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54 [AA/잡담판]【천상으로 향하는 천마신교 73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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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55 #11954 [AA/잡담판]【천상으로 향하는 천마신교 73F】 (5000)

종료
#0聖火神女◆SWRDX8OuWW(01aa96c1)2026-05-10 (일) 11: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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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ニ=- _. . . . . . ̄ ̄. . .⌒¨゙"'' . . . . . . . . . . .              /{  ^ (  ノイ
                ⌒ニ=- _. . . . . . . . . . . . . . ._ ー‐ ¨           /( ハ込、_/  }      The fool steps in to nothingness because they know no better.
                 ̄_二ニ=-. . . . . . . . . . . . . . . . . .-  _    _ イ'ニニ\(从ニ=-_ ′
              -=ニ⌒ ̄~^''~、、_. . . . . . . . . . . . . . . . . . . . . _ -  ̄/三\ニニ⌒ヽニ/_
                      、 ⌒”“ ー-  ..,,_. . . . ._ -=ニ ̄  /ニニニ、ニニ∨./ニ=- _
                       ´"''~ ,,__ _   -=ニ ̄       /ニニニニニ|∧/.}i\ニニニ=- _
                                          たニニニニ.|ニ′ 八 ∨ニニニニニニ=- _
                                              たニニニニ/ _ イ/i:i|| 人ニニニニニ=-= _
                                       _ ノ{ニニニニニ¨「ニ./i:i:i:|´_ 沁,ニニ=- ¨ニ=- _~''<_ _
                                 _  -=ニ ̄ニニニニ_)ニニニニ|ニ./i:i:i /-\沁,/ニニニニニ/ 乂⊂ニ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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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잡담판 규칙】
  1.검 수집가 및 무림백서,블랙 소울의 연재 잡담판입니다.
  1-1.그 상세 anchor>1037>1
  2.쿠사리 금지.
  3.정리판's - database>3197>0 / database>2688>0
  4.그 이외는 딱히 없고 나메 및 AA 허용.

  ◎ 【마교 비급】
  1.하루 1회 검 수집가를 읽고 잡담판에서 떠드는 의무를 수행하시오.
  2.그러면 언젠가 영마공永魔功을 가질 수 있게 된다.

  ◎ 【목표】
  1.대기업 되기.

  ◎ 【이전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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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22익명의 참치 씨(7ac46134)2026-05-14 (목) 15:23:46
늘어진 고기를 찢는 듯한 느낌이었다.
끊어진 팔과 다리를 타고 살점이 흉측하게 늘어졌다. 나는 그 모습을 보았다.

고통보다 더한 분노를 담아 내리치다가 다시금 자각한 것은, 내리치는 팔이 팔꿈치에서 끊어졌다는 사실이었다.

머릿속이 끓었다. 고통과 분노와 증오가 뒤섞였다. 이 연약한 몸뚱이는 덜덜 떨리면서도, 내 발버둥을 무시한 채 다가오는 것을 바라보았다.

소용돌이.
주름지고, 일그러진 살점이 만들어낸 어두운 것.

그 수렁에는 알 수 없는 힘이 맴돌고 있었다.
꼭 저주 같았다.

그것은 시야를 삼켰다.
얼굴을, 머리를 집어삼키고—그 아가리를 닫아 끊어냈다.

끝이다.

끝났다.

뭐가 두 번의 기회였던 거고.
뭐가 내가 사는 세상을 열심히 탐구한다는 것이었을까.

내게 기다리는 건 고작해야 이따위 결말이었다. 다시 태어난 보람 따위는 없었다. 흥미 하나로 기어들어 간 끝에 학교는 전부 부서졌고, 나는 무엇도 구하지 못한 채 살아남지도 못했다.

정말로.

이건, 정말이지, 최악의 결말이다.
대체 뭐냔 말이다. 이게.

...그런데.


'...나는 대체 어떻게, 생각을 하고 있는 거지?'


그 순간, 마음속 깊은 곳 어디선가부터 무언가가 끓어넘치는 것 같았다.


"컥, 크으윽...!!"


구역질이 났다.

격통이 온몸을 휘감았고, 뜯겨 나간 팔과 다리가 느껴졌다. 덜덜 떨리는 몸 위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미끌거리는 점액질이 피부 위를 기어오르는 듯했다.

기이하게도.

내게는 아직 몸이라고 할 것이 남아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말았다.

감은 눈 너머의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번지는 별빛이 무에서 유로 생겨나듯 떠오를 때.


[《시간군주의 모래시계(U Rank)》가 발동하였습니다.]

[계몽이 1 상승하였습니다. 친화력(夜)이 형성됩니다.]


나는 눈을 떴다.

일이 터지기 전날.
정오가 조금 지난 시간에.



*



몸을 움직였다.
팔이 움직이고, 발이 꿈틀거렸다.

기이하게도 그렇게 움직이는 동안에도 고통은 멈추지 않았다.

어머니가 잠들어 있었기에 소리를 내서는 안 됐다. 이를 악물었으나, 계속해서 신음이 새어 나오려 했다. 어쩔 수 없이 볼 안을 깨물어 피를 내서라도 참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몸을 살핀 끝에 내린 판단은 하나였다.
이 육체는 온전했다.

말 그대로, 완벽하게 어떤 오차도 없이 회귀한 시점 그대로의 상태였다.

느껴지는 고통은 오직 환상통일 뿐이었다.


'꿈일 리가 없다.'


특성.

상태창에서 이따금 랭크로 수준을 알려주곤 하는 그것이 없었다면 몰랐겠지.

아니, 애초에 나는 내가 무슨 특성을 갖고 있는지도 몰랐다. 상태창이라고 해봤자 떠오르는 메시지를 제외하면, 내가 간섭할 수 없는 무언가에 불과했기에 그러했다.

포인트를 얻든, 특성이 변화했다는 알림이 뜨든, 지금 상태가 보고 싶든...

이 불량품은 무엇도 보여주지 않는다.

보여주는 것이 있다면 그건 오로지 상태창이 갱신되는 것뿐이었고, 그러니 저 시간군주의 모래시계라는 특성이 발동됐다는 것만은 사실일 터였다.

그리고 아마 그 능력은... 회귀.


'...왜지?'


발동되는 순간을 인지하지도, 인식하지도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알 수 없는...
기이한 감각이 몸을 휘감고 있었다.

뱀에게 칭칭 감긴 것만 같은 섬뜩한 감각.
그저 그것이 죽음에 더 가깝다는 것만을 알았을 뿐.


'왜... 나에게 이런 것이 있는 거지?'


이유는, 모른다.

이유를 알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도 없을 것 같았다.

그저 어렴풋이 이것이...
내가 환생한 것과 관련된 것이 아닐지 생각하였을 뿐.

U Rank.

E, D, C, B 같은, 무등급에서부터 일류까지의 틀에서 아예 벗어난 저것이라면...

그렇게 이해해도 무방할지도 몰랐다.
확신은 못 하지만 그럴 것 같았다.

...확신이라는 걸 하기에는 너무 크게 뒤통수를 맞은 것이 바로 이전이기에, 침묵하면서 손바닥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러고 있을 적에 감은 눈을 스치고 지나가는 건, 일전의 풍경들.


"...이게 뭔지는 몰라도, 해야 할 건 명확한가."


밀려 넘어져서 머리부터 깨졌던 초■■.
교사나 어른들의 몸 안에서부터 뚫고 나왔던 벌레들.
지하 1층에 만들어져 있던, 벌레 양식을 위한 것인 듯한 둥지와 그 안의 모체.

...그것들을 뒤늦게 보고 난 뒤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수에서 밀리고, 무기도 없고, 몸까지도 약하며, 전투를 위한 무공도 익히지 못했기에.

그것은 내가 대응할 수 없는 일이었다.


".........저걸 조져버려야 한다."


그렇지만 그런 일이 일어날 것을 알기만 한다면, 대응할 수 있는 사람은 구할 수 있겠지.

학교에 생긴 변고를 중정에 신고하거나, 경비원의 행적에 대해 적룡문에게 연락하거나, 그 외의 여러 가지 방향성으로 움직인다.

내가 약하다면, 나 대신 움직여줄 강한 사람을 불러오면 그만이었다.

내가 무공을 익혀서 해결할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좋을 터이지만, 적어도 지금은 아니었다.


'개중에서 가장 나은 선택지는...'


무공은 결국 우도(右道) 수행인지라 오래도록 시간을 들여 쌓아갈 수밖에 없다는 걸.

나 자신도 알고 있었으니까.

눈을 감고, 떴다.

그렇게 내가 택할 수 있는 선택지들 여럿을 바라보다가, 적어도 택한 뒤에 감당할 수 있는 쪽을 하나 골랐다.

어쩌면 감당하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상관없었다.


'초가장(超家莊).'


감당 가능하지 못한다 해도.
나를 죽인 그것을 가장 잘 죽여줄 이가 누구인지가 명확했기에.

나는 해가 뜨기 전의 어스름한 새벽에 바깥으로 나가기로 결정했다.



*



검무(劍舞)는 새벽임에도 빛을 그리고 있었다.

서광(曙光)은 칼이 움직이는 궤적을 뒤따랐고,
그 빛무리는 끊기지 않은 채 표홀히 움직이고 있었다.

모두가 잠든 밤에 빛은 수면을 깨우는 법.
따라서 다른 이들을 방해하지 않기 위한 빛의 원은 아파트 단지의 가장 인적이 드문 곳에서 그려졌다.

단지와 뒷산이 접한 곳에 조성되어 있던 인공숲.

그 숲 안 가장 깊은 곳에서, 금빛으로 백열하는 빛살에 둘러싸인 사내는 나지막이 호흡하고 있었다.


"...새벽바람이 차구나."


마치 내가 오는 방향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처럼.

검을 자연스레 파지한 그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호흡을 정돈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것은 실력에 대한 자신감인가, 아니면 이 시간에 내가 오는 걸 느낀 것일까.

아마도, 둘 모두일 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런 시간에 나와 돌아다니면 감기에 걸릴 것이다.

초아가 학교를 쉰다고 말하지 않았으니, 너도 내일 학교에 나가야 할 텐데."

"...저는 드릴 말씀이 있어 찾아왔습니다. 검문대협(劍雯大俠)."

"말할 것이라."


초가장이라고 하는 무림세가의 차남.

그리고 차남이라고는 하나, 아예 세가에서 독립해 나온 뒤까지도 그 명호와 무공을 쓸 수 있을 정도의 절정고수(絶頂高手)라면.

그 정도의 고수라면, 족히 수백 미터 너머에서부터 내가 움직이는 기(氣)를 관측할 수 있어도 이상하지 않아 보였다.

흔들림 없이 부동(不動)하는 눈동자가, 그것을 드러내는 것도 같았다.


"너의 그 내공(內功)에 관해 털어놓을 생각이라도 들었느냐?"

"— 아니요."


그러니, 평소에 숨겼다고 생각한 진기와 내력이 이미 들킨 지 오래였다 해도 납득할 수 있었다.

오히려 그렇지 않았다면 이상했을 것이다.

내가 심법을 익히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면, 상승의 내력을 갖추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면 도리어 문제일 터였기에...

안심했다.


"제가 찾아온 건 학교가 위험하다고 말씀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위험하다?"


내가 말하는 것에 최소한의 신빙성은 있을 수 있다고.

상대는 그렇게 생각해줄 테니까.


"처음 봤던 것은 여선생 치마 안에 손을 박아 넣은 남학생 하나였습니다.

특이하긴 했지만, 특별하지는 않았습니다.

그저 이 정도로 좋은 학교에서도 그런 일이 있구나, 싶었을 뿐."

".........?"

"대협, 그렇게 박아 넣은 손이 사실은 상대를 마비시키는 독침이었고.

남학생 하나와 함께 여선생이 움직여서 찾아간 곳이, 벌레들이 득실거리면서 모체를 탐하는 둥지였다면.

그걸 보고 나서 자신의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있으시겠습니까?"

"그게 무슨... 둥지?"


아니, 어쩌면 더 믿기 어려운 말이기 때문에 믿어줄지도 몰랐다.

눈이 영 별로라는 말을 초■■에게 많이 들었으나.
그럼에도 이 얼굴은 여덟 살이라 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그런 얼굴로 내뱉는 말이 이상한 것에도 정도가 있을 것이었다. 내가 이 정도 거짓말을 지어낼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으리라 믿은 것이다.

애초에.


"사람의 몸으로 벌레를 낳게 만드는 것 같은 양식장이었습니다."


여덟 살이라면 이딴 말을 이렇게 냉정하게 말하지도 못하겠지만.


"기를 움직여서 기척을 죽이고, 그렇게 기척을 죽인 상태로도 위험해서 가까이에 가지는 못했으나...

저는 그 안에서 몇 번 느껴본 적 있는 기를 느꼈습니다."

"쌍염수(雙炎手)."

"그 화기(火氣)는 못 알아차리는 게 더 어려웠으니까요.

비록 그것이 꺼질 것처럼 희미하게 느껴졌다 해도."


나는 검문대협, 달리 묵양자(墨陽子)라고 불리는 이가 나를 허언하는 아이로 여기지는 않으리라 생각했다.

왜냐하면, 그는 아주 오래전부터...
나라고 하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했을 테니까.

그저 그것을 앎에도 손을 움직일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을 뿐일 테니까.


"그 정도로 중요한 사람의 기운이 어떤 감각인지는 잊지 않습니다."

"중요하다, 라."


그 정도의 강함을, 상대가 가지고 있음을 다시금 되새길 적에.

그는 찡그리듯 눈을 감았다.

어떤 말도 흘러나오지 않았다. 이어지는 침묵은 오로지 그의 의사에 의해 끝날 것임을 알았기에, 타는 듯한 목이 환상통을 자극했다.

따끔거린다.

팔과 다리가 뽑혀 나간 곳에 이어지는 자극.
긁고 싶지만 참았다. 참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는지도 모를 어느 순간.
그의 눈이 어둠 속에서 훤히 드러나는 금색을 띠었다는 걸 뒤늦게 알아차렸을 때, 나는 깨달았다.


"너에게 그런 것이 중요했을 줄이야."

"예...?"


지금 내 육체가.
이 육체에 새겨진 수련이나 생각, 심법의 흔적 따위의 것들이.

고작 진정으로 살펴보겠다는 마음을 먹은 시선 한 번에 알아차려졌다는 것을.

서늘하게, 등골에 소름이 돋았다.

격이 다르다.
쌓아 올린 세월이 달랐다.

나는, 아직 너무나도 부족했다.

절정고수를 눈앞에 두고 나서야.
그것을 터무니없이 통렬하게 체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에 큰 감흥을 느낄 새도 없이, 그는 말 대신 행동을 보였다.


"확인하지 않을 이유는 없구나. 그것이 어려운 것도 아니니."

"그렇다면...!"

"가자."

"예?"


한순간에, 목덜미를 잡혀서 들어 올려졌다.

아니, 그렇게 생각했는데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시야가 뒤바뀌었다.

부상(浮上).

마치 어기충소(御氣衝溯)를 펼쳐서 하늘 위로 도약하듯이, 어떤 전조도 없이 묵양자는 뛰어올랐다.

전생의 어떤 밤하늘보다도 어두운 검은 하늘.
그 안의 구름들이 들끓듯이 들여다보이는 모습을 이번 생에 처음으로 보았다.

그리고 이상을 느낀 것은, 그런 순간이 거듭해서 지속될 때였다.

옅은 경악과, 납득.


'— 설마.'


어머니와 뭇 세인들이 떠들어대던 풍문 따위는, 이 남자의 무위를 제대로 잰 것이 아니라는 것을.

나는 허공으로 치솟으며, 그가 점점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감각 속에서 확신했다.

초■■의 아버지.
묵양자라고 불리는, 하광검문의 속가에서 독립한 무인이라 알려진 이 존재는—


'절정경을 뛰어넘은 수준의 고수였다는 말인가...!'


허공답보를 아무렇지도 않게 펼쳐낼 수 있는 존재였던 것이다.

그는 몇 걸음만으로 지상에서 일백 미터 이상을 뛰어올랐다.
건물들의 지붕선을 벗어난 뒤에도, 그 기이한 곡예는 지평선을 끌어올리는 듯 이어졌다.

그 모습과, 그 경지를 두 눈에 새기면서.
나는 목이 잡힌 채 어두운 하늘 아래를 유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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