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잡담판]【천상으로 향하는 천마신교 56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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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54 [AA/잡담판]【천상으로 향하는 천마신교 56F】 (5000)

종료
#0天子魔◆lMF.VqjaE.(cc883aa6)2026-03-07 (토) 12: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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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9네라우오 ◆qYlJ2A803i(0968f091)2026-03-08 (일) 13:43:18
왠 못생긴 녀석이 덤벼들기에 칼질 한번에 참단한다.

"컥, 그어억..."

여자 화장실에 들어가던 와중의 일이었다.

평범히게는 못 들어오니 궁금해서 들어와보았는데, 그닥 특별한 건 없었다.
그냥 장부 체질인 듯한 여자가 반으로 난도질된 시체가 새로 생겨났을 뿐.

분명 여긴 남성 병동 쪽인데 왜 여자가 있는지는 생각치 않는다.

뭐 어련히 있을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저 그렇게 칼질을 하고, 칼질을 하고 난 뒤에도 몸에 이상이 없는 듯함에 눈을 찡그렸다.

손을 들어올려서 칼을 쥔 손등을 바라보면, 손등이 녹아내렸던 곳에 색이 다른 피부가 자라나 있었다.

기이한 일이다.
그 혈실이라는 것이 효과가 있기라도 한걸까 ?

그리 생각하면서, 옆쪽의 피가 묻은 거울을 환자복으로 닦아내리며 바라보았을 때 찾아오는 건.

"아."

깊고, 또 깊은 실망.

거울 속에는 녹아버린 얼굴의 반쪽이 다시금 자라나 있었는데.
그 안에 담긴 얼굴이 아주, 아주 오래 전에나 보던 그것과 비슷하게 생겨있었다.

그것에 그는 침묵했다.

이천성은, 그저 그 반이 다른 얼굴을 몇차례 바라보다가 등을 돌려 걸음을 옮겼다.

고작 얼굴이나 몸이 바뀌는 것 따위를 바란 게 아니다.


이 꿈은 그가 바라는 걸 이뤄줄 수 없다.



*



남성 병동을 모두 돌고 나면 구름다리로 이어진 옆병동이 나온다.

그것은 여성 병동으로, 그는 잘은 모르겠지만,
대체로는 여성 무림인들이나 마법사나 기타 등등이 다쳐서 입원해 있다 하였다.

'아마 여자 무림인들도 저 병동 안에 있겠지.'

분명 그럴 것이다.

[계속 죽일 거라면 그냥 밑의 술법사들과 마법사들을 죽이러 가는 게 옳지 않나 ? ]

그리고 그런 그의 생각에 제동을 걸듯이 이결용주가 말헀으나, 그는 곰곰히 생각하다 답했다.

"하지만 이런 꿈 속에서 그런 것들이 뭔 짓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내가 네 행적을 보조하면 되는 것 아니냐.]

"...네가 ? "

[이 자식이 !! 파사破邪의 공능을 품은 호뢰지술呼雷之術조차 이 내가 중화해냈거늘 !! ]

그 말에 이결용주가 발광하며 욕을 내뱉으나 ㅡ 사실 딱히 그것이 저 너머로 가는 이유는 아닌 것이다.

그저, 남성 병동에 생존자가 남은 게 없음에 곰곰히 생각하다 결론을 내렸을 뿐이다.

'역시 야겜이 잔뜩 섞인 세계 답다.'

사실 평균치면 몰라도 제대로 된 실력자는 남성 병동쪽이 아니라 여성 병동쪽에 많은 것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을 그는 하였고, 거기에 더해 확인해볼 필요성 또한 느꼈다.

그러니까.

'...구름다리의 투명창 너머로, 아무것도 안 보이는군.'

이 구름다리의 창문 너머로 뛰어내리면 무엇이 있는지를 보고 싶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보이는 건 암흑 뿐.

저 너머에서 시체가 된 녀석들을 잡고 던져볼까 했지만,
이번에도 시체가 되어버린 것들은 모조리 사라져 있었다.

즉 창문 바깥에 괜스레 영향을 미치기에는 뭔가 뒷일이 부담되었다.

'닿는 것만으로 죽는다거나 할 수도 있나 ? '

아니면 팔이 잘려나가거나 할텐데, 아무리 그래도 그건 좀 힘들다.

그가 그리 생각하며 이결용주가 담긴 환도라도 들이밀어볼까 했을 때,
구름다리 너머에서 누군가가 선 채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흠 ? "

왠만한 검격으로는 닿지 못하거나, 뽑아내도 대응할 수 있을 수십미터의 거리.

그 거리가 단 한 걸음에 좁아진다.

[ ㅡ 피해라 ! ]

혈채血彩가 일렁이는 듯한 안광이 오로지 그에게 향해 있었다.

그녀는 도를 뽑지도 않았다.

혈의血衣에 가까워 보이는 듯한 기파氣波가 일렁이고,
흉凶을 품은 기백이 그 안에서 마성魔性을 들끓어 올린다.

ㅡ 불가능하다.


광세진경光世眞經.
흑경黑經.
광세진장력光世眞漿力.



광세진경의 기氣가 기체氣體를 벗어난 형상에 이르는 것이 순간이라면,
그 순간 자체를 쪼개듯이 파고들어오는 움직임에 질식하듯 숨이 멎는 기분이다.

우습지도 않지만, 그렇다.

'밀리고 있다고 ? ! '

빛살이 돌고 돌며 그를 그의 안력보다도 더 빠르게 진기가 실어나르고 있을 때.

한 순간의 빠르기에서 그가 밀리고 있었다.
한 자락의 어둠이 형체를 머금은 채 다가온다. 죽음이 걷고 있었다.

그의 안력 속 움직임이 이미 한 차례 떠나간 채, 물결치는 듯한 결만이 생겨난다는 건.

ㅡㅡㅡ 지금 두 눈으로 목도하고 있는 것이, 일생토록 봐온 초쾌도超快刀 중에서 두번째로 빠르다는 것 !


초성삼마도初聖三魔刀.


칼을 뽑아내어 맞대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그 도신刀身에 대한 인지認知 자체를 불허하고 있다.
상대의 속력은 그를 추월하고 있다. 그의 안력만을 추월하는 게 아니다.

그렇다면 그에게 남은 것은 분명.


일초一招.


그 칼날이 어디로 들어올 것인지를 예측하는 것 뿐.

'할 수 있나 ? '

그것을 의심해서는 안 된다.

'해야 한다.'

그것이 옳다.

어둠이 들끓으며, 빛이 없는 듯한 침묵 속에서, 마침내 드러나는 것이 찾아오는 길은 ㅡ


구멸회유久滅懷幽.


정확하게 상반신을 걷어올리며 올려베는 끝에 다다를, 그의 목 !


죽음이 다가오는 그 순간에 세상이 느려지는 듯하다는 건 기이한 일이다.

'떨리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실제로 일어난다.
환도를 파지한 그 자신의 몸을 이천성은 부감한다.

그 검신은 뽑혀져 나온지 오래.
허나 상대의 칼날이 그의 목에 파고들어올 적에 아직 태반도 휘둘러지지 않았다.

'전신의 기가 들끓어 올라서, 타들어가는 것 같다.'

그 빠름이야말로, 분명 그가 도달할 수 있을 다음의 영역일 터였다.

순간을 제압당했다.

내뻗어진 쾌도는 한 순간 공간 그 자체를 압축한 듯 찾아들고 있었다.
과정을 잊어버린 것처럼 목의 바로 앞에서야 나타나며 절삭력을 품은 도라니.

분명 이런 기분은 그가 썰어버린 사람들이나 느낄 것이 틀림없다.

'피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처지 또한 그들과 동일하다.

하지만 대응 방법을 모르는가, 그는 ?

'막을 수도 없다.'

그럴 리가 없다.

왜냐하면 그는, 그는 지금 이 순간에 이르기까지, 그보다 빠른 일격을 몇번이나 봐왔으니까.

그렇기에 그 순간에 택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 완연히 떠오른다.

고요하게 가라앉은 머리는 전신을 쥐어짠다. 칼이 목에 맞닿는다. 눈이 보였다.
검은 머리카락에 붉은 눈, 한쪽의 안대를 차고 있는 여인과 시선이 교차하고.

'그러면 ! '

그 눈 안에 담긴 감정이라는 게 무감하기 짝이 없는 것임을 알고.

'같이 죽는 것이 최선이다...!! '

그의 손 안에 담긴 칼날에 극속極速을 담아낸다.

육체가 사로射路에 그칠 뿐이라 생각했던가.


살명법殺命法.


살명법殺命法에 살의殺意가 온전히 담겼을 적에 ㅡ 그것이 그 사실을 부정한다.

자신의 모든 것을 담아 상대를 죽여내는 방법을 체현하는 심공心功.

그것이 그 순간이 펼쳐내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광영삼검光零三劍.


그의 몸 안에 새겨져 있는 기본기라는 것에서, 그의 몸은 그저 한 차례 명정히 떨릴 뿐.


허상虛想과 다름이 없다.

기본기 따위로 극한에 도달할 수 있다는 말 따위는.


광검할혼光劍割魂.

' ㅡ 이건, 무엇이지 ? '


그럼에도 불구하고, 빨라졌다. 빨라진다. 빨라지고 있다.

'모른다.'

여인의 피비린내나는 동공이 그의 목에 칼을 꽂아넣고 밀어넣는 와중에 한 차례 확장됨을 느낀다.

광영검법이 펼쳐질 적에 칼은 그 자신을 초극해내가고 있었다.

'그렇지만.'

머릿속에 어째서인지 흘러들어온 구멸회유라는 초식의 이름, 그것이 목의 삼분지 일을 베어나갈 때.

가로로 되감는 칼날은 상대의 허리를 점하고, 파사현정의 진력을 발하며, 마기魔氣를 찢어발기는 양상.

'그렇지만...! '

이것이 이번 생의 끝이라고 해도, 딱히 나쁘지 않겠지.

아마도 희미하게 맺힌 그의 눈동자 속의 그 상념을 느꼈던 모양이다.

그녀는 희미하게 웃었다.

웃었고, 그 도刀의 궤적을 뒤틀었으며, 한 순간 불빛이 튀어오르는 듯한 감각과 함께 ㅡㅡㅡㅡㅡ

아직도 새겨지고 난 뒤 지워지지 않는 상실감이 머릿속에 풀려나듯 일렁인다.


[좋, 은 검.]

'해낼 수, 있었나.'


그의 목을 베어나가던 도가 폐로 궤도를 바꿔 찍어누르고.

그가 베어버린 칼날은 그녀의 상반신과 좌반신을 반분한 채 찢어발겼다.


동귀어진이다.


크가가가각 ㅡ !!!


대기가 돌아오고, 구름다리가 무너져 내리는 광경만이 뒤따를 뿐이다.

두개의 초식이 교차하며 풀려나간 경력勁力의 여파가 그의 시야에 가득 담긴다.


한 순간에 그의 두 다리가 지탱하는 힘을 잃은 채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다.


[또 보자.]


그저 머릿속에 오가는 것은, 구름다리 바깥의 어둠으로 떨어질 적에도.

그와 그녀가 다시 한번 볼 것을 확신하는 듯한 여인의 목소리와.


[젠장. 개같은. 생기生氣가...! 아니, 아니다. 이건 ㅡ !! ]


부산스레 야단법석을 떠는 이결용주의 영언.

시끄럽기 짝이 없다.

그렇지만 듣지 못할 것도 아니라서, 그저, 그렇게 그는, 떨어져 내린다.


그와 함께 떨어져 내린 여인의 몸이 파괴되는 소리도.

그의 몸이 바닥에 부딪혀 부숴져버리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지만.


그저 그는 그렇게 죽었을 뿐이다.


천천히 의식이 끊어졌다.

그리고 그렇게...

그는 꿈에서 깨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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