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810 【 설정판 】 33 # 헌터 아카데미 입학생 모집 【 캐릭터 메이크 】 (1338)
작성자:안즈◆X05HDd2FJ6
작성일:2026-09-25 (금) 23:31:30
갱신일:2026-10-03 (토) 09:11:25
#0안즈◆X05HDd2FJ6(cfc0cb13)2026-09-25 (금) 23:31:30
○ 근본 없는 헌터 월드 # 설정집
【 https://bbs2.tunaground.net/trace/database/10352/recen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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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바로 참치위키다! 가능하면 여기에 직접 새로운 정보를 갱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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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익명의 참치 씨(97854ee7)2026-09-26 (토) 19:5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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マニ〉 ` ._ ` _ ` _ {トヽャ 、 , ハy「i|i[_}二}}ニニミh、〔/:::/::::::::/:::::::::/:::∥_〕ヽ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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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조지아나 워싱턴 (벽람항로 / 엔터프라이즈)
【연령】 향년 67세
【출신지 · 국적】 버지니아 식민지 웨스트모어랜드
【성격상의 특징】
겉으로는 매우 침착하고 과묵한 이미지로, 실제 주변 사람들은 그를 냉정하고 신중하며 절제력이 강한 사람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매우 다혈질적이고 낭만적인 사람이었다.
사적으로는 유머스러웠지만 동시에 말투가 험했으며 영웅이 된 것도 별다른 이유가 있어서 된 것이 아니었다.
[나는 딱히 영웅다운 성격을 가진 것도 아니야. 숭고함이나 정의와는 거리가 멀지. 내 스스로 생각하기에, 나는 세상에 투정을 부리는 애새끼에 가까워.]
[사람을 구해야겠단 생각도, 세상을 구해야겠단 생각도 없어. 굳이 말하자면 나는 사람들을 썩 좋아하지 않아. 좋아할 수가 없지.]
[어미란 작자는 자식 앞에서 목매달아 죽었지, 마을에 어른이란 새끼들은 손 한 번 빌려주지 않아서 10살짜리 애새끼 혼자 시체를 수습해야 했어. 그래 놓고 한다는 게 손가락질하면서 비웃는 일이었지.]
그녀는 비범했다. 허나 그 비범함은 그녀가 바라서 얻게 된 것이 아니다. 그녀는 어린 나이부터 어른이 되어야만 했다.
세상이 그녀가 아이로 있게끔 내버려두지 않은 까닭이다.
아비는 거인에게 밞혀 죽고, 어미는 자식의 앞에서 자살했으며, 부모가 사라진 아이는 10살의 나이에 어른이 돼야만 했다.
소녀는 조숙해야만 했다. 그리고 조숙한 아이들이 으레 그렇듯, 그녀는 세상에 불만이 많았다. 아주 많았다.
제 유년기 시절의 불행, 제 부모의 죽음 등등. 그녀의 반골 기질은 세상에 대한 불만으로부터 기인했다.
[내가 영웅이 된 이유는, 그편이 가장 세상에 엿을 먹일 수 있을 것 같아서야. 누군갈 구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운명론 따위를 믿는 얼간이 새끼들한테 변명할 여지를 빼앗고 싶어서고. 불순하기 짝이 없는 이유지.]
그녀의 사상은 간단했다.
Freedom is the right of all sentient being(자유는 모든 지성체의 권리다).
[그 거인 새끼들은 말이야. 자아란 게 없어요. 그런데 그런 놈들이 인류를 밞고, 잡아먹고, 심심풀이 장난감으로 쓴다. 아주 개ㅈ같잖아. 안 그래?]
거인들이 마음에 들지 않아 씨부린 문장, 꼴에 책 좀 읽었다고 고급스럽게 포장한 문장이었다.
이 실로 간단한 한 문장을 위해 그녀는 마경이었던 미 대륙을 돌파했고, 미합중국을 세워 초대 대통령이 되었으며, 나라가 안정된 후에는 미련 없이 대통령직을 내려놓고
남미 대륙을 주파하며 마지막까지 인류의 영토를 넓히다가 죽었다.
그것에는 일말의 후회도 없었다.
하지만 먼 훗날, 영혼만이 남아 그녀의 후손과 만나게 됐을 때 그녀는 난생 처음으로 후회와 자책이라는 감정을 느끼고 있다.
【헌터 랭크】 SSS랭크
【스킬】
[아메리칸 드림 American Dream]
미국이 멸망하지 않는 한, 반드시 승리한다』는 스킬.
[이글 아이 Eagel Eye]
미국을 위협하는 적을 무조건 선제 포착한다.
[자유의 땅 Land of the Free]
미국 영토 내에서는 무적이며, 모든 제약을 무시한다.
[콜트 Colt]
온갖 불사의 기믹을 무효화하고 투사체로 명중시킨 적을 죽인다.
[독립선언 Declaration of Independence]
모든 종류의 정신간섭이나 사역술, 마법적인 계약 등 깨뜨린다.
[벚나무 도끼 Axe of Cherry blossom]
도끼로 찍은 상대는 무조건 진실만을 말하게 된다.
진실을 강요하는 기본 기능 외에도 적이 「지금까지 해온 거짓말로 누군가가 입은 피해」와 동등한 양의 대미지를 한꺼번에 적에게 되돌려준다.
그게 가령 금전적인 피해라고 해도 그와 동등한 양의 물리대미지로 환산하여 상대에게 되돌려준다.
도끼에 찍힌 흉터는 결코 사라지지 않고, 앞으로도 거짓말을 할 때마다 불타오르는 작열통을 안겨준다.
상대가 고의적으로 거짓말을 한 적이 단 한 번이라도 있다면, 방어력이나 내구도를 무시하고 대미지를 준다.
단 리스크가 하나 있는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거짓말을 해본 적이 없는 상대에게는 대미지가 0이다.
[델라웨어의 은화 The Silver Coin of Delaware ]
간단히 말하면, 자신의 공격을 100% 성공시키는 스킬
워싱턴이 은화 하나를 꺼내어 튕긴다. 이 은화에는 양면 모두가 행운의 여신이 조각되어있다.
이 은화를 튕긴 후에 워싱턴이 행한 공격은, 그 어떤 공격이라고 해도 반드시 「성공」한다.
유일한 대처법은 애초에 은화를 튕기지 못하게 하는 것이며, 이미 은화가 튕겨졌다면, 직후 워싱턴의 공격은 어떤 수단으로도 방어하거나 회피할 수 없다.
[13개의 별 The 13 Stars ]
워싱턴의 명령, 혹은 자동으로 전투를 수행하는 자율형 비트(판넬 ).
13개의 별은 미국의 건국 초기의 13개 주를 상징한다. 만약 현재 시점이라면 50개의 판넬이 전개될 것이다.
이 판넬들은 각자 주(스테이트)의 상징에서 따온 형태를 하고 있으며 각자 고유한 능력을 지닌다.
즉, 워싱턴은 1개의 스킬로 13개의 스킬을 다룰 수 있다는 것이 된다.
게다가 13개의 판넬이 자동으로 전투를 보조하는 기능도 있지만 이 스킬의 진가는 「건국선언」이라는 기능에 있으며, 그 실체는 바로 「세계의 침식」.
드넓은 토지를 계속 개척하여, 마침내 정복한 미국의 영광을 상징하는 기능으로 판넬들을 3개 이상 땅에 박으면 삼각형으로 영토가 선포된다. 4개를 박으면 4각형이다.
그리고 영토 내에서 모든 아군은 상시적으로 풀오토의 치료와 회복 효과를 받으며 반대로 적은 자동적으로 계속 데미지를 입고, 모든 능력치가 시간이 흐를수록 저하된다.
또한 적의 영역전개, 이계화를 무효화한다. 다수의 판넬을 박아넣을수록 효과는 강해진다.
【테크닉】
[최초의 화살 The First Arrow]
미국에서 반대편 대륙으로 일직선으로 날아가는 대륙 간 탄도 미사일 내지 레일건에 가까운 궁술.
이름 답게 그녀의 첫 화살 공격은 이 기술로 시작하며, 선전포고도 이 기술로 한다.
[수렵의 화살 Arrow of hunt]
화살 한 대가 여러 갈래로 나뉘며 별처럼 쏟아진다.
[절대 화살 The Absolute Arrow]
표적을 맞히지 못한다면 화살이 사수의 심장을 꿰뚫게 된다는 제약을 걸고 사용하는 기술. 이펙트는 최초의 화살과 비슷하지만 위력은 차원이 다르게 강하다.
【어소리티】
없음
【이레귤러】
없음
【캐릭터 스토리】
운명(運命)이란 단어가 있다. 운명, 그놈의 운명.
그녀가 생각하기에 이 단어를 입에 담는 이들 중 열에 아홉은 패배주의에 찌들어 있으며, 동시에 지나치게 비관적이거나 현세에 달관한 듯한 인간들이었다.
그러니까, 이를테면 이런 식이었다.
“모든 생명에겐 정해진 삶이 있다. 삶이란 곧 잘 짜여진 이야기와도 같아서,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는 그 순간까지 모든 이야기는 정해져 있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이 정해져있다. 주어진 역할이 있으며, 주어진 삶이 있는데, 인간은 이로부터 결코 벗어날 수 없다는 식의 논리였다.
“이 이야기를 정하는 존재가 바로 신이다.”
그렇다면 그 신(神)은 누구인가. 이 이야기를 짜는 존재는 누구인가.
거인들. 그들이 이야기하는 신이란 곧 거인이였다. 운명론자들은 하늘을 검게 물들이고, 세상을 멸망으로 밀어 넣는 거인들에게 신이란 이름을 붙였다.
“신들께선 이 땅에 종말을 고하였다. 우리에게 더는 살아갈 가치가 없노라 판단하셨다. 위대한 신의 뜻에 한낱 인간인 우리가 무얼 할 수 있단 말인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아무것도 없다.
그 잘난 영웅들조차 거인들의 앞에 무릎 꿇고, 찬란히 빛나던 별들마저 빛을 잃은 세상이다. 해는 저물었으며 달은 뜨지 않는다.
“모두가 실패했다.”
모두가 실패했으니 너도 실패할 것이다. 어차피 실패할 삶, 노력해 봐야 무엇하겠는가?
노력은 무의미하며 저항 역시 무용하다. 신이 만들어낸 거대한 흐름 앞에, 인간의 자유의지란 폭풍 속의 돛단배와도 같다. 휩쓸려서 사라지고 말 것이다.
어차피 실패할 항해라면. 처음부터 도전하지 않는 것이 옳다.
“주어진 삶을 받아들여라.”
그러니 주어진 삶을 받아들이고, 신께서 정해주신 길을 따라 걷다 눈을 감아라. 그것이 멸망하는 세상에서 인간이 고를 수 있는 유일한 선택지다.
“운명(運命)을 따라라.”
운명론자들은 매일 같이 떠들었다. 그 말을 따르는 사람들이 늘었다. 사람들의 눈에서는 총기가 사라졌으며, 어두운 하늘보다 그들의 눈동자는 조금 더 어두워졌다.
온 세상이 패배주의에 물들었다.
패배감에 찌든 이들에게는 생기가 없었으며, 새파랗게 어린아이조차 죽을 날을 받아둔 노인처럼 공허한 눈동자로 세상을 바라봤다.
“어차피 실패할 바에 도전하지 않는 게 옳다?”
그리고, 소녀는.
“지랄 좆 까는 소리 하고 있네.”
소녀는 운명이란 말이 싫었다. 소녀의 이름은 조지아나, 줄여서 조지라고들 불렸다.
훗날 대영웅이라 불리며, 미국을 건국하고 미합중국 초대 대통령이 되는 그녀의 출생은 평범하기 짝이 없다. 영웅담의 클리셰와는 정 반대되는 출생이었으니.
용의 피가 흐르지도 않는다. 알을 깨고 태어나지도 않았다. 부모가 귀족도, 왕인 것도 아니며, 대단한 혈족의 후예는 더더욱 아니다.
조지는 평범한 부모에게서 태어났다.
조지의 부모는 적당히 부유한 농부였는데, 어느 곳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평범한 인간이었다.
평범하게 살았으며, 평범하게 종교에 심취했고, 그 시대를 기준으로 놓고 보면 평범하게 죽음을 맞이했다.
조지가 열 살 무렵, 잠에서 깬 그녀가 처음으로 마주하게 된 풍경은 반파된 농장들과 밞혀죽은 아버지였다.
온몸이 곤죽이 되어 아버지는 죽어 있었다. 사인(死因)은 압사였다.
그는 제 자식과 아내를 내버려두고 거인들에게 밣혀죽었다.
밭을 지키겠다고 저항한 게 원인이었는데, 먹여살려야 할 자식들과 그들의 밭이 없으면 굶어죽을 이들이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조지는 말없이 아버지의 시체를 바라봤다.
매일 같이 잔소리에, 농사일로 부려먹던 아비였지만, 밤에는 자신을 따뜻하게 안아주던 아비였다. 그리고 이제는 안아줄 수 없는 아비였다.
아서가 안아주기에 아비는 너무 낮은 곳에 박혀있었으니 그 꼴을 바라보며 조지는 혀를 찼다.
어쩐지 어젯밤 더럽게 춥더라니.
안 좋은 일은 연속해서 닥치다고 했던가.
아버지가 그렇게 가버린 후 어머니는 그 개같던 운명론에 심취하더니 어느 날 목을 매달고 죽었다.
오늘이나 내일이나 변치 않을 테고 어차피 비참하게 죽게 될 테니 오늘 죽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없다는 논리였다.
제 부모 모두가 책임을 다하진 못했으나 조지는 자식으로서 도리를 다했다.
죽은 어미의 시체를 수습하고 장례를 치렀다. 삽을 들고 땅을 파긴 귀찮았으므로 아비가 가꾸던 밭에서 화장(火葬)했다.
열살 아이가 제 부모를 화장했다.
얼굴에 묻은 그을음을 손등으로 닦아내는 조지를 보며 어른들은 수군거렸다. 부모를 잃더니 미쳐버린 게 분명하다고, 그녀를 손가락질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조지는 손을 털고 일어섰다.
살 사람은 살아야지.
부모는 조지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가르쳐주지 않았다. 하지만, 부모가 원치 않아도 자식은 부모로부터 배우는 법이다.
“운명.”
조지가 생각하기에 어미의 사인은 운명론이었다. 그놈의 운명. 패배주의에 찌든 이들이 삶에서 도피하기 위해 만들어낸 변명거리.
어떻게 살아야 할진 아직 알 수 없으나 최소한 이렇게 살고 싶지는 않다.
해야 할 일을 정하진 못했지만 하지 말아야할 일은 정했다. 조지는 그날부터 운명이란 단어를 병적으로 싫어했다. 그녀는 우선 주변 어른들에게 물었다.
“내가 어떤 어른이 될 것 같아요?”
주변 어른들은 말한다. 농부나 되겠지. 아니면 얼굴이 반반하니 갑부한테 팔려 가던가. 아니면 주점이나 창관쪽이 제일 가능성 높지 않겠소? 등등.
어린아이에게 할법한 말은 아니었지만 이 시대에는 이게 평균이었다.
그 말을 들으며 조지는 생각했다.
‘일단 저것들은 전부 선택지에서 제외해야겠군.’
그녀는 반골 기질을 타고났다. 어른들이 말하는 걸 전부 제외하고 나니 남은 선택지는 몇 없었다.
용병. 그날로 조지는 용병단에 쳐들어갔다. 10살 무렵의 소녀를 받아줄 용병단이 어디에 있겠냐마는, 몇 차례 거절당한 조지를 받아준 용병단이 하나 있었다.
조지는 잡일부터 시작해 용병단에 천천히 녹아들었다. 용병들의 장비를 닦고, 그들의 심부름을 하며 조지는 무기를 다루는 방식을 익혀나갔다.
그렇게 4년이 흘렀다.
그녀는 용병이 됐다.
누군가 그녀에게 가르쳐준 적이 없었음에도, 용병들이 주점에서 떠드는 말과 어깨너머로 본 그들의 움직임으로부터 조지는 배움을 얻었다. 14살에 불과한 소녀가 전쟁터에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죽음이 만연한 시대였다지만, 용병들은 남들보다 조금 더 죽음에 가까웠다. 어제 떠들던 동료가 내일 시체로 돌아오는 공간에서 그녀는 자랐다.
“넌 무섭지도 않냐? 꼬맹아.”
몰려오는 마수 무리를 바라보며 용병단장은 어이없다는 듯 조지를 바라봤다. 그녀는 어깨를 으쓱였다.
“이만하면 오래 살았죠.”
“14살짜리가 못 하는 말이 없군.”
단장이 헛웃음을 흘렸다.
“이름이 뭐랬지.”
“조지아나입니다. 줄여서 조지입니다. 단장.”
“그래, 조지. 여기서 살아남으면 용병 그만둬라.”
“예?”
“나 따라서 용병 되겠다고 설치다가 죽은 아들놈 생각나서 하는 말이니 잘 들어라. 넌 우리와 달리 머리가 좋잖아. 뭐든 쉽게 쉽게 배워. 게다가 아직 새파랗게 어리기까지 하지.”
“갑자기 뭡니까.”
“귀족의 호위로 들어가던, 그놈들 밑에서 일하던, 조금 더 안전한 곳으로 가라는 이야기다. 네게는 그럴 재능이 있으니까.”
“재능 있는 놈이 전선에 서야 하는 거 아니에요?”
“으하하하하! 이 좆만 한 꼬맹아, 세상 사람이 다 너 같았으면 세상이 이 모양 이 꼴이 안 났겠지.”
그가 전장을 가리켰다. 그곳엔 영웅이 없다.
하루를 벌어 하루를 먹고 살려는 하루살이들만이 가득한 전장이었는데, 역설적이게도 세상을 집어삼키려는 거인들과 싸우는 것은 그런 하루살이들이었다.
“영웅은 정신병자들이나 하는 거야. 그러니, 영웅은 되지 마라. 곱게 못 죽어.”
단장은 그녀를 밀쳤다. 그녀 대신 미끼가 되어 단장은 죽었다. 언제나 합리적인 선택을 하던 용병은, 마지막 순간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선택을 했다.
단장이 죽었다. 제 부모가 죽었을 때보다 조지는 조금 더 정성을 들여 단장의 장례를 치렀다. 삽을 들고 땅을 팠으며, 간신히 구해온 소화되다 만 단장의 시체를 땅에 묻는 수고로움까지 감수했다.
무덤의 앞에서 묵념한 조지는 고개를 들었다.
“제가 사람 말 더럽게 안 들어 처먹는데, 그래도 생명의 은인의 말 마저 무시하긴 어렵네요. 용병은 그만두겠습니다.”
하지만 순순히 남의 유언을 따를 만큼 조지는 좋은 성격이 아니었다. 고로, 그녀는 단장의 유언의 절반만 수행하기로 했다.
“그 대신 영웅이란 걸 해보려고요.”
14살.
용병 일을 하며 모은 돈으로 조지는 영웅담이며 온갖 종류의 서책을 사 모으기 시작했다.
그녀는 영웅이란 무엇인지 연구했다. 말투를 교정했으며, 자세를 교정했고, 세상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관찰했다.
15살.
그녀는 다짜고짜 전장을 쏘다녔다. 가장 위험한 전장에 뛰어들어, 그녀는 아무런 보수도 받지 않고 가장 취약한 이들의 편에 서서 싸웠다.
병사들 사이에서 그녀에 대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조지는 번번히 살아남았다.
살아남고 살아남고. 또, 살아남았다.
16살.
나이가 들수록 시야가 넓어졌다. 단순히 남의 말을 듣기 싫어서, 이렇겐 살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으로 살아왔던 그녀의 눈에 다른 게 보이기 시작했다.
17살.
전장, 위험에 빠진 마을, 거인의 공격에 시달리는 곳, 온갖 곳을 돌아다니며 그녀는 식견을 넓혔다. 보고 들은 것이 많아지니 자연스레 생각이 많아졌다.
“난 너희가 존나게 싫어.”
어느 날엔 운명론에 심취한 종교쟁이들을 구한 적이 있다.
그녀는 그들을 끔찍하게도 싫어했지만, 예전에는 눈만 마주쳤다 하면 그 면상에 주먹을 갈겼지만, 나이가 먹고 식견이 넓어진 지금은 그들과 몇 마디 대화를 나눌 만큼의 인내심이 생겼다.
“그 패배주의에 찌든 낯짝이 싫어. 너희가 말하는 운명론이 싫고, 안 그래도 좆같은 인생을 더 좆같게 만드는지 이해하기가 어려워.”
조지는 종교쟁이에게 물었다.
“왜 그렇게 사냐?”
왜.
“그렇게밖에 못 살아?”
그 질문에 종교쟁이는 답했다.
“사람은 하늘을 보고 내일을 꿈꿉니다. 머나먼 과거, 하늘에는 별이 떠 있었다고 하더군요.”
“그랬지.”
“별을 보며 사람들은 꿈을 꿨습니다. 멋진 삶을 살아간 영웅들을 표지판 삼아서, 그들을 등불 삼아서 멋진 내일을 꿈꾸곤 했지요. 그런데.”
“그런데?”
종교쟁이가 하늘을 가리켰다.
“지금은 별이 없습니다.”
"하늘을 올려다봐도 미래는 보이지 않습니다. 보이는 건 거인들의 머리통 뿐이죠. 빛나던 별들마저 모두 떨어지고, 이 대륙이 멸망해 간 지도 어언 수십 년입니다.”
“그러니까.”
“예.”
“네 말은, 이 모든 사달의 원인이 하늘에 별이 없어서다?”
“그렇습니다.”
그녀는 하늘을 바라봤다. 별은 보이지 않았다.
기만투성이인 하늘이다. 거인들이 뿜어낸 숨결과 체취가 만들어낸 거짓투성이 하늘. 그 하늘을 바라보던 그녀는 무심코 웃음을 흘렸다.
왜 웃냐는 종교쟁이의 질문에 그녀는 답했다.
“어렸을 적 생각이 나서.”
별이 보이지 않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어렸을 적의 그녀는 별을 꿈꿨다. 과거의 자신을 떠올린 그녀는 속이 시원하다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
“좆같은 놈들한테도 배울 건 있네.”
“그게 무슨······.”
“별이 없기에 너희의 삶이 그리 비참한 것이라면.”
조지는 손을 들었다.
“계속 하늘을 보고 있어.”
조지는 하늘을 가리켰다.
“곧 별이 떠오를 테니.”
18살.
10살에 출가하여 많은 것을 보고 배웠으며, 수많은 사람을 마주한 소녀는 성숙했다. 어른이 된 그녀는 과거와는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세상은 여전히 지랄 같다. 변한 것은 하나 없다. 지랄 같은 세상에서 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숙이고 살아간다.
운명에 수긍한 채, 주어진 삶에 만족하며, 높은 곳을 보지 않은 채 하루하루 죽어간다. 그녀는 그 낯짝이 꼴 보기 싫었다. 운명이란 단어가 싫었다.
어린아이는 싫은 일이 생기면 떼를 쓴다. 싫은 일을 하지 않기 위해, 어른들의 말을 듣지 않고 고집을 부리기에 바쁘다.
그것에는 어떠한 신념이나 숭고한 목적 따위가 없다. 단지 하기 싫어서, 세상에 투정을 부리듯이 떼를 쓰는 것이다.
지난 8년간 그녀는 그렇게 살아왔다. 하지만 어른이 된 지금은 글쎄, 그녀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다.
“별.”
그녀는 하늘을 향해 손을 뻗었다.
“사람들에게는 별이 필요하다.”
이정표가 망가진 세상이다. 망가진 세상에서 사람들은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헤매고 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길을 잘못 든 이들에게 ‘왜 그길로 걷냐’라고 꾸중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리라.
그럼에도 그녀는 그들에게 말하고 싶었다.
그따위로 쳐 살지 말라고. 그건 틀린 길이니 제대로 된 길을 걸으라고.
그리 그들을 꾸중하려거든, 먼저 그들의 앞길을 비추어야 할 것이다. 제대로 된 길을 가리키는 존재가 되어야 그 꾸중에 의미가 생길 테니까.
「별이 없기 때문입니다.」
「별이 없기에, 우린 내일을 꿈꿀 수 없습니다.」
빌어먹을 운명론자들이 더는 변명하지 못하도록 그녀는 저 가짜 하늘에 쐐기를 박을 생각이었다.
“내가.”
조지는 자신의 삶의 방향을 정했다.
“내가, 별이 되면 된다.”
그렇게 결심했음에도 그녀는 여전히 반골 기질이 다분했다. 주어진 대로 살아서야 시대의 풍운아에 불과할 것이다. 그런 삶은 사양이다.
시대에 먹혀 사라져선, 그 누구에게도 기억되지 못하는 삶으로 그녀는 만족할 생각이 없다.
영웅으로서 살기를 결정했다면.
‘끝까지 가야지.’
이 세상에 자신의 이름을 새기리라. 그 누구도 감히 넘보지 못할 업적을 세우리라. 여태껏 영웅이라 불리던 멍청이 중, 가장 위대한 멍청이가 되리라.
“하늘을.”
“하늘을 보고 있어라, 인류여..”
“진짜 별이 떠오를 테니.”
별이 사라진 대륙에서 그녀는 스스로 별이 되길 선택했다. 머나먼 미래에, 별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사람이 별을 그릴 수 있게끔.
별빛이 범람했던 그날 그녀는 거인들에게 빼앗긴 땅을 되찾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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八、∥ ,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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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조지아나 워싱턴 (벽람항로 / 엔터프라이즈)
【연령】 향년 67세
【출신지 · 국적】 버지니아 식민지 웨스트모어랜드
【성격상의 특징】
겉으로는 매우 침착하고 과묵한 이미지로, 실제 주변 사람들은 그를 냉정하고 신중하며 절제력이 강한 사람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매우 다혈질적이고 낭만적인 사람이었다.
사적으로는 유머스러웠지만 동시에 말투가 험했으며 영웅이 된 것도 별다른 이유가 있어서 된 것이 아니었다.
[나는 딱히 영웅다운 성격을 가진 것도 아니야. 숭고함이나 정의와는 거리가 멀지. 내 스스로 생각하기에, 나는 세상에 투정을 부리는 애새끼에 가까워.]
[사람을 구해야겠단 생각도, 세상을 구해야겠단 생각도 없어. 굳이 말하자면 나는 사람들을 썩 좋아하지 않아. 좋아할 수가 없지.]
[어미란 작자는 자식 앞에서 목매달아 죽었지, 마을에 어른이란 새끼들은 손 한 번 빌려주지 않아서 10살짜리 애새끼 혼자 시체를 수습해야 했어. 그래 놓고 한다는 게 손가락질하면서 비웃는 일이었지.]
그녀는 비범했다. 허나 그 비범함은 그녀가 바라서 얻게 된 것이 아니다. 그녀는 어린 나이부터 어른이 되어야만 했다.
세상이 그녀가 아이로 있게끔 내버려두지 않은 까닭이다.
아비는 거인에게 밞혀 죽고, 어미는 자식의 앞에서 자살했으며, 부모가 사라진 아이는 10살의 나이에 어른이 돼야만 했다.
소녀는 조숙해야만 했다. 그리고 조숙한 아이들이 으레 그렇듯, 그녀는 세상에 불만이 많았다. 아주 많았다.
제 유년기 시절의 불행, 제 부모의 죽음 등등. 그녀의 반골 기질은 세상에 대한 불만으로부터 기인했다.
[내가 영웅이 된 이유는, 그편이 가장 세상에 엿을 먹일 수 있을 것 같아서야. 누군갈 구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운명론 따위를 믿는 얼간이 새끼들한테 변명할 여지를 빼앗고 싶어서고. 불순하기 짝이 없는 이유지.]
그녀의 사상은 간단했다.
Freedom is the right of all sentient being(자유는 모든 지성체의 권리다).
[그 거인 새끼들은 말이야. 자아란 게 없어요. 그런데 그런 놈들이 인류를 밞고, 잡아먹고, 심심풀이 장난감으로 쓴다. 아주 개ㅈ같잖아. 안 그래?]
거인들이 마음에 들지 않아 씨부린 문장, 꼴에 책 좀 읽었다고 고급스럽게 포장한 문장이었다.
이 실로 간단한 한 문장을 위해 그녀는 마경이었던 미 대륙을 돌파했고, 미합중국을 세워 초대 대통령이 되었으며, 나라가 안정된 후에는 미련 없이 대통령직을 내려놓고
남미 대륙을 주파하며 마지막까지 인류의 영토를 넓히다가 죽었다.
그것에는 일말의 후회도 없었다.
하지만 먼 훗날, 영혼만이 남아 그녀의 후손과 만나게 됐을 때 그녀는 난생 처음으로 후회와 자책이라는 감정을 느끼고 있다.
【헌터 랭크】 SSS랭크
【스킬】
[아메리칸 드림 American Dream]
미국이 멸망하지 않는 한, 반드시 승리한다』는 스킬.
[이글 아이 Eagel Eye]
미국을 위협하는 적을 무조건 선제 포착한다.
[자유의 땅 Land of the Free]
미국 영토 내에서는 무적이며, 모든 제약을 무시한다.
[콜트 Colt]
온갖 불사의 기믹을 무효화하고 투사체로 명중시킨 적을 죽인다.
[독립선언 Declaration of Independence]
모든 종류의 정신간섭이나 사역술, 마법적인 계약 등 깨뜨린다.
[벚나무 도끼 Axe of Cherry blossom]
도끼로 찍은 상대는 무조건 진실만을 말하게 된다.
진실을 강요하는 기본 기능 외에도 적이 「지금까지 해온 거짓말로 누군가가 입은 피해」와 동등한 양의 대미지를 한꺼번에 적에게 되돌려준다.
그게 가령 금전적인 피해라고 해도 그와 동등한 양의 물리대미지로 환산하여 상대에게 되돌려준다.
도끼에 찍힌 흉터는 결코 사라지지 않고, 앞으로도 거짓말을 할 때마다 불타오르는 작열통을 안겨준다.
상대가 고의적으로 거짓말을 한 적이 단 한 번이라도 있다면, 방어력이나 내구도를 무시하고 대미지를 준다.
단 리스크가 하나 있는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거짓말을 해본 적이 없는 상대에게는 대미지가 0이다.
[델라웨어의 은화 The Silver Coin of Delaware ]
간단히 말하면, 자신의 공격을 100% 성공시키는 스킬
워싱턴이 은화 하나를 꺼내어 튕긴다. 이 은화에는 양면 모두가 행운의 여신이 조각되어있다.
이 은화를 튕긴 후에 워싱턴이 행한 공격은, 그 어떤 공격이라고 해도 반드시 「성공」한다.
유일한 대처법은 애초에 은화를 튕기지 못하게 하는 것이며, 이미 은화가 튕겨졌다면, 직후 워싱턴의 공격은 어떤 수단으로도 방어하거나 회피할 수 없다.
[13개의 별 The 13 Stars ]
워싱턴의 명령, 혹은 자동으로 전투를 수행하는 자율형 비트(판넬 ).
13개의 별은 미국의 건국 초기의 13개 주를 상징한다. 만약 현재 시점이라면 50개의 판넬이 전개될 것이다.
이 판넬들은 각자 주(스테이트)의 상징에서 따온 형태를 하고 있으며 각자 고유한 능력을 지닌다.
즉, 워싱턴은 1개의 스킬로 13개의 스킬을 다룰 수 있다는 것이 된다.
게다가 13개의 판넬이 자동으로 전투를 보조하는 기능도 있지만 이 스킬의 진가는 「건국선언」이라는 기능에 있으며, 그 실체는 바로 「세계의 침식」.
드넓은 토지를 계속 개척하여, 마침내 정복한 미국의 영광을 상징하는 기능으로 판넬들을 3개 이상 땅에 박으면 삼각형으로 영토가 선포된다. 4개를 박으면 4각형이다.
그리고 영토 내에서 모든 아군은 상시적으로 풀오토의 치료와 회복 효과를 받으며 반대로 적은 자동적으로 계속 데미지를 입고, 모든 능력치가 시간이 흐를수록 저하된다.
또한 적의 영역전개, 이계화를 무효화한다. 다수의 판넬을 박아넣을수록 효과는 강해진다.
【테크닉】
[최초의 화살 The First Arrow]
미국에서 반대편 대륙으로 일직선으로 날아가는 대륙 간 탄도 미사일 내지 레일건에 가까운 궁술.
이름 답게 그녀의 첫 화살 공격은 이 기술로 시작하며, 선전포고도 이 기술로 한다.
[수렵의 화살 Arrow of hunt]
화살 한 대가 여러 갈래로 나뉘며 별처럼 쏟아진다.
[절대 화살 The Absolute Arrow]
표적을 맞히지 못한다면 화살이 사수의 심장을 꿰뚫게 된다는 제약을 걸고 사용하는 기술. 이펙트는 최초의 화살과 비슷하지만 위력은 차원이 다르게 강하다.
【어소리티】
없음
【이레귤러】
없음
【캐릭터 스토리】
운명(運命)이란 단어가 있다. 운명, 그놈의 운명.
그녀가 생각하기에 이 단어를 입에 담는 이들 중 열에 아홉은 패배주의에 찌들어 있으며, 동시에 지나치게 비관적이거나 현세에 달관한 듯한 인간들이었다.
그러니까, 이를테면 이런 식이었다.
“모든 생명에겐 정해진 삶이 있다. 삶이란 곧 잘 짜여진 이야기와도 같아서,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는 그 순간까지 모든 이야기는 정해져 있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이 정해져있다. 주어진 역할이 있으며, 주어진 삶이 있는데, 인간은 이로부터 결코 벗어날 수 없다는 식의 논리였다.
“이 이야기를 정하는 존재가 바로 신이다.”
그렇다면 그 신(神)은 누구인가. 이 이야기를 짜는 존재는 누구인가.
거인들. 그들이 이야기하는 신이란 곧 거인이였다. 운명론자들은 하늘을 검게 물들이고, 세상을 멸망으로 밀어 넣는 거인들에게 신이란 이름을 붙였다.
“신들께선 이 땅에 종말을 고하였다. 우리에게 더는 살아갈 가치가 없노라 판단하셨다. 위대한 신의 뜻에 한낱 인간인 우리가 무얼 할 수 있단 말인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아무것도 없다.
그 잘난 영웅들조차 거인들의 앞에 무릎 꿇고, 찬란히 빛나던 별들마저 빛을 잃은 세상이다. 해는 저물었으며 달은 뜨지 않는다.
“모두가 실패했다.”
모두가 실패했으니 너도 실패할 것이다. 어차피 실패할 삶, 노력해 봐야 무엇하겠는가?
노력은 무의미하며 저항 역시 무용하다. 신이 만들어낸 거대한 흐름 앞에, 인간의 자유의지란 폭풍 속의 돛단배와도 같다. 휩쓸려서 사라지고 말 것이다.
어차피 실패할 항해라면. 처음부터 도전하지 않는 것이 옳다.
“주어진 삶을 받아들여라.”
그러니 주어진 삶을 받아들이고, 신께서 정해주신 길을 따라 걷다 눈을 감아라. 그것이 멸망하는 세상에서 인간이 고를 수 있는 유일한 선택지다.
“운명(運命)을 따라라.”
운명론자들은 매일 같이 떠들었다. 그 말을 따르는 사람들이 늘었다. 사람들의 눈에서는 총기가 사라졌으며, 어두운 하늘보다 그들의 눈동자는 조금 더 어두워졌다.
온 세상이 패배주의에 물들었다.
패배감에 찌든 이들에게는 생기가 없었으며, 새파랗게 어린아이조차 죽을 날을 받아둔 노인처럼 공허한 눈동자로 세상을 바라봤다.
“어차피 실패할 바에 도전하지 않는 게 옳다?”
그리고, 소녀는.
“지랄 좆 까는 소리 하고 있네.”
소녀는 운명이란 말이 싫었다. 소녀의 이름은 조지아나, 줄여서 조지라고들 불렸다.
훗날 대영웅이라 불리며, 미국을 건국하고 미합중국 초대 대통령이 되는 그녀의 출생은 평범하기 짝이 없다. 영웅담의 클리셰와는 정 반대되는 출생이었으니.
용의 피가 흐르지도 않는다. 알을 깨고 태어나지도 않았다. 부모가 귀족도, 왕인 것도 아니며, 대단한 혈족의 후예는 더더욱 아니다.
조지는 평범한 부모에게서 태어났다.
조지의 부모는 적당히 부유한 농부였는데, 어느 곳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평범한 인간이었다.
평범하게 살았으며, 평범하게 종교에 심취했고, 그 시대를 기준으로 놓고 보면 평범하게 죽음을 맞이했다.
조지가 열 살 무렵, 잠에서 깬 그녀가 처음으로 마주하게 된 풍경은 반파된 농장들과 밞혀죽은 아버지였다.
온몸이 곤죽이 되어 아버지는 죽어 있었다. 사인(死因)은 압사였다.
그는 제 자식과 아내를 내버려두고 거인들에게 밣혀죽었다.
밭을 지키겠다고 저항한 게 원인이었는데, 먹여살려야 할 자식들과 그들의 밭이 없으면 굶어죽을 이들이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조지는 말없이 아버지의 시체를 바라봤다.
매일 같이 잔소리에, 농사일로 부려먹던 아비였지만, 밤에는 자신을 따뜻하게 안아주던 아비였다. 그리고 이제는 안아줄 수 없는 아비였다.
아서가 안아주기에 아비는 너무 낮은 곳에 박혀있었으니 그 꼴을 바라보며 조지는 혀를 찼다.
어쩐지 어젯밤 더럽게 춥더라니.
안 좋은 일은 연속해서 닥치다고 했던가.
아버지가 그렇게 가버린 후 어머니는 그 개같던 운명론에 심취하더니 어느 날 목을 매달고 죽었다.
오늘이나 내일이나 변치 않을 테고 어차피 비참하게 죽게 될 테니 오늘 죽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없다는 논리였다.
제 부모 모두가 책임을 다하진 못했으나 조지는 자식으로서 도리를 다했다.
죽은 어미의 시체를 수습하고 장례를 치렀다. 삽을 들고 땅을 파긴 귀찮았으므로 아비가 가꾸던 밭에서 화장(火葬)했다.
열살 아이가 제 부모를 화장했다.
얼굴에 묻은 그을음을 손등으로 닦아내는 조지를 보며 어른들은 수군거렸다. 부모를 잃더니 미쳐버린 게 분명하다고, 그녀를 손가락질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조지는 손을 털고 일어섰다.
살 사람은 살아야지.
부모는 조지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가르쳐주지 않았다. 하지만, 부모가 원치 않아도 자식은 부모로부터 배우는 법이다.
“운명.”
조지가 생각하기에 어미의 사인은 운명론이었다. 그놈의 운명. 패배주의에 찌든 이들이 삶에서 도피하기 위해 만들어낸 변명거리.
어떻게 살아야 할진 아직 알 수 없으나 최소한 이렇게 살고 싶지는 않다.
해야 할 일을 정하진 못했지만 하지 말아야할 일은 정했다. 조지는 그날부터 운명이란 단어를 병적으로 싫어했다. 그녀는 우선 주변 어른들에게 물었다.
“내가 어떤 어른이 될 것 같아요?”
주변 어른들은 말한다. 농부나 되겠지. 아니면 얼굴이 반반하니 갑부한테 팔려 가던가. 아니면 주점이나 창관쪽이 제일 가능성 높지 않겠소? 등등.
어린아이에게 할법한 말은 아니었지만 이 시대에는 이게 평균이었다.
그 말을 들으며 조지는 생각했다.
‘일단 저것들은 전부 선택지에서 제외해야겠군.’
그녀는 반골 기질을 타고났다. 어른들이 말하는 걸 전부 제외하고 나니 남은 선택지는 몇 없었다.
용병. 그날로 조지는 용병단에 쳐들어갔다. 10살 무렵의 소녀를 받아줄 용병단이 어디에 있겠냐마는, 몇 차례 거절당한 조지를 받아준 용병단이 하나 있었다.
조지는 잡일부터 시작해 용병단에 천천히 녹아들었다. 용병들의 장비를 닦고, 그들의 심부름을 하며 조지는 무기를 다루는 방식을 익혀나갔다.
그렇게 4년이 흘렀다.
그녀는 용병이 됐다.
누군가 그녀에게 가르쳐준 적이 없었음에도, 용병들이 주점에서 떠드는 말과 어깨너머로 본 그들의 움직임으로부터 조지는 배움을 얻었다. 14살에 불과한 소녀가 전쟁터에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죽음이 만연한 시대였다지만, 용병들은 남들보다 조금 더 죽음에 가까웠다. 어제 떠들던 동료가 내일 시체로 돌아오는 공간에서 그녀는 자랐다.
“넌 무섭지도 않냐? 꼬맹아.”
몰려오는 마수 무리를 바라보며 용병단장은 어이없다는 듯 조지를 바라봤다. 그녀는 어깨를 으쓱였다.
“이만하면 오래 살았죠.”
“14살짜리가 못 하는 말이 없군.”
단장이 헛웃음을 흘렸다.
“이름이 뭐랬지.”
“조지아나입니다. 줄여서 조지입니다. 단장.”
“그래, 조지. 여기서 살아남으면 용병 그만둬라.”
“예?”
“나 따라서 용병 되겠다고 설치다가 죽은 아들놈 생각나서 하는 말이니 잘 들어라. 넌 우리와 달리 머리가 좋잖아. 뭐든 쉽게 쉽게 배워. 게다가 아직 새파랗게 어리기까지 하지.”
“갑자기 뭡니까.”
“귀족의 호위로 들어가던, 그놈들 밑에서 일하던, 조금 더 안전한 곳으로 가라는 이야기다. 네게는 그럴 재능이 있으니까.”
“재능 있는 놈이 전선에 서야 하는 거 아니에요?”
“으하하하하! 이 좆만 한 꼬맹아, 세상 사람이 다 너 같았으면 세상이 이 모양 이 꼴이 안 났겠지.”
그가 전장을 가리켰다. 그곳엔 영웅이 없다.
하루를 벌어 하루를 먹고 살려는 하루살이들만이 가득한 전장이었는데, 역설적이게도 세상을 집어삼키려는 거인들과 싸우는 것은 그런 하루살이들이었다.
“영웅은 정신병자들이나 하는 거야. 그러니, 영웅은 되지 마라. 곱게 못 죽어.”
단장은 그녀를 밀쳤다. 그녀 대신 미끼가 되어 단장은 죽었다. 언제나 합리적인 선택을 하던 용병은, 마지막 순간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선택을 했다.
단장이 죽었다. 제 부모가 죽었을 때보다 조지는 조금 더 정성을 들여 단장의 장례를 치렀다. 삽을 들고 땅을 팠으며, 간신히 구해온 소화되다 만 단장의 시체를 땅에 묻는 수고로움까지 감수했다.
무덤의 앞에서 묵념한 조지는 고개를 들었다.
“제가 사람 말 더럽게 안 들어 처먹는데, 그래도 생명의 은인의 말 마저 무시하긴 어렵네요. 용병은 그만두겠습니다.”
하지만 순순히 남의 유언을 따를 만큼 조지는 좋은 성격이 아니었다. 고로, 그녀는 단장의 유언의 절반만 수행하기로 했다.
“그 대신 영웅이란 걸 해보려고요.”
14살.
용병 일을 하며 모은 돈으로 조지는 영웅담이며 온갖 종류의 서책을 사 모으기 시작했다.
그녀는 영웅이란 무엇인지 연구했다. 말투를 교정했으며, 자세를 교정했고, 세상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관찰했다.
15살.
그녀는 다짜고짜 전장을 쏘다녔다. 가장 위험한 전장에 뛰어들어, 그녀는 아무런 보수도 받지 않고 가장 취약한 이들의 편에 서서 싸웠다.
병사들 사이에서 그녀에 대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조지는 번번히 살아남았다.
살아남고 살아남고. 또, 살아남았다.
16살.
나이가 들수록 시야가 넓어졌다. 단순히 남의 말을 듣기 싫어서, 이렇겐 살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으로 살아왔던 그녀의 눈에 다른 게 보이기 시작했다.
17살.
전장, 위험에 빠진 마을, 거인의 공격에 시달리는 곳, 온갖 곳을 돌아다니며 그녀는 식견을 넓혔다. 보고 들은 것이 많아지니 자연스레 생각이 많아졌다.
“난 너희가 존나게 싫어.”
어느 날엔 운명론에 심취한 종교쟁이들을 구한 적이 있다.
그녀는 그들을 끔찍하게도 싫어했지만, 예전에는 눈만 마주쳤다 하면 그 면상에 주먹을 갈겼지만, 나이가 먹고 식견이 넓어진 지금은 그들과 몇 마디 대화를 나눌 만큼의 인내심이 생겼다.
“그 패배주의에 찌든 낯짝이 싫어. 너희가 말하는 운명론이 싫고, 안 그래도 좆같은 인생을 더 좆같게 만드는지 이해하기가 어려워.”
조지는 종교쟁이에게 물었다.
“왜 그렇게 사냐?”
왜.
“그렇게밖에 못 살아?”
그 질문에 종교쟁이는 답했다.
“사람은 하늘을 보고 내일을 꿈꿉니다. 머나먼 과거, 하늘에는 별이 떠 있었다고 하더군요.”
“그랬지.”
“별을 보며 사람들은 꿈을 꿨습니다. 멋진 삶을 살아간 영웅들을 표지판 삼아서, 그들을 등불 삼아서 멋진 내일을 꿈꾸곤 했지요. 그런데.”
“그런데?”
종교쟁이가 하늘을 가리켰다.
“지금은 별이 없습니다.”
"하늘을 올려다봐도 미래는 보이지 않습니다. 보이는 건 거인들의 머리통 뿐이죠. 빛나던 별들마저 모두 떨어지고, 이 대륙이 멸망해 간 지도 어언 수십 년입니다.”
“그러니까.”
“예.”
“네 말은, 이 모든 사달의 원인이 하늘에 별이 없어서다?”
“그렇습니다.”
그녀는 하늘을 바라봤다. 별은 보이지 않았다.
기만투성이인 하늘이다. 거인들이 뿜어낸 숨결과 체취가 만들어낸 거짓투성이 하늘. 그 하늘을 바라보던 그녀는 무심코 웃음을 흘렸다.
왜 웃냐는 종교쟁이의 질문에 그녀는 답했다.
“어렸을 적 생각이 나서.”
별이 보이지 않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어렸을 적의 그녀는 별을 꿈꿨다. 과거의 자신을 떠올린 그녀는 속이 시원하다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
“좆같은 놈들한테도 배울 건 있네.”
“그게 무슨······.”
“별이 없기에 너희의 삶이 그리 비참한 것이라면.”
조지는 손을 들었다.
“계속 하늘을 보고 있어.”
조지는 하늘을 가리켰다.
“곧 별이 떠오를 테니.”
18살.
10살에 출가하여 많은 것을 보고 배웠으며, 수많은 사람을 마주한 소녀는 성숙했다. 어른이 된 그녀는 과거와는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세상은 여전히 지랄 같다. 변한 것은 하나 없다. 지랄 같은 세상에서 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숙이고 살아간다.
운명에 수긍한 채, 주어진 삶에 만족하며, 높은 곳을 보지 않은 채 하루하루 죽어간다. 그녀는 그 낯짝이 꼴 보기 싫었다. 운명이란 단어가 싫었다.
어린아이는 싫은 일이 생기면 떼를 쓴다. 싫은 일을 하지 않기 위해, 어른들의 말을 듣지 않고 고집을 부리기에 바쁘다.
그것에는 어떠한 신념이나 숭고한 목적 따위가 없다. 단지 하기 싫어서, 세상에 투정을 부리듯이 떼를 쓰는 것이다.
지난 8년간 그녀는 그렇게 살아왔다. 하지만 어른이 된 지금은 글쎄, 그녀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다.
“별.”
그녀는 하늘을 향해 손을 뻗었다.
“사람들에게는 별이 필요하다.”
이정표가 망가진 세상이다. 망가진 세상에서 사람들은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헤매고 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길을 잘못 든 이들에게 ‘왜 그길로 걷냐’라고 꾸중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리라.
그럼에도 그녀는 그들에게 말하고 싶었다.
그따위로 쳐 살지 말라고. 그건 틀린 길이니 제대로 된 길을 걸으라고.
그리 그들을 꾸중하려거든, 먼저 그들의 앞길을 비추어야 할 것이다. 제대로 된 길을 가리키는 존재가 되어야 그 꾸중에 의미가 생길 테니까.
「별이 없기 때문입니다.」
「별이 없기에, 우린 내일을 꿈꿀 수 없습니다.」
빌어먹을 운명론자들이 더는 변명하지 못하도록 그녀는 저 가짜 하늘에 쐐기를 박을 생각이었다.
“내가.”
조지는 자신의 삶의 방향을 정했다.
“내가, 별이 되면 된다.”
그렇게 결심했음에도 그녀는 여전히 반골 기질이 다분했다. 주어진 대로 살아서야 시대의 풍운아에 불과할 것이다. 그런 삶은 사양이다.
시대에 먹혀 사라져선, 그 누구에게도 기억되지 못하는 삶으로 그녀는 만족할 생각이 없다.
영웅으로서 살기를 결정했다면.
‘끝까지 가야지.’
이 세상에 자신의 이름을 새기리라. 그 누구도 감히 넘보지 못할 업적을 세우리라. 여태껏 영웅이라 불리던 멍청이 중, 가장 위대한 멍청이가 되리라.
“하늘을.”
“하늘을 보고 있어라, 인류여..”
“진짜 별이 떠오를 테니.”
별이 사라진 대륙에서 그녀는 스스로 별이 되길 선택했다. 머나먼 미래에, 별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사람이 별을 그릴 수 있게끔.
별빛이 범람했던 그날 그녀는 거인들에게 빼앗긴 땅을 되찾는데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