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잡담판]【천상으로 향하는 천마신교 95F】
0

#14751 [AA/잡담판]【천상으로 향하는 천마신교 95F】 (5000)

종료
#0天子魔◆lMF.VqjaE.(117d83d6)2026-09-22 (화) 15:21:58

               _Lニ=--=ニL_
           ,,。+''´        `ヽ,,__
         ,。+'´              `''+、
       /          |              ヽ
        /  /          .|   ト、           ヽ
      ./  /     /   |   | ヽ   ヽ  ヽ. ∨
     /   ∥     / .   /  ..|  ヽ   ',   ',  ∨
    ∥ ./.∥    / .   /    .j   ヽ   |  |   ∨
   ∥,,イ ∥  -――-  /     -―-、、,,_   .|  |   |i
   i|∥i|.∥  / -―-/_/{_-―‐-   ...|/))   |i
   i| {..i| .|  |'''¨¨芯芯''      ''¨¨芯芯'''' .| /.!  .|i
   i| { ∧|  |   {::::i:i:::}         {:::i:i::::} |  |  |   |i
    ヽ ..i|  |  ヽ;;;;ノ       ヽ;;;;ノ .|  |⌒ヽ  .|i
        .i|,  .|',                    ∥./  ノ  .|i
        .i|.', .!.}       __      / ./ー''´   |i            네 놈은 네 놈이 먹은 난이도의 개수를 알고 있나.
      ∥ ', ',.`''+。,,_        _,,。/     |   ∨
     ∥ .∧ ヽ.    `¨二ユニニユ¨´         |  |  ∨
     ∥ ∥. \ \ ./i´ _{ ∠    `>、     .|  |  |i
     ∥ ∥    ̄/:::乂〔_><__〕,,。+''´::::∨    |  |  |i
    {i  {i     ./:::j::::{ {_{o}_} }:::::',::::::::::∨    |  |  |i
    ∧ ',    ./:::/::::::\|o|_/::::::::',::::::::: ∨   .|  |  ∥
      \}  /:::::}:ニニニニニニニニニニ:〉::::::::::::ヽ,,ノ  ノ /
          <:::::::::/::::::::::::::::::::::::::::::::::/::::::::::::::::j}`¨¨´ ̄
        i|二./:::::::::::::::::::::::::::::::::::::ヽ::::::::::::ノ
        i| /::::::::::::::::::::::::::::::::::::::::::::}二二|i
        ヽ/::::::::::::::::::::::::::::::::::::::::::::::{__/ .ji
            i|::::::::::::::::::::::::::::::::::::::::::::::::::::{_/
            i|::::::::::::::::::::::::::::::::::::::::::::::::::::::::|i


  ◎ 【잡담판 규칙】
  1.잡담판입니다.
  1-1.그 상세 anchor>1037>1
  2.쿠사리 금지.
  3.정리판's - database>3197>0 / database>2688>0
  4.그 이외는 딱히 없고 나메 및 AA 허용.

  ◎ 【마교 비급】
  1.하루 1회 검 수집가를 읽고 잡담판에서 떠드는 의무를 수행하시오.
  2.그러면 언젠가 영마공永魔功을 가질 수 있게 된다.

  ◎ 【목표】
  1.대기업 되기.

  ◎ 【이전 판】
 -100.anchor>5772>0
    0.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hor/5812/recent
    1.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5821/recent
    2.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5863/recent
    3.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5893/recent
    4.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5913/recent
    5.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5968/recent
    6.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6012/recent
    7.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6071/recent
    8.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6124/recent
    9.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6153/recent
   10.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6208/recent
   11.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6232/recent
   12.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6316/recent
   13.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6443/recent
   14.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6544/recent
   15.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6582/recent
   16.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6755/recent
   17.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6824/recent
   18.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6910/recent
   19.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7016/recent
   20.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7611/recent
   21.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7879/recent
   22.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8339/recent
   23.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8438/recent
   24.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8529/recent
   25.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8631/recent
   26.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8778/recent
   27.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8827/recent
   28.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9062/recent
   29.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9169/recent
   30.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9196/recent
   31.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9253/recent
   32.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9319/recent
   33.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9372/recent
   34.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9438/recent
   35.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9519/recent
   36.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9613/recent
   37.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9614/recent
   38.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9773/recent
   39.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9841/recent
   40.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9908/recent
   41.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9959/recent
   42.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024/recent
   43.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070/recent
   44.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132/recent
   45.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257/recent
   46.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300/recent
   47.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336/recent
   48.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357/recent
   49.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392/recent
   50.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400/recent
   51.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426/recent
   52.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469/recent
   53.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542/recent
   54.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581/recent
   55.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620/recent
   56.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654/recent
   57.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683/recent
   58.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725/recent
   59.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766/recent
   60.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832/recent
   61.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870/recent
   62.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918/recent
   63.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983/recent
   64.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1070/recent
   65.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1111/recent
   66.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1173/recent
   67.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1255/recent
   68.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1358/recent
   69.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1473/recent
   70.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1518/recent
   71.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1633/recent
   72.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1770/recent
   73.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1955/recent
   74.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2106/recent
   75.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2216/recent
   76.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2347/recent
   77.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2486/recent
   78.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2576/recent
   79.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2655/recent
   80.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2710/recent
   81.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2795/recent
   82.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2797/recent
   83.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2976/recent
   84.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3103/recent
   85.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3200/recent
   86.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3283/recent
   87.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3284/recent
   88.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3645/recent
   89.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3805/recent
   90.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3912/recent
   91.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4032/recent
   92.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4220/recent
   93.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4408/recent
   94.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4591/recent
   95.>>0

#1539천마◆lMF.VqjaE.(ee2ad32d)2026-09-27 (일) 05:08:51
단적으로 말해서.
여기서 게르하르에게 목숨의 연장 말고 다른 이유 같은 게 있었다니?? 하고 반응하면 그건 삼류였다.

그딴 이유에는 관심 없다, 게르하르는 죽을 것이다, 하고 반응하면 이류였고.

진정한 일류 고수는 이 시점에서도 원한을 잊지 않고 어떤 선택을 해야 게르하르에게서 최소 행동, 최대 손해를 끼치며 최대 이익을 뽑아낼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하는 법이었다.

그래서, 일류 고수인 이요한은 생각했다.

'...『라이프 스파인』이라는 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게 게르하르가 취했다는 삼정과 관련 있을 건 상수다.'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이 경우 게르하르가 손에 넣었다는 그 종문공법(宗門功法)을 취하는 것은 묵인되는 것일 테지.

카즈델을 떠나라 하였다.

그것이 종문공법이 유출되지 않게 하라는 사실이라는 것쯤은 그도 알고 있었다.

...그 정보가 그의 손에 들어가는 것은 용인할 수 있어도, 마왕에게 들어가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이야기였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내전이 일어나기 때문인가?

'......아니다.'

분명, 그럴 리는 없을 것이다.
내전이 일어나는 것은 이미 피할 수 없을 테니까.

동부에 선혈대가 들어오고, 게르하르가 들어와 이리도 난장판을 펼친 이상 결국 마왕은 뱀파이어를 벌할 수밖에 없을 것임을 알기에 그랬다.

그렇다면, 그 순간에 섭정후, 테레시스는 무엇을 바랄 것인가.

'............정말로?'

마왕과 혈연으로 이어져 있다는 그 카즈델 제일의 권력자는, 패배나 징치를 받아들일 것인가. 그도 아니면, 자신이 쥔 것을 놓지 않으려 할 것인가.

그에 대한 답이 너무나도 쉽게 나온 것은.
만일 그런 상황이라면 어떤 선택을 내렸을지를 떠올렸기 때문이었다.

권력과 힘은 가족이라도 나눌 수 없는 것.
정점은 오로지 하나이며, 뜻하는 바는 이뤄져야 한다.

그 시점에서, 이요한은 깨달았다.

— 『라이프 스파인』이라는 것의 위상과, 그것이 『군사 위원회』에게 어떤 의미일지를 추측해낸 것이다.

"......이기기 위해서는 혈연조차도 끊는다."
"비정한 일이지, 하지만 테레시스에게는 필요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에게는 마도의 하늘에 닿을 자질이 있구나."

테레시스는.
내전을 일찌감치 예상하고 있었던 모양이지.

그러나 판에는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다.

어째서인가, 이요한은 그 순간에 자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내렸을지를 생각하고 있었기에 알았다.

이따위 엉망진창인 판 따위로 만족하겠는가.

자신의 친지를 이런 판 따위로 끌어내릴 수 있다 여기기에는, 판에 올라온 변수가 부족했을 테니까.

테레시스보다도 더 낮은 곳에서, 더 좁은 범위를 보는 이요한조차도 그것을 알 수밖에 없어서.

생각이 이어졌다.

'이딴 제안에 큰 무게를 둘 필요가 있나.'

사고가 고뇌에 젖어들었다.

'양식을 한 보따리에 두는 일은 없는 법이다. 그가 마련한 방안은 여럿일 수밖에 없고, 하나, 둘이 실패하는 일 따위는 필연이라 생각할 것이다.

중요한 건.'

고뇌에 젖은 머리는 거듭해서 떠올리고 떠올렸다.

자신이었다면, 이 순간에 어찌했을 것인지.
그였다면 이 엉망진창인 판을 어찌 바꾸고 싶어 했을 것인지.

마왕이 당도하는 순간 내전이 일어나는 것이 확정적인 일이라면, 그렇다면, 테레시스는...

고작 정보의 차단 따위에 사력을 다할 것인가.

'주공(主攻)은 내가 아니라는 것.'

그럴 수는 없었다.

만인이 보기에는 사소한 발걸음이었으나, 그에게는 거대한 발걸음이 한 걸음 내디뎌졌다.

테레시스, 섭정후, 군사 위원회의 대장군.
...그의 심계(心計)를 지금의 그로서는 읽을 수 없다.

열등한 살카즈 따위가 무엇을 그리 깊이 생각하겠느냐고 정신 승리조차 할 수 없다. 이요한의 마음속에서 상대에 대한 인정이 하나 쌓였고, 그렇기 때문에.

지금 이 순간에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
선택한다고 해서, 그것이 판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는지.

애초에 판이라는 게 어떤 식으로 생겼는지도 알 수 없던 것이다.

고작해야 카즈델 안에서의 뱀파이어 한 마리가 살카즈답게 지랄발광을 떨며 사린가스라도 도배하는 줄 알았더니, 실상은 너무나도 많은 이권이 엮여 있었으니까.

그 꼬라지가 이 복잡한 도시에 퍽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간이 지나 이요한의 입이 열렸을 때...

어느샌가 그의 눈은 그를 둘러싼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게르하르를 죽이겠다."
"의뢰를 받아들이는 건가?"
"놈이 어떻게 죽을지, 언제 죽을지는 내 선택이다. 마왕에게 닿기 이전에 죽이고, 놈이 가진 삼정은 내가 취하겠다."
"상관없다. 어차피 의뢰 내용의 조율이나 의뢰가 이뤄지는지에 대한 건 내 알 바가 아니었거든."
"...섭정후의 수하가 아니었나?"
"수하?"

그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흉염객과, 그의 뒤편에 선 이들. 이 모든 이들보다 더 거대한 하나의 판.

형체도, 기척도 심지어는 얼개조차도 알 수 없는 그 거미줄 같은 판을 바라보다가, 탄식하며 고개를 저은 것이다.

이제는 뭐, 어찌할 수가 없었다.

"나는 그냥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전쟁의 중심지가 될 곳에 찾아왔을 뿐이다. 죽음을 쫓는 건 용병으로서 당연한 일 아닌가?"
"하핫."

속내를 숨길 작정도 없는 그 말에.
이요한은 괜스레 웃다가.

그냥 그대로 그의 아래에서 꿈틀거리는 뱀파이어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뚫었다.

손 아래로 두개골과 그 안의 뇌가 으깨진 채 흘러내리는 정기가, 육체를 타고 흐르면서, 그에게 단 하나의 생각만을 확고히 해주었다.

"그러자고, 그러면."

이 카즈델에서는.
어리석음과 약함은 죄악이다.

상대가 그를 이용하려 한다면 그도 이용할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수행 이후에 보상의 수령은 직접 하라는 건 아니겠지?"
"걱정하지 마라. 네가 게르하르를 죽이고 난 뒤, 적재를 죽여도 진홍왕정은 아무런 간섭도 하지 않을 테니까. 오리지늄은 놈들이 놈들 자신도 모르게 가지고 있을 테고."
"그런가?"

설령 그것이 인륜을 깨부수는 일이라고 해도.
그는 자신이 해야만 하는 일을 해야 한다 생각했다.

그저, 다만.

"...그것 참 효율적인 의뢰 방법이군."
"뭐..."

어쩌면 게르하르도 이리 생각했던 것일까 하는, 쓰잘데기없는 생각에 표정이 일그러질 뻔했을 뿐이다.

"그러니 정점에 설 수 있는 거지. 안 그런가?"

고작 그것뿐이라서.

그는 이어지는 흉염객의 말을 그저 팔짱을 낀 채 듣는 둥 마는 둥, 제 귓가로 흘러넘겼다.

*

이후의 이야기는 짧게 끝났다.

고작해야 나머지 혈진 2개는 자신이 부숴주겠다는 내용물이 다였다.

자신이 그러는 동안 게르하르 본인을 찾을 능력 정도는 있지 않느냐고, 흉염객이 그리 물었기에 그는 그냥 팔짱을 낀 채 묵언으로 넘겼을 뿐이었다.

있는가, 없는가.
굳이 따진다면 있다고 해야겠지만 그걸 알려줄 이유가 없는 것 아닌가.

그렇지만 흉염객도 그냥 그러려니 넘어가길래, 그렇게 이야기가 척척 끝나고, 몇 가지 정보만 남긴 뒤 놈은 떠난 것이다.

그 정보의 면면은 『적재』의 왕정 내에서의 위치나, 『게르하르』가 죽어야 하는 이유, 『나흐체러』들이 강 너머에서 집결 중이라는 내용물이었지만...

이요한의 생각은 흉염객이 사라지기 전 마지막으로 뱉었던 말에 집중된 채였다.

— 처음에는 정체를 함구한다 해서 네 신분이 『로드 리버사이드』의 『공주』 같은 진홍왕정의 왕족이라도 되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군. 다이아볼릭의 흔적이 있으니 나와 비슷한 혼혈이라도 되나 했는데 그것도 아니었고.

그때의 흉염객은 일의 경중을 증명하겠다는 것처럼 살기를 보이지도 않았고, 투지를 드러내지도 않았다.

그가 기감으로 느꼈던 흉염객 주변에서 일렁이던 괴물의 흉상(凶狀)은 사라진 지 오래.

그저 자연스럽게 움직이며 납도하는 움직임 속에서, 말소리 속에서...

『다음』을 보았었을 뿐이다.

— 네 종족에 대한 건 철저하게 숨기는 게 좋을 거다. 나처럼 『혼(魂)』을 일깨우는 데 성공한 놈들은, 네가 아무리 숨기더라도 너 자신을 꿰뚫어볼 테니까.

...『혼(魂)』이라.

뇌까리는 발음으로는 네페쉬(Nephesh)고, 혀끝에 맴도는 용어로는 아니마(Anima)였다.

아주 오래전인가.

그가 어렸을 적 자라나면서 배웠던 용어가 문득 떠올랐기에, 그는 그 용어와 얽힌 종교 따위를 떠올리다가 문득 웃었다.

지금 이곳, 이 순간에는 그딴 게 중요한 게 아니니까.

실존하는지 하지 않는지도 알 수 없는 신보다는, 그가 외공을 수양하고, 내공을 수양한다면 그다음에 단련해야 할 것이 『혼』이라는 사실이 더 중요했다.

외공절정에 이르고 난 뒤에 내공절정에 이른다.
내공절정에 이르고 난 뒤에는 혼을 수양한다.

혼을 수양하고 나면, 그 뒤는 어디일지 모르겠으나 — 이 세계에서도 그는 정점의 힘에 가까워졌지 않을까.

그 순간에는, 말이다.

"정말이지, 강해지고 싶어서 미치겠군."
"...반혈."
"외드레르, 이네스. 너희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

그것은 생각만 해도 짜릿한 일이었다.

그는 죽어버린 시체의 혈기를 끌어들이고, 몸을 일으켰다. 휘청거리는 몸은 혈기에 취한 것 같다.

이요한의 심마겁이 스스로를 자평하는 느낌이 들었다. 마음속에서 제멋대로 떠오르는 목소리가 없지 않았다.

오만하게 구는 것에 익숙해져서, 이런 선택을 하는 것이 어렵게 느껴져서는 어떡할 것인가. 이런 생각과 마음으로 카즈델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는가. 지금의 그와 그를 멸시하던 살카즈들에게 행운 이외의 차이란 무엇이란 말인가 ——

그리고 그런 자평에 대해, 내면의 이요한은 단언으로 끊어냈다.

"거래를 들었으니, 너희들도 떠나야 할 거다. 물론 내 탓을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지만 말이야."
"...알고 있다. 오히려 감사를 표해야겠지. 의뢰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너는 몰라도 우리는 다른 용병대장들처럼 죽었을지도 모르니까."
"고작 가능성이었기는 하지."

그에게는 천부인권이 있고, 살카즈들에게는 없다.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말이다.

"하지만 그 가능성 하나의 무게가 너무 컸다. 내 것도 아닌 목숨들을 도박판 위에 올리기에는, 내가 아직 태상망정(太上忘情)의 경지에 오르지 못했던 모양이고."

어쩌면 그가 행하고 있던 건 인권이 없는 살카즈들에게 인권을 부여하기 위해 무공을 정련하고 있던 걸지도 모르지.

무공의 영향력은 이다지도 드높다.

비록 이 무공으로도 아직 갈 길이 너무나도 멀다고 해도, 그는 길에 발을 들이민 순간 끝까지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너무나도 깊게 깨닫고 있었다.
정말로.

...그렇다면, 그가 해야 할 것도 이제는 명정할까.

시체가 혈기로 무너져서 오로지 중갑만이 남은 바닥을 내려다보다가, 그는 고개를 돌리고 흉염객이 부서버린 뒤의 혈진을 보았다.

확실히 혈석은 부숴져 있다.
그러나, 그 부서진 곳에는 아직도 일전에 보았던 혈시(血尸)가 남아 있었다.

진의 정수였던 것 같은 혈기의 응집체이자 게르하르와 닿을 수 있는 매개체.

어기지력으로, 토가와를 끌어당겨 그가 손을 잡아챈 채로...

"이게 카즈델이다, 토가와."

나지막이 말을 전했다.

"사람 목숨은 강물에 떨어지는 낙엽보다 가볍고, 칼은 베면 벨수록 날카로워지는 곳이지. 누가 가장 날카로운 칼을 쥐고 있는지만이 이곳에서는 미덕이고, 너는 그것에 익숙해져야 한다, 고 생각했지만."
"...익숙해져야, 하는 건가요."
"그럴 필요는 없을지도 모르겠군."

의견을 묻기보다는 지금 상황을 모두 전하는 게 좋다.

그놈이 이 모든 대화를 듣고 있었을 것임을 알기 때문에, 그의 손은 느릿하게 움직여...

그대로 파고든 것이다.

그 혈기의 응집체 안으로.

"...어차피 떠나버릴 곳이라면 어떤 짓을 하든, 어떤 일이 일어나든 상관없겠지. 안 그런가?"
— 두근

일전에 게르하르가 그에게 접촉했던 것 같은 그 의념을, 그의 내공 통제력은 억지로 재현하고 —

그리고 이윽고, 심장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그와 그의 손에 붙잡혀 있던 토가와의 시선이 뒤바뀌었다.

깊은 곳.
땅 아래의 영역.
어둠과 습기가 무던히 썩어가며, 흘러내리는 핏물이 고인 지대.

...게르하르의 마지막 혈진(血陣)이 있는 곳이, 이요한에 의해 억지로 끌어당겨지고, 게르하르의 용인 아래 엿보여지면서.

[...짐승 같은 것. 그러니 말하지 않았나. 너는 네가 무슨 짓을 하는지 모른다고.]
"그딴 건 중요하지 않다. 게르하르. 중요한 건 다른 것이지."

이제는 머리조차 남지 않은 듯한.
흐릿하게, 어둠 속에 파묻힌 한 쌍의 눈을 그들은 보았다.

"살고 싶나?

아니면, 뜻하는 바를 이루고 죽고 싶나."

게르하르와의 재회였다.
이 주제글은 종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