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03 향림당 참치어장 지부 (238)
작성자:여관◆zAR16hM8he
작성일:2026-05-08 (금) 01:04:15
갱신일:2026-05-13 (수) 19:12:03
#0여관◆zAR16hM8he(75f5da9d)2026-05-08 (금) 01:04:16
킬리키아 아르메니아의 왕궁에는, 군사 회의실보다 더 자주 전쟁이 벌어지는 장소가 있었다. 그곳은 대회의실도, 성벽 위도, 기사단 훈련장도 아니었다. 왕궁 뒤뜰의 작은 분수대였다.
“좋아!”
푸리나 헤툼은 분수대 가장자리 위에 올라섰다.
그레이는 들고 있던 장부를 떨어뜨릴 뻔했다.
“군주님.”
“즉흥극!”
“군주님.”
“오늘의 주제는—”
“군주님.”
그레이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 한마디에는 성벽의 쇠문이 닫히는 듯한 무게가 있었다.
푸리나는 분수대 위에서 한쪽 발을 들고 멈췄다.
“왜?!”
“분수대는 무대가 아닙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지나가잖아. 관객이 있어. 물도 있어. 햇빛도 완벽해. 그러면 무대지!”
“무대 하중 계산서가 없습니다.”
푸리나는 잠깐 침묵했다.
그리고 아주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그레이. 인류의 예술사는 하중 계산서보다 오래되었어.”
그레이는 조용히 대답했다.
“하지만 무너진 무대 아래에 깔리는 사람은 보통 예술사가 아닙니다.”
분수대 아래에서 죠니 죠스타가 웃었다.
그는 말고삐를 한 손에 쥔 채, 성벽 순찰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말은 분수대 옆에서 물 냄새를 맡고 있었고, 죠니는 그 모습을 보며 어깨를 으쓱했다.
“그레이 말이 맞네. 떨어지면 아프긴 하지.”
“죠니!”
푸리나가 항의했다.
“너는 이 찬란한 순간을 이해해줄 줄 알았는데!”
죠니는 하늘을 한 번 올려다보았다.
“이해해. 지금 올라가고 싶은 거잖아.”
“그렇지!”
“근데 떨어지는 것도 지금이야.”
푸리나는 입을 삐죽였다.
그때 레이튼이 뒤뜰로 들어왔다. 손에는 작은 찻잔이 들려 있었고, 마치 전쟁 소식이 아니라 오후 산책을 들은 사람처럼 온화하게 웃고 있었다.
“후후, 아주 흥미로운 문제로군요.”
그레이가 그를 보자마자 작게 한숨을 쉬었다.
“레이튼 님. 제발 수수께끼로 만들지 말아주십시오.”
“그레이 양, 모든 문제는 수수께끼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렇지요.”
레이튼은 푸리나와 분수대, 그레이의 장부, 죠니의 말, 그리고 지나가던 시종들을 차례로 바라보았다.
“군주님께서는 분수대를 무대라 부르십니다. 그레이 양은 아니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질문입니다. 무대란 무엇일까요?”
푸리나가 즉시 손을 들었다.
“사람들이 자기 이야기를 펼칠 수 있는 곳!”
죠니가 말했다.
“발 디딜 데.”
그레이가 말했다.
“안전 검사가 끝난 구조물입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레이튼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훌륭합니다. 세 답 모두 틀리지 않았군요.”
“결론은요?”
그레이가 물었다.
레이튼은 웃으며 찻잔을 내려놓았다.
“그러므로 이 분수대는 아직 이름 붙여지지 않은 별입니다.”
“레이튼 님.”
“아직 무대도 아니고, 무대가 아니라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다만 올바른 질문은 이것이지요. ‘어떻게 하면 이곳이 사람들을 다치게 하지 않는 무대가 될 수 있는가.’”
푸리나의 눈이 반짝였다.
그레이는 그 반짝임을 보고 불길함을 느꼈다.
“안 됩니다.”
“아직 아무 말도 안 했어!”
“눈이 이미 말씀하셨습니다.”
그때까지 조용히 뒤편 처마 밑에 서 있던 하융이 입을 열었다.
“이상한 일이오.”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 향했다.
하융은 분수대 물 위를 바라보고 있었다. 햇빛이 물결에 부서지며 수십 개의 작은 창문처럼 흔들렸다.
“내 눈에는 방금 여러 가능성이 보였소. 군주님께서 분수대에서 미끄러지는 세계. 그레이 양이 그 전에 붙잡는 세계. 죠니 경이 웃다가 물을 뒤집어쓰는 세계. 레이튼 님이 그 상황조차 수수께끼로 만드는 세계.”
죠니가 말했다.
“마지막 건 가능성이 아니라 확정 같은데.”
레이튼은 부정하지 않았다.
하융은 희미하게 웃었다.
“허나 그중 하나가 조금 밝았소.”
푸리나는 분수대 위에서 몸을 낮췄다.
“어떤 가능성?”
“분수대 위가 아니라, 분수대 아래에 작은 무대를 놓는 가능성이오. 군주님은 그 위에 서고, 아이들은 물가에 앉고, 그레이 양은 기둥을 확인하고, 죠니 경은 말로 길을 막아 군중이 밀리지 않게 하고, 레이튼 님은 지나가는 이들에게 수수께끼를 내오.”
“그리고 나는?”
푸리나가 물었다.
하융은 잠시 생각했다.
“군주님은 웃고 있었소.”
푸리나는 그 말을 듣고 분수대 위에서 내려왔다.
그레이가 놀란 눈으로 그녀를 보았다.
“군주님?”
“좋아. 분수대 위는 포기.”
그레이는 아주 작게 안도했다.
“대신 분수대 아래에 무대를 만들자!”
“역시나.”
그레이는 장부를 다시 펼쳤다. 하지만 이번에는 완전히 막지는 않았다.
“작은 무대라면 가능합니다. 목재는 창고에 있고, 인부들은 오후에 쉴 예정이니 강제로 부르면 안 됩니다. 자원자를 모집하고, 관객 동선은 죠니 경께 부탁하고, 응급 인력은 두 명 배치하겠습니다. 그리고 군주님.”
“응?”
“분수대 위에는 올라가지 마십시오.”
푸리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레이가 다시 말했다.
“군주님.”
“……알겠어.”
“‘아마도’는 안 됩니다.”
“알겠어!”
죠니가 말고삐를 잡아끌며 웃었다.
“그럼 난 길 막는 역할인가.”
“정확히는 군중 통제입니다.”
“뭐, 비슷하네. 말이 길을 막으면 사람들이 돌아가겠지. 멀리 돌아가는 길도 길이고.”
레이튼은 박수를 한 번 쳤다.
“좋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아이들에게 낼 수수께끼를 준비하지요. 첫 문제는 이겁니다. ‘왕이 분수대에 올라가지 않고도 모두를 올려다보게 만드는 방법은?’”
푸리나가 손을 번쩍 들었다.
“내가 왕이라서!”
“틀리지는 않지만, 더 우아한 답이 있습니다.”
“뭔데?”
레이튼은 웃었다.
“사람들이 스스로 고개를 들 만큼 즐거운 일을 만드는 것입니다.”
푸리나는 잠시 멈췄다.
평소라면 바로 웃으며 다음 장난을 말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순간 그녀는 분수대 주변을 보았다. 물을 길어 가던 하녀, 수레를 밀던 하인, 멀리서 훈련을 마치고 돌아오는 병사들, 창가에서 몰래 구경하던 아이들.
그들 모두가 조금씩 웃고 있었다.
아직 몽골의 군세는 동쪽에서 다가오고 있었다.
아나톨리아의 길은 불안했고, 사신들은 나쁜 소식을 가져왔으며, 성벽 위 병사들의 잠은 짧았다.
그래도 지금, 왕궁 뒤뜰의 분수대 앞에서, 사람들은 웃고 있었다.
푸리나는 양손을 허리에 얹었다.
“좋아. 오늘 목표!”
그레이가 즉시 물었다.
“또 무엇입니까?”
푸리나는 활짝 웃었다.
“아무도 다치지 않고, 모두가 한 번씩 웃기!”
그레이는 잠시 침묵했다.
그러고는 장부 한쪽에 짧게 적었다.
뒤뜰 소규모 공연. 목적: 사기 진작. 안전 인력 배치 필요.
그리고 그 아래에 조금 망설이다가 한 줄을 더 적었다.
웃음도 필요함.
하융은 그 글자를 보았다.
그의 눈에는 잠시 다른 가능성들이 스쳤다. 웃지 않는 왕궁. 침묵하는 병사들. 장부에 사망자 수만 늘어나는 나라. 분수대가 말라붙은 세계.
그러나 그는 그 가능성들을 오래 바라보지 않았다.
지금 이 현실에서는, 푸리나가 무대 아래로 내려와 있었다.
그레이는 기둥을 확인하고 있었다.
레이튼은 아이들에게 낼 수수께끼를 고르고 있었다.
죠니는 말에게 “오늘은 얌전히 있어라” 하고 말하고 있었다.
하융은 조용히 말했다.
“이 현실을 선택한 보람이 있구려.”
푸리나가 돌아보았다.
“뭐라고 했어?”
하융은 고개를 저었다.
“아무것도 아니오.”
죠니가 피식 웃었다.
“거짓말 못하네.”
레이튼은 부드럽게 덧붙였다.
“아직 이름 붙이지 않은 감정일 수도 있지요.”
그레이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 건 나중에 붙이셔도 됩니다. 우선 기둥부터 세워야 합니다.”
푸리나는 크게 웃었다.
“좋아! 그럼 막을 올리자!”
“아직 아닙니다.”
“왜?!”
“무대가 아직 없습니다.”
뒤뜰에 웃음이 퍼졌다.
그 웃음은 성벽 밖으로 나가지 못했다.
몽골의 정찰병에게 들리지도 않았고, 역사서에 적히지도 않았다.
어떤 성좌도 그 장면을 계시로 새기지 않았다.
하지만 그날 오후, 킬리키아 아르메니아의 왕궁 뒤뜰에는 작은 무대가 하나 세워졌다.
그 무대는 화려하지 않았다.
그레이가 확인한 기둥 위에 서 있었고, 죠니가 지킨 길 옆에 놓였으며, 레이튼의 수수께끼와 하융의 조용한 시선 사이에서, 푸리나가 두 팔을 벌리고 올라섰다.
그리고 그녀는 말했다.
“자, 그대들! 오늘의 주인공은 나 혼자가 아니야!”
아이 하나가 물었다.
“그럼 누구예요?”
푸리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웃고 싶은 사람 전부!”
그레이는 뒤에서 작게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말리지 않았다.
“좋아!”
푸리나 헤툼은 분수대 가장자리 위에 올라섰다.
그레이는 들고 있던 장부를 떨어뜨릴 뻔했다.
“군주님.”
“즉흥극!”
“군주님.”
“오늘의 주제는—”
“군주님.”
그레이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 한마디에는 성벽의 쇠문이 닫히는 듯한 무게가 있었다.
푸리나는 분수대 위에서 한쪽 발을 들고 멈췄다.
“왜?!”
“분수대는 무대가 아닙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지나가잖아. 관객이 있어. 물도 있어. 햇빛도 완벽해. 그러면 무대지!”
“무대 하중 계산서가 없습니다.”
푸리나는 잠깐 침묵했다.
그리고 아주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그레이. 인류의 예술사는 하중 계산서보다 오래되었어.”
그레이는 조용히 대답했다.
“하지만 무너진 무대 아래에 깔리는 사람은 보통 예술사가 아닙니다.”
분수대 아래에서 죠니 죠스타가 웃었다.
그는 말고삐를 한 손에 쥔 채, 성벽 순찰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말은 분수대 옆에서 물 냄새를 맡고 있었고, 죠니는 그 모습을 보며 어깨를 으쓱했다.
“그레이 말이 맞네. 떨어지면 아프긴 하지.”
“죠니!”
푸리나가 항의했다.
“너는 이 찬란한 순간을 이해해줄 줄 알았는데!”
죠니는 하늘을 한 번 올려다보았다.
“이해해. 지금 올라가고 싶은 거잖아.”
“그렇지!”
“근데 떨어지는 것도 지금이야.”
푸리나는 입을 삐죽였다.
그때 레이튼이 뒤뜰로 들어왔다. 손에는 작은 찻잔이 들려 있었고, 마치 전쟁 소식이 아니라 오후 산책을 들은 사람처럼 온화하게 웃고 있었다.
“후후, 아주 흥미로운 문제로군요.”
그레이가 그를 보자마자 작게 한숨을 쉬었다.
“레이튼 님. 제발 수수께끼로 만들지 말아주십시오.”
“그레이 양, 모든 문제는 수수께끼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렇지요.”
레이튼은 푸리나와 분수대, 그레이의 장부, 죠니의 말, 그리고 지나가던 시종들을 차례로 바라보았다.
“군주님께서는 분수대를 무대라 부르십니다. 그레이 양은 아니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질문입니다. 무대란 무엇일까요?”
푸리나가 즉시 손을 들었다.
“사람들이 자기 이야기를 펼칠 수 있는 곳!”
죠니가 말했다.
“발 디딜 데.”
그레이가 말했다.
“안전 검사가 끝난 구조물입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레이튼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훌륭합니다. 세 답 모두 틀리지 않았군요.”
“결론은요?”
그레이가 물었다.
레이튼은 웃으며 찻잔을 내려놓았다.
“그러므로 이 분수대는 아직 이름 붙여지지 않은 별입니다.”
“레이튼 님.”
“아직 무대도 아니고, 무대가 아니라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다만 올바른 질문은 이것이지요. ‘어떻게 하면 이곳이 사람들을 다치게 하지 않는 무대가 될 수 있는가.’”
푸리나의 눈이 반짝였다.
그레이는 그 반짝임을 보고 불길함을 느꼈다.
“안 됩니다.”
“아직 아무 말도 안 했어!”
“눈이 이미 말씀하셨습니다.”
그때까지 조용히 뒤편 처마 밑에 서 있던 하융이 입을 열었다.
“이상한 일이오.”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 향했다.
하융은 분수대 물 위를 바라보고 있었다. 햇빛이 물결에 부서지며 수십 개의 작은 창문처럼 흔들렸다.
“내 눈에는 방금 여러 가능성이 보였소. 군주님께서 분수대에서 미끄러지는 세계. 그레이 양이 그 전에 붙잡는 세계. 죠니 경이 웃다가 물을 뒤집어쓰는 세계. 레이튼 님이 그 상황조차 수수께끼로 만드는 세계.”
죠니가 말했다.
“마지막 건 가능성이 아니라 확정 같은데.”
레이튼은 부정하지 않았다.
하융은 희미하게 웃었다.
“허나 그중 하나가 조금 밝았소.”
푸리나는 분수대 위에서 몸을 낮췄다.
“어떤 가능성?”
“분수대 위가 아니라, 분수대 아래에 작은 무대를 놓는 가능성이오. 군주님은 그 위에 서고, 아이들은 물가에 앉고, 그레이 양은 기둥을 확인하고, 죠니 경은 말로 길을 막아 군중이 밀리지 않게 하고, 레이튼 님은 지나가는 이들에게 수수께끼를 내오.”
“그리고 나는?”
푸리나가 물었다.
하융은 잠시 생각했다.
“군주님은 웃고 있었소.”
푸리나는 그 말을 듣고 분수대 위에서 내려왔다.
그레이가 놀란 눈으로 그녀를 보았다.
“군주님?”
“좋아. 분수대 위는 포기.”
그레이는 아주 작게 안도했다.
“대신 분수대 아래에 무대를 만들자!”
“역시나.”
그레이는 장부를 다시 펼쳤다. 하지만 이번에는 완전히 막지는 않았다.
“작은 무대라면 가능합니다. 목재는 창고에 있고, 인부들은 오후에 쉴 예정이니 강제로 부르면 안 됩니다. 자원자를 모집하고, 관객 동선은 죠니 경께 부탁하고, 응급 인력은 두 명 배치하겠습니다. 그리고 군주님.”
“응?”
“분수대 위에는 올라가지 마십시오.”
푸리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레이가 다시 말했다.
“군주님.”
“……알겠어.”
“‘아마도’는 안 됩니다.”
“알겠어!”
죠니가 말고삐를 잡아끌며 웃었다.
“그럼 난 길 막는 역할인가.”
“정확히는 군중 통제입니다.”
“뭐, 비슷하네. 말이 길을 막으면 사람들이 돌아가겠지. 멀리 돌아가는 길도 길이고.”
레이튼은 박수를 한 번 쳤다.
“좋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아이들에게 낼 수수께끼를 준비하지요. 첫 문제는 이겁니다. ‘왕이 분수대에 올라가지 않고도 모두를 올려다보게 만드는 방법은?’”
푸리나가 손을 번쩍 들었다.
“내가 왕이라서!”
“틀리지는 않지만, 더 우아한 답이 있습니다.”
“뭔데?”
레이튼은 웃었다.
“사람들이 스스로 고개를 들 만큼 즐거운 일을 만드는 것입니다.”
푸리나는 잠시 멈췄다.
평소라면 바로 웃으며 다음 장난을 말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순간 그녀는 분수대 주변을 보았다. 물을 길어 가던 하녀, 수레를 밀던 하인, 멀리서 훈련을 마치고 돌아오는 병사들, 창가에서 몰래 구경하던 아이들.
그들 모두가 조금씩 웃고 있었다.
아직 몽골의 군세는 동쪽에서 다가오고 있었다.
아나톨리아의 길은 불안했고, 사신들은 나쁜 소식을 가져왔으며, 성벽 위 병사들의 잠은 짧았다.
그래도 지금, 왕궁 뒤뜰의 분수대 앞에서, 사람들은 웃고 있었다.
푸리나는 양손을 허리에 얹었다.
“좋아. 오늘 목표!”
그레이가 즉시 물었다.
“또 무엇입니까?”
푸리나는 활짝 웃었다.
“아무도 다치지 않고, 모두가 한 번씩 웃기!”
그레이는 잠시 침묵했다.
그러고는 장부 한쪽에 짧게 적었다.
뒤뜰 소규모 공연. 목적: 사기 진작. 안전 인력 배치 필요.
그리고 그 아래에 조금 망설이다가 한 줄을 더 적었다.
웃음도 필요함.
하융은 그 글자를 보았다.
그의 눈에는 잠시 다른 가능성들이 스쳤다. 웃지 않는 왕궁. 침묵하는 병사들. 장부에 사망자 수만 늘어나는 나라. 분수대가 말라붙은 세계.
그러나 그는 그 가능성들을 오래 바라보지 않았다.
지금 이 현실에서는, 푸리나가 무대 아래로 내려와 있었다.
그레이는 기둥을 확인하고 있었다.
레이튼은 아이들에게 낼 수수께끼를 고르고 있었다.
죠니는 말에게 “오늘은 얌전히 있어라” 하고 말하고 있었다.
하융은 조용히 말했다.
“이 현실을 선택한 보람이 있구려.”
푸리나가 돌아보았다.
“뭐라고 했어?”
하융은 고개를 저었다.
“아무것도 아니오.”
죠니가 피식 웃었다.
“거짓말 못하네.”
레이튼은 부드럽게 덧붙였다.
“아직 이름 붙이지 않은 감정일 수도 있지요.”
그레이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 건 나중에 붙이셔도 됩니다. 우선 기둥부터 세워야 합니다.”
푸리나는 크게 웃었다.
“좋아! 그럼 막을 올리자!”
“아직 아닙니다.”
“왜?!”
“무대가 아직 없습니다.”
뒤뜰에 웃음이 퍼졌다.
그 웃음은 성벽 밖으로 나가지 못했다.
몽골의 정찰병에게 들리지도 않았고, 역사서에 적히지도 않았다.
어떤 성좌도 그 장면을 계시로 새기지 않았다.
하지만 그날 오후, 킬리키아 아르메니아의 왕궁 뒤뜰에는 작은 무대가 하나 세워졌다.
그 무대는 화려하지 않았다.
그레이가 확인한 기둥 위에 서 있었고, 죠니가 지킨 길 옆에 놓였으며, 레이튼의 수수께끼와 하융의 조용한 시선 사이에서, 푸리나가 두 팔을 벌리고 올라섰다.
그리고 그녀는 말했다.
“자, 그대들! 오늘의 주인공은 나 혼자가 아니야!”
아이 하나가 물었다.
“그럼 누구예요?”
푸리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웃고 싶은 사람 전부!”
그레이는 뒤에서 작게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말리지 않았다.
#202익명의 참치 씨(c2970e66)2026-05-22 (금) 23:48:31
# 《다시 살아도 좋은 하루》
## 2막 — 두 번째 하루: 고친 하루
### — 좋은 결과가 늘 다시 살고 싶은 하루를 만들지는 않는다 —
세 번째 아침은 아주 조용하게 시작되었다.
죠니는 창가에 기대어 있었고, 빵을 훔친 아이는 다시 뛰고 있었으며, 그 아이를 쫓는 어른은 이번에도 진심을 다하지 않고 있었다. 복도 저편에서는 누군가 장부를 찾고 있었고, 아직 문은 열리지 않았다. 푸리나는 들어오지 않았고, 그레이의 발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레이튼의 질문도 아직 찻잔 속에 잠겨 있었다. 하융은 아직 성문 밖의 먼지 속에 없었다.
그러니까, 모든 것이 다시 시작되기 전이었다.
죠니는 손목을 돌려보았다. 아프지 않았다. 첫 번째 하루의 통증도, 두 번째 하루의 공백도, 모두 몸에서는 사라져 있었다. 하지만 기억은 남아 있었다. 통증은 사라졌는데, 통증이 있었다는 사실은 남는다. 공백도 마찬가지다. 사람은 이상하게도 사라진 것까지 기억한다.
그는 창밖의 아이를 보았다. 아이가 빵을 품에 안고 골목을 돌아 사라졌다. 어른은 느릿하게 따라가다가, 곧 포기했다.
“이번엔 저 빵도 안 뺏기게 할 수 있겠네.”
그는 그렇게 중얼거렸다가, 곧 입을 다물었다.
할 수 있다.
그게 문제였다.
할 수 있다는 것은 유혹이다. 틀린 숫자를 미리 고칠 수 있고, 푸리나의 긴 제목을 미리 자를 수 있고, 레이튼의 질문을 미리 정리할 수 있으며, 피난민의 수레를 고장나기 전에 옮길 수 있다. 어제는 그랬다. 결과는 더 좋았다. 그런데 하루는 묘하게 얇아졌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더 철저하게 하면 된다.
그 생각이 떠오르자 죠니는 낮게 웃었다. 자기 생각이 너무 뻔해서였다. 덜 엉망인 하루가 부족하다면, 완전히 잘 고친 하루를 만들면 된다. 그것이 얼마나 멍청한 결론인지 알면서도, 사람은 종종 그 방향으로 한 번 더 간다.
문이 열렸다.
푸리나가 들어왔다. 얼굴에는 다시 그 빛이 있었다. 극장주가 오늘 하루를 대본으로 만들 준비를 끝낸 얼굴.
“죠니!”
죠니는 그녀가 양피지를 펼치기 전에 말했다.
“오늘 제목은 짧게.”
푸리나는 멈췄다.
“짧게?”
“응.”
“얼마나?”
“다섯 단어 이하.”
푸리나는 충격받은 얼굴을 했다.
“그건 제목이 아니라 표지판이야.”
“좋네. 길 잃을 일은 없겠어.”
푸리나는 양피지를 내려다보았다. 그 안에는 분명히 열 단어는 넘을 제목이 적혀 있었을 것이다. 그녀는 잠시 고민하다가, 마침내 말했다.
“좋아. 오늘 제목은…… 《좋은 하루》.”
죠니는 눈썹을 조금 올렸다.
“정말?”
“다섯 단어 이하잖아.”
“극단적이네.”
“짧게 하라며.”
푸리나는 조금 불만스러운 얼굴이었지만, 스스로도 그 단순함이 우스운 듯 입가가 올라가 있었다. 죠니는 그 웃음을 보았다. 첫 번째 하루의 웃음과는 달랐다. 그때는 제목이 너무 길어서, 그것을 두고 장난이 길어졌고, 그 장난이 하루의 첫 번째 틈이 되었다. 지금은 짧고, 깔끔하고, 효율적이었다.
나쁘지 않다.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이미 조금 덜 웃겼다.
그레이가 들어왔다. 손에는 장부가 있었다. 죠니는 이번에는 기다리지 않았다.
“창고 반출 기록. 세 번째 줄하고 일곱 번째 줄. 중복.”
그레이는 문가에서 멈췄다.
“아직 장부를 펼치지 않았습니다.”
“펼치면 그렇게 나와.”
그레이는 의심스럽게 장부를 펼쳤다. 그리고 확인했다. 정확히 그 줄들이었다. 그녀는 아주 천천히 죠니를 보았다.
“이미 검토하셨습니까?”
“대충.”
“대충으로 맞출 수 있는 오류가 아닙니다.”
“그럼 잘 대충 봤나 보지.”
그레이는 잠시 침묵했다. 하지만 일은 빨라졌다. 그녀는 오류를 고쳤고, 장부는 깔끔해졌으며, 아침 회의 전에 생겼던 작은 소란은 사라졌다. 죠니는 장부를 들여다보며 숫자가 죽었네, 장례 치러줘, 같은 말을 하지 않았다. 할 필요가 없었다. 그레이도 숫자는 생물이 아니라고 반박하지 않았다.
정확한 결과.
짧은 시간.
쓸데없는 농담 없음.
죠니는 장부가 닫히는 소리를 들었다. 종이가 서로 맞물리는 깨끗한 소리였다.
이상하게도, 그 소리는 조금 차가웠다.
---
회의는 거의 완벽했다.
푸리나의 이동무대 수레 이름은 《좋은 하루 극장마차》로 짧게 정리되었다. 그레이는 만족했다. 푸리나는 만족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항의하느라 시간을 오래 쓰지 않았다. 레이튼은 찻잔을 내려놓으려 했지만, 죠니가 먼저 말했다.
“안전한 경로를 둘로 나누자. 시찰단 기준, 피난민 발견 기준. 두 경로가 다르면 우선순위를 따로 결정하고.”
레이튼은 손을 멈췄다.
죠니는 이어 말했다.
“그리고 질문은 알겠어. 안전이 누구의 안전이냐는 거겠지. 좋고 필요한 질문이야. 그러니까 항목으로 넣고 넘어가.”
회의실은 조용해졌다. 그레이의 펜은 빠르게 움직였다. 푸리나는 죠니를 보았다. 레이튼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마침내 레이튼이 물었다.
“죠니 경.”
죠니는 눈을 가늘게 떴다.
“또 뭐.”
“방금 제 질문을 정리해주신 겁니까, 아니면 제 질문을 막으신 겁니까?”
죠니는 대답하지 못했다.
질문은 날카로웠다. 그리고 레이튼답게 불편했다.
“둘 다겠지.”
죠니는 결국 그렇게 말했다.
레이튼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수 있습니다.”
“그렇게 순순히 인정하지 마. 더 불편하니까.”
레이튼은 웃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 진지한 얼굴이었다.
“질문은 때때로 답을 늦춥니다. 그러나 너무 빨리 정리된 질문은, 답을 더 깊어지게 할 시간을 잃기도 합니다.”
죠니는 손으로 이마를 문질렀다.
“그래. 바로 그거. 그런 식으로 말할 줄 알았어.”
“아셨다면 왜 먼저 정리하셨습니까?”
회의실이 다시 조용해졌다.
죠니는 레이튼을 보았다. 그 질문도 맞다. 그래서 더 짜증났다. 그는 회의를 빨리 끝내기 위해, 레이튼이 열어야 할 문을 미리 열었다. 하지만 사실 문을 열었다기보다는, 문이 방해되지 않게 벽에 붙여둔 것에 가까웠다.
푸리나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죠니?”
그는 한숨을 쉬었다.
“회의 계속하자.”
회의는 계속되었다. 효율적으로. 깔끔하게. 늦지 않게.
그러나 그 질문은 남았다.
정리한 것인가, 막은 것인가.
---
전선 시찰도 이번에는 더 완벽하게 준비했다.
죠니는 하융에게 미리 말했다. 피난민 수레가 지나갈 길, 바퀴가 빠질 수 있는 경사, 손을 다칠 남자, 울 아이, 늦어질 행렬,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막기 위한 우회로. 하융은 처음에는 조용히 들었다. 그러다 말고, 아주 낮게 물었다.
“경은 오늘을 이미 살았소?”
죠니는 고삐를 잡은 채 잠시 멈췄다.
“그 비슷한 거.”
하융은 고개를 끄덕였다. 놀라지 않았다. 그는 그런 종류의 말을 들을 수 있는 사람이다. 이미 죽은 가능성과 선택되지 않은 세계를 보는 사람이니, 같은 하루가 반복된다는 말도 어쩌면 아주 낯설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은 덜 다치게 할 수 있겠구려.”
“그럴 생각이야.”
“좋은 일이오.”
하융은 그렇게 말하고도, 어딘가 멀리 보았다. 죠니는 그 시선을 따라가려 했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하융에게만 보이는 창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왜 그런 얼굴이야?”
죠니가 묻자 하융은 천천히 대답했다.
“덜 다친 길은 좋은 길이오.”
“그렇지.”
“허나 덜 다친 길이 반드시 더 많이 산 길인지는, 걸어본 뒤에야 알 수 있소.”
죠니는 짧게 웃었다.
“오늘 다들 왜 이렇게 질문자야?”
“나는 질문을 한 것이 아니오.”
“더 나빠. 문장만 질문처럼 생겼어.”
하융은 이번에는 웃었다.
그들은 길을 나섰다. 죠니는 정확히 움직였다. 피난민 행렬이 잘못 들어갈 샛길에는 미리 표식을 놓았고, 수레가 빠질 경사에는 나무판을 깔았으며, 물자가 부족할 지점에는 보급을 먼저 배치했다. 남자는 손을 다치지 않았다. 아이는 울지 않았다. 수레는 멈추지 않았다. 행렬은 지연 없이 지나갔다.
보고서라면 완벽에 가까웠다.
하융은 지나가는 피난민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고, 죠니는 말 위에서 그들을 보았다. 다들 무사했다. 그것은 분명히 좋은 일이었다. 누군가가 다치지 않았다는 것은, 구할 일이 생기지 않았다는 뜻이다. 구할 일이 없는 편이 더 좋다.
그런데 죠니는 이상한 빈손을 느꼈다.
손목은 멀쩡했다.
그런데 손에 아무것도 남지 않은 느낌이었다.
첫 번째 하루의 아이가 내밀었던 딱딱한 빵 조각이 떠올랐다. 그건 맛없었다. 정말 맛없었다. 그래도 아이가 그것을 내밀 때의 얼굴은 있었다. 고맙다는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빵을 내미는 얼굴. 하융이 옆에서 “그 한 사람에게는 오늘이 세계 전부였을 것이오”라고 말하던 목소리.
오늘은 그런 일이 없었다.
그게 맞다.
그런 일이 없는 게 더 좋다.
그런데.
죠니는 말을 멈췄다.
하융이 물었다.
“왜 그러오?”
“아무것도 아니야.”
하융은 그의 얼굴을 보았다.
“아무것도 아닌 얼굴은 아니오.”
죠니는 혀를 찼다.
“그 말 유행이야?”
“아마도.”
“그냥…….”
죠니는 피난민 행렬이 먼지 속으로 사라지는 것을 보았다.
“잘 끝났는데, 내가 여기 온 느낌이 별로 없네.”
하융은 잠시 침묵했다.
“경이 하지 않은 일이 좋은 결과를 만들었기 때문일 수도 있소.”
“예방도 일이야.”
“그렇소.”
“그럼 된 거잖아.”
“그러나 경은 지금 ‘됐다’는 얼굴이 아니오.”
죠니는 대답하지 않았다. 맞는 말이라서였다.
---
오후에는 모든 일정이 빨리 끝났다.
보고는 깔끔했다. 장부는 맞았다. 회의록에는 필요한 항목이 빠짐없이 들어갔다. 전선 시찰은 예정 시간보다 일찍 복귀했다. 피난민 행렬은 안전했다. 죠니는 다치지 않았다. 하융도, 병사들도 무사했다.
푸리나는 박수를 치려 했다가 멈췄다.
죠니가 그녀를 보았다.
“왜 멈춰?”
“뭔가 박수칠 장면이 아닌 것 같아서.”
“좋은 하루라며.”
“응. 좋은 하루야.”
푸리나는 회의실과 장부와 보고서를 보았다. 모든 것이 정돈되어 있었다. 너무 정돈되어 있었다.
“근데 이상하게 막이 안 올라가.”
죠니는 낮게 말했다.
“네가 그런 말 하니까 좀 무섭네.”
“나도.”
그레이는 보고서를 정리했다. 그녀는 만족해야 했다. 실제로 어느 정도 만족했다. 오류는 없었고, 손실은 줄었고, 보고는 정확했다. 그러나 그녀는 죠니를 보다가 말했다.
“죠니 경.”
“응.”
“오늘은 제가 거의 도움을 받지 않았습니다.”
“좋은 거 아냐?”
“좋은 일입니다.”
“그런데?”
그레이는 아주 잠시 망설였다.
“하지만 같이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죠니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레이는 말을 더 덧붙이지 않았다. 그녀답게, 필요한 만큼만 말하고 멈췄다. 그런데 바로 그 짧은 말이 남았다.
같이 확인하지 않았다.
그게 뭐 그리 대단한 일인가.
죠니는 장부를 보았다. 숫자는 맞았다. 아주 깔끔했다.
그런데 그 숫자들 옆에는, 누군가와 같이 한숨 쉬던 시간이 없었다.
---
저녁 식탁은 조용했다.
나쁜 침묵은 아니었다. 모두가 잘 끝난 하루 뒤에 오는 적당한 피로를 느끼고 있었다. 푸리나는 짧은 제목에 아직 미련이 남아 있었고, 그레이는 보고서를 두 번 확인했으며, 레이튼은 차를 마셨고, 하융은 먼 길을 다녀온 사람처럼 조용했다. 아스트리트는 그 모든 것을 여전히 관찰하고 있었다.
죠니는 빵을 집었다.
오늘의 빵은 부드러웠다. 식탁에 제대로 올라온 빵이었다. 낮에 피난민 아이에게 받은 딱딱한 빵보다 훨씬 나았다.
죠니는 그것을 씹었다.
맛은 좋았다.
기억에는 남지 않을 것 같았다.
레이튼이 찻잔을 내려놓았다.
죠니는 바로 말했다.
“질문할 거면 해.”
레이튼은 눈을 조금 크게 떴다.
“허락하시는 겁니까?”
“안 해도 할 거잖아.”
“그렇긴 합니다.”
푸리나가 작게 웃었다.
레이튼은 죠니를 보았다.
“죠니 경. 오늘은 모든 것이 잘 끝났습니다. 그렇다면 묻겠습니다.”
죠니는 빵을 내려놓았다.
레이튼은 천천히 말했다.
“완벽에 가까운 하루가, 다시 살고 싶은 하루와 같습니까?”
그 질문은 정면으로 왔다.
죠니는 이번에도 바로 답하지 못했다.
아스트리트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저는……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모두가 그녀를 보았다.
아스트리트는 조금 긴장했지만 말을 이었다.
“덜 다쳤고, 덜 실패했고, 더 많은 위험을 피했습니다. 그렇다면 좋은 하루 아닙니까? 생명을 긍정한다는 것은,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는 일이라고 배웠습니다.”
죠니는 아스트리트를 보았다. 그녀는 진심이었다. 그리고 틀리지 않았다. 그래서 어려웠다.
“맞아.”
죠니는 말했다.
아스트리트의 눈이 흔들렸다.
죠니는 이어 말했다.
“그건 맞아. 덜 다치는 건 좋은 일이야. 사고를 막을 수 있으면 막는 게 맞고, 장부가 틀리면 고치는 게 맞고, 쓸데없는 질문도…… 아니, 필요한 질문도 미리 생각하면 좋지.”
레이튼이 아주 작게 웃었다.
죠니는 그를 무시했다.
“그런데.”
그는 식탁을 보았다.
“다 고치니까, 이상하게 남는 게 적어.”
푸리나는 조용히 들었다.
“나쁜 일이 줄었는데, 좋은 것도 같이 줄어든 느낌이야. 푸리나가 쓸데없는 제목 가지고 웃기는 시간도 줄고, 그레이랑 숫자 붙잡고 투덜거리는 일도 사라지고, 레이튼 질문 때문에 머리 아픈데 결국 그게 필요했다는 걸 인정하는 순간도 없고, 하융이랑 먼지 먹으면서 ‘그래도 온 보람은 있네’ 하는 일도 없었어.”
그는 잠시 멈췄다.
“오늘은 좋은 하루였어.”
그 말은 진심이었다.
“근데 다시 살고 싶은 하루인지는 모르겠네.”
식탁 위의 촛불이 흔들렸다.
푸리나가 아주 조용히 말했다.
“그럼 한 번 더?”
죠니는 그녀를 보았다.
“너 이거 즐기고 있지.”
“조금.”
“솔직하네.”
“많이.”
“더 솔직하네.”
그레이가 낮게 말했다.
“반복이 계속될 경우 기록 방식이 필요합니다.”
죠니는 그녀를 보았다.
“너는 이런 상황에서도 기록부터 생각하냐.”
“반복되는 하루일수록 기록이 필요합니다.”
“그게 문제야.”
“무엇이 말입니까?”
죠니는 빵을 내려놓았다.
“그런 말이 싫지 않다는 거.”
그레이는 대답하지 못했다. 푸리나는 웃음을 참았다. 레이튼은 흥미로운 얼굴이 되었고, 하융은 차를 마셨다. 아스트리트는 여전히 이해하지 못한 얼굴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숨기지 않았다.
촛불이 다시 흔들렸다. 저녁이 멀어지고, 아침의 빛이 천천히 스며들었다. 이번에는 죠니가 그 변화를 더 또렷하게 느꼈다. 식탁이 사라지고, 보고서가 비어가고, 부드러운 빵의 맛이 혀에서 사라지고, 창밖의 아이가 다시 빵을 훔치기 전의 시간으로 돌아간다.
죠니는 눈을 감았다가 떴다.
다시 창가였다.
다시 아침이었다.
문밖에서 장부를 찾는 소리가 들렸다.
푸리나가 곧 들어올 것이다.
그레이도, 레이튼도, 하융도, 아스트리트의 질문도 다시 올 것이다.
죠니는 창밖의 아이를 보았다.
이번에는 아이가 아직 빵을 훔치지 않았다. 가게 앞에서 망설이고 있었다.
죠니는 낮게 말했다.
“완벽하게 고치면, 다 사라지는 건가.”
문이 열렸다.
푸리나가 들어왔다.
“죠니!”
죠니는 그녀를 보았다. 그리고 그녀가 제목을 꺼내기도 전에 말했다.
“이번엔 읽어봐.”
푸리나가 멈췄다.
“정말?”
죠니는 한숨을 쉬었다.
“응.”
푸리나의 얼굴이 환해졌다.
“좋아! 오늘의 극 제목은—”
그는 벌써 후회했다.
하지만 아주 조금, 웃고 있었다.
막이 열렸다.
**3막 — 세 번째 하루: 완벽한 하루**
그 아래, 아직 지워지지 않은 장부의 낙서처럼 한 줄이 남았다.
**— 실수를 모두 없앤 자리에는, 때때로 웃음도 함께 사라진다 —**
## 2막 — 두 번째 하루: 고친 하루
### — 좋은 결과가 늘 다시 살고 싶은 하루를 만들지는 않는다 —
세 번째 아침은 아주 조용하게 시작되었다.
죠니는 창가에 기대어 있었고, 빵을 훔친 아이는 다시 뛰고 있었으며, 그 아이를 쫓는 어른은 이번에도 진심을 다하지 않고 있었다. 복도 저편에서는 누군가 장부를 찾고 있었고, 아직 문은 열리지 않았다. 푸리나는 들어오지 않았고, 그레이의 발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레이튼의 질문도 아직 찻잔 속에 잠겨 있었다. 하융은 아직 성문 밖의 먼지 속에 없었다.
그러니까, 모든 것이 다시 시작되기 전이었다.
죠니는 손목을 돌려보았다. 아프지 않았다. 첫 번째 하루의 통증도, 두 번째 하루의 공백도, 모두 몸에서는 사라져 있었다. 하지만 기억은 남아 있었다. 통증은 사라졌는데, 통증이 있었다는 사실은 남는다. 공백도 마찬가지다. 사람은 이상하게도 사라진 것까지 기억한다.
그는 창밖의 아이를 보았다. 아이가 빵을 품에 안고 골목을 돌아 사라졌다. 어른은 느릿하게 따라가다가, 곧 포기했다.
“이번엔 저 빵도 안 뺏기게 할 수 있겠네.”
그는 그렇게 중얼거렸다가, 곧 입을 다물었다.
할 수 있다.
그게 문제였다.
할 수 있다는 것은 유혹이다. 틀린 숫자를 미리 고칠 수 있고, 푸리나의 긴 제목을 미리 자를 수 있고, 레이튼의 질문을 미리 정리할 수 있으며, 피난민의 수레를 고장나기 전에 옮길 수 있다. 어제는 그랬다. 결과는 더 좋았다. 그런데 하루는 묘하게 얇아졌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더 철저하게 하면 된다.
그 생각이 떠오르자 죠니는 낮게 웃었다. 자기 생각이 너무 뻔해서였다. 덜 엉망인 하루가 부족하다면, 완전히 잘 고친 하루를 만들면 된다. 그것이 얼마나 멍청한 결론인지 알면서도, 사람은 종종 그 방향으로 한 번 더 간다.
문이 열렸다.
푸리나가 들어왔다. 얼굴에는 다시 그 빛이 있었다. 극장주가 오늘 하루를 대본으로 만들 준비를 끝낸 얼굴.
“죠니!”
죠니는 그녀가 양피지를 펼치기 전에 말했다.
“오늘 제목은 짧게.”
푸리나는 멈췄다.
“짧게?”
“응.”
“얼마나?”
“다섯 단어 이하.”
푸리나는 충격받은 얼굴을 했다.
“그건 제목이 아니라 표지판이야.”
“좋네. 길 잃을 일은 없겠어.”
푸리나는 양피지를 내려다보았다. 그 안에는 분명히 열 단어는 넘을 제목이 적혀 있었을 것이다. 그녀는 잠시 고민하다가, 마침내 말했다.
“좋아. 오늘 제목은…… 《좋은 하루》.”
죠니는 눈썹을 조금 올렸다.
“정말?”
“다섯 단어 이하잖아.”
“극단적이네.”
“짧게 하라며.”
푸리나는 조금 불만스러운 얼굴이었지만, 스스로도 그 단순함이 우스운 듯 입가가 올라가 있었다. 죠니는 그 웃음을 보았다. 첫 번째 하루의 웃음과는 달랐다. 그때는 제목이 너무 길어서, 그것을 두고 장난이 길어졌고, 그 장난이 하루의 첫 번째 틈이 되었다. 지금은 짧고, 깔끔하고, 효율적이었다.
나쁘지 않다.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이미 조금 덜 웃겼다.
그레이가 들어왔다. 손에는 장부가 있었다. 죠니는 이번에는 기다리지 않았다.
“창고 반출 기록. 세 번째 줄하고 일곱 번째 줄. 중복.”
그레이는 문가에서 멈췄다.
“아직 장부를 펼치지 않았습니다.”
“펼치면 그렇게 나와.”
그레이는 의심스럽게 장부를 펼쳤다. 그리고 확인했다. 정확히 그 줄들이었다. 그녀는 아주 천천히 죠니를 보았다.
“이미 검토하셨습니까?”
“대충.”
“대충으로 맞출 수 있는 오류가 아닙니다.”
“그럼 잘 대충 봤나 보지.”
그레이는 잠시 침묵했다. 하지만 일은 빨라졌다. 그녀는 오류를 고쳤고, 장부는 깔끔해졌으며, 아침 회의 전에 생겼던 작은 소란은 사라졌다. 죠니는 장부를 들여다보며 숫자가 죽었네, 장례 치러줘, 같은 말을 하지 않았다. 할 필요가 없었다. 그레이도 숫자는 생물이 아니라고 반박하지 않았다.
정확한 결과.
짧은 시간.
쓸데없는 농담 없음.
죠니는 장부가 닫히는 소리를 들었다. 종이가 서로 맞물리는 깨끗한 소리였다.
이상하게도, 그 소리는 조금 차가웠다.
---
회의는 거의 완벽했다.
푸리나의 이동무대 수레 이름은 《좋은 하루 극장마차》로 짧게 정리되었다. 그레이는 만족했다. 푸리나는 만족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항의하느라 시간을 오래 쓰지 않았다. 레이튼은 찻잔을 내려놓으려 했지만, 죠니가 먼저 말했다.
“안전한 경로를 둘로 나누자. 시찰단 기준, 피난민 발견 기준. 두 경로가 다르면 우선순위를 따로 결정하고.”
레이튼은 손을 멈췄다.
죠니는 이어 말했다.
“그리고 질문은 알겠어. 안전이 누구의 안전이냐는 거겠지. 좋고 필요한 질문이야. 그러니까 항목으로 넣고 넘어가.”
회의실은 조용해졌다. 그레이의 펜은 빠르게 움직였다. 푸리나는 죠니를 보았다. 레이튼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마침내 레이튼이 물었다.
“죠니 경.”
죠니는 눈을 가늘게 떴다.
“또 뭐.”
“방금 제 질문을 정리해주신 겁니까, 아니면 제 질문을 막으신 겁니까?”
죠니는 대답하지 못했다.
질문은 날카로웠다. 그리고 레이튼답게 불편했다.
“둘 다겠지.”
죠니는 결국 그렇게 말했다.
레이튼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수 있습니다.”
“그렇게 순순히 인정하지 마. 더 불편하니까.”
레이튼은 웃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 진지한 얼굴이었다.
“질문은 때때로 답을 늦춥니다. 그러나 너무 빨리 정리된 질문은, 답을 더 깊어지게 할 시간을 잃기도 합니다.”
죠니는 손으로 이마를 문질렀다.
“그래. 바로 그거. 그런 식으로 말할 줄 알았어.”
“아셨다면 왜 먼저 정리하셨습니까?”
회의실이 다시 조용해졌다.
죠니는 레이튼을 보았다. 그 질문도 맞다. 그래서 더 짜증났다. 그는 회의를 빨리 끝내기 위해, 레이튼이 열어야 할 문을 미리 열었다. 하지만 사실 문을 열었다기보다는, 문이 방해되지 않게 벽에 붙여둔 것에 가까웠다.
푸리나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죠니?”
그는 한숨을 쉬었다.
“회의 계속하자.”
회의는 계속되었다. 효율적으로. 깔끔하게. 늦지 않게.
그러나 그 질문은 남았다.
정리한 것인가, 막은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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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 시찰도 이번에는 더 완벽하게 준비했다.
죠니는 하융에게 미리 말했다. 피난민 수레가 지나갈 길, 바퀴가 빠질 수 있는 경사, 손을 다칠 남자, 울 아이, 늦어질 행렬,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막기 위한 우회로. 하융은 처음에는 조용히 들었다. 그러다 말고, 아주 낮게 물었다.
“경은 오늘을 이미 살았소?”
죠니는 고삐를 잡은 채 잠시 멈췄다.
“그 비슷한 거.”
하융은 고개를 끄덕였다. 놀라지 않았다. 그는 그런 종류의 말을 들을 수 있는 사람이다. 이미 죽은 가능성과 선택되지 않은 세계를 보는 사람이니, 같은 하루가 반복된다는 말도 어쩌면 아주 낯설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은 덜 다치게 할 수 있겠구려.”
“그럴 생각이야.”
“좋은 일이오.”
하융은 그렇게 말하고도, 어딘가 멀리 보았다. 죠니는 그 시선을 따라가려 했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하융에게만 보이는 창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왜 그런 얼굴이야?”
죠니가 묻자 하융은 천천히 대답했다.
“덜 다친 길은 좋은 길이오.”
“그렇지.”
“허나 덜 다친 길이 반드시 더 많이 산 길인지는, 걸어본 뒤에야 알 수 있소.”
죠니는 짧게 웃었다.
“오늘 다들 왜 이렇게 질문자야?”
“나는 질문을 한 것이 아니오.”
“더 나빠. 문장만 질문처럼 생겼어.”
하융은 이번에는 웃었다.
그들은 길을 나섰다. 죠니는 정확히 움직였다. 피난민 행렬이 잘못 들어갈 샛길에는 미리 표식을 놓았고, 수레가 빠질 경사에는 나무판을 깔았으며, 물자가 부족할 지점에는 보급을 먼저 배치했다. 남자는 손을 다치지 않았다. 아이는 울지 않았다. 수레는 멈추지 않았다. 행렬은 지연 없이 지나갔다.
보고서라면 완벽에 가까웠다.
하융은 지나가는 피난민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고, 죠니는 말 위에서 그들을 보았다. 다들 무사했다. 그것은 분명히 좋은 일이었다. 누군가가 다치지 않았다는 것은, 구할 일이 생기지 않았다는 뜻이다. 구할 일이 없는 편이 더 좋다.
그런데 죠니는 이상한 빈손을 느꼈다.
손목은 멀쩡했다.
그런데 손에 아무것도 남지 않은 느낌이었다.
첫 번째 하루의 아이가 내밀었던 딱딱한 빵 조각이 떠올랐다. 그건 맛없었다. 정말 맛없었다. 그래도 아이가 그것을 내밀 때의 얼굴은 있었다. 고맙다는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빵을 내미는 얼굴. 하융이 옆에서 “그 한 사람에게는 오늘이 세계 전부였을 것이오”라고 말하던 목소리.
오늘은 그런 일이 없었다.
그게 맞다.
그런 일이 없는 게 더 좋다.
그런데.
죠니는 말을 멈췄다.
하융이 물었다.
“왜 그러오?”
“아무것도 아니야.”
하융은 그의 얼굴을 보았다.
“아무것도 아닌 얼굴은 아니오.”
죠니는 혀를 찼다.
“그 말 유행이야?”
“아마도.”
“그냥…….”
죠니는 피난민 행렬이 먼지 속으로 사라지는 것을 보았다.
“잘 끝났는데, 내가 여기 온 느낌이 별로 없네.”
하융은 잠시 침묵했다.
“경이 하지 않은 일이 좋은 결과를 만들었기 때문일 수도 있소.”
“예방도 일이야.”
“그렇소.”
“그럼 된 거잖아.”
“그러나 경은 지금 ‘됐다’는 얼굴이 아니오.”
죠니는 대답하지 않았다. 맞는 말이라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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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는 모든 일정이 빨리 끝났다.
보고는 깔끔했다. 장부는 맞았다. 회의록에는 필요한 항목이 빠짐없이 들어갔다. 전선 시찰은 예정 시간보다 일찍 복귀했다. 피난민 행렬은 안전했다. 죠니는 다치지 않았다. 하융도, 병사들도 무사했다.
푸리나는 박수를 치려 했다가 멈췄다.
죠니가 그녀를 보았다.
“왜 멈춰?”
“뭔가 박수칠 장면이 아닌 것 같아서.”
“좋은 하루라며.”
“응. 좋은 하루야.”
푸리나는 회의실과 장부와 보고서를 보았다. 모든 것이 정돈되어 있었다. 너무 정돈되어 있었다.
“근데 이상하게 막이 안 올라가.”
죠니는 낮게 말했다.
“네가 그런 말 하니까 좀 무섭네.”
“나도.”
그레이는 보고서를 정리했다. 그녀는 만족해야 했다. 실제로 어느 정도 만족했다. 오류는 없었고, 손실은 줄었고, 보고는 정확했다. 그러나 그녀는 죠니를 보다가 말했다.
“죠니 경.”
“응.”
“오늘은 제가 거의 도움을 받지 않았습니다.”
“좋은 거 아냐?”
“좋은 일입니다.”
“그런데?”
그레이는 아주 잠시 망설였다.
“하지만 같이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죠니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레이는 말을 더 덧붙이지 않았다. 그녀답게, 필요한 만큼만 말하고 멈췄다. 그런데 바로 그 짧은 말이 남았다.
같이 확인하지 않았다.
그게 뭐 그리 대단한 일인가.
죠니는 장부를 보았다. 숫자는 맞았다. 아주 깔끔했다.
그런데 그 숫자들 옆에는, 누군가와 같이 한숨 쉬던 시간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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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식탁은 조용했다.
나쁜 침묵은 아니었다. 모두가 잘 끝난 하루 뒤에 오는 적당한 피로를 느끼고 있었다. 푸리나는 짧은 제목에 아직 미련이 남아 있었고, 그레이는 보고서를 두 번 확인했으며, 레이튼은 차를 마셨고, 하융은 먼 길을 다녀온 사람처럼 조용했다. 아스트리트는 그 모든 것을 여전히 관찰하고 있었다.
죠니는 빵을 집었다.
오늘의 빵은 부드러웠다. 식탁에 제대로 올라온 빵이었다. 낮에 피난민 아이에게 받은 딱딱한 빵보다 훨씬 나았다.
죠니는 그것을 씹었다.
맛은 좋았다.
기억에는 남지 않을 것 같았다.
레이튼이 찻잔을 내려놓았다.
죠니는 바로 말했다.
“질문할 거면 해.”
레이튼은 눈을 조금 크게 떴다.
“허락하시는 겁니까?”
“안 해도 할 거잖아.”
“그렇긴 합니다.”
푸리나가 작게 웃었다.
레이튼은 죠니를 보았다.
“죠니 경. 오늘은 모든 것이 잘 끝났습니다. 그렇다면 묻겠습니다.”
죠니는 빵을 내려놓았다.
레이튼은 천천히 말했다.
“완벽에 가까운 하루가, 다시 살고 싶은 하루와 같습니까?”
그 질문은 정면으로 왔다.
죠니는 이번에도 바로 답하지 못했다.
아스트리트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저는……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모두가 그녀를 보았다.
아스트리트는 조금 긴장했지만 말을 이었다.
“덜 다쳤고, 덜 실패했고, 더 많은 위험을 피했습니다. 그렇다면 좋은 하루 아닙니까? 생명을 긍정한다는 것은,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는 일이라고 배웠습니다.”
죠니는 아스트리트를 보았다. 그녀는 진심이었다. 그리고 틀리지 않았다. 그래서 어려웠다.
“맞아.”
죠니는 말했다.
아스트리트의 눈이 흔들렸다.
죠니는 이어 말했다.
“그건 맞아. 덜 다치는 건 좋은 일이야. 사고를 막을 수 있으면 막는 게 맞고, 장부가 틀리면 고치는 게 맞고, 쓸데없는 질문도…… 아니, 필요한 질문도 미리 생각하면 좋지.”
레이튼이 아주 작게 웃었다.
죠니는 그를 무시했다.
“그런데.”
그는 식탁을 보았다.
“다 고치니까, 이상하게 남는 게 적어.”
푸리나는 조용히 들었다.
“나쁜 일이 줄었는데, 좋은 것도 같이 줄어든 느낌이야. 푸리나가 쓸데없는 제목 가지고 웃기는 시간도 줄고, 그레이랑 숫자 붙잡고 투덜거리는 일도 사라지고, 레이튼 질문 때문에 머리 아픈데 결국 그게 필요했다는 걸 인정하는 순간도 없고, 하융이랑 먼지 먹으면서 ‘그래도 온 보람은 있네’ 하는 일도 없었어.”
그는 잠시 멈췄다.
“오늘은 좋은 하루였어.”
그 말은 진심이었다.
“근데 다시 살고 싶은 하루인지는 모르겠네.”
식탁 위의 촛불이 흔들렸다.
푸리나가 아주 조용히 말했다.
“그럼 한 번 더?”
죠니는 그녀를 보았다.
“너 이거 즐기고 있지.”
“조금.”
“솔직하네.”
“많이.”
“더 솔직하네.”
그레이가 낮게 말했다.
“반복이 계속될 경우 기록 방식이 필요합니다.”
죠니는 그녀를 보았다.
“너는 이런 상황에서도 기록부터 생각하냐.”
“반복되는 하루일수록 기록이 필요합니다.”
“그게 문제야.”
“무엇이 말입니까?”
죠니는 빵을 내려놓았다.
“그런 말이 싫지 않다는 거.”
그레이는 대답하지 못했다. 푸리나는 웃음을 참았다. 레이튼은 흥미로운 얼굴이 되었고, 하융은 차를 마셨다. 아스트리트는 여전히 이해하지 못한 얼굴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숨기지 않았다.
촛불이 다시 흔들렸다. 저녁이 멀어지고, 아침의 빛이 천천히 스며들었다. 이번에는 죠니가 그 변화를 더 또렷하게 느꼈다. 식탁이 사라지고, 보고서가 비어가고, 부드러운 빵의 맛이 혀에서 사라지고, 창밖의 아이가 다시 빵을 훔치기 전의 시간으로 돌아간다.
죠니는 눈을 감았다가 떴다.
다시 창가였다.
다시 아침이었다.
문밖에서 장부를 찾는 소리가 들렸다.
푸리나가 곧 들어올 것이다.
그레이도, 레이튼도, 하융도, 아스트리트의 질문도 다시 올 것이다.
죠니는 창밖의 아이를 보았다.
이번에는 아이가 아직 빵을 훔치지 않았다. 가게 앞에서 망설이고 있었다.
죠니는 낮게 말했다.
“완벽하게 고치면, 다 사라지는 건가.”
문이 열렸다.
푸리나가 들어왔다.
“죠니!”
죠니는 그녀를 보았다. 그리고 그녀가 제목을 꺼내기도 전에 말했다.
“이번엔 읽어봐.”
푸리나가 멈췄다.
“정말?”
죠니는 한숨을 쉬었다.
“응.”
푸리나의 얼굴이 환해졌다.
“좋아! 오늘의 극 제목은—”
그는 벌써 후회했다.
하지만 아주 조금, 웃고 있었다.
막이 열렸다.
**3막 — 세 번째 하루: 완벽한 하루**
그 아래, 아직 지워지지 않은 장부의 낙서처럼 한 줄이 남았다.
**— 실수를 모두 없앤 자리에는, 때때로 웃음도 함께 사라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