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잡담판]【천상으로 향하는 천마신교 53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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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42 [AA/잡담판]【천상으로 향하는 천마신교 53F】 (5000)

종료
#0正道第一劍◆IladtgNXUe(4d414371)2026-02-28 (토) 15:5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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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순애로 받아쳐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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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_/. /〈只〉´(:::::::(イ   \ 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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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0문지기◆BduVeiDO2S(91c5f4c1)2026-03-01 (일) 08:45:58
배신당했다.

해달라는 데로 들어줬을 뿐인데, 그런데 왜인지 배반당해 버렸다.

이러니까 그렇다.

사람과의 관계라는 건, 정말이지 어렵기 짝이 없는 것이다.

그같은 사람에게는, 인생을 실패하고 굶어 죽어버린,
다시 시작한 것조차 누군가의 삶을 훔친 걸지 모를 사람에게는.

사람을 대한다는 것이 어려워서 참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도, 희안한 일이지.

이상하게도 썩 기분이 나쁘지가 않다.

정말로.

배신당했는데도 기분이 나쁘지가 않아서, 그는 어째서인지 울고 싶어졌다.



*



이결용주는.

탁하기 그지 없는 시냇가에 발을 담구고 있었다.

흘러가는 물이 더럽기 짝이 없어서 오탁 같다.
그런데도 맨 발을 집어넣은 채 굳이 그 더러운 걸 느끼고 있는 게 성취향을 의심해볼 법 했다.

이결용주의 등 뒤에 앉은 채 나신으로 그러는 모습을 보다가 그는 문득 생각했다.

그가 지금 이리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은.

"당연히 살아있다는 이야기지. 멍청한 놈.

원영출사를 해서 깃든 몸인데, 네가 죽게 내가 내버려둘 것 같단 말이냐."

그가 살아있다는 이야기, 인가.

새초롬하게 그리 쏘아붙인 채, 이결용주가 성큼 성큼 걸어왔다.

그러고는 그의 무릎 위에 앉은 채 시냇물과, 그것이 흐르는 강과, 담겨 있는 모습을 본다.

그도 따라서 고개를 들면 보이는 건...더없이 더러운 검은 진탕에 젖은 고철덩어리들이었다.

"심마心魔가 깊구나."

툭하니 내뱉은 이결용주의 반응 답다고 할 수도 있었다.

갑작스레 전장이 뒤바뀐 모습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결용주의 몸이 보인 시점에 그에 대한 생각은 접어두었다.

그녀는 이미 완전히 몸에서 벗어난 채 원영으로 존재하고 있으며.
그렇게 출사한 원영은 그의 마음 속에 깃들었으니, 당연하게도, 들여다보이는 것은 하나인 것이다.

"절정絶頂의 경지에 이르지 못하던 것도 어쩔 수 없군.

정종무공으로 이 끔찍하기 짝이 없는 망집을 내려놓기 위해서는 도대체 몇년이나 필요했을 것인가...

아아 ㅡ 그 기나긴 세월을 지나칠 수 있는 기회를 찰떡같이 준 것이야말로 나의 선재로다.

필경 공점이 일백점은 쌓였을 테야."

"그게, 무슨 말이지 ? "

이것이, 그의 마음속 풍경이라는 녀석일 터였다.

곳곳에서 검은 진액이 썩어버린 피라는 걸 증명하듯 피비린내가 나는 것을 무시한 채,
그는 까불거리며 자기 자신을 찬양하는 이결용주에게 되물었고.

"네가 절정의 경지에 올랐다는 뜻이지."

이결용주는 당연하다는 듯 답했다.

그녀는 그리 대답한 채, 그의 무릎 위에서 손가락을 뻗는다.

그 손가락의 움직임을 보고 있을 적에, 그녀는 손가락을 한 차례 튕겼다.

"그러니까."

그리고 그 이후 들려오는 말소리가 그의 생각을 부정했다.

"지금 보고 있는 이 풍광은 네 심상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리고 내 성취향을 의심할 게 아니라, 네 성취향을 의심해야 한단 이야기고.

내 회망도에 네 오탁을 잘도 이리 쏟아부었군. 덕분에 내 몸이 아주 네 녀석의 색으로 물들어버릴 지경이야."

...회망도, 라니.

"그게, 내가 절정의 경지에 오른 것과 무슨 관련이..."

그것에 대해 의심할 적에, 문득 떠오르는 것은, 마지막의 움직임이었다.

"감이 안 오는 게 아닐텐데."

분명히 근육과 혈관이 녹아버리고, 이어져 버렸을텐데도 움직이던 몸과.
그런 와중에도 어떠한 흠도 없이 동작을 펼쳐내던 정신.

다시 생각해도 그렇다.

그 한 순간에 펼쳐낸 일격은, 그가 펼쳐낼 수 있던 최선의 검격이었다.

"스스로 익혀온 무학을 한 흐름에 꿰뚫어 정精과 기氣와 신神이 맞물리는 것을 일류一流의 경지라 일컫지.

그리고 그것에서 한 단계를 넘어선다면, 무인의 모든 무학은 그 한 흐름 속에 귀합歸合하기 마련이다."

"그건."

"결국에 무예란 합리合理를 추구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리고 모든 순간, 모든 행동이 스스로 익혀온 무학의 흐름 아래 지배된 끝에,
무학의 흐름이 어느 순간에나 최적의 해를 끄집어내며 펼쳐지는 경지를 그는 알고 있었다.

그것을, 세인은 인중절정人中絶頂의 경지라고 부른다.

"그리고 너는 네 마음 속에 가득 찬 이 망집을 내게 떠넘겼지.

외법이라고 해도 충분한 것이 아니더냐. 무념無念의 쾌도快刀가.

정말로 무정無情하기 짝이 없는 무사무심無思無心의 경지를 엿보는 데에는."

"고작, 그걸로."

하지만 겨우 그것만으로 도달할 수 있었단 말인가 ?

그 절정이라는 경지가, 겨우 그것만으로 도달할 수 있는 영역이었단 말인가 ?

"....아니, 하지만 나에게는 흑경이 없다."

그것을 부정할만한 단초를 그의 머리는 떠올려낸다.

그리고 그럴 때.

고요한 눈으로 이결용주는 그의 무릎 위에서 그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정말로 없나 ? "

그것에 그는 고뇌했다.

"흑경, 은."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이 아닐터다."

"...자기 자신의 음신陰神을 새겨넣는 경지를 말하겠지."

"광점흑경선규光點黑經仙竅. 그리 불리는 경지를 논한다면 분명 그럴 테다."

"사람의 마음은 무념을 유지하고자 하나, 쉬이 그러할 수 없다.

단 한 순간의 쾌도를 펼쳐낼 적에 칼 끝에 어떠한 잡념도 담기지 않는다고 하나.
싸우는 이유와, 싸움의 원인과, 싸움의 결과만은 마음의 끝에 맺히기 마련이고.

그렇다면 그것은 분명...도문道門일 하광검문의 무학에 엇갈리는 마장魔障."

"하지만 내가 보아온 그들은 그것에 얽매이지 않았다."

"알고, 있다."

정말로, 그는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것이야말로 그가 무공을 익힌 이유였기 때문이다.
그것이야말로 그가 현검자에게 들킬 때까지도 하광검문의 무학을 놓지 않은 이유다.

빛은, 그 더없는 검은, 꼭 인세人世를 초탈한 듯 더없이 자유로웠기 때문에.

"그러나 인간은 인간사의 욕구와 욕망에 얽매일 수 밖에 없지.

그렇다면 분명, 그들이 그러한 것을 피해 능세凌世함에는 비밀이 숨겨져 있다는 것."

"........."

"검에 미칠 수 밖에 없던 사내야. 내가 다시 묻겠다."

그렇게 자유로워지기 위해 사람은 자신을 더럽히는 것을 내려놓을 수 밖에 없었다.

그 념念의 집약이자, 응집이자, 결산이야말로.
흑경黑經이라고 하는 내단內丹으로 단전이 변모하는 것임을 알았을 때.

그는 그 순간에 눈치챘다.

"너는 너의 망집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느냐 ? "

"그런 게, 가능했다고 ? "

"나도 가능할 줄은 몰랐지. 뭐, 오할 정도는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됐지 않느냐."

그의 흑경은, 바로 그의 눈 앞에 존재하고 있었다.

회망도.

망집을 끌어당기고, 그 안에 담은 채 휘돌려 힘으로 삼는 그 도가.
도신의 안을 끔찍하기 짝이 없는 오탁으로 가득 채운 채 검게 물들어 있었다.

"천인天人으로 향하는 길목의 시작점에 선 기분이 어떻느냐."

그에 상반되게 맑기 짝이 없는 그의 머리야말로.

지금 눈 앞에 존재하는 것이 진실임을 입증하고 있었다.

"기분이라."

그렇게 납득한 것이다. 아니면, 인정한 것에 가깝다.

그는 어느새인가 하광검문이 인정하는 절정의 기준선을 넘겼으며,
그것을 넘긴 방향성이라는 게 신외지물을 통하는 것임을 받아들인다.

그러면 벽을 넘어선 것이 기쁜가 ?

"이상하게, 썩 기쁘지는 않군."

"뭐 그렇겠지. 당장 아내가 제 몸을 바쳐서 널 살리고 갔는데."

"그 말을 들으니 좀 더 최악이 되는 기분이다."

"받아들여라. 인생에 노애 없이 희락만 겪을 수 있는 것도 아닐지언데."

심드렁히 이결용주는 그에게 기대서 눕듯 기울어지고, 그는 아예 스러진다.

더러워지는 것과 상관없이, 이곳의 풍경에서는 하늘조차 어두칙칙하다.

그의 망징을 고스란히 담았다면 그의 마음은 언제나 저랬다는 걸까.

회백색의 진기가 이해가 되는 것도 같다.

"인생에 어찌 할 수 없는 일들도 있는 법이지.

마치 네가 절정의 경지에 다다랐다고 하나, 최절정의 초고수가 펼친 호신강기는 베지 못하고.

정작 타격이 들어간 건 술수가 파훼되면서 내상을 입은 것이라는 충격적인 결과같은 것 말이다."

"나에 대한 악의가 넘쳐나는 이야기 아닌가."

"맞다. 그야 내가 몸에 거하고 있는데 좋답시고 자살 희망자처럼 달려갔으니 어쩔 수 없지."

이 말에 대해 이결용주에 대한 살의를 느끼는 것처럼 그의 칙칙함이 진기에도 드러난 것이다.

정말이지.

인생이란 건 덧없다.

"후회하고 있나 ? "

그런 그에게, 이결용주는 묻는다.

그는 침묵하고, 하늘을 올려다보고, 눈을 몇차례 감고 뜨며 그 스스로에게 물었다.

후회하고 있는가 ?

"....아니."

그것이 아니라면.

"그렇지만 아쉽기는 하군."

"무엇이 ? "

그는 무엇에 얽매이고 있는가.

그 대답이, 회망도에 의해 망집이 끌려들어갈 적, 천천히 떠올랐다.

"바다를 보여주지 못한 게."

그냥 단출한 생각에 불과한 것이 떠오르는 것이다.

"뭔 헛소리냐. 그 여자는 바다 근처에 살아서 틈만 나면 봤을텐데."

"그렇지만, 바다 너머는 못 보았을 테니까."

"허."

그 말을 이결용주는 비웃는 것도 같지만, 왜인지, 그 목소리는 조용했다.

"꼭 바다 너머를 본 적 있기라도 한 듯한 느낌이군."

"있어."

"...있다고 ? "

"아주 오래 전에, 단 한번. 단 한번 바다를 넘어가본 적이 있었다."

그가 하는 말이 사실이라는 걸, 이 회망도의 풍경 속에서 느끼는 것이다.

망집 속에서 드러나는 이 나락과도 같은 풍경이 뒤바뀌는 모습.

천공에 가까워지는 장광.

내려다 보며, 구름 위와 사이에서 대지를 바라보는 듯한 형체들.

"좋았지. 그때는."

이천성은 하늘에 시선이 꽂혔기 때문에 모르는 듯 하나 이결용주는 본다.

그 풍경 속에서 수척하게 메마른 자는 홀로 앉아 있었다.

자신을 얽매는 모든 것이 싫은 것마냥, 관계를 부정하며 끊어내기 위해.

"구름 속을 누비고, 그렇게 넘어가서, 누구도 나를 모르는 곳에 간다는 건.

내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행복한 일이었다는 걸 뒤늦게 알아버릴 정도로는 그랬다."

그렇게 누군가는 도망치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에게도 보여주고 싶었나 ? "

"빚을 갚은 것 뿐이지."

그것이야말로 자기 자신을 괴롭히는 인연에게서 초탈하는 길일 터였다.

돌고 도는 업에게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그 굴레를 끊어내야 한다.

문득, 이결용주는 눈 앞의 사내가 생각하는 사고를 한층 더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제대로 갚지도 못했다만."

모든 것에 얽매이기 싫기 때문에, 얽매인 채로 나아가는 도인道人.

어쩌면, 그녀가 어릴 적에 보았던 산에 숨은 선인仙人들과 같은 욕구가.

고작해야 스물 밖에 안 된 청년에게서 엿보이는 것이다.

"너는, 신선이 되고 싶었던거군."

골똘히 생각하며 내뱉은 이결용주의 그 말에 드러누운 이천성은 눈을 깜빡였다.

그렇게 말하니 그런 것도 같았다.

"인간세의 인연을 끊고, 우도右道의 수행을 쌓은 끝에, 우화등선羽化登仙하여 천선이 되고 싶은 것일테다."

"어쩌면, 그럴지도."

"하지만 그리 할 수 없겠지."

그렇지만 그 말에는 그닥 동의하고 싶지가 않았다.

그의 눈이 찡그려질 때, 이결용주는 살아온 세월을 담아 말한다.

"너는...정이 너무 많다."

그 말을 이천성이 대체 이게 뭔 헛소리냐는 생각과 함께 몸을 일으키며 반응할 때.

이결용주는 담담히 읊었다.

"이번에도, 분명 포기하지 못하겠지."

그 말과 함께, 그가 보는 풍경이 흐릿해진다.

천천히, 그의 사고가 부상한 곳에서 끌어당겨지듯 떠내려갔다.

그의 위에 앉은 채 내려다보는 이결용주의 두 눈이.
길게 갈라진 뱀의 눈이 그를 바라보며 천천히 속삭인다.

[구할 수 없는 것에 절망하지 말아라. 정이 너무 많기 때문에, 분명히 너는 잃어버린 것을 놓고 싶어하지 않을 터이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세상에는 어찌 할 수 없는 것이 있다.

그 말.

그 말이 도대체 무슨 말인지를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그의 사고는 가라앉고, 이내 끊어졌다.



*



"크, 크으으아악 ! 빌어먹을 ! 어떻게 이런 ㅡ !! "

"안 된다 ! 진을 유지해라 ! 밀려서는 ㅡ ! "

"아, 아으아아아악 !! "



*



그리고, 그는 눈을 떴다.

그의 몸은 어디인지 모를 곳 안에 있었다.

옆에는 두자루, 아니 세자루 칼이 있었다.

누참이 있고, 본래 그가 쓰던 환도가, 그리고 회망도가 있었다.

그리고 회복력이 평소보다 더 강해진 것처럼 돌아간 몸에는,
족히 수백개는 되는 침들이 혈자리를 뚫은 채 기의 경로를 만들고 있었다.

그는 이름도 모르는 대법이 시행된 것만 같다.

무엇인지 모를 영약이라도 먹은 뒤 그것을 통해 대법을 펼쳐낸 듯,
세맥의 안에 자리잡은 기운이 더 늘어난 듯 했고, 진기의 순도는 떨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런 상태로, 그가 고개를 돌려 이곳이 어디인가 분간하려 할 적.

"으, 으아아 ㅡ ! "

벌벌 떨고 있던 듯한 한 의원의 몸에 칼이 꽂혔다.

"컥, 크륵, 큵..."

벽을 관통한 것 같았다.

무슨 벽을 종잇장처럼 하는 듯한 검이 홀연히 꽂인 채 주욱 긋는다.

그렇게, 사람 하나의 살가죽이 반절 이상 뜯겨나간 채, 빛이 안에 파고들어온다.

"뭘 그런 눈이야 ? "

그 너머에서, 그의 눈에 담긴 것은.

손에 칼을 든 채 지친 듯 잘려나간 마차 윗동을 던져버리는.

초■■의 모습이었다.

"피부에 상처나 흉터는 다 남고, 눈은 흐리말개져가지고는, 하여간."

그리고 그 녀석의 뒷편으로, 열댓명, 아니 수십명에 가까운 인원들이 던져지고, 찢어지고, 얻어터진 채 쓰러저 있었다.

핏물이 사방팔방에 터져나오고 있다.

여러가지 기파가 곳곳에서 잔향을 남기듯 울려퍼지고 있는데.

"...아니, 그것만 있는 것도 아니네."

열명이 넘는 절정고수와 수십명의 일류를 정리한 그 녀석은.

옷에 자신의 피 한 점 묻히지 않고 그저 그의 목을 바라보며 눈을 찡그리고 있었다.

그가 그 시선에 손을 움직이려 하면, 몸에 꽂힌 침들이 그걸 방해한다.

아니, 그것은 둘째치고 거의 전라나 다름없는 모습에 그가 표정이 일그러질 때.
슬쩍 그걸 전부 들여다보고 머릿속에 담아놓던 초■■도 표정이 더 일그러졌다.

목에 남아있던 것처럼 교접의 흔적이 남아서가 아니라.
몸 곳곳에 남은 흉터라는 게 심하다는 걸 눈치챘기 때문이다.

"크, 크아아악..."

그 때문에, 그녀에게 패배한 신무월의 무력대주 하나의 손을 그녀가 즈려 밟는다.

천천히, 짓누르듯이 밟고 몇차례 발목을 돌리면, 비명 소리가 아래에서 흘러나왔다.

"일단, 옷이나 입어."

어쩌면, 그가 도망가고, 신가의 영애가 발광하고, 신가에서 사람들이 찾아오고.

스승은 그녀에게 일이 어찌 된 건지를 묻고, 살검귀인이 모르쇠 그녀에게 이천성의 위치를 알리지 않을 때 ㅡ
일이 이런 식으로 끝나는 것도 어찌 할 수 없던 것일지도 몰랐다.

한숨.

짜증과 함께 그녀의 입이 으르렁거리며 말한다.

"어찌 됐든 그 불여우는 자기 가옥으로 돌아가서 짐을 챙겨 본가로 돌아간다 하고.

너도 당분간은 내가 직접 네 행방을 보고 있을...."

"지금, 뭐라고."

그저 그녀가 예상하지 못한 건, 그 말에 대해 이천성이 어찌 반응할지 뿐이었겠지.

어쩌면 그녀가 두번째로 본 표정이었던 것 같았다.

그렇게까지 심하게 표정이 일그러진 건,
분명 이천성이 그 날 칼로 사람을 베어버린 날 이후에는 없었다.

그런데도, 그는 그렇게 표정이 일그러지고.

"카게치요가, 금암산의 안전가옥으로 갔다고...? "

"그, 그런데 왜...? "

그녀가 의아하게 되물을 때.

이천성은 그 의미를 생각해냈다.

뱀들이 도사리고 있는 그 집으로 카게치요가 홀로 들어간다는 것이.

가문으로의 복귀가 아니라 뱀들의 몰살을 뜻할 것이라는 것과.

뱀들을 죽일 때마다 침습되는 카게치요가 과연 그것의 반동을 어떻게 해결할 것일지에 그의 생각이 닿았을 때.

그의 몸이 저절로 일어났다.

"가야 돼."

해결할 방도는 단 하나 밖에 없었다.

"갑자기 무슨."

"기껏 살려놓았더니...! "

그것은 죽음이다.

"왜 부탁하지도 않은 일을 하면서 쓰잘데기없이 죽으려 들어...! 왜...!! "

모든 뱀을 베어내고, 그 편린을 모은 이후 죽음을 맞으려 하는 여인의 모습을 머릿속에 덧그리며.

이천성은.

회망도를 붙잡았다.


- 정리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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