬죠, 대좌지. 너희 쪽에서는 대위.”
“루살카, 실버 발키리.”
“?! 그 유명한 하울링 코만더스 멤버라고?! 하하! 이거 다행이군.”
쥬죠는 일단 포로들에게 얼른 저 소년을 따라가라고 말한다.
소년은 유태인이고, 근방에 몰래 빠져나갈 통로가 쭉 있다고 자상하게 말이다.
포로들은 영문도 몰랐지만, 이내 어느 정도 이성이 뚜렷한 이가 알아차리고는 바로 소년을 따라 동료를 인솔하기 시작했다.
“아니, 뭐야? 그러면 지금 하고 있는 짓은?”
“나름 우리로서는 이게 최선이라서.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너무한 거 알지? 이놈의 전쟁은.”
과연, 루살카는 바로 이해했다.
“그래서 나디아 말고는?”
“루트비히도 마찬가지. 우리 셋하고, 루트비히 휘하 20명은 아군이다.”
“오, 이런.”
캡틴과 버키가 그쪽으로 갔다는 것이 문제였다.
잘못하다가는 루트비히 대위가 두 친구에게 목숨을 잃을 상황.
“오해를 빨리 풀어야 하겠어.”
“… 설마, 그 캡틴 아메리카가?!”
루살카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
루살카는 숨소리조차 내지 않고 병사들의 뒤를 밟았다.
지하 공동묘지처럼 넓은 공간에 병사들이 시체를 짐짝처럼 던져 놓았다.
“수고했다. 이제 다들 나가 봐.”
쥬죠가 칼자루에 손을 올리며 낄낄거렸다.
“나는 여기서… 즐길 게 좀 남았으니까. 시체라도 온기가 남아있으면 쓸 만하지.”
병사들은 질렸다는 듯 고개를 젓으며 서둘러 자리를 떴다.
육중한 철문이 닫히고, 넓은 공간엔 쥬죠와 시체 더미뿐이었다.
놈이 허리춤을 푸는 시늉을 하려던 찰나.
팟—!
루살카가 어둠을 찢고 튀어나갔다.
섬광처럼 쥬죠가 반응할 새도 없이 그의 목을 팔로 감아 조르고, 무릎으로 놈의 오금을 찍어 눌렀다.
“크윽…!”
순식간에 제압당한 쥬죠가 바닥에 처박혔다.
루살카의 단검이 그의 목젖 바로 앞에 멈췄다.
“쿠소…! 어떤 쥐새끼가…!”
쥬죠가 일본어로 욕설을 내뱉으며 발버둥 쳤다.
하지만 루살카의 악력은 강철 바이스나 다를 바 없었다.
“유감이네. 우리 팀에도 일본인 친구가 있어서, 그 정도 욕은 알아듣거든.”
그녀의 눈이 차갑게 빛났다.
상대는 변태 성욕자이자 학살자.
살려둘 가치도 없다.
그녀가 망설임 없이 수도로 놈의 목을 내리꽂으려던 순간이었다.
“쿨럭…!”
기괴한 소리가 들렸다.
쥬죠의 입에서 나온 소리가 아니었다.
바닥에 널브러져 있던 시체 중 하나가 몸을 뒤틀며 기침을 토한 것!
“?!”
루살카의 손이 허공에서 멈칫했다.
그 틈을 타, 지하 안쪽의 숨겨진 벽이 드르륵 열리더니 작은 그림자가 뛰쳐나왔다.
꾀죄죄한 몰골의 소년이었다.
“안 돼요! 쥬죠 아저씨를 죽이지 마세요!”
소년이 루살카의 팔을 매달리듯 붙잡았다.
그 사이, 죽은 줄 알았던 미군 포로들이 하나둘씩 눈을 뜨고 비틀거리며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들의 안색은 창백했지만, 분명 살아 있었다.
“이게 무슨…….”
루살카가 당황하여 힘을 풀자, 쥬죠가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젠장, 타이밍 한번 더럽게 못 맞추는군. 연합군 나리들은.”
그는 목을 문지르며 일어났다.
“죽은 게 아니야. 가사 상태로 만드는 약이지. 나디아 박사가 개발한 특제 ‘탈출용’ 혈청이다.”
목을 풀며 쥬죠가, 아까와는 다르게 정상적인 언동을 보였다.
“아사쿠라 쥬죠, 대좌지. 너희 쪽에서는 대위.”
“루살카, 실버 발키리.”
“?! 그 유명한 하울링 코만더스 멤버라고?! 하하! 이거 다행이군.”
쥬죠는 일단 포로들에게 얼른 저 소년을 따라가라고 말한다.
소년은 유태인이고, 근방에 몰래 빠져나갈 통로가 쭉 있다고 자상하게 말이다.
포로들은 영문도 몰랐지만, 이내 어느 정도 이성이 뚜렷한 이가 알아차리고는 바로 소년을 따라 동료를 인솔하기 시작했다.
“아니, 뭐야? 그러면 지금 하고 있는 짓은?”
“나름 우리로서는 이게 최선이라서.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너무한 거 알지? 이놈의 전쟁은.”
과연, 루살카는 바로 이해했다.
“그래서 나디아 말고는?”
“루트비히도 마찬가지. 우리 셋하고, 루트비히 휘하 20명은 아군이다.”
“오, 이런.”
캡틴과 버키가 그쪽으로 갔다는 것이 문제였다.
잘못하다가는 루트비히 대위가 두 친구에게 목숨을 잃을 상황.
“오해를 빨리 풀어야 하겠어.”
“… 설마, 그 캡틴 아메리카가?!”
루살카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387트루스콜로[모바일]◆dFZ.WlVUja(gJYi5Ydxfq)2025-12-03 (수) 04:48:44
**
성벽 난간. 칼날 같은 밤바람이 나디아의 흰 가운과 루트비히의 코트 자락을 흔들었다.
두 사람은 말이 없었다.
그저 깊은 침묵 속에 지독한 피로를 흘려보낼 뿐.
살리기 위해 죽은 척 위장해야 하는 위험이 그들의 어깨를 짓누르는 상황이니…
이윽고 루트비히가 군모를 고쳐 쓰고 돌아섰다.
복도로 향하는 그의 발걸음은 무거웠고, 등 뒤는 무방비했다.
‘지금이다.’
어둠 속에 웅크리고 있던 버키가 낮게 속삭였다.
“박사는 내가 맡을게. 넌 장교를 처리해.”
“조심해.”
스티브는 짧게 답하고, 그림자처럼 복도를 질주했다.
그의 목표는 루트비히 베커.
겉으로 보기엔 하이드라의 앞잡이이자 이 지옥의 관리자.
스티브의 손에서 비브라늄 방패가 묵직한 살기를 뿜었다.
거리는 순식간에 좁혀졌다.
루트비히가 인기척을 느끼고 놀라 고개를 돌리는 찰나, 스티브의 방패가 그의 턱을 향해 쇄도했다.
팟—!
하지만 타격감은 없었다.
대신 뱀처럼 날아든 황금빛 밧줄이 스티브의 손목을 휘감았다.
“?!”
상식을 벗어난 악력.
슈퍼 솔저인 그의 몸이 마치 종이 인형처럼 뒤로 확 끌려갔다.
그가 버틸 새도 없이 시야가 뒤집혔다.
동시에 난간 쪽에서도 날카로운 금속음이 터졌다.
카앙—!
나디아의 목을 노리고 낙하한 버키의 단검이 허공에서 가로막혔다.
투박한 군용 대검이 아니었다.
달빛을 받아 서늘하게 빛나는, 고대 양식의 검.
“크윽!”
버키는 검에 막힌 충격을 채 수습하기도 전에, 묵직한 발차기에 복부를 가격당했다.
숨이 턱 막히는 고통과 함께 그녀의 몸이 포탄처럼 튕겨 나갔다.
공교롭게도 밧줄에 끌려오던 스티브와 동선이 겹쳐, 두 사람은 서로 엉키며 바닥을 굴렀다.
“젠장…….”
스티브와 버키는 본능적으로 낙법을 치며 동시에 몸을 일으켰다.
특유의 감각이 경고음을 울려댔다.
그리고…
보았다.
공포에 질린 나디아와 멍하니 서 있는 루트비히, 그들을 보호하며 서 있는 압도적인 존재감을.
칠흑 같은 흑발이 밤바람에 흩날렸다.
세련된 고대의 의복.
그리고 스티브와 마찬가지로 한 손에는 검을, 다른 한 손에는 방패를 든 여전사.
테미스키라의 다이애나 공주.
그녀의 눈동자는 전장의 투기로 이글거리고 있었다.
마치 신화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인간의 범주를 넘어선 위압감.
1차 대전의 전설을 모르는 이들에게, 그녀는 그저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일 뿐이었다.
스티브는 마른침을 삼켰다.
방패를 든 팔이 미세하게 저렸다.
단순한 힘 싸움에서 밀린 것은 처음이었다.
그는 방패를 고쳐 잡으며, 등 뒤에 매달려 있던 또 하나의 무기,
성검의 자루를 움켜쥐었다.
이 여자는 위험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