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현대판타지/HL]피안화 물든 빛 - 13

#6708 [1:1/현대판타지/HL]피안화 물든 빛 - 13 (1001)

종료
#0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qg74xDspi2)2025-09-05 (금) 16:3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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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본질이 천하의 악당이건, 저열한 건달이건 더 이상 중요치 않아요. 이 순간 제일 기억해야 할 것은 당신은 약속을 지켰고, 저는 당신을 신경써야한다는 사실 뿐이에요."
붉은 눈이 그를 흘겨본다. 복잡한 심경이 소용돌이 쳤지만 해야 할 말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내게 헛된 의미을 심어놓은건 그대야. 그러니 계속 헛되지 않기를 바라게 해줘."
소녀의 흰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남자가 고개를 숙였다. 빛 바랜, 생기 없이 탁해진 눈빛이 멍하게 아래를 바라본다.

"제가 한것은 그저 다른 이가 할 수 있는 일을 직접 한 것 밖에 없습니다."

언제나 푸르렀던 그의 눈동자의 색이 바래지는 점점 바래지는 것 같은건 기분 탓일까. 기분탓이 아닐 것만 같아 바라보던 여인의 눈이 가늘어졌다.

"하지만 저를 불쌍히 여기신다면 부디 조금만 더 함께 있어주세요."
하지만 그렇게 저를 붙잡는 그에게 그를 마음에 둔 자신이 무어라 말하겠는가. 남자는 소녀가 힐난하려는 듯 입을 달싹이다 마는걸 알았다.

그래도 상관없었다.

그녀와 함께 있으면 산산히 부서진 자신의 과거도, 모든 가능성과 선택지를 잃어버린 미래도 생각하지 않은 채 오롯이 함께있는 지금만을 생각 할 수 있었으니까.
#70알렌 - 린(xfiVmE7EPC)2025-09-08 (월) 13:13:51
촤악!

알렌이 힘껏 팔을 올려치자 마치 파도처럼 린의 위로 물이 쏟아져 내렸다.

첨벙!

"어? 린 씨?"

이윽고 린을 흠뻑 적실 기세였던 파도에 그녀의 모습이 가려지고 커다란 소리와 함께 물보라를 남겼을 때 아까까지 그녀의 모습이 신기루라도 되는 것처럼 사라져 있었다.

콕!

"앗!"

순간 옆구리를 찌르는 느낌에 몸을 뒤틀며 그곳을 보았지만 이미 그 자리에는 작은 물결 외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아있었다.

"거칠고, 바보에다, 무신경하고,"

이윽고 알렌의 시선을 피해 빙글빙글 돌면서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알렌을 놀리는 린.

"에잇!"

오기가 생긴 알렌은 린의 목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무작정 몸을 던졌고 그러자 린은 오히려 그런 알렌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알렌을 받아내었다.

"여자 마음이라고는 하나도 모르고."

래쉬가드는 이미 흠뻑 젖어있었고 그대로 알렌의 품에서 선글라스를 벗어 알렌에게 돌려줄 것처럼 알렌의 앞으로 가져다 대더니 이내 휙하고 다시 자신 쪽으로 가져갔고 선글라스로 인하여 시야가 가려지는 짧은 순간에 다시 알렌의 품을 벗어나 주변을 맴돌았다.

"린 씨도..!"

자신의 품을 벗어난 린에게 다시한번 물보라를 일으키는 알렌.

"여기와서 린 씨를 보며 얼마나 불안했는지 전혀 모르시잖아요!"

평소라면 언제나 미안하다는 말이 먼저 나오는 알렌이 정말 드물게 누군가를 탓하는 말을 했지만 그의 말에는 억울함이나 화가 났다는 감정은 전혀 없이 그저 즐거움만이 가득한 목소리였다.

첨벙!

다시한번 물보라가 파도처럼 린의 위에서 떨어지자 린은 자연스레 자리를 피했지만

"잡았다!"

마치 그곳으로 올거라는걸 미리 알았다는 듯이 기다리던 알렌의 품으로 쏙 들어가 버렸고 알렌은 다시는 안놓아주겠다는 듯이 그녀를 꼭 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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