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잡담판]【천상으로 향하는 천마신교 93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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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08 [AA/잡담판]【천상으로 향하는 천마신교 93F】 (5000)

종료
#0正道第一劍◆IladtgNXUe(4411a1c2)2026-09-03 (목) 14:3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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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3.>>0
#593천마신◆lMF.VqjaE.(a46e9058)2026-09-05 (토) 03:25:22
"뭘 의심한 거냐 ! 나와 ! "
"으악 ! 차지 마 !! "

덜컹거리는 문을 이요한이 걷어찬다.
전력은 아니었지만, 카즈델의 나약한 경첩 따위로는 버틸 수 없는 위력.

기겁하면서 W가 문을 열었고, 충격적인 근로 조건을 제시받은 뒤 넋이 나간 사키코를 머드락이 퉁명스레 챙겼다.

이요한은 마치 1도 의미 없는 완장이라도 찬 분대장마냥 거세게 안으로 들어섰다.

"안 나왔으니까 내가 들어간다."
"아니, 이럴 거면 왜 걷어찬 건데 ! "
"네가 닫았잖아."
"아니, 그건 ! ...그렇긴 하지만."

그는 안으로 들어가면서 이 건물을 천천히 훑었다.

훑는 데 사용한 건 그의 몸 주변으로 되돌린 뒤에도 완전히 가라앉히지 않은 검붉은 기파들.

기파는 일렁였고, 파문이 일듯 움직이던 그것은 그의 의식이 감응하며 천천히 흔들린다. 형탄이 그의 기감을 피해서 펼쳐냈던 그 형체를 따라잡을 정도는 아니나, 충분히 얇다. 그의 능력하에 최대한 얇게 펼쳐진 파장만이 그의 발걸음을 따라 확장됐다.

그 범위가 대략 30미터 정도까지 펼쳐지는 수준에 도달했다.

'발걸음을 정확하게 W와 맞춰야 하거나 그런 건 아닌 것 같지만.'

그리고 그 30m 안에서, 그는 기폭할 시 꽤나 큰 범위 파괴를 일으킬 여러 가지 폭발물들을 확인했다.

위치는 바닥, 벽체 안, 천장, 문의 경첩 따위의 곳들.
수가 많다. 하나가 터지면 여럿이 기폭되게 될 것이다.

이요한은 그 열과 성이 들어간 구조를 보다가, W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래서."

그가 앞장서서 들어가기에는 영 글러먹은 듯한 복도 상태.

이동을 W에게 맡기는 눈짓이었고...

"머드락, 여기는 또 왜 온 거야. 친목 도모인가 ? "
"응 ? "
"......"

그냥 걷고 또 걸었을 뿐인데 이곳까지 오게 된 이유에 대해 물어볼 때, W는 그것에 대해 아는지 들어보려는 것이기도 했다.

그리고 아마도 그의 생각은 적중한 모양이지.

W는 왜 온 건지 모르는 거냐는 듯한 눈으로 그를 봤고, 머드락이 고개를 숙였다.

그는 그 움직임이 묘하다고 생각하다가, 문득 떠올렸다.

이 세계에 공짜 같은 훌륭한 개념이 곧잘 보이는 것이었는지를.

"머드락이 뭘 약속했지 ? "
"음..."
"무공의 전수라도 되나 ? 아니면 어긋난 혈맥에 대한 조치 ? "
"...혹시, 지금 안 거야 ? "
"그야 지금 깨어났으니까, 아는 게 없지."

당연하지만, 그에 대한 답은 아니오였다.

W의 눈이 가늘어지고 머드락을 바라봤다. 머드락이 우물쭈물하다가, 그의 팔을 붙잡았다.

"...요한, 미안."
"아니, 너도 생각해서 결정한 걸 테니까. 딱히 탓하고 싶은 생각은 없는데...그래서, 무슨 상황에서 뭘 약속한 거야 ? "
"요한이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났을 때, 요한이 무슨 일을 하든 따라가서 조력해 주는 대가로 광석병을 완화시켜 주겠다고..."
"음."

들려온 말이 그의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아서 다행이라 해야 할까, 이걸 ?

알 수 없는 일이겠지만 오묘한 표정을 지은 모양이었다.

머드락이 쭈구리가 됐다.
W가 이 반응에 그와 머드락을 번갈아 바라보고 있을 때, 이네스가 저 멀리 복도 너머에서 얼굴만 드러냈다.

"들어온 줄 알았는데 무슨 일로 멈춰 있는 거지 ? "
"아니, 뭐 별거 아니다."

이 정도 얘기는 오기 전에 말을 해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는 하지만...

머드락이 해 준 걸 생각하면, 아니 애초에 이런 부탁을 한 것도 머드락이 조력하기 위했던 거니까.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봄이 옳겠지.

"지금 들어간다."

그저 그 정도로 생각한 채, 그는 W에게 눈짓하여 앞장서게 했다.

머드락이 입을 다문 채 시무룩해지니 뭔가 달래 주고 싶어졌다가도, 남의 영역에서 그러기도 뭐한지라.

머드락의 머리 위에 손을 올리고 몇 차례 훑어 줬을 뿐인 것이다.

정작 토가와 사키코는 그런 와중에 카즈델어로 진행된 대화를 이해하지 못했고, 아직도 끔찍한 근로 조건의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했지만...

그것을 이요한은 신경 쓰지도 않은 채로.

그대로, 안으로 들어섰다.

*

가장 안에는 붉은 머리칼의 사내가 앉아 있었고.
이네스가 기대 반 의심 반의 눈으로 옆에 서 있었다.

정작 사내는 태연하게 영석이 박힌 검을 닦는 데 집중하고 있었지만, 이네스가 더 정신이 팔린 채 그의 움직임을 신경 쓰고 있는 듯하달까.

몸 위에 걸친 카즈델풍의 검은 의복을 갈무리한 채 그는 이네스를 지나쳐 사내 뒤에 앉았다.

그 등을 바라보고 있으면 사내가 입을 열었다.

"일전에는 제대로 말도 나누지 못했던 것 같군."
"그랬지. 그럴 만한 상황이 아니었달지, 나는 게르하르가 파놓은 함정에 걸려서 죽을 뻔했으니까."
"글쎄...이네스의 말로는 완전히 죽었었다고 하던데 ? "
"그렇게 말하려면 죽음이라는 게 무엇인지를 정의해야 하는 법 아닌가 ? "

그는 생각했다.

그의 힘을 지금 드러내는 것은 필연적인 일이고, 머드락의 면을 위해서라도 해야만 하는 일이라면.

그러면 이 이후에 취해야 할 이점은 무엇일지를.

"하지만 카즈델에는 죽음을 완전히 정의한 철학가 같은 게 없다. 적어도 지금까지 내가 읽어 본 서적에서는 그랬지. 그러니 그때 나는 죽지 않았던 거다. 설령 심장이 찌그러지고, 혈관이 터져 나가고, 피부가 파열했더라도 심혼(心魂)이 무너지지 않았다면 죽음에 완전히 빠진 것이 아니니까."
"심혼이라...좋은 말이군."
"너희들이 생각하는 혼(魂)의 개념과는 사뭇 다른 이야기겠지만 말이다."
"그러면, 묻고 싶은 게 있다."

그와 이 남자의 대화가 이해하기 어려운 걸까.

이네스든 주변의 사람들이든, 무슨 뜬구름 잡는 소리만 하냐는 듯했지만 그는 신경 쓰지 않는다.

손가락 끝에 기감을 집중한 채 떠올리는 것은, 상대의 강함.

"네가 광석병의 진행을 멈출 수 있다는 건, 광석병의 진행 양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건, 사실인가 ? "
"왜, 일주일이나 기다리고 난 뒤 마주하니 이제는 그게 진실일지 거짓일지가 의심되나 ? "
"...목숨이 걸린 일이고, 급소를 내주는 일이기도 하다. 의심되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하겠지. 세간에서 떠드는 너의 이명과 달리, 네가 뱀파이어가 아니라고 이네스가 말하기도 했으니까.

하지만,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말이 그 입에서 흘러나오기는 했으나.
그가 생각하는 것은 그것보다는 다른 하나다.

이 자는 강했다.
어쩌면 육관(六關)을 모두 질변시킨 뒤에야 정면으로 압도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해 버릴 만큼.

그 강함은 놈 안의 내력이 흐르는 회로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고, 단련한 몸에서 비롯된 것도 아니었으며. 다름이 아니라, 그 둘, 그 모두가 결합하는 순간에 드러날 것 같은 ㅡ 기술(技術)에서부터 비롯된 것.

펼쳐낼 수 있는 무예(武藝)의 고등함이라는 것을.
그는 근골과 회로의 조화로부터 비춰 보았다.

"부탁한다."
"잠, 외드레르...! "
"무엇을 ? "
"거래로 제시된 건 한 명에 대한 처치였겠지. 나를 처치한 뒤에, 이네스와 W에게도 처치해 다오. 값은 치르겠다. 어떤 대가를 요구한다 해도...! "

그리고 그런 강함을 가진 존재가.
이리 말하면서 그의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값이라.

머드락은 의기소침해졌지만, 그래도 꽤 잘한 것 아닌가.

셋 모두가 아니라 고작 한 명이었다. 고작 한 명 처치해 주는 걸로 거래를 했다면 사실 꽤 거래를 잘한 것처럼 느껴졌다 해도 무방했다.

셋 있는 용병대에게 하나를 처치해 둔다면, 그야 거래를 확장시킬 수 있으니까 말이다.

"토가와."
"...네 ? "
"이 세계에서 주화입마(走火入魔)의 위험성이라는 건 이다지도 크다. 이 사람들은 제대로 축기(蓄氣)하는 법을 모르기 때문에 이리 되었고, 그 결과 스스로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난관에 부딪혔지. 언젠가 몸 안의 영기(靈氣)가 격발해서 체외로 물화(物化)하며 죽음에 이르게 된다. 그런 현상을, 『광석병(Oripathy)』이라고 부르며 두려워하는 거다."
"병...인가요 ? "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는 자들에게는 병이겠지."

그 거래라는 것을 통해 이득을 얻어 낼 만한 확장성이.

그는 입을 열었고, 옆에 서 있던 토가와는 그녀에게만 전해진 한국어에 잠깐 놀랐다가 답했다.

주변을 둘러싼 이들이 알지 못하는 단어에 당혹한 듯 눈을 찡그린다.

그러나 테라 기준 이세계인들의 대화는 계속됐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 병의 진행을 급속도로 느리게 할 능력이 있다. 이 세계의 기(氣)는 나에게 터무니없이 민감하게 느껴지고, 그렇기 때문에 나만이 기를 다스리는 올바른 방법을 손에 넣었으니까."
"기..."
"너는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뿔이 돋아난 몸인 만큼 느끼지 못할지도 모르지. 그렇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다는 이야기다. 단적으로 말해서 이 도시의 수백만 인구 중 최소 3할 이상이 걸려 있는 병을, 나만이 멈출 수 있다. 언젠가는 완전히 치료할 수 있을지도 모르고.

그렇다면."

사람의 목숨에 어느 정도의 값을 매겨야 하며.
그 매긴 값은 어떤 이유에서 그 정도로 매겨져야 하는지를.

마문의 집법령주라는 기이한 직책을 억지로 떠맡은 토가와 사키코에게 묻는 것이다.

"나는 이 힘을 숨겨야 할까, 드러내야 할까.

일전에 머드락이 내 힘을 공유하는 걸 조건으로 걸었기 때문에 한 명은 처치해야겠지. 그렇지만 남은 둘은 거래 조건 외다. 이 상황에서 다른 둘에게도 그런 처치를 베푼다면, 그 대가로는 무엇을 요구해야 할까.

너는 어떻게 생각하지 ? "

과연 그녀는 그런 직무에 맞는 능력을 보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

그런 의문을 담아서 그녀를 보면...
복잡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내려서 아래를 보았다.

고민과 의문, 생각이 길어졌고.
W는 투덜거리는 듯했지만 그가 무언가 중요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걸 아는 건지, 그에게 말을 걸지는 않았다.

다만 장고(長考)가 이뤄지고 있었다.

이 세계에 대한 부족한 지식으로 효과적인 답안을 짜내려는 것처럼, 따라가지 못한 이해를 끌어올리는 것처럼.

그렇게, 토가와 사키코는 생각하다가...

"그런 힘이, 정말로 요한 씨에게만 있는 건가요 ? "
"풍문으로는 이 병이 불치병으로 알려져 있으니 그렇겠지. 카즈델에 몇 없다는 귀족들도 그런 감염을 겁내서 도시에 곧장 나서지 않으니까."
"그렇다면."

되물었다.

"요한 씨는 그런 힘을 이용해서 베풀고 싶으신 건가요. 아니면, 제가 말한 대로 이권의 연결을 만들고 싶으신 건가요 ? "
"...연결이라."
"요한 씨가 가진 힘이 이 세계에서 대체할 수 없는 종류의 것이라면, 저는 돈이나 물질적인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그런 건 기회만 있다면 만들 수 있는 것일 테니까."

그의 사고 방향성을 확인해 보는 듯했고, 그가 어떤 길을 걸으려는지를 추론하는 듯하기도 했다.

그가 생각한 것과 엄청나게 큰 차이가 있는 건 아니지만...다듬어진 정도에서 차이가 있는 것 같은 말이 막힘없이 흘러나온다.

토가와 사키코가 단언했다.

"중요한 건 정보입니다."
"계속해 봐."
"이 세계의 생활상이 어느 정도인지, 발전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마법이나 초능력 같은 게 얼마나 대중적인지. 그런 것이야 모르겠습니다만...중요한 건, 이 힘이 대체 불가능한 것이며, 누구라도 노릴 만한 것일 것이라는 점일 테니까요. 그런 능력이라면, 충분히 강력한 힘과 이권이 얽히지 않는 한...환자보다 창과 칼이 먼저 찾아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무서운 말이지만요."
"그렇지. 그렇겠지. 그러면 ? "
"광석병, 주화입마라는 현상에 대해 대처가 가능하다는 정보를 차단해야 합니다. 그 정보는 절박한 상대를 영입하기 위한 자원으로 써야 하고, 이들이 거래를 요구했다면, 이 능력은 상대를 통제하고 영입하기 위한 수단이 되어야 합니다."
"이들을 영입해라 ? "
"...이 사람들은."

그의 힘은 절박한 강자를 길들이고, 그에게 복속시키기 위해 사용될 때 가장 효과적일 것이라고.

이 세계에서의 광석병의 위치라는 것과 그 영향력에 대해 제대로 체감하지도 못했을 텐데도, 약간의 죄책감을 느끼면서 말했다.

"그럴 만한 가치가 없나요 ? "
"아니, 있지."
"그렇다면 그렇게 움직이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나아가서, 이권을 모으기 위해서라도..."

힘은 절제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라고 말이다.

...좋은 말이었다.

그는 영석 하나 손에 쥐지 않은 지금, 그 말을 듣고 눈을 감았다. 골똘히 생각을 머릿속에서 정리했고, 친분이나 인연, 그에게 필요한 것이나 머드락과 사키코에게 베풀 수 있는 것을 떠올렸다.

어느새, 조용해진 이 방 안에서.

그는 모두의 이목이 쏠린 것을 느끼면서 말했다.

"외드레르, 이렇게 불러도 되겠지."
"...그래."
"그 제안은 수락해 두지. 다만, 거래가 하고 싶은지 아닌지는 네가 처치를 받은 뒤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게끔 그때 다시 물어보도록 하겠다."
"그건..."
"하지만 장담하는데."

선택권은 상대에게 넘겨 둔다.

거래의 조건은 입에 담지도 않았고, 옷을 걷어붙여서 준비를 할 뿐이었다. 팔뚝 위로 팽팽히 솟은 핏줄. 그 안에서 흐르는 검붉은 마기에, 그의 몸은 세간에서 떠도는 혈인과 같아진다.

나지막이 웃으면서, 그는 움직였다.

"너는 내가 제안할 조건을 거절할 수 없을 거다.
내 기공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는 겪어 볼 네가 가장 잘 알 테니까."

내뻗은 손이 상대의 명문혈(命門穴)에 오르는 것은 한순간.
그리고 바로 그 시점을 기준으로 변화는 이뤄진다.

이 세계의 지금 시점에는 그 어떤 존재도 행하지 못한, 광석병의 진행 정지라는 이변(異變)이.

바로 이요한의 손끝에서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두근...

그 변화를, 시술자와 피술자 둘 모두가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울림을 안겨 주면서.


잘 읽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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