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57 [AA/잡담판]【천상으로 향하는 천마신교 45F】 (5000)
종료
작성자:正道第一劍◆IladtgNXUe
작성일:2026-02-17 (화) 11:01:46
갱신일:2026-02-19 (목) 05:29:33
#0正道第一劍◆IladtgNXUe(9349ca25)2026-02-17 (화) 11: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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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2철령◆w8Xg6UXZhu(65a3bef9)2026-02-17 (화) 17:50:56
물론이지만 그것이 최선의 방법일지는 그도 모른다.
그걸 넘어서 그것 때문에 생길 문제라 할 것도 많을 것임을 알았다.
가로가 뱀으로 변모했던 것이 흉사에게 숨겨진 공능인지 아닌지.
신하린이 그가 도망친 것을 가지고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지 아닌지.
카미나즈키가에서 그들을 쫓아올 적 어떤 변수가 터져나올지.
그러한 미지수가 많은 상황에서 이런 선택을 내리는 게 좋은 선택일리는 없었다.
"물자나 여비를..."
"사랑의 도피라지만 어느 정도 상대가 쫓고, 도달할 수 있게 해야 할 것 아니냐.
이천성의 돈으로 움직여라. 산만 타지 말고 모텔이라던가 찾아가던가 하기라도 하고."
'하지만 그 모든 것을 제치고 이 방향성을 선택하게 만들 이유가 있다.'
그것이, 그가 회귀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감내하게 만들었다.
그의 머릿속에서 정리되는 지식, 그가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던 정보.
카미나즈키 카게치요라는 존재가 성장하는 곡선이 명정히 그의 뇌리에 떠오른다.
레벨 제한 승급과 한계 돌파 그리고 추가 특성 개방이라는 이름으로 나와있던 그 성장 시스템.
그 안의 하나를 기억했다.
한계 돌파를 마지막까지 하게끔 사람을 어처구니없게 만드는,
흔히 있는 밸런스를 무너트리는 마지막 돌파 효과를 기억해냈다.
"되도록이면 카미나즈키가 너희들을 따라오면서도 경거망동하지 않게 해야 하지 않겠나."
"선배."
"흠 ? "
공교롭게도, 사람의 능력의 이름이라고 부르기에는 어려웠던 그것.
"혹시 모르니 누참을 좀 빌려 가겠습니다."
그 5단계 돌파 효과의 이름은 살생석殺生石이었다.
*
누참과 갖고 있던 검을 든 채로 준비도 없이 길거리로 나섰다.
밤길을 틈타 학교에서 멀어져 간다.
이 세상의 서울의 권역이라는 것은 위로는 의정부, 아래로는 성남까지를 포함하는 것.
이제는 초토화됐다 들었던 성남으로 향하는 걸음을 옮길 때,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 그와 카게치요는 경계선에 접어들었다.
밤거리.
점점 문명의 기척이 줄어들고, 도시에서 살 수 없는 존재들이 모여 사는 군락이 모습을 드러내간다.
대기 중에 뒤섞이는 마기에 엉거주춤 그를 뒤따르던 카게치요의 발걸음이 느려졌다.
"앗, 윽, 아."
아니면 들려오는 살과 살이 부딪히며 철퍽 철퍽하는 소리에 멈췄거나.
어느 것인지는 몰랐다.
그는 독심술이라고 할 것이 없었음으로.
[노예인가.]
[...노예라니.]
[모르는 것도 아닐텐데, 너무 순진하게 구는 것 아닌가.]
다만 그 소리의 정체라고 해야 할 것은 알아차리기가 그닥 어렵지 않다.
중정, 중앙정신국中央正神局의 검열을 일류급 이상의 단계로 뚫어내고,
그것조차 넘어서 어느 정도의 정보 차단을 우회할 수 있는 그다.
서울의 경계선에 가까워지고, 그것을 넘어설 때 무엇이 있는지를 알고 있었다.
영사마교라고 해도 일곱 중의 하나일 뿐인 이유, 흑도칠주黑道七柱의 나머지의 족적이 보일 수 밖에 없단 것이다.
[우리 선배들 중에도 꽤 여럿이 여기 있을텐데 말이야.]
"그 말을 보아하니 학생들인 모양이군. 이런 밤 중에 이런 곳까지 모습을 보이다니..."
ㅡ 키링...
개중에서도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아마...『황룡회黃龍會』와 『흉마녹림凶魔綠林』.
그 둘 모두에 몸을 담군 이다.
찰랑거리는 쇠사슬 소리가 들린다. 카게치요의 발걸음이 완전히 멈췄다.
사람들의 이목을 피해 뒷골목의 야음을 틈타던 움직임이 무용하게 발이 질질 끌리는 소리가 들리고.
그리고.
네 발로 기어오는, 뚜레와 같은 재갈을 입에 물고 있는 여자의 모습이 보였다.
"그래서야, 금새 뒤통수를 맞고 팔리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것 아닌가 ? 크흐흘.
그래, 그래. 더 기어가지 말고 서라, 초영아."
그 위에 올라타서 여인의 위에 탄 채 움직이고 있는 것은 고블린이었다.
허리춤에 맨 박도와, 추레하게 늘어진 살을 가리는 무복이 영 쓰잘데기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ㅡ 상대는 강하다.
"네 후배들이 너를 보고 있는데, 그렇게 기어가서 얼굴이라도 비빌 생각이냐 ? 크하학."
"아, 아으, 아아아...♡ "
그 올라타고 있는 여자, 아마도 학교의 졸업생일 듯한 무언가가,
명확하게 절정의 경지에 도달한 고수일 것임이 그 몸에 담긴 내력에서 드러났기 때문에.
그는 몸에 연결된 기승구를 잡아당겨질 때마다 음약에 취한 여인이 침을 떨구는 걸 보며 말을 골랐다.
상대는 못해도 절정의 영역에 도달한 고수 하나 이상의 무력을 가지고 있다 판단해야 함이 옳았기 때문에.
"이, 이게 무슨."
"그 여자는 어디서 샀소 ? "
그래서, 그가 내뱉은 첫 마디가 그것이었다.
그 말에, 고블린의 표정이 기이하게 변한다.
그를 바라보는 듯한 눈이 천천히 움직였다.
검게 물든 눈동자가 정신을 못차린 카게치요를 뻔히 쳐다보는 듯 할 때,
그 시선에 담긴 사이한 안력을 누참의 검신을 드러내며 걷어내자.
고블린의 삼백안이 희게 일그러졌다.
노기라기보다는, 흥미다.
"거...학생에게 말해주기에는 썩 적합하지 않은 정보같은데 말이야...크흐흐."
"그럼 내가 맞춰야겠군. 이 근방에서 열리는 송파장松坡場에서 바로 오늘 구매한 것 아닌가 ? "
"호."
기껏해야 이제 막 성인이 된 그가 알기 어려운 정보를 알기 때문에 그것은 흥미를 내보이는 듯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후기지수로서는 빼어나다고 하지만 최고라 말하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이었다.
배명학원의 졸업생과 비교하자면 평균치를 약간 웃도는 전력을 가진 것에 불과할 터.
그런데도 불구하고 지금 그가 입에 담고 있는 것은, 분명하게 그가 접하기가 어려운 지식들이다.
"그 목덜미에 새겨진 어린문魚鱗紋만 보아도 왜 그렇게 이성이 바닥 났는지 알기가 쉽지.
아마도 북한강에서 포획되었고, 포획되어 교육된 시점은 일전에 발생한 침수 도중일 터요. 그렇지 않소 ? "
"흐흐, 그렇다. 하지만 그렇다 해서 그게 무슨 의미가 있지 ? "
아니, 그 정도 수준을 넘어서 상대가 예상하지도 못했을 지식일 것임을 그는 알고 있었다.
"그런 노예를 구매하느라 돈이 부족한 거야 알았겠다만, 나한테 돈을 뜯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지."
"흥, 웃기지도..."
"과연 황룡회의 이결용주二結龍胄가 제 시장에 찾아올 고객에게서 돈을 뜯으려는 오결방혈五結傍血을 용인할까."
"허."
그 말 한마디에 그것의 눈이 이글거리듯 하면서도, 천천히 멈춘 채 그를 보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용정금안검龍停擒眼黔.
황룡회에서 전승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용혈의 일부를 내려받아 연성하는 안법眼法의 기세가 뿜어진다.
한 순간 대기가 일그러지는 듯한 위압이 그를 짓누르는 듯 하다.
무형無形의 살기를 유형의 압력으로 뒤바꿀 정도의 환경幻境을 품은 위압이다.
분명히 용龍의 일부라고 해도 무방할, 절정의 공력이 그의 육신을 밟고 으깨버리려는 듯 하나.
"...크크크, 그 정도의 지식을 알고 있다면, 손님이라고 할 수 밖에 없군..."
그저, 검신을 드러낸 누참을 더 길게 뽑는 것으로 충분했다.
그가 검신에 진기를 불어넣으며 더 은밀하게 진력眞力을 칼날에 집중시킬 적,
절정의 공력으로도 그의 몸을 단숨에 부술 수 없음을 알아차린 고블린이 물러선다.
아마도, 용의 살기를 베어버린 검에 질린 것일지도 몰랐다.
그것의 무기술은 필경 그러한 위압을 토대로 짓누른 뒤 두들겨 패는 협격脅擊일 터.
하지만 위압을 걷어내버린 시점에서 그것의 무위는 절반 가까이 깎여나갔다.
그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상대의 행동이 어느 정도 제약됨을 알았으니,
저 녹색 피부의 산적이자 악덕 상인의 선택지는 아마 그리 많지 않은 것이다.
[이군...? ]
[지켜보고 있어라.]
그리고 개중에서 가장 그것이 하기 싫을 선택지는 그도 떠올릴 수 있었고.
"그걸 알았다면 이제 해야 할 것은 명확한 것 아닌가."
"그게 뭐지 ? "
"내가 송파장의 사결혈인四訣血姻에게 당신을 고하기 전에 내게 보상하는 것."
"허 ? "
그 말을 담았을 때 고블린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순간, 총탄이 튕기는 듯한 소리가 뒤늦게 고블린의 귓가에 흘러든다.
정확히 반박자, 음약에 취해 있던 노예가 몸을 일으키며 그를 막아서기 이전에 발이 내딛어진다.
카게치요의 시선이 가려지듯이 이천성의 발걸음이 폭발했다.
눈을 깜빡이기도 전에 노예의 머리를 짓밟은 발이 그 얼굴을 바닥에 갈아버리고,
그 상태 그대로 발검拔劍해낸 검에 맺힌 검력이 초음속의 속력을 내보인다.
절정의 경지에 도달한 고수를 노예로 부린다고 하나 그것이 무의미하다.
어린문이 새겨진지 얼마 되지 않았으며, 이지를 망가트릴 음약에 취한 이의 심조心造라니.
" ㅡ 허억 ! "
"이봐, 소귀. 내가 그깟 협잡질에 아무렇지 않게 당할 병신으로 보이나 ? "
진광십검을 뽑을 필요도 없었다. 그가 쥐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귀할 검.
그 검의 검신에 현운검법의 경력을 머금은 채로도 노예를 짓밟을 수 있다.
거기에 더해 발을 땅바닥에 디디지 않고 말을 나누며 방심한 고블린 하나 쯤이야,
인간과 다를 바 없이 사혈이 목에 존재하기 때문에 생긴 급소에 칼날을 들이밀 수 있었다.
그 대동맥이 칼날의 예기에 질리듯 닿지도 않았는데 갈라지며 녹색 핏물이 배어나온다.
"내 옆에 있는 반요가 내 호위라도 된다 생각하는거냐 ?
내가 이쁘장하게 꾸며놓은 노예가 네 놈 눈에는 털어먹기 좋은 친구를 데리고 돌아다니는 어린 놈처럼 보였나보지 ?
ㅡ 버러지 같은 놈. 감히 송파장을 네번은 족히 이용해본 적 있는 내게 돈을 뜯어내려 해 ? "
"이, 이러지 마시오, 대협...! 칼을 내려놓고, 흐익 ! 이야기 합시다 ! "
그리고 그가 내뱉은 말과, 칼날을 정확히 목에 들이밀 적에, 고블린의 위세가 완전히 꺾였다.
노예라는 말에 카게치요는 굉장히 당황한 것처럼 꼬리가 뻣뻣하게 섰지만,
그것과 별개로 그는 이미 카게치요를 가리듯 서있었다.
거기에, 고블린의 눈은 온전히 제 목에 파고드는 칼날에 꽂혀 있었다.
"그러고 싶으면 돈을 내놓아야지. 거, 이곳이 네 놈 영역 아닌가 싶은데."
"대협...말하였듯, 나는 이미 노예를 사느라 돈이...! "
"설마 털어먹은 첫 대상이 나일 거라는 개소리를 하는 건 아니겠지 ?
흉마녹림에 속해 있을 네 놈이 통행료와 보호세를 과연 나에게만 받았을까."
어머니가 소중히 벌어온 돈을 아끼려 고블린의 목을 썰어버리려는 위협을 감행한 그에게.
그가 보았던 판타지 소설발의 집단에 속해 있는 그린 스킨은 오들오들 떨며...
자신의 상급자에 대한 호출을 고민하는 듯 은밀히 수를 계산하고 있었다.
누더기같은 무복 속에 숨겨진 장치를 다리의 근육을 조절해 튕겨내서 격발할지 말지를 고뇌한다.
하지만 불러내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골드 드래곤, 『크리소드라』의 저울을 개입시키게 될 시.
도리어 그것에게 벌이 내려올테니까.'
그가 읽었던 판타지 소설 중 하나에서부터 비롯된 황룡회의 이념과 계급에 따르면.
상급자를 불러낸 이후 그것의 목은 따이고, 그것의 재산은 도리어 그에게 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렇기에 열렬히 계산하던 듯한 고블린의 눈이 내리깔렸다.
팽팽히 긴장됐던 듯한 다리의 근육이 풀리는 건 덤이다.
초영이라고 불린 여노예의 허리를 발로 두드려서,
엉덩이를 위로 들게 하고, 그것에게서 천천히 내려오는 듯 움직이며...그것이 말한다.
"...삼금三金. 이 정도로 되겠소 ? "
"네 목을 베고 이 초영이라는 여자를 송파장에 팔면 과연 그 정도 금액이 나올까 ? "
"오, 오금五金 ! 그게 내가 낼 수 있는 최대요 ! 가지고 있는 건 그것 밖에 없소 ! "
그리고 그 몇마디 말을, 누참이라는 명검이 머리를 베어버리려 할 적에 간신히 내뱉은 뒤에.
그는 검을 되돌리며, 천천히 누참을 도로 검집에 집어넣었다.
상대는 땅에 발을 내려놓았다. 이제 기습도 통하지 않을 만큼 방심하지도 않았다.
언제든지 허리춤에 맺힌 박도를 뽑아낼 수 있을 것이며, 거기에 더해 소주천을 행하기에도 충분한 듯 했다.
하지만, 그도 칼을 뽑고 휘둘러보니 알 법 했다.
"내 검속은 지금 속도의 두배 정도까지는 쉽게 도달할 수 있다."
" ㅡ 빌어먹을, 쾌검수..."
누참의 성능이 그의 생각을 뛰어넘을 만큼 대단하다.
그것이 부들거리며 제 무복에서 다섯개의, 피묻은 금화를 뽑아서 건넬 때.
그는 그저 그것을 받아낸 채 카게치요에게 자연히 금화를 예비해둔 주머니에 담아 넘겼다.
카게치요가 꼬리가 빳빳하게 선 채 그것을 받는다.
혼란에 가득 찼던 카게치요의 눈이 그를 향해 오기에, 그는 그저 눈을 몇차례 깜빡이며 말했다.
"주머니를 체온으로 데우지 않고 뭐 하고 있어 ? "
"아, 에, 네, 넵 ! "
그 말을 어떻게 받아들인건지, 은행용 무복으로 갈아입은 카게치요가 옷자락.
왜복의 옷고름 속 그 풍만한 가슴 틈에 주머니를 집어넣을 때.
그렇게 그는 고개를 끄덕인 것이다.
그것에 고블린의 눈이 몇차례 깜빡이며 이제 돌아가도 된다 생각한 듯 눈치를 보며 물러난다.
그도 그것에 반응하듯 검을 물렸다.
키잉 ㅡ 하고.
뒤늦게, 그의 평소 속도의 두배에 가깝게 속도를 드러낸 칼날이 허공을 유영한 소리가 울렸다.
"컥."
"아, 아 ? "
일검에 고블린의 성대와 목이 베여나갔고, 이검에 박도를 뽑아내려던 손의 힘줄이 도려내진다.
되돌리는 삼검째에 뼈와 함께 초영이라 불린 여자의 척수를 그어버렸을 때.
녹색과 붉은색의 핏물이, 땅 아래까지 질질 흐르며 번져갔다.
"사실 거짓말이었다."
제 목을 부여잡은 채 공력을 드러낸 고블린의 눈이 이제야 분노에 차있다.
하지만 그게 무용하다는 것을, 누참을 쥔 상태의 그는 느끼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러한 명검의 효능이라는 게 이제야 감이 잡혔기 때문이다.
"이전보다 네배까지는 더 빠르게 속도를 낼 수 있는 것 같더라고.
그리고 너. 이 검의 이름을 봤구나."
이 검을 쥐고 있는 그는, 절정고수가 순간적으로 빚어낸 호신기까지 베어낼 수 있다는 걸.
너덜너덜하게 목에서 뜯겨나간 채 파훼된 황혈주린갑黃血綢鱗鉀의 흔적을 보며 알아챈 채,
그는 그저 그것의 반 이상 잘려나간 목을 떠밀듯이 천천히 머리카락을 붙잡고 뒤로 잡아당겼다.
그것의 피부 위로 드러난 핏줄이 찢어져간다.
핏물이 흘러내리고, 그 죽음이 아마 이 일대의 여러 무법자들에게 전해질 것임을 안 채.
그는 그에게 필요한 것이 운 좋게 충족됐다고 생각하며
누참을 역수로 잡고 고통 없이 초영이라 불린 노예를 끝내기 위해 목에 꽂아넣으며 카게치요를 돌아보았다.
"그러면 이걸로 시험해보면 되겠네."
"...왜, 왜 초영이라는 사람까지...?"
"이미 어린문이 새겨져서 끝장난 사람을 살려놓을 수 있을리가 없잖아.
해신에게 영혼이 저당잡혀서 점점 이족으로 변화할 사람을 구할 방법 같은 건 없어.
지금의 나에게는."
그로서도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해내면서 만들어낼 기회를, 쉽사리 넘길 생각은 없다.
"그리고, 이 정도는 죽어야지 아마 반응할 것 같고."
그렇게 그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카게치요에게, 혈향을 더욱 더 짙게 맡게 할 뿐인 것이다.
살생석殺生石.
그 돌파 효과의 내용물은 던전에서 행한 연속 살해 수에 비례하여,
던전을 돌 때 [숨겨진 자원]이나 [유료 재화], [레어 몬스터]의 등장 확률을 높이고 감각하게 해주는 것.
"이리와, 카게치요."
"...이렇게 움직여야 했던건지, 이해를 못하겠어요."
"보면 알 거야."
충분히 지금 그나 카게치요에게 네임드라고 해야 할 이들을 둘 죽였다.
가문에서는 이런 식으로는 느끼지 못했을 살해.
일전 망린을 3연속으로 썼던 카게치요의 특징을 생각해보면,
분명 개방되었는데도 느끼지 못한 걸지도 모를 감각이라는 데 그는 투자했다.
그 때문에 카게치요가 홀린듯이 그에게 걸어오고.
그는 그 손을 잡고, 밤 공기를 틈타, 그 혈향을, 카게치요가 억지로 들이마시게 하며,
혼란스럽고, 이해가 어려우며, 다른 생각으로 빠지려는 것 같은 그녀의 눈을 빤히 바라보고 있을 때.
"아...? "
문득 그녀의 귀가 쫑긋거렸다.
그 눈에 한 순간 붉은 색채가 스쳐지나가는 듯 하고,
머리가 뜯겨져 나간 고블린의 시체가 오늘 구매한 노예의 몸에 겹쳐지며 흘러내릴 때.
카게치요가 문득 그 시체들을 내려다보고, 위를 올려다보고, 그들이 서있는 폐허를 바라보았다.
"뭐가 보여 ? "
그 동공이 확장되며, 그를 비롯해서 멸망한 성남의 풍경을 크게 담았을 때.
시체를 신경쓰지 못하고 그녀는 홀린듯이 말했다.
"은신, 처."
그것으로 그녀에게 살생석...즉 요호妖狐로서 가지고 있는 요단妖丹이 존재한다는 것이 드러났을 때.
그는 시체 위에서 칼을 되돌린 채,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에 만족했다.
"...가까이...? "
희생당한 노예의 몸이 꿈틀거리며,
그 목에 새겨진 어린문이 시체의 영기靈氣를 포식하는 걸 애써 무시하는 채.
그는 그렇게 터덜거리며 걸어나가기 시작한 카게치요의 뒤를 쫓았다.
사람을 죽여본 것은 처음이 아니지만, 그라고 해서 성노가 되었던 여선배를 동정하지 않은 건 아니다.
다만, 그저.
그가 그 여자 노예를 베어내지 않기에는 너무 많은 것을 알 뿐이었던 것이다.
'시간이 없다.'
그 노예의 어린문 너머로 무언가가 그를 들여다보는 듯한 감각을 느꼈던 걸 털어내며 걷는다.
'살생석의 감각이 흉사를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해지게 하려면.
좀 더, 좀 더 괜찮고, 질 좋은 녀석들을 죽여서, 삶이 휘발되는 순간을 느끼게 해야...'
다른 것에 집중하며 움직일 뿐이였다.
그렇게 달밤이 뚜렷하게 빛나는 밤.
그는 걸음을 옮기고 또 옮기며, 그렇게 황룡회가 주관하는 송파장에 발걸음을 들이밀었다.
적련의 일국을 지배하는 용왕龍王의 혈족血族이 주최하는 장터.
"어린문을 새겨넣어 주인과의 무위 차이가 의미없이 복종하는 노예가 단 돈 오금화 !
싸다 싸 ! 성별 조정이 필요하면 그 정도는 일금화를 통해 개조해주마 ! "
"노예 복종의 목걸이가 필요한 사람은 이쪽으로 ㅡ ! 이금화만 있으면 질 좋은 진품을 ㅡ ! "
"화산파의 매화검수를 귀하게 빼돌려왔다 ! 물을 건너서 데려왔으니 십금화로 거래를 시작하겠다 ! "
"매화검수에게도 통할 성별 전환의 비약이 여기에 ㅡ ! "
그 떠들벅석한 비인간의 풍광 속에서, 카게치요의 뒤를 따르며.
그들은 인파 속에 녹아들었다...
그걸 넘어서 그것 때문에 생길 문제라 할 것도 많을 것임을 알았다.
가로가 뱀으로 변모했던 것이 흉사에게 숨겨진 공능인지 아닌지.
신하린이 그가 도망친 것을 가지고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지 아닌지.
카미나즈키가에서 그들을 쫓아올 적 어떤 변수가 터져나올지.
그러한 미지수가 많은 상황에서 이런 선택을 내리는 게 좋은 선택일리는 없었다.
"물자나 여비를..."
"사랑의 도피라지만 어느 정도 상대가 쫓고, 도달할 수 있게 해야 할 것 아니냐.
이천성의 돈으로 움직여라. 산만 타지 말고 모텔이라던가 찾아가던가 하기라도 하고."
'하지만 그 모든 것을 제치고 이 방향성을 선택하게 만들 이유가 있다.'
그것이, 그가 회귀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감내하게 만들었다.
그의 머릿속에서 정리되는 지식, 그가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던 정보.
카미나즈키 카게치요라는 존재가 성장하는 곡선이 명정히 그의 뇌리에 떠오른다.
레벨 제한 승급과 한계 돌파 그리고 추가 특성 개방이라는 이름으로 나와있던 그 성장 시스템.
그 안의 하나를 기억했다.
한계 돌파를 마지막까지 하게끔 사람을 어처구니없게 만드는,
흔히 있는 밸런스를 무너트리는 마지막 돌파 효과를 기억해냈다.
"되도록이면 카미나즈키가 너희들을 따라오면서도 경거망동하지 않게 해야 하지 않겠나."
"선배."
"흠 ? "
공교롭게도, 사람의 능력의 이름이라고 부르기에는 어려웠던 그것.
"혹시 모르니 누참을 좀 빌려 가겠습니다."
그 5단계 돌파 효과의 이름은 살생석殺生石이었다.
*
누참과 갖고 있던 검을 든 채로 준비도 없이 길거리로 나섰다.
밤길을 틈타 학교에서 멀어져 간다.
이 세상의 서울의 권역이라는 것은 위로는 의정부, 아래로는 성남까지를 포함하는 것.
이제는 초토화됐다 들었던 성남으로 향하는 걸음을 옮길 때,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 그와 카게치요는 경계선에 접어들었다.
밤거리.
점점 문명의 기척이 줄어들고, 도시에서 살 수 없는 존재들이 모여 사는 군락이 모습을 드러내간다.
대기 중에 뒤섞이는 마기에 엉거주춤 그를 뒤따르던 카게치요의 발걸음이 느려졌다.
"앗, 윽, 아."
아니면 들려오는 살과 살이 부딪히며 철퍽 철퍽하는 소리에 멈췄거나.
어느 것인지는 몰랐다.
그는 독심술이라고 할 것이 없었음으로.
[노예인가.]
[...노예라니.]
[모르는 것도 아닐텐데, 너무 순진하게 구는 것 아닌가.]
다만 그 소리의 정체라고 해야 할 것은 알아차리기가 그닥 어렵지 않다.
중정, 중앙정신국中央正神局의 검열을 일류급 이상의 단계로 뚫어내고,
그것조차 넘어서 어느 정도의 정보 차단을 우회할 수 있는 그다.
서울의 경계선에 가까워지고, 그것을 넘어설 때 무엇이 있는지를 알고 있었다.
영사마교라고 해도 일곱 중의 하나일 뿐인 이유, 흑도칠주黑道七柱의 나머지의 족적이 보일 수 밖에 없단 것이다.
[우리 선배들 중에도 꽤 여럿이 여기 있을텐데 말이야.]
"그 말을 보아하니 학생들인 모양이군. 이런 밤 중에 이런 곳까지 모습을 보이다니..."
ㅡ 키링...
개중에서도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아마...『황룡회黃龍會』와 『흉마녹림凶魔綠林』.
그 둘 모두에 몸을 담군 이다.
찰랑거리는 쇠사슬 소리가 들린다. 카게치요의 발걸음이 완전히 멈췄다.
사람들의 이목을 피해 뒷골목의 야음을 틈타던 움직임이 무용하게 발이 질질 끌리는 소리가 들리고.
그리고.
네 발로 기어오는, 뚜레와 같은 재갈을 입에 물고 있는 여자의 모습이 보였다.
"그래서야, 금새 뒤통수를 맞고 팔리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것 아닌가 ? 크흐흘.
그래, 그래. 더 기어가지 말고 서라, 초영아."
그 위에 올라타서 여인의 위에 탄 채 움직이고 있는 것은 고블린이었다.
허리춤에 맨 박도와, 추레하게 늘어진 살을 가리는 무복이 영 쓰잘데기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ㅡ 상대는 강하다.
"네 후배들이 너를 보고 있는데, 그렇게 기어가서 얼굴이라도 비빌 생각이냐 ? 크하학."
"아, 아으, 아아아...♡ "
그 올라타고 있는 여자, 아마도 학교의 졸업생일 듯한 무언가가,
명확하게 절정의 경지에 도달한 고수일 것임이 그 몸에 담긴 내력에서 드러났기 때문에.
그는 몸에 연결된 기승구를 잡아당겨질 때마다 음약에 취한 여인이 침을 떨구는 걸 보며 말을 골랐다.
상대는 못해도 절정의 영역에 도달한 고수 하나 이상의 무력을 가지고 있다 판단해야 함이 옳았기 때문에.
"이, 이게 무슨."
"그 여자는 어디서 샀소 ? "
그래서, 그가 내뱉은 첫 마디가 그것이었다.
그 말에, 고블린의 표정이 기이하게 변한다.
그를 바라보는 듯한 눈이 천천히 움직였다.
검게 물든 눈동자가 정신을 못차린 카게치요를 뻔히 쳐다보는 듯 할 때,
그 시선에 담긴 사이한 안력을 누참의 검신을 드러내며 걷어내자.
고블린의 삼백안이 희게 일그러졌다.
노기라기보다는, 흥미다.
"거...학생에게 말해주기에는 썩 적합하지 않은 정보같은데 말이야...크흐흐."
"그럼 내가 맞춰야겠군. 이 근방에서 열리는 송파장松坡場에서 바로 오늘 구매한 것 아닌가 ? "
"호."
기껏해야 이제 막 성인이 된 그가 알기 어려운 정보를 알기 때문에 그것은 흥미를 내보이는 듯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후기지수로서는 빼어나다고 하지만 최고라 말하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이었다.
배명학원의 졸업생과 비교하자면 평균치를 약간 웃도는 전력을 가진 것에 불과할 터.
그런데도 불구하고 지금 그가 입에 담고 있는 것은, 분명하게 그가 접하기가 어려운 지식들이다.
"그 목덜미에 새겨진 어린문魚鱗紋만 보아도 왜 그렇게 이성이 바닥 났는지 알기가 쉽지.
아마도 북한강에서 포획되었고, 포획되어 교육된 시점은 일전에 발생한 침수 도중일 터요. 그렇지 않소 ? "
"흐흐, 그렇다. 하지만 그렇다 해서 그게 무슨 의미가 있지 ? "
아니, 그 정도 수준을 넘어서 상대가 예상하지도 못했을 지식일 것임을 그는 알고 있었다.
"그런 노예를 구매하느라 돈이 부족한 거야 알았겠다만, 나한테 돈을 뜯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지."
"흥, 웃기지도..."
"과연 황룡회의 이결용주二結龍胄가 제 시장에 찾아올 고객에게서 돈을 뜯으려는 오결방혈五結傍血을 용인할까."
"허."
그 말 한마디에 그것의 눈이 이글거리듯 하면서도, 천천히 멈춘 채 그를 보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용정금안검龍停擒眼黔.
황룡회에서 전승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용혈의 일부를 내려받아 연성하는 안법眼法의 기세가 뿜어진다.
한 순간 대기가 일그러지는 듯한 위압이 그를 짓누르는 듯 하다.
무형無形의 살기를 유형의 압력으로 뒤바꿀 정도의 환경幻境을 품은 위압이다.
분명히 용龍의 일부라고 해도 무방할, 절정의 공력이 그의 육신을 밟고 으깨버리려는 듯 하나.
"...크크크, 그 정도의 지식을 알고 있다면, 손님이라고 할 수 밖에 없군..."
그저, 검신을 드러낸 누참을 더 길게 뽑는 것으로 충분했다.
그가 검신에 진기를 불어넣으며 더 은밀하게 진력眞力을 칼날에 집중시킬 적,
절정의 공력으로도 그의 몸을 단숨에 부술 수 없음을 알아차린 고블린이 물러선다.
아마도, 용의 살기를 베어버린 검에 질린 것일지도 몰랐다.
그것의 무기술은 필경 그러한 위압을 토대로 짓누른 뒤 두들겨 패는 협격脅擊일 터.
하지만 위압을 걷어내버린 시점에서 그것의 무위는 절반 가까이 깎여나갔다.
그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상대의 행동이 어느 정도 제약됨을 알았으니,
저 녹색 피부의 산적이자 악덕 상인의 선택지는 아마 그리 많지 않은 것이다.
[이군...? ]
[지켜보고 있어라.]
그리고 개중에서 가장 그것이 하기 싫을 선택지는 그도 떠올릴 수 있었고.
"그걸 알았다면 이제 해야 할 것은 명확한 것 아닌가."
"그게 뭐지 ? "
"내가 송파장의 사결혈인四訣血姻에게 당신을 고하기 전에 내게 보상하는 것."
"허 ? "
그 말을 담았을 때 고블린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순간, 총탄이 튕기는 듯한 소리가 뒤늦게 고블린의 귓가에 흘러든다.
정확히 반박자, 음약에 취해 있던 노예가 몸을 일으키며 그를 막아서기 이전에 발이 내딛어진다.
카게치요의 시선이 가려지듯이 이천성의 발걸음이 폭발했다.
눈을 깜빡이기도 전에 노예의 머리를 짓밟은 발이 그 얼굴을 바닥에 갈아버리고,
그 상태 그대로 발검拔劍해낸 검에 맺힌 검력이 초음속의 속력을 내보인다.
절정의 경지에 도달한 고수를 노예로 부린다고 하나 그것이 무의미하다.
어린문이 새겨진지 얼마 되지 않았으며, 이지를 망가트릴 음약에 취한 이의 심조心造라니.
" ㅡ 허억 ! "
"이봐, 소귀. 내가 그깟 협잡질에 아무렇지 않게 당할 병신으로 보이나 ? "
진광십검을 뽑을 필요도 없었다. 그가 쥐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귀할 검.
그 검의 검신에 현운검법의 경력을 머금은 채로도 노예를 짓밟을 수 있다.
거기에 더해 발을 땅바닥에 디디지 않고 말을 나누며 방심한 고블린 하나 쯤이야,
인간과 다를 바 없이 사혈이 목에 존재하기 때문에 생긴 급소에 칼날을 들이밀 수 있었다.
그 대동맥이 칼날의 예기에 질리듯 닿지도 않았는데 갈라지며 녹색 핏물이 배어나온다.
"내 옆에 있는 반요가 내 호위라도 된다 생각하는거냐 ?
내가 이쁘장하게 꾸며놓은 노예가 네 놈 눈에는 털어먹기 좋은 친구를 데리고 돌아다니는 어린 놈처럼 보였나보지 ?
ㅡ 버러지 같은 놈. 감히 송파장을 네번은 족히 이용해본 적 있는 내게 돈을 뜯어내려 해 ? "
"이, 이러지 마시오, 대협...! 칼을 내려놓고, 흐익 ! 이야기 합시다 ! "
그리고 그가 내뱉은 말과, 칼날을 정확히 목에 들이밀 적에, 고블린의 위세가 완전히 꺾였다.
노예라는 말에 카게치요는 굉장히 당황한 것처럼 꼬리가 뻣뻣하게 섰지만,
그것과 별개로 그는 이미 카게치요를 가리듯 서있었다.
거기에, 고블린의 눈은 온전히 제 목에 파고드는 칼날에 꽂혀 있었다.
"그러고 싶으면 돈을 내놓아야지. 거, 이곳이 네 놈 영역 아닌가 싶은데."
"대협...말하였듯, 나는 이미 노예를 사느라 돈이...! "
"설마 털어먹은 첫 대상이 나일 거라는 개소리를 하는 건 아니겠지 ?
흉마녹림에 속해 있을 네 놈이 통행료와 보호세를 과연 나에게만 받았을까."
어머니가 소중히 벌어온 돈을 아끼려 고블린의 목을 썰어버리려는 위협을 감행한 그에게.
그가 보았던 판타지 소설발의 집단에 속해 있는 그린 스킨은 오들오들 떨며...
자신의 상급자에 대한 호출을 고민하는 듯 은밀히 수를 계산하고 있었다.
누더기같은 무복 속에 숨겨진 장치를 다리의 근육을 조절해 튕겨내서 격발할지 말지를 고뇌한다.
하지만 불러내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골드 드래곤, 『크리소드라』의 저울을 개입시키게 될 시.
도리어 그것에게 벌이 내려올테니까.'
그가 읽었던 판타지 소설 중 하나에서부터 비롯된 황룡회의 이념과 계급에 따르면.
상급자를 불러낸 이후 그것의 목은 따이고, 그것의 재산은 도리어 그에게 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렇기에 열렬히 계산하던 듯한 고블린의 눈이 내리깔렸다.
팽팽히 긴장됐던 듯한 다리의 근육이 풀리는 건 덤이다.
초영이라고 불린 여노예의 허리를 발로 두드려서,
엉덩이를 위로 들게 하고, 그것에게서 천천히 내려오는 듯 움직이며...그것이 말한다.
"...삼금三金. 이 정도로 되겠소 ? "
"네 목을 베고 이 초영이라는 여자를 송파장에 팔면 과연 그 정도 금액이 나올까 ? "
"오, 오금五金 ! 그게 내가 낼 수 있는 최대요 ! 가지고 있는 건 그것 밖에 없소 ! "
그리고 그 몇마디 말을, 누참이라는 명검이 머리를 베어버리려 할 적에 간신히 내뱉은 뒤에.
그는 검을 되돌리며, 천천히 누참을 도로 검집에 집어넣었다.
상대는 땅에 발을 내려놓았다. 이제 기습도 통하지 않을 만큼 방심하지도 않았다.
언제든지 허리춤에 맺힌 박도를 뽑아낼 수 있을 것이며, 거기에 더해 소주천을 행하기에도 충분한 듯 했다.
하지만, 그도 칼을 뽑고 휘둘러보니 알 법 했다.
"내 검속은 지금 속도의 두배 정도까지는 쉽게 도달할 수 있다."
" ㅡ 빌어먹을, 쾌검수..."
누참의 성능이 그의 생각을 뛰어넘을 만큼 대단하다.
그것이 부들거리며 제 무복에서 다섯개의, 피묻은 금화를 뽑아서 건넬 때.
그는 그저 그것을 받아낸 채 카게치요에게 자연히 금화를 예비해둔 주머니에 담아 넘겼다.
카게치요가 꼬리가 빳빳하게 선 채 그것을 받는다.
혼란에 가득 찼던 카게치요의 눈이 그를 향해 오기에, 그는 그저 눈을 몇차례 깜빡이며 말했다.
"주머니를 체온으로 데우지 않고 뭐 하고 있어 ? "
"아, 에, 네, 넵 ! "
그 말을 어떻게 받아들인건지, 은행용 무복으로 갈아입은 카게치요가 옷자락.
왜복의 옷고름 속 그 풍만한 가슴 틈에 주머니를 집어넣을 때.
그렇게 그는 고개를 끄덕인 것이다.
그것에 고블린의 눈이 몇차례 깜빡이며 이제 돌아가도 된다 생각한 듯 눈치를 보며 물러난다.
그도 그것에 반응하듯 검을 물렸다.
키잉 ㅡ 하고.
뒤늦게, 그의 평소 속도의 두배에 가깝게 속도를 드러낸 칼날이 허공을 유영한 소리가 울렸다.
"컥."
"아, 아 ? "
일검에 고블린의 성대와 목이 베여나갔고, 이검에 박도를 뽑아내려던 손의 힘줄이 도려내진다.
되돌리는 삼검째에 뼈와 함께 초영이라 불린 여자의 척수를 그어버렸을 때.
녹색과 붉은색의 핏물이, 땅 아래까지 질질 흐르며 번져갔다.
"사실 거짓말이었다."
제 목을 부여잡은 채 공력을 드러낸 고블린의 눈이 이제야 분노에 차있다.
하지만 그게 무용하다는 것을, 누참을 쥔 상태의 그는 느끼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러한 명검의 효능이라는 게 이제야 감이 잡혔기 때문이다.
"이전보다 네배까지는 더 빠르게 속도를 낼 수 있는 것 같더라고.
그리고 너. 이 검의 이름을 봤구나."
이 검을 쥐고 있는 그는, 절정고수가 순간적으로 빚어낸 호신기까지 베어낼 수 있다는 걸.
너덜너덜하게 목에서 뜯겨나간 채 파훼된 황혈주린갑黃血綢鱗鉀의 흔적을 보며 알아챈 채,
그는 그저 그것의 반 이상 잘려나간 목을 떠밀듯이 천천히 머리카락을 붙잡고 뒤로 잡아당겼다.
그것의 피부 위로 드러난 핏줄이 찢어져간다.
핏물이 흘러내리고, 그 죽음이 아마 이 일대의 여러 무법자들에게 전해질 것임을 안 채.
그는 그에게 필요한 것이 운 좋게 충족됐다고 생각하며
누참을 역수로 잡고 고통 없이 초영이라 불린 노예를 끝내기 위해 목에 꽂아넣으며 카게치요를 돌아보았다.
"그러면 이걸로 시험해보면 되겠네."
"...왜, 왜 초영이라는 사람까지...?"
"이미 어린문이 새겨져서 끝장난 사람을 살려놓을 수 있을리가 없잖아.
해신에게 영혼이 저당잡혀서 점점 이족으로 변화할 사람을 구할 방법 같은 건 없어.
지금의 나에게는."
그로서도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해내면서 만들어낼 기회를, 쉽사리 넘길 생각은 없다.
"그리고, 이 정도는 죽어야지 아마 반응할 것 같고."
그렇게 그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카게치요에게, 혈향을 더욱 더 짙게 맡게 할 뿐인 것이다.
살생석殺生石.
그 돌파 효과의 내용물은 던전에서 행한 연속 살해 수에 비례하여,
던전을 돌 때 [숨겨진 자원]이나 [유료 재화], [레어 몬스터]의 등장 확률을 높이고 감각하게 해주는 것.
"이리와, 카게치요."
"...이렇게 움직여야 했던건지, 이해를 못하겠어요."
"보면 알 거야."
충분히 지금 그나 카게치요에게 네임드라고 해야 할 이들을 둘 죽였다.
가문에서는 이런 식으로는 느끼지 못했을 살해.
일전 망린을 3연속으로 썼던 카게치요의 특징을 생각해보면,
분명 개방되었는데도 느끼지 못한 걸지도 모를 감각이라는 데 그는 투자했다.
그 때문에 카게치요가 홀린듯이 그에게 걸어오고.
그는 그 손을 잡고, 밤 공기를 틈타, 그 혈향을, 카게치요가 억지로 들이마시게 하며,
혼란스럽고, 이해가 어려우며, 다른 생각으로 빠지려는 것 같은 그녀의 눈을 빤히 바라보고 있을 때.
"아...? "
문득 그녀의 귀가 쫑긋거렸다.
그 눈에 한 순간 붉은 색채가 스쳐지나가는 듯 하고,
머리가 뜯겨져 나간 고블린의 시체가 오늘 구매한 노예의 몸에 겹쳐지며 흘러내릴 때.
카게치요가 문득 그 시체들을 내려다보고, 위를 올려다보고, 그들이 서있는 폐허를 바라보았다.
"뭐가 보여 ? "
그 동공이 확장되며, 그를 비롯해서 멸망한 성남의 풍경을 크게 담았을 때.
시체를 신경쓰지 못하고 그녀는 홀린듯이 말했다.
"은신, 처."
그것으로 그녀에게 살생석...즉 요호妖狐로서 가지고 있는 요단妖丹이 존재한다는 것이 드러났을 때.
그는 시체 위에서 칼을 되돌린 채,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에 만족했다.
"...가까이...? "
희생당한 노예의 몸이 꿈틀거리며,
그 목에 새겨진 어린문이 시체의 영기靈氣를 포식하는 걸 애써 무시하는 채.
그는 그렇게 터덜거리며 걸어나가기 시작한 카게치요의 뒤를 쫓았다.
사람을 죽여본 것은 처음이 아니지만, 그라고 해서 성노가 되었던 여선배를 동정하지 않은 건 아니다.
다만, 그저.
그가 그 여자 노예를 베어내지 않기에는 너무 많은 것을 알 뿐이었던 것이다.
'시간이 없다.'
그 노예의 어린문 너머로 무언가가 그를 들여다보는 듯한 감각을 느꼈던 걸 털어내며 걷는다.
'살생석의 감각이 흉사를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해지게 하려면.
좀 더, 좀 더 괜찮고, 질 좋은 녀석들을 죽여서, 삶이 휘발되는 순간을 느끼게 해야...'
다른 것에 집중하며 움직일 뿐이였다.
그렇게 달밤이 뚜렷하게 빛나는 밤.
그는 걸음을 옮기고 또 옮기며, 그렇게 황룡회가 주관하는 송파장에 발걸음을 들이밀었다.
적련의 일국을 지배하는 용왕龍王의 혈족血族이 주최하는 장터.
"어린문을 새겨넣어 주인과의 무위 차이가 의미없이 복종하는 노예가 단 돈 오금화 !
싸다 싸 ! 성별 조정이 필요하면 그 정도는 일금화를 통해 개조해주마 ! "
"노예 복종의 목걸이가 필요한 사람은 이쪽으로 ㅡ ! 이금화만 있으면 질 좋은 진품을 ㅡ ! "
"화산파의 매화검수를 귀하게 빼돌려왔다 ! 물을 건너서 데려왔으니 십금화로 거래를 시작하겠다 ! "
"매화검수에게도 통할 성별 전환의 비약이 여기에 ㅡ ! "
그 떠들벅석한 비인간의 풍광 속에서, 카게치요의 뒤를 따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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