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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03 테스트 (0)

#0무시래기◆A8CYf2gtjy(9b89c1fa)2026-09-13 (일) 22:03:49
연구진은 야오틀라넥이 근무했던 신전과 그와 관계없는 신전들의 장부를 비교하기 시작했다. 경제학자가 합류한 이유도 단순했다. 타코가 정말 사람 대신 놓인 물건이었다면 그것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 역시 어디선가 나와야 했다. 신전의 물건을 썼다면 장부에는 아무리 작더라도 흔적이 남을 가능성이 있었다.

실제로 야오틀라넥의 신전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소량의 식량 폐기가 있었다.

옥수수와 고기와 고추.

각각만 보면 하찮은 양이었다. 그러나 한데 모으면 이야기가 달라졌다.

“타코 한두 개 정도는 만들 수 있겠군요.”

물론 식량 폐기만으로 타코를 증명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연구진은 같은 기준을 수도와 근교의 다른 신전들에 적용했다. 대부분은 아무 의미 없는 노이즈였다. 식량은 상했고, 쥐가 먹었으며, 관리자는 실수했고, 때로는 그냥 누군가 훔쳐 먹었을 것이다.

그런데 시간을 변수로 넣자 노이즈 속에서 모양이 나타났다.

야오틀라넥이 죽었다.

이상 폐기가 늘어났다.

또 다른 신전에서 나타났다.

그리고 또 다른 신전.

시계열의 마지막 지점에서 그 비율은 35퍼센트를 넘었다.

연구실에 있던 사람들은 한동안 그래프를 바라봤다. 누군가는 야오틀라넥의 죽음 이후 그의 방식이 퍼졌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입 밖으로 내는 사람은 없었다. 선후관계와 인과관계는 다른 것이었다.

그때 경제학자가 그래프를 축소했다.

“잠깐만요.”

그가 가리킨 곳은 오른쪽이 아니었다.

왼쪽이었다.

야오틀라넥 이전.

거기에도 점이 있었다.

하나.

둘.

그리고 몇 개 더.

연구원 한 명이 말했다.

“……야오틀라넥이 최초가 아니네요.”

그 순간 연구진이 몇 년 동안 품고 있던 질문 하나가 조용히 죽었다.

야오틀라넥은 왜 타코를 발명했는가?

그는 발명하지 않았을지도 몰랐다.

---

가장 오래된 이상 폐기가 발견된 신전의 명부에서 이름 하나가 나왔다.

연구진에게는 이미 익숙한 이름이었다.

아카마피치틀.

정복 이후의 교회 기록에서 호세라는 세례명으로 등장했던 사람. 사람들을 동쪽의 고향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교회에 식량과 신발을 요청했던 현지인 협력자.

그런데 그의 이름은 훨씬 오래된 신전 명부에도 있었다.

그리고 처벌 기록에도 있었다.

죄목은 TIACO.

제물을 빼돌렸다.

처형되지는 않았다.

추방되었다.

그래서 살아남았다.

제국보다 오래.

한 연구원이 아카마피치틀의 생애를 연대순으로 정렬했다. 젊은 시절에는 이상 폐기가 나타나는 신전에서 일했다. 이후 제물을 빼돌리다 추방당했다. 수십 년 뒤 제국이 무너지자 다시 나타나 이번에는 교회의 도움을 받아 사람들을 고향으로 돌려보냈다.

“이 사람 평생 같은 짓 한 거 아닙니까?”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

너무 그럴듯했기 때문이다.

---

그러나 아카마피치틀과 야오틀라넥이 만났다는 기록은 없었다. 연구진은 인사 기록과 친족 관계, 신전 이동, 지역적 접촉 가능성을 대조했지만 직접적인 연결고리를 찾지 못했다.

대신 사람이 아니라 단어가 나타났다.

두 사람이 활동하던 시대 전후부터 인간 제물을 빼돌리는 사람 자체를 가리키는 명사적 표현이 기록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 뒤에는 더 이상한 이름들이 따라왔다.

밤의 새.

도둑 새.

왜 하필 새였을까.

몇 가지 가설이 나왔다. 밤에 움직여서. 사람을 낚아채듯 데려가서. 빠르게 사라져서.

그러다 누군가 말했다.

“날아갈 수 있으니까?”

아무도 웃지 않았다.

제물은 높은 담 안에 있었다.

어느 날 밤 사람이 있었다.

아침에는 없었다.

문으로 나오는 모습은 아무도 보지 못했다.

그렇다면—

날아간 것이다.

---

문제는 다른 제물들이었다. 한 사람이 구출되는 모습을 봤다면 다음 사람도 자신을 데려가 달라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요청은 현재 자료에서 발견되지 않았다.

답은 구출 기록이 아니라 제례 규정에서 나왔다.

다음 날 죽을 사람은 전날 따로 분리되었다.

높은 탑에 가두었다.

혼자.

날이 밝으면 문을 열었다.

그리고 죽이러 데려갔다.

연구진은 그 절차를 읽고서야 자신들이 줄곧 잘못된 장면을 상상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여러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을 몰래 빼내는 것이 아니었다.

처음부터 한 사람뿐이었다.

아무도 볼 수 없었다.

아무도 구출자의 얼굴을 알 필요가 없었다.

어쩌면 구출된 사람조차 자신을 누가 살렸는지 몰랐을 것이다.

높은 탑.

밤.

그리고 아침이 되면 사라진 사람.

그제야 ‘밤의 새’라는 이름이 전보다 조금 덜 신화적으로 들렸다.

---

탑에서 사람을 실제로 어떻게 내렸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연구진은 밧줄과 바구니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초자연적인 힘으로 내려왔을 리는 없었으니까.

하지만 이 연구는 실패했다.

밧줄이 너무 많았다.

바구니도 너무 많았다.

신전은 거대한 조직이었고 그런 물건은 어디에나 사용되었다. 사람을 빼돌리는 데 쓸 수 있는 밧줄이 존재했다는 사실과 실제로 그렇게 사용했다는 사실 사이에는 너무 넓은 간격이 있었다.

그래서 질문을 뒤집었다.

사람이 탑에서 계속 사라졌다면, 당국은 언제 탑을 포기했는가?

답은 놀랄 만큼 빨리 나왔다.

코르테스가 상륙하기 직전.

대신전에서 명령이 내려왔다.

산하 모든 신전.

탑 폐쇄.

연구진은 다시 날짜를 확인했다.

틀리지 않았다.

그리고 탑은 사라졌지만 TIACO는 사라지지 않았다.

부상당한 제물을 치료한다며 외부로 보내고 그대로 빼돌린 신관이 나타났다.

죄목은 TIACO.

형벌은 심장 적출.

또 다른 신전에서는 더 이상 속이지도 않았다.

제물을 풀었다.

전부.

무기를 주었다.

싸웠다.

붙잡혔다.

관련자는 전원 심장 적출형.

그들의 처형 날짜를 정복 연표 위에 올리자 마지막 조각 하나가 더 떨어졌다.

코르테스가 수도에 도착하기 직전이었다.

이번에는 누구도 바로 말을 하지 않았다.

너무 많은 점이 한 줄처럼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누군가 결국 그 이름을 말했다.

“타코 헤러시.”

주인공이 고개를 저었다.

“아직 아닙니다.”

좋은 이름이었다.

그래서 더 위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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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다시 타코로 돌아갔다.

신전별로 이상 폐기가 처음 나타난 시점을 지도에 찍고, 사제의 이동과 친족 관계, 행정망을 대조했다. 그러다가 경제학자가 전혀 다른 변수를 발견했다.

재산이었다.

어떤 신관이 갑자기 부유해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신전에서 이상 폐기가 나타났다.

다른 사례에서도 같은 순서가 보였다.

연구진은 신관 본인뿐 아니라 가족과 친지의 재산까지 추적하기 시작했다. 상속과 혼인, 승진과 공물처럼 설명 가능한 변화는 제외했다.

그래도 남았다.

제물이 사라진다.

재산이 늘어난다.

다른 제물이 사라진다.

다른 신관의 재산이 늘어난다.

반복됐다.

연관성은 강했다.

“돈이군요.”

“뇌물입니까?”

“그건 아직 모릅니다.”

그러다가 예외치에서 또 하나의 규칙이 나타났다.

재산 증가가 유난히 작은 사건들.

그 사건의 구출 대상과 신관의 관계를 붙여보았다.

사촌.

인척.

가까운 친족.

연구원 한 명이 말했다.

“……친척은 싸게 해준 것 같은데요.”

경제학자가 한숨을 쉬었다.

“그 표현은 논문에 쓰지 마십시오.”

그날부터 연구실에서는 그것을 친지 할인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누군가 장난으로 만들었던 ‘제물 구출 견적서’를 다시 꺼냈다.

식재료.

밧줄.

바구니.

운반비.

위험수당.

신관 사례비.

친지 할인.

웃음이 터졌다.

그러나 웃음은 오래가지 않았다.

야오틀라넥의 동시대 평가가 다시 화면에 올라왔기 때문이다.

탐욕스러운 자.

연구진은 그 기록을 믿지 않았다.

아직도 믿지 않았다.

그것은 적대자의 기록이었다.

그러나 이제 그 말을 완전히 무시하기도 어려워졌다.

사람을 구한 사람과 돈을 좋아한 사람은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

성자와 탐욕가는 서로 반대말이 아닐지도 모른다.

야오틀라넥이 실제로 무엇을 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

다만 연구진은 처음과는 전혀 다른 곳에 도착해 있었다.

처음 찾으려던 것은 타코 한두 개를 만들기 위해 사라진 식재료였다.

옥수수 조금.

고기 조금.

고추 조금.

그런데 그 작은 숫자들을 따라가자,

사람이 나왔다.

돈이 나왔다.

밤의 새가 나왔다.

심장 적출형이 나왔다.

그리고 제국이 무너지기 직전,

무기를 든 제물들이 나왔다.

연구진은 다시 장부를 바라봤다.

역사는 언제나 왕과 전쟁으로만 남는 것은 아니었다.

때로는 아주 작은 숫자로 남는다.

그리고 그 숫자를 오래 들여다보면,

누군가 살기 위해 지불했던 값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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