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99 [AA/앵커/다이스/S.T] 당신은 어두운 세상을 거니는 여행자인 듯합니다. -시트정리판- (262)
작성자:선두◆lg7KJwaezC
작성일:2025-04-16 (수) 15:11:54
갱신일:2025-12-16 (화) 12:22:09
#0선두◆lg7KJwaezC(dFHP7/Vi4a)2025-04-16 (수) 15:11:54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厶ィ: : : : .:|ト廴{.: .: .:|: : : : :|: //, |: : : :|
| : |: : |:|イ ´_: : : : |\ト: \: :|: .: .: .:|/: :/,: : : : |
|:|.:|: : |:Ν=ミΝ:\:| rf冖弌: :|: : : : :|: : :/i: : : : |
|:|.:|: : |:{ f笊 `` f笊i; 刈: : : :/: :/: j: : : : |
|:Ⅵ: ∧ 乂ソ Vツ / : : /ヘ/: /]: : : :/
乂)|: |:∧ 、 厶: : /ク j/ ] : : /
八:Ν | |: Ν/ 7: :/ 뭔가 커지는 느낌도 들지만 아무튼 오케이
こ二二二二二ぅh:| 、 ( ] 人(´ //
. ]ニニニニ二二[ リ 〕h、 _ rf | 丈こ ィ{
. ]  ̄ ̄ ̄ ̄ ̄ [ 丈こノ` rf升 ---┴ ┐ 丈フ
. ] ト / ,小 ∨
rヘ] 丈¨¨冖弌冖 / ̄\_jrfГ ̄] /^ーテ── 、
r\ \ 丈¨冖=- _ \{:. :. :. {:/:. :. :. :. | /:: :: / :: :: :: :: :: }
1. 본 작품은 잡담판 Astra Bibliothecae ~ 환상서고의 설정을 차용하고 있으나 설정을 몰라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2. 여기 올려지는 시트들 대부분은 오피셜피셜이 될 예정이나 이건 좀하면서 하이드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습니다.
3. Let's Enjoy! 선두도 먹어!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厶ィ: : : : .:|ト廴{.: .: .:|: : : : :|: //, |: : : :|
| : |: : |:|イ ´_: : : : |\ト: \: :|: .: .: .:|/: :/,: : : : |
|:|.:|: : |:Ν=ミΝ:\:| rf冖弌: :|: : : : :|: : :/i: : : : |
|:|.:|: : |:{ f笊 `` f笊i; 刈: : : :/: :/: j: : : : |
|:Ⅵ: ∧ 乂ソ Vツ / : : /ヘ/: /]: : : :/
乂)|: |:∧ 、 厶: : /ク j/ ] : : /
八:Ν | |: Ν/ 7: :/ 뭔가 커지는 느낌도 들지만 아무튼 오케이
こ二二二二二ぅh:| 、 ( ] 人(´ //
. ]ニニニニ二二[ リ 〕h、 _ rf | 丈こ ィ{
. ]  ̄ ̄ ̄ ̄ ̄ [ 丈こノ` rf升 ---┴ ┐ 丈フ
. ] ト / ,小 ∨
rヘ] 丈¨¨冖弌冖 / ̄\_jrfГ ̄] /^ーテ── 、
r\ \ 丈¨冖=- _ \{:. :. :. {:/:. :. :. :. | /:: :: / :: :: :: :: :: }
1. 본 작품은 잡담판 Astra Bibliothecae ~ 환상서고의 설정을 차용하고 있으나 설정을 몰라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2. 여기 올려지는 시트들 대부분은 오피셜피셜이 될 예정이나 이건 좀하면서 하이드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습니다.
3. Let's Enjoy! 선두도 먹어!
#227frontier◆375yl3Cdme(4vyIV8zz/W)2025-07-15 (화) 13:45:22
_____
_,-‐-'´..:.:.:.:.:.:.:.`‐-、_//
____,--'´ ..:.:.:.:.:.:.:.:.:.:.:.:.ヽ:.:/
,イ ̄´´ ..:.:.:.:.:.:.:.:.:.:.:.:.:.ヽ/| __イゝ
/i:l ..:.:.:.:.:.:.:.:.:.:.:.:.:.:ヽ://
:i:i:i:l ..:.:.:.:.:.:.:.:.:.:.:.:.:.:.ヽ:〈_
:i:i:i:l ..:.:.:.:.:.:.:.:.:.:.:.:.:.:.:ヽ:./ _,
l:i:i:il ..:.:.:.:.:.:.:.:.:.:.:.:.:.:.:ヽ:.:/′/ ∠>
li:i:i:il ..:.:.:.:.:.:.:.:.:.:.:.:.:.:.:.ヽ ∠_
.li:i:i:il ..:.:.:.:.:.:.:.:.:.:.:.:.:.:.:.:ヽ:.:. <
..li:i:i:il ..:.:.:.:.:.:.:.:.:.:.:.:.:.:.:.:.ヽ:.:. /
. li:i:i:il ..:.:.:.:.:.:.:.:.:.:.:.:.:.:.:.:.:ヽ:/
li:i:i:il ..:.:.:.:.:.:.:.:.:.:.:.:.:.:.:.:.:.ヽ:./
.li:i:i:il ..:.:.:.:.:.:.:.:.:.:.:.:.:.:.:.:.:.:.ヽ∠
li:i:i:il ..:.:.:.:.:.:.:.:.:.:.:.:.:.:.:.:.:.:.:ヽ..て
.li:i:i:il ..:.:.:.:.:.:.:.:.:.:.:.:.:.:.:.:.__ヾ <ヽ
li:i:i:il ..:.__,-‐-'´ ̄=_/ ̄ヽ、 ⌒
.li:i:i:il _,-‐'´ ̄三三三三三,-'´___,-'´
li:i:i:il _,-‐'´三三三三三三-‐'´ ̄ "´
.li:i:i:il _,-‐'´三三三三三-‐'´ ̄
li:i:i:il _,-‐'´三三三三-‐'´ ̄
.li:i:i:il _,-‐'´三三三三-‐'´
li:i:l/三三三三-‐'´
.li:/三_,-‐'´ ̄
━━━━━━━━━━━━━━━━━━━━━━━━━━━━━━━━━━━━━━━━━━━━━━━━━━━━━━
《물체명》 : Malleus Spinarum
《이명》 : 「척추를 부수는 망치」
《유형》 : 사상서.
《활동영역》 : 흑의 재판, 블러드피엔드.
━━━━━━━━━━━━━━━━━━━━━━━━━━━━━━━━━━━━━━━━━━━━━━━━━━━━━━
문학국 출신의 어느 자매가 있었다. 두 자매는 언젠가 성인이 되면 함께 순례를 떠나기로 하였으나,
언니 측이 문학국의 개국 30주년을 맞아 문학국의 역사와 개척의 별의 서사시를 재창작하는,
수십의 작가들이 참가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에 선정되며 여동생이 먼저 순례에 나서게 된다.
몇 달 뒤, 프로젝트를 훌륭히 마친 언니 역시 문학국 출신의, 그리고 행사에 참가한 다른 국가의 순례객들과 함께 순례에 나서게 된다.
평소 뭐 하나에 꽂히면 주위를 보지 못하던 여동생이 깜빡하고 두고 가버린 장서 콜렉션을 챙겨서.
그러나 몇 개 즈음의 국가를 거쳐가다 야영하던 중, 불침번을 서던 추적국 출신의 길잡이의 오른팔이 깔끔하게 잘려나갔다.
곧 신체국 출신 전위의 척추가 그의 등에서 벗어나 어둠 속으로 날아가 사라졌다.
문학국 출신 동료의 척추가 자신의 눈 앞에서 맨손으로 뽑혀나가고 나서야,
그녀는 자신의 여동생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그녀의 영민한 두뇌는 스스로가 내린 결론을 거부했고, 여동생에게 도망치라고, 여긴 위험하다고 악을 질러댔다.
여동생은 언니를 다시 만나 반가운 듯 밝게 웃고 있었다. 언니 뒤에 숨기라도 하려는 건지 오히려 이쪽으로 다가오긴 했지만.
그렇게 다가오고. 다가오고. 다가와 그 손이 포옹하듯 그녀의 등에 맞닿은 그 순간.
여동생의 상반신이 허공에서 산산이 흩어 뿌려졌다.
흑으로 된 전신갑주와 거대한 대검을 지닌 험악한 인상의 남자는 너무 늦어서 미안하다는 짧은 사과를 전했다.
아마 맨주먹으로 전신갑주를 두들기고 얼굴을 햘퀴려 들었던 것도 같다. 그가 그러하고자 했다면 그녀도 여동생의 뒤를 따랐으리라.
그러나 그 남자는 그걸 묵묵히 맞아주고만 있다가 도리어 그녀의 손톱이 뒤틀려 뽑혀나가는 걸 보고는 조용히 그녀를 밀어낼 뿐이었다.
그녀가 어느 정도 진정, 그러니까 발작을 멈추고 지쳐 땅에 쓰러지자 그도 바닥에 걸터앉아 몇 가지 설명을 건내었다.
척추교도라고. 남성은 그나마 낫지만 여성이라면 원래 성격과 동기가 어떠했든 백에 백 저런 결말을 맞는다고.
그러니 남자든 여자든 척추교와 관련된 물건을 가지고 있거나 도움만 주어도 모조리 쳐죽이는 게 그들을 위한 길이라고.
그런 말을 건네는 그는 광신에 가득 차있었지만 그의 삐걱이는 장비와 몸에 돋아난 상처와 흉터들은 너무나도 위태로워 보였다.
그녀가 조금만 더 이타적인 사람이었다면 그것은 그녀가 그를 따를 동기가 되었으리라.
그러나 그녀는 그보다는 이기적인 사람이었기에, 그에게 이제는 너무 많이 남아버린 물자 몇이나 건내고 그와의 만남을 마무리했다.
공허한 눈으로 더 갈 곳도 없었기에 순례를 이어가던 그녀는 고통으로 가득찬 섬에서 왔다는 어느 사람을 만났다.
그는 블러드피엔드의 고통교가 가르치는 고통의 별에 대한 교리가 모순적이고 설화와 어긋나있다 여겨,
고통의 별에 대해 다루는 다른 교리인 척추교의 연구를 위해 이 극지까지 온 이였다.
개척자들의 얼음 대륙이라더니 어째 자신의 고향보다 풍요로운 것 같다는 농담따먹기 뒤로, 그녀는 하나의 길을 보았다.
그녀가 차마 버리지 못하고 여기까지 끌고 온 장서 속의 책 한 권이 푸르게 빛나던 것도 그 때였다.
수많은 권능이 격발되었다. 기록의 영점보존. 재구성의 원점가속. 선두의 광기자각.
그렇게 그녀는 정신에 수많은 보호막을 두른 채 고통의 별의 척추를 깎아 만든 심연 아래로 발걸음을 옮겼다.
Malleus Spinarum는 한 권의 책이나, 수많은 판본이 전해져 내려온다.
초기 판본에는 척추교에 대한 맹목적인 증오와 이미 블러드피엔드에서도 잘 알려진 상피적인 내용이 과장되게 서술하며 척추교를 조롱한다.
중기 판본에는 척추교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와 척추교의 관점에서 서술된 교리, 그리고 그럼에도 척추교가 인간의 도리를 넘어선 재앙으로부터의 수호라는
겉포장 아래에 결국은 마녀를 긍정하는 모순점을 지니고 있음을 해체하고 지적한다.
다만 해당 지적에 더해지는 근거가 많아질수록, 지적의 논점은 점차 모호해진다.
후기 판본은 논점이 겉잡을 수 없을 정도로 난잡해지며 극후반에 이르면 교리에 대한 논의는 그 무엇보다 풍성해지지만 그 논조는 흑의 재판이 소지한 압류품과 구분하기 힘들다.
그녀가 언젠가의 판본을 약속된 장소에 두고 떠났을 때, 그녀는 문득 푸르고 검은 불이 그녀의 자아 속에서 뭔가 중요한 것을 사르는 느낌을 받았다.
그 뒤의 일은 잘은 기억나지 않는다.
어느 설원에서, 누군가를 쫓고, 저주하고, 비웃다가, 분명 본 적 있었을 대검이 날아들어-
"무덤에서 인사를 건내!
만일 내가 '죽었다면'. 뭐, 나도 너무 늦을 때까지 나오지 못했다는 뜻이겠지.
하지만 나도, 너도. 서로를 너무나 잘 알잖아?
네가 그 섬 출신 주제에 이 극지 기준에서도 브레이크가 고장난 채로 태어난 사람이 아니었다면, 너와 나는 그리 좋은 친구가 되지도 못했겠지.
날 여러 번 도와준 건 고맙지만, 이번에도 도와줬으면 해. 날 구하긴 너무 늦었지만.
난 이곳에 너무나 깊숙이 잠겨버렸지만 아직도 풀어낼 것들이 많거든.
이 책을 극지에 퍼트리려 한다면, 그 마녀의 그림자가 네게도 닿을 거고, 이 책도 함께 사라져 버릴 거야.
그러니 퇴고를 거쳐 내 글을 네 고향까지 가져가는 건 네 몫이 될 테고.
그럼에도, 언젠가 나를 죽인 이들에게 네가 언젠가 그 대가를 치루게 해주리라 믿어.
갈 수 있는 곳까지 가서, 진실을 밝혀 달라고.
아, 이 책을 완성시켜달라는 뜻은 아니야. 넌 나만큼 글을 잘 쓰진 못하잖아?"
-엮은이가 수록한 감사의 말 중에서.
_,-‐-'´..:.:.:.:.:.:.:.`‐-、_//
____,--'´ ..:.:.:.:.:.:.:.:.:.:.:.:.ヽ:.:/
,イ ̄´´ ..:.:.:.:.:.:.:.:.:.:.:.:.:.ヽ/| __イゝ
/i:l ..:.:.:.:.:.:.:.:.:.:.:.:.:.:ヽ://
:i:i:i:l ..:.:.:.:.:.:.:.:.:.:.:.:.:.:.ヽ:〈_
:i:i:i:l ..:.:.:.:.:.:.:.:.:.:.:.:.:.:.:ヽ:./ _,
l:i:i:il ..:.:.:.:.:.:.:.:.:.:.:.:.:.:.:ヽ:.:/′/ ∠>
li:i:i:il ..:.:.:.:.:.:.:.:.:.:.:.:.:.:.:.ヽ ∠_
.li:i:i:il ..:.:.:.:.:.:.:.:.:.:.:.:.:.:.:.:ヽ:.:. <
..li:i:i:il ..:.:.:.:.:.:.:.:.:.:.:.:.:.:.:.:.ヽ:.:. /
. li:i:i:il ..:.:.:.:.:.:.:.:.:.:.:.:.:.:.:.:.:ヽ:/
li:i:i:il ..:.:.:.:.:.:.:.:.:.:.:.:.:.:.:.:.:.ヽ:./
.li:i:i:il ..:.:.:.:.:.:.:.:.:.:.:.:.:.:.:.:.:.:.ヽ∠
li:i:i:il ..:.:.:.:.:.:.:.:.:.:.:.:.:.:.:.:.:.:.:ヽ..て
.li:i:i:il ..:.:.:.:.:.:.:.:.:.:.:.:.:.:.:.:.__ヾ <ヽ
li:i:i:il ..:.__,-‐-'´ ̄=_/ ̄ヽ、 ⌒
.li:i:i:il _,-‐'´ ̄三三三三三,-'´___,-'´
li:i:i:il _,-‐'´三三三三三三-‐'´ ̄ "´
.li:i:i:il _,-‐'´三三三三三-‐'´ ̄
li:i:i:il _,-‐'´三三三三-‐'´ ̄
.li:i:i:il _,-‐'´三三三三-‐'´
li:i:l/三三三三-‐'´
.li:/三_,-‐'´ ̄
━━━━━━━━━━━━━━━━━━━━━━━━━━━━━━━━━━━━━━━━━━━━━━━━━━━━━━
《물체명》 : Malleus Spinarum
《이명》 : 「척추를 부수는 망치」
《유형》 : 사상서.
《활동영역》 : 흑의 재판, 블러드피엔드.
━━━━━━━━━━━━━━━━━━━━━━━━━━━━━━━━━━━━━━━━━━━━━━━━━━━━━━
문학국 출신의 어느 자매가 있었다. 두 자매는 언젠가 성인이 되면 함께 순례를 떠나기로 하였으나,
언니 측이 문학국의 개국 30주년을 맞아 문학국의 역사와 개척의 별의 서사시를 재창작하는,
수십의 작가들이 참가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에 선정되며 여동생이 먼저 순례에 나서게 된다.
몇 달 뒤, 프로젝트를 훌륭히 마친 언니 역시 문학국 출신의, 그리고 행사에 참가한 다른 국가의 순례객들과 함께 순례에 나서게 된다.
평소 뭐 하나에 꽂히면 주위를 보지 못하던 여동생이 깜빡하고 두고 가버린 장서 콜렉션을 챙겨서.
그러나 몇 개 즈음의 국가를 거쳐가다 야영하던 중, 불침번을 서던 추적국 출신의 길잡이의 오른팔이 깔끔하게 잘려나갔다.
곧 신체국 출신 전위의 척추가 그의 등에서 벗어나 어둠 속으로 날아가 사라졌다.
문학국 출신 동료의 척추가 자신의 눈 앞에서 맨손으로 뽑혀나가고 나서야,
그녀는 자신의 여동생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그녀의 영민한 두뇌는 스스로가 내린 결론을 거부했고, 여동생에게 도망치라고, 여긴 위험하다고 악을 질러댔다.
여동생은 언니를 다시 만나 반가운 듯 밝게 웃고 있었다. 언니 뒤에 숨기라도 하려는 건지 오히려 이쪽으로 다가오긴 했지만.
그렇게 다가오고. 다가오고. 다가와 그 손이 포옹하듯 그녀의 등에 맞닿은 그 순간.
여동생의 상반신이 허공에서 산산이 흩어 뿌려졌다.
흑으로 된 전신갑주와 거대한 대검을 지닌 험악한 인상의 남자는 너무 늦어서 미안하다는 짧은 사과를 전했다.
아마 맨주먹으로 전신갑주를 두들기고 얼굴을 햘퀴려 들었던 것도 같다. 그가 그러하고자 했다면 그녀도 여동생의 뒤를 따랐으리라.
그러나 그 남자는 그걸 묵묵히 맞아주고만 있다가 도리어 그녀의 손톱이 뒤틀려 뽑혀나가는 걸 보고는 조용히 그녀를 밀어낼 뿐이었다.
그녀가 어느 정도 진정, 그러니까 발작을 멈추고 지쳐 땅에 쓰러지자 그도 바닥에 걸터앉아 몇 가지 설명을 건내었다.
척추교도라고. 남성은 그나마 낫지만 여성이라면 원래 성격과 동기가 어떠했든 백에 백 저런 결말을 맞는다고.
그러니 남자든 여자든 척추교와 관련된 물건을 가지고 있거나 도움만 주어도 모조리 쳐죽이는 게 그들을 위한 길이라고.
그런 말을 건네는 그는 광신에 가득 차있었지만 그의 삐걱이는 장비와 몸에 돋아난 상처와 흉터들은 너무나도 위태로워 보였다.
그녀가 조금만 더 이타적인 사람이었다면 그것은 그녀가 그를 따를 동기가 되었으리라.
그러나 그녀는 그보다는 이기적인 사람이었기에, 그에게 이제는 너무 많이 남아버린 물자 몇이나 건내고 그와의 만남을 마무리했다.
공허한 눈으로 더 갈 곳도 없었기에 순례를 이어가던 그녀는 고통으로 가득찬 섬에서 왔다는 어느 사람을 만났다.
그는 블러드피엔드의 고통교가 가르치는 고통의 별에 대한 교리가 모순적이고 설화와 어긋나있다 여겨,
고통의 별에 대해 다루는 다른 교리인 척추교의 연구를 위해 이 극지까지 온 이였다.
개척자들의 얼음 대륙이라더니 어째 자신의 고향보다 풍요로운 것 같다는 농담따먹기 뒤로, 그녀는 하나의 길을 보았다.
그녀가 차마 버리지 못하고 여기까지 끌고 온 장서 속의 책 한 권이 푸르게 빛나던 것도 그 때였다.
수많은 권능이 격발되었다. 기록의 영점보존. 재구성의 원점가속. 선두의 광기자각.
그렇게 그녀는 정신에 수많은 보호막을 두른 채 고통의 별의 척추를 깎아 만든 심연 아래로 발걸음을 옮겼다.
Malleus Spinarum는 한 권의 책이나, 수많은 판본이 전해져 내려온다.
초기 판본에는 척추교에 대한 맹목적인 증오와 이미 블러드피엔드에서도 잘 알려진 상피적인 내용이 과장되게 서술하며 척추교를 조롱한다.
중기 판본에는 척추교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와 척추교의 관점에서 서술된 교리, 그리고 그럼에도 척추교가 인간의 도리를 넘어선 재앙으로부터의 수호라는
겉포장 아래에 결국은 마녀를 긍정하는 모순점을 지니고 있음을 해체하고 지적한다.
다만 해당 지적에 더해지는 근거가 많아질수록, 지적의 논점은 점차 모호해진다.
후기 판본은 논점이 겉잡을 수 없을 정도로 난잡해지며 극후반에 이르면 교리에 대한 논의는 그 무엇보다 풍성해지지만 그 논조는 흑의 재판이 소지한 압류품과 구분하기 힘들다.
그녀가 언젠가의 판본을 약속된 장소에 두고 떠났을 때, 그녀는 문득 푸르고 검은 불이 그녀의 자아 속에서 뭔가 중요한 것을 사르는 느낌을 받았다.
그 뒤의 일은 잘은 기억나지 않는다.
어느 설원에서, 누군가를 쫓고, 저주하고, 비웃다가, 분명 본 적 있었을 대검이 날아들어-
"무덤에서 인사를 건내!
만일 내가 '죽었다면'. 뭐, 나도 너무 늦을 때까지 나오지 못했다는 뜻이겠지.
하지만 나도, 너도. 서로를 너무나 잘 알잖아?
네가 그 섬 출신 주제에 이 극지 기준에서도 브레이크가 고장난 채로 태어난 사람이 아니었다면, 너와 나는 그리 좋은 친구가 되지도 못했겠지.
날 여러 번 도와준 건 고맙지만, 이번에도 도와줬으면 해. 날 구하긴 너무 늦었지만.
난 이곳에 너무나 깊숙이 잠겨버렸지만 아직도 풀어낼 것들이 많거든.
이 책을 극지에 퍼트리려 한다면, 그 마녀의 그림자가 네게도 닿을 거고, 이 책도 함께 사라져 버릴 거야.
그러니 퇴고를 거쳐 내 글을 네 고향까지 가져가는 건 네 몫이 될 테고.
그럼에도, 언젠가 나를 죽인 이들에게 네가 언젠가 그 대가를 치루게 해주리라 믿어.
갈 수 있는 곳까지 가서, 진실을 밝혀 달라고.
아, 이 책을 완성시켜달라는 뜻은 아니야. 넌 나만큼 글을 잘 쓰진 못하잖아?"
-엮은이가 수록한 감사의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