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 저장용

#1618 판도 저장용 (384)

#0frontier◆375yl3Cdme(HVEm..SaGW)2025-02-21 (금) 11:2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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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 the good of all of us, except the ones who are dead."
#377frontier◆375yl3Cdme(79179b6c)2026-05-08 (금) 16:27:26
아레가 보는 조지아의 하늘은 영원토록 스러지지 않는 황혼에 무거이 짓눌려 있었다. 아니, 짓누른다기보다는 눅눅한 담요처럼 부드럽게 덮어 안고 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그녀가 감각하는 [지상명계 : 안식농원]의 공기에는 언제나 달큰하고도 떫은 과발효의 향이 감돌았다. 그것은 단순한 과실이 썩어가는 향이 아니었다.

이승에서 다 씻어내지 못한 생자들의 미련과, 죽은 자들이 토해낸 회한의 업보가 십자가 형태의 거대한 포도나무 줄기를 타고 올라와 맺힌 냄새였다.

타마르 여왕은 성 니노의 포도나무 십자가 아래, 비단 방석 위에 비스듬히 몸을 눕히듯 기대고 있었다.

백골이 되어 흙으로 돌아갔어야 마땅할 그녀의 육신은 지상명계의 법도 아래 유려하고도 창백한 생전의 형상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었다.

서늘한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얇은 옷자락이 나른하게 흩날렸고, 반쯤 감긴 그녀의 서늘한 눈동자에는 포도송이처럼 짙은 보랏빛 황혼이 담겨 일렁였다.

그녀의 시선이 머무는 농원의 초입.
마치 이 평온한 황혼의 세계와 어울리지 않는 듯한, 그러나 누구보다도 짙은 '죽음의 침묵’을 등 뒤에 주렁주렁 매달고 걷는 여인이 서 있었다.
첫 번째 마가트로이드, 아레. 수만 가닥의 실타래를 짜내어 가라앉는 모든 이들을 추모하는 어머니가 지상명계의 흙을 밟고 있었다.

“이곳의 흙냄새는 전장의 피비린내와는 조금 다르지요?”

타마르의 목소리는 나른하게 늘어지며 허공에 섞여들었다. 그녀는 섬세한 손가락을 뻗어, 머리 위로 처진 굵은 포도나무 가지에서 유독 크고 검붉게 익은 포도알 하나를 톡, 따냈다.

“짐의 농원에 온 것을 환영한답니다, 침묵으로 가라앉는 길을 이끄는 어린양.”

아레 마가트로이드는 걸음을 멈추었다. 그녀의 깊고 고요한 눈동자가 포도나무 십자가 너머, 명계문에서 새어나오는 스산한 빛을 향했다. 아레의 치맛자락 아래로는 보이지 않는 무수한 실들이 땅에 끌리듯 얽혀 있었다.

“이곳의 능선은…”
아레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녀의 음성은 타마르의 부드러움과는 결이 다른, 철저히 억눌린 슬픔을 품고 있었다.
“제가 굽어보는 가장 낮은 바다의 고요함과 닮아 있군요. 하지만 위대한 시왕이시여, 당신의 농원은 너무도 평온하여… 심연으로 가라앉는 아이들의 비명이 들리지 않습니다.”

타마르는 따낸 포도알을 엄지와 검지 사이에서 느릿하게 굴렸다. 그녀의 창백한 입가에 나긋한 호선이 그려졌다.

“당연하답니다. 짐의 포도나무는 그 비명을 양분 삼아 자라나니까요.”

타마르의 손가락에 약간의 힘이 들어갔다. 툭, 질척. 과피가 터지며 검붉은 즙이 그녀의 하얀 손가락을 타고 스멀스멀 흘러내렸다. 그것은 누군가의 맹세였고, 누군가의 억울한 피였으며, 생사가 뒤엉킨 죄의 무게였다.

“산 자들의 부서진 인과, 흘리지 못한 눈물, 전장에서 토해낸 저주들… 그 모든 업은 이 십자가의 가지에 맺혀 단맛을 품은 과실로 익어가지요. 너무 일찍 따면 떫고, 너무 늦게 두면 썩어버리는 법. 죄란 그런 것이랍니다.

그래서 짐이 이곳에서 기다리는 것이지요. 무거워진 죄가 땅으로 떨어지고, 영혼이 온전한 형상을 빈 껍데기처럼 남겨둘 때 비로소 심판을 내리고 안식을 주기 위해서.”

타마르는 품 안에서 가벼운 부채를 꺼내어 아랫입술을 살짝 가렸다.

“허나, 그대는 안식을 주지 않는군요. 잊혀진 것들을 기어코 다시 기억해내며, 그 무거운 실타래로 아이들의 목을… 아니, 영혼을 동여매고 있으니 말입니다.”

아레는 흔들림 없는 시선으로 타마르를 마주 보았다. 농원의 바람이 아레의 머리칼을 스치고 지났지만, 그녀가 풍기는 정체된 한기는 흩어지지 않았다.

“비극을 망각으로 덮는 것이 안식이라면, 저는 기꺼이 그 안식을 거부할 것입니다.”
아레가 한 걸음 다가서며, 허공에 드리워진 보이지 않는 실타래를 어루만지듯 손을 들어 올렸다.
“잊혀진 이들은 끝내 두 번째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니. 실의 무게에 살이 찢기고 끝내 몸이 천저로 가라앉더라도, 그들을 제 품에 묶어둘 것입니다. 그 침묵조차 저의 업이기에.”

크툰인형의 섭리. 죽은 것들을 기어코 추모하여 다시 파내려는 지독한 집착.
타마르는 아레의 등 뒤로 일렁이는 짙은 암영의 궤적을 바라보며 가볍게 눈을 내리깔았다. 죽은 자에게 명부의 질서를 부여하는 시왕의 눈에는, 아레의 그러한 맹세가 지극히 오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너무나 가엾게 비쳤다.

“참으로 무겁고도 잔인한 사랑이군요, 아레 마가트로이드.”

타마르가 부채를 접으며 몸을 일으켰다. 그녀가 자세를 바꾸자, 주변에 늘어진 수천 개의 포도송이들이 일제히 바람에 흔들리며 바스락거리는 기괴한 파음(破音)을 토해냈다.
황혼의 빛이 일순간 짙어지며, 타마르 여왕의 발밑으로 짙은 명계의 위엄이 비석처럼 꽂혀 내리는 듯했다. 평소의 다정함 속에 숨겨져 있던 ‘시왕(十王)’ 만포대왕으로서의 가차 없는 격이 피부를 찌를 듯 번져갔다.

“짐은 끝난 길의 주인이랍니다. 십자가는 길을 가리키는 것이지, 영혼의 발목을 묶어 시들게 하는 말뚝이 되어서는 안 되지요.”
그녀의 목소리에서 나른한 어미가 탈각되고, 판결을 내리는 듯한 서늘한 울림이 흘러나왔다.
“그대가 기억이라는 그물로 그들을 붙잡아둔다 해도, 막이 닫힌 영혼은 결국 지쳐 바스라질 뿐. 죽음이란 그리 가벼운 족쇄가 아니랍니다.”

그러나 곧바로, 타마르는 다시 부드러운 여왕의 미소를 띠며 손에 묻은 포도즙을 명계의 바람에 날려 보냈다. 팽팽하게 당겨졌던 농원의 긴장감이 거짓말처럼 사그라지며 부드러운 온도가 감돌았다.

“하지만, 산 자들의 슬픔까지 짐이 판결할 수는 없는 노릇이겠지요. 그대 역시 상처를 담아내는 그릇. 그대의 길이 아직 황혼에 닿지 않았다면, 짐은 그저 먼발치에서 바라볼 뿐이랍니다.”

타마르는 손짓하여 자신이 누워 있던 자리 맞은편에 놓인 융단과, 붉은 과즙이 가득 찬 금잔을 가리켰다.

“이곳에 머무는 동안만이라도 쉬어가도록 하세요. 그대의 어깨를 짓누르는 그 수많은 비극의 무게를, 발밑에 엉킨 실타래를 잠시 나무에 걸어두고 말이지요. 굳이 막이 닫히지 않아도…….”

타마르는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기꺼운 위로를 건넸다.

“포도나무 아래에는 누구에게나 짙은 그늘이 내리는 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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