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잡담판]【천상으로 향하는 천마신교 93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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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08 [AA/잡담판]【천상으로 향하는 천마신교 93F】 (5000)

종료
#0正道第一劍◆IladtgNXUe(4411a1c2)2026-09-03 (목) 14:3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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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3.>>0
#4395천마◆lMF.VqjaE.(997ee56f)2026-09-12 (토) 03:39:19
일전(一戰).
『용성포(龍聲砲)』의 『비노화련(沸爐火蓮)』을 흘려내던 와중 빠져나간 화기에 소사(燒死).

이십삼전(二十三戰).
『상탄십보(象綻十步)』의 『거성각(去城脚)』을 동일하게 각법으로 맞받아치다 폭사(暴死).

칠십팔전(七十八戰).
『춘추고선(春秋辜旋)』의 『반탄갑(反彈甲)』에 뇌기를 역행당해 파열사(破裂死).

백십육전(百十六戰).
『전마운벽(轉馬雲壁)』의 『운산운해(雲山雲海)』를 뚫지 못한 채 짓눌려 압사(壓死).

이백이십칠전(二百二十七戰).
『흑사중금나(黑蛇衆擒拏)』의 『나신십수(拏身十行)』에 붙잡힌 채 교사(絞死).

이백팔십구전(二百八十九戰).
『사군도(獅君刀)』의 『제와도세(帝渦刀勢)』가 행한 역공에 합이 어긋나 참사(斬死).

그리고 대략 삼백 번의 횟수만큼 투쟁을 겪었을 적.
이요한은 자신이 만들어내고 있는 것의 근본 골자를 정립했다.

뇌소(雷素)는 이제 전기 알갱이 같은 수준의 엉성한 벼락이 아니었고, 인력과 척력을 통해 전자기력의 극(極)을 나누는 그 짧은 순간마저 이요한은 학습해냈다.

인간의 감각으로는 정립할 수도, 제어할 수도 없을 것 같은 찰나다. 그 순간을 인위적으로 재현해내는 것을 넘어서, 그 발현 기전을 이론적으로 정리해낸 것이다.

그 시점에서 그가 만들어내고 있던 뇌법은 심마가 선보이는 절정무공에 가로막히지 않기 시작했고, 이윽고 합을 맞춰서 수십, 수백 초를 나누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나...그럼에도 불구하고 칠백팔십전에 이르는 투쟁이 쌓인 이유라고 한다면, 그건 분명 단 하나의 무공 탓이었겠지.

『뇌천기륜해(雷天麒侖該)』.
스카아이가 새로이 구해온 종류에 속해 있던 그 무공.

그가 갖고 있던 진뢰십삼식과 비슷하게 기린이라는 종(種)을 따라잡기 위해 만들어진 그것은...뇌법(雷法)이었다.

그저 단순하게 벽력을 불러일으키거나 다스리는 종류조차 아니다. 벽력을 호흡하고, 제 몸에 뇌전을 덧입으며 축적하여 몸을 개변하는 종류였던 것이다.

그러니 그 시점부터는 그의 상념이 무공의 정립 도중 다른 것에 이끌리게 된 것이 당연하겠지.

삼백전부터 칠백팔십전에 이르기까지 이요한은 하나의 질문에 매달렸고, 그 답을 구하지 못했다.

그 질문은 오직 단 하나.
손아귀에 쥔 벽력으로 어떻게 더 강렬한 벽력을 뚫겠는가.

......답은 떠오르지 않았고, 궁구할 시간 없이 상살(相殺)은 계속된다.

이요한은 그렇게 뇌천기륜해를 마주하며 패사를 반복했다.

죽는 것은 오직 그 하나뿐이긴 했지만.





*





심마는 일백 번 정도 맞붙을 때까지는 온갖 말을 다 했으나 이제는 조용했다.

- 이게 네 투법의 수준이다.
- 기괴한 능력에 기댔으니 경험이 부족한 거다.
- 그 정도 수준으로는 선혈대의 무기술을 마주할 수도 없을 거다.

그런 종류의 말을 나불거리는 것이 그의 숨겨진 천성이라도 되는 줄 알았는데, 아마 그건 아니었던 모양이다.

잠깐의 대치 상황.

만들어낸 염체(念體)의 상태를 점검하고, 다시 전력인 상태를 재구성할 때, 이요한은 귓가로 전해지는 몇 차례의 파공음을 듣는다.

눈앞에서, 심마가 거칠게 도를 튕기고 있었다.

- 『뇌천기륜해』는 생각보다 정교하고, 생각보다 강대하다. 명백하게 세월과 전통이 느껴진다고 해야겠지. 심상이 아니라면 나조차 펼쳐낼 수 없을 것 같은 수준이다.
[그래서?]
- ...주(主)로 삼은 아츠를 바꾸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거라는 이야기다.

그 도는 피보다 시뻘겋게 타오르는 불꽃으로 이뤄져 있었고. 놈의 눈은 감정을 읽을 수 없게 온통 적색뿐이었다.

'살카즈 놈들은 다 뻘겋거나 검은 걸 좋아하는군.'

그는 불현듯 뭔가 이상한 생각을 떠올렸지만 그것을 의식적으로 망각했고, 그 말에 답했다.

[하지만 그리해서는 네 놈이 던진 화두를 뚫지 못하는데.]
- 화두는 무슨 화두냐. 빌어먹을, 군용급 아츠 투성이인 책들에 진전급이 있길래 안 쓰려다 꺼내 쓴 것뿐인데.
[강한 것으로 약한 걸 치는 건 언제나 옳기는 하지. 경지는 그래서 올리는 법이니까.]

하지만 그리할 수 없는 이유는 하나였다.

[그렇지만 그렇게 사술의 격에 의존해서 힘으로 누르는 데 익숙해지면 안 된다.]
- 무슨...
[그렇게 강해지면 네 놈 같은 무예가가 돼버린다. 그럴 수는 없지.]
- 이런 거지 같은 놈을 다 봤나. 빌어먹을, 8000년을 살면서 너 같은 놈은 처음이다.

그가 상대해야 하는 것은 그보다 강한 적재이기에.
이 벼락은 그러한 상성을 넘어서 상대를 죽일 수 있는 것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다만 생각한다.

여섯 개의 사공을 마주하고, 꺾으면서 그 초식(招式)들을 분해하고 재조립한 지금, 마지막 사법을 꺾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화법(火法), 각법(脚法), 고법(叩法), 신법(身法), 수법(手法), 도법(刀法)을 꺾었으나, 마지막 뇌법(雷法)은 꺾지 못했다.

그 모든 것의 종합에 뇌법이 더해진 결과물을 그의 모든 무예로 맞설 때, 그것을 부수기 위한 궁극적인 해답은 무엇인가.

오로지 그것만을 그의 머리는 홀린 듯이 떠올리고 있었다. 그리고 염체는 그를 감응하여 자연스레 움직이며 세(勢)를 취하는 것이다.

[오기나 해라. 조금만 더하면 알 것도 같으니까.]
- ......안 그래도 없는 시간을 허무하게도 쓰는군.

이미 칠백 번을 넘게 움직였으나 그 모든 움직임이 동일하지는 않다. 한 번 한 번의 격돌에 이요한은 매 순간 제 자신을 정련하고 있었다.

그것을 그의 눈앞에 있는 사혼령조차 뚜렷이 느낄 수 있으나, 아직까지도 그 격이 탈태하는 영역에 들어서지는 못한 채로.

그들은 또 한 차례 그 염체를 맞부딪혔다.

격돌(激突).
인간의 의념(意念)과 원류에 도달한 신의(神意)가 충돌했다.





*





크가가각!!

소름 끼치는 뇌성이 울려 퍼지고, 시선이 교차한다.

태풍을 휘어감은 것 같은 심마의 몸이 떨렸다.

중단에 두었던 도의 흐름이 경쾌하게 일렁이는 바람은 사군도라 불리는 사공에 의한 것. 그 움직임에 바람을 휘어감았으나, 그걸로 그치지 않는다.

동시에 펼쳐지는 보법과 고법이 겹쳐지고, 화공이 뒤섞인 순간에 심마의 육신은 완전히 변모한 것이다. 벼락과 불길이 함께 흘러넘치는 연옥(燃獄) 같은 형태로.

울려 퍼지는 소리.
그것은 불꽃을 휘감은 폭풍 속에서 표류하고.

- 대력(大力)을 소력(小力)으로 부딪혀 부수는 것이 너의 버릇이지. 하지만 그럴 수 있는 점(點)의 개수에 한계가 있다. 동시에 작용할 수 있는 힘의 왜곡은 결국 최대 셋 이하.

그 모든 것을 허공에 선 하나 그으며 버텨내는 번갯불이 있었다.

- 흘려낼 수 없는 강함 혹은 수. 너를 죽이는 것은 그토록 간단하다는 뜻이다.
키기기기긱!!

그 번갯불은 이요한의 육신에서부터 흘러넘치는 것이었고, 그는 그 순간 거칠게 밀려들어오는 불길을 즈려밟았다.

움직이는 육신 아래로 뇌광이 뿜어져 나온다. 발걸음에서 손짓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 벼락을 만들어내지 않는 움직임이 없다.

흡자결과 탄자결을 억지로 맞부딪히는 과정을 거쳐가는 조율을 통해 발현하는 벽력, 내가공력의 총화나 다름없는 뇌화(雷花)가 피어나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것의 흐름을 모두 인지해내고 펼쳐낸다는 것은 얼마나 위태로운 일인 걸까.

내리그어지는 도를 요격하는 일권. 짓밟는 발걸음을 걷어내는 움직임. 실제로 그러하는 것 같은 호흡이 요동친다. 흡자결과 탄자결이 뒤섞이며 벼락이 보충되며 움직임이 연장됐다.

그 모든 과정 속에서, 그는 문득 떠올렸다.

- 『뇌천기륜해(雷天麒侖該)』의 『뇌성전해(雷成全該)』를 펼치겠다. 이번에는 막을 수 있겠나.
[거추장스럽군.]
- 뭐라?

강함으로 약함을 친다.
그건 지금의 그가 이룰 수 없는 것이라는 걸.

생각을 잘못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이 떠오른 것이다.

[그래...확실히 그랬지.]

염체는 주어진 동작을 재현하고 있었고, 본디 만들어지고 있던 『구련성뢰궁(九聯成雷躬)』의 투법을 다듬으며 펼치고 있었다.

내리찍는 불꽃과 벼락의 칼날이 손 바깥으로 뻗어지는 벼락에 얽힌 채 밀려나고, 육체를 내돌리는 회전력이 그 벼락의 세기를 조절하던 움직임이 그것에서 비롯됐다.

비록 사혼령이 파악하기에는 곧 이요한의 힘 조절에 한계가 찾아올 것이라 보았다 해도 그렇다. 이 힘 조절은 분명 세월을 뛰어넘는 자질이 빚어냈다고 해야만 할 만한 것.

힘 조절이 무너지기 전까지 서른두 번의 합을 버텨낼 수 있다면, 그건 그것만으로 달인의 솜씨에 도달한 것이라 보아 무방했다.

분명히, 그러하였을 터인데.
사혼령의 시야 속에서 펼쳐지던 그 기교가 변화하는 것이다.

모든 동작이 정지하고, 홀연히 의지만이 울려 퍼졌다.

[ ㅡ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는 것뿐이었나?]
- 뭐?

찰나 속에서 뇌성전해는 꿈틀거리며 피어올랐다.

그것은 역뢰(逆雷)다. 쌓아올린 전하를 육신 속에서 한 줄기로 뽑아내 뇌전으로 빚어내는 것. 『뇌천기륜해』의 다른 술식, 『구뢰지장(九雷枝帳)』같이 아홉 갈래로 뻗어지는 것과는 다르나, 결과는 동일한 수준의 파괴를 체현할 수 있다.

이것은 이요한이 흘려낼 수 없는 힘과 속도를 내비추는 후천 아츠인 것이다.

그것이 땅에서부터 하늘로 거슬러 오르듯이 빛났다.

사혼령은 그 순간에 확신했다. 또 한 차례, 눈앞의 미친 것을 벼락으로 찢어발겼노라고. 손아귀를 지나치는 무언가를 베어내는 감각에서 그것을 역산해냈다.

그리고, 정말로 그리 되었다.

구백칠십이.
사혼령의 벼락이 이요한을 베었다.

구백칠십삼.
사혼령의 벼락이 이요한의 사지를 터뜨려 죽였다.

구백칠십사, 구백칠십오, 구백칠십육, 구백칠십칠...
사혼령은 어느 순간 깨닫게 된다.

- 뭘 하고 있는 거냐...?

염체가 부서지고 재구성되기를 반복하며 바깥이 혈해(血海)가 되어갈 적, 비산하는 핏물 속에서 오리지늄을 호흡하는 괴인이 죽음 속에 몸을 담그고 있다는 걸.

이요한이 염체를 재건함과 동시에 사혼령이 일궈낸 벼락 속에 뛰어들기를 반복하고 있음을, 그것은 눈치챈 채 움직였다.

구백팔십.
사혼령이 내뻗은 발길질에 허리부터 터져 나간 채, 그 격통을 느끼며 떠는 이요한의 염체가 끓어오르다 안정화되듯 가라앉아 간다.

[더.]

그러나, 그 끓어오름이 완전히 멈추기도 전에 이요한의 발걸음이 벼락을 타고 뻗어졌다.

- 무슨...

이요한이 멈추지 않았다.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것도 아닐 텐데도.

경험의 차이는 압도적이다. 사혼령의 손은 완전히 자연체를 유지하는 것 같던 이요한의 몸을 뚫었고, 그대로 내장부터 튀겨버리는 데 성공했다.

허나 그 상태 그대로 이요한은 제 염체를 재구성한다.

구백팔십일, 구백팔십이, 구백팔십삼...
거듭해서 재구성되고, 재현되며, 재천(再天)하여...

......사혼령의 손 안에 담긴 뇌력의 흐름이, 일그러지며 융화된다.

- ㅡㅡㅡㅡ !!
[더.]

그 순간에 사혼령이 느끼는 것은 그들이 존재하고 있는 내경(內境)의 변화였다.

한 사람의 심상.
살카즈들이 흔히 혼(魂)이라 일컫는 사람의 마음속 풍경.

이요한 자신의 본질을 설명하듯 그 소우주에는 어둠밖에 존재치 않았다. 분명 그리했었는데 어느 순간 그 안에서 벼락이 스며들듯 몇 줄기의 암광(暗光)이 번뜩이고 있었다.

사혼령은 깨달았다.
그 암광이 무엇으로부터 비롯된 것인지를.

구백팔십칠.
이요한의 눈을 사혼령은 바라본다.

- 이것이, 답인가?
[더, 더 많은 화력을 쏟아부어라.]
- 고강한 힘과 수에 대처할 수 없다는 단점...

바로 그때 그 눈동자 안에서는 벼락이 명멸(明滅)하고 있던 것이다.

이요한의 몸 그 자체가 『뇌천기륜해(雷天麒侖該)』의 전류를 끌어들이고 있었다.

- 대처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게 아니라.
[멈추지 마라. 내 기세를 계속 끌어올려라...!]
- ...마주하고 있는 힘과 수를 추락시키는 방향성을 택했다고...?

순간의 연결감과 함께 사혼령은 명확하게 보았다.
지금 이요한의 전신을 타고 흐르는 뇌류가 무엇을 행하는지.

육체에 퍼지고 돌아가는 피의 흐름이 힘을 흡수하고, 뿜어냈다. 일전에는 움직임을 통해 억지로 흡인력과 반발력을 마찰시키며 전류를 빚어냈었던가. 그것을 만들기 위해 이요한은 움직이고 있었고, 그 움직임의 투형(鬪形)이 『구련성뢰궁(九聯成雷躬)』이라는 이름으로 정립됐었다.

그런데 어느샌가 이요한은 움직이지조차 않았는데 그 몸 위로 뇌광(雷光)을 머금고 있던 것이다.

그 벼락의 근원은 분명 움직임이 아니다.
흡자결과 탄자결을 발생시키는 근원이나 다름없을 『욕천혈(慾天血)』에서부터 벼락이 발현되고 있었다.

'아니, 다르다...피가 아니다!'

흡자결과 탄자결이 동시에 발현하며 피 자체에 뇌성(雷性)을 품게 만드는 [어딘가]에서부터...전류가 빚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의 육체 속 가장 깊은 곳. 육체에게 있어 사람의 심지(心志)와도 같은 곳에서부터 퍼지는 의지가 욕천혈에 새로운 성질을 덧씌운다. 욕천혈이 품은 인력과 척력을 혈액 안에서부터 마찰시킨다.

다름이 아니라 이요한 자신을 찢어발기는 뇌전이, 육체 안에 퍼지는 것으로. 육체에서 가장 깊은 골수에까지 닿는 것으로...이요한은 제 핏물 속에 뇌광이 새겨지게끔 이끌고 있던 것이다!

재천피를 통해서 오리지늄이 공급되는 한 멈추지 않고 욕천혈을 뿜어내던 곳, 바로 피를 만들어내던 골수를 뒤바꾸는 것으로 말이다!

- 이건...!!

그것이야말로, 틀림없는 세 번째 질변의 전조.

뇌운(雷雲)과 같은 형상을 인위적으로 내경 속에 새겨 넣으면서 이요한의 몸이 떨렸다.

포효가 울리고, 새벽의 여명이 찾아오기 전 짙고 또 짙은 밤이 거듭됐다.

[이게 전력이냐 ㅡ !!]

구백구십삼.
벼락에 휩싸인 채 제 몸을 파괴와 재생의 순환 속에 밀어 넣던 이요한의 염체가 사혼령에게 멀어진 채 재구축된다.

그 상태 그대로, 이요한은 흡성대법을 통해 기공(氣功)의 영역에 접어들어 가는 투법을 감각했고, 이 세계 사공들이 무예랍시고 전수한 썩 훌륭하지 못한 투형에서부터 따온 자세를 취했다.

이요한이 제 무공이 아니라 사공의 자세를 재현하는 건 처음이었다. 사혼령이 계속해서 펼치던 것과 같은 칠종무공비급의 것들이 절묘하게 섞여져 있는 움직임.

달인의 수준이라 보아도 무방할 것이나, 사혼령 자신에 비하면 열화된 수준이다. 그리 말해도 되리라고 사혼령은 생각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모습을 본 순간 사혼령은 펼치고 있던 군용급 아츠의 사용을 포기했다.

연옥을 휘어감은 그 몸 위로 불길이 압축되어가기 시작한다.

- 좋다!
두근....두근.

그 육신 위에 맺혀 있던 불꽃이 모이고, 손끝에 집중될 적. 그것의 주변에서 돌고 도는 것은 한 개의 염구(炎球).

그 이름은 바로 『종언일양(終焉一陽)』이다.
8000년 전에 사혼령이 제 자신의 선천아츠로서 각성하여 『완성』의 경지까지 끌어올렸던 신기(神技).

당대에 청염(靑炎)에게 패하기 전까지는 찬광(燦光)이라 칭해졌던 그 구양(九陽)의 일부를, 부족한 자원에도 불구하고 사혼령은 재현해냈다.

그리고 그대로 검지와 중지를 맞댄 채로 겨눈 것이다.

『전마운벽』의 방벽을 뇌전으로 재현하는 것처럼, 그 몸 위로 흐르는 핏물로부터 벼락의 장막을 덧입고 있는 이요한을.

- 살아가는 존재에게 있어 충격이란 돌이킬 수 없는 변화를 일컫는 것.
두근, 두근...!

그 순간에 당도하는 것은 이 시대의 연약한 아츠가 아닐 것이다.

진전(眞傳)이라 일컬어지는 아츠의 급을 뛰어넘었다.
진전 안에 속해 있는 전술(戰術), 전략(戰略)급의 구분으로도 담아낼 수 없었다.

부족한 점이 많다지만 이것은 분명히 현대에는 오로지 영웅이라 일컬어지는 존재들만이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의 것.

『개천급(開天級)』의 후천 아츠.

- 이 일격은 너의 모든 것을 불사르고도 멈추지 않는 불길일 것이다. 증명해보아라 괴물아!
두근, 두근, 두근, 두근!!

『일양광언(一陽狂焉)』이.
태양과도 같이 응집된 불길이 압축되고 붕괴하며 펼쳐진다.

- 너의 심지가! 육신이! 혼의 모든 것이 불타버린 채로도 네가 너 자신을 관측할 수 있는지를!!

그리고 그들 주변을 둘러싼 세상의 어둠이.
그 고강하기까지 할 태양의 종말에 의해 밝혀질 적 ㅡ

불길과 벼락이 뒤섞인 채 쏘아지는 일양지(一陽指)는 무엇에도 막히지 않고 흘러넘쳤다.

키이이이잉 ㅡ !!

세상을 붕괴시키는 빛살은 이요한이 죽음 속에서 본 마지막 것.

그의 염체조차 지워버릴 것 같은 그 아득한 빛 속에서.
세상 모든 것이 무용해지는 것은 어둠만이 아니라 빛 또한 있다는 듯한 그 광망 속에서.

이요한은 다만 손과 발을 움직였다.
그 모든 것을 육신 속에 담아내기 위한 동작들을 취했다.

그 움직임이 태극을 덧그렸을 때, 어느샌가.

이요한은 빛에 집어삼켜진 채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게 되버리고 말았다.

그 자신에게조차 마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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