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잡담판]【천상으로 향하는 천마신교 90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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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12 [AA/잡담판]【천상으로 향하는 천마신교 90F】 (5000)

종료
#0正道第一劍◆IladtgNXUe(a8275e7d)2026-08-11 (화) 12:4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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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0.>>0
#1278천마◆lMF.VqjaE.(caa88122)2026-08-13 (목) 06:56:12
당연하지만, 혈도(穴道)와 혈관(血管)은 다르다.

이른바 혈도라는 것은 기혈(氣穴)을 인위적으로 이어서 정리한 모음으로, 물리적으로 따지면 그런 선 따위는 존재치 않았다.

살과 근육, 힘줄이 교차하며 기가 고이는 지점을 일컬어서 기혈. 그런 기혈과 기혈이 이어지며 사람의 기가 어떻게 흐르는 지의 경향성을 정리한 것이 십이경락(十二經絡)과 기경팔맥(奇經八脈)이라 이름 지어졌을 뿐.

어디까지나 근본을 따지자면 사람의 편의를 위해 정리되어 있는 것이 바로 혈도라는 개념인 것이다.

반면에 혈관은 혈도와 달리 실존했다.

심장에서부터 나와 심장으로 돌아가는 핏줄. 온몸으로 피를 보내고 다시금 심장으로 돌아오게 하는 그 길은 작게는 골수로, 크게는 장기로 이어졌다.

사람의 생명을 이루는 모든 부속에 혈관이 이어져 있으니, 이것을 생명의 줄기라고 보아도 문제는 없을 정도고 말이다.

'회로라.'

그리고 그랬기 때문에 기가 혈관을 타고 돈다 해도 그는 납득할 수 있었다.

이따금 경락의 정체는 사실 혈관이었다 밝히는 소설 같은 것도 꽤나 있지 않나. 차원 이동 같은 것도 실존하는데 그런 상상이 현실이 아닐 이유도 없지.

이 기환선협(奇幻仙俠)같은 세계에 떨어진 뒤로 그는 이 세계의 정체에 대해 꽤 많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었고, 그랬기에 기가 혈관을 타고 돈다는 사실도 이미 일찍이 받아들은 뒤였다.

그러나, 머드락은 그에게 그 이상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듯 말했다.

"아츠...아니, 무공은 회로를 통해 영석을 일깨워야 해."
"...딱히 영석이 필수적인 건 아닌 것 같은데 어디 들어볼까."
"그러니까 『감응』, 『구축』, 『조율』의 세가지 단계. 이 세가지 단계를 제대로 거쳐야만 선천적인 아츠...에...음..."
"...선천적인 도술이라..."

그녀는 요한에게 선천적인 도술과 후천적인 도술을 분류해주었다.

말은 길었지만 모르는 단어는 없었다. 그렇기에 히브리어군으로 말해진 그 모든 지식을 머릿속에 나열하고, 분류해서 재조립했을 뿐이다. 히브리어에서 한국어로 정돈된 지식을 헤아리면서 요한은 그녀가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ㅡ 그녀는 그에게 육체에 빚어진 『회로』의 중요성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간결하게 정리하자면, 『회로』라는 것은 혈도를 미약하게 파악한 개념에 가까웠다.'

그는 파악했다.
이 세계의 선천도술(先天道術)이라는 것은 육체가 영석, 오리지늄과 반응하는 과정에서 처음으로 형성되는 『회로』의 부산물이라는 것을.

그리고 머드락은 말했다.
사람의 몸은 스스로 생각하는 자아를 갖추고 있기에 염상력(念想力)을 뿜어 내며, 영석 안의 에테르는 그러한 생각의 힘에 반응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고.

그것을 조합해서 파악한다면 더 큰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
바로 이 세계의 술사들이 어떠한 원리로 도술을 부리는 지를 파악한 것이다.

'혈도(穴道)는 존재하고 있었고, 그것이 물리적으로는 비실존하기 때문에 내가 명확하게 느끼지 못한 것에 가까웠나.

그리고 『회로』는 그런 혈도 위에서 기가 흐르는 행로(行路)에 가까운 개념이었다. 심법이 운용하는 기혈은 십이경락과 기경팔맥 중에 일부일 뿐, 그것과 비슷한 이치였던 거다.

그렇지만 회로에게 중요한 건 내가 알고 있는 그런 상세한 기반 지식이 아니었군.

술사가 처음으로 영석과 반응할 때. 즉 『감응』의 시기에 기가 몸을 타고 흐를 적, 그 기가 어떻게 움직였는지...단 하나 뿐.'

무공 서적을 찾아보고, 고수라는 사람들에 대해 아무리 들어봐도 심법의 개념이 없는 것이 이상하다 싶었지.

그 이유가 명확하게 설명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말하자면...이 선천도술이라는 것은 지극히 원시적인 『심법의 파편』이었다 !

'도맥의 가르침에 따르자면 이것은 심생종기(心生從氣)다. 사람의 생각이 기를 움직인다는 것은 명확한 이치인 것이다.

그러니 영석 안에 담긴 기운이 체내에 들어서면 저절로 움직이는 것도 당연하다. 그리고 그렇게 몸 안에 들어간 기가 운행한다면 그것은 어찌 움직이겠는가.'

당연하게도 그것이 움직일 수 있는 가장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따르겠지.

영기가 처음으로 감응할 적, 그것은 자신이 움직일 수 있는 가장 적합한 경로를 따른다는 이야기였다.

그 경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람의 종(種), 성정(性情), 명신(命身) 등의 요소. 줄이자면 사람의 자질(自質)일 테고, 오로지 자질만이 천차만별로 다른 크기와 길이의 궤도를 타며 혈도와 혈관을 오갈 것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감응』한 기가 체내에서 시작과 끝을 잇는 길을 『구축』하게 되면, 그것은 이제 몸에 되돌이킬 수 없는 흐름으로 정립되게 되니 ㅡ

그것이 바로 체내에 만들어진 자전(自傳)적인 심법의 행로, 『회로』가 되는 것이었다.

'원시적이기는 하군...그렇지만.'

움직이는 궤도를 학문으로서 정립해두고, 세월을 쏟아부으며 자기 자신과 함께 교정하는 심법에 비하면 그리 부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효율적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도 없나...? '

이 정도면 꽤 효율적인 방법이지 않나.

말하자면 이것은 상선약수(上善若水)의 이치를 따르는 것과 같다.

폭포가 자연의 흐름을 따라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듯이, 체내에 들어오는 기가 돌고 돌아서 다시 흘러나가며 경로가 짜인다면 그야 그 사람에게 [적합한] 길만이 나올 테니까 말이다.

심법과 자신이 안 맞는다던가 한 문제점이 있을 리가 없다. 인체에 존재하는 수십, 수백 갈래의 길을 타지 못해 범용성은 적다고 하지만, 이런 방법이라면 분명 만들어진 하나의 길만은 완전할 터였다.

완전하지 못했다면 이미 감응 도중에 죽었을 테니까.

고로.
이 방식은 개인의 적성에 따라 편차가 클지는 몰라도, 적어도 그 개인이 낼 수 있는 강함을 고스란히 살려낼 수 있는 듯 한 것이다 !

그렇지만...

"...확실히, 썩 나쁘지 않은 사상이군."
"그런데 요한은 아츠를 각성했지만, 정작 그 회로의 구축이 제대로 이뤄진 것 같아 보이지 않..."
"그야 나는 사술이 아니라 무공을 익혔으니까."
" ;; "

그 효율성이 그에게도 존재할 수 있는가.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그는 그의 『흡성대법』이 저런 선천도술들과는 궤를 달리 한다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

흡성대법의 시작점은 그의 아랫배에 머무는 단전이었고, 그것이 끝나는 지점도 동일했다. 체외의 영석이 아니라 체내의 단전이다.

힘의 시작도 힘의 끝도 단전이었으니, 요한의 몸 안에서 흐르는 기는 그에게 최적화되어 있지 않았다. 도리어 그 운용과 수발이 효율과 비효율의 경계에서 사뭇 자유로웠고, 『석혈대수인(石血大手印)』이 바로 그 자유성에서 태어났다. 그가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육신을 이뤄내고재 하는 것도 그런 자율성의 연장선이었다.

정해진 일만을 강력하게 할 수 있는 것과 달리, 심법은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을 개척할 수 있는 법.

가불가를 나누는 것은 오로지 일궈낸 무학에 대한 점수(漸修)와 돈오(頓悟)뿐인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저 말이 의미가 없는 건 아니다.'

그래, 정말로 점수와 돈오 뿐이지.

깨달음이 있다면 사뭇 결합할 수 없을 것만 같은 방법도 취할 수 있는 법이었다.

그는 『감응』과 『구축』의 단계를 설명한 머드락을 잠시 바라보다가 시선을 돌렸다.

"그래서 회로가 중요하다고 말한건가."
"응 ? "
"심장의 박동에 따라서 아랫배에서 손바닥까지, 직선적으로 마기를 뽑아냈을 뿐이니까. 네가 가진 사술의 상식과는 안 맞아서 그랬던 거겠지 ? "
"음..."
"그러면 그걸 개선하면 된다는 이야기군."

이 정도로 정보가 차고 넘치게 들어오고, 생각이 흘러 넘치고 있는데 영감이 안 떠오를 리가 있을까.

지금 그의 머리는 차라리 폭죽에 가깝다.
열감과 통증에 아릿한 정신이 흡성대법의 구조를 직관했다.

통증은 그의 사고가 끊어지지 않게 해주는 닻이며, 기감은 그가 이 세계를 제대로 인지하게 해주는 관점이다. 가부좌를 취하듯 앉았다. 머드락은 잠시 놀란 듯 했으나 간섭하지 않았고, 그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시각이라는 오감 대신에 기감으로 자기 자신의 체내를 들여다 본다. 자아의 사유 속에 의지가 간섭할 여지를 덜어냈다.

단전의 위치에 해당하는 장기에서부터 혈관에 이어지는 길들이 기감 속에 비춰보였다. 요한은 그 스스로가 평소에 어떠한 방식으로 힘을 썼었는지를 떠올렸다.

'흐르려 하지 않았던 힘을 억지로 팔까지 끌어올리는 길을 뚫었다.'

처음부터 도술이 움직이는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힘을 사용했었지.

그렇기에 심법이라는 형태로 굳어진 것이겠지만, 지금은 그것이 중요하지 않았다. 이 외계인들이 도술을 펼치는 것처럼, 그가 간섭하지 않을 때 자연히 흘러가는 기를 느껴야만 했다.

이 흡성대법을 도술의 형태로 펼칠 때의 행로(行路)를 감각한다.

기혈이 타통(打通)되지 않아서 길이 막힌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그렇다면 막히지 않은 기혈을 타고 흐르며 흡성대법이 자연스레 만드는 경로를 이해해야 했다.

ㅡ 그것을 안다면 무엇이 드러나는가.

ㅡ 두근.
'...흡성대법, 흡자결의 진정한 위력 ? '

그럴지도 모르지. 그렇지만 무언가 달랐다.

ㅡ 두근.
'그도 아니면 어기지력을 전신으로 발할 수 있게 되나 ? 능수능란하게 ? '

그 또한 나올 수 있는 효용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한 것 같았다.

ㅡ 두근, 두근, 두근.

요한은 숨을 쉴 때마다 단전에서 뿜어져 나오는 마기를 느꼈다.

피는 동맥을 통해 뿜어지고, 정맥을 통해 받아낸다. 마기는 그 안으로 흘러 들어갔으나, 눈치채고 나면, 핏줄을 타고 핏줄이 아닌 다른 곳으로도 흘렀다.

그것이 흐르는 곳은 핏줄이 이어진 골수다. 골수와 이어진 골격이었으고, 골격에 달라붙은 힘줄이었으며, 힘줄이 지탱하는 근육이기도 했고, 근육을 뒤덮은 피부였다.

운공(運功).
의지가 개입되지 않아 도리어 자아의 색만이 뚜렷하게 남은 순환.

그 돌고 돎 속에서 그는 단전의 마기가 흩어지는 것을 느꼈고, 순간적으로 몸이 굳는 것을 체감했다. 그러나 머릿속에서 떠오른 영감이 뇌리를 스쳐지나갔기에, 충격이 경악으로 변하지 않고 남았다.

원전의 흡성대법을 떠올린 것이다.

'흡성대법은...무단전의 무공.'

몸이란 사지로 뻗어진 바다이며, 기란 바다를 채우는 물이다.

바다 속에 갑작스레 구멍이 생겨난다면 이제 물은 그 아래로 떨어져 내리겠지. 그렇게 세상이 몸 하나에 흘러드는 것과 같았다.

그렇기 때문에 필요한 것은 단전의 진기를 비우고 사지백해(四肢百骸)에 퍼뜨리는 것이다.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단전의 그릇을 내버려둔 채로 그 안에 담겨져 있던 진기만이 그 위치를 바꿨다.

팔과 다리를 타고 흐르는 동맥과 정맥 안의 피에 완전히 녹아내린다. 동맥과 정맥 사이에 존재하는 골격 안의 골수까지 침습하려 들 것만 같았다. 내공이 부족하지만 않았어도 그리 했을지 몰랐다.

그리고 그런 변화의 체감을 넘어서듯이.
전신의 피를 움직이며 박동하는 심장의 울림이 알려주고 있었다.

이제 그의 내공이 머무르는 위치는 단전이 아니라 혈액 안이라는 걸 !

쿠그그극...!

이요한의 내면 안에서 울리던 진동같은 소리가 밖으로 퍼져나오는 건 분명, 대화 중에 제멋대로 가부좌를 틀고 앉은지 1시간은 지난 뒤의 일이었겠지.

그렇지만 머드락은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날 때까지도 요한을 보고 있었다.

가죽을 들고 그 몸 위에 덮어줘야 하나 고민하던 그녀는 이내 요한의 피부 아래로 흐르는 피의 색이 변하는 것을, 요한의 핏줄을 타고 오리지늄이 빠져나오려는 듯 피부 위로 뾰족하게 솟는 모습을 보고 빳빳하게 굳었다.

폭주인가.
광석병 말기에나 보일 법한, 오리지늄의 폭발인걸까.

그런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을 것처럼 혈관을 타고 흐르는 오리지늄 분진이 검붉은 색으로 떨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폭발하는 일은 없었다.

"...융화...? "

머드락의 본능이.
그녀의 회로가 그려내는 선천 아츠 『예양혈맥(穢壤血脈)』이 이르고 있던 것이다.

이것은 탈바꿈이라고.
고체로서 존재하고 있던 오리지늄이 부숴지고, 갈라지며 액화(液化)한 끝에 그것이 일깨워지고 있다고.

카즈델같은 폐허가 아닌 선진국의 연구실에서나 보일 법한 상태가 되어가는 오리지늄을 보면서 머드락은 깨닫는다.

ㅡ 요한의 몸 안에 담긴 오리지늄이 [활성화]되고 있었다 !

" ㅡ 어째서 !? "

그녀의 입에서 순간적으로 흘러나온 경악이 품은 내용물은 두 의미를 담아 외쳐진 것이다.

하나는 어째서 갑작스럽게 오리지늄이 활성화되는지를 이해하지 못한 것이며, 또 다른 하나는 그렇게 활성화되었기 때문에 폭증 현상을 일으켜야 할 오리지늄이 어째서 그리 반응하지 않는지에 대한 것.

다만 가부좌를 튼 요한의 몸은 마치 진동하듯 잔상을 남기며 떨렸다.

그녀가 머무는 거처 안, 대기 속의 아주 미약한 오리지늄 분진조차 요한의 몸에 빨려들어가듯 끌려왔다.

들숨에 전신을 가로지르는 선이 그어지고, 날숨에 그것이 사라진다. 번갯불처럼 요동치던 선이 나타나고 사라진다. 하늘과 땅이 통하는 걸 증명한다는 듯 검붉은 색의 벼락이 쳤다.

그것의 출현으로부터 머드락이 깨닫는 건 그것이 사람의 몸 안에 자리하는 핏줄과 닮았다는 사실. 혈통을 타고 흐르는 왕정의 지식이 일러주는 [일반적인 살카즈 혼혈]의 것과는 사뭇 달랐으나, 그럼에도 그 모습으로부터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저것이 ㅡ 요한이 체내에 구성한 [회로]라는 사실을 말이다 !

그리고.

"흐으 ㅡ 하아..."

그러한 호흡이 반복되던 와중 요한이 눈을 떴을 때.

광석병 말기 환자와 대등하거나 좀 더 심한 몸상태에 이른 요한은, 팔을 앞으로 뻗었다.

몸 위로 광석이 돋아나는 등의 통제 불가능한 오리지늄 공명 현상은 없었다. 그저 검은 기류만이 그의 아직 아물지 않은 손목의 피를 통해 흘러나왔고, 그조차도 손을 따라서 륜(輪)처럼 휘돌았다.

너절한 침묵이 진동하는 대기 속에 맺히는 한 순간.

오리지늄에 침식될 일 따위는 존재치 않기에 도달할 수 있는 영역에 머무른 한 남자는, 도리어 오리지늄을 침식하여 제 몸 안에 우주를 끌고 온 자는 생각했다.

그렇다면, 이것을 『욕천혈(慾天血)』이라고 부르도록 하자고.

흡성대법이 소성(小成)의 단계까지 급진적으로 뛰어오르면서 형성된 피(血)의 질변(質變). 그는 알지 못할 터이나 그것은 인간의 육신이 초범(超凡)하는 것과는 다른 타락(墮落)에 가까운 어둠이, 용솟음쳤다.

오리지늄 생명체로 변화해가며 오리지늄 내부, 융합 우주에 악성 정보를 각인하는 것은 그리 부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러한 눈에 보이지도 않는 미시적인 원리와는 별개로...
현실에서는 그저, 그의 호흡이 불어오는 바람과 분간할 수 없는 영역에 이르렀을 뿐이겠지.

처음으로 심법을 얻었을 때 느꼈던 공진(共振)의 감각을 되새긴다.
그는 뻗은 팔의 끝에 달린 손을 우그러트렸다.

그리 하면, 천천히 짓이겨졌다.

허공에서 펼쳐진 욕천혈에서부터 비롯되는 어기지력(御氣之力).

그것이 대기 안에 자리하는 미세한 오리지늄 분진을 공명시킨다. 그 공명이 곧 물리력이 되어 그의 의지를 수행할 적, 머드락은 보았다.

그녀가 집 앞편에 쌓아두었던 시체들의 모음이, 그 안에 자리잡은 오리지늄과 대기 속 분진들에 의해 짓눌려서 그대로 육편(肉片)이 되어가는 모습을. 왕정의 지식으로도 설명할 수 없을 정도의 『진화』에 가까운 힘의 폭증이, 단 한 순간에 드러나는 것을.

그녀는 멍하니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 허공에 맺힌 힘이 파괴 활동 이후 오리지늄만을 끄집어내서 요한의 팔로 환수할 적에는 이리 생각해버리고 말았을지도 모르지.

정말로 바보같은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요한이 말하는 무공(武功)은 실존(室存)하는 것일지도 몰랐다.

그도 아니면 요한이 마왕의 혈통을 타고난, 세상에 둘 없을 천재이거나 말이다.

마치, 카즈델을 구원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는 현대(現代)의 마왕처럼...상식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불합리한 성장을 바라보면서.

머드락은.

헤 - 하고.
입을 벌렸다...
#1279천마◆lMF.VqjaE.(caa88122)2026-08-13 (목) 06:5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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