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잡담판]【천상으로 향하는 천마신교 93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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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08 [AA/잡담판]【천상으로 향하는 천마신교 93F】 (5000)

종료
#0正道第一劍◆IladtgNXUe(4411a1c2)2026-09-03 (목) 14:3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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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3.>>0
#2265천마신◆lMF.VqjaE.(107a43c7)2026-09-08 (화) 09:45:18
그 순간에 이요한이 행한 것은 인정이었다.

비명소리는 들려오나 기감으로는 상대를 인지할 수 없다.
무언가 거대한 것이 고속열차보다 빠르게 내달리는 건 알았지만, 그것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고, 어떻게 내달리는 지 몰랐다.

그가 알 수 있는 것은 그 적재라는 것조차 뱀파이어니 혈기를 사용할 것이라는 사실과, 그것이 움직일 때 휘말리는 범위가 점(點)이 아니라 면(面)이라는 것 뿐.

'하지만 해야 하는 건 명확하다.'
ㅡ 아아아아!! 오지 마 ㅡ !!
ㅡ [굴종해라.]

그러나 그렇다 해서 상대를 인지하는 걸 포기해야 하나.

그리 할 수는 없었다.

점점 더 거대해지는 비명소리와, 건물이 부숴지는 소리들.
건물의 다른 곳에서 뛰어오는 머드락과 토가와의 발소리.

그리고 대지의 고동.

ㅡ [복종해라. 조아려라.]

말소리와도 다른 것 같은 소리가 울려퍼진다.

그 소리를 육성으로 듣게 될 때까지 어떠한 대비도 하지 못한다면, 그를 기다리는 건 오로지 죽음 뿐. 그렇기에 그 순간 그의 지성은 부족한 영감(靈感)을 제 안에서 짜냈다.

누군가에게는 삶의 기연이나 다름없을 감각이 그의 안에서 억지로 직조되는 것이다. 이요한의 안에 녹아들듯 자리잡은 어떤 망령에게서 흘러넘치는 경험과 천부적인 자질의 공명.

직관의 영역에서 이요한은 움직인다.
그의 기감과 오감이, 그 순간에 자연스레 융화했다.

넓어지는 것이다.
그가 오감으로 인지하고 있던 권역이.

그렇게 ㅡ


육극대나이(六極大挪移)
황극역(皇極易)
오온정일(五蘊頂一)

우우우우우 ㅡ


그의 오감 중 하나에 의해, 그를 둘러싼 세계가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청각이다.'

들리는 것은 비명소리와 부숴지는 소리.
그러나 그 안의 소리가 느릿해지고, 이요한은 그 안에서 수십, 수백개의 소리를 분간했다.

그 소리 속에서 공기가 갈라지는 파열음을 들었고, 파열음에 뒤이어지는 피륙이 갈라지는 절삭음을, 으깨진 몸이 떨어져 내리며 부숴지는 소리를 들었다.

수십, 수백, 수천자락의 무엇인가가 요동치고 있었다.
소리가 족적을 뒤쫓는 것처럼 띄엄띄엄 떨어져서 터져 나갔다.

그 모든 것이 분리되고 또 한 차례 결합한다.

시간이 느릿해지기라도 하는 것처럼 민감해진 감각이 그 과정을 총괄하며 결과물을 파악했을 때, 그는 인지했다.

'시간이, 없다.'

내달리고 있는 존재의 속력은 음속을 돌파한 상태.

그것의 움직임에 뒤따르는 정체 모를 실선은 하나 하나가 흉기이며, 그 궤적을 읽을 수 없는 살상병기다.

그리고 그 실선들이, 늘어나고 있었다.
적재의 육신이 허공을 찢을 때마다, 도약할 때마다, 비명소리가 울려퍼질 때마다...그 참격은 부풀어오르며 스스로 증식한다.

혈마교주를 보았을 때와 같은 경외감을 느끼지는 않으나 ㅡ 불현듯이 이요한은 깨달았다.

'...30초!'

혈마교주가 살아있는 것의 규격을 뛰어넘어버린 것 같던 괴물이라면, 이것은 살아있는 자로서 하나의 극한에 도달한 존재라는 걸.

지금 그가 대적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그러나, 머드락이 그의 뒷편까지 올라온 지금, 그것은 이미 계속해서 가속하고 있었다. 본능적인 계산에 따르면 그것이 이곳을 지나치는 건 고작 30초 뒤.

멈출 생각은 없는 것처럼 가속하고 있으나.
지나친다는 것만으로 일대를 갈기 갈기 찢어버리리라.

" ㅡ 머드락, 토가와."
"요, 요한씨. 이거, 비명..."
"요한, 어디로, 도망쳐야..."
"방벽을 세워. 세우고, 둘 다 뒤로 와라."
ㅡ [혈령(血領)이다. 반항을 멈춰라. 그 목숨을 바치고, 존귀한 책무를 다함에 몸을 바쳐라.]

유일한 선택지는 버티는 것 뿐이라는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

일대를 벗어나기도 전에 참격의 폭풍을 두른 적재는 이곳까지 당도할테고, 그리고 그때는 방비할 시간도 없이 상대를 마주해야 했을 테니까.

그러니 이제 유일한 문제는 오직 하나가 되었다.

버틸 수 있는가.


예양혈맥(穢壤血脈)
형체개변(形體改變)

거석층벽(巨石層壁)
괴암추(塊唵椎)
천간석류종(天柬石類縱)


그의 말이 내뱉어진 것만으로도 곧바로 움직이는 머드락이 그의 뒤에 있었고, 그의 말 밖에 알아듣지 못하는 토가와가 그의 뒤에 있었다.

숨이 내뱉어지고, 들이마셔진다.

생경했다.
한 모금, 한 모금의 진기가 혈액에 담기며 돌고 도는 것이 느껴졌다.

다가오고 있는 움직임에 대항하기 위해 육체 위에 마기의 기파(氣波)를 뒤덮었음에도, 그의 앞이 건물의 형체를 뒤바꿔 만들어낸 석벽 3중으로 가로막힌다 해도.

그럼에도, 보이지 않는다.

'젠장. 이 거지같은 카즈델은 어떻게 잡초 밟기가 일상이냐...!!'

삶으로 향하기 위한 승부수가, 이 눈에는 들어오지 않는 것이다.

지금 이요한의 눈에 비춰지는 것은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그림자에 가까웠다. 그 그림자는 『죽음』이라는 이름의 참격을 칭칭 휘어감고 있었고, 한번도 본 적 없는 적재의 잔영이 소리로부터 역산(逆算)되어 드러났다.

들어올리던 손이 순간적으로 경직하는 것은.
놈이 지척에 도달하는 듯한 바로 그때.

ㅡ [7일의 기한을 살아남은 것들에게 주겠다. 의식진을 부숴라. 배반자를 색출해라. 『진홍왕정』의 이름에 굴종하라.

『반혈(反血)』.]

당혹과 충격이 뒤섞인 채 멈춰버린 그의 몸을.
머드락은 보았다.

ㅡ [듣고 있겠지.]

그러나 이요한의 머릿속에서 그 순간에 지나쳤던 광경은.
머드락도, 토가와도, 그를 지켜보는 누구도 알 수 없을 것이다.

반응이 늦었다.

그의 시야보다 앞서서 기감이 인지했다.
오감에 속하지 않는 기감으로 보았는데도 색(色)이 있는 기이한 전조. 무어라 형언할 수 없는 섬뜩한 붉은 빛이 번뜩인다.

갈라지는 벽, 경직한 팔과 다리, 세상을 받아들이며 진동하는 몸, 허공, 빛, 어둠.

죽음.

ㅡ [이것은 경고다.]
#2266TS노예검붕劍朋(78일)(f64ce446)2026-09-08 (화) 09:4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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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ト ',{ 代少 .!` ,ァ   ∧∨///////////// 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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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4
(스피카상에게 슈리프트를 부여한다)
#2267천마신◆lMF.VqjaE.(9578c02d)2026-09-08 (화) 09:4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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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눈이 마주쳤다.

태극을 호흡하는 그에게 향해오는 수십자락의 혈선.

그 안으로 소리도, 기척도 없이 변주가 뒤섞였다. 그것만으로도 수백자락의 풍압의 칼날이 섞여든다. 그 모든 행동을 빚어낸 적재의 붉은 눈이 논하고 있었다.

탐내선 안 될 것을 탐하지 말라.
그러한 의지를 담은 채 일렁이며, 머드락이 만들어낸 그 격벽을 모조리 잘라내면서.

ㅡ 허공에 혈흔을 그어올렸다.

카가가가가각 ㅡ !!

이요한은 그 순간에 시야가 빙글빙글 돈다고 생각했다.

수십개의 서로 다른 타점을 노리는 참격. 그것들 모두에게 화경을 펼치려 했을 적, 그의 육체가 기울어져 버렸으니까.

화경을 펼쳐내고, 내지 못하고 이전에 충격력이 그를 실어올렸다. 그는 허공에 떠오른 채 시야 속에서, 그를 보지도 않고 멀어지는 그 흡혈귀를 눈에 담았다.

인식하는 시간이 느려지기라도 한 모양이었다.
그도 아니면 그가 품고 있던 미련이 그의 생각보다 많았던 모양이지.

아니면, 오감을 기감에 엮으려 했던 시도가 잘못되었던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길어진 순간에 생각은 이어지지 않았다.
그 기나긴 찰나 속에서 천천히 스며드는 건 육신이 찢어지는 감각이었으니까.

격벽도, 마영도, 재생력도 그 순간에는 무력했다.
격상의 일격조차 흘려낼 수 있다 자신하는 화경도 힘을 보이지 못했다.

천부의 자질은, 그에게 분명 타인의 세월을 뛰어넘는 재능을 안겨주었을 테지만.

' ㅡ 젠장.'

그것으로도 단숨에 뛰어넘을 수 없는 벽이라는 건 존재하던 모양이지.

'조금만 더, 시간이 있었다면.'

그 자신조차도 놀랄 정도로 고요하게.
이요한은 죽음이나 죽음에 한없이 가까울 상처를 받아들였다.

그의 몸에 내리꽂힌 참선조차도 일파(一波).
이파(二波)와 삼파(三波)조차도 그 뒤를 따르고 있기 때문에.

살아남을 가능성이 한없이 낮음을 인식한 채, 받아들였다.

패배, 썩 좋은 어감은 아니지만.
시운이 안 좋아 찾아온 그것을, 인정한 것이다.

하지 못한 것도, 해야 할 것도 많았지만 패배에 직면하는 지금, 그런 것을 떠올리는 건 구차하니까.

'왜.'

비록 왜 그는 이곳에 떨어진 뒤 제대로 만나본 적도 없는 왕정의 핵심진영과 엮이는 거고, 그것들에게 계속해서 부딪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을 생각하면 억울함도 한도 넘쳐흐르고.
그의 등 뒤에 있는 동향 사람은 어찌 될지를 걱정할 수 밖에 없었지만.

그럼에도.
그는 내려놓을 수 있었다.

정말로.

'그런데, 대체, 왜.'

내려놓을 수 있었을 것이다.

'왜, 네가.'
크, 그그극...!!

그런 그를 잡아당기는 손만 없었더라면.
이 말도 안 되는 대진운조차도 받아들일 수 있었다.

너만 아니었다면 그럴 수 있었다.

그런데, 왜.
네가.

나를 대신해서, 그걸 틀어막는거지.

" ㅡ 이암 ㅡㅡㅡ !!!"
카가가각 ㅡ

포효와도 같은 비명이 울려퍼졌을 때.
이요한의 시야 속에서 붉은 눈을 한 소녀의 눈이 흔들렸다.

암석을 장갑처럼 두르고 있던 몸이다.
전신갑주라도 걸치고 있는 것처럼 방호되는 몸이었다.

그러나, 그런 몸조차도 연달아서 내달리는 참선 속에서 너덜너덜해졌다. 참격이 연이어진다. 핏물이 허공에 비산하고, 그 몸 위에 붉은 실선이 그어져가서.

시야 안이 모조리 붉어져버렸다.

"으, 아아아아아 ㅡ !!!!!"
크가가가가가각 ㅡ !!!!

고요해져가던 마음에 풍랑이 이는 건, 그가 마지막으로 본 것을 잊지 못했기 때문이겠지. 머드락의 흔들리던 눈은, 그를 보고서 변했다.

그것이 그에게는 차라리 저주였다. 이요한의 시야 속에서 붉은 선에 파묻혀 사라지던 이암이, 그 눈만은 안도의 감정을 품은 채 풀렸던 것을 보아 버려서.

그는 거듭해서 그 장면을 되풀이했다.

허공에 튕겨져 나간 채로, 체내에 파고드는 혈선이 그의 몸을 찢어버리려는 것을 느끼면서, 몇개의 집이 그의 몸이 튕겨져 나가는 것에 부숴지는 걸 느끼면서.

그렇게 그 장면을 되풀이하다가.
ㅡ 그렇게 사고가 끊어져 버렸다.

마지막까지도.
머릿속에 남은 붉은 눈을, 잊지 못한 채로.




*




하루 종일 그 선언은 이어졌다.

ㅡ 기억해라.
ㅡ 이것이 내가 내린 형벌이다.
ㅡ 너희들은 『진홍왕정』의 드높음을 알아야 한다.

ㅡ 복종하고, 굴종해라. 7일 안에 의식진을 부숴 충심을 입증해라. 그것이 너희들의 책무리라.

한명의 살카즈와, 한명의 이계인.
그것을 제외하고서도 수천의 살카즈를 단 하루만에 휘감은 채 질주하던 재앙은, 누구에게도 막히지 않은 채 이어졌다.

비명과 붕괴, 파괴의 소리는 밤이 오는 그 순간에도 누구도 잠들지 못하게 만든 재앙이겠지. 죽은 존재들은 많았으나, 살아남은 존재들은 더 많았다.

하지만 살아남았다 해도 그 마음 속에 공포가 서린 존재들만이 남았을 뿐이었다.

단 한명의 살카즈가 이뤄낸 파괴를.
개인의 무위를 중시하지 않는 시대에 역행한 괴물의 움직임을.

그들은 모두 눈에 새겨버리고 말았으니까.

그리고 그렇게, 숨죽여서 우는 이들 사이에서 한 사내는 눈을 떴다.

무너진 벽과, 그를 짓누른 판자.
그것들이 치워지는 감각에 얼마 잃지도 않았던 정신을 수복한다.

이해할 수 없는 상실감과 그도 무어라 정의할 수 없는 충동같은 감각. 그런 기분에 휩싸인 채로, 너덜너덜하게 찢어진 몸을 억지로 일으켰다.

그리고 보았다.

그런 그를 손으로 잡고 일으킨 상처투성이의 토가와 뒤로 서있는, 쓰러지지도 못한 채로, 몸의 절반이 파헤쳐지듯 찢어진 여인을.

머드락을.

그는 보아버렸다.

"하."
"요한씨. 안 되요...!"
"하, 흐, 하하하."

비웃음같은 웃음이 그의 안에서부터 터져나오고, 그 웃음 아래에서 증오가 끓어올랐다. 토가와에게 부축되지 않고서는 걷지도 못할 것 같은 몸이 제 멋대로 움직이고, 그는 생각한다.

머드락은 죽지 않았다.
분명히 그의 기감은 머드락의 안에서 생명이 끊어지지 않았다고 느끼거 있었다.

그렇지만.

"...머드락씨는, 살릴 수 없습니다. 지금은, 도망쳐야 해요...!"
"하, 흐하하하하..."
"그게 지나간 뒤로 뭔지 모를 괴물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무리에요. 요한씨는 혼자 움직일 수도 없는데, 지금은...!"
" ㅡ 토, 가와."

살리지 못한다면 죽어있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는가.

부숴진 집.
붉게 물든 하늘.

밤이라기에는 이상한 어둠에 뒤덮인 하늘과, 별이라기에는 괴상쩍은 눈동자처럼 생긴 것들이 수놓인 별의 바다.

그 천장 아래에서 혈인은 거닐다가, 떠올렸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
해결할 수 있다면, 무엇을 대가로 치뤄야 하나.

ㅡ 그는 그 대가를 치룰 준비가 되어 있는가를, 천천히 떠올리고. 이요한은 웃었다.

"안전한, 곳으로 가자."
"...네?"

머드락의 몸을, 어떤 말도 하지 못한 채, 호흡조차 제 힘으로 하지 못하는 몸을 끌어안으면서 그는 깨달았다.

어디로 가야 할지를 알았다.

그의 몸이 원형을 유지하려 드는 재천피의 공능과, 그것을 이룩해내는 욕천혈의 강화. 그 최소한의 여력조차도 머드락에게 집중하여, 몸 밖으로 떨어지는 핏방울 하나도 허락하지 않은 채로.

이요한은 걸었다.

케델의 술집으로 향하는 걸음.

시체가 되어가는 남자는, 멈추지 않고 걸음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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