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으로 향하는 천마신교 48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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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57 【천상으로 향하는 천마신교 48F】 (5000)

종료
#0正道第一劍◆IladtgNXUe(f9c28425)2026-02-21 (토) 08: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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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7네라우오 ◆qYlJ2A803i(c9742193)2026-02-22 (일) 08:26:24
"씹어먹을 놈 ! 이 여자의 단전에는 이십년 공력 밖에 없잖아 ! 감히 나한테 저울치기를 해 ! "

"키에에엑 - ! "

오크가 호쾌하게 내지른 강부가 고블린의 머리를 쪼갰다.

훤히 드러난 두개골, 그 안에서 뇌수가 흩뿌려지고, 무참히 고블린이 스러졌다.

그러고도 분을 못 이긴 것처럼 도끼가 고블린의 시체를 뭉갠다.
아예 가판대가 고깃덩이에 젖어버릴 정도임에도 누구도 말리지 않았다.

길바닥에 스러진 여자 무림인이 배가 갈라진 채 꿈틀거리는 것도 그저 공짜 고기가 생긴 것 뿐.
저울이 판결을 내린 시점에서 그것에 자신의 이득이 없는 한 아무도 개의치 않는 곳.

황룡회가 지배하는 시장의 풍경 속에서 이천성은 걷는다.

시체를 신경쓰지 못하고, 홀린듯이 움직이는 카게치요의 꼬리를 잡은 채, 그는 주저없이 시장의 안으로 파고들었다.

그 시체를 보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 그 스스로 생각할 적에는 그래.

겨우 한 사람의 죽음으로 덧칠되기에는 그의 심성이 꽤나 비틀려 있는지라,
그것을 보고도 아무렇지 않게 걸음을 옮길 수 있었다.

사실 그것에 무언가를 느낀다 해도 퍽 웃기지도 않을 일이지.

초짜처럼 시선을 두리번거리는 일 없이 맥검을 쥔 그는 생각한다.

고블린 하나의 죽음과 여자의 죽음은 무엇이 그리 다른가.
쓰러진 것들 중 하나와 종족이 같다는 것, 겨우 그 정도 뿐인가 ?


• • • 사실 딱히 그런 것도 아니라면 어쩌려고 ?



*



크리소드라의 저울이 희미하게 기울어질 때, 카게치요의 눈 앞에서 피가 튀었다.

몇차례 검은 실선이 그어지고, 그 안에 응축된 검력이 뿜어져 나온다.
사지를 잃은 고블린들이 비명을 내지르고, 자세가 허물어진 것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조각난다.

현운검법이 만들어내는 경력勁力이다.

그녀의 이지가 홀린듯한 감각에서 깨어날 적에 그녀는 보았다.

열댓마리에 가까운, 무인이라 불려도 무방할 고블린들이 도륙된 현장과, 그 끝에 선 남자를.

"이제 저울의 값이 좀 맞군. 안 그런가 ? "

"키, 키흐륵...이딴, 이딴 식으로, 거래의 조건을 기울인다고...? "

"네가 고용한 그 용역과 힘의 비율 차이 따위로 거래 조건을 유리하게 하려 했으면.
힘의 비율차가 줄어드는 것만으로도 너한테 불이익이 올 수 있단 건 알았어야지.

어찌 보면 이것도 좋은 일 아닌가 ? "

사내다.

문득, 그녀가 앞서 걸을 적 그녀의 꼬리가 계속해서 그 손에 쓰다듬어지고 있었음을 자각하자,
그녀도 모른 새에 등골이 오싹하고 이상한 감각이 몸 곳곳으로 퍼졌지만.

그렇지만 그녀의 시야에 담기는 그 남자가 행하는 일은 그런 기행과는 영 달랐다.

'협박 ? '

"목숨이 날아가지 않고도 이 거래법이 틀려먹었다는 것을 확인했지.
그러니까 손 치워라. 총을 뽑고 방아쇠를 당기기 전에 난 네 팔을 날릴 수 있으니까."

"크, 히힉..."

핏물이 흘러내리는 한 자루 칼을 쥔 채 그는 옆 상점의 안에 서있는 고블린을 보고 있었다.

검은 뽑혀져 나와 있었다. 이미 몇차례 휘둘러졌고, 휘둘러질 준비조차 끝내 있었다.
그런데 그 속도가, 희안하게도 그녀가 보았었던 이전의 쾌검보다 빠르다.

"...좋다. 좋아. 케드릭의 가판은 네 맘대로 뒤져라. 더 이상 그것에 간섭하지 않아 ! 그거면 된 거 아니냐 ! "

"말만으로는 안 되지."

"크르륵...! "

현운검법을 펼치고 있고, 일전과 달리 명검도 아닌 검을 쥐었으며,
눈 앞에 총구를 언제 뽑을지 모를 녹귀를 두었다.

그 상태로 고작 이틀 전에 그녀에게 보였던, 아마 그의 진짜 검법에 비견되는 속도를 펼쳐내고 있다.

그것은 어떻게 가능한가. 성장이었나 ? 이틀만에 쾌검의 깨달음을 얻었나 ?
그도 아니면, 그가 보였던 비무에서의 부딪힘은 시작과 끝이 모두 가장일 뿐이었나.

"저울에 맹세해라. 이곳에서 얻어가는 것에 간섭하지 않겠다고."

"빌어먹을, 시장에서 만난 적 한번 없는 놈이...! "

그것을, 그녀는 모른다.

다만 그렇게 겁박 끝에 저울에 손을 올린 고블린이 무언가를 맹세하고,
그것을 보고 난 이후 이제는 정말 아무런 일도 없을 것이라고 확신한 듯 뒤돈 사내를 보며 생각했다.

"맹세한다 ! 그러니까, 꺼져 - ! "

"그렇게 소리지르지 않아도 갈 거다."

절정의 경지에 도달한 그녀조차 모르는 걸 터무니없이 많이 알고 있는 정보의 수준과,
어째서인지 그녀를 돌아볼 적에 그녀에게서 다른 누군가를 겹쳐보는 듯한 눈.

그 눈동자 속에 담겨 있는 감정이, 정체가 무엇인지 희미하게 드러나는 듯 하다가.

"그렇지, 카게치요 ? "

말을 하는 순간 사라져버리는 듯함이, 신기하다.

이상하게 비밀이 많은 남자다. 그 비밀이 그녀에게 위협적일지도 모른다.
그녀조차도 모르는 그녀 자신에 대한 것을, 왜인지 그는 알고 있는 것 같다.

"가자. 이 안에 챙길 수 있는 게 있다면서."

그렇지만 묘하게, 그가 그녀를 다치게 할 것 같지는 않아서.

그 생각이 어떻게 나오는 것인지 이해할 수는 없지만, 그녀는 그저 내밀어진 손을 잡았다.

천천히 따라갔다.

"네."

그저 그녀를 도망치게 해줄 이의 손짓을 따라가야 할 것만 같아서.

그때는 그리 생각해서.

그녀는 그렇게 주인을 잃어버린, 한때 사람의 것이었던 매장 안으로 들어섰다.

제 꼬리가 괜스레 흔들리고 있음도 알지 못한 채로.



*



그 안에는 여러가지 물품이 많았다.

물품을 사고 파는 동안 먹은 듯한 육포, 어느 정도 품질이 있는 듯한 검,
변태적인 성욕을 위한 건지 구석에 박혀 있는 듯한 옷과, 그한테는 그닥 쓸모없는 성인용품들.

잡다한 것이 많다고 해도 무방하다.

옷과 용품을 보고 얼굴을 붉히면서도 불쾌한 듯 했던 카게치요가 두리번거리다 말했다.

"쓸만한 게, 더 있는 것 같은데요..."

"그렇겠지."

그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니 칼을 휘둘러서 빈 공간이나 숨겨진 것이 없나 찾는 게 정석이겠지만.
안타깝게도 이 매대까지는 원형으로 남겨두어야 거래가 지켜질 터였다.

그래야만 옆에 머무르는 고블린이 돌격 소총을 쏴갈기지 않을테니까.

"네가 보기에는 어떤데 ? "

그리고 그렇기에, 옆의 고블린이 부른 용역을 무참히 썰어죽인 것이다.

연속 살해 회수를 채우는 것으로 살생석에 요기妖氣가 쌓였을 터.

카게치요는 모르겠지만 그녀의 내공이 미약하게나마 늘어났을 것이다.
옷자락에 감추어진 피부, 그 아래에 흐르는 경락의 세맥에 녹아내리는 진기.

아마 살생석의 원리라는 건 그 안에 담긴 원념怨念 따위가 재화를 쫓는 거겠지.

"음..."

살랑살랑 흔들리는 붉은 꼬리와 함께 카게치요의 귀가 쫑긋거렸다.
코를 킁킁거리는 것도 같고, 이리저리 두리번거리기도 한다.

평소에는 냉철한 미소녀가 그렇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뭔가 잘못된 짓을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반, 눈호강하는 것 같은 기분이 반인 느낌.

그런 시간이 괜스레 길어지고 있기야 하지만 그는 감내했다.

결과물이 안 나올 것 같지가 않았기 때문이다.

'카게치요의 살생석의 효과는 말그대로 게임에 나오면 안 될 돌파 효과.'

오픈 월드 게임 특유의 길 가다가 상자 까기.
그런 상자의 위치를 인지하는 것 뿐만이 아니라, 상자를 깔 적에 재화를 더 줄 정도의 특성이다.

살생석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모를까, 존재하고 있는 시점에서 그 효능이 안 드러날 일은 없다.

'게임을 망친 추녀라고 욕은 잔뜩 먹었지만 나한테는 성녀였다.'

비록 그 게임을 3달 정도 더 플레이한 뒤 그가 굶어 죽었다지만.
그 효과만큼은 그도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는 것.

그렇기에 끈기 있게 침묵하고, 카게치요의 탐색을 기다리고,
살랑거리는 꼬리가 치마를 들추는 일이 과연 있을지 보고 있을 때.

"아."

카게치요가 문득 탄성을 질렀다.

"위에."

위라는 말에 그의 고개가 올라가고, 그러고 난 뒤에 보이는 건 그저 천장일 뿐.

그가 기억하는 전통 시장같은 모습일 뿐이다.
그 천장 위에는 그냥 전선 따위나, 아니면 천장 구조물 정도가 있을 거라 여겼다.

다만, 그렇게 석면 따위로 만들어진 판의 연속을 그가 보고 있을 때 카게치요가 손을 털었고.


드르르륵...텅.


찬장의 판 중 하나가 밀려났을 때, 그의 시선에 담긴 게 기감으로 파악한 형체와 달랐다.

분명 시장을 가리는 막이나 있어야 할텐데 어째서인지.
끝도 없이 어두운, 공허한 어둠 같은 것이 그 안에 존재하고 있었다.

마치 광활한 광야를 들여다보는 것 같은 모습.

일개 고블린 따위가 가질 수 있는 것이라기에는 기이한 것에 그의 고개가 기울어지고.
카게치요가 눈을 깜빡이다 그를 돌아본다.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묻는 듯한 모습이다.

그런 모습에, 들어가야 할지 말지.

이번 회귀를 여기서 끝낼 위험을 감수할 것인지, 말지를 생각할 때.


띠링....


그 안에서 부르는 듯한 소리가 나기에, 그의 눈이 희미하게 기울어졌다.

풍경 소리가 들려옴이, 거리를 분간하기 어려운 저 멀리서부터이기에,
그 안에 도대체 얼마나 넓고 먼 것이 존재하는 것인지를 생각하다가.

돌아보는 카게치요를 보고서, 고개를 끄덕였다.


띠링....

띠링....

띠리잉....


계속해서 들려오는 풍경 소리가 멈추지 않는다.

아마도 저편에 존재하는 무언가가 그들을 인지했다면 물러서는 것도 악수일 듯 했기에.

카게치요를 이끈 채로, 이 고블린이 숨겨놓은 재화라는 게 무엇일지를 판단하기 위해,
그는 단 한번 도약하여 천장 너머로 들어선 채.

어둠 속으로 몸을 이끌었다.



*



어둠 속을 헤집을 때 그나 카게치요나 횃불은 필요없었다.

안력을 끌어올린다면 불빛이 아주 희미한 어둠조차 꿰뚫어볼 수 있으며,
절정경에 머무르는 카게치요나, 광기를 품은 그의 눈은 어둠에 쉬이 적응하니.

하지만 지금 펼쳐지는 어둠이라는 것은 무언가가 달랐다.

뛰어오른 그를 따라서 안에 파고든 카게치요의 눈이 찡그려졌다.

우선은, 뛰어오른 끝에 찬장 위까지 들어왔을 때,
또 다른 천장에 머리를 부딪히는 일 없이 카게치요가 서있다는 것.

그런 일이 일어난 시점에서 뭔가 이 공간은...

"이상하네요."

충분히 괴이쩍기 짝이 없는 형태로 이뤄져 있었다.


띠링...


그리고 풍경 소리가 들려오고 있을 때, 카게치요의 눈이 게슴츠레 뜨인다.

"옆 매대랑 이어진 구멍 같은 건 없는 것 같고, 소리는 들려오고 있지만.
동굴에서 소리가 반사되는 것 같은 반사 작용 없이, 정직하게 저 멀리서 들려오고 있고."

툭툭 두드리는 칼집 끝의 소리는 진파처럼 울린다.

그 칼 끝에 도기가 맺히며 어두운 바닥에 파고들려 할 때...
흠집하나없이 마치 물 속으로 파고들듯 칼이 떨어져 내리는 걸 보며 그들은 생각했다.

"...아공간 ? "

"이계異界거나 그에 준하는 무언가, 인가 ? "

이딴 것이 고블린이 가지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에는 어렵다.

그렇다면 이것의 소유는 고블린에게 있을리 없다.

죽어버린 케드릭이라는 고블린의 재화는 이곳에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것이 케드릭이 이곳에 대한 권리를 가지고 있음을 의미하는 건 아닐 테지.

그렇다면 이곳은...

[그 생각이 옳다고 해야 맞겠지.]

레어Lair라고 함이 옳을 무언가.

천천히, 어둡기 짝이 없는 곳에서 강물이 흐르듯이 무언가가 움직였다.

[이곳까지 들어온 손님은 오랜만이구나. 특히나, 빛을 다루는 존재라면 더더욱.]

그 아무런 기척조차 없는 강물의 흐름이,
빛을 흡수하는 비늘의 움직임이었음을 눈치챈 건 뒤늦은 일이었다.

제대로 된 안법이 펼쳐진다.

어쩌면, 안법조차 아닌 진정한 용정금안龍晶金眼이 펼쳐지는 것 같았다.

평범한 존재라면, 일류 수준에서는 도드라진 그의 공력을 짓밟을 수 없을 터임에도,
그저 시선이 향해진 것만으로 유형有形의 압력이 짓누르듯 그의 몸을 굽히는 듯한 느낌.

펑범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걱정하지 말아라. 너희들에게 해를 끼칠 생각은 없으니.]

어둠 속에서 금색으로 빛나는 그것의 눈이 희미하게 웃는 것 같았다.

[감히 그럴 수 있을리가 있나. 이 천한 것이, 물 건너의 태사太蛇가 노리는 것을 취할 수 없을텐데.]

그 눈에 맺힌 것이 비웃음과 조소와 그저 평범할 뿐인 웃음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이천성은 보았다.

그 안광이 마치 태산과도 같이 거대하게 솟아오르며, 저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음을.

진룡眞龍이 아닌 존재.
그러나, 용과 같은 공능을 품은, 용이 되려고 하는 존재.

검게 물든 채 제 몸을 보이지 않으며 수행을 거듭하는, 거대하고 거대한 망蟒.

이 시장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황룡회의 이결용주二訣龍胄가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바라보며 그는 생각한다.

보화와 카게치요와 그.

과연 무엇이 그것이 모습을 드러내게 하였는지를 생각하며.

어둠 속에서 드러나는 뱀의 신형을.

천천히 헤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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