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잡담판]【천상으로 향하는 천마신교 56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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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54 [AA/잡담판]【천상으로 향하는 천마신교 56F】 (5000)

종료
#0天子魔◆lMF.VqjaE.(cc883aa6)2026-03-07 (토) 12: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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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彡'' _ゝー '  ‐=ニ⌒‐}    从     /          쌍수북풍으로 타도 밀레니엄의 북극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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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1네라우오 ◆qYlJ2A803i(e3a1cff1)2026-03-07 (토) 14:40:03
잘려나간 고깃덩이들이 천과 뒤섞인 채 떨어져 내렸다.

핏물이 스며나온다.
하지만 검속이 지독히 빨라져 핏물이 묻어나지 않는 검은 깨끗했다.

하여 손아귀에 잡힌 검을 뒤늦게 검면으로 돌렸다.


쩌저억...


제 자신의 얼굴까지 비춰보일 정도로 잘 닦여진 그 검면을 보다가,
다시 고개를 들어서 문 너머를 바라볼 때.

성봉이었던 것은 아예 그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되버렸다.

눈을 깜빡인다.

몇차례 그렇게 반복해도, 그냥 변함없이 시체만 남아있었다.

[아, 미친.]

대체 내가 무슨 짓을 ?



*



1분 정도 기다려보았지만 성봉이 살아나는 일은 없었다.

[이건 정당방위다.]

우웅 거리며 우는 환도가 영언을 전해왔다.

[빌어먹을. 성력 하나 안 느껴지지 않았나. 이런 마교의 주구같으니라고.

대체로 그러면 그냥 괴물이라 생각하지 그걸 누가 성직자라 안단 말이냐.]

그를 정신적으로 위안 하려는 듯한 이야기다.

그가 정신적으로 위안이 필요한 상태인지는 둘째치고, 그 말에 일부 동의하기는 했다.

평소 느껴지던 성봉의 기척이었다면 알았을 터였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기척이, 확실히 없었지."

[그래 ! 분명 은신이나 동화계의 기적이라도 쓰고 있던 게 틀림없다 ! ]

"이런 곳에 끌려왔거나 하다면 그런 걸 쓰는 게 당연하기야 하지만."

성봉의 몸 안에는 성력이 가득 차 있다 못해 무형의 층을 이뤄낼 정도였고,
그것은 무림인으로 치자면 오룡봉성의 성취를 넘는 경지였다.

성력의 유동조차 없이 성력 그 자체에 존재가 한없이 가까워지는 것.

그것이야말로 지식으로만 알고 있던 성흔체聖痕體라고 하는 개념일테니.

'...검기로 베어낼 수 없을 성막聖幕마저 개의치않고 베어버린건가.'

그것이 어째서 가능했나.
그것을 생각하던 와중 그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젠장."

그로서도 의외였던 방금 전 일을 헤아릴 때, 그는 눈치챈 것이다.

그 성막을 베어낼 수 있던 건 추가적인 방호계의 기적이 발현되지 않아서고,
방호계의 기적이 발현되지 않은 건 그를 그녀가 알아봤기 때문이며.

그렇다면 그녀가 기대한 건, 당연히 칼을 멈춘 그였을 터인데.

칼이 멈추지 않았다.

살명법이, 몸을 움직였기에 재동이 느렸다.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일어난 참극에 그의 얼굴이 굳어 있을 때 그는 문득 느낀 것이다.

[...또 한 놈이.]

기척이 극도로 압축된, 흉흉하게 날이 서린 기세가, 그에게 향해오고 있다.

살의는 있었으나 덤벼들 것 같지는 않다.

본능적으로 그의 육신은 체감하고 있었다.
그것은 말하자면, 누군가에 대한 적의라기보다는 흉악한 기세가 정련된 것.

"이리 보게 될 줄은 몰랐는데, 후배."

계단실 끝자락에서 한 쌍의 손이 핏물에 젖어들어 있었다.

살인殺人으로 단련된 손이다.

흉흉한 기세가 풍겨져 나오는 근원지이며, 그 기세의 균형이 완벽하게 동일했다.
사람의 비명이 녹아든 호살력虎煞力이 손가락 마디 마디까지 파고들어간 그 모양새라면.

분명 왠만한 검기조차 맨 손으로 튕겨내는 지경에 이르렀을 터였다.

그것이 천력장의 진신무학, 백호대살력白虎大煞力과 복전살수伏專殺手의 공능이기에 그렇다.

"이곳에서는 처음 보는데, 꽤나 눈이 맑은 채로 왔군."

도일살都逸薩.

그런 무공을 제 몸에 갖춘 이는 그런 이름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런 이와 눈이 마주쳤을 때, 그들 사이의 간극은 줄어든다.
완전히 줄어들다 싶이 압축될 적, 느릿하게 걸어오는 그 걸음이.

서로 간에 무武를 펼쳤을 때 단숨에 상대를 죽여버릴 수 있는 거리를 본능적으로 재고 있었다.

" ㅡ 거기에 처음으로 죽인 게 그 성봉이라니."

"...처음으로 ? "

"죽음은 끝이 아니라는 이야기지."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일족일검一足一劍의 간극이 속절없이 밀려난다.

스스로의 뜻 아래에 놓이지 않는 육신의 박동과, 기력의 움직임.
그에 상반되게 심조를 유지하는 몸에, 그걸 넘어서 본래 맞지도 않던 균형이 맞는 듯한 상대.

두 눈으로 보고 있었다.

도일살이 연성해낸 그 천심백수穿心白手가,
양 팔에 모두 동일한 연공을 이룬 채로 기력의 흐름을 응집하고 있었다.

권장법의 고수에게 있어서 최적화된 팔의 신형.

하지만 납득할 수 있다. 절정고수라면 가능하다.
오랜 고련을 지나친 기재의 육체는 그러한 예禮의 경지에 이를 수 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ㅡ 하지만 도일살의 한 쪽 팔은 완전히 뽑혀나간 채 천심백수의 공력을 반이나 상실하지 않았나.

"그게 그 팔의 비밀인가 ? "

"글쎄."

그런 것과는 썩 다른 모양새다.

도일살의 입가가 비틀릴 적에, 그 웃음에 담긴 의미는 확실했다.
육체의 조절이 완벽치 않은 그의 몸이라면 잡아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서로의 기감이 부딪힐 적에 속절없이 간합이 밀려났다는 것.
그것만 보아도 지금 그의 몸 상태가 최악이라 여길 수 있다는 듯.

그것의 눈이 검붉은 기색을 담은 채 그를 보고,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사실, 도일살이 그리 인식한 것과 그닥 다르지는 않겠지만,
그 또한 서로의 간합을 맞부딪힐 적에 생각할 뿐이었다.

"후배도 몇번 죽다 보면 알지 않겠나 ? "

'살명법을 일으키고, 흑경을 가동시키면 죽일 수 있다.'

도일살의 몸 안에서 거대한 기력이 육체에 귀합하듯이 흘러넘치고,
옷자락 아래에서부터 기압이 환자복을 팽팽히 부풀릴 적에도 그리 생각한다.

'진광십검의 기수를 잡을 필요조차 없다.'

광영검법으로도 도륙을 내버릴 수 있다.

상대는 정확하게 투권鬪權의 교차를 읽어내렸지만, 그것이 패인일 뿐인 것이다.
그 초근접전의 끝에 펼쳐지는 살법을 보는 것이 도일살을 죽음에 이르게 할 뿐이니까.

하지만 고작 그것으로 끝냄이 옳은가.

"아직은 아니지."

"흐."

희열로 가득 차 있는 그 눈에 담긴 감정이 무엇 때문인지,
그것이 무슨 연유로 이리 움직이는 지를 보아야 하지 않는가.

그렇기에 그는 정확하게 그에게 일직선으로 걸어 들어오는 사내를 본다.

어떠한 변초도 없이 쾌快와 강强과 중重을 긁어 모은 채 손에 응집하는 존재다.
중重은 그에게 없는 것이나, 상대의 그 육중하면서도 쾌속한 움직임의 일각은 알 법 한 것.

그것에 한가지가 더 더해진다.

"도일살."

"유언이라도 말할 생각인가 ? 뭐, 좋다. 들어주지. 어디 지껄여보아라."

"천력장天力壯의 무학에 담긴 비밀을 알고 있나 ? "

그는 상대의 무공에 대해 알고 있었다.

"...무슨 말을."

"너희들, 천력장은 애시당초에 사람을 위해 만들어진 문파가 아니지."

알고 있는 정도가 아니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다.

엉거주춤하게 다리와 팔이 따로 놀고 있었다. 파지의 손가락이 굳건하지 못하다.
하지만 그것이 기력에 의해 이끌려 오며 억지로 자세를 취했다.

광영검법의 일초다.

광하검혼光下劍魂의 자세가 가리는 것 없이 완벽한 자세로 펼쳐진다.

반병신과 다름없어보이는 몸상태로 내보이기에는 어려울 수 밖에 없는 자세.
허나 도일살은 그것에 무인으로서 감탄하기보다는, 눈에 핏발이 서는 것을 느낀다.

"이르기를 호족虎族은 사람의 심장을 취해 먹음으로서 그 살기를 취한다 하였다.

그 울음소리가 사람의 기백을 흩어내고, 심혼을 짓누르는 것이, 지살地煞의 드러남이라 하였고."

"네 놈. 무엇을 알고 있는거냐."

"진북문성鎭北文星이 너희들의 유파를 어떻게 깨부쉈는지가 전승되지 않았군.

역시나 군부의 장군에게 패배하였음을 수치로 알아 그것을 연구하지 않은 모양이구나."

"무엇을, 알고 있는 것이냐 물었다 ! "

" ㅡ 붕호악崩虎顎의 초식을 알고 있다 하면 속도와 힘의 고하 따위는 상관없는 일이지."

그 자세에 뒤섞여 있는 자세를 짐작할 수 있다고 한다면,
그것에 대한 공포를 미약하게나마 느낄 수 밖에 없다.

중단에 선 검이 찬찬히 끌어당겨지며 장전한다.

그 자세가 정자에서부터 뒤틀린다.

일전과 같은 블러핑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 하지만 이것은 도일살의 불운이다.

이 세상이 수천개에 달하는 작품이 뒤섞여 있다고 한다면 개중에 오분지 일은 분명 무협소설이다.

그리고 그 오분지 일이 무협소설이라는 건,
대략해서 육백여종의 소설이 그의 컴퓨터 속에 저장되어 있다는 것이며.

"와라, 도일살."

게임과 영화 따위와는 별개로.
그는 자신이 읽었던 모든 소설을 기억하고 있었다.

나즈막히 떠올려내는 작품과, 작품 속에서 격퇴당했던 백호왕白虎王과,
그것을 격퇴해냈던 고려 출신의 대장군과, 그가 펼쳐내었던 무공의 기법을 기억한다.

말하자면, 물어 뜯는 범의 아가리를 으스러트리는 타법打法이란,
단순하기 짝이 없는 상대의 투예를 근본부터 깨부수는 파훼식.

"알고 있겠지 ? "

상대의 무예가 자연지기와 동조할 적에 드러나는 약점만 깨부순다면 범은 죽는다.

그 어금니를 드러낼 적에, 단 한 순간의 흐름에 자세를 끼워넣는다면,
자연히 호랑이는 제 기세에 짓눌려 뼈와 살이 짓뭉개져 부숴져버린다.

"나는 죽일 수 있는 기회는 놓치지 않아."

" ㅡ 크..."

비록 그도 어디까지나 초식의 내용물만을 기억할 뿐 제대로 된 구성과 구조, 체용을 모르기는 하나.

적어도 소설 속 화경의 무인은 그리 말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그것으로 좋은 것이 아닌가.

아직 이 세계의 무공과 무림사를 모르나 저 동요만 보아도,
그가 기억하고 있는 고성열전의 내용물 또한 이 세계의 역사에 습합됐을 터.

'싸움을 포기한다면 최선이다.'

그저 완전히 범의 눈동자를 드러낸 사내와 눈을 마주치고 있었다.

고뇌하는 듯한 범의 울음소리가 살심殺心을 품은 채 떨렸고,
그것에 일어나는 파문이 복도에 고여있던 핏물을 진동하게 했다.

그런 와중에 중단의 검은 정확하게 투로 속에 괴어져 있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지금 이 상태에서의 죽음이 회귀를 불가능하게 할 것이라는 생각 따위는 하지도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회귀를 염두에 둔 순간, 죽음에 대한 공포가 없이,
칼 끝은 도일살이 내달려와 장력을 뿜어낼 선 위에 완전히 놓여 있었다.

그것이 그 또한 상대가 파악한 간합을 읽어냈음을 증명한다.

'궁금했다. 살명법殺命法이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를.

좋은 기회지. 과연 지식으로만 남은 붕호악조차도 재현해낼 수 있나 ? '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도일살의 기세가 천천히 진동하고,
그 육신 속에 가라앉으며, 당장이라도 뛰어들 것처럼 정련될 때.

그 긴장의 실이 끊어지듯, 범의 움직임이, 극정極靜에 다다르던 움직임을 멈췄다.

"...좋아. 오늘 밤은 너를 죽이지 않겠다."

한숨을 내쉬듯이 도일살이 그리 말하며, 뒷걸음질쳐서, 투권의 경계에서 물러서간다.

그 움직임을 뒤쫓지는 않았다.

살명법을 발현하지 않는다면 그는 저 움직임을 뒤쫓을 수 없을 테니까.

"육체의 균형이 잘도 맞아 떨어지는군."

"그래, 그리 말해도 이상하지 않겠지.

팔 한 짝이 떨어지고 나서 시간이 지나면 심조조차 뒤틀린다는 것.

그것이 무공의 상식 속에서는 당연한 상리에 가까울 테니까."

다만 그 움직임을 보며 논한 말에, 도일살은 이죽일 뿐이었다.

이죽이면서도, 그 눈을 가늘게 뜨며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만일 네가 오늘 밤 끝까지 죽지 않는다면 너 또한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세상에는 그러한 상식 따위에 얽매이지 않는 일들도 일어난다는 걸."

"...이곳은 뭐지 ? "

"모른다. 알고 싶지도 않고."

그 눈에 담긴 감정이 증오나 분노보다도, 기대라는 점을 느낄 수 있기에.

이천성은 칼을 내려놓을 적에 의문을 품었다.

"알고 싶다면 네가 알아보는 게 좋을테지. 죽지 않는다면. 살아남을 수 있다면..."

...지금 말하고 있는 저 자태는, 그가 죽을 것이라 반쯤 확신하고 있다는 것과 별개로,
분명히 절정경에 달해 있을 도일살조차도 그리 말하면서 몸을 희미하게 떨고 있다면.

"...옥상에 자리잡은 거흉巨凶들을 피해 도망칠 수 있다면 말이다..."

저 말이 지칭하고 있는 것은 무엇이란 말인가 ?

허나, 그 의문에는 대답해주지 않는다.

그 육신이 어둠 속에서 묵야귀악세墨夜晷顎勢의 보신경을 펼쳐낼 적,
도일살은 그 붉은 안광을 희미한 실선처럼 허공에 남긴 채 전음으로 읊조렸다.

자연 속에 동화하는 은잠술이 그림자 속에서 형체를 지운다.

[혈천거령기血天去領氣를 조심해라.]

그저 그 마지막 말만이 그의 심중에 길게 남았을 뿐이다.

[그것에는 대적할 수 없었다. 여섯번을 죽어도 그러했으니.

적어도, 오늘은. 그것과 조우하지도 마라.]

그 담담한 주의가 바로 사실의 고백에 가깝다는 것을 느끼며 ㅡ 그가 찬찬히 호흡한다.

고개를 돌리면, 그는 아직도 병원의 개인실들이 모여있는 복도의 안이다.

그래도 더 이상은 느껴지는 기척이 없기에 칼을 늘어트릴 적에.

그는 불현듯이 성봉의 시신 파편들이 모조리 사라져버렸다는 걸 눈치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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