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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잡담판]【천상으로 향하는 천마신교 96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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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07[AA/잡담판]【천상으로 향하는 천마신교 96F】종료

작성자 뇌정군림마제◆iH65mhCkiK작성일 2026-10-03 (토) 04:08:23갱신일 2026-10-11 (일) 10:4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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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乂__   丶     i{ }/ ノ   _/           }           천마신교 오늘도 순항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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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능력이라면 네 형의 자리를 탐내더라도 상관없다. 네 형도 스스로 왜 밀려나는 지 알 테니까.

아버지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 너는 이미 이 나라의 작년 예산보다 많은 돈을 벌어들였다. 네가 맡고 있던 AI전략회의실에서 창출한 이익만 해도 그 정도다. 정말로, 지분만 가진 채 물러나겠다는 거냐? 그 못난 놈의 말을 따르겠다고?

성인도 되지 못한 제가 지분을 가지고 전략실장처럼 움직였던 것도 형님의 호의 아니었습니까?

— 호의? 멍청했던 거지. 이제 와서 널 밀어내려고 안달이다. 멍청한 것, 능력이 없으면 물러날 줄 알아야지. 뭐가 그리 급해서 이리...

어쩔 수 없지 않습니까.

이 정도로 성공할 줄 알지 못하셨을 겁니다. 동생을 아껴서 실패할 일도, 더 이상 크게 성장할 수도 없을거라 생각한 곳을 맡기셨던 건데. 설마 이리 될 줄 아셨겠습니까?

— ...그래서, 정말로 가겠다는거냐?

가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니까요.

희미하게 찬 바람이 불어들어오는 겨울의 초입.
거대한 저택의 열린 창문 너머로, 이유현은 착잡한 듯 바깥을 보는 제 아버지를 보며 읊조렸다.

마음 속으로, 오직 마음 속으로...
이 육신의 아버지는 모르는 말을 중얼거렸다.

아버지, 당신께서는 제가 형님을 억누르고 후계 구도에 올라설 수 있는 자질을 가졌다 여기셨겠지요.

하지만 틀렸습니다.
정말로, 그런 생각은 근본부터 틀린 것입니다.

왜냐하면...

— 못난 놈...

작년 한해, 『오성(五星)』에 대한민국은커녕, 일본의 정부 예산보다도 많은 금액을 벌어다준 그의 재능이라는 것은 —

어디까지나 전생(前生)에 체험했던 시대의 흐름을 기억하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으니까.

전생자이기에 가능한 특권이 빛을 발할 수 있는 것도 뭇 AI 세력들의 돈을 두들겨 패서 강탈한 지금까지나 가능한 것이고, 이 다음의 일은 그와 같은 반쪽짜리 수재에게는 알아차릴 수 없는 혼돈 같은 것이니까.

그렇기에 이유현은 그 날, 그를 못마땅하다는 듯 혀를 차는 아버지를 뒤로 했고.

그에게 제시됐던 거래에 응했다.

AI전략실에서 그가 맡았던 직무에 대한 사임과 프로젝트, 업무 따위를 인계하는 것. 거기에 더해서 자신의 지분 일부를 형에게 넘긴 뒤, 후계 구도가 명확해질 때까지 해외로 나가서 해외 지사를 맡겠다는 거래를 수락했다.

그와 같은 상황에 있는 이들이라면 누구도 수락하지 않았을 거래에 응한 뒤, 그렇게 떠나간 것이다.

그는 그렇게 그를 아는 이들이 없을 나라에 당도했다.

"...그래도, 북경의 거지같은 공기에 비하면 상쾌할 정도인데."

이것이.
이유현이라고 하는 남자가 일본에 이르게 된 경위였다.

그렇게 대한민국 최대의 재벌가 『오성』에서, 후계 자리를 다투지 않고 스스로 물러난 채 해외에 머무르게 된 삼남은 생각한 것이다.

그러면 이제 그는 무엇을 해야 하나.
그는 어디로 가야 하고,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하나.

손에 쥔 3천억의 현금과 삼성전자 재팬의 명예이사라는 명분적인 직위를 가진 채.

그는 하네다 공항에 도착했다.

누구도 그를 기다리지 않았을 땅으로 말이다.






***



2027년 즈음에 죽음을 맞이한 전생의 이유현을 기다리고 있던 건 지옥이었고, 영겁과도 같은 고통 이후에 찾아온 건 환생이었다.

지옥불에 불살라지던 고통은 생각 이상의 것이었기 때문에 이번 생에는 최대한 착하게 살고, 되도록이면 불로장생, 아니 영생을 살 수 있기를 바랬었던가.

그러나 이 세계에 재벌 그룹의 자식으로 태어난 그가 깨달은 건 하나였는데, 이곳에는 초월의 힘 같은 게 없다는 사실이었다.

염병할.
단 하나도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돈이 부족했던 게 아닐까 의심하기도 했지만, 적어도 그가 보았을 때...

이 세계에는 『파문』도, 『기공』도, 『개변형 마법』도, 『ESP』도, 『마력 회로』도 없었다.

유일하게 존재하는 것은, 신(神)의 육체를 직조하는 데 쓰이는 반도체와 신(神)의 정신을 직조하는 데 쓰이는 AI였을 뿐.

"도, 도련님. 부디, 이쪽에..."
"이사라고 부르세요. 이사라고. 뭐, 이곳에서 제대로 실권을 휘두를 생각은 없습니다만."
"예?"

그리고 그런 상황이었기에 그가 택할 수 있던 건 단 하나 뿐이었던 것이다.

— 그는 영원히 살고 싶었기 때문에 돈이 필요했고, 영생 계획을 실현시키기 위한 돈을 벌 방법을 궁구해야 했으며, 오성에서 태어났기에 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였다.

그 하나를 삼남인 그가 너무 잘 다뤄서, 본디 후계자였던 그의 형을 밀어내버릴지도 모른다는 게 문제였을 뿐.

어찌 되었든 간에 귀신같이 벌어들이기는 했던 것이다.

다만 그렇게 벌었고, 거래를 통해서 막대한 현금과 향후 오성생명의 총권을 얻을 수 있는 자리는 내점해두었지만...

그렇다 해도 이리 추방되어버렸는데, 뭘 어찌 해야 할까.

"예는 무슨 예입니까...내가 여기 몇년 있을지도 모르는 일인데, 그냥 하시던 데로 하세요. 하시던 데로.

그래도 지금 스마트폰이나 전자기기 점유율은 20%를 넘겨서 대호황일텐데, 그냥 굴러가는 데로 굴리면 되는 것 아닙니까?"
"아, 예, 예! 그렇습니다! 모두 이사님의 전략기획실이 세우신 전략 덕분입니다!"
"허, 참나."

하네다 공항에서 그를 모시러 온 리무진을 타고, 오성전자 재팬의 최고층에 도달한 이유현은 생각했다.

태어나서 그리 좋지도 않은 머리로 반도체와 AI 대폭발만 노리면서 살아오다가, 결국 덕을 보기는 봤는데.

그러다보니 이리 밀려나고 나니 대체 뭘 해야 할지를 모르겠다고 말이다.

3천억원은 있지만, 이것도 냅다 뿌리면서 다닐 수는 없었다. 권력과 빽은 있지만, 그것들도 이 나라에서는 제한적이었다.

그가 할 수 있는 건 고작해야 일본 톱스타 여자를 데려와서 그의 책상 아래에 무릎 꿇리게 하거나, 당대 정점의 아이돌이라는 여자가 알몸으로 봉춤추게 하는 것 정도...

거기에 반도체 산업으로 엮인 몇몇 기업들에 찾아가서 회장들한테 은근슬쩍 갑질할 수 있는...

아주 제한적인 영역의 힘 밖에 없으니까.

"저, 저..."
"뭐요."
"회장님께서, 이사님께 전언을 남기셨습니다."
"...그 양반이?"

그렇지만 그런 생각을 해도 실제로 행동에 옮기지는 않겠지.

향락과 쾌락을 즐기면서 살기에는 지옥불이 두렵다. 한국에 있을 때도 자선단체를 세우고, 매주 자원봉사를 나가며 살았는데, 일본에 와서 악행을 저지르면 그 삶이 어찌 된단 말인가.

그러다 급사하면 일본 지옥은 한국 지옥과 다른지를 시험하게 되나?

그럴 수는 없다!

그가 그리 생각하며, 본래는 오성전자 재팬의 사장이었을 이에게 눈을 돌리면.

"이곳에 오셨더라도, 학업은 충실히 임하시라고..."
"거, 서울대만 가면 되는 것 아닌가?"
"대학교까지 이곳에서 다니시게 될 수도 있으니, 이곳에서도 명문의 고등학교부터 동경대까지 다니실 걸 염두에 두라 하셨습니다..."
"...대학까지?"

그 뚱뚱한, 식은 땀을 잔뜩 흘리는 이는 답했다.

그에게는 그리 반겨지지 않는 말을 말이다.

이유현은 머리가 그리 좋지는 않지만, 그래도 꽤나 공부를 했고 두뇌 단련도 열심히 해뒀던지라 그게 무슨 의미인지를 모르지는 않았다.

그의 형은 아직 능력이 부족하니 쉽사리 후계 구도를 확정짓게 두지 않겠다는 선언.

그러니, 후계구도가 확정된 뒤에 돌아오려면 일본에서는 몇년을 썩어야 할 거라는...간단히 말해서 이래도 한국으로 안 돌아올거냐는 그런 전언이었다.

그럼 돌아갈건가?
절대 안 갈 예정이었다.

궁지에 몰린 짐승은 절박한 법이고, 그에게 호의로 대해줬던 형이 그를 암살할지 모를 위협 같은 걸 느끼기는 싫었으니까.

그러니...

"...그러면 그 명문의 고등학교는 어디인데."
"잠시...이곳입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이유현은 그냥 대학까지 이곳에서 나오라 하니 그러기로 결심한 것이다.

도쿄대라.
좀 꺼려지기는 했지만 별 상관없었다.

어차피 이 육신의 증조부가 다녔던 대학에 후손이 들어가는 거라 생각하면 그만 아닌가.

그때는 그 뭐였나, 이름이 제국대학이었고 위치도 도쿄가 아니라 서울이었기는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그걸 신경쓰면 한국에서는 기업가 노릇을 할 수 없는 법이지. 그게 현실이었으니까.

그렇지만.

"『우구여자학원(羽丘女子學園)』."
"예? 아뇨, 아뇨. 이건 『하네오카 여자고교』라고 읽는 겁니다!"
"...아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않나?"

그런 그조차도 이건 예상하지 못했다.

"여고에 다니라고? 뭐, 여장이라도 하라는거냐 나한테...?"
"아! 그그그, 이름은 바뀔 예정입니다! 지금은 하네오카 여자고교라고 되어있지만, 해당 고등학교의 내부 이사회 회의 결과로 이제 남녀공학으로 바뀔 예정이라 해서요!"
"...아니."

그 이사회 회의는 누가 열리게 만든거고.
애시당초에 잘 있던 여자고교가 왜 남녀공학이 되는 건가.

남녀공학이 되더라도 남자는 그닥 들어올 것 같지도 않은데, 그 얼마 없는 남자에 그가 포함되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어처구니가 없어서 그의 표정이 일그러지면, 마치 자신은 전달받은 걸 전할 뿐이라는 듯 크게 확장된 사내의 동공이 보였다.

어지럽다.

이제 막 고등학교 1학년 정도의 나이가 된 그조차도, 지금 이 상황에는 감탄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사실 그는 몰랐지만 신비한 힘이나 이상현상같은 건 한국이 아니라 모두 일본에 몰려 있던 게 아닐까?

"아니..."
"그, 그래서...모쪼록이면 학습활동에 신경쓰시고, 되도록이면 저희 일본지사의 오성전자 대외활동도 처리를 부탁드려라, 라고 비서실장님께서도..."
"...이 미친 인간이, 내가 암살당할까봐 외부 학생이 못 섞일만한 곳에 처넣는건가? 정말로?"
"아, 그러고 보니 그 얘기도 있었습니다."

그 어지러움이 극도로 끓어올라서.
이유현이 생각해보지도 못한 삶이 그를 기다린다는 것에 헛웃음이 튀어나오려 할 때.

마지막으로 들려온 말에, 이유현은 그냥 생각을 멈춰버리고 말았다.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이사님께 실력 있는 청부업자를 호위로 붙여두기로 결정하셨다고, 비서실장님께서..."
"지랄..."

한탄과 함께 어이없음이 극대화되서.

그렇게, 이유현은 눈을 감았다.

겨울방학만 끝나면 여고(였던 곳)에 들어가야 한다는 사실을 전달받은 12월 중순.

그렇게까지 춥지는 않은.
생애를 통틀어 처음 겪어보는 일본의 겨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