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잡담판]【천상으로 향하는 천마신교 95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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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51 [AA/잡담판]【천상으로 향하는 천마신교 95F】 (5000)

종료
#0天子魔◆lMF.VqjaE.(117d83d6)2026-09-22 (화) 15: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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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7천마◆lMF.VqjaE.(5295c2be)2026-09-23 (수) 15:10:10
사실대로 말하자면 그는 상태가 쓰레기와 다름없었다.

말하자면 24일 정도 굶은 워스트 컨디션의 호랑이 같은 상태라고 할 수 있겠지.

안 그래도 일어났을 때 기혈이 쇠해 있었는데, 머드락에게 무공을 보여주고 따라하게 시킬 적, 생각보다 더 잘 따라오길래 흥이 난 게 문제였다.

용상역근공이라는 무공의 본질은 결국 경파를 빚어내는 타격법. 대지로부터 지력을 끌어온다. 일점으로 힘을 뿜어내는 과정을 체계화하면, 그것이 곧 타격법이 되었다.

제대로 된 투법(鬪法)을 익히지는 못한 건 그나 머드락이나 동일한 일. 이 정도면 충분하다 생각하며 만들어낸 것이었는데...

설마 그가 보여줄 때마다 개선되고, 개발될 여지가 있는 움직임으로 맞받아쳐올 줄이야.

그런 건 예상하지도 못했던지라, 그것을 보자마자 마음이 동할 수 밖에 없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각잡고 머드락에게 기력을 끌어당겨 퍼부으면서 각성을 촉진할 수 밖에 없던 것이다.

그리고 나름대로 머드락이 그 타격법에 대해 삼성(三成) 정도의 성취는 거둔 것 같으니 그의 선택이 틀린 건 아닌 듯 했고.

'...가고일 왕정의 연자(緣者)라...'

그의 앞으로는 침울한 표정의, 한껏 긴장한 이네스가 걷고 있고. 그의 뒤로는 그 외의 모든 일행이 걷고 있다.

개중에서 그에게 가장 가깝게 걷고 있는 것이 머드락과 토가와이고, 최후방을 맡고 있는 것은 용병대이기에.

그는 뒤를 돌아보지도 않고 어기지력으로 머드락을 끌어당기며 물었다.

"...요한?"
"머드락, 아직 질변이 일어나지는 않았지?"
"질변이 뭔데...?"
"용상역근경의 타법을 수련하다 보면 언젠가 그 무공의 진의가 몸 속에 새겨지고 각인될텐데...아니야, 안 일어났다면 됐어."

사실은, 머드락의 자질이라는 것도 낮은 것은 아닌 것 같아서, 아니 그 이상으로 빼어난 것 같아서.

혹시 머드락은 가고일 왕정이 마지막으로 남긴 공주라도 되는 건지 물어보려다가 — 그만둔 것이다.

이유는 간단했다.

왠지 머드락의 배경이 뛰어나다는 걸 확인하면 그가 머드락에게 느끼는 감정에 정복욕이 추가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니, 그것을 물으려던 의사는 뒤로 미뤄뒀다.

그저 아직도 피부까지는 완전히 재건되지 않은 손을 쥐었다 피며...

"그러면 용상역근공을 익히면서 확인한 전력 상태는?"
"『잔재(殘滓)』와 비슷하거나...내가 더 우위."
"잔재라면, 외드레르인가."
"응, 꽤 유명했어. 준 특급이라고도 불렸고. 그렇지만..."

머드락에게 지금 그녀의 상태에 대해 물었고.
머드락은, 천천히 그의 발걸음에 속도를 맞추며 답해줬다.

"지금은, 안 져."
"어째서?"
"체급으로 누를 수 있으니까."

지금 이곳에 모여있는 이들 중에는 자신이 가장 강할 것이라고, 그리 말해온 것이다.

그는 용병의 계급이라는 것과 강함의 구분을 떠올렸다.

2급 용병을 20명쯤 죽이고, 1급 용병을 그래도 열댓명 정도 본 경험을 토대로 강함을 직관적으로 이해해본 것이다.

3급, 2급, 1급 그리고 특급.

그것이 비교되는 급수는 이류, 일류, 절정 그리고 그 이상의 경지라고, 그는 생각하고 있었다.

"급수라는 건 강함을 평균적으로 나타내기는 하지만, 완벽한 건 아닌 모양이지..."
"응, 의뢰를 수행하는 데에는 전투말고도 여러가지 요소가 도움이 될 수 있으니까."
"이네스나 W가 여러가지 방향으로 보조할 수 있던 게 1급 용병으로의 승급에 영향을 미쳤다는 건가..."

비록 실제로 그가 3급 용병을 만나거나, 2급 용병을 만나면 어렵지 않게 잡아 죽여왔다 하나 그랬다.

그가 도달한 경지가 일류급이라고 해서 그의 전력이 완전한 일류 초입 수준은 아니기 때문에.

같은 급수 내에서도 힘의 폭차가 큰 것이 살카즈들의 열등한 분류였기 때문에 그는 평균적인 값을 그리 잡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자질과 무공의 격에 말미암아 일류를 반보 정도 일탈한 그의 시선에서 보았을 때, 머드락과 외드레르는 그보다 명확히 강했고, 이네스나 W는 이제 비슷한 정도 수준인 듯 했기에 책정할 수 있었다.

제대로 된 1급 용병은 절정급.
검추나 융쇠가 절정의 초입에서 중기를 넘나드는 수준이었다면 외드레르와 머드락은 절정 후기 수준 이상이리라고 말이다.

"그러면..."

아니, 금단이 있다는 걸 생각해보면 머드락은 그 이상일지도 몰랐다.

머드락의 문제는 오직 하나. 그 금단이 머드락의 몸에 완전히 융화되지 못했다는 것.

그러나 그 정도는 용상역근공을 수련하다 보면 해결될 문제일 뿐이었다.

그렇기에 임의로 이름을 붙이자면...준 특급.
그런 수준에 다다랐다고 보아도 되지 않을까.

"머드락, 너를 흉염객과 비교하자면?"
"...무리."
"음?"

그러니, 그런 생각을 품고 행했던 질문에 —
머드락은 짧고 굵은 답을 건네왔다.

그의 재생 중인 손에 계속 시선을 주며 우물쭈물하던 것과는 다른 단호한 태도다. 명확하게 뜻을 정한 그 답에, 그가 눈을 마주쳤을 때.

머드락은 다만 말했을 뿐이었고.

"그 사람은, 『원류(元流)』에 근접했을 가능성이 높으니까. 그러니까, 무리야. 아마 우리 모두가 싸워도 동급이거나...열세."
"반혈."

도대체 뭔지 모르겠는 그 놈의 원류라는 말의 이후로, 이네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시선을 돌려보면 보이는 건 피비린내 따위는 일절 느껴지지 않는 잿더미가 날리는 곳.

칼질의 궤적이 마치 흉터처럼 사방팔방의 건물들에 스며들어서, 불씨가 그 안에서 이글거리는 검역(劍域)이 그곳에 있다.

그는 침묵했고, 이윽고, 깨닫는 것이다.

"도착했다."

그가 이곳에 도착하는 것을 기다린 건, 아마도 스카아이 하나가 아닌 듯 하다고 말이다.

이 거대한 검역을 제 간합 안에 두고 있던 듯한 특급 용병은 분명 그 중심에 있었고...

그의 발걸음이 그 안에 들어서는 순간에.
시선이 닿았다.

"...가볼까."

중심에 있는 흉염객이 분명히 거리를 격하고 그를 보고 있었기에, 지금부터는 전투 태세를 갖춘 채로 들어가는 것이다.

이제까지는 그저 자연체로 두었던 몸에 명확히 투법이 깃들고, 걸음에 기세를 품으며, 이내 장중히 이어진다.

이요한은.
그렇게 사지일지 모를 곳으로 들어섰다.




*




수십에서 수백 정도 되는 변이체들이 검흔에 짓눌려 불에 타들어갔다. 타들어가면서 불길이 끊이지 않았기에 대지 위에 쌓였고, 그것이 바람에 흩날리며 마치 피바다 같은 풍경을 자아냈다.

이요한이 그 풍경의 근원지에 도달한 것은, 그런 붉음이 하늘과 땅을 가리지 않고 물들인 뒤의 일.

그가 진신내공이 반절 이하로 떨어진 걸 느끼고, 그에 반해 육체는 온전하게 수복함을 깨달을 적에.

저 멀리 시체의 산 위에는 한 남자가 앉아 있었다.

거대한 만곡도(蠻曲刀)를 쥐고 있는 사내였다.

그 등 뒤에는 부숴진 채 수십자락의 검흔이 동시에 남아있는 수정을 두고, 그 아래에 여럿의 사람을 마치 제 아래 것처럼 둔 존재가 그곳에 있었다.

시체의 산 아래에서 가면을 쓰다듬으며 침묵하는 스카아이의 모습과, 언젠가 본 적 있는 양식의 갑주를 볼 수 있었기에.

그는 그 사내의 이름을 어렵지 않게 확정지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이 남자가 바로 그 이름높은 특급 용병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다리고 있던 쪽이 왔군."
"......그 분께서 손을 썼는데도, 살아있을 줄이야. 누구의 혈족인지도 모를 천한 것이..."

느긋하게 중얼거리는 그 사내가 바로 — 『흉염객』이며, 밑에 서서 그를 보며 뇌까리는 자는 『선혈기사』 중 하나다.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이요한은 제 손을 턱 아래에 둔 채 쓰다듬었다.

그들 외에도 하나 하나, 어느 누구도 일급 용병 아래의 전력인 존재가 없는 듯 했기에.

이요한은 그를 기다렸다 말한 흉염객에게 답하지 않고, 토가와에게 한국어로 물었다.

"저 여자는 이 땅을 둘러싸고 사람을 죽여온, 일전에 머드락에게 상처를 입히기도 한 선혈대의 일원이다. 그리고 저 남자는 이 사태를 중재하러 왔을지도, 그도 아니면 제 뜻대로 유도하러 왔을지 모를 강자고.

아마도, 그 강함은 이중 누구보다도 강하겠지. 홀로 여러 진영을 상대한다 해도 어렵지 않을 만큼."
"...강함..."
"그러면 토가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의 대화를 느긋하게 기다려주는 용병 앞에서 의견을 구하는 것이다.

그의 지낭(知囊)이라 해야 할 소녀에게.

"내가 지금 저 여자를 죽여버린다면, 이 대화는 어찌 흘러갈까."
"...네?"
"『진홍왕정』의 사냥개들과, 저 남자를 보낸 『장군』의 의향은 분명 다를 거다. 그렇지 않았다면 저 사내는 저리 앉아 있는 게 아니라, 지금쯤 용병의 머리를 따서 손에 들고 있을 테니까.

그런데 저 여자는 내 눈 앞에 나타나서는 썩 좋게 들리지 않는 말이나 지껄이고 있단 말이지..."

그가 지금 손을 써도 될지, 안 될지.
그 물음에 대한 답이, 요구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순간에 그가 품은 의지는 선명한 투기가 되어, 피륙 주변에 맺힌 채 끓었다.

전하(電河)가 요동쳤다.

누구라도 볼 수 있을 형태로.

"이 판에서의 중요성을 따진다면, 저딴 여자 하나보다는 내가 더 높다고 생각하는데."
"뭐라?"
"호."

그 들끓는 번갯불을 보고서 흉염객은 웃었고, 선혈기사의 붉은 눈이 찡그려졌다.

내뱉어진 염국어와 오래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은 물음에, 토가와의 눈이 흔들렸고, 침음이 입 밖으로 속절없이 흘러나왔다.

왜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묻는 것인가.

토가와의 속에서는 그런 생각이 흘러가고 있지 않을까를 생각하고 있을 때, 그보다 먼저 움직인 것은...기사였다.

"체내의 오리지늄도 제대로 정련하지 못하는 혼혈 따위가...!!"
쿠그극...!

중갑을 걸친 채 검붉은 머리카락과 적안을 빛내는 여인이 그에게 다가와줬기에, 이요한은 웃었고.

이내 고개를 들어서 흉염객을 바라보았다.

상대의 눈에는 제지할 의사가 없다. 흥미와 재미가 소용돌이쳤다. 어느 쪽이 이기고, 지더라도 간섭치 않을 것 같은 오만함이 ——— 강자로서의 권리를 드러내고 있었다.

뜻대로 해보라는 것이다.

"제 여자를 방패로 삼아 목숨을 부지한 주제에 아직도 자신의 분수를 모르는가?"
"좋아."

선혈기사조차도 그것을 부추기는 듯 했기 때문에, 그의 손가락이 천천히 손바닥에서 떼어내졌다.

주먹보다는 펼쳐진 손바닥을 유지하는 것은 그것이 그의 투법에 적합하기 때문에.

그렇게 천천히 펴진 손가락으로부터 흘러든 힘이, 손 위로 혼돈스러운 흉영(凶影)을 번져냈다.

상대는 그보다 격상이나.
— 그는 상대를 본 순간에, 이미 몇번이고 머릿속에서 그것을 죽이기 위한 방법을 도돌이표하듯 반복하고 있었으니, 문제없다.

계획을 실현시키는 아주 간단한 행위만으로 충분했던 것이다.

그렇기에.

" —— 죽이면 안 됩니다!"
"그러면?"
"그, 그러니까...!"

토가와의 목소리가, 그에게 들려왔을 때.
그는 제 손을 쥐었다 폈다가, 웃었다.

"바, 반만 죽여야 해요! 그냥 죽여서 돌아가지도 못하고 끝나면 안 되고, 그렇다고 정보를 너무 전할 수 있어도 안 되고. 상대 쪽에 말만은 전해줘야 할 테니까...!"
"그래?"

그리고 이내.
그 육신은 벼락이 되면서 뻗어졌다.

네가지 무공이 동시에 펼쳐지고, 하늘과 땅이 울리게 만들면서 뻗어지는 힘의 격류.

" ——— 그거 좋은 의견이다, 토가와!"

『괴극뢰(壞極雷)』로 귀결되며 만들어진 투법(鬪法)이 고스란히 펼쳐지며 손이 움직였다.

붉디 붉은 피의 그물이 사방팔방으로 뻗어지는 것을 뛰어넘으면서 내달리는...

분뢰(奔雷)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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