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잡담판/
티아의 단두대에서 시작하는 레볼루시옹 -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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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29티아의 단두대에서 시작하는 레볼루시옹 - 34종료

작성자 티아◆iH65mhCkiK작성일 2025-04-26 (토) 12:15:57갱신일 2025-06-01 (일) 15: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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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담뱃불이 꺼질 것조차 없이 타버릴 때까지 멈춰있었다.

몇번에 걸친 한숨만이 느릿하게 매연처럼 퍼지고 있었다.

언제나 나오는 흰 공기였으나, 탁한 검은색이 뒤섞인 모습이 불현듯 현대를 떠올리게 했다.

꿈에서나 보일 법한 풍경, 그것이 현대의 몇 남지 않은 자취 안에서 문득 떠오르고 있었다.


'사람은 죽는다.'


이대로 돌아가면 개중의 하나가 되지 않기 위해 도망치듯 걸어온 걸음, 그것이 결말을 맞는걸까.

죽음에게서 벗어나는 걸음이 성과를 맞는 듯 하니 온갖 잡생각이 다 떠오르는 것도 같았지만, 담뱃불이 짙어지며 손가락에 열기가 남을 때까지도 그 생각이 멈추질 않았다.


ㅡ 내가 보기에 넌 사람을 좋아한다.


거짓말은 아니다.

내가 생각하지 못할만한 것을 생각해주는 사람들은, 그 자체만으로 이 세상이 꿈이 아니라는 걸 증명해주는 이들 아닌가.

그렇다면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죽음 너머에 가까워질수록 머리에 가득 차는 두통이, 그런 사고를 회피한 채 잊을수록 조금씩 연해져가니까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아무리 이 세상에는 죽음이라는 게 넘쳐난다고 해도.

사람과의 대화는, 교류는 그런 것을 한 순간이라도 잊을 수 있게 해주는 법이다. 살아간다는 실감은 언제나 자신이 아닌 타자와의 대화에서부터 부풀어오르는 법이기 때문에.


'하지만.'


마지막으로 머금은 담배 연기가, 그것에 익숙치 않은 목을 아프게 할 때. 천천히 입 밖으로 흘려보내며 생각했다.

문득 시야 한켠에서 그림자가 어둠 속에 파묻히는 게 보이고 있었다.

그 모습이, 꼭 나와 같다.


'언제까지 ? '


마치 그것처럼 과過가 쌓이고 있다.

살기 위해 내딛는 걸음이 죽음을 끌어당기고 있다.

생生과 사死가 전륜轉輪한다. 산 자는 모두 언젠가 죽는다는 성자필쇠成者必衰의 이치가 간단명료하게 영각을 찔러 오고 있었다.

언제나 그랬다.

바깥으로 나간 이후로 그 감각이 머릿속 한켠을 찌르는 걸 멈춘 일이 없었다.

삶을 택하며 내딛은 걸음이 이어지는 와중에는 결국 언젠가 그 걸음이 죽음에 빠질 수 밖에 없다. 그것이 우주를 이루는 이치이며 진리다.

마치 공과 과로 이뤄진 동전의 앞면과 뒷면의 경계를 걷는 듯한 움직임.

자칫 균형을 잃었다가는 그대로 동전이 뒤집힘과 함께 죽음이라는 공허 속으로 치닿아버리는, 아무것도 없는 허무 속에서 질식하는 결과가 기다리는 곡예.

ㅡ 아무리 오랜 시간이 흘러도 언제까지 삶과 죽음 사이를 오가야 하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나오지 않았다. 아마, 이번에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나는 기이하게도,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어째서인지 계속해서 찾고 있었다. 평소에는 생각치도 않는 것에 불과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그리고 그런 생각이 멈췄다.


코 끝이 차갑다가도, 물같은 것이 떨어져 내린 듯 했다.

시선을 올려다보면 한 차례 발해졌던 검기의 봉우리가 스쳐지나간 틈 사이로, 저 하늘 위에서 떨어지는 눈이 내리고 있었다.

당분간 더 추워진 기온에 사람이 몇명 더 죽어나갈 것이라는 걸 암시하는 상징.


내리는 눈과 함께 겨울이 끝나가고 있었다.


문장력 괜찮지 아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