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잡담판]【천상으로 향하는 천마신교 95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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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51 [AA/잡담판]【천상으로 향하는 천마신교 95F】 (5000)

종료
#0天子魔◆lMF.VqjaE.(117d83d6)2026-09-22 (화) 15: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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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ヽ.    `¨二ユニニユ¨´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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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96천마◆lMF.VqjaE.(463647aa)2026-09-29 (화) 16:57:31
『혈생홍무변(血生紅霧變)』은 산 자를 혈기로 빚어내기 위한 진이었고, 그러한 진은 아홉개가 대지 위에 포진(布陣)되어 있었다.

진의 배분은 구방(九方)의 배열.
아홉가지 진에 혈기가 모이고, 중앙의 진이 모인 혈기를 포집한다.

그렇게 거르고 걸러낸 혈기와 혈육을 통해, 놈이 잃어버린 목 아래의 몸뚱아리를 새로 만들려 했던 것이 — 외부에 알려졌고, 게르하르가 실제로 실행하려 했었던 계획인 것이다.

달리 말하면, 그것이 바로 『혈육회귀(血肉回歸)』라는 사법(邪法)의 내용물이었던 것이겠지.

"살아, 있습니다."
우득, 우그극...

토가와의 인도 아래 미로같은 진을 답파한 이요한은, 지금 진의 최중심에 도달해 있었다.

그녀의 심음(心音)은 사람의 정념(情念)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인가.

그녀는 진 안에서 게르하르의 의지가 들려온다 하였고, 그저 걸어가며 혈관의 벽을 파헤친 것만으로 그걸 입증했다.

그가 경계하였던 선혈대는 진의 최중심까지 들어오는 동안에도 나타나지 않았기에, 그저 앞으로 향하는 것만으로 이리 빠르게 답파한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도달한 곳에 남아 있는 것을 보았을 때, 이요한은 무표정히 아래를 내려다 볼 수 밖에 없었다.

"이런 모습이 되고도, 어떻게..."
쿠득, 크드득...

진의 최중심에 있던 것이 무엇인지를 보았기 때문이다.

그 뿐만이 아니라, 다른 이들 모두가 보았다. 사람의 몸이나 근육, 거죽 같은 것이 남아 있지 않은 핏물. 그 핏물이 고여있는 태막같은 느낌의 혈전(血栓).

그 핏물 속에서 유일하게 떠올라 있는, 푸른 눈동자를, 이요한은 본다.

그에게 전해진 말소리를 들었다.
이 상태로도, 놈이 살아있다는 토가와의 말을 말이다.

기감으로 파헤쳐 보았지만 이 안에는 뇌조차도 남아 있지 않은 것 같다.

그런데도, 살아 있다는 건가.

"이런 꼴로, 살아 있다고."
"...소리는 들리고 있습니다."

죽일 수도 없을 것 같은 상태로 살아 있다고.
그렇게 주장되는 건가.

...그럴 수 있을지도 모르지.

보이지 않는 괴물을 뒤집어쓴 흉염객, 음속을 가뿐히 뛰어넘는 속도로 달리던 적재, 시공을 왜곡하던 라이프 스파인, 육안으로 인지한 것만으로 그를 터뜨려 죽일 뻔 했던 혈마교주.

그가 지금껏 보아왔던 것을 떠올리고, 개중에서 흉염객이나 적재와 비슷한 격(格)이었던 게르하르를 떠올렸다.

게르하르도 그런 말도 안 되는 능력을 갖췄다면, 살아있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

다만 중요한 건 그것이다.

"무슨 소리지?"
"아마도..."

그러면 지금 그는 이것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가.

흡성대법으로 흡수하기에는 혈기가 아니라 순수한 핏물일 듯한 저것. 주변에 영석이 있지도 않는 것 같은 이곳에서, 그가 무엇을 할 수 있는건가.

직감적으로 한 가지를 떠올렸지만, 그가 그것을 의식적으로 무시할 적.

토가와는, 말을 흐리다가, 답했다.

"...먹어라, 라고..."
"아, 썩을."

그의 직관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재능이 애매하지 않듯이, 재능으로부터 빚어진 직관은 저 피를 본 뒤에 그가 무엇을 해야 할지 명확히 깨닫고 있었고...

그는 그 순간에, 처음으로 흡성대법을 기초내공으로 삼았다는 사실에 후회했다.

"거지같은 뱀파이어놈이."

그가 해야 할 일은 저 모든 것을 먹어치워 식천수로 소화시키는 일이었기에.

아래를 내려보다가 탄식하며 몸 위에 걸치고 있던 의복을, 의복의 고름을 잡아당겨 푼 것이다.

"마지막까지...!!"
"꺄악...!?"

토가와가 이건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처럼 비명을 지르고, 머드락이 눈을 돌리나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는 신발까지도 벗은 채 걸음을 옮겼고, 이내 발 끝에는 질컹거리며 축축한 감촉이 느껴지며 그에게 찬 공기를 체감시켜주었다.

그러나 그 찬 공기도 오래 가지 않았다.

발부터 시작해서 종아리, 종아리를 넘어 심장 어림에서부터 입과 코, 귀와 눈. 핏물 속에 걸어들어가 잠기면 온 몸이 질척한 온기에 둘러싸였다.

호흡 대신에 핏물이 가득 차다 못해 몸으로 쑤셔박히는 듯 하고, 그 안에서 숨을 참고 또 참다가...숨이 부족해서, 본능적으로 운공(運功)하는 그 순간에 이르고 난 뒤에야, 변모는 시작됐다.

혈생홍무변(血生紅霧變)의 구중진(九衆陣).
그 모든 것을 총합하는 역할을 하는 『보좌혈주회생겁(報座血柱回生劫)』.

부숴진 것들과, 부숴지지 않은 것들. 진의 혈체를 끌어모은 채 허공을 유영하던 혈경과, 도시를 누비며 쓰러져 죽어가던 시체들.

그 모든 것들의 안에 서려 있던 혈기와 혈무가, 모조리 한 곳으로 회귀하면서 — 『개화(開化)』가 시작된다.

본디 그를 위해 준비되지 않았던 것이.
새로운 주인을 맞이하듯, 도시 전체를 울리면서.

개천급(開天級) 아츠의 발현을 울리고 있었다.





*




흩어지는 구름 속에서 희미하게 빛살이 퍼진다.

그것은 석양이다.
하늘이 핏빛 안개로부터 해방됐다고 하나, 이제 해가 저물 시간이 됐기 때문에 태양은 마지막 한숨을 흘려내고서 사라져간다.

다만 이곳에 선 이는 그 흘러내리는 한숨조차도 용인할 수 없기 때문에, 천천히 제 손을 움직였을 뿐이었겠지.

그 손아귀에 붙잡힌 헬버드는 검은 철 위로 빛살을 받아들인다. 그것의 검은 중갑을 젖게 하려들었던 햇빛은 그렇게 하나의 쇠에 막혔고, 이내 천천히 갈라졌다.

헬버드를 휘두르지도 않았는데, 빛이 갈라진 채 어둠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 신위(神爲)는 말그대로 물리(勿理)에 위배되는 듯한 현상이었으나, 법칙(法則)을 위반하지는 않는다.

그 사실을, 지금 이 자리에서 대치하고 있는 둘은 서로 서로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암검(暗劍)』, 내게는 그것을 죽일 기회가 있었다."

왜냐하면 지금 이 자리에 있는 둘 모두가 —
자신 스스로의 염상력을 『원류(元流)』에 도달시키는 데 성공한 존재들이었으니까.

"고작 두번의 손짓이면 충분했지. 그 목을 꺾고, 심장을 취한다면 끝이었을 것을, 네가 제지하였기에 살려두었다. — 달리 말하면, 네게 보여야 했을 양보는 그 정도면 충분했겠지. 안 그런가."
"그런 건 상관없어."

그 염상력이 혼(魂)을 울렸기에 식(識)이라 일컬으며, 그 형상은 제 혈통(血統)의 기원에 각인된 형상을 취한다.

『적재(赤裁)』의 육신을 뒤덮은 흐릿한 핏빛의 피막이 바로 그것의 격(格)이었고, 『암검(暗劍)』의 육신에 겹쳐져 있는 자색의 유령같은 형체가 바로 의념이었다.

이요한이 보았다면 불완전한 원영(元嬰)이라 일컬으며 경악했을 그것이 드러나는 그 순간에, 오로지 서로만을 바라보던 둘이 움직였다.

— 법칙(法則)의 영역에 간섭하기 시작한 의지가 무슨 의미를 갖는가.

오리지늄이라고 하는 무한한 정보의 바다 속에 그 의지를 맞닿게 함으로서, 두 살카즈는 그것을 증명했다.

백열(白熱)하듯 갈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한 순간의 찰나가.

[폐하께 충의를 바치지 않는 모든 존재는 반역자이며, 나는 모든 반역자를 사냥한다.]

펼쳐지는 것은 심적권청(心的圈聽)의 세계.

내딛는 발, 울리는 파문, 움직임에 맞닿는 미세 오리지늄 분진의 고동과 의식에 맞닿아 번뜩이는 에테르의 파장.

그 모든 것이 고작 개인의 철리(哲理)에 의해 뒤바뀌고, 현실을 변동시킨다.

암검, 아스카론의 손 아래에서 튀어나온 암살검이 대기를 가르는 움직임이 지독히도 느릿하게 적재의 시야 속에 담겼으나, 적재는 알고 있었다.

그 움직임이 현상화되는 시점에서 그 속력은 음속을 아득히 뛰어넘을 것이고, 저것조차도 그저 의지가 뻗어졌을 뿐, 실제 움직임은 적재의 인지조차 뛰어넘는 무형(無形)일 것임을 이미 알았다.

그렇기에 중단.
헬버드를 쥔 적재의 손은 찬연히 살기를 띄고.

[관(冠)에 충성을 바치는 너는 모를 것이다. 네 주인에 의해, 우리들이 얼마나 굶주렸는지를...]

이내 그 움직임 속에 혈하(血河)를 품은 채로, 강물과도 같이 흘렀다.

현상화되는 그 순간에 『나락살(奈落殺)』이 펼쳐지고, 『서광암인(噬光暗刃)』이 그어졌다.

한 번의 휘두름에 수천자락의 혈선(血線)이 대기를 찢어발긴다. 암검은 읽을수도, 예측할 수도 없는 궤도로 파고들어오는 혈선을 향해 걸음을 내딛었다.

삶과 죽음이 지금 이 순간 갈릴 것처럼 적재는 하나 하나의 혈선을 뒤틀었으나, 글쎄, 과연 그리 될까.

고요한 눈으로 전장을 바라보는 암검은, 그저 제 암살검 아래에 맺혀 있는 다른 한 자루의 무형검(無形劍)으로 허공을 그었을 뿐이다.

[그렇다면 굶주리고 또 굶주려서, 주린 배를 부여잡은 채 굶어 죽었어야지.]
[거짓 왕에게 그런 명령을 내릴 권리 따위는 없다...!]
[아니.]

이 싸움을 끝내는 것은 분명 자신의 역할이 아닐 터이기에, 30인의 선혈대를 흘려보낸 뒤, 오직 적재만은 붙잡아둔 채로.

투화(透化)의 경지에 다다른 암살자는 제 육신을 난도질하는 수십개의 참선을 통과했고, 유유히 대기 속에서 표류했다.

마지막 한 마디 의념의 이후로는 더 이상의 말조차 꺼내지지 않은 채.

[있다. 네 죽음이 그것을 증명할 거고 말이야.]

이어지는 건 파괴와 죽음을 품은 소음 뿐.

크가가각!!
키기긱!!
크구국...!!

칼과 헬버드가 맞부딪히며 만들어내는 소름끼치는 굉음. 그 기성(奇聲)이 처절하게 울려퍼졌으나, 아마 사그라드는 낙일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으리라.

다만 계속해서 이어졌을 뿐이다.

28인의 선혈대가 지하로 향하는 굴 안으로 파고들어가, 이요한이 취한 『순혈』의 피를 감지하며 쫓을 적에도.

스카아이가 직접 마지막 접촉이 이뤄질 장소로 걸음을 옮겨, 이 판의 끝을 지켜보려 할 적에도.

흉염객이 죽음의 소용돌이가 몰아칠 것 같은 곳으로 미리 향해가, 더 약한 측에 조력할 준비를 마친 상황에도...

검과 헬버드는 맞부딪혔고, 삶과 죽음이 업치락 뒤치락하듯 뒤바뀌었으며, 시간이 충돌과 함께 흘러갔다.

그리고 그 시간의 흐름 속에서.
고작 한 사람의 신형이 카즈델 외곽에 나타났을 뿐인 것이다.

그러나 그 한 사람이면, 아마도 모든 것이 바뀌기에는 충분했을 것이다.

저 스스로가 타고 있던 함선을 두고서.
공간을 접어 가며 걸음을 옮긴 채로.

마왕(魔王)이 왔다.





그 눈이, 이 도시의 모든 것을 담고 있었다.

말그대로, [모든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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