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잡담판]【천상으로 향하는 천마신교 89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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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05 [AA/잡담판]【천상으로 향하는 천마신교 89F】 (5000)

종료
#0正道第一劍◆IladtgNXUe(7ad712c7)2026-08-07 (금) 08: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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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9.>>0
#1064천마◆lMF.VqjaE.(eef0947e)2026-08-08 (토) 10:49:30
Attachment
그는 자신의 상태를 명확히 인지하고 있었다.

케델이나 머드락과 손을 섞으면서 신체 능력에 밀리는 경험을 했기에, 살카즈와 대등하게 싸우기 위해 넘어야 할 것이 육관(六關)이라 불리는 벽임을 알아차린 것이다.

'피부(皮), 근육(肉), 힘줄(筋), 혈액(血), 골격(骨), 골수(髓).
무공을 익히고 다룰 때 연관되며, 단련함으로써 육체에 그 영향이 현저히 나타나는 곳들.

그곳들 하나하나가 살카즈, 살카즈가 아니더라도 최소한 이 외계인들과 비슷한 수준까지는 돼야 한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이야기였다.

흡성대법은 내공을 끌어들여 그의 몸에 취하는 심법이다.
그것은 그의 뜻에 따라 상대의 영기를 조절하고 다루는 방법을 내포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케델도 머드락도 그것의 영향력에 노출되었을 때는 그 손길을 피하는 것을 우선으로 삼았던 것이겠지. 그러나 그러한 위험성조차 한정적이라는 게 문제였다.

상대 내부의 내공을 분탕질하는 마기는 분명 강대할 터였다. 하지만 마기를 무력화하더라도 순발력과 체력, 근력에서 뒤처져 공격력이 부족하다면 상대를 죽일 수는 없을 테니까.

흡성대법은 어디까지나 심법이고 기공이지, 외공이나 살법은 아니다. 그 때문에 필연적인 부족함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그것을 인정해야 그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다.
그렇다면 인정하면 그만이었다. 그가 만들어 낸 심법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사실 정도야 인정하지 못할 것도 아니었으니까.

그리고 터무니없이 명쾌하게 그것을 인정했기에.
이요한은 자신이 내디뎌야 할 다음 한 걸음을 더욱 명확하게 인지했다.

'더 위로 올라가기 위한 상승법(上乘法)에는 연정화기(練精化氣)의 이치를 적용한다.'

그것은 경지로 따지자면 일류로 나아가기 위해 그가 채워야 할 조건이었다.

육체는 약했지만 환골탈태 같은 것을 겪기에는 경지가 낮았다. 수련이 충분하지 않았으며, 수련한다고 해도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이곳 거주자들의 신체 능력을 따라가기에 부족했다.

그렇기에 그것을 보조하기 위해 각각의 신체 조직을 집중적으로 단련하여 신체 능력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식으로 육관을 단련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면, 이제 중요하게 여겨야 할 점은 더욱 세분화되었다.

그가 주목한 것은 인간의 조직으로 이루어진 육관이 지닌 『한계』였다.

중요한 것은 인간의 육체가 지닌 기초적인 틀 자체를 돌파하는 방법이었다.

그 방법은.
당연하게도 그에게는 무공이었다.

'연정화기는 육체를 단련하면 자연히 기를 깃들일 수 있다는 이치이니, 그 말대로 내가 목표로 해야 할 것은 질변(質變).'

그가 생각한 것은 검법 같은 병법(兵法)을 필두로 한 외공.

그것들을 수련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무공의 성질이 육신에 쑤셔 박힐 때까지 단련해야 했다.

혈액 속에 마기를 녹여 내고 있는 흡성대법이 내공이 쌓일수록 피를 뒤바꾸리라는 것과 같은 이치다. 육체를 단련하는 것이든, 무기를 다루는 것이든, 사람을 죽이기 위한 것이든, 어떠한 무공이라도 그 성질을 육신에 각인함으로써 천천히 범인의 한계를 돌파할 것이다.

그러니 흡성대법이 단련해 줄 피를 제외한다면...
남는 것은 피부, 근육, 힘줄, 골격, 골수.

'살법이나 병법을 일궈 내야 한다. 그게 맞다.'

흡성대법으로 직접 단련하기에는 부적절한 그 다섯 가지 관문을, 그는 흡성대법과는 다른 무공으로 채워 넣어야 했다.

'그리고 그 이상으로, 지금은 시간을 많이 들이지 않고도 그 효과가 드러나야 한다.'

시간이, 없었다.

이요한은 문득 초조함을 느끼며 더러운 물결 위에 맺힌 자신의 그림자를 보았다.

기감으로 흐릿하게 피에 물든 지렁이 같은 것을 보고 난 이후부터였나. 상단전이 자극된 듯한 열감이 몸 안에서 느릿하게 번졌다. 그의 손은 본능적으로 수로 안에서 찰박이며 열기를 식혔다.

영기를 품은 검은 물이 이리저리 튀었다. 피를 타고 도는 마기로부터 흡인력이 발현되는 그의 손을 벗어나지 못한 물방울들이 수로 안에서 허우적거렸다.

그런 손장난질이 언제까지고 계속될 듯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 그는 생각 없이 행하던 그 동작을 멈췄다.

그저 무심히 물을 몇 번 쳐 대는 동안 깨달음을 얻었을 뿐이다.

수로 안에서 손을 빼내자 오탁 대신 철가루 따위에 덮인 듯 까끌거리는 손이 보였다.

'수법(手法)이다.'

그것을 보았을 때.
방법이라 할 만한 것이 떠올랐다.

'겁수가 가까워지는 지금 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선택지는 이것이다.

연성에 걸리는 시간도, 연성 이후의 파괴력도, 생존력에 미치는 영향도...지금 익힌 무공과의 연관성도, 이것보다 더 나은 것은 없다.'

겁수가 가까이 다가오는 와중에 생존 본능이 움직였던 모양일까.

수로의 경계턱에 한쪽 무릎을 꿇은 채 계속해서 아래를 내려다보던 이요한은 결론을 내렸다.

억지로 멈췄던 숨을 들이마시자 손바닥에 맺혔던 가루들이 부스스 움직이고, 호흡의 반복을 따라 천천히 피부 안으로 파고들었다.

강물 속에 부서져 있던 영석(靈石)의 파편들이 그의 손바닥 위에서 형상을 뒤바꿀 때, 그는 그 안에서 무공의 묘리를 보았다.

그렇기에 이제는 움직여야 한다는 직감을 따르기로 했다.

'...철사장(鐵沙掌)인가.'

이요한은 일어나 걸었다.
앞서 찾아낸 영석이 가라앉아 있는 수로 쪽으로 망설임없이 걸음을 내딛었다.

수로를 가득 채운 기류가 갈라진다. 과부하가 걸린 듯 백열하던 감각이 불어오는 바람에 느릿하게 식었다.

어째서인가.
저 멀리에 있던 것 같은 붉은 촉수가 그를 인지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으나, 그는 몇 차례 턱을 쓰다듬고 말았다.

뭐, 어쩔 수 없을 것이다.
뭔가 문제가 생기면 지금은 그를 대신해 머드락이 어떻게든 해 주리라고 믿어야 할 뿐이겠지.

그저 뭔가 곧 일이 터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두면 좋을 듯했다.

그리고 그가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요한. 가, 같이..."

머드락은 뭔 일인지도 모르고 허둥지둥대다가 멀어지는 그를 뒤쫓았다.

당연하게도 이요한이 입 안에 오리지늄을 넣고 씹어먹었다는 건 보지 못한 상태로. 아직 충격과 공포에 빠지지 않은 처녀 하나와 비인간 하나가 수로 깊숙히 움직였다.



*



그는 그 촉수를 아마 못 죽일거다.

이요한은 수로를 걸으면서 그렇게 생각했다.

구렁이보다 큰 것 같은 핏빛 지렁이. 그걸 어떻게 잡을 수 있을까.

맨 손으로 ?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맨 손으로 낼 수 있는 충격력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이 세계의 살카즈놈들은 무슨 맨 살이 곰가죽보다 더 두꺼운 느낌인지라 칼도 잘 안 박혔다.

왕정의 진짜배기 순혈도 아니고 혼혈조차도 그러한데, 아마 살카즈의 피와 살로 만들어진 것 같은 핏빛 지렁이라고 다르지는 않겠지.

오히려 더 죽이기 어려우면 모를까 쉽지는 않을 것이었다.

"피와 살로 이뤄진 살점, 굵고 단단해보이는 몸체, 안면부에는 눈 대신에 이빨이 있는 놈. 머드락, 이런 거 어디서 본 적 있나."
"...적 ? "
"아마도."

그렇기에 수로의 끝 쪽에 닿아, 물 안에 몸을 집어넣으면서 물었다.

머드락의 의아한 듯한 소리가 돌아온다. 그때 그는 손을 밑으로 밀어넣고 바닥을 헤집고 있었다.

뼛조각 따위가 먼지처럼 물 안에서 퍼진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안에서 무언가 어중간한 크기의 돌멩이 하나가 둥, 하고 올라와 손바닥에 달라붙었다.

영석이었다.

"그레하르가 지지층에 만들어놓은 의식진이 만들어낸 거겠지."
"...아마도, 신생혈족(新生血族)."
"강한가 ? "
"별로...그렇지만, 아마도 나한테만 그래."

품질로 치자면 머드락의 안에서 나온 것보다 낮다. 색이 탁했으니까. 하지만 돌멩이의 크기가 대략 그것의 10배 정도는 되니 그걸로 좋은가.

요한은 영석을 손에 쥔 채 몸을 일으켰다.
뒤를 돌면, 고민하듯 주변의 돌을 바라보는 머드락이 보였다.

희미하게 일렁이는 회색의 기가 주변에 떠있는.
도술을 부릴 준비를 하는 것 같은 머드락이 말이다.

"어느 정도길래 ? "
"사냥개 정도로 강해."
"...겨우 그 정도 ? "
"요한은 2명 있어도 아마 사냥개 못 이겨."
"???"

이게 뭔 헛소리지 ?

하지만 머드락은 왠지 진지하게 하는 말인 것 같았다.

그러면 그는 지금 2명이 있어도 신생혈족을 못 이긴다는 건가 ?

아니 뭐 그야 흡성대법을 갈겨도 무시하고 죽이러 오는 짐승 같은 것은 그에게 치명적이기야 하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이리 들으니 좀 충격적이기는 한 것이다.

흡성대법을 익힌 이 내가 사냥개를 못 이긴다고 ?

그게 무슨 수도문명의 생체병기라도 된단 말인가 ?

"...이상해."

그렇지만 머드락은 그런 그의 경악을 모르는 건지 발 밑에 집중했을 뿐이었다.

진동, 이요한만이 볼 수 있는 파문이 천천히 발 끝에서 퍼져 나왔다.
대지는 멈춰 있으나 그 안에서 요동치는 기(氣)의 흐름은 물결치듯 울렸다.

그는 머드락과 눈을 마주쳤으나, 머드락은 그를 보지 않았다.
초점이 그를 향했으나 들여다보는 건 그 너머다. 기의 흐름 속, 자신이 느끼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혼잣말에 가까운 독백이 수로 안에서 울려퍼졌다.

"나흐체러르들, 어디로...? "

아마도 그때쯤이었을 것이다.
걸으면서 갈라진 영석 조각 몇개를 더 주운 그와 머드락의 시선이, 같은 방향으로 향한 것은.

첨벙, 첨벙.
"......"

물이 튕기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수로 안에서 물이 흐르는 소리와는 다르다. 명확하게 구별할 수 있었다. 이런 건 위에서 물이 떨어지면서 수로 안에 물을 채우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소리인 것이다.

이런 건 차라리 사람이 수로 안을 걸을 때 나오는 소리다.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더러운 오수 안을 헤치며 걸어올 때나 이런 소리를 만들 수 있었다.

그가 해봐서 알았다.

그리고 그런지라.

우우우우 ㅡ
"요한, 뒤로."
"영 느낌이 안 좋은데."

그는 손에 쥔 영석 조각들을 잡고, 억지로 부스러트리듯이 수로 한켠의 벽에 몇차례 부딪혔다.

깡 ! 하는 소리가 난다.
희미한 불빛이 영석이 천천히 쪼개지면서 생겨났다.

우아아아아아아 ㅡ
"하나만 오는 거 맞나, 이거 ? "

그리고 그 불씨가 괴상쩍게도 그의 시야를 밝혀줄 때, 그는 보았다.

저 멀리에서 꺾인 길을 넘어서 걸어오는, 그와 별반 다르지 않은 복장의 사람 모습을.

그렇지만 옷이 다르지 않더라도 모습은 달랐다.
그 등 뒤로 몇줄기는 되는 연장된 핏줄들이 너덜거리면서 꿈틀거렸다.

이성 없이 멀어버린 눈이 몇차례 돌고 돌면서 그들을 바라볼 때, 머드락은 말없이 허리춤에 매고 있던 단검과 도끼를 꺼내쥐었다.

적이다.



거죽과 털이 피로 물들다 못해 아예 몸 바깥으로 튀어나온 것을 이요한은 마주했고, 그는 그것을 보다가 웃었다.

실전 시간이다.

빠가각...!

의식진 위의 혈수인이 그를 눈치챘다.

망설임없이 손바닥과 손가락 위로 갈라진 영석 파편을 쑤셔박으면서, 그는 오랜만의 목숨을 건 싸움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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