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잡담판]【천상으로 향하는 천마신교 95F】
0

#14751 [AA/잡담판]【천상으로 향하는 천마신교 95F】 (5000)

종료
#0天子魔◆lMF.VqjaE.(117d83d6)2026-09-22 (화) 15:21:58

               _Lニ=--=ニL_
           ,,。+''´        `ヽ,,__
         ,。+'´              `''+、
       /          |              ヽ
        /  /          .|   ト、           ヽ
      ./  /     /   |   | ヽ   ヽ  ヽ. ∨
     /   ∥     / .   /  ..|  ヽ   ',   ',  ∨
    ∥ ./.∥    / .   /    .j   ヽ   |  |   ∨
   ∥,,イ ∥  -――-  /     -―-、、,,_   .|  |   |i
   i|∥i|.∥  / -―-/_/{_-―‐-   ...|/))   |i
   i| {..i| .|  |'''¨¨芯芯''      ''¨¨芯芯'''' .| /.!  .|i
   i| { ∧|  |   {::::i:i:::}         {:::i:i::::} |  |  |   |i
    ヽ ..i|  |  ヽ;;;;ノ       ヽ;;;;ノ .|  |⌒ヽ  .|i
        .i|,  .|',                    ∥./  ノ  .|i
        .i|.', .!.}       __      / ./ー''´   |i            네 놈은 네 놈이 먹은 난이도의 개수를 알고 있나.
      ∥ ', ',.`''+。,,_        _,,。/     |   ∨
     ∥ .∧ ヽ.    `¨二ユニニユ¨´         |  |  ∨
     ∥ ∥. \ \ ./i´ _{ ∠    `>、     .|  |  |i
     ∥ ∥    ̄/:::乂〔_><__〕,,。+''´::::∨    |  |  |i
    {i  {i     ./:::j::::{ {_{o}_} }:::::',::::::::::∨    |  |  |i
    ∧ ',    ./:::/::::::\|o|_/::::::::',::::::::: ∨   .|  |  ∥
      \}  /:::::}:ニニニニニニニニニニ:〉::::::::::::ヽ,,ノ  ノ /
          <:::::::::/::::::::::::::::::::::::::::::::::/::::::::::::::::j}`¨¨´ ̄
        i|二./:::::::::::::::::::::::::::::::::::::ヽ::::::::::::ノ
        i| /::::::::::::::::::::::::::::::::::::::::::::}二二|i
        ヽ/::::::::::::::::::::::::::::::::::::::::::::::{__/ .ji
            i|::::::::::::::::::::::::::::::::::::::::::::::::::::{_/
            i|::::::::::::::::::::::::::::::::::::::::::::::::::::::::|i


  ◎ 【잡담판 규칙】
  1.잡담판입니다.
  1-1.그 상세 anchor>1037>1
  2.쿠사리 금지.
  3.정리판's - database>3197>0 / database>2688>0
  4.그 이외는 딱히 없고 나메 및 AA 허용.

  ◎ 【마교 비급】
  1.하루 1회 검 수집가를 읽고 잡담판에서 떠드는 의무를 수행하시오.
  2.그러면 언젠가 영마공永魔功을 가질 수 있게 된다.

  ◎ 【목표】
  1.대기업 되기.

  ◎ 【이전 판】
 -100.anchor>5772>0
    0.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hor/5812/recent
    1.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5821/recent
    2.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5863/recent
    3.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5893/recent
    4.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5913/recent
    5.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5968/recent
    6.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6012/recent
    7.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6071/recent
    8.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6124/recent
    9.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6153/recent
   10.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6208/recent
   11.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6232/recent
   12.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6316/recent
   13.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6443/recent
   14.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6544/recent
   15.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6582/recent
   16.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6755/recent
   17.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6824/recent
   18.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6910/recent
   19.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7016/recent
   20.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7611/recent
   21.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7879/recent
   22.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8339/recent
   23.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8438/recent
   24.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8529/recent
   25.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8631/recent
   26.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8778/recent
   27.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8827/recent
   28.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9062/recent
   29.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9169/recent
   30.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9196/recent
   31.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9253/recent
   32.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9319/recent
   33.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9372/recent
   34.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9438/recent
   35.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9519/recent
   36.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9613/recent
   37.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9614/recent
   38.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9773/recent
   39.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9841/recent
   40.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9908/recent
   41.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9959/recent
   42.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024/recent
   43.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070/recent
   44.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132/recent
   45.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257/recent
   46.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300/recent
   47.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336/recent
   48.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357/recent
   49.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392/recent
   50.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400/recent
   51.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426/recent
   52.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469/recent
   53.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542/recent
   54.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581/recent
   55.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620/recent
   56.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654/recent
   57.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683/recent
   58.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725/recent
   59.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766/recent
   60.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832/recent
   61.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870/recent
   62.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918/recent
   63.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0983/recent
   64.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1070/recent
   65.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1111/recent
   66.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1173/recent
   67.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1255/recent
   68.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1358/recent
   69.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1473/recent
   70.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1518/recent
   71.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1633/recent
   72.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1770/recent
   73.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1955/recent
   74.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2106/recent
   75.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2216/recent
   76.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2347/recent
   77.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2486/recent
   78.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2576/recent
   79.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2655/recent
   80.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2710/recent
   81.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2795/recent
   82.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2797/recent
   83.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2976/recent
   84.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3103/recent
   85.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3200/recent
   86.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3283/recent
   87.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3284/recent
   88.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3645/recent
   89.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3805/recent
   90.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3912/recent
   91.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4032/recent
   92.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4220/recent
   93.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4408/recent
   94.https://bbs2.tunaground.net/trace/anctalk/14591/recent
   95.>>0

#3688천마◆lMF.VqjaE.(fef95108)2026-09-30 (수) 23:58:44
몸 속에 핏물을 들이마시는 그 순간에도 이요한은 탈사(奪舍)를 걱정하지 않았다.

나흐체러르가 보였던 육신을 빼앗는 사술조차 식천수(蝕天髓)의 탐식을 상쇄하는 수준에서 그쳤기에. 그것에 더해서 팔황회천뢰의 축마결이라면 육신 속에 힘이 들어온 시점부터 언제든 동귀어진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기에 그랬다.

핏물을 전부 뇌전으로 튀겨버린다면 최악의 경우라도 그와 게르하르, 둘 모두가 세상에서 사라지는 걸로 끝날 것 아닌가.

고작 그 정도의 대비만 한 것조차도 그가 토가와를 믿지 않았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나, 그는 제 사람을 믿는다면 끝까지 믿어야 한다 생각하여서. 그리고 한번 적이 된 존재는 동료가 될 수 없는 법이라 여겼기에, 핏물을 들이마시는 와중에도 다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 최악의 경우에 관한 상상이.
지금 일어나는 일과 얼마나 거리가 먼지에 대해서 말이다.

'...기이하군.'

그가 느끼는 것은 혈기(血氣)였고.
그것을 느끼는 것은 기감에 의해 이뤄지고 있었다.

오감은 이 태막 속에 들어간 시점부터 마비되었으며, 그의 육신 속에 들어온 핏물은 제 멋대로 살아있는 것처럼 움직이고 있었기에. 그는 다만 그 핏물의 움직임을 쫓고 있었다.

그것이 어떻게 움직여서, 무엇을 이루려 하는가.
그것을 파악하고 있던 것이다.

그러나, 그런 현상을 파악할 적에 느낀 것은 —
분명 그는 이 순간이 끝난 뒤의 결과물을 예측할 수 없으리라는 사실이었다.

'...이건, 기가 작용하는 것이라고는 볼 수가 없는데.'

...처음 느꼈던 것과 같은 문제점이 대두된 것이다.

이 핏물 속에는 혈기가 희박했다.
그것을 넘어서, 지금 그의 육신 속에 파고드는 이 핏물이, 입이나 코, 귀나 모공 따위로 파고들면서, 그에게 파열의 고통을 안겨주고 있는 이 핏물은...아예 내공을 단련하는 것과는 다르게 작용하고 있었다.

혈기와 육신을 취하라는 말에서 내공의 증진을 떠올렸지만, 지금 찾아와 체감하기에 이 변화는 차라리 질변(質變)에 가깝다.

이미 삼관질변(三關質變)에 도달한 피(皮), 혈(血), 수(髓)와 달리 남아있는 근(筋), 건(腱), 골(骨)에 스며들듯 녹아내리는 그 움직임.

그것이 벌모세수(伐毛洗髓)를 떠올리게 한다면, 그건 이상한 일일까.

이요한은 스스로에게 자문했고, 그 답을 얻었다.

'당연하다.'

— 당연하게도, 이상했다.
그렇게 밖에 말할 수 없던 것이다.

'벌모세수라는 것은, 막대한 내공을 통해 탁혈(濁穴)을 뚫고, 세맥(細脈)을 타통하며, 그로서 순천(純天)의 신체를 회복하는 것.'

그것은 어디까지나 사전적인 정의일테지.
실상의 효능을 들여다본다면 다른 것이 여럿 있을 터였다. 경락에 내력을 쌓는다던가, 근골을 조화롭게 조정한다던가 한 것들 말이다.

그러나 공통되게 중요한 것이 있다면, 결국 그것을 이행하는 것은 진기(眞氣)라는 점이었다.

...하지만 이 핏물에는 그럴만한 진기가 없지 않나.

'근육, 힘줄, 뼈. 핏물이 녹아들면서 결합하고 있는 곳은 이 셋. 그 부위들을 뒤바꿈으로서, 육신이 교정되고 있다. 명확하게...방향성이 있다.'

그렇다면 이 핏물은 도대체 무엇을 통해 그의 육신을 바꾸고 있는 것인가.

'...무슨 방향성이지?'

그의 육신을.
도대체 무슨 형태로 빚어내려 하고 있단 말인가?

그런 자문이, 그의 사고 속에서 자연스럽게 떠올랐을 때...
희미하게, 그의 안 어딘가에서 답이 돌아왔다.

[『혈조제석(血造帝席)』의 유파(流派)는 처음부터 단 하나만을 추구했다.]

그가 알 수 없는 내용이었으나, 너무나도 익숙한 목소리로 흘러나오는 대답이, 그의 안에서부터 울려퍼지고 있었다.

그 목소리는 분명.

[그것이 극점으로 추구했던 것은 『제왕(帝王)』의 좌(座).

설령 핏방울 한 점으로 전락해버린다 할지언정, 다시금 그 육신을 되돌려내고, 생육하게 할 수 있게끔 혈육을 직조해내는 것이 그 본질이다.]

...다른 누구도 아닌 그의 것.

[그렇기에 『보좌혈주회생겁(報座血柱回生劫)』의 대혈진(大血陣) 또한 그러한 맥락을 따른다. 이 의식진의 본 목표는 본디 우리의 왕, 그 분의 『진혈지체(眞血之體)』가 상실될 적 대체하기 위해 스스로의 순혈(純血)을 진체(眞體)로 일궈내는 것.]
'이런.'
[에테르의 부족, 원류의 미자각, 최고 순도 오리지늄 미충족. 수많은 조건이 불충분하나 괜찮다. 그 모든 것을 나라고 하는 존재의 영성(靈性)을 바쳐 대체하고, 육신의 재건 대신 개화를 통해 『순혈지체(純血之體) 』의 구현을 추구한다.]
'썩을...?'

그의 목소리를 빌려서 게르하르가 말하는 것에 순간적으로 탈사를 떠올렸으나, 그것은 아니다. 아니, 그 이상으로 충격적인 의식의 내용물에 당혹했으나, 점점 더 머릿속에서 지식이 떠오르고 있었다.

거부할 수 없는 암흑같은 것이 새겨진다.

그도 단숨에 파악할 수 없을 만큼 방대한 양의 지식이...
『혈조제석(血造帝席)』이라는 이름의 유파에 대한 정보가.

고스란히 그의 몸 속에 새겨넣어지고 있었다.

— 다름이 아니라 식천수가 소화해내고 있던 것이다. 게르하르가 본디 품고 있던 정보를, 기술을 그리고...자아를...!

'정말로 그런건가...!?'
크그극...!

순간적인 당혹.

내딛은 걸음이 피막을 밟고, 그의 몸이 요동친다.

충동질치듯 육신의 균형이 흔들리나 넘실대는 혈액은 계속해서 육신 속에 들이찼고, 그는 눈 앞을 스쳐지나가는 듯한 주마등을 보았다.

분명 그가 인지하는 식천수의 공능이라면, 그 모든 것을 마기로서 치환해야 할 텐데도, 무엇인지 모를 감정과 장면 따위가 그의 안에서 흘러넘치는 것 같다.

그의 표정이 굳어가고, 손가락이 꿈틀거렸다.
그 감정이 그에게 남아있는다면 생겨날지 모를 변화를 이요한은 자연스레 떠올렸고, 찰나의 순간에 그의 내공은 전력으로 순환하며 음과 양을 마찰했다.

이것이 격발하고 나면 벼락이 퍼지는 것은 순식간이겠지. 그리고 지금 이곳에서 벼락이 퍼진다면, 핏물을 모두 증발시키고, 그 안에서 그만이 남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순수성에 대한 의심은 그를 움직일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핏물 속에서 그의 눈이 뜨이고, 선명하게 분간될 정도로 형형히 빛나며, 그 판단의 가치를 고뇌할 때.

나즈막한 목소리가, 그를 멈췄다.

[흘러가게 두어라.]
'너...'
[개화가 완전히 이뤄진다면 의미없이 사라질 기억들이다. 이런 기억 따위가 네게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다.]
'...본 건가?'
[네 기억 말인가. 아니면 네 정체? 의외기는 했다만, 별 것 아니지 않나.]

마치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처럼 흘려넘기는 그 목소리가. 그가 움직이려는 행동을 멈춰세운 채 논한 것이다.

그가 신경쓸 수 밖에 없는 것에 대해서.

[시시한 것에 얽매이지 마라, 이요한.]

놈은 말하고 있었다.
아니, 말하는 동시에 그 목소리가 줄어들어갔다.

두근거리면서 뛰는 심장이 몸 안에 서리는 핏물을 받아들였고, 피륙 아래에서 찢어지고 다시 붙는 근육이, 힘줄이, 뼈가 으득거리면서 재구축된다.

[내 기억의 잔향 따위는 즈려밟고 가면 그만이다. 죽어버린 것의 기억 따위는 흘려넘겨라. 네가 뜻하는 바가 더럽혀질 것을 염려하지 말고, 그저 걸어라. 다른 무엇보다도 네 뜻이야말로 가장 존귀한 것 아니었나.]
'...무슨 말을 하는거냐.'
[남기고 싶은 기억같은 것도, 더 이상 이루고 싶은 것도 없다.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했으니, 이 이상은 내 몫이 아니겠지. 기억이나 감정 따위는 무시하다 보면 지워질테고, 차라리 네가 먹어치운 지식을 갈무리하는 편이 나을 거다.]
'너는 대체 무슨 웃기지도 않은 말을 하고 있는거냐...? 그딴 걸, 믿으라고...?'
[그러니까 너와 내가 다른 것이다.]

심장이 뛰는 소리가 목소리보다도 더 거대해진다면, 그것을 어찌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이것을 기만이라 여겨야 할까.
아니면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다는 걸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그것을 알 수 없었다.

알 수 없었지만, 놈은 이번에도 제대로 된 답을 언급하지는 않았고.

[...처음부터, 삶보다는 죽음을 바랬던 몸이었다.]

그가 제지할 틈도 없이, 그저 제 멋대로 가라앉았다.

식천수의 공능이 발현된 흡성마기에 의해 핏물이 줄어들어갈 적, 마치 그 흐름에 융화되는 것처럼 목소리가 뒤섞여갔을 뿐이다.

[후회를 짊어진 채 살아간다는 건 그럴 것이다. 내가 그러했고, 네가 그러했던 것처럼. 돌이킬 수 없는 것은 있고, 그 충격은, 사람에게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기는 법이니까.

그렇지만...]

핏물은 줄어들었고, 흡성마기는 [무언가]를 먹어치웠다. 그는 이해할 수 없었으나, 다만 그 흐름에 이채(異彩)가 더해졌다.

그 이채가, 마치 이 세상에 떨어진 이후에는 본 적도 없는 별빛과 같아서.

[그 충격도, 그 흔적도. 누구에게도 줄 수 없는 온전한 나만의 것이었을 뿐이다.]

이요한은 제 육신을 타고 흐르는 마기가 초범(超凡)하여, 입성(入星)에 이르는 순간을, 멍하니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이것은 질변(質變)인가.

사고가 명정하지 못하고 흐릿했으나, 그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의 근육이, 힘줄이 뒤바뀌는 것을 자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더욱 육관의 질변과는 다르다고 여겼다.

그렇다면 이것은 무엇일까.

[그것만은.]

마지막으로 쥐어짜내는 것처럼 들려오는 이 말소리. 이 말소리가 울려퍼질 적에, 마기 속에 지워지지 않고 새겨지는 별빛은, 그 광휘의 정체는 무엇인가.

궁구했으나, 그럴 필요도 없었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테니까...]

그저 게르하르의 목소리가 사라져버린 그 순간에, 자연스럽게 알았을 뿐이니까.

머릿속에서 스쳐지나가는 건 그의 것이 아닌 기억들이었고, 그는 어째서인지 흘러넘치며 사라지는 지식보다도 그 기억들을 들여다 보고 있었기에, 깨달았다.

그 말속에 담겨 있던 것이야말로, 게르하르라는 자아가 마지막까지 남겨두었던 것이며. 그것이야말로 『얼』이라 불려야 할, 자아를 이루는 골자였다는 걸.

그에게 있어서는 『자존(自存)』의 아집과도 같은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버린 것이다.

...그걸 알았기 때문에, 아마 한 걸음을 내딛을 수 있었던 것이겠지.

흡성마기에 실린 별빛을 따라서 내딛는 걸음은, 기(氣)가 신(神)으로 화하는 다섯가지 걸음의 시작점이다.

스스로의 기에 오롯이 아집을 새겨넣는다.

무공으로서 육신에 의념을 새겨넣어 질변을 추구하였듯, 자기 자신의 잣대를 심혼으로서 기와 기의 흐름 속에 각인해나감이야 말로 내경의 시작점이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그것을 알아차린 것만으로 개변되고 있던 육신 속에서, 전신의 모든 혈관이, 그 혈관 속에서 흐르는 피가 요동쳤다.

'놈을 동정하지 않는다.'

푸른 별빛, 노란 전류, 붉은 어둠.
그 모든 것이 뒤섞이는 순간에 태동한 빛과 색의 삼원색은 백(白)과 흑(黑).

어느 순간에, 피륙 아래에서 돋아났던 혈관은 회색(灰色)의 색채를 품은 채 일렁였고, 그는 그 색깔을 어디서 보았는지 떠올렸다.

분명, 이 세계에서는 보지 못한 색깔일 것이다.

그 색채는 그가 살고 있었던 서울의 밤, 희끄무레하고 탁한 하늘에서 가려지던 별만이 낼 수 있는 색이었기에.

핏물 속에서 내뱉어진 한숨이, 그 흐릿한 별빛을 품은 채 맥동하고 있었다.

'놈이 말한 그대로 행하면, 그걸로 족할 뿐이겠지.'

분명, 그것이야말로 그가 바라마지않던 것의 정체였을 것이다.

자존(自存)이란, 스스로의 뜻을 관철하는 것.

미친듯이 발버둥치고, 다치고 또 다쳐도 멈추지 않던 것은. 고통을 느끼더라도 그것에 개의치 않던 것은, 어디까지나 그의 뜻이 향하는 방향이 이 세계에 속하지 않았기 때문이겠지.

돌아가고 싶었다.

게르하르, 놈이 마지막까지 제 뜻을 밝히지 않고, 무엇도 남기지 않고 바라는 것을 이루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여겼던 것처럼. 그 또한 그 어떤 대가를 치루고서라도 돌아가고 싶었다.

이 세계의 모든 것이 한낱 꿈이라면 좋았을 것이다. 그가 마주하는 모든 것을 열등한 것으로 여기며, 이 세계의 모든 법칙과 규율을 받아들이지 않으려 들었던 것은 어쩌면 그런 생각에서부터 비롯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가오경(內家五境)』의 첫 걸음을 내딛은 바로 지금, 이요한은 떠올렸다.

'...그러니, 즈려밟고 가겠다.'

어쩌면 그런 생각이 문제였을지도 모르겠다고.

그 생각이, 이 세계에서 그가 행한 행동을, 죽인 존재를, 마주해왔던 것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한 것일지도 모른다고, 그는 떠올린 채로 웃은 것이다.

분명 놈의 과거나 생각, 감정 같은 걸 알고 싶은 생각 따위는 없었다. 게르하르, 놈의 행동은 이해할 수 없고, 하나 하나가 방해라서, 시시건건 거슬릴 뿐이었으니까.

그런 놈의 행동 원리 같은 건 알고 싶은 생각도 없던 것이다. 그 사고를 유추한다고 해봤자 그가 힘을 얻는 데 도움이 될 것도 아니니 그럴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분명 그게 옳았다.

그런데도 그 순간에 혈조제석의 정보를 식천수로 소화해내지 않고, 그 대신에 그 기억의 일부분을 해석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네 놈의 뜻도, 거지같은 적재도, 이 카즈델도.'

없다.

'나는 내가 뜻하는 바를 모두 이뤄내야 직성이 풀릴 것 같으니. 그리 해야만 하겠다.'

굳이 따지자면 놈이 하지 말라니 하고 싶어졌을 뿐이다. 그 정도면 다였고, 그가 바란다는 그 정도 이유만으로도 움직이기에는 충분했기에.

이요한은 이내 그의 주변으로 끌어당겨진 핏물을 들이마셨고, 회색의 마기에 결합된 채 스며드는 핏물 속으로 누군가의 삶을 보았다.

시간의 흐름과 흘러내리는 세월 속에서.
붉은 색에서 회색으로 침잠하기 시작한 눈동자는 이제 별빛을 품은 듯 안광을 띄며 감겼으니.

그것이야말로, 증명인 것이다.

'품은 뜻은 이뤄내야만 한다는 욕망. 그 욕망이...'

그가 『양광이현(陽光二現)』의 경지에 들어섰다는 증명.

'내 아집이니까.'

...아직 탈태(脫胎)는 완성되지 않았다.

전신골격의 변형, 근육의 밀도에 대한 변화와 육신의 결합이 완성되기에는 아직 멀었다.

그저 그 완성에 닿기 전에, 잠시 거친 숨을 몰아내쉬면서, 그렇게 이요한은.

침묵하며, 응집하는 의념 속으로 시선을 던졌다.
이 주제글은 종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