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잡담판]【천상으로 향하는 천마신교 70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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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18 [AA/잡담판]【천상으로 향하는 천마신교 70F】 (5000)

종료
#0天子魔◆lMF.VqjaE.(ae668881)2026-04-19 (일) 13:5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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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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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22천마◆lMF.VqjaE.(490137e0)2026-04-26 (일) 08:07:05
그가 다시금 성벽 안으로 되돌아갈 때에는 처음과 달리 그 누구도 막지 않았다.

기사, 에퀴테스들은 전투 이후에도 살아남은 사병을 대기시킨 채 무언가를 토론하고 있었고. 천호장, 프라에펙투스들은 그런 것을 지켜보는 데 바빴을 뿐.

귀족과 사병을 가리지 않고 뒤얽힌 그들은 그를 신경쓰기를 꺼려 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일부러 시선을 피하는 듯 했다.

전선을 떠나고, 벽 너머로 넘어갈 적에 그는 그 이유를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었다.


'아크리오티스 영애의 비명같은 포효를 누군가 들은 거겠지. 아마도, 여럿이.'


그들은 도시를 구하는 데 성공한 중앙의 군령관과 연을 맺으려는 욕구보다 다른 것을 고민하는 듯 했다.

그 군령관이 멀지 않은 날에 도시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런 사실을 떠올리고 있기 때문에 그들끼리 대응 방안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제국민의 특성상 암살 같은 이야기를 한다기보다는, 이후의 세력 균형과 빈 자리가 어떻게 채워질지에 대한 이야기일 터이나 루키우스는 그것을 신경쓰지 않았다.

그들의 생각은 근본적으로 오해이며, 그러한 세력 구도와 힘의 배분도 지금 논할 필요가 없던 것이다. 그에게 조력하여 정치 역학을 조절해 줄 이는 10구에서 따로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하여, 성벽을 넘고 그 너머에 본래 존재하던 군사 지대를 넘어가는 그는 움직였다.

얼마 되지 않는 시간만에 주파한 거리가 일킬로미터다.

성녀의 지각 영역을 넘어갔으리라 추정되는 정도의 거리 이후에서, 그의영각(靈覺)이 활성화됐다.

천경(天境)이 단순히 식해(識海) 속에서부터 의지가 요동치는 것을 넘어서서 예견에 가까운 눈을 개방했다.


천경(天境)
외성금현식(外星禁現式)
혈성삼안(血星三眼)


아직 동력이 회복되지 않은 도시의 어둠이 일렁이고, 루키우스는 그의 식해 안에 가라앉은 것이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마치 사자와 같다.

사자가 육신에 현자의 눈을 박아넣은 채 세계의 이면을 들여다보았듯이, 지금의 그는 그의 두 눈을 현자의 것과 같이 삼아 어둠 속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경계와 마법의 여신』이 인간을 위해 가리고 있는 현실 아래의 이면(裏面). 그 안에 자리잡은 광기를 헤아리고 있던 것이다.


'아무 것도 보내지 않았을리가 없지.'


그 안에서 그가 찾고 있는 것은 징표였다.

무수한 기호와 상징, 불분명한 형상과 상념 따위가 들끓면서 현실을 자아내는 어두운 광경 속에서, 그의 눈은 핏빛의 동채(瞳彩)를 유지하며 바라본다.

그러한 광경은 무엇도 분간할 수 없을 듯한 『드러나지 않는 삼계(三界)』야말로 거대한 혼돈임을 입증했으나.

그는 상대를 믿었다.


'제 물자를 완전히 약탈당하다 싶이 했는데, 찾아와서 욕이라도 쏘아붓지 않을리가 없다.'


그렇게 천경에 의해 어떠한 제약과 반동도 없이 거대한 혼돈이 이루는 물줄기를 바라볼 적에.

그는 그 안에서 음울하게 드러난 검은 핏줄기가 잔흔을 만들어냈음을 알았다.

마력을 담아 행한 몇 걸음이 순식간에 그의 시야를 뒤바꾼다.

어두운 곳에서도 더 어두운 곳으로 향하며, 성녀의 인지나 신성의 기척이 드물 것만 같은 음지(陰地)로 향한 이후.

루키우스의 손이 그 핏줄기를 건드렸을 때.

이윽고, 그곳에는 누구도 존재하지 않았다.


8위계의 주문 『태사음(台死陰)』이 인과째로 그곳에 있던 이를 취한 지 오래였기 때문에.


*


별이 죽음을 맞이할 적에 나타나는 그늘은 그를 자연히 거둬갔다.

중력과 또 다른 몇개의 인력(引力)이 만들어내는 이해할 수 없는 폐곡선. 그 요동이 순식간에 몇개의 차원을 돌파한다.

그가 삼안을 꺼뜨리는 그 찰나에, 그는 어느 순간 모든 것이 검게 물들어 있는 영역에 당도해 있었다.

바닥에 흐르는 물과 같은 무언가의 안에는 거대하기 짝이 없는 죽음이 흐르며. 그 죽음 속에 무수하게 많은 이족의 비명이 갇혀 있는 곳.

명부(冥府), 타르타로스.

루키우스는 그곳에 당도한 이후, 고개를 숙여 강을 내려다보고 있던 두개의 안광을 바라보았다.


"오랜만이시군요."

[거지같은 놈.]


그 두개의 안광은 인간의 형체를 초탈해있는 두개골 속에서 드러나는 무언가였다.

안구는 없다. 눈두덩에 가까운 구멍 속에서 피어나는 것은 귀화(鬼火)였고, 그 귀화는 그것의 마력이 혼과 충돌하며 피어나는 죽음이었을 뿐이다.

그러나 그러한 안구의 부재가 그것의 움직임에 영향을 끼치지는 못했다.

거대한 암흑과 죽음을 휘장처럼 얽은 그것이 고개를 들었을 때, 그는 명부에 얽혀 있는 무수한 망자가 비명을 내지르는 것을 들었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

명부 안에서라면 하위신들과 비견될, 준신(準神)의 영역에 들어선 『죽음의 현자』가 노기를 보이는 것에 움츠러들지 않는다면 그것이 더 이상한 일일터이니.


[세개의 법기(法器)를 영구적으로 소실시킨 것도 모자라, 교단에 발걸음을 밟히다니 잘 하는 짓이군.

성자에게 걸려 있던 저주를 들킨다면 추살이 내려지는 것이 어디 나만인 줄 아느냐 ? ]

"거 어쩔 수 없지 않습니까. 저라고 해서 사자가 그 정도의 괴물일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아마도 지상의 이족들 또한 대성전 이후에 발전을 거듭한 모양이지요."

[발전 ? ]


그리고 그 영향은 루키우스 또한 피할 수 없다.

그는 육체를 가진 채 명부에 들어오고 난 이후, 그의 육신 안에 스며드는 듯한 마력을 느끼고 있었다.

그 안에서 불경하게 꿈틀거리는 지식이야말로 상대와 그 사이의 격차를 드러내고 있다.

상위 서열의 끝자락에 머무르는 것을 넘어서, 고위 서열에 접해있는 자로서의 증거.

고위 서열에 오른 마법사들이 손에 넣는 『천경(天境)』을 드러낸 사명의 탑주가, 그의 육신을 훑고 있는 것이다.

아자트.

그런 이름을 가진 그의 귀화가 일렁일 때, 그는 이름모를 대마법사의 천경과 맞닿으며 상대를 동시에 읽어내렸다.


[크흐흐흐...발전, 발전...그럴 리가.

인류는 구할의 생명을 잃었다고 하지만, 그들은 구할의 생명에 더해서 더욱 더 많은 기술과 상위 혈족을 잃었다.

네 놈이 상대한 사자 또한 대성전 당시였다면 아수족 전체에서 오십위 안에도 들지 못할 놈이었겠지.

강해보였나, 그것이 ? ]

'쓰잘데기없이 신경질적인 게 더 늘어났군. 현계하지 못한지 오래 되어 그런 건가.'


상대는 그를 파악하고 난 뒤에 그의 몸에 신성이나, 기적과 기도의 자취가 없음에 그 천경을 거둬들였다.

그러나 그 천경의 교차 속에서, 그는 상위 서열에 해당하는 마도사의 상태가 여전히 좋지 않음을 느끼고 있었다.

아니, 여전한 걸 넘어서 악화된 듯 보였다.

상위 서열의 마도사가 갖는 증거, 『심연각인(深淵刻印)』에서 그러한 변화가 드러나보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명부에 자리하고 있는 저것의 혼돈체(混沌體)가 인간의 형상을 한층 더 잃은 것보다 다른 것에 그는 집중한다.


"그렇게 따진다면 당신도 대성전 당시 제국의 기준으로는 마도사 중 오십위 안에도 못 들 텐데요."

[웃기지 마라. 나는 십위 안에는 들지 못한다 해도 오십위 안에는 들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제국의 저력이지. 고작해야 생명 중 구할이 죽어버린 것 따위로 쇠퇴한 이족과는 비견도 되지 않는단 말이다.]


그가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자트의 그 검은 육신 중 발 부분이 강물에 젖어들어 있다는 점인 것이다.

그들이 머무는 곳이 어디인지를 그는 알고 있다.

비통의 강 『아케론』.

그곳의 강물에 상대가 발을 들이밀고 있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그는 즐겁게 생각하며 마력을 일으킨다.

삐그덕거리는 몸이 육신 위를 덮은 죽음을 덜어낼 때, 아자트의 귀화가 허공에 불길의 선을 그렸다.


"뭐, 시간이 오래 있을 것 같지는 않으니 본론으로 들어갑시다.

법기를 세개 날려먹었다 하지만 그닥 큰 문제는 아니지 않습니까.

13구 내에서 자취권을 갖고 있던 요새도시 하나를 지배하여, 사명의 마탑이 필요로 하는 것을 얻는 것에 비한다면."

[얻을 수 있는 것이 맞나 ? ]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얻을 수 없습니까 ? "

[성녀가 나타났다. 그것은 천상의 신이 너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었다는 뜻일 것이다.

너는 너의 모략이 완벽하다 생각할지 모르나, 세상의 수많은 사제와 현인은 그것을 훔쳐볼 수 있는 법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제가 도시를 얻지 못할 이유가 되지는 않는 것 아닙니까 ? "

[그럴리가. 신이 그것을 허용하리라 생각하는 거냐 ? ]

"저는 이미 성녀를 만나고 왔습니다."


서로 서로가 내뱉는 말이라는 것이 말 그 자체에 무게를 싣듯이 전해질 때.

아자트의 귀화는 루키우스가 내뱉은 말이 들려올 적 형형히 타오르던 와중 색채를 달리 했다.

적화(赤火)가 청화(靑火)가 된다.


[...성녀가 너를 죽이지 않았다고 ?

종족 배반자라는 명목을 들어서 네 목을 베어버릴 수 있을텐데 ? ]

"도리어 아크리오티스 영애의 실각을 논하더군요.

아크리오티스 영애가 살아있기 때문에 도시를 차지하고, 세력을 불리려던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을테니."

[그럴리가. 아니, 그럴 수가 있단 말인가 ? ]


의문을 품은 듯이 몇차례 말을 내뱉은 거대한 해골을 바라보면서 그가 팔짱을 낄 때, 아자트의 주변에는 마력의 잔광이 희미하게 일렁였다.

그것이 사고 가속과 원령에게서 뽑아낸 몇가지 기억 및 정보를 다루는 주문임을 그는 안다.

그리고 그런 작업을 거치며 아자트의 귀화에 담긴 감정이 바뀌어갔다.

의문, 궁구 그리고.


[...계시가 내려 왔군.]


납득.

아자트는 어느 순간 거대한 휘장과도 같은 것을 제 육신에 습합했다. 천천히, 원령과 죽음과 저주가 살점과 피륙으로 변해 그것의 육신 위를 덮었다.

8위계의 주문 『진인상체(眞人上體)』의 주문이다.


[전쟁과 살육의 신께서 너의 계획을 허용하셨다는 뜻이겠지.

그리고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 너는 알고 있느냐.]

"제가 걸을 길이 피와 죽음과 전쟁을 불러올 것이라는 뜻이 아닙니까 ? "

[그리고 그 끝에 남는 것은 제국이라는 뜻이다.]


수도 없이 많은 원령과 사체를 뒤집어씀으로서 아자트가 잃어버린 인간의 형체가 돌아온다.

진인상체.

영체(靈體)에 강력한 육신을 부여함으로서 뜻대로 다룰 수 있게 하는 그 주문을 사용하며, 아자트는 오랜만의 출타를 준비하는 듯 했다.

그 육신이 내뱉는 육성이, 귓가에 들려온다.


"너의 파멸이 기다리고 있을지, 또 다른 결과가 기다리고 있을지는 모를 일이지만. 결국에 그것은 제국이 부성해지는 결과로 귀결되게 될테지.

그 분께서는 제국의 호국신(護國神)이시다. 인간을 통치하는 이들이 바뀔 적에도, 그 분께서는 변치 않으셨고. 『천공과 벼락의 신』의 정당한 아들로서 가지신 그 권능 또한 흔들림이 없었다.

...성녀를 믿지 마라."


어느 새인가 생전의 검은 흑발과 안광을 갖춘 장년인의 모습이 드러나고 있던 것이다.

그 모습은 그가 죽여버린 아자트의 제자의 모습이었지만, 루키우스는 그것에 무반응으로 일관했고.

아자트는 오랜만에 생긴 혀를 차며 수인을 맺었다.


"성녀의 행동을 제약할 뿐만이 아니라 그녀가 멋대로 날뛰지 않게 할 다른 추가 필요할테지.

내가 해주지. 논공행상 까지는 아니라 해도, 도시에 퍼진 금기병장의 처리 때문에라도 그녀는 사흘 이상 나와 마주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 동안 해낼 이후의 계획은 생각해두었나 ? "

"당연히 생각해두었지요."


그 수인은 사성음으로 끌려 들어온 명부에서 다시금 현계로 돌아가기 위한 술식 반전의 효시였다.

아자트가 판이 뒤집어진 것으로 인해 루키우스 자신의 목을 꺾어서 교회에 갖다 바치지 않을까 생각했으나, 그런 일은 없던 듯 하니 그걸로 좋다 생각하며.

루키우스는 고개를 주억거리며 답했다.


"사흘 뒤에 보여드리지요. 무슨 계획을 짰는지를."

"...또 기이한 걸 생각했나보군. 뭐, 좋다."


그리고 이내 그 수인이 뒤얽히며 위대한 명부신의 허락을 구하는 상징을 모사할 적.

그렇게 또 한 차례 그의 시야를 뒤덮는 것은 어둠.

차원이 마치 빗방울이 떨어진 수면처럼 일그러지는 것과 함께 대화가 끊어질 때, 그의 귓가를 스쳐지나가듯 흘러가는 마지막 말 한마디만이 남았다.


ㅡ 결국에 그것도 네가 이룩해낸 『역망성(逆芒星)』과 관련있을테지...


기이한 말이다.

허나 그 말에 대해 물으려 하였을 때, 아자트는 그것을 허용치 않은 듯 이미 모든 변모를 끝마쳤다.

어둡기 짝이 없는 거리의 뒷골목.


"쯧."


그는 다시금 도시에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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