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잡담판]【천상으로 향하는 천마신교 90F】
0

#13912 [AA/잡담판]【천상으로 향하는 천마신교 90F】 (5000)

종료
#0正道第一劍◆IladtgNXUe(a8275e7d)2026-08-11 (화) 12:45:11
                      __
                _、rf〔ニニニニ=‐┐
               /-=ニニニニニニ- _
                  /_、rf〔¨ ̄¨冖V/ニニニ-_
              /i:i:i:i/.:i:i:i:i:i:i:i:i:iV/ニニニ-   __
         __  V/i〈i:i:i:i:i:i:i:i:i:i:i:i:i:i`、ニニニ-/⌒〉
       /i:i:i、i:i:〉 ⌒V/i:i:i:i:i:i:i:i:i:i:i=- `、ニニニ- _/_____
        _〕i:i:i:i:i:Уつ  V/i:i=-  ̄i:i:i:i:i:i:i:i:`、ニニ-/-=ニニニニニ=-\,,、、、
      _〕i:i:i:i:i//´     V/,i:i:i:i:i:i:i:i:i:i:i:i:i:i:i:i:`、ニ-/-=ニニニニ=-/⌒\_/、           
.       _〕i:i:i:i:i:i」.     /V/,i:i:i:i:i:i:i:i:i:i:=-:i:i:/ニ'][ニニ]-ニニ-./     /ニ\             天子魔님.
     _/-ニニニ‐V/    〈ニ-V/,i:i:i:i:=- ̄i:i:i/ニニ][ニニ]-ニ-./     /.ニニ-\
   _〕-ニニニニニ‐〔_     /⌒〉V/,i:i:i:i:i:i:i:i:i/ニニニ][ニニ]-ニ-./     /ニニニニ-\
   _/-ニニニニニ‐〔_  /-ニ/ニニ〈i:i:i:i:i:i:i:i:i:\ニニ:][_ニ]-ニ/∧   /.ニニニニニニニニ-\        이 어장은 저희 집 고양이가 팠습니다.
. /-=ニ=- -ニ-〔_、rf〔⌒V/_〕iト、ニV/¬冖^´ >ニ乂ノ-=ニニ=-\ [ニニニニニニニニニニニ-\
. V/ ̄-=ニ=-ニ/ニh、  V/ニニ] [ニ\\.//ニ┌───┐ニニ\V/.ニニニニニニニニニニ-\
.  V/-ニニニニ‐/ニニニh、 V/ニ] [ニニ] \\ ]ニ]      〔ニニニニV/ニニニニニニニニニニニニ]
  √-ニニニニ‐[ニニニニ/∧ |ニニ⌒ニニ] /\\ニ] ̄ ̄ ̄ 〔ニニニニ-⌒\ニニニニニ/-ニニ〔_
 √-ニニニニ‐V/ニニニニ‐|「 ̄ ̄〔ニ〔_   _〕ニ]      〔ニニニニニ./  <ニニ/-ニニニニ〔_
. \-ニニニニニニニニニ‐|| ̄ ̄:〔ニ〔_.   _〕ニ]       :〔ニニニニニ〈   〉ニニニニニニニニ〔_
   \-ニニ-─…¬冖⌒ ||   _〔ニ〔_   _〕ニ]____」ニニニニニ].   \ニニニニニニ〔_
.      ̄             └ ニ ̄ニニ〔_   L_______ニニニ]    ]ニニニニニニ〔_
                    V/ニ=-ニ〔_ , ,   ._〕ニニニニニニニ/∧    〕ニニニニニニ〔_
                    V/ ̄ニニ〔_ ′′ _〕ニ〈V/ニニニニニニ〔_    〕ニニニニニニ〔_
                 √ニ-][ニニ〔_ :. :.  _〕ニ/∧V/ニニニニニニ〔_   .〕ニニニニニニ〔_
                      〈-ニニ][ニニ〔_ :. :. _〕ニニ/∧V/ニニニニニニ〔_   ]ニニニニニニ〔_


  ◎ 【잡담판 규칙】
  1.잡담판입니다.
  1-1.그 상세 anchor>1037>1
  2.쿠사리 금지.
  3.정리판's - database>3197>0 / database>2688>0
  4.그 이외는 딱히 없고 나메 및 AA 허용.

  ◎ 【마교 비급】
  1.하루 1회 검 수집가를 읽고 잡담판에서 떠드는 의무를 수행하시오.
  2.그러면 언젠가 영마공永魔功을 가질 수 있게 된다.

  ◎ 【목표】
  1.대기업 되기.

  ◎ 【이전 판】
 -100.anchor>5772>0
    0.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hor/5812/recent
    1.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5821/recent
    2.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5863/recent
    3.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5893/recent
    4.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5913/recent
    5.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5968/recent
    6.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6012/recent
    7.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6071/recent
    8.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6124/recent
    9.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6153/recent
   10.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6208/recent
   11.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6232/recent
   12.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6316/recent
   13.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6443/recent
   14.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6544/recent
   15.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6582/recent
   16.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6755/recent
   17.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6824/recent
   18.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6910/recent
   19.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7016/recent
   20.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7611/recent
   21.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7879/recent
   22.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8339/recent
   23.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8438/recent
   24.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8529/recent
   25.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8631/recent
   26.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8778/recent
   27.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8827/recent
   28.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9062/recent
   29.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9169/recent
   30.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9196/recent
   31.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9253/recent
   32.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9319/recent
   33.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9372/recent
   34.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9438/recent
   35.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9519/recent
   36.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9613/recent
   37.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9614/recent
   38.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9773/recent
   39.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9841/recent
   40.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9908/recent
   41.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9959/recent
   42.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024/recent
   43.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070/recent
   44.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132/recent
   45.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257/recent
   46.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300/recent
   47.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336/recent
   48.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357/recent
   49.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392/recent
   50.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400/recent
   51.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426/recent
   52.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469/recent
   53.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542/recent
   54.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581/recent
   55.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620/recent
   56.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654/recent
   57.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683/recent
   58.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725/recent
   59.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766/recent
   60.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832/recent
   61.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870/recent
   62.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918/recent
   63.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983/recent
   64.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1070/recent
   65.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1111/recent
   66.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1173/recent
   67.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1255/recent
   68.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1358/recent
   69.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1473/recent
   70.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1518/recent
   71.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1633/recent
   72.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1770/recent
   73.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1955/recent
   74.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2106/recent
   75.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2216/recent
   76.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2347/recent
   77.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2486/recent
   78.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2576/recent
   79.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2655/recent
   80.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2710/recent
   81.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2795/recent
   82.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2797/recent
   83.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2976/recent
   84.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3103/recent
   85.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3200/recent
   86.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3283/recent
   87.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3284/recent
   88.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3645/recent
   89.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3805/recent
   90.>>0
#33천마◆lMF.VqjaE.(c468ec64)2026-08-11 (화) 13:13:36
마지막 하나를 머드락이 처리하는 것도 오래 걸리지 않았다.

크기가 작은 손도끼로 부랑자의 목을 썰던 건 어디까지나 암석 장갑을 둘렀다 해도 눈먼 곳의 상처를 피하기 위해서는 방어가 필요했기 때문. 그러나 하나만 남았다면 이야기도 다른 법인 것이다. 고작 하나를 죽일 때는 손도끼를 쓸 필요가 없었다.

머드락이 등에 맸던 것처럼 암석 아래에 묻혀 있던 듯한 망치.
머드락은 그걸 꺼내 들었다. 몸을 두른 암석 장벽을 그 위에 두른 채 크게 한 차례 휘둘렀다.

고작 그것만으로 부랑자의 머리는 몸 안에 파고들어 버린 것이다.

무게가 무거운 중병기(重兵器)를 다루기에 동작은 느렸으나 타이밍은 정확했다. 그렇게 휘둘렀으니, 동작이 느리다는 단점도 무용했으리라.

선 채로 비틀거리던 부랑자가 스러지고.
무릎 꿇은 채 허물어진 그 시체를 보다가 요한은 걸음을 내디뎠다.

시야가 흐릿한 게 꽤나 유쾌하지는 않았던지라, 알아서 시야 속 내용물들을 교정하며 입을 열었다.

"전진할까? "
"......"
"그 신생혈족이라는 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리 강하지는 않다 했고, 이것들은 그에 비하면 꽤 강하다 생각하는데. 제일 중요해 보이는 본진에 약한 걸 둔 걸 보면 이 정도가 저것들의 전력 아닌가? 가도 되는 것 아냐? "
"요한."

그렇지만 어째서인가.
머드락은 그가 그리 말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의 시야 속에서 머드락이 눈을 찡그렸다.

썩은 것 같은 피를 뚝, 뚝 떨구는 도끼가 힘없이 아래로 기울어져 있었다.

무언가 말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숨이 차서 그만뒀다.

힘이 없었다.
왜 힘이 없을까?

생각을 집중해서 해 보니까 답이 나왔다.

"아, 이런."
"요한."
"지금 움직여야 그...시체 더미가 모여 있는 것을 치기 좋을 것 같은데, 뒤가 없었네."
"쉬어야 해."
"그러게."

손목에서부터 흘러나오는 피는 아직도 흐르고 있는 것이다.

비록 그 안에 마기가 담겼기에 손에서 떨어지지는 않는다 해도, 상처가 치료되는 건 아니었다. 피는 계속 뿜어져 나왔다.

가로로 그으면 피가 많이 안 나오니 세로로 그어야 한다는 쓸데기없는 지식. 그 지식을 의미 없이 잘 체현한 탓인지 손에 힘이 안 들어갔다.

잠깐 걸어서 거대한 촉수를 의자 삼아 앉는다.

"그럼, 조금만 쉬고 움직이."

그리고 의자 삼아 앉은 그대로 이요한은 핏물에 미끄러진 채 흘러내려서 수로에 빠졌다.

"ㅡㅡㅡㅡ!!! "

머드락이 기겁해서 그를 건지러 오는 듯했으나 그는 스스로 빠져나오지 못한다.

부랑자 몸에 돋아난 것들이나 마물 같은 걸 잡고 나면 나오곤 하는 영석에 대한 생각만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생각해 보니 갈무리를 못 했다.

"영, ㅅ..."

영석이 필요한데, 움직일 힘이 없다.

시야가 영 붉었다.

무언가가 흘러넘치는 것처럼 몸이 가벼웠다.

지끈거리는 머리와 함께.
이요한은 눈을 감았다.


*


- ...

바퀴가 있는 주제에 달리지를 못하는 이상한 차량.

둘이서 투닥거리면서 창 대신에 차체 천장에 뚫었던 환기구.

그 안으로 흘러들어오던 진홍빛 빛살과 연기.

붉은 머리카락에, 어려 보이는 소녀의 시체.

- 과연.

그것을 보며 떠올린 건 결심이라기보다는 깨달음에 가까웠다.

시체 위에 겨울철을 지내게 해 줬던 온기가 나오는 돌을 올려놓은 채, 이요한은 생각했다.

이 모든 것이 힘이 없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리라.

힘이 있다 해도 모든 걸 해결할 수는 없다지만, 힘이 있다면 힘이 없기에 겪었어야 했을 일은 피할 수 있었을 터다.

힘.
부족함이 없는, 충분한 강함.

- 이때부터 미쳐 있었나?

바로 그 순간부터, 이요한에게 강함은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 되었다.

작년의 겨울 이후 몇 번 정도 꿨던 것과 같은 꿈 안.
이요한은 죽은 소녀의 머리칼을 쓸어 넘기고, 선명하게 기억나지도 않는 죽어 버린 시체의 얼굴을 바라본다.

그와 소녀를 같이 태우듯이 불씨가 퍼지며 기억을 좀먹어 간다.

불청객이 지켜보는 것도 무시하면서 온기에 몸을 맡긴 채로, 그저.

그는 꿈을 꾸고 있었다.



*



번쩍 눈이 뜨이고, 이요한은 생각한다.

'뭔 개꿈이지? '

신통방통하게 옛날 꿈을 꿨다.

그 이후로 그 일을 다시 떠올린 적도 없다. 딱히 일정한 시간마다 되새기면서 나는 강해져야만 해애액!! 이러면서 소리를 친 것도 아니다. 그런데 웬일인지 그런 꿈을 꾼 것이다.

그 여자애의 귀신이 남았다기에는 분명 그가 장례까지 잘 치렀었는데도 말이다.

'화장(火葬)으로는 부족했나? '

아마 딱히 그런 건 아니겠지만...
갑작스레 꾼 꿈에 그런 생각이 떠오르는 것도 이상하지 않겠지.

그렇다고 해서 그가 그때 할 수 있던 다른 장례법이야 없었겠지마는, 이런 건 사실보다는 감정이 중요하다는 걸 요한은 아는 것이다.

...하지만 딱히 그 이후로 죄책감을 느낀 것도 아니지 않나.
괴상쩍게도 그런 꿈을 꿔서 그런가, 뭔가 마음이 흉흉해졌다.

문득 영석을 씹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였다.

'...여기는? '

그렇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상황 파악이었기에 몸을 일으키고.

"...? "

그는 그렇게 일어나면서 밀려난 가죽 너머로 그가 나신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런.'

넝마 같던 그의 옷은 수로의 오수와 피에 더럽혀져서 그런가 아마 버려진 모양이지.

누가 보아도 보살핌을 받은 듯한 상태다.
시선을 불편한 손 쪽으로 내려보면, 손목에는 양쪽으로 휘감아진 붕대가 보였다.

손바닥까지 감고 싶은 듯 어색하게 휘감겨 있지만, 그러지 못한 건 손바닥에 갈기갈기 박혀 있는 영석 조각 때문인가.

그는 안 움직여도 계속 아픈 손을 쥐었다 폈다.

이미 피에 젖은 붕대 위로 미약하게 피가 배어 나온다. 아직도 피가 계속 배어 나오는 것 같기에, 손에 힘을 주는 걸 포기한 채 시선을 돌렸다.

'...원래 손목을 양쪽 다 베어 버렸으니 실혈사해도 이상하지 않았을 텐데. 흡성대법 덕분에 살았나.'

전라로 남의 침대 위에 누워 있었음을 자각했다지만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영석은? '

그는 아직 영석이 부족했다.

팔의 고통, 텅 빈 것처럼 저린 몸, 흐릿한 시야...
그런 건 문제없었다.

중요한 건 그가 죽여 버린 부랑자와 촉수 따위가 몸 안에 품은 기였고, 그 기가 모여 있을 영석을 그가 취하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몸을 일으키고, 생활감 넘치는 방 안을 걸었다.

석재 바닥에 석재 벽으로 이뤄진 것 같은 집 안에서 목재로 연결되어 있는 문을 밀어낸다.

그렇게 앞으로 걸어 나가고 나면 보이는 건...

"음? "

머드락.

그렇지만, 눈에 띄는 건 머드락이 아니라...
그녀가 뒤에 쌓아 올린 시체와 촉수다.

정정.

"요한."
"이건..."

촉수[들]이었다.

부랑자같이 촉수가 파고든 시체도 3구가 아니라 6구 정도는 됐고, 그가 잡아 죽인 거대한 촉수도 2체 있었으며, 무엇보다도...

그가 기감으로 흐릿하게 확인했던 그 『신생혈족』조차 반토막 난 채 갈라져 있었다.

그 시체 뭉치들 안에서 풍기는 영기(靈氣)의 크기가 오싹할 정도로 큰 것이다.

죽어 버린 시체들 안에서 느껴지는 영기의 크기에, 그의 눈이 천천히 굳어 버릴 정도였다...!

"내가 쓰러진 사이에, 혼자서...? "
"응. 요한이 말했던 대로 토벌이 필요했으니까."
"그럴 필요까지는..."
"3일."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지금은 영약(?)을 가져다준 제자에게 감사해야 하는 걸까. 아니면 그가 관계적으로는 우위에 있으니 치하해야 하는 게 맞는 걸지도 모르지.

그렇지만 머드락은 그런 것을 신경 쓰지 않는 모양이다.

비스듬히 서서 한쪽 손이 보이지 않게 가리고, 그와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는 듯 고개를 돌리면서 말했다.

"요한이 쓰러지고 3일이 지났어."
"...허어."
"3일은 길어."
"확실히 그렇기야 하지. 시체들의 피도 굳은 걸로 봐서는 사냥에 나갔던 건 2일째인 것 같지만."
"...응."

상황이 머릿속에서 그려진다고 하면 이상할까.

아니 딱히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요한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생각해 낼 수 있었다.

머드락은 그를 거처까지 데려온 뒤 조치를 마쳤다. 의복을 벗기고 간호를 했지만 일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위험 요소는 그곳에 그대로 남아 있다고 보아도 무방했다.

그 신생혈족은 아츠 의식진을 지키고 있는 듯했지만 그것을 두고 도망칠 수도 있는 것이 아닌가. 하루라는 틈을 준 것만 해도 불만족스러울 텐데 하루 이틀씩 공백을 둘 수는 없었겠지.

그렇기에 홀로 가서 처리하고 온 것이다.

그에게 손을 보이려 하지 않는 것에서 알 수 있었듯, 기감으로 본 그녀는 팔뚝이 크게 베이고 물린 듯한 상처까지 입은 채로 놈들을 처리하고 돌아왔다.

정말이지...
이 여자도 말주변이 없다고 해야 할까.

그 정도로 움직였다면 충분히 자기 주장을 해도 좋을 텐데 시체를 쌓아 두는 게 자기 주장의 전부라니.

순진하기 짝이 없어 보일 정도였다. 이 카즈델과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껴 버릴 정도로, 말이다.

...평소 같으면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한 역학적 구조라든가, 위아래라든가를 생각했을 것도 같고. 그냥 영석 모인 거나 갈무리했을 것 같지만.

왜인지 지금은 그만뒀다.

성가신 꿈을 꿔서 그런 모양이지. 요한도 잘은 몰랐다.

"손."
"아, 별로, 크게 다친 건..."
"내놓기나 해."

그는 상대에게 손을 요구했고, 머드락은 요한에게 옷을 걸쳐 달라는 부탁조차 하지 못한 채 손을 뻗어 준다.

시체 위에 걸터앉은 채로 요한은 머드락의 손을 잡고, 피부 위를 훑어보았다. 요한의 몸 안에서 흘러나오는 마기가 움직인다.

기감은 머드락의 의복 아래로 육신을 투과하듯 살폈다. 그는 머드락의 혈관 속에서 미세하게 흐르는 기를, 그 기가 고이듯 뭉치면서 영석이 되려는 부분을 파악했다.

그저, 그 주화입마의 징조를 또다시 흡인한 것이다.
지금의 그가 할 수 있는 것이라면 그 정도의 일밖에 없으니까.

우우우웅...
'이전과 비슷하게 펼치면 그래도 도움이 되겠지. 기가 정순해질 테니.'

그렇기에 소리와 함께 진동이 울려 퍼질 때 석혈대수인(石血大手印)의 공능은 펼쳐진다.

그가 무의식적으로 명명했던 그의 수법(手法). 그 안을 가득 채웠던 침투경(浸透勁)의 묘리. 무학의 이치가 결합된 흡성마기(吸星魔氣)는 머드락의 체내 혈관을 갈고닦듯 영석의 자취를 끌어모은다. 그 모든 것이 머드락의 팔목 상처로 모였다.

붕대로 가로막힌 듯 장벽이 있었으나 크게 중요하지는 않으리라.

그저 기를 정순하게 모으고 또 모아, 돌의 형태로 빚어내고자 했을 뿐이다.

그리고 그러하였을 때.

"요한."
"음? "

머드락은 문득 말했다.

"무공은 그렇게 쓰면 안 돼."

담담하고 정직한 말이었는데, 이요한은 머드락을 진기도인하다 말고 그 말을 길게도 사유했다.

되뇌고 곰씹고, 게르만어족이 섞인 듯 안 섞인 듯한 히브리어 비스무리한 말을 쪼개듯이 이해하다가 깨달았다.

ㅡ 하극상이다!!!!!

진짜 하극상이었다!!!!!

별로 가르쳐 준 것도 없는 것 같은데 머드락이 그를 보고 있다. 마치 스승을 뛰어넘은 제자가 됐다는 것처럼, 다른 곳에 시선을 돌리지 않고 굳게 그의 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큰일 났다.

이래서는, 정말로...

"...요한? "
"큿..."

마도(魔道)의 기치에 따라 제자보다 약해진 스승이 제자에게 맞는 미래에 도달해 버리고 만다...!

젠장, 제자를 잘못 키웠다.
마음속으로 탄식했지만 아마 이미 늦어 버린 걸까.

입문한 지 며칠 만에 스승을 지적하는, 스승보다 강한 제자를 바라보던 그는 불현듯이 침울해졌기에, 하늘을 보려다 돌에 막힌 천장을 보고, 땅을 보려다 또 돌에 막힌 것을 보고.

심지어는 옆편에 불을 피우고 물을 끓이기 위한 화덕조차 있는 것을 보면서 납득했다.

"이제 어쩔 수 없군. 죽여라."
"???"

죽음에 겸허히 순응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머드락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요한이 저런 발언을 하는 건지 사고의 흐름 자체를 따라가지 못하다가, 죽으려 드는 요한을 보다가.

그녀가 옷을 벗기고 씻겼다지만 적나라한 나신을 보게 돼서 얼굴이 붉어져 버린 채로 꼼지락거리며 말을 정정했다.

"그런, 게 아니라..."

무공이라고 할지, 그녀 입장에서는 아츠로밖에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발언. 요한을 키워 주겠다고 말한 그것에 대한 진의.

"회로(回路)가 있어야 한다, 고. 그렇게 말하려 했던 거야."

가고일 왕정이 아츠에 대해 지니고 있던 지식이.

머드락의 입 안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이 주제글은 종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