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03 향림당 참치어장 지부 (145)
작성자:여관◆zAR16hM8he
작성일:2026-05-08 (금) 01:04:15
갱신일:2026-05-13 (수) 19:12:03
#0여관◆zAR16hM8he(75f5da9d)2026-05-08 (금) 01:04:16
킬리키아 아르메니아의 왕궁에는, 군사 회의실보다 더 자주 전쟁이 벌어지는 장소가 있었다. 그곳은 대회의실도, 성벽 위도, 기사단 훈련장도 아니었다. 왕궁 뒤뜰의 작은 분수대였다.
“좋아!”
푸리나 헤툼은 분수대 가장자리 위에 올라섰다.
그레이는 들고 있던 장부를 떨어뜨릴 뻔했다.
“군주님.”
“즉흥극!”
“군주님.”
“오늘의 주제는—”
“군주님.”
그레이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 한마디에는 성벽의 쇠문이 닫히는 듯한 무게가 있었다.
푸리나는 분수대 위에서 한쪽 발을 들고 멈췄다.
“왜?!”
“분수대는 무대가 아닙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지나가잖아. 관객이 있어. 물도 있어. 햇빛도 완벽해. 그러면 무대지!”
“무대 하중 계산서가 없습니다.”
푸리나는 잠깐 침묵했다.
그리고 아주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그레이. 인류의 예술사는 하중 계산서보다 오래되었어.”
그레이는 조용히 대답했다.
“하지만 무너진 무대 아래에 깔리는 사람은 보통 예술사가 아닙니다.”
분수대 아래에서 죠니 죠스타가 웃었다.
그는 말고삐를 한 손에 쥔 채, 성벽 순찰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말은 분수대 옆에서 물 냄새를 맡고 있었고, 죠니는 그 모습을 보며 어깨를 으쓱했다.
“그레이 말이 맞네. 떨어지면 아프긴 하지.”
“죠니!”
푸리나가 항의했다.
“너는 이 찬란한 순간을 이해해줄 줄 알았는데!”
죠니는 하늘을 한 번 올려다보았다.
“이해해. 지금 올라가고 싶은 거잖아.”
“그렇지!”
“근데 떨어지는 것도 지금이야.”
푸리나는 입을 삐죽였다.
그때 레이튼이 뒤뜰로 들어왔다. 손에는 작은 찻잔이 들려 있었고, 마치 전쟁 소식이 아니라 오후 산책을 들은 사람처럼 온화하게 웃고 있었다.
“후후, 아주 흥미로운 문제로군요.”
그레이가 그를 보자마자 작게 한숨을 쉬었다.
“레이튼 님. 제발 수수께끼로 만들지 말아주십시오.”
“그레이 양, 모든 문제는 수수께끼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렇지요.”
레이튼은 푸리나와 분수대, 그레이의 장부, 죠니의 말, 그리고 지나가던 시종들을 차례로 바라보았다.
“군주님께서는 분수대를 무대라 부르십니다. 그레이 양은 아니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질문입니다. 무대란 무엇일까요?”
푸리나가 즉시 손을 들었다.
“사람들이 자기 이야기를 펼칠 수 있는 곳!”
죠니가 말했다.
“발 디딜 데.”
그레이가 말했다.
“안전 검사가 끝난 구조물입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레이튼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훌륭합니다. 세 답 모두 틀리지 않았군요.”
“결론은요?”
그레이가 물었다.
레이튼은 웃으며 찻잔을 내려놓았다.
“그러므로 이 분수대는 아직 이름 붙여지지 않은 별입니다.”
“레이튼 님.”
“아직 무대도 아니고, 무대가 아니라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다만 올바른 질문은 이것이지요. ‘어떻게 하면 이곳이 사람들을 다치게 하지 않는 무대가 될 수 있는가.’”
푸리나의 눈이 반짝였다.
그레이는 그 반짝임을 보고 불길함을 느꼈다.
“안 됩니다.”
“아직 아무 말도 안 했어!”
“눈이 이미 말씀하셨습니다.”
그때까지 조용히 뒤편 처마 밑에 서 있던 하융이 입을 열었다.
“이상한 일이오.”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 향했다.
하융은 분수대 물 위를 바라보고 있었다. 햇빛이 물결에 부서지며 수십 개의 작은 창문처럼 흔들렸다.
“내 눈에는 방금 여러 가능성이 보였소. 군주님께서 분수대에서 미끄러지는 세계. 그레이 양이 그 전에 붙잡는 세계. 죠니 경이 웃다가 물을 뒤집어쓰는 세계. 레이튼 님이 그 상황조차 수수께끼로 만드는 세계.”
죠니가 말했다.
“마지막 건 가능성이 아니라 확정 같은데.”
레이튼은 부정하지 않았다.
하융은 희미하게 웃었다.
“허나 그중 하나가 조금 밝았소.”
푸리나는 분수대 위에서 몸을 낮췄다.
“어떤 가능성?”
“분수대 위가 아니라, 분수대 아래에 작은 무대를 놓는 가능성이오. 군주님은 그 위에 서고, 아이들은 물가에 앉고, 그레이 양은 기둥을 확인하고, 죠니 경은 말로 길을 막아 군중이 밀리지 않게 하고, 레이튼 님은 지나가는 이들에게 수수께끼를 내오.”
“그리고 나는?”
푸리나가 물었다.
하융은 잠시 생각했다.
“군주님은 웃고 있었소.”
푸리나는 그 말을 듣고 분수대 위에서 내려왔다.
그레이가 놀란 눈으로 그녀를 보았다.
“군주님?”
“좋아. 분수대 위는 포기.”
그레이는 아주 작게 안도했다.
“대신 분수대 아래에 무대를 만들자!”
“역시나.”
그레이는 장부를 다시 펼쳤다. 하지만 이번에는 완전히 막지는 않았다.
“작은 무대라면 가능합니다. 목재는 창고에 있고, 인부들은 오후에 쉴 예정이니 강제로 부르면 안 됩니다. 자원자를 모집하고, 관객 동선은 죠니 경께 부탁하고, 응급 인력은 두 명 배치하겠습니다. 그리고 군주님.”
“응?”
“분수대 위에는 올라가지 마십시오.”
푸리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레이가 다시 말했다.
“군주님.”
“……알겠어.”
“‘아마도’는 안 됩니다.”
“알겠어!”
죠니가 말고삐를 잡아끌며 웃었다.
“그럼 난 길 막는 역할인가.”
“정확히는 군중 통제입니다.”
“뭐, 비슷하네. 말이 길을 막으면 사람들이 돌아가겠지. 멀리 돌아가는 길도 길이고.”
레이튼은 박수를 한 번 쳤다.
“좋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아이들에게 낼 수수께끼를 준비하지요. 첫 문제는 이겁니다. ‘왕이 분수대에 올라가지 않고도 모두를 올려다보게 만드는 방법은?’”
푸리나가 손을 번쩍 들었다.
“내가 왕이라서!”
“틀리지는 않지만, 더 우아한 답이 있습니다.”
“뭔데?”
레이튼은 웃었다.
“사람들이 스스로 고개를 들 만큼 즐거운 일을 만드는 것입니다.”
푸리나는 잠시 멈췄다.
평소라면 바로 웃으며 다음 장난을 말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순간 그녀는 분수대 주변을 보았다. 물을 길어 가던 하녀, 수레를 밀던 하인, 멀리서 훈련을 마치고 돌아오는 병사들, 창가에서 몰래 구경하던 아이들.
그들 모두가 조금씩 웃고 있었다.
아직 몽골의 군세는 동쪽에서 다가오고 있었다.
아나톨리아의 길은 불안했고, 사신들은 나쁜 소식을 가져왔으며, 성벽 위 병사들의 잠은 짧았다.
그래도 지금, 왕궁 뒤뜰의 분수대 앞에서, 사람들은 웃고 있었다.
푸리나는 양손을 허리에 얹었다.
“좋아. 오늘 목표!”
그레이가 즉시 물었다.
“또 무엇입니까?”
푸리나는 활짝 웃었다.
“아무도 다치지 않고, 모두가 한 번씩 웃기!”
그레이는 잠시 침묵했다.
그러고는 장부 한쪽에 짧게 적었다.
뒤뜰 소규모 공연. 목적: 사기 진작. 안전 인력 배치 필요.
그리고 그 아래에 조금 망설이다가 한 줄을 더 적었다.
웃음도 필요함.
하융은 그 글자를 보았다.
그의 눈에는 잠시 다른 가능성들이 스쳤다. 웃지 않는 왕궁. 침묵하는 병사들. 장부에 사망자 수만 늘어나는 나라. 분수대가 말라붙은 세계.
그러나 그는 그 가능성들을 오래 바라보지 않았다.
지금 이 현실에서는, 푸리나가 무대 아래로 내려와 있었다.
그레이는 기둥을 확인하고 있었다.
레이튼은 아이들에게 낼 수수께끼를 고르고 있었다.
죠니는 말에게 “오늘은 얌전히 있어라” 하고 말하고 있었다.
하융은 조용히 말했다.
“이 현실을 선택한 보람이 있구려.”
푸리나가 돌아보았다.
“뭐라고 했어?”
하융은 고개를 저었다.
“아무것도 아니오.”
죠니가 피식 웃었다.
“거짓말 못하네.”
레이튼은 부드럽게 덧붙였다.
“아직 이름 붙이지 않은 감정일 수도 있지요.”
그레이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 건 나중에 붙이셔도 됩니다. 우선 기둥부터 세워야 합니다.”
푸리나는 크게 웃었다.
“좋아! 그럼 막을 올리자!”
“아직 아닙니다.”
“왜?!”
“무대가 아직 없습니다.”
뒤뜰에 웃음이 퍼졌다.
그 웃음은 성벽 밖으로 나가지 못했다.
몽골의 정찰병에게 들리지도 않았고, 역사서에 적히지도 않았다.
어떤 성좌도 그 장면을 계시로 새기지 않았다.
하지만 그날 오후, 킬리키아 아르메니아의 왕궁 뒤뜰에는 작은 무대가 하나 세워졌다.
그 무대는 화려하지 않았다.
그레이가 확인한 기둥 위에 서 있었고, 죠니가 지킨 길 옆에 놓였으며, 레이튼의 수수께끼와 하융의 조용한 시선 사이에서, 푸리나가 두 팔을 벌리고 올라섰다.
그리고 그녀는 말했다.
“자, 그대들! 오늘의 주인공은 나 혼자가 아니야!”
아이 하나가 물었다.
“그럼 누구예요?”
푸리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웃고 싶은 사람 전부!”
그레이는 뒤에서 작게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말리지 않았다.
“좋아!”
푸리나 헤툼은 분수대 가장자리 위에 올라섰다.
그레이는 들고 있던 장부를 떨어뜨릴 뻔했다.
“군주님.”
“즉흥극!”
“군주님.”
“오늘의 주제는—”
“군주님.”
그레이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 한마디에는 성벽의 쇠문이 닫히는 듯한 무게가 있었다.
푸리나는 분수대 위에서 한쪽 발을 들고 멈췄다.
“왜?!”
“분수대는 무대가 아닙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지나가잖아. 관객이 있어. 물도 있어. 햇빛도 완벽해. 그러면 무대지!”
“무대 하중 계산서가 없습니다.”
푸리나는 잠깐 침묵했다.
그리고 아주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그레이. 인류의 예술사는 하중 계산서보다 오래되었어.”
그레이는 조용히 대답했다.
“하지만 무너진 무대 아래에 깔리는 사람은 보통 예술사가 아닙니다.”
분수대 아래에서 죠니 죠스타가 웃었다.
그는 말고삐를 한 손에 쥔 채, 성벽 순찰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말은 분수대 옆에서 물 냄새를 맡고 있었고, 죠니는 그 모습을 보며 어깨를 으쓱했다.
“그레이 말이 맞네. 떨어지면 아프긴 하지.”
“죠니!”
푸리나가 항의했다.
“너는 이 찬란한 순간을 이해해줄 줄 알았는데!”
죠니는 하늘을 한 번 올려다보았다.
“이해해. 지금 올라가고 싶은 거잖아.”
“그렇지!”
“근데 떨어지는 것도 지금이야.”
푸리나는 입을 삐죽였다.
그때 레이튼이 뒤뜰로 들어왔다. 손에는 작은 찻잔이 들려 있었고, 마치 전쟁 소식이 아니라 오후 산책을 들은 사람처럼 온화하게 웃고 있었다.
“후후, 아주 흥미로운 문제로군요.”
그레이가 그를 보자마자 작게 한숨을 쉬었다.
“레이튼 님. 제발 수수께끼로 만들지 말아주십시오.”
“그레이 양, 모든 문제는 수수께끼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렇지요.”
레이튼은 푸리나와 분수대, 그레이의 장부, 죠니의 말, 그리고 지나가던 시종들을 차례로 바라보았다.
“군주님께서는 분수대를 무대라 부르십니다. 그레이 양은 아니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질문입니다. 무대란 무엇일까요?”
푸리나가 즉시 손을 들었다.
“사람들이 자기 이야기를 펼칠 수 있는 곳!”
죠니가 말했다.
“발 디딜 데.”
그레이가 말했다.
“안전 검사가 끝난 구조물입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레이튼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훌륭합니다. 세 답 모두 틀리지 않았군요.”
“결론은요?”
그레이가 물었다.
레이튼은 웃으며 찻잔을 내려놓았다.
“그러므로 이 분수대는 아직 이름 붙여지지 않은 별입니다.”
“레이튼 님.”
“아직 무대도 아니고, 무대가 아니라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다만 올바른 질문은 이것이지요. ‘어떻게 하면 이곳이 사람들을 다치게 하지 않는 무대가 될 수 있는가.’”
푸리나의 눈이 반짝였다.
그레이는 그 반짝임을 보고 불길함을 느꼈다.
“안 됩니다.”
“아직 아무 말도 안 했어!”
“눈이 이미 말씀하셨습니다.”
그때까지 조용히 뒤편 처마 밑에 서 있던 하융이 입을 열었다.
“이상한 일이오.”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 향했다.
하융은 분수대 물 위를 바라보고 있었다. 햇빛이 물결에 부서지며 수십 개의 작은 창문처럼 흔들렸다.
“내 눈에는 방금 여러 가능성이 보였소. 군주님께서 분수대에서 미끄러지는 세계. 그레이 양이 그 전에 붙잡는 세계. 죠니 경이 웃다가 물을 뒤집어쓰는 세계. 레이튼 님이 그 상황조차 수수께끼로 만드는 세계.”
죠니가 말했다.
“마지막 건 가능성이 아니라 확정 같은데.”
레이튼은 부정하지 않았다.
하융은 희미하게 웃었다.
“허나 그중 하나가 조금 밝았소.”
푸리나는 분수대 위에서 몸을 낮췄다.
“어떤 가능성?”
“분수대 위가 아니라, 분수대 아래에 작은 무대를 놓는 가능성이오. 군주님은 그 위에 서고, 아이들은 물가에 앉고, 그레이 양은 기둥을 확인하고, 죠니 경은 말로 길을 막아 군중이 밀리지 않게 하고, 레이튼 님은 지나가는 이들에게 수수께끼를 내오.”
“그리고 나는?”
푸리나가 물었다.
하융은 잠시 생각했다.
“군주님은 웃고 있었소.”
푸리나는 그 말을 듣고 분수대 위에서 내려왔다.
그레이가 놀란 눈으로 그녀를 보았다.
“군주님?”
“좋아. 분수대 위는 포기.”
그레이는 아주 작게 안도했다.
“대신 분수대 아래에 무대를 만들자!”
“역시나.”
그레이는 장부를 다시 펼쳤다. 하지만 이번에는 완전히 막지는 않았다.
“작은 무대라면 가능합니다. 목재는 창고에 있고, 인부들은 오후에 쉴 예정이니 강제로 부르면 안 됩니다. 자원자를 모집하고, 관객 동선은 죠니 경께 부탁하고, 응급 인력은 두 명 배치하겠습니다. 그리고 군주님.”
“응?”
“분수대 위에는 올라가지 마십시오.”
푸리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레이가 다시 말했다.
“군주님.”
“……알겠어.”
“‘아마도’는 안 됩니다.”
“알겠어!”
죠니가 말고삐를 잡아끌며 웃었다.
“그럼 난 길 막는 역할인가.”
“정확히는 군중 통제입니다.”
“뭐, 비슷하네. 말이 길을 막으면 사람들이 돌아가겠지. 멀리 돌아가는 길도 길이고.”
레이튼은 박수를 한 번 쳤다.
“좋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아이들에게 낼 수수께끼를 준비하지요. 첫 문제는 이겁니다. ‘왕이 분수대에 올라가지 않고도 모두를 올려다보게 만드는 방법은?’”
푸리나가 손을 번쩍 들었다.
“내가 왕이라서!”
“틀리지는 않지만, 더 우아한 답이 있습니다.”
“뭔데?”
레이튼은 웃었다.
“사람들이 스스로 고개를 들 만큼 즐거운 일을 만드는 것입니다.”
푸리나는 잠시 멈췄다.
평소라면 바로 웃으며 다음 장난을 말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순간 그녀는 분수대 주변을 보았다. 물을 길어 가던 하녀, 수레를 밀던 하인, 멀리서 훈련을 마치고 돌아오는 병사들, 창가에서 몰래 구경하던 아이들.
그들 모두가 조금씩 웃고 있었다.
아직 몽골의 군세는 동쪽에서 다가오고 있었다.
아나톨리아의 길은 불안했고, 사신들은 나쁜 소식을 가져왔으며, 성벽 위 병사들의 잠은 짧았다.
그래도 지금, 왕궁 뒤뜰의 분수대 앞에서, 사람들은 웃고 있었다.
푸리나는 양손을 허리에 얹었다.
“좋아. 오늘 목표!”
그레이가 즉시 물었다.
“또 무엇입니까?”
푸리나는 활짝 웃었다.
“아무도 다치지 않고, 모두가 한 번씩 웃기!”
그레이는 잠시 침묵했다.
그러고는 장부 한쪽에 짧게 적었다.
뒤뜰 소규모 공연. 목적: 사기 진작. 안전 인력 배치 필요.
그리고 그 아래에 조금 망설이다가 한 줄을 더 적었다.
웃음도 필요함.
하융은 그 글자를 보았다.
그의 눈에는 잠시 다른 가능성들이 스쳤다. 웃지 않는 왕궁. 침묵하는 병사들. 장부에 사망자 수만 늘어나는 나라. 분수대가 말라붙은 세계.
그러나 그는 그 가능성들을 오래 바라보지 않았다.
지금 이 현실에서는, 푸리나가 무대 아래로 내려와 있었다.
그레이는 기둥을 확인하고 있었다.
레이튼은 아이들에게 낼 수수께끼를 고르고 있었다.
죠니는 말에게 “오늘은 얌전히 있어라” 하고 말하고 있었다.
하융은 조용히 말했다.
“이 현실을 선택한 보람이 있구려.”
푸리나가 돌아보았다.
“뭐라고 했어?”
하융은 고개를 저었다.
“아무것도 아니오.”
죠니가 피식 웃었다.
“거짓말 못하네.”
레이튼은 부드럽게 덧붙였다.
“아직 이름 붙이지 않은 감정일 수도 있지요.”
그레이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 건 나중에 붙이셔도 됩니다. 우선 기둥부터 세워야 합니다.”
푸리나는 크게 웃었다.
“좋아! 그럼 막을 올리자!”
“아직 아닙니다.”
“왜?!”
“무대가 아직 없습니다.”
뒤뜰에 웃음이 퍼졌다.
그 웃음은 성벽 밖으로 나가지 못했다.
몽골의 정찰병에게 들리지도 않았고, 역사서에 적히지도 않았다.
어떤 성좌도 그 장면을 계시로 새기지 않았다.
하지만 그날 오후, 킬리키아 아르메니아의 왕궁 뒤뜰에는 작은 무대가 하나 세워졌다.
그 무대는 화려하지 않았다.
그레이가 확인한 기둥 위에 서 있었고, 죠니가 지킨 길 옆에 놓였으며, 레이튼의 수수께끼와 하융의 조용한 시선 사이에서, 푸리나가 두 팔을 벌리고 올라섰다.
그리고 그녀는 말했다.
“자, 그대들! 오늘의 주인공은 나 혼자가 아니야!”
아이 하나가 물었다.
“그럼 누구예요?”
푸리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웃고 싶은 사람 전부!”
그레이는 뒤에서 작게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말리지 않았다.
#19여관◆zAR16hM8he(55e5d5d9)2026-05-08 (금) 18:19:07
좋아. 그럼 이번에는 7번: 레이튼이 낸 수수께끼를 민다우가스가 너무 실용적으로 풀어버리는 장면으로 가자.
분위기는 완전 코믹하게,
하지만 레이튼은 “틀린 답은 아니군요”라며 진지하게 흥미로워하고,
민다우가스는 “왜 이걸 어렵게 말하지?”라는 태도로 가면 맛있을 것 같아.
---
엽편 — 수수께끼는 산소를 필요로 한다
전쟁 회의가 길어지면, 사람은 이상해진다.
푸리나 헤툼은 세 번째 하품을 참은 뒤, 더는 참지 않기로 했다.
“좋아!”
그레이가 즉시 고개를 들었다.
“군주님.”
“분위기 전환이 필요해.”
“회의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분위기 전환이 필요한 거야.”
푸리나는 탁자 위에 엎어질 듯한 자세로 말했다.
“이대로 가면 모두 말린 생선처럼 될 거야.”
죠니가 중얼거렸다.
“말린 생선은 맛있는데.”
그레이는 그 말을 기록하지 않기로 했다.
회의실 안에는 여러 인물이 모여 있었다.
킬리키아 아르메니아의 푸리나와 그 가신들.
리투아니아의 민다우가스와 아스테르다스.
폴란드의 알토와 아카식 단말.
그리고 우연히, 혹은 아주 자연스럽게, 조지아의 타마르 여왕까지.
원래는 몽골 기병의 보급로와 피난민 수송 계획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세 시간째 이어진 회의 끝에, 푸리나는 인류 문명의 존속을 위해서라도 무언가 재미있는 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레이튼이 조용히 찻잔을 내려놓았다.
“그렇다면 작은 수수께끼는 어떻습니까?”
푸리나가 벌떡 고개를 들었다.
“좋아!”
그레이는 살짝 안도했다.
레이튼의 수수께끼라면 적어도 푸리나가 창문 밖으로 뛰어나가거나, 즉흥극을 선언하거나, 회의장을 축제장으로 바꾸는 것보다는 안전했다.
아마도.
레이튼은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그리 어려운 문제는 아닙니다. 머리를 조금 식히는 용도니까요.”
아카식 단말은 이미 기록장을 펼쳤다.
“좋아. 전시 동맹 회의 중 수수께끼 문화 교류. 아주 귀중한 기록이야.”
알토가 말했다.
“정확한 출제문을 남겨라.”
레이튼은 기뻐 보였다.
“좋습니다. 그럼 시작하지요.”
그는 모두를 둘러본 뒤, 천천히 말했다.
“닫힌 방 안에 촛불 세 개가 있습니다.”
푸리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방 안에는 사람 한 명이 있고, 문은 하나뿐입니다.”
죠니가 물었다.
“창문은?”
레이튼은 미소 지었다.
“없다고 가정하지요.”
하융이 조용히 말했다.
“다른 가능성에서는 창문이 있소.”
그레이가 말했다.
“이번 문제에서는 제외하십시오.”
하융은 고개를 끄덕였다.
레이튼은 말을 이었다.
“촛불은 점점 짧아지고 있습니다. 방 안의 사람은 밖으로 나가야 합니다. 그렇다면 그 사람은 무엇을 가장 먼저 해야 할까요?”
푸리나는 팔짱을 끼고 진지하게 고민했다.
“흠.”
죠니도 생각했다.
“촛불을 꺼야 하나?”
아카식 단말은 기록장을 두드렸다.
“불, 문, 시간, 폐쇄공간. 상징성이 있네.”
타마르 여왕은 나른하게 말했다.
“어린양이 너무 오래 닫힌 방에 머물면, 황혼보다 먼저 숨이 막히겠군요.”
레이튼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지요. 이 문제의 핵심은—”
그때 민다우가스가 말했다.
“문을 연다.”
회의실이 조용해졌다.
레이튼이 잠깐 멈췄다.
“예?”
민다우가스는 건조하게 말했다.
“문을 연다. 밖으로 나가야 한다면 문을 먼저 열어야 한다.”
푸리나는 입을 벌렸다.
죠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네.”
레이튼은 손끝을 살짝 모았다.
“그 답도 물론 가능하지만, 이 수수께끼는 조금 더—”
민다우가스가 말을 잘랐다.
“닫힌 방에 촛불 셋이 있다면 산소가 줄어든다. 사람을 살려야 한다면 문부터 열어라. 촛불을 끄는 것은 그다음이다. 문이 안 열리면 문을 부순다.”
그레이가 아주 작게 말했다.
“타당합니다.”
레이튼은 멈췄다.
푸리나는 터지기 직전이었다.
아스테르다스는 손으로 입가를 가린 채 어깨를 떨고 있었다.
레이튼은 침착하게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대공께서는 이 문제에서 숨겨진 의미나 상징은 고려하지 않으십니까?”
민다우가스는 바로 대답했다.
“닫힌 방에 갇힌 사람이 있다. 상징보다 구조가 우선이다.”
알토가 고개를 끄덕였다.
“기록상 실용적인 답이다.”
아카식 단말은 매우 즐거운 얼굴로 기록했다.
리투아니아 대공 민다우가스, 수수께끼를 구조구조 문제로 해석. 답: 문을 연다. 안 열리면 부순다.
푸리나는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
“안 열리면 부순대!”
민다우가스는 그녀를 보았다.
“웃을 이유가 있나?”
“엄청 있어!”
“문은 열리기 위해 있다. 열리지 않는다면 기능을 상실한 것이다.”
그레이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문 기능 상실 시 파손을 통한 구조는 상황에 따라 적절합니다.”
푸리나는 그레이를 보았다.
“그레이까지?”
“인명 구조 상황입니다.”
레이튼은 찻잔을 들어 입가를 가렸다.
어쩐지 그의 어깨도 아주 조금 흔들리고 있었다.
---
레이튼은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좋습니다. 그럼 다른 문제를 내보지요.”
민다우가스는 무표정하게 말했다.
“필요한가?”
푸리나는 즉시 말했다.
“필요해!”
아스테르다스가 웃으며 말했다.
“나도 듣고 싶군. 대공이 수수께끼와 싸우는 모습은 꽤 귀하니까.”
민다우가스는 그를 보았다.
“나는 싸우고 있지 않다.”
“그렇지. 그래서 더 웃겨.”
민다우가스는 대답하지 않았다.
레이튼은 두 번째 문제를 냈다.
“한 남자가 강을 건너야 합니다. 배는 하나뿐이고, 그는 늑대와 양과 양배추를 가지고 있습니다.”
푸리나는 바로 말했다.
“아, 이거 알아!”
레이튼은 웃었다.
“그렇습니까?”
민다우가스가 말했다.
“늑대를 죽인다.”
침묵.
푸리나가 눈을 깜빡였다.
“뭐?”
민다우가스는 이어 말했다.
“문제 요소는 늑대다. 늑대가 양을 먹고, 양은 양배추를 먹는다. 늑대를 죽여 가죽과 고기로 처리하면 위험 요소 하나와 식량 하나가 동시에 해결된다.”
죠니가 말했다.
“효율적이네.”
그레이는 곤란한 얼굴이 되었다.
“수수께끼의 전통적 전제와는 다르지만…… 위험 요소 제거라는 관점에서는……”
푸리나가 외쳤다.
“그레이, 인정하지 마!”
아카식 단말은 거의 신나서 쓰고 있었다.
두 번째 수수께끼. 민다우가스 답: 늑대를 죽인다. 부가 효과: 식량 확보.
알토가 조용히 말했다.
“전제 위반 여부 확인 필요.”
레이튼은 눈을 감았다가 떴다.
“대공, 이 문제는 늑대와 양과 양배추를 모두 무사히 강 건너로 옮기는 문제입니다.”
민다우가스가 물었다.
“왜 모두 무사해야 하지?”
레이튼이 멈췄다.
“그것이 문제의 조건입니다.”
“조건을 먼저 말했어야 한다.”
레이튼은 잠시 침묵했다.
그리고 아주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옳은 지적입니다.”
푸리나는 배를 잡고 웃기 시작했다.
아스테르다스도 결국 웃음을 숨기지 못했다.
“대공, 수수께끼 출제자를 역으로 교육하고 있어.”
민다우가스는 건조하게 말했다.
“조건이 불명확한 명령은 현장에서 오판을 만든다.”
그레이가 작게 말했다.
“맞는 말씀입니다.”
푸리나는 그레이를 붙잡았다.
“그레이! 지금은 웃는 장면이야!”
“하지만 맞는 말씀입니다.”
죠니는 낮게 웃었다.
“이 수수께끼는 리투아니아 숲에 가면 늑대가 먼저 죽네.”
타마르는 부드럽게 말했다.
“어린 늑대에게는 슬픈 이야기겠군요.”
민다우가스는 타마르를 보았다.
“늑대가 적성 요소라면 처리한다.”
타마르는 미소 지었다.
“그대의 농원은 아주 실용적이군요.”
“리투아니아는 농원이 아니다.”
“알고 있답니다. 숲이지요.”
그 말에는 이상한 설득력이 있었다.
---
레이튼은 세 번째 문제를 준비했다.
이번에는 조금 더 조심했다.
“좋습니다. 이번에는 조건을 명확히 하지요.”
그는 손가락을 들었다.
“어떤 여행자가 여관에 도착했습니다. 그는 동전 세 닢을 가지고 있고, 방값은 두 닢입니다. 그러나 여관 주인은 그에게 방을 내주지 않았습니다. 여행자는 거짓말하지 않았고, 여관 주인도 부당한 요구를 하지 않았습니다. 왜일까요?”
푸리나는 눈을 반짝였다.
“오, 이건 좋다.”
아카식 단말은 중얼거렸다.
“여관, 동전, 거절. 상징성이 풍부해.”
알토는 말했다.
“계약 조건이 불충분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레이는 생각했다.
“방이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죠니가 말했다.
“여관이 문 닫았나?”
하융은 조용히 말했다.
“다른 가능성에서는 여행자가 말이었소.”
푸리나가 그를 보았다.
“그건 좀 재밌는데?”
레이튼은 미소만 지었다.
민다우가스는 잠시 침묵했다.
이번에는 곧장 대답하지 않았다.
회의실의 모두가 살짝 기대했다.
아스테르다스가 작게 말했다.
“이번엔 진지하게 생각하는군.”
민다우가스는 말했다.
“여관 주인은 합리적이다. 방값보다 여행자의 위험도가 높았을 것이다.”
레이튼이 눈을 깜빡였다.
“위험도요?”
“여행자가 전염병 증상을 보였거나, 추적당하고 있었거나, 무장 상태였거나, 여관에 정치적 위험을 가져올 인물이었다면 방을 내주지 않는 것이 맞다.”
그레이는 손으로 턱을 짚었다.
“확실히, 감염 관리나 치안 상황에 따라 숙박 거부가 타당할 수 있습니다.”
푸리나는 외쳤다.
“그레이!”
“하지만 여관좌 교단이라면 별도 격리실을 제공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카식 단말은 펜이 멈추지 않았다.
세 번째 수수께끼. 민다우가스 답: 여행자 위험도 문제. 그레이, 감염 관리 관점에서 부분 동의.
레이튼은 눈을 감았다.
그리고 매우 천천히 말했다.
“정답은…… 여행자가 말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융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가능성이 현실이 되었군.”
푸리나는 박수를 쳤다.
“하융 정답!”
민다우가스는 하융을 보았다.
“말은 동전 세 닢을 가질 수 없다.”
레이튼은 말했다.
“그래서 수수께끼입니다.”
민다우가스는 바로 말했다.
“그렇다면 전제에 문제가 있다.”
푸리나가 거의 의자에서 미끄러졌다.
“전제에 문제가 있대!”
죠니는 조용히 말했다.
“틀린 말은 아니네.”
알토가 말했다.
“말이 동전을 소지한 사례가 기록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아카식 단말이 눈을 빛냈다.
“있을걸?”
알토가 그를 보았다.
“있나?”
“옛날에 어떤 말이 주인의 돈주머니를 삼킨 사건이 있었어.”
민다우가스가 말했다.
“그 경우 동전을 가진 것이 아니라 삼킨 것이다.”
아카식 단말은 기록장을 탁 덮었다.
“좋은 지적이야.”
레이튼은 아주 기묘한 표정이었다.
기뻐 보이기도 하고, 패배한 것 같기도 하고, 지적으로 흥분한 것 같기도 했다.
“대공께서는 수수께끼를 푸는 것이 아니라, 수수께끼의 행정적·군사적 취약점을 점검하고 계십니다.”
민다우가스는 담담하게 답했다.
“그 편이 더 유용하다.”
레이튼은 잠시 침묵했다.
그리고 눈을 빛냈다.
“훌륭합니다.”
푸리나가 멈췄다.
“응?”
레이튼은 진심으로 감탄한 얼굴이었다.
“수수께끼는 보통 출제자의 의도를 따라 답을 찾게 됩니다. 하지만 대공께서는 출제자의 의도에 종속되지 않고, 문제 자체의 조건과 허점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그는 즐겁게 웃었다.
“이것도 하나의 훌륭한 문답 방식이지요.”
민다우가스는 짧게 말했다.
“칭찬인가?”
“그렇습니다.”
“쓸모 있나?”
“매우.”
민다우가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계속해도 된다.”
푸리나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민다우가스가 수수께끼를 허가했어.”
아스테르다스가 웃으며 말했다.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군.”
---
그 뒤로 회의실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레이튼이 수수께끼를 냈다.
민다우가스가 실용적으로 분해했다.
그레이가 안전성과 행정성을 검토했다.
알토가 기록 가능성과 계약 조건을 분석했다.
아카식 단말이 좋아 죽겠다는 얼굴로 전부 기록했다.
푸리나는 웃다가 지쳐 탁자에 엎드렸다.
네 번째 문제.
“어떤 사람이 비가 오는데도 젖지 않았습니다. 왜일까요?”
민다우가스의 답.
“실내에 있었다.”
레이튼의 정답.
“우산을 쓰고 있었다.”
민다우가스의 반박.
“실내가 더 안전하다.”
그레이의 보충.
“낙뢰 위험도 줄어듭니다.”
푸리나의 항의.
“수수께끼를 대피 훈련으로 만들지 마!”
다섯 번째 문제.
“목이 없는데 말을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죠니가 말했다.
“북?”
레이튼이 고개를 끄덕이려는 순간, 민다우가스가 말했다.
“전령 문서.”
알토가 즉시 말했다.
“좋은 답이다.”
아카식 단말은 박수를 쳤다.
“기록좌적으로 아주 훌륭해.”
레이튼은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
“정답은 북이었습니다만, 전령 문서도 흥미롭군요.”
민다우가스는 말했다.
“북은 말하지 않는다. 신호를 낸다.”
죠니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긴 해.”
레이튼은 점점 즐거워졌다.
“좋습니다. 이건 더 이상 수수께끼 풀이가 아니라, 답의 정의를 둘러싼 철학적 공방이군요.”
민다우가스는 말했다.
“그렇게 부르면 비효율적으로 들린다.”
푸리나는 웃다가 숨을 고르며 말했다.
“그럼 뭐라고 불러?”
민다우가스는 바로 답했다.
“조건 검토.”
아스테르다스는 의자 등받이에 기대며 말했다.
“레이튼의 우아한 수수께끼가 리투아니아식 조건 검토가 되어버렸군.”
타마르는 찻잔을 들고 나른하게 말했다.
“수수께끼도 황혼에 닿으면 본래 이름을 잃는 법이랍니다.”
푸리나는 고개를 저었다.
“타마르는 말이 예쁜데 의미가 무서워.”
“칭찬으로 듣겠답니다.”
---
마지막으로 레이튼은 아주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럼 마지막 문제입니다.”
푸리나가 벌떡 일어났다.
“좋아! 마지막 문제!”
그레이는 안도했다.
“이후 회의로 복귀합니다.”
푸리나는 못 들은 척했다.
레이튼은 미소 지었다.
“한 왕이 있었습니다. 그는 나라를 위해 자신을 희생할 각오가 되어 있었고, 자신의 혈족도, 이름도, 왕관도 국가를 위한 수단으로 여겼습니다.”
민다우가스의 시선이 조금 변했다.
회의실의 공기도 살짝 가라앉았다.
푸리나도 웃음을 멈췄다.
레이튼은 말을 이었다.
“그 왕에게 한 신하가 말했습니다. ‘왕이여, 톱니가 맞물린다고 해서 별자리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이 신하는 왕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요?”
아스테르다스가 조용히 레이튼을 보았다.
그 말은 자신의 것이었다.
민다우가스는 대답하지 않았다.
평소 같으면 즉시 조건을 분해했을 그가, 이번에는 침묵했다.
푸리나는 가만히 있었다.
아카식 단말도 기록하지 않았다.
타마르의 눈이 느리게 감겼다가 떠졌다.
한참 뒤, 민다우가스가 말했다.
“국가는 구조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뜻이다.”
레이튼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민다우가스는 아스테르다스를 보았다.
“사람이 의미를 느끼지 못하는 구조는 오래가지 않는다.”
아스테르다스의 표정이 조금 부드러워졌다.
민다우가스는 이어 말했다.
“하지만 의미만으로도 국가는 오래가지 않는다. 별자리만 보고 길을 걸으면 늪에 빠진다. 지도가 필요하다. 식량도 필요하다. 명령 체계도 필요하다.”
푸리나가 작게 말했다.
“역시 민다우가스답네.”
민다우가스는 고개를 돌렸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푸리나는 입을 다물었다.
민다우가스는 다시 레이튼을 보았다.
“그러나 그 신하의 말은 쓸모 있다.”
레이튼의 눈이 살짝 휘어졌다.
“어째서입니까?”
“왕이 자기 자신까지 부품으로 취급할 때, 왕은 다른 이들도 같은 방식으로 다룰 위험이 있다.”
민다우가스의 목소리는 여전히 건조했다.
하지만 그 건조함 속에 아주 작은 균열이 있었다.
“그 신하는 그 점을 지적했다. 왕이 국가를 기계로 만들 수는 있어도, 그 기계가 왜 움직여야 하는지는 사람만이 정한다.”
아스테르다스는 천천히 웃었다.
“좋은 답이야, 대공.”
민다우가스는 그를 보았다.
“네 말이니 당연히 네가 좋아하겠지.”
“그건 그렇네.”
푸리나는 조용히 손뼉을 쳤다.
짝.
이번에는 웃기려는 박수가 아니었다.
레이튼은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정답입니다.”
민다우가스는 말했다.
“이번 문제는 조건이 명확했다.”
푸리나는 바로 터졌다.
“결국 칭찬이 그거야?!”
죠니도 웃었다.
하융은 조용히 말했다.
“다른 가능성에서도 이 답은 나쁘지 않았소.”
타마르는 미소 지었다.
“수수께끼가 마침내 익었군요.”
아카식 단말은 그제야 기록장을 열었다.
“이건 기록해야겠지?”
푸리나는 말했다.
“이번 건 해.”
알토도 고개를 끄덕였다.
“기록 가치가 있다.”
아카식 단말은 적었다.
전시 동맹 회의 중, 레이튼의 수수께끼가 리투아니아 대공 민다우가스에게 조건 검토당함.
다수의 수수께끼가 구조, 산소, 감염관리, 위험 요소 제거, 문서 전달 문제로 재해석됨.
마지막 문제에서 대공은 아스테르다스의 말을 구조와 의미의 관계로 해석함.
회의 분위기 개선.
푸리나 헤툼 크게 웃음.
푸리나는 기록장을 훔쳐보다가 말했다.
“마지막 줄 필요해?”
아카식 단말은 단호했다.
“필요해.”
민다우가스가 말했다.
“회의 분위기 개선은 전술적 가치가 있다.”
푸리나는 그를 보았다.
“너, 지금 내 웃음도 전술 자원으로 보는 거야?”
“그렇다.”
푸리나는 잠시 말이 없었다.
그리고 팔짱을 끼며 말했다.
“좋아. 그럼 아주 귀중한 자원이네.”
그레이가 조용히 말했다.
“그 자원은 회의 종료 후 사용해주십시오.”
“왜?!”
“이제 회의로 복귀해야 합니다.”
회의실 전체에서 동시에 낮은 한숨이 나왔다.
레이튼은 미소 지었다.
“그렇다면 마지막 질문입니다.”
그레이가 경계했다.
“레이튼 님.”
레이튼은 부드럽게 말했다.
“긴 회의 뒤에도 다시 일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요?”
죠니가 말했다.
“그레이.”
푸리나가 말했다.
“그레이.”
아스테르다스가 웃으며 말했다.
“그레이 양.”
하융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레이 양이오.”
아카식 단말이 적었다.
“정답: 그레이.”
알토도 말했다.
“동의한다.”
타마르가 나른하게 웃었다.
“짐도 그리 생각한답니다.”
그레이는 모두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아주 조용히 말했다.
“정답 여부와 무관하게 회의는 재개합니다.”
푸리나는 책상에 엎드렸다.
“강하다……”
민다우가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신하다.”
그레이는 조금 당황했지만, 곧장 문서를 펼쳤다.
“칭찬 감사합니다. 다음 의제는 피난민 수송로입니다.”
레이튼은 작게 웃었다.
“역시 가장 어려운 수수께끼는 현실이군요.”
민다우가스는 바로 말했다.
“현실은 수수께끼가 아니다. 조건이 많을 뿐이다.”
레이튼은 진심으로 기쁜 얼굴이 되었다.
“대공, 그 말은 아주 훌륭합니다.”
푸리나는 중얼거렸다.
“레이튼이 민다우가스를 마음에 들어 하기 시작했어.”
죠니가 말했다.
“위험하네.”
아카식 단말은 기록했다.
레이튼과 민다우가스, 수수께끼와 조건 검토를 매개로 상호 지적 호감 형성 가능성.
민다우가스가 그 기록장을 보았다.
“그 표현은 삭제해라.”
아카식 단말은 웃었다.
“싫어.”
알토가 말했다.
“아카식.”
단말은 잠시 고민하다가, 작은 글씨로 덧붙였다.
당사자 부인.
푸리나는 다시 웃기 시작했다.
그레이는 회의 재개를 선언했다.
그리고 레이튼은 아주 만족스럽게 찻잔을 들었다.
그날 이후, 동맹 회의에서는 가끔 수수께끼 시간이 열렸다.
다만 그레이의 요청으로 공식 명칭은 바뀌었다.
전시 사고 유연성 향상을 위한 조건 검토 훈련.
푸리나는 그 이름을 보고 절망했다.
레이튼은 마음에 들어 했다.
민다우가스는 말했다.
“쓸 만한 명칭이다.”
그리고 아카식 단말은 그 아래에 비공식 제목을 적었다.
수수께끼는 산소를 필요로 한다.
분위기는 완전 코믹하게,
하지만 레이튼은 “틀린 답은 아니군요”라며 진지하게 흥미로워하고,
민다우가스는 “왜 이걸 어렵게 말하지?”라는 태도로 가면 맛있을 것 같아.
---
엽편 — 수수께끼는 산소를 필요로 한다
전쟁 회의가 길어지면, 사람은 이상해진다.
푸리나 헤툼은 세 번째 하품을 참은 뒤, 더는 참지 않기로 했다.
“좋아!”
그레이가 즉시 고개를 들었다.
“군주님.”
“분위기 전환이 필요해.”
“회의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분위기 전환이 필요한 거야.”
푸리나는 탁자 위에 엎어질 듯한 자세로 말했다.
“이대로 가면 모두 말린 생선처럼 될 거야.”
죠니가 중얼거렸다.
“말린 생선은 맛있는데.”
그레이는 그 말을 기록하지 않기로 했다.
회의실 안에는 여러 인물이 모여 있었다.
킬리키아 아르메니아의 푸리나와 그 가신들.
리투아니아의 민다우가스와 아스테르다스.
폴란드의 알토와 아카식 단말.
그리고 우연히, 혹은 아주 자연스럽게, 조지아의 타마르 여왕까지.
원래는 몽골 기병의 보급로와 피난민 수송 계획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세 시간째 이어진 회의 끝에, 푸리나는 인류 문명의 존속을 위해서라도 무언가 재미있는 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레이튼이 조용히 찻잔을 내려놓았다.
“그렇다면 작은 수수께끼는 어떻습니까?”
푸리나가 벌떡 고개를 들었다.
“좋아!”
그레이는 살짝 안도했다.
레이튼의 수수께끼라면 적어도 푸리나가 창문 밖으로 뛰어나가거나, 즉흥극을 선언하거나, 회의장을 축제장으로 바꾸는 것보다는 안전했다.
아마도.
레이튼은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그리 어려운 문제는 아닙니다. 머리를 조금 식히는 용도니까요.”
아카식 단말은 이미 기록장을 펼쳤다.
“좋아. 전시 동맹 회의 중 수수께끼 문화 교류. 아주 귀중한 기록이야.”
알토가 말했다.
“정확한 출제문을 남겨라.”
레이튼은 기뻐 보였다.
“좋습니다. 그럼 시작하지요.”
그는 모두를 둘러본 뒤, 천천히 말했다.
“닫힌 방 안에 촛불 세 개가 있습니다.”
푸리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방 안에는 사람 한 명이 있고, 문은 하나뿐입니다.”
죠니가 물었다.
“창문은?”
레이튼은 미소 지었다.
“없다고 가정하지요.”
하융이 조용히 말했다.
“다른 가능성에서는 창문이 있소.”
그레이가 말했다.
“이번 문제에서는 제외하십시오.”
하융은 고개를 끄덕였다.
레이튼은 말을 이었다.
“촛불은 점점 짧아지고 있습니다. 방 안의 사람은 밖으로 나가야 합니다. 그렇다면 그 사람은 무엇을 가장 먼저 해야 할까요?”
푸리나는 팔짱을 끼고 진지하게 고민했다.
“흠.”
죠니도 생각했다.
“촛불을 꺼야 하나?”
아카식 단말은 기록장을 두드렸다.
“불, 문, 시간, 폐쇄공간. 상징성이 있네.”
타마르 여왕은 나른하게 말했다.
“어린양이 너무 오래 닫힌 방에 머물면, 황혼보다 먼저 숨이 막히겠군요.”
레이튼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지요. 이 문제의 핵심은—”
그때 민다우가스가 말했다.
“문을 연다.”
회의실이 조용해졌다.
레이튼이 잠깐 멈췄다.
“예?”
민다우가스는 건조하게 말했다.
“문을 연다. 밖으로 나가야 한다면 문을 먼저 열어야 한다.”
푸리나는 입을 벌렸다.
죠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네.”
레이튼은 손끝을 살짝 모았다.
“그 답도 물론 가능하지만, 이 수수께끼는 조금 더—”
민다우가스가 말을 잘랐다.
“닫힌 방에 촛불 셋이 있다면 산소가 줄어든다. 사람을 살려야 한다면 문부터 열어라. 촛불을 끄는 것은 그다음이다. 문이 안 열리면 문을 부순다.”
그레이가 아주 작게 말했다.
“타당합니다.”
레이튼은 멈췄다.
푸리나는 터지기 직전이었다.
아스테르다스는 손으로 입가를 가린 채 어깨를 떨고 있었다.
레이튼은 침착하게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대공께서는 이 문제에서 숨겨진 의미나 상징은 고려하지 않으십니까?”
민다우가스는 바로 대답했다.
“닫힌 방에 갇힌 사람이 있다. 상징보다 구조가 우선이다.”
알토가 고개를 끄덕였다.
“기록상 실용적인 답이다.”
아카식 단말은 매우 즐거운 얼굴로 기록했다.
리투아니아 대공 민다우가스, 수수께끼를 구조구조 문제로 해석. 답: 문을 연다. 안 열리면 부순다.
푸리나는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
“안 열리면 부순대!”
민다우가스는 그녀를 보았다.
“웃을 이유가 있나?”
“엄청 있어!”
“문은 열리기 위해 있다. 열리지 않는다면 기능을 상실한 것이다.”
그레이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문 기능 상실 시 파손을 통한 구조는 상황에 따라 적절합니다.”
푸리나는 그레이를 보았다.
“그레이까지?”
“인명 구조 상황입니다.”
레이튼은 찻잔을 들어 입가를 가렸다.
어쩐지 그의 어깨도 아주 조금 흔들리고 있었다.
---
레이튼은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좋습니다. 그럼 다른 문제를 내보지요.”
민다우가스는 무표정하게 말했다.
“필요한가?”
푸리나는 즉시 말했다.
“필요해!”
아스테르다스가 웃으며 말했다.
“나도 듣고 싶군. 대공이 수수께끼와 싸우는 모습은 꽤 귀하니까.”
민다우가스는 그를 보았다.
“나는 싸우고 있지 않다.”
“그렇지. 그래서 더 웃겨.”
민다우가스는 대답하지 않았다.
레이튼은 두 번째 문제를 냈다.
“한 남자가 강을 건너야 합니다. 배는 하나뿐이고, 그는 늑대와 양과 양배추를 가지고 있습니다.”
푸리나는 바로 말했다.
“아, 이거 알아!”
레이튼은 웃었다.
“그렇습니까?”
민다우가스가 말했다.
“늑대를 죽인다.”
침묵.
푸리나가 눈을 깜빡였다.
“뭐?”
민다우가스는 이어 말했다.
“문제 요소는 늑대다. 늑대가 양을 먹고, 양은 양배추를 먹는다. 늑대를 죽여 가죽과 고기로 처리하면 위험 요소 하나와 식량 하나가 동시에 해결된다.”
죠니가 말했다.
“효율적이네.”
그레이는 곤란한 얼굴이 되었다.
“수수께끼의 전통적 전제와는 다르지만…… 위험 요소 제거라는 관점에서는……”
푸리나가 외쳤다.
“그레이, 인정하지 마!”
아카식 단말은 거의 신나서 쓰고 있었다.
두 번째 수수께끼. 민다우가스 답: 늑대를 죽인다. 부가 효과: 식량 확보.
알토가 조용히 말했다.
“전제 위반 여부 확인 필요.”
레이튼은 눈을 감았다가 떴다.
“대공, 이 문제는 늑대와 양과 양배추를 모두 무사히 강 건너로 옮기는 문제입니다.”
민다우가스가 물었다.
“왜 모두 무사해야 하지?”
레이튼이 멈췄다.
“그것이 문제의 조건입니다.”
“조건을 먼저 말했어야 한다.”
레이튼은 잠시 침묵했다.
그리고 아주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옳은 지적입니다.”
푸리나는 배를 잡고 웃기 시작했다.
아스테르다스도 결국 웃음을 숨기지 못했다.
“대공, 수수께끼 출제자를 역으로 교육하고 있어.”
민다우가스는 건조하게 말했다.
“조건이 불명확한 명령은 현장에서 오판을 만든다.”
그레이가 작게 말했다.
“맞는 말씀입니다.”
푸리나는 그레이를 붙잡았다.
“그레이! 지금은 웃는 장면이야!”
“하지만 맞는 말씀입니다.”
죠니는 낮게 웃었다.
“이 수수께끼는 리투아니아 숲에 가면 늑대가 먼저 죽네.”
타마르는 부드럽게 말했다.
“어린 늑대에게는 슬픈 이야기겠군요.”
민다우가스는 타마르를 보았다.
“늑대가 적성 요소라면 처리한다.”
타마르는 미소 지었다.
“그대의 농원은 아주 실용적이군요.”
“리투아니아는 농원이 아니다.”
“알고 있답니다. 숲이지요.”
그 말에는 이상한 설득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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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튼은 세 번째 문제를 준비했다.
이번에는 조금 더 조심했다.
“좋습니다. 이번에는 조건을 명확히 하지요.”
그는 손가락을 들었다.
“어떤 여행자가 여관에 도착했습니다. 그는 동전 세 닢을 가지고 있고, 방값은 두 닢입니다. 그러나 여관 주인은 그에게 방을 내주지 않았습니다. 여행자는 거짓말하지 않았고, 여관 주인도 부당한 요구를 하지 않았습니다. 왜일까요?”
푸리나는 눈을 반짝였다.
“오, 이건 좋다.”
아카식 단말은 중얼거렸다.
“여관, 동전, 거절. 상징성이 풍부해.”
알토는 말했다.
“계약 조건이 불충분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레이는 생각했다.
“방이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죠니가 말했다.
“여관이 문 닫았나?”
하융은 조용히 말했다.
“다른 가능성에서는 여행자가 말이었소.”
푸리나가 그를 보았다.
“그건 좀 재밌는데?”
레이튼은 미소만 지었다.
민다우가스는 잠시 침묵했다.
이번에는 곧장 대답하지 않았다.
회의실의 모두가 살짝 기대했다.
아스테르다스가 작게 말했다.
“이번엔 진지하게 생각하는군.”
민다우가스는 말했다.
“여관 주인은 합리적이다. 방값보다 여행자의 위험도가 높았을 것이다.”
레이튼이 눈을 깜빡였다.
“위험도요?”
“여행자가 전염병 증상을 보였거나, 추적당하고 있었거나, 무장 상태였거나, 여관에 정치적 위험을 가져올 인물이었다면 방을 내주지 않는 것이 맞다.”
그레이는 손으로 턱을 짚었다.
“확실히, 감염 관리나 치안 상황에 따라 숙박 거부가 타당할 수 있습니다.”
푸리나는 외쳤다.
“그레이!”
“하지만 여관좌 교단이라면 별도 격리실을 제공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카식 단말은 펜이 멈추지 않았다.
세 번째 수수께끼. 민다우가스 답: 여행자 위험도 문제. 그레이, 감염 관리 관점에서 부분 동의.
레이튼은 눈을 감았다.
그리고 매우 천천히 말했다.
“정답은…… 여행자가 말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융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가능성이 현실이 되었군.”
푸리나는 박수를 쳤다.
“하융 정답!”
민다우가스는 하융을 보았다.
“말은 동전 세 닢을 가질 수 없다.”
레이튼은 말했다.
“그래서 수수께끼입니다.”
민다우가스는 바로 말했다.
“그렇다면 전제에 문제가 있다.”
푸리나가 거의 의자에서 미끄러졌다.
“전제에 문제가 있대!”
죠니는 조용히 말했다.
“틀린 말은 아니네.”
알토가 말했다.
“말이 동전을 소지한 사례가 기록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아카식 단말이 눈을 빛냈다.
“있을걸?”
알토가 그를 보았다.
“있나?”
“옛날에 어떤 말이 주인의 돈주머니를 삼킨 사건이 있었어.”
민다우가스가 말했다.
“그 경우 동전을 가진 것이 아니라 삼킨 것이다.”
아카식 단말은 기록장을 탁 덮었다.
“좋은 지적이야.”
레이튼은 아주 기묘한 표정이었다.
기뻐 보이기도 하고, 패배한 것 같기도 하고, 지적으로 흥분한 것 같기도 했다.
“대공께서는 수수께끼를 푸는 것이 아니라, 수수께끼의 행정적·군사적 취약점을 점검하고 계십니다.”
민다우가스는 담담하게 답했다.
“그 편이 더 유용하다.”
레이튼은 잠시 침묵했다.
그리고 눈을 빛냈다.
“훌륭합니다.”
푸리나가 멈췄다.
“응?”
레이튼은 진심으로 감탄한 얼굴이었다.
“수수께끼는 보통 출제자의 의도를 따라 답을 찾게 됩니다. 하지만 대공께서는 출제자의 의도에 종속되지 않고, 문제 자체의 조건과 허점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그는 즐겁게 웃었다.
“이것도 하나의 훌륭한 문답 방식이지요.”
민다우가스는 짧게 말했다.
“칭찬인가?”
“그렇습니다.”
“쓸모 있나?”
“매우.”
민다우가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계속해도 된다.”
푸리나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민다우가스가 수수께끼를 허가했어.”
아스테르다스가 웃으며 말했다.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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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 회의실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레이튼이 수수께끼를 냈다.
민다우가스가 실용적으로 분해했다.
그레이가 안전성과 행정성을 검토했다.
알토가 기록 가능성과 계약 조건을 분석했다.
아카식 단말이 좋아 죽겠다는 얼굴로 전부 기록했다.
푸리나는 웃다가 지쳐 탁자에 엎드렸다.
네 번째 문제.
“어떤 사람이 비가 오는데도 젖지 않았습니다. 왜일까요?”
민다우가스의 답.
“실내에 있었다.”
레이튼의 정답.
“우산을 쓰고 있었다.”
민다우가스의 반박.
“실내가 더 안전하다.”
그레이의 보충.
“낙뢰 위험도 줄어듭니다.”
푸리나의 항의.
“수수께끼를 대피 훈련으로 만들지 마!”
다섯 번째 문제.
“목이 없는데 말을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죠니가 말했다.
“북?”
레이튼이 고개를 끄덕이려는 순간, 민다우가스가 말했다.
“전령 문서.”
알토가 즉시 말했다.
“좋은 답이다.”
아카식 단말은 박수를 쳤다.
“기록좌적으로 아주 훌륭해.”
레이튼은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
“정답은 북이었습니다만, 전령 문서도 흥미롭군요.”
민다우가스는 말했다.
“북은 말하지 않는다. 신호를 낸다.”
죠니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긴 해.”
레이튼은 점점 즐거워졌다.
“좋습니다. 이건 더 이상 수수께끼 풀이가 아니라, 답의 정의를 둘러싼 철학적 공방이군요.”
민다우가스는 말했다.
“그렇게 부르면 비효율적으로 들린다.”
푸리나는 웃다가 숨을 고르며 말했다.
“그럼 뭐라고 불러?”
민다우가스는 바로 답했다.
“조건 검토.”
아스테르다스는 의자 등받이에 기대며 말했다.
“레이튼의 우아한 수수께끼가 리투아니아식 조건 검토가 되어버렸군.”
타마르는 찻잔을 들고 나른하게 말했다.
“수수께끼도 황혼에 닿으면 본래 이름을 잃는 법이랍니다.”
푸리나는 고개를 저었다.
“타마르는 말이 예쁜데 의미가 무서워.”
“칭찬으로 듣겠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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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레이튼은 아주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럼 마지막 문제입니다.”
푸리나가 벌떡 일어났다.
“좋아! 마지막 문제!”
그레이는 안도했다.
“이후 회의로 복귀합니다.”
푸리나는 못 들은 척했다.
레이튼은 미소 지었다.
“한 왕이 있었습니다. 그는 나라를 위해 자신을 희생할 각오가 되어 있었고, 자신의 혈족도, 이름도, 왕관도 국가를 위한 수단으로 여겼습니다.”
민다우가스의 시선이 조금 변했다.
회의실의 공기도 살짝 가라앉았다.
푸리나도 웃음을 멈췄다.
레이튼은 말을 이었다.
“그 왕에게 한 신하가 말했습니다. ‘왕이여, 톱니가 맞물린다고 해서 별자리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이 신하는 왕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요?”
아스테르다스가 조용히 레이튼을 보았다.
그 말은 자신의 것이었다.
민다우가스는 대답하지 않았다.
평소 같으면 즉시 조건을 분해했을 그가, 이번에는 침묵했다.
푸리나는 가만히 있었다.
아카식 단말도 기록하지 않았다.
타마르의 눈이 느리게 감겼다가 떠졌다.
한참 뒤, 민다우가스가 말했다.
“국가는 구조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뜻이다.”
레이튼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민다우가스는 아스테르다스를 보았다.
“사람이 의미를 느끼지 못하는 구조는 오래가지 않는다.”
아스테르다스의 표정이 조금 부드러워졌다.
민다우가스는 이어 말했다.
“하지만 의미만으로도 국가는 오래가지 않는다. 별자리만 보고 길을 걸으면 늪에 빠진다. 지도가 필요하다. 식량도 필요하다. 명령 체계도 필요하다.”
푸리나가 작게 말했다.
“역시 민다우가스답네.”
민다우가스는 고개를 돌렸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푸리나는 입을 다물었다.
민다우가스는 다시 레이튼을 보았다.
“그러나 그 신하의 말은 쓸모 있다.”
레이튼의 눈이 살짝 휘어졌다.
“어째서입니까?”
“왕이 자기 자신까지 부품으로 취급할 때, 왕은 다른 이들도 같은 방식으로 다룰 위험이 있다.”
민다우가스의 목소리는 여전히 건조했다.
하지만 그 건조함 속에 아주 작은 균열이 있었다.
“그 신하는 그 점을 지적했다. 왕이 국가를 기계로 만들 수는 있어도, 그 기계가 왜 움직여야 하는지는 사람만이 정한다.”
아스테르다스는 천천히 웃었다.
“좋은 답이야, 대공.”
민다우가스는 그를 보았다.
“네 말이니 당연히 네가 좋아하겠지.”
“그건 그렇네.”
푸리나는 조용히 손뼉을 쳤다.
짝.
이번에는 웃기려는 박수가 아니었다.
레이튼은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정답입니다.”
민다우가스는 말했다.
“이번 문제는 조건이 명확했다.”
푸리나는 바로 터졌다.
“결국 칭찬이 그거야?!”
죠니도 웃었다.
하융은 조용히 말했다.
“다른 가능성에서도 이 답은 나쁘지 않았소.”
타마르는 미소 지었다.
“수수께끼가 마침내 익었군요.”
아카식 단말은 그제야 기록장을 열었다.
“이건 기록해야겠지?”
푸리나는 말했다.
“이번 건 해.”
알토도 고개를 끄덕였다.
“기록 가치가 있다.”
아카식 단말은 적었다.
전시 동맹 회의 중, 레이튼의 수수께끼가 리투아니아 대공 민다우가스에게 조건 검토당함.
다수의 수수께끼가 구조, 산소, 감염관리, 위험 요소 제거, 문서 전달 문제로 재해석됨.
마지막 문제에서 대공은 아스테르다스의 말을 구조와 의미의 관계로 해석함.
회의 분위기 개선.
푸리나 헤툼 크게 웃음.
푸리나는 기록장을 훔쳐보다가 말했다.
“마지막 줄 필요해?”
아카식 단말은 단호했다.
“필요해.”
민다우가스가 말했다.
“회의 분위기 개선은 전술적 가치가 있다.”
푸리나는 그를 보았다.
“너, 지금 내 웃음도 전술 자원으로 보는 거야?”
“그렇다.”
푸리나는 잠시 말이 없었다.
그리고 팔짱을 끼며 말했다.
“좋아. 그럼 아주 귀중한 자원이네.”
그레이가 조용히 말했다.
“그 자원은 회의 종료 후 사용해주십시오.”
“왜?!”
“이제 회의로 복귀해야 합니다.”
회의실 전체에서 동시에 낮은 한숨이 나왔다.
레이튼은 미소 지었다.
“그렇다면 마지막 질문입니다.”
그레이가 경계했다.
“레이튼 님.”
레이튼은 부드럽게 말했다.
“긴 회의 뒤에도 다시 일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요?”
죠니가 말했다.
“그레이.”
푸리나가 말했다.
“그레이.”
아스테르다스가 웃으며 말했다.
“그레이 양.”
하융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레이 양이오.”
아카식 단말이 적었다.
“정답: 그레이.”
알토도 말했다.
“동의한다.”
타마르가 나른하게 웃었다.
“짐도 그리 생각한답니다.”
그레이는 모두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아주 조용히 말했다.
“정답 여부와 무관하게 회의는 재개합니다.”
푸리나는 책상에 엎드렸다.
“강하다……”
민다우가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신하다.”
그레이는 조금 당황했지만, 곧장 문서를 펼쳤다.
“칭찬 감사합니다. 다음 의제는 피난민 수송로입니다.”
레이튼은 작게 웃었다.
“역시 가장 어려운 수수께끼는 현실이군요.”
민다우가스는 바로 말했다.
“현실은 수수께끼가 아니다. 조건이 많을 뿐이다.”
레이튼은 진심으로 기쁜 얼굴이 되었다.
“대공, 그 말은 아주 훌륭합니다.”
푸리나는 중얼거렸다.
“레이튼이 민다우가스를 마음에 들어 하기 시작했어.”
죠니가 말했다.
“위험하네.”
아카식 단말은 기록했다.
레이튼과 민다우가스, 수수께끼와 조건 검토를 매개로 상호 지적 호감 형성 가능성.
민다우가스가 그 기록장을 보았다.
“그 표현은 삭제해라.”
아카식 단말은 웃었다.
“싫어.”
알토가 말했다.
“아카식.”
단말은 잠시 고민하다가, 작은 글씨로 덧붙였다.
당사자 부인.
푸리나는 다시 웃기 시작했다.
그레이는 회의 재개를 선언했다.
그리고 레이튼은 아주 만족스럽게 찻잔을 들었다.
그날 이후, 동맹 회의에서는 가끔 수수께끼 시간이 열렸다.
다만 그레이의 요청으로 공식 명칭은 바뀌었다.
전시 사고 유연성 향상을 위한 조건 검토 훈련.
푸리나는 그 이름을 보고 절망했다.
레이튼은 마음에 들어 했다.
민다우가스는 말했다.
“쓸 만한 명칭이다.”
그리고 아카식 단말은 그 아래에 비공식 제목을 적었다.
수수께끼는 산소를 필요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