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잡담판]【천상으로 향하는 천마신교 75F】
0

#12216 [AA/잡담판]【천상으로 향하는 천마신교 75F】 (5000)

종료
#0天子魔◆lMF.VqjaE.(cd619f4b)2026-05-23 (토) 15:44:34

                         ''"゚~ ̄ ̄~゚"'':...
                        /:::::  ''"~ ̄~"'' 、:::::}
                      i::::/        }:::ノ
                      |::     ........''"~ ̄/~"''~、、
                        乂_ /:::::::::: ̄>::::::::::::::: ̄~"'':..
                     /:::/:::::::/::::::::::::::::: ‘, ::\::::::\
                        /:::/:::::::/::::::/::::‘,:::::::::::ト :::::\::::::\
                 __,,、:::::::::::::::::::/:::::/:: /|:::::::::::\\::::‘,::::‘,:::ー-
                   __>::::::::::::/::::::::_,,、イ/ |:::: //」_ ̄、:::| :::::i::: ̄
                 ´^''=―=''^`:::::::::|/,ィfぞ¨:|/ |/rぃ Y`∨ :::::ト|
                    |::::::::|::::::::::::| 〃{///ハ   乂_、とつ 、::|
                   |/:::::|::::::::::::| とつ¨¨´ ,ノー       厂
                    /::::::::|:::::::::: 乂      /::::::|       ,必       으아앙.
                   /::::::/:::人::::::::: ト      乂;;;ノ      .イ::::::|
                  /::::/ ̄ニニ\:::::| ´^''=‐------‐=''^` |:::: ノ
.              /::::/ニ/rメ\ニ\ --:{ /.{火}‘, {-,:〈:Y/  |/
              (::::/ニ/ニ癶{ニ ー=ニニノ-、 . } . ∧〈:: ∨
.              /ニ/_/ニ7ニ〕iト-  ̄  |ニ}.ノ/-八:::从
          /ニ/:.∧\_{ニニ|ニニ:|   |:≦:.≧≦ |ⅥL
       _/ニ/:.:__∧   ̄√  ̄ |   |:.:.:./:.:.:| │ⅥL
.   _、rf〔ニニニ/:./ニニニニ=- 、′-/.:i|   |''^~~"''|  乂∨ニ\
.  ≧=──=≦ ̄└=¬¬=一==''゙=='゙/八__>     ー―┘ ̄ ̄



  ◎ 【잡담판 규칙】
  1.검 수집가 및 무림백서,블랙 소울의 연재 잡담판입니다.
  1-1.그 상세 anchor>1037>1
  2.쿠사리 금지.
  3.정리판's - database>3197>0 / database>2688>0
  4.그 이외는 딱히 없고 나메 및 AA 허용.

  ◎ 【마교 비급】
  1.하루 1회 검 수집가를 읽고 잡담판에서 떠드는 의무를 수행하시오.
  2.그러면 언젠가 영마공永魔功을 가질 수 있게 된다.

  ◎ 【목표】
  1.대기업 되기.

  ◎ 【이전 판】
 -100.anchor>5772>0
    0.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hor/5812/recent
    1.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5821/recent
    2.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5863/recent
    3.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5893/recent
    4.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5913/recent
    5.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5968/recent
    6.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6012/recent
    7.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6071/recent
    8.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6124/recent
    9.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6153/recent
   10.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6208/recent
   11.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6232/recent
   12.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6316/recent
   13.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6443/recent
   14.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6544/recent
   15.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6582/recent
   16.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6755/recent
   17.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6824/recent
   18.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6910/recent
   19.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7016/recent
   20.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7611/recent
   21.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7879/recent
   22.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8339/recent
   23.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8438/recent
   24.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8529/recent
   25.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8631/recent
   26.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8778/recent
   27.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8827/recent
   28.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9062/recent
   29.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9169/recent
   30.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9196/recent
   31.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9253/recent
   32.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9319/recent
   33.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9372/recent
   34.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9438/recent
   35.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9519/recent
   36.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9613/recent
   37.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9614/recent
   38.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9773/recent
   39.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9841/recent
   40.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9908/recent
   41.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9959/recent
   42.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024/recent
   43.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070/recent
   44.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132/recent
   45.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257/recent
   46.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300/recent
   47.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336/recent
   48.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357/recent
   49.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392/recent
   50.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400/recent
   51.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426/recent
   52.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469/recent
   53.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542/recent
   54.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581/recent
   55.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620/recent
   56.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654/recent
   57.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683/recent
   58.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725/recent
   59.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766/recent
   60.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832/recent
   61.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870/recent
   62.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918/recent
   63.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983/recent
   64.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1070/recent
   65.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1111/recent
   66.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1173/recent
   67.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1255/recent
   68.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1358/recent
   69.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1473/recent
   70.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1518/recent
   71.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1633/recent
   72.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1770/recent
   73.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1955/recent
   74.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2106/recent
   75.>>0

#1798천마◆lMF.VqjaE.(1b71b78e)2026-05-26 (화) 12:14:09
무공을 익힌 게 이렇게 바깥에 방치되어 있으려 익힌 건 아니었을텐데, 여하튼.

그렇게 사람이 지나다니는 시간도 지났고, 밤이 되었으며, 인적이 사라졌다.

눈 앞의 대문.
그 너머에 이어진 몇개의 저택들도 불이 꺼진 채로였다.

집성촌.
그렇게 불리는 곳 안에서 흘러나오는 적막함의 근원을 도대체 무어라 불러야 할지.

...그것을 알 수 없으나, 나는 잠들지 못했다.

아니, 잠들어도 되기야 할테지만, 잠들지 않기를 굳이 택하고 있었다.

죽으면 회귀하면 그만이기야 하겠지.

하지만 만일 이렇게 앉아 있다가 조는 상태에서 죽는다면 그건 그것대로 납득 못할 일이 아닌가.

그리 할 수는 없었다.

뭔가 벌써부터 이번 회차가 글러먹은 것 같기는 해도, 연관 시나리오 같은 게 안 뜨는 지금이니 아직 모르는 일인데. 지금 아무런 성과도 없이 회차를 돌아가기에는 이른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혹시 저택의 담을 넘어 찾아올지 모를 급습자를 경계하고 있었고.

그렇게 또 다시 심야를 맞이하며...
문이 열려서 비무를 하는 일이 있기는 할까를 생각할 때 쯤이었다.


"...아직도 앉아 있군."


문은 열리지도 않았고, 담을 건너온 것도 아닌데.

어느 순간에 흐릿하게 찾아온 노인이, 담 아래의 그림자에 앉은 채 말을 건네온 것은.


"........."

"다리가 저리지도 않나 ? "

"글쎄요. 운기조식을 사흘에 걸쳐 해본 적도 있는지라.

그런 경험은 누구한테나 있지 않습니까."

"석일이가 듣는다면 발광할 것이다. 그 아이는 그런 적이 없으니까."


추레한 노인이었다.

전대 장주라는 직위가 어울리지 않게 허름한 옷을 걸치고 있었고. 그 이상으로 눈에 띄는 건 얼굴이었다.

내가공력으로 꽉 찬 육신을 가진 사람답지 않게, 마치 수십년은 늙어버린 것 같은 그 낯이.

마치 고뇌에 가득 찬 것처럼, 한층 더 희게 물든 머리카락이, 보였다.


"뭐, 그런 놈이니까 온갖 악질적인 행동은 다 했던 거겠지요."

"흐. 그래, 그 말이 옳다.

그리 키웠기 때문에, 그렇게 되버리고 만 거겠지."


...고뇌 ?


"...핏줄이 잘못된 것은 아닐 것이다."


어째서, 전대장주는 고뇌하고 있는가.

순간적으로 든 의문은, 그것.

그리고 이후에 말소리가 들려왔을 때 생각한 것은.


"처음부터 잘못된 아이들은 아니었던 것 같다.

자질이 부족하여, 세가로서 갖출 수 있는 최절정(最絶頂)의 고수를 배출해내지 못할 만큼 대가 적었어서.

해외로 나가 돈을 벌고, 가문을 위해 피를 끌어모았으나, 정작 장년을 넘어서는 후유증에 경지마저 깨져나가서...

후대에게는 신경을 쓰지 못해 이리 되버린 것일지도 모른다."

"그건 또 무슨, 갑작스럽게 되도 않는 고해성사입니까...? "

"그래서는 안 됐다."


저것이 꼭 죽기 직전의 넋두리처럼 들린다는 생각.


"길을, 제대로 잡아냈어야 했다.

그른 길을 걷기 전에 바로잡았어야 했다.

물러나지 않고, 경지를 살필 것이 아니라, 가문을 보았어여 했는데.

오오...천제(天帝)시여..."

"뭡, 니까."


저 늙은 노인이.

분명히 이주일 전까지만 해도 경지가 무너졌다 하나 티도 안 나던 노인이.

도대체 어째서, 이리도 쇠약해진 채 걸어나왔는가.

장주 정도 되는 사내가 걸어나오는 동안 누구도 그것을 따르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리고.


"도대체, 저 안에서 무슨 일이 있기에...? "

"...안."


어째서 나는 기시감을 느끼고 있는가.


"크, 흐흐흐흐."


저 눈, 저 절망감에 가득 차 있는 눈.

그 안에서 희미하게 광기가 일렁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본 적이 있다. 분명 어디선가 저러한 눈을 본 적이 있었다.

언제지 ?
대체 언제, 나는 저런 눈을 보았었지 ?

자문하나, 답은 떠오르지 않는다.

울혈이 끓어 오른 것처럼, 그 입가에 한 줄기의 피가 흘러내리던 선대장주는 잠시간 침묵하였고.

그 침묵을 말로서 끊어냈다.


"이천성."


그 목소리를 들었을 때, 괴상쩍게도.

나는 불현듯이 가부좌를 틀고 있던 몸을 일으켜 세우고 있었을 뿐이다.

자각 따위는, 없었다.

검이 손에 쥐어진 채 호흡을 낮게 유지했다.

평정 속에서 살의가 마치 물이 넘치듯 튕겨져 나오는 그 모습이, 직감으로 속삭여오는 것만 같았다.

싸워야 한다, 라고.


"비무 일정을 바꾸겠다. 지금, 바로 이곳에서, 나와 행해라.

그리고 네가 진다면 떠나라. 돌아보지 말고, 본가로 도망치는 거다...안전가옥인 너의 집 옆에 묵양자가 살고 있다지. 그에게도 부탁해라.

너와, 너의 가족의 안전을 의탁해달라고."

"........."


싸우지 않는다면 ?

그러면, 눈 앞의 상대는 나를 죽일 것이다.

이상한 이야기였다.

살아 돌아가기 위해서는 져야 한다는, 그 기이한 말을 들으면서 나는 칼을 고쳐쥐고 있었다.

...사파 집안의 근원지나 다름없는 사람이 하는 말로는, 썩 괴상쩍다. 아니면, 사파 집안의 근원지기 때문에 이 지경에 이른 상태에서도 가전무학을 공경하라는 것인가.

모를 일이다.


"거절할테냐 ? "

"아니요."


그리고, 검을 쥐고 나서 천천히.
상대의 그런 판단이 상관없어지기 시작했다.

소름돋는 기분이다.

광영검법을 수련할 때마다 생각했으나, 이 검법을 펼친다는 건 늘 이런 기분을 대동한다.

천천히, 마치 밀물이 빠지듯이, 모든 감정과 사상이라고 할 것이 나에게서 흘러내리듯이 사라져간다.

회백색으로 천천히 변해가는 것 같은 세상에서.

오로지 나만이 남아있었다.
검을 손에 쥔 채 살아있는 나만이.


"하지만 딱히 선배님을 이겨버린대도 상관없겠지요 ? "

"뭐라 ? "

"한강의 뒷물결은 언제나 앞물결을 밀어내는 법입니다.

경지도 무너지셨으면 쌓은 수련이 차감되서, 중학생과도 치고박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하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혼잣말에 가까운 말.

이성에게 속박되지 않는 듯한 말이 제 멋대로 흘러나오면서 행하는 몇차례의 숨고르기.

삼검일로, 무념정.
그 간단하기 짝이 없는 구결의 진의와 다름없는 공(空)을 느끼면서 떠올리는 건. 뭔가 일이 제대로 터지기는 터졌다는 것과, 정보를 얻으려면 이걸 뚫고 지나가야 한다는 것.

ㅡ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녀는 선대장주와 싸울 때 내가 이긴다고 말했다는 사실.


'미친 인간.'

" ㅡ 허."


그녀는 분명히 말했다.
석가에는 내가 가진 쾌검을 돌파할 수 있는 초식이 없노라고.

그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알 수 없다.

다만 권사와의 싸움에서 으레 그러듯이, 접근해올 발을 걷어내어 경계하기 위해 검을 하단에 내렸을 때 보았다.

천천히, 희끄무레하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뚜렷하게 모습을 드러내는 사람의 모습을.


"그래, 좋다. 나이에 맞지 않는 상승공력을 연성하였다지 ?

그것도 삼단전을 모두 열 수 있는 신체를 타고 나서 ! "



육체의 감각을 내려놓으면, 느껴지는 것은 기감으로 보이는 세계.

하단전을 주축으로 한 채 다섯 갈래로 용이 움직이는 모습이 노인에게 겹쳐져 있다.

오룡봉성(五龍奉星).

팔다리와 몸을 도는 공력이 용의 움직임에 비견되고, 실제로 몸을 움직일 때 나타나는 여파가 그와 같다는 내가경지.

그 위세를 드러낸 추레한 노인은 어느 순간에 그 피부에 윤기를 되찾고, 두 눈에 현광(玄光)이 흐르고 있었다.

허공을 으깨듯 쥔 두 손을 타고 폭풍이 불듯이 기력이 대기를 쥐어짰으며, 육체의 떨림이 무예와 완전히 합일하여 그 진동이 불규칙한 잔상을 남겼다.

개혈(開穴)한 듯한 상단전이 부르는 천지교태의 풍경.그것을 수십년 이상 쌓아올린 하단전의 내공과 중단전의 체력으로 감당하는 모습.

저걸, 이길 수 있다.

이길 수 있다고 그녀는 말했다.


"그렇다면 그에 맞는 대접을 해줘야지 !

팔과 다리가 모두 부숴져도 돌아갈 수 있을테니, 무림의 선배로서 후배에게 어찌 교훈을 주지 않으랴 !! "

쿠르릉...


고작해야 말 한 마디 뿐이었던 것을.

그리 믿어도 되냐는 생각을 회백색 세계에 파묻으면서. 저 뚜렷한 모습을 바라보면서 걸음을 내딛었다.

일족일도(一足一刀)의 거리가 순식간에 줄어든다.
성인보다 작은 체구, 그렇기에 더더욱 하단으로 내릴 수 있던 검이 흔들리며 때를 찾는다.

그리고 어느 순간에, 사주가 고요해지는 듯 할 때.


"후회하지 마라, 어린 것아 ㅡ !! "


나는 폭풍 속에서, 빛을 뽑아냈다.



*



느낀 것은.

눈 앞의 상대가 석일 따위와는 비견도 되지 않는 존재라는 것.

찬탄했다. 경이롭다 느꼈다 해도 무방했다.

그녀에게 들은 것이 있기 때문에, 이루고자 했던 것은 쾌검으로 행하는 단기결전.

허나 단 한 걸음만으로 석가의 선대장주는 제 스스로의 경험과 연륜을 내보였다.


벽람율경(霹濫率經)
쌍무세(雙懋勢)
질뢰풍유석경(疾雷風遊析景)

크그극 !


살가죽으로 이뤄져 있으나, 살이 아니라 차라리 바람과 벼락으로 이뤄진 몸채가 된 듯한 움직임.

두개의 흐름이 하나의 발 속에서 펼쳐진다. 발을 따르는 잔영을 따르듯이 그 흐름이 뒤엉키고 있었다. 변(變), 연(聯), 쾌(快)의 세 속성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두가지 보법이 합일에 이른 발놀림.

빠름으로 끊어내야 한다.
하단에서 움직이던 검에서 검광이 일어나는 것은 한 순간.


'무리다.'


그리고 그것을 잔영을 남기듯 투명해진 발걸음이 통과했을 때, 심장이 미친듯이 뛰기 시작했다.

호흡이 멈췄다.
육체에 가득 차게 담아낸 진력을 모은 채로, 받아낸다.

필요한 쾌검을 뽑아낼 수는 없다.

검을 뽑아 베어내는 최고 속도에 필요한 간격. 육체를 움직이고 회전하여 경을 실을 수 있는 최소한의 간격 안에, 이미 상대는 들어와 있으니까.

신정일수(迅霆一手)와 흉표정박(洶飇禎拍)이 동시에 발휘되며 다가왔다. 형체를 이룬 수기(手氣)가 가열된다. 전신에 폭풍을 두른 노인은 이미 인간의 형상을 잃은 채 발걸음을 내딛었다.

인중절정(人中絶頂).

아직까지는 내게 드높은 경지에 이른 그 신형이, 형형히 타오르는 관수(貫手)로 허공을 죽죽 그을 때 느끼는 건.

그 참선(斬線)에서부터 피어오르는 뇌류(雷流)의 기척.


'수풍(手風)...! '


그것의 변화는 총 여덟.
그 의미는, 허공에 여덟 자락의 칼날이 움직이고 있음이다. 그리고 그 칼날의 곡선은 정확하게 진로에 걸쳐져 있다.

드드드드드 떨리는 반백과, 옷자락이 찢어지며 살가죽 아래에 퍼지는 고통의 전조가 울렸다.

뒤로 물러나라.

그런 의미가 이 한번의 초식 속에 담겨져 있노라고.
초근거리에 들어선 채, 단숨에 목을 취하지 않은 신형의 움직임은 울리고 있었다.

앞으로 걷는다면, 몸이 갈기 갈기 찢겨지는 결과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인가.

괜스레 웃음이 흘러나왔다.


"노익장."


맞지도 않는 눈높이의 차이를 억지로 고개를 들어 채우면서.

앞으로 발을 내딛었다.


"내가 왜 미친 닭이고 ㅡ ! "


정면으로 그 참선을 검에 엮어올린다.

드드드득 하고 떨리는 백람. 폭풍 속에서 안광이 짙어지고, 피슉, 프슉, 하는 비현실적인 소리가 울려퍼진다.

그러나 소리가 들려온 손 끝과 무릎, 허벅지와 허리에서 느껴지는 고통은 현실이다. 끊어지고, 베이고, 파여나간 상처는 작렬과 함께 격통을 동반한다.

그래서, 더더욱 빠르게 한 걸음을 내딛었다.


"인간말종이라 불리는 지 느끼게 해주지 ㅡ !! "


쾌검을 뽑아낼 수 없는 거리.
뽑아내더라도, 사전 동작이 권법가의 간합에서 무너질 수 밖에 없는 거리.

참선에 뒤얽힌 검이 움직인다. 반룡권이 동시에 운용된다. 허공에서 불씨가 튀는 그 순간에 낙인이 찍히듯 파문이 일었다.

뇌기가, 체내에 들어섰다.

우검좌권. 한번의 교합에서 세번의 정타를 틀어맞은 몸 안에서, 경락을 흐르는 기맥(氣脈)을 끊듯이 뇌광이 일렁였다.

밀려나야 할 몸을, 도리어 상대가 추적해오며 간합을 유지해야 할 상황에서.

땅바닥에 발을 박아넣은 채 검을 역수로 쥐고 베었다.

아무렇게나 베어낸 것 같은 궤도 속에서 암경이 진력에 반응할 때, 구름 속에 뒤얽힌 용이 먼지구름을 일궈내는 풍경을 주먹이 의태하며 요격한다.

흐름.


드드드드득 ㅡ !!


서로의 무공을 펼치는 그 흐름이 맞부딪히는, 한 순간의 교합.

쾌검은 완성되지 못했다.
눈 앞의 절정고수는 내 움직임을 완전히 관찰해낸 듯 했다.

우검좌권의 기세를 살려 한 손의 검과, 한 손의 권을 휘두르나, 그것이 한쌍의 흉수(凶手)에 비견되지 않았다.

베는 것을 손등으로 흘려낸다. 찌르는 것을 일장으로 쳐낸다. 치는 것을 같은 주먹으로 후려쳐 요격하며, 엮이는 순간 무조건적인 피해를 강요받았다.

쾌검은, 어쩌면 저 움직임을 관철할 수 있는 속도를 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간합이 점해진 시점에서, 그 정도 속도의 쾌검은 뽑혀나올 수 없었다.

그저 나는 그 순간에도, 서있었다.


" ㅡ 하 !! "


열여덟번의 초식 교환.
서른일곱번의 교착.

전신 내공의 팔할을 소모하고, 경락이 끊어지고, 근골이 아작나며, 전신에 성한 살이 없어지는 그 순간에도.

땅에 박아넣은 발을 멈춘 채로, 물러나지 않는다.

순식간에 벼락불이 튀었다. 본능이 몸을 이끌었다. 다음 수를 계산하지 않는 몸을, 재능 없는 오성이 이끌기 때문인가.

몇번의 초식이 더 교환되자, 왼주먹의 손가락 뼈가 마디 째로 뒤틀렸다.

그런 교착을 만들어낸 삭풍전영(削風輾影)의 초식이 손목 위에서, 살을 찢어 발기며 뼈까지 드러내는 걸 느끼며 생각한다.


"만만치 않은 신공(神功)이다 !

무릎의 뼈를 으스러트리는 일격을 몇번이나 찍었는데도 기혈이 버티다니 ! "

"개, 같은 인간 같으니라고. 그러면서 한번을 더 찍어 !! "

"해가 뜨고 있다 ! "


『그녀』는 정말로 미친 인간인가.


"해가 완전히 뜨면 모든 것이 끝난다 !

물러서라 ! 네 발로 떠나야 한다 ! 지금이 살아 돌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기회다 ! "


눈 앞의 노인은, 완전히 미쳐버린 것인가.

해가 뜨고 있었다.

석가에는 내 쾌검을, 하광검문의 쾌검을 받아낼 수 있는 초식이 없다는 그 말을 생각하며 몇번을 더 부딪혔다.

도망치라고 하는 주제에 발목을 부숴버리듯 밟은 발. 흐름을 틈타 검을 움직였으나, 그 허리춤에 칼이 맞닿은 순간 원이 그려진다. 거세기만 한 줄 알았던 바람이 흘려내는 칼의 움직임.

또 한 차례 생각했다.
그렇다면 쾌검 자체를 펼칠 수 없다면, 그녀의 말은 거짓이 아닌 것일까.


"오탁에서 눈을 돌리지 못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무용하게 목숨을 버리겠단 말이냐 - !! "


정말로, 그녀는 고작해야 그 정도로 파훼될 수 있는 이야기를 했을까.

그랬던걸까.

그렇다면,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지금 이 순간에 쾌검을 뽑아내지 못하는 것은 나의 문제인가, 상대의 문제인가.


"...지랄 ㅡ "

" ㅡ 이 놈 !!! "

우드드득 !


그리고 뻗어진 주먹을 기꺼이 얼굴로 받아낸 뒤.

어째서인가.
조소하는 그녀의 목소리가 귓가에서 울린 것만 같았다.

비웃음같은 목소리일 것도 같고, 아닐 것도 같다.

이렇게 엉망진창으로 얻어터지는 것의 어디가, 적당한 상대라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천천히, 아주 천천히.

얼굴의 어디선가 핏물이 흘러내리면서 시야를 가리는 듯한 상황에서.

나는 표류(漂流)한다.


'코피인가 ? '


그건 아니다. 코피였다면 눈이 가려지지 않았을 테니까.


'그게 중요한가 ? '


그것도 아니었을 것이다.

아마도 죽을 걱정 따위는 없었다.

상황을 이리 만든 게 자신이면서 정작 지금에 와서야 돌아가라니. 뭔 헛소리인가 싶지만은, 선대장주는 진정으로 죽일 수 있는 초식은 쓰지 않았다.

목숨을 취할 수 있는 움직임을 하지 않았다.

일류에 한 순간 접어드는 수준의 영역에 머무르는 나는, 그저 그런 상태의 상대에게도 전신이 도살당하듯 짓이겨졌을 뿐이다.


'그것이, 정말로 중요한가 ? '


앞도 보이지 않는 이 상황에서는.
그렇지 않을지도 모르지.

몸에 힘이 들어가는 지도 알 수 없었다.

쓰러지고 있는가, 서있는가.
그것조차도 나는 몰랐다.

그러면 무엇이 중요한가.

그것을 자문했다.


'무엇이 중요하지 ? '


피묻은 시야, 가려진 눈 앞.
그러나 붉게 물들지 않은 그 회백색의 막.

지금 이렇게까지 몰린 상황이라 해도, 중요한 것은 변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오로지 단 하나만이 남아 있었다.


'쾌검을 뽑아낸다.'


그러나 뽑을 수 없다.


'뽑아야 한다.'


거리가 안 된다. 동작이 안 된다. 힘이 안 들어간다. 닿지 못한다. 방해받을 터다.

뽑을 수 없을 것이다.


'뽑는다.'


...벨 수 없을 것이다.

몇번이고 울려퍼지는, 그 되뇌임.

스스로의 안에 새겨져 있던 듯한, 그 망설임이라는 감정.

그래, 그랬던 걸까.

망설이고 있던 건가. 그런 감정을 느꼈던 건가.
애시당초에, 생각이라는 걸 하고 있던건가, 나는.

ㅡ 그녀가 옳았다.

쾌검을 뽑아내지 못하는 것은, 상대가 아니라 온전히 나의 문제였다.

벨 수 있을 것인가, 벨 수 없을 것인가.

그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나도 모르게 행한 그 판단을 흐려진 시야의 중심에 두었다.


쿵 !!

" ㅡㅡㅡ 아직도 ㅡ !! "


진각을 밟았다.

희끄무레하게 물든 세상에서 검은 잡아당겨진다.

팽팽하게 당겨진 근육은 살점이 너덜너덜한 팔의 피부 아래에서 핏물을 뿜으며 움직였다.

노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으나, 빛과 어둠으로 번진 세상에서, 사람에 의해 가려진 빛은 보였기에. 그 어둠으로 사람의 신형을 쫓았다.

모순적이게도, 길다란 그림자가 움직임보다 앞서면서 뒤따르고 있었다.


"벤다 ! "


처음, 광영검법의 진의를 떠올리면서 세상에 나만을 남겼었지. 그리고 이후에 폭풍을 두른 사내의 모습이 끼어들듯이 나타났다.

그것은 어쩌면 이기지 못할 것이라 여겼기에 나타난 것일지도 몰랐다. 세상에 나만을 남기지 못했기 때문에 그리 된 듯 했다.

그렇지만 틀렸다.

그것조차도 완전히, 틀려 먹었었다.


"벤다 !!! "

쿠극, 크그극...!!


나조차도, 불필요했다.

너무나도 흐릿하고, 불안정하며, 제 뜻대로 흐르지 못하는 사람은 필요하지 않았다.

필요한 것은 검이었다.

행해야 하는 것은 베어내는 것이었으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필요하지 않았다.

그러해서.

벤다고 하는 외침조차도, 그저 공허한 울림이 되어 내 안에 떨어져 내릴 뿐이었기에.

어느 순간에 석가장의 전대장주는.

도망치지 않은 그 아이가 적어도 고통스러운 죽음을, 어쩌면 죽음보다 더한 말로를 맞이하지 않게 하기 위해 살초를 펼칠 적. 안혈(眼穴)이 개화(開化)하여 세상을 느릿하게 받아들이는 그 두 눈으로 보았다.

그곳에 빛(光)이 있었다.


광영검법(光零劍法)
진의(眞意) • 삼귀종(三晷宗)
광몰무아(光沒無我)


태양을 등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먼저 뻗어진 그림자가, 뒤따르듯이 기력과 경력을 끌어모으듯 빛을 두르면서.

종점이 먼저 찍힌 그 궤적을 뒤늦게 세상에 드러내고 있었다.

종점이 찍힌 위치는 선대 석가장주의 흉중이었고.
베어낸 궤도는 그의 팔이 살초를 뻗어내려고 했던 경로와 교차하는 길.

쩌억, 하고.

칼이 닿는 그 순간에, 옷과 함께 흉중이 갈라지며 핏물이 쏟아져 내렸다.

먼저 갈라지고 난 다음에 검이 닿았던 것이 아닌가를 떠올리다가, 스스로의 몸이 더없이 느린 것으로부터 장주는 확신했다.

그저, 그것이 현상이 뒤따라온다 여겨질만큼 빨랐을 뿐이었다고.

그래...너무나도 빨라서.

자신이 태양을 등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막아설 틈조차 없이 뻗어져 나오는 그 검이 빛과 구분되지 않았다.

그저 일출(日出)을 베어내는 것처럼, 일몰(日沒)을 내비추듯 떨어지는 그 검이. 그에게는 마치 세상의 섭리와도 같이 자연스러웠기에.


" ㅡ 현검자의, 검이..."


다만 마지막에 본 아름다운 것을 떠올리면서.

노인은 무릎을 꿇었다.

죽음에 가까워질만한 부상이나, 죽기 때문이 아니라.

심장조차 아닌 가슴 정중앙의 갈라짐은 버텨낼 수 있는, 인간의 극치에 다다른 경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처가 아닌 다른 것을 버텨낼 수가 없었기 때문에.

천천히, 아주 천천히.


"어째서, 지금에야..."


노인의 입가를 타고, 생기가 흐릿하게 빠져나가며.
중상이 노인의 선천지기를 쇠약하게 하고 있는 동안.

검을 갈무리하고서, 문 너머로 지나가려던 이천성은 보았을 뿐이다.


"...무슨 ? "


그 가슴팍 아래의 피부에는, 갈라진 가슴 아래에는.
비늘덮인 또 다른 피부가 담겨져 있었다.

뱀의 허물을, 그 눈에 담았을 때.

띠링, 하고 상태창이 울렸다.


[메인 시나리오 《적색시대(赤色時代)》의 전조를 발견하였습니다 !

주의) 튜토리얼 클리어 이후 프롤로그를 거친 뒤에 진행하기를 권장하는 시나리오입니다.

해당 시나리오에 얽혀 있는 세부 시나리오의 개수는 총 『162』 종. 난이도는 그 수에 비례합니다.

부디, 진입을 신중하게 선택해주세요.]


그 울림을.

그 비늘 덮인 몸을.

가슴이 갈라지고, 쓰러진 선대 장주의 몸이 꿈틀거리며, 제 머리를 제 손으로 뜯어내는 듯 잡는 모습을.

이천성이 검을 쥔 채 바라보았을 때.


"역시나 그렇지. 적당한 상대라 하지 않았나 ? "


그녀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처럼.

이천성의 뒤로 길게 늘어진 그림자 속에서 천천히 걸어나왔을 뿐인 것이다.

그녀.
바로, 그가 다루는 검의 주인이.
이 주제글은 종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