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잡담판]【천상으로 향하는 천마신교 75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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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6 [AA/잡담판]【천상으로 향하는 천마신교 75F】 (5000)

종료
#0天子魔◆lMF.VqjaE.(cd619f4b)2026-05-23 (토) 15:4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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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5.>>0

#729천마◆lMF.VqjaE.(cd1c2cd6)2026-05-24 (일) 17:24:54
청량에서 금암, 금암에서 이성, 이성에서 수변.

민가에 접어들어간다.

본디 전생에는 하남시나 성남시라고 불렸을 곳이, 이제는 성남구나 하남구라고 불리며 서울의 외곽으로 존재할 때.

외곽 중에서도 사람들이 많은 거주 구역에, 인접해 있었다.


'시일이 이르다고 하지만 그렇게까지 빠르지도 않군.'


나뭇가지 위에 앉아 천천히 생각하는 건, 저 너머에 보이는 거대한 저택에 관한 생각이었다.

21세기가 된 이 시대지만, 아직도 이 세계의 명문세가라는 곳은 한옥집에 살고 있기 때문에. 저 멀리에는 거대한 저택이 있었고, 그곳의 이름이 석릉가(石陵家)였다.

하남에서 유명한 일곱 세가 중 한 곳.
비록 개중의 말석이라고 하나 그 위세가 있는 것이다.

비록, 절정을 넘어선 절정 외경(外境)의 고수는 하나도 없다고 해도.


'...그렇지만.'


그러나 그렇게 2주의 시간 중 12일이 지난 지금.

마지막으로 습격해왔던 것 이후로는, 습격해오는 이들이 없었다.


'조용하다.'


저택은 거대한데, 저택 안에서는 부산스러움이 없다.

저택 주변의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변화가 없는 듯 하나 저택만이 그랬다. 문 앞을 지키는 문지기조차도 그렇다. 그들의 얼굴은 무미건조해서, 가문인이 죽었을지 모른다는 것을 염려조차 하지 않는 듯 했다.

더 이상한 것은.

그런데도 불구하고, 저택 안에 사람의 기척이 없지는 않다는 것.


'...너무 조용하다.'


저택 안에서 살초를 펼칠 사람을 열댓명이 넘게 보내왔는데도, 그곳은 평온하기 그지 없어서.

나는 그 광경을 뚫어져라 보고 있었고, 그러다가 나무 아래로 내려갔다.

위험하기 짝이 없는 선택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저 저택 안의 이상을 확인해야만 할 것 같다는 예지가 떠올랐다.

그러지 않을 때, 도리어 더 위험이 찾아올 것만 같다.


"...좋아."


하여 그 기이한 직감을 따라서 나는 저택으로 향했다.

도대체 저 사파 가문에는 뭔 일이 있는 것인지를 생각하면서.




*




'살초를 뿌린 녀석들은 적어도 모두 석가의 인원이었다.

내뻗은 주먹을 칼로 베어버렸다고는 하나, 그것의 목표도 내 팔이었고, 그 이후의 일격도 모두 살초였지.

...이곳에 오기까지 만난 모든 석가의 인원이 살초를 펼칠 것을 명령받았다.

그걸 명령한 사람은 단 한 사람일 것이다.'


오로지 단 한 사람.

나에게 비무를 명한 채 돌아갔던 한 사람이 아닌, 그 모든 일을 들여다봤을 이.

석가장의 현대장주.


'그리 할 수 있는 건 『그녀』가 공증인으로 참여하겠다고 의사를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겠지.

...『그녀』의 심리 따위는 예상할 수 없다.
업(業)을 해결해야만 할 것이라는 사실 밖에 모른다.

그러면.'


세속에는 정도(正道)의 고수로 알려져 있으나.

손을 쓰는 것과 자식의 자질로 봐서는 사파(邪派)의 기질이 명확하디 명확한 존재.

나는 알고 싶다.


'석가장주는 무슨 생각으로 그리 사람을 보냈을까.'


나는 그녀가 의향을 보냈기 때문에 수락할 수 밖에 없었다면.

그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일을 이리 만든 것인지를.


'...도대체 내 무엇이, 놈들의 일을 그르친 것일까.'


내가 부숴버린 석일의 팔과 코.

마약을 함께 하던 여자가 임신하자 황룡회에 팔아넘겼던 놈의 행보.

그 졸렬하기 짝이 없던 움직임과, 처음 비무가 열린 사유였던 시비와 명예.

그 모든 것을 생각하고 또 생각해보았으나 답이 그리 쉽지 나오지 않는다.

하여, 나는 이곳에 왔다.

이 정파의 탈을 뒤집어쓴 사파놈들이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움직이는 지가 궁금해서.

석가장의 크디 큰 대문 앞까지 이르는 걸음을 옮겼다.


"돈 좀 뿌린 것 같은 대문인데."

"......"


새벽녘.
혹시 모를 사마외도 무리의 습격을 경계하듯 시민들도 이 시간에는 나오지 않는다.

『사혈야속(死血夜屬)』의 무리와 마주치게 되면 그 뒷감당은 모두 만난 장본인들이 해야 하는 법이니까.

보통은 그런 것을 방지하기 위한 순찰도 이런 무림세가가 해야 할 일이나, 나는 이곳에 오기까지 누구도 만나지 못했다.


털썩.

"......? "


당연하게도, 습격도 없었다는 이야기였다.

어스름이 끼어있는 이 시간.

시민들이 습격당해서 창관에라도 끌려가 개조당해 창부가 되는 일을 막아야 할 순찰대는 없었고. 순찰대에서 추살대로 뒤바뀌어서는 나를 죽이러 오는 석가의 무인도 없었다.

열댓명이 넘게 나를 죽이러 보내더니만, 정작 문지기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나를 보고 멀뚱멀뚱 서있었다.

그 내력이 석가의 것이 아닌가 ?


"......왜, 본가의 정문 앞에 ? "

"왜인 것 같습니까 ? "


그것도 아니다.

본가라 부른 것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
이게 고용된 이나, 식객이 아니라는 것을. 다른 무엇보다도 놈 안의 기력이 석가의 그것인 게 명확했다.

그런데 정작 그런 곳의 문지기가 내 얼굴을 모른다 ?

아니, 모르지는 않아도 알아보지 못하고 저리 눈을 찡그린다니.

이상하지 않은가.
정말로.


'가주의 독단. 가문원에게는 용모파기도 알리지 않을 만큼 비밀스러운 일 진행.

선대장주가 만들어낸 비무였으나, 그걸 진행하는 현대장주는 비무로 끝낼 생각이 없었다...'


처음부터.
석일의 팔을 부수기 전부터 그리 생각했기 때문에, 용모파기 하나 제대로 알리지 않을 것일지도 모른다.

그것을 생각하며 칼을 무릎 위에 올렸다.

왠 거지가 하남 석가의 정문 앞에 앉아 있냐는 듯 문지기의 눈이 보고 있다가, 그러다 그 눈이 의문으로 찡그려졌다.

무릎 위에 올려놓은 그 검에 흐릿한 청색의 기운이 맺힌 채 일렁였을 때.

의문이, 경악으로 변했다.


"...누, 누구냐 ! 대체 누구길래, 이런 시간에...!! "

"석가는 비무첩을 받아서 찾아온 손님도 알아보지 못하나."


검기(劍氣)였다.

정확히는, 그것에 입문하기 위해 거쳐야 할 기축(氣築) 단계의 온전한 형태였다.

그러나 이류 수준인 문지기가 보기에 그것은 십대의 소년이 만들어낼 수 없는 것일 터였다.

실제로 그렇겠지.

삼단전을 모두 단련한 것은 아니라도, 삼단전이 모두 개방되어 있고. 중단전에서 진기가 뿜어져 나오며, 하단전이 진기의 수발을 원활히 한 나에게도 진력을 끌어내는 게 아니라면 유지가 고작이다.

보통의 십대라면 이런 걸 행할 수 있을 시 천재라 불려도 무방한 것이다.


"비무첩...설마 ! "

"소가주 팔뼈를 부러트리고, 몇번이나 부딪혔으니.

내 얼굴쯤은 문지기에게도 알려두리라 생각했는데 말이야."

"몇번이나 부딪혔다니, 무슨 말이냐 이 광계(狂鷄)가 !

소가주께 또 주먹을 휘두른거냐 !! "


비록, 내가 이리 검에 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건.

천재이기 때문이 아니라, 진기의 수발과 공급이 터무니없이 경지에 비해 뛰어나기 때문이지만.

그것은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석일, 그 놈에게는 아니지."

"그러면 뭐냐 ! "

"글쎄..."


재능의 부족함 따위에 눈을 기울이기에는, 그것 없이도 멀리 왔다.

문지기의 경지는 이류.

내게 살초를 펼쳐냈던 가문원에 대해서는 모르고, 가문 내의 다른 분위기 같은 것 따위에 대해서도 모른다.

내가 공력이 육체를 돈다. 전신의 진기가 힘줄 뿐만 아니라 자연히 뇌경(腦經)을 자극하며 머리를 맑게 했다. 그러나, 이 정도 정보만으로는 떠오르지 않는 걸 떠오르게 할 수 없었다.

...어쩌면, 생각을 너무 복잡하게 하고 있을 뿐인걸지도 모르지.


'재능이 부족하다면, 노력을 해야 하고.'


노력으로도 부족하다면, 제대로 미쳐야 하는 법인가 ?

몇번의 눈 깜빡임.
분노한 듯 일그러진 문지기의 얼굴.

쿵쿵 거리며 다가왔다. 주저하는 듯 하면서도, 제 책무를 다하려는 듯 그것이 가까이 온다.

그래서, 문득 입을 열었다.

시간이 새벽녘이라 사람이 별로 없다지만, 이제 슬슬 출근해야 할 시간대이기 때문인가. 부산스러운 기운이 도로에 퍼지기에 기력을 목소리에 담았다.


"날 죽이려고 석가가 보냈던 가문원들 얘기라 해야 할까 ? "


그 한 문장의 글줄기가 거리 저편까지 퍼지는 데는.

한 모금의 진기도 필요하지 않았기에.

그 말을 하는 것에 그 이상으로 더 많은 양을 집어넣은 것이다.


"너."


그리고 문지기의 발걸음이, 멈췄다.

내 손이 검이 닿을 수 있는 일족일도(一足一刀)의 거리에 문지기가 들어오는 순간, 출수할 준비를 마쳤기 때문이 아니라.

들려온 그 말에 충격을 받았기 때문에 절로 멈춰 있었다.

오히려 좋은 일이다.


"너, 너, 너, 대체, 무슨...!? "

"들어가라. 들어가서, 전해라."


이 문지기의 발을 베는 것도 각오하고 있었는데.

차라리 이런 반응을 보인다면, 그럴 것까지는 없을 것 같기에.

천천히, 잡고 있던 검의 기운을 검 안에 응축시키고, 검신에 손을 올리며 생각한 것이다.


"약조했던 이주 뒤의 비무를 위해 찾아온 이가의 천성.

외람되게 먼저 찾아와서는, 세번에 걸쳐서 살수를 보낸 이가 현대와 선대 중 어느 장주신지를 묻고 있다고.

그리 전해라."


소리는 이미 저택과 저택 바깥의 민가, 주변의 무관. 무엇보다도, 중정과 협력하는 포청에까지 이르렀을테니.

적어도 내일까지 이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포청의 안에 있을 절정고수가 사안을 보러 올 때까지만 버티면 된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내가 전하라고 이른 말에 격분하는 문지기 너머. 저 큰 대문 안에서 희미하게 흘러나오는 살의(殺意)를 느끼면서.

그렇게 검신에 올린 손가락으로, 희미하게 묻어나는 피와 지방을 닦아냈을 때.

문지기는 새하얗게 질려서는 그대로 돌아갔다.
도망치듯이 문을 열고 뛰어들어 사라져간다.

...자, 이제 무언가 변하는 것을 기다려 보자.


이게 어떤 변화를 불러 일으킬지는 모르지만.
비대칭 전력에 가까운 회귀와 1회용 진언을 믿으며 나는 그렇게 대문 바깥에 앉아 있었다.


시간이 흘러가는 것에 경계를 놓지 않은 채, 출수할 준비를 마친 채 그리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1시간이 흘렀을 때 이상을 느꼈고.
2시간, 4시간, 8시간이 더 흘러가면서, 확정지을 수 있었다.

누구도 오지 않았다.


"......"


석가 안에 있는 사람 뿐만이 아니라.

석가 바깥에서 내가 외친 말을 들었을 포청의 포졸까지도.



누구도 나를 찾아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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