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3> 【잡담/다목적】 작은 새가 새롭게 우는 마을 - 006 (5000)
코토리◆EZQyFvCbTO
2025년 4월 13일 (일) 오전 04:10:52 - 2025년 4월 22일 (화) 오전 07:00:08
2025년 4월 13일 (일) 오전 04:10:52
━━━━━━━━━━━━━━━━━━━━━━━━━━━━━━━━━━━・━━━━━━━━━━━━━━━━━━━━━━━━━━━━━━━━━━━
          |     -──- ミ        ,.,,.
          |_、‐''~. . . . . . . . . . .> ,,_    ll!l!lii!
,.,,.,,.,,.,,.,、- 、,.,,.,, |. . . ._、‐''~ ̄. . . . . ./ ̄)   _,-<>>、
_____  |、‐''~ /. ./. . . . ./ . // \  f:: "'i! ',___________________________
::::::::::::::::::::::::::::::: |. . /. ./. . . . . ./ /. ./. .}/ハ ,.,.,./:":::::::::::::::::::::::::::::::::::::::::::::::::::::::::::::::::::::::::::::::::::::::::::::::::::::::::::::::::::::::::::::::::::::::::::::::::::
::::::::::::::::::::::::::::::: |////. . . . //. . . . /. ...}./∧:::::::::::::::::::::::::::::::::::::::::::::::::::::::::::::::::::::::::::::::::::::::::::::::::::::::::::::::::::::::::::::::::::::::::::::::::::::::::::::::
::::::::::::::::::::::::::::::: | :/─- ミ. /// /. . ./. . ./ . . .} :::::::::::::::::::::::::::::::::::::::::::::::::::::::::::::;;;;;;;;;;;;;;;;;;;;;;;;;;::::::::::::::::::::::::::::::::::::::::::::::::::::::::::::::::::::::::
::::::::::::::::::::::::::::::: |/  {. . ./\./{/. . ./. . . . ./. | }  :::::::::::::::::::::::::::::::::::::::::::::::::::::::::/xXXXXXXXx、  r──────-;゙、 ̄~~゙、;:;:
:::::::::::::::::::::::::::;;;; |:符羔㍉.../ /八 . / |/. ./. . | } ;ヾ:::::::::::::::::::::::::::::::::::::::::::::::::::/;v;v;v;v;v;v;v;v;゙、::::/  __    ..バ、 < <r
____目コ  | vr少 Ⅵ:/. . / ̄\./ /. . ...|/ ;;;:;;i! / ̄ ̄ ̄ ̄ ̄ ̄ ̄ ̄~∧;:;:;;;:;;:;;::::;:;::;;;:;:;/ /──/   /  ゙、゙、;:;;:;;;:;
       ゙、  |        {. .xぅぃ./ /ノ. . ./|.|:.::::::::i!/  O          /  ゙、;:;;;;;;;;;::.:;;;;;;;/_l!_回_/__./ 0  .゙、;:;;:;;:;
.      _ ゙ |  ヘ  '八(r少 )〉/ . . /.:.|.| .::.:.:, '             ./   \;:ll!l゙、;:;:;:;| 0  0 0  0  | / ̄ ̄/lll|X
  ∧  i傘!  |::.`  )>    -=彡 ...//∧乂           /      ゙、 ̄\;;|    000     .|_/__/_X-
_/vi゙、__,| |: ≧=- . . -=彡 ̄./. ./ /≧=- l亜ll         ,.'   0    ゙、__.゙、:::::::::::::::0::::::;、-─''''''""~~   __,、
/vvv゙、0 0x. rヘヘ ///._、‐''~// . / /{ ;;;;;;;;|; ̄ ̄ ̄ ̄ ̄ ̄ ̄ ̄ ̄|         | 田lll|::::::::;、-─'"     _,、-─'''"~~
vVvVvXxXx, <\\Y ./ / . /.../ . / /八、;/vVv゙、.           |  _  ____.|XX,、i-'"~    _,、-‐'"
VvVvVvVvV|  \\) / {. ./ Y. . / //}. .} !VvVvV゙、f=zxxxx、     .|. i傘! l目田,、-‐'"    ,、-‐'"
NvNvVMvVx ⊂ニYヘ..八.{  |. . . . /八..} xvVvVv/vVvVvVXx.、   |   ̄_,、-‐'"~   _,、-‐'"~
          |__ノハ }    /|. . . // ノノ
          |. . . ..} .}\ ./八. .//∧<     「작은 새가 느긋하게 우는 마을」
          |. . . ..} .}. . \__) )// . . }
          |. . . 〔_ノ\. . . .//... . ..}      - 편히 쉬고 가세요 - 코토리◆EZQyFvCbTO
          |. . / /ヘ 彡{./. . . . /\
          |. . ./)\. . . 八{. . . ./. . . }
          |. . ./( ̄)≧=- ̄\. . . ノ
───────────────────────────────────・───────────────────────────────────

【 - 작은 새가 느긋하게 우는 마을의 안내문 - 】

「 【핵심】: 작은 새가 느긋하게 우는 마을은 참치 인터넷 어장 규칙을 준수합니다.
오후 8시~12시동안 noup 콘솔 사용을 권장드리며, 그 외에는 자유롭게 사용해주세요!
더불어서 2019년 7월 14일 기준으로 생긴 정치/사회 이슈 규칙을 준수합니다.」

「 1. 나메와 대리 AA를 허용하며, 규칙에 어긋나지 않는 토론은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 2. 하지만 불판을 내려고 하거나 그럴 기미가 보일 시 (어장주의 주관적 판단), 하이드 & 밴 조치.」
「 3. 느긋함을 지향하고, 상대를 대하는 예의와 매너를 갖추는 선에서 자유를 지향합니다.」

「 4. 상어아가미에 물릴만한 주제는 주의하고, 상대방을 배척하는 친목질에 주의해주세요.」
「 5. 기분 나쁘게 하거나 받지않고, 상처를 입히거나 상처 받지않도록 즐겁게, 느긋하게 즐겨주세요!」
「 6. 타 잡담판의 일은 타 잡담판에서 일어난 곳에서 해결할 것.가지고 와도 받지 않습니다.」

「 7. [고어 및 혐오 소재]를 올리고자 할 때는 코토리나 혹은 참치들의 양해를 구해주세요.」
「 8. 마을은 다목적판이기에, 마을에서 창작하거나, 하지않거나는, 참치들의 자유입니다! 」
「 9. 거듭해서 참치 여러분들이 '마을에 머무를 때'는 느긋하고 편하고 즐겁게 즐겨주세요! 」

【 - 알아두면 유용한 링크 - 】

「 알아두면 유용한 링크는 >>1 을 참고해주세요.」

【 - 작은 새가 새롭게 우는 마을 링크 - 】

「 이전 마을: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anchor/1597050925/304/307

「 001번째 마을: anctalk>2084>
「 002번째 마을: anctalk>2255>
「 003번째 마을: anctalk>2494>

「 004번째 마을: anctalk>2610>
「 005번째 마을: anctalk>2825>

━━━━━━━━━━━━━━━━━━━━━━━━━━━━━━━━━━━・━━━━━━━━━━━━━━━━━━━━━━━━━━━━━━━━━━━
2025년 4월 19일 (토) 오전 05:17:15
------------------------------------

골목참변



어느 날의 일이였다. 별다른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저, 어쩌다보니.. 그때 내 급우를 감쌌던 것 처럼 몸이 먼저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금으로부터 몇 일 전, 평범하게 학교의 수업이 끝나고 하교하는 날이였다. 날씨는 화창해서 바람막이 점퍼없이 티셔츠와 청바지만 입고 등교해도 문제는 없다.
물론, 우리 학교는 교복이 지정되어 있어서 여전히 두꺼운 옷 그대로 등교를 하게 되었다. 어떻게 보면 그게 행운이였을지도 모르겠다.
옷이라도 두꺼웠으니 한참의 구타에서 살아남았으니까.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내가 대충 집으로 가는 도중 mp3 플레이어가 꺼진 순간이였다. 체감상 1초에서 2초 쯤? 그 사이에 알 수 없는 섬뜩한 소리가 내 귀를 때리는 것이였다.
의아해서 이어폰을 빼고 소리에 집중하니, 이번에는 둔탁한 소리가 울려퍼지는 것이다. 주변에서 쌀 가마니라도 걷어차지 않는 이상 소리가 이렇게 청아하게 나올까?
자연스레 소리를 따라 움직였다. 이전부터 이런 소리가 들려오면 어디에서 나오는지 확인를 해야 분이 풀렸기에 흔적을 쫒아 도달하는 곳에서는 항상 못보던 것들이 있었다.

인부들의 자재를 내려놓는 소리, 뻥튀기 기계 소리, 나보다도 어린 아이가 우는 소리.
이번에는 그런 소리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는 소리의 근원지가 외딴 골목에서 들려왔다는 것과
그 골목에는 피가 흥건한 흔적이 사방에 널려있는 것을 보고 일찌감치 지워버렸다.

침착하자. 침착해.

학교에서 배우던 대로 행동하자.

당장 경찰에 신고부터 해야한다. 911? 112? 119?

아, 이럴수가. 생각해보면 실제로 이런 현장을 목격한 것은 처음이지 않았나?

게임이나 책에서 볼법한 폭력과 악의의 흔적은 지금 내 현실에 나타났다.

나는 가까스로 구역질과 뜨거워지는 머리를 진정시키고 경찰에 신고하여 현장의 이상상황을 알렸다.
..아니, 알리긴 했나? 순간적으로 긴장해서 골목에서 피가 이리저리 널려있다는 것 외엔 제대로 말하지 않은 것 같다.
전화너머 경찰이 어리둥절한 순간이 기억난다. 무엇보다 지금 이 병원 침대에서 되새겨보면, 앳된 목소리에 횡설수설하는 신고자, 비현실적인 상황. 영락없는 장난전화같다.

다행히 그 때 전화너머 경찰이 나를 진정시키고 지시하는 순서대로 현장의 상황을 말해달라고 중재했다.
그제서야 현실로 돌아온 듯, 난 그때 조심스레 하나 씩 경찰에게 현장 상태를 말해줬다.
그 때, 하나 더 눈에 띈 것이 있다.

마치 끌려간 듯한 흔적, 쭈욱 이어지는 혈흔의 흔적. 사람 한 명이 질질 끌린 듯한 흔적.
틀림없다. 소리의 근원은 분명 여기가 맞다. 전화 너머 경찰이 나를 향해 무어라 말하는 것을 듣긴 했지만, 몸이 움직이는 것이 더 빨랐다.

그리고 목격한 광경은 상당히 해괴했다.
두건이나 후드 따위를 짙게 눌러쓴 듯한 3명의 괴한이 인상이 흐릿해보이는 한 사람을 구타하고 있는 것이다.
아니, 구타라기 보다는 더 움직이지 못하도록 온 몸으로 피해자를 압박하고 있는 듯 했다.

시야가 하얘진다. 동시에 거기 있는 괴한 세 명에게 시선이 집중된다. 귀에는 더 이상 전화 너머의 소리가 들려오지 않는다.
눈을 깜빡하고 떴더니, 휴대폰을 들고있던 손은 어느센가 책가방을 손에 쥐고 있었고 당장이라도 그 셋과 부딪히게 생겼다.
허나 고민하지 않았다.

'지금 뭐하는 짓거리야!'

그때 내질렀던 소리를 기억한다. 동시에 교재로 꽉차있던 책가방이 괴한에게 적중하여 뒤로 나자빠지는 모습이 잊히지 않았다.
현장에 있는 나를 포함한 네 명이 모두 시선을 이리저리 훝는다.
동료로 추정되는 괴한 둘은 당황한 듯, 서로 시선을 교환하다가도 무어라 말을 하는데 내가 알아듣지 못했다. 외국어인가?

피해자와 나도 그 상황에서는 그저 몸을 흔들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지금 상황파악도 안하고 바로 괴한 중 한 명을 기습해버렸고, 피해자는 도와주는 날 보고 미소를 짓다가 내 모습을 제대로 파악하더니 고개를 갸우뚱하는 것이 아닌가?

불청객 한 명의 난입에 현장에 있던 사람 모두 어리둥절했고, 그 중 행동을 먼저 시작한 것은 나였다.
당연히 책가방은 계속 손에서 놓지 않았으니 다른 방향에 있던 괴한을 향해 휘두르기 시작했다.
다만 두 번째 공격은 예상하기 쉬웠던 탓인지 바로 그 자리에서 몸을 크게 움직이며 회피했다.

몸을 크게 회피했다는 뜻은 다른 행동을 예상할 틈도 없이 당황했다는 뜻.
하지만 그건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금 이렇게 병원 침대에 누워서 여유롭게 되세김질 해봐야 그때 떠올리지 않았다면 소용없다.
내가 상대하고 있던 괴한을 제외한 다른 쪽의 동료는 어쩔 줄 몰라 두 손을 이리저리 놀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 때 몇 개의 실타래를 쓰는 것을 보아 분명 무언가 행동을 취하려는 것은 확실했다.
고작 손길질 한 방에 모조리 끊어진 것을 생각하면, 그냥 옷 소매에 있던 줄이 걸린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헌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그 때 내가 어떻게든 구할려 했던 피해자조차 날 반기지 않았던 것은 희안했다.
오히려 내가 그들과 엎치락뒤치락 하는 동안 도망갈 기회를 보고 있었으니깐 말이다.
이상한 것은 아니다. 나를 오히려 소닭보듯 보는 시선이 황당했다는 얘기다.

적어도 그 때는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한 명은 머리를 가격받아 자리에서 튕겨나간 천운의 상황인 만큼,
나 역시 저 둘도 이 자리에서 물러나가게 해야 그 때 이 상황을 원만하게 파고들 수 있을 것이다.
그래. '있을 것이다.' 라고.

아무리 그래도 체급이 서로 엇비슷한, 또는 나보다 우위인 상대 두 명을 상대하라는 것은 물리적으로 힘들다.
누가 봐도 불리한 상황이다. 처음 괴한 한 명을 이 자리에서 바로 이탈시켰기에 망정이지, 아니였다면 나 역시 똑같은 희생자가 되었을 것이 분명하다.
게다가, 양 손에 붙잡고 있는 책가방을 휘두를 뿐인 나와 서로 합을 어설프게나마 맞추며, 나를 계속 직시하는 괴한 두 명.
이제 상황을 제대로 인지한 모양인지, 나를 향해 제대로 살의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결국 이 상황에서 제대로 유효타를 내지 못한 나는 그들에게 점점 빈틈을 내보이게 되었고 한 번, 두 번. 나한테 적중되는 공격이 많아지다보니
손에 쥐어진 책가방은 방패처럼 활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방패가 무슨 용도인가? 상대방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기 위해 넓게 펼치는 갑옷같은 물건이다.
무거운 교재가 잔뜩 들어가 있는 책가방은 결코 유효한 방어 수단이 아니다. 오히려 그들 입장에서는 철퇴를 감싸고 있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알맞은 '타격점'이라는 것이지.

쿵 하는 소리가 들려왔을 때, 괴한 중 한 명이 나를 향해 발차기를 날렸고, 나는 그대로 쓰러졌다. 아직 의식은 남아있지만 유지하는 것이 고작이였다.
기습으로 얻은 선취점은 그때 날려보냈던 괴한이 일어나 슬그머니 현장을 빠져나가려던 피해자를 다시 한번 붙잡아 온 몸으로 타켓을 붙잡고 있었다.

나는 가까스로 책가방을 아예 괴한을 향해 던져버렸고, 책가방은 더 이상 충격에 버티지 못한 것인지 그대로 뚜껑이 열려 교재가 사방으로 흩어졌다.
피해자를 온 몸으로 막으려 한 그 괴한에게 적중하진 못했지만, 나를 상대하고 있던 괴한 중 한 명의 눈빛이 변하기 시작했다. '명백한 악의'.
그가 발걸음을 옮겨 나한테 다가오고 있었다.

이제 정말로 끝이라는 순간이 다가왔을 때, 소리가 들려왔다. 생활에서 들리는게 달갑지는 않았던 소리, 하지만 그렇기에 지금은 더더욱 반가운 소리. 그래, '사이렌'소리다.

사이렌 특유의 소름돋게 하는 음파가 골목 사이사이 퍼져나가 괴한들과 피해자에게도 들려온다.
그들도 깨달았겠지. 이미 상황은 '통제불능'이다.

어리버리하게 행동하는 괴한 둘과는 달리 이제는 확실히 리더격으로 보이는 괴한이 소리친다. 마찬가지로 언어를 알아듣지 못했지만,
그들이 적어도 여기에서 철수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은 확실하다. 우왕좌왕하던 둘은 날 째려보다가 그대로 철수한다. 리더는 마지막까지 주위를 둘러보다가
날 마지막으로 바라본 후 그대로 사라진다. 경찰과 구급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하여 나와 피해자를 들 것에 실을 때 쯤, 난 결국 혼미해지는 의식을 감당하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그리고 그렇게 지금 병원에서 상해 부위를 압박 붕대와 바느질로 꼬맨 뒤에 병상 침대에 누워있게 된 것이다.

참으로 장황하다. 고작 골목길에서 사건을 막아보고자 나섰던 호기로움와 정의감으로 인해 지금 온갖 상처투성이로 병상 침대에 누워있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심지어, 이렇게 기억을 되새김질하는 동안에도 지금 것 살아왔던 나날과 달리 사건은 끝까지 날 놓아줄 생각이 없었던 것인지,
피해자는 내가 치료를 받은 이후 며칠이 지나 갑작스럽게 사라졌으며, 경찰은 갑자기 날 골목참변의 용의자로 지목당했다.

괴한 셋은 자리에서 사라졌고, 피해자는 아마.. 도망쳤다. 사람이 증발할리 없지 않겠나?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은 오직 나 한 명.
골목에 있던 핏빛 흔적들이 사라지질 않았으니 자동적으로 내가 범인으로 지목된 것이다.

도통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의 연속이다. 도대체 이게 무슨 사건인가? 이해할 수 없는 상황만이 지속되더니 머리가 도통 안굴러간다.
난 그저 한숨을 쉬고 병상 이불을 덮는다. 경찰이 조사를 위해 방문한다는 소리를 듣긴 했지만, 저 경찰들이 날 못 믿는다면 소용없다.

난 그저 이 고통스러운 상황이 한시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


--------------------------------------------------------
2025년 4월 19일 (토) 오전 05:17:48
--------------------------------------------------------

병원의 진상



찰칵, 찰칵. 화르륵!

라이터. 인류 문명 발명품 중에 영술사들이 고장을 잘 내지않고 쓸 수 있는 '단순한' 물건 중 하나다.
그리고 라이터의 파트너, 담배는 그간 인류가 누려왔던 오래된 발명품 중 하나다. 새하얀 매연이 폐를 가득채우고 숨결을 내뱉는 순간,
극도의 행복감이 잠시동안 만큼은 스스로를 멤돌게 만든다.

그리고 동시에 해악이 되는 발명품 중 하나이지. 내가 이걸 왜 피우고 있냐고 물어본다면..

"라이너 대장, 여기서 뭐하고 있어?"

"뭣같아서 담배 피우고 있잖냐. 담배냄새 옮을라, 좀 떨어져라."

그간 처형단의 임무는 실패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고, 스스로에게도 자부할 만큼의 실력이 있다고 나와 내 동료들에겐 자존심이 있었다.

그리고 그 생각은 오늘, 아니 정확히는 이틀에서 사흘. 그 날 한 작은 반도의 도시 뒷골목에서 모든 것을 망쳤다.

시간은 말했듯이 사흘 전 그 날, 햇빛이 쨍쨍한 맑은 오후였다. 상부 측에서 오는 임무를 이행하기 위해, 이번에는 아예 타 국가의 대륙까지 횡단하게 되었다.
원래라면 좀 더 가까운 인원이 배정되었어야 하는 것이 옮지만, 이번에 찍은 타켓이 상당히 어리버리한 애송이인지라, 신입들을 교육시킬 겸,
마침 시간이 비어있는 내게 의뢰가 배정된 것이다.

나 역시 오로지 훈련으로만 내가 아끼는 후배와 여동생을 키울 생각은 없었고, 마침 둘 또한 어느정도 무기를 휘두르는데 익숙해진 상태가 되었는지라
즉시 준비가 되는대로 처형단 측에서 준비한 운송수단을 이용하여 이 작은 국가에 들어오게 된 것이다.

어느정도 양지에서 활동하면서 움직여야 하는지라, 양지 위조 신분 역시 마련해뒀다. 특히 이번 타켓은 음지와 관련이 없는 민간도시를 오고가는지라
더더욱 신중을 가해야 한다는 상황보고가 있었다. 영술이란, 양지에서 노출해선 안될 술법. 더더욱 우리 신분이 노출되는 사안만큼은 반드시 피해야한다.

그 때 작전은 다음과 같다. 양지에서 받은 신분으로 경찰 및 지역 사무소와 관계를 유지하면서 타켓이 확인된 지역을 탐방하면서 궁지로 몰아넣는다.
내가 받은 양지 신분은 우수 시민 봉사자, 류강진. 나이는 24. 현재 나이보다 12살 정도 낮은 것 같다. 늙은 티가 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다른 신분도 읇어보자면, 후배, 팔코 글라이스가 받은 신분은 곽범호, 학생 신문 발행자. 설정상, 나와 함께 지역을 쏘다니는 파트너로 설정되었다.
마지막으로 내 여동생, 가비 브라운이 받은 신분은 강보영. 팔코와 비슷한 학생 신문기자이며, 나와 함께 다니는 이유도 비슷하다.
나는 이중에서 가장 연장자로, 설정상, 외국에서 봉사활동을 하다가 고향의 지역자치 행동을 도와주기 위해 다시 귀국했다는 설정이다.

참고로, 임무를 수행해야 할 장소의 특성상, 해당 국가가 총기 소유를 금지하는 사항이 있어, 따로 처형단 측에서 마련해줄 권총 한 정을 제외하고는
오직 검과 권으로만 타켓을 포획-사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타국의 땅을 밣게 된 후로, 일처리 자체는 일사천리였다.
처형단 측의 내부 협력자와 현지 협력자를 통해 도시의 감시망에 접근하는 것은 쉬웠고, 받은 신분의 설정으로
시민들은 나와 후배를 경계하지 않았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도와줘서 타켓을 파악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곧 타켓의 거리는 좁혀졌고, 마침 처형단 측에서 마련해준 도구도 제 시간에 도착했다. 준비는 끝났다. 나머진 행동으로 보여줄 차례다.

첫 실전에서 겪는 후배와 내 여동생은 미리 훈련과 상황 재현을 여러번 받아본 상태인지만, 혹시 모른다.
실전에 가면 몸이 굳는 인원들의 케이스는 처형단들의 기록까지 뒤져보지 않더라도 양지의 민간에서 조차 연구가 많이 된 사실이다.
무엇보다 상대가 아무리 만만하더라도, 최후의 발악으로.. 내 실수로 문제가 생긴다면 난 내 스스로를 용서할 수 없을 것이다.

작전 결행일, 밤은 오히려 지금 둘에겐 위험할 수도 있고, 상대방 또한 밤에 기습이 올 것이라는 예측에 허를 찔러
순식간에 제압할 계획이다. 즉, 지금 햇빛이 떠있는 낮과 오후의 시간이야말로 최적화된 시간이라는 이야기이다.

여동생 가비는 나와 완전히 반대쪽으로 가서 숨통을 조이고, 후배 팔코는 예상치 못할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아예 다른 방향으로 배치시켰다. 내가 가진 전자단말로 신호가 간다면, 둘 모두 일사분란하게 지정된 좌표로 이동한다.
나는 타켓의 추격을 맡는다. 유도에 성공한다면, 기척차단술과 결계는 팔코와 가비가 맡기로 한다.

이후, 작전이 시작된지 대략 3시간 정도가 지났고 평소와 마찬가지로 아니, 이번에는 내 자랑스러운 후배와 여동생과 함께
타켓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타켓은 자신이 막다른 길에 몰리는 것을 눈치챘는지, 사방으로 몸을 움직이며 추격에서 벗어나려 애썼다.
그러나, 그것이 소용없는 짓이라는 것을 깨닫는데 걸린 시간은 고작 20분. 그 마저도 두 명에게 영술사를 제압하는 요령을 알려주기 위해
천천히 합을 맞춘 것이다.

완전히 피투성이가 된 타켓은 사방에 피를 흩뿌리고, 쓰러진 채로 콜록이고 있었다.
역시, 둘은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실제 상황을 처음 봐서 그런걸지 아니면 거북하게 느껴지는지 몰라도 마무리 일격을 주지 못했다.
결국 내가 마저 끝내려는 그 순간, 내 악몽이 시작되었다.

퍼억!

순간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할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내 여동생이 갑자기 공중에 붕 뜨더니 그대로 날라갔다고 하면 믿겠는가?
그것도 웬 가방같은 것에 치여서?

하지만, 그 가방으로 내 여동생을 후려친 그 녀석은 잠시 기웃하다가 바로 그 철퇴같은 가방을 휘둘렀다. 내 후배는 계속 나를 향해 소리치고 있었다.
'정신차려요! 당장!'
그리고 가방이 거의 나를 가격할 거리까지 좁혀오자, 난 곧바로 현실에 돌아오는 감각과 함께 즉시 몸을 틀어 공격을 회피했다.

"너.. 네 녀석..!"

저 녀석은 누구인가? 처형단의 또 다른 타켓? 나한테 개인적인 원한이 있는 영술사? 그것도 아니라면..

홱! 홱!

머리는 계속 굴러가지만, 저 녀석은 절대로 공격을 멈추지 않는다. 가비가 저 녀석을 행동을 중단시키기 위해 '인형실타래'까지 써봤지만
저녀석에게 닿는 영술이 싹다 무력화되고 있다. 이걸로 저 녀석의 정체가 완전히 오리무중이 되었다.
영술을 무력화시키는 영술이라니, 이게 무슨 상황이지? 안그래도 혼돈에 빠진 머리의 혼란 가중치를 높인다.

'죽여야 한다.'

하지만 적어도 하나는 명확하다. 지금 내 여동생을 가격하고, 이런 식으로 임무 방해까지 해온 녀석을 결코 살려둘 수는 없다.
살려두면 앞으로 처형단에게도 크나큰 해악이 될 것이고, 내 개인적인 사정 또한 저 녀석을 결코 살려보내지 말라고 말한다.

깡! 콰직!

저 녀석도 지친 것인지, 아니면 그 어린 체구에 더 힘을 발휘할 수 없었던 것인지 점점 밀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가방을 방패처럼 쓰고 있는 틈을 타서 바로 정중앙에 발을 날려 완전히 고꾸라지게 만든다.
하지만 그걸로 울분을 다 토해낼 수 없었다.

퍽, 퍽, 퍽.

편히 보내고 싶지 않아 계속 주먹으로 가격한다. 이 광경을 본 팔코가 합세하되, 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본 것은 기분탓이 아닐 것이다.

스르륵

그 때,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지만, 그때 내 여동생은 가까스로 두개골의 치명상을 피해 벽에 부딪혀서 생명에 지장은 없었다. 하지만,

타켓이 도망가려 했었고, 가비는 온몸을 이용해 타켓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막아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녀석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는지, 기여코 자기가 들고 있는 책가방을 던져낸다. 맞추지 못했지만, 적중했다면 매우 위험했다.

이런 녀석을 결코 살려둘 수는 없다고 이번에는 정말로 심장을 꿰뚫을 작정으로 주먹을 쥐었지만, 뜻하지 않은 불청객이 등장했다.

도시 경찰들. 요란한 사이렌 소리가 골목을 채우며 울려퍼진다. 아마, 신고자는 이 녀석이겠지. 골목에는 피가 흥건하고, 이 녀석은 상처투성이이다.

또한 부상을 입은 팔코와 가비는 더이상 임무를 수행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퇴각할 수 밖에 없는 '불합리한 상황'이 내게 닥쳐왔다.

"..."

찰나의 시간, 침묵이 지나 난 무거운 입을 열어내는데 성공했다.

"전원 퇴각."

말을 들은 둘은 절뚝이며 골목을 벗어나기 시작했고, 나는 영술의 증거를 일절 남기지 않기 위해 물품과 1회용 물품을 그 자리에서 파기한 뒤, 내가 마지막으로 현장에서 탈출했다.


---------------
2025년 4월 19일 (토) 오전 05:18:06
---------------


"하아.."

"대장. 대장 탓이 아녜요."

"알아, 하지만.. 하, 너무 분해서.."

그때의 회상은 그것으로 끝이다. 하지만 이후의 회상은 아직 많이 남아있다. 나와 후배의 불행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


"뭐라고?"

".. 팔코가.."

이걸 머피의 법칙이라고 하던가? 우리 셋 모두 퇴각하는데 성공했고, 타켓 자체는 민간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니 협력자를 통해 바꿔치기만 하면 그만이다. 그런데..

"이 녀석이..! 대기하라는 명령도 안듣고..!"

"..오빠, 어떻게-"

"넌 여기있어. 두개골에 있는 부상을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았어. 그 상태로 갔다간 너도 같이 병원에 묶일거야."

"..."

"잊지마, 우린 임무를 끝나는 대로 여기를 바로 떠나야해."

팔코는 조급함 때문인지, 아니면 지금이라도 실수를 만회할 수 있다는 스스로의 판단을 믿어버린 것인지 대기하라는 내 명령을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경찰차와 구급차 행렬을 뒤쫒아 타켓을 쫒기 시작했다.

아주 말이 안되는 판단은 아니었다. 근데, 그것을 제대로 된 현장 경력도 없는 신입이 홀로 수행한다는 것과
영술이 제대로 통하지도 않는 저 기괴한 녀석의 신원도 파악하지 못한채 간다는 것은 결이 많이 다르다.

나는 여동생을 처형단 지부에서 치료를 받으라고 대기 명령을 하달한 뒤, 결국 혼자서 이 상황을 헤처나갈 수 밖에 없었다.

그 후로 하루 정도가 흘렀다.

팔코는 어떻게든 주변을 뒤져서 위치를 확인하려 했으나, 내가 파악할 시점엔 이미 병원에 거동수상자가 근처를 얼쩡거리다가 잡혔다는 소식이 새로 들어왔다.
그리고 타켓은 병원에서 도주하려는 낌세가 보였고, 당연히 그 부상에서 제대로 회복하지도 않은 채 도주를 택했으니 그대로 뒷꽁무니가 잡혀 내 손에 잡혔다.
다행히 타켓은 이미 처형단이 병원 자체를 매수했다는 생각 탓에 되려 자신의 흔적을 남김없이 제거한 후, 도주를 택한 결과.
이쪽에서 붙잡은 뒤 처리가 쉬워졌다. 불행 속에서 유일한 행운이였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아직 저 경찰들에게 사로잡힌 팔코가 이것대로 문제가 남았다.
처형단 대부분의 임무는 단장의 절차 속에서 합리적인 인원에게 배치되고, 실패할 경우에도, 성공할 경우에도 처형단은 그 흔적을 쉽사리 남기지 않는다.
즉, 이건 초대형 참사나 다름없다. 신원 확인 절차에 들어가면, 모든 것이 들통난다. 그 전에 협력자가 막을지도 모르겠지만,
이 상황에서 잡힌 거동수상자가 처형단 측 인원인지, 양지의 범죄자인지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

이번에도 현장에 나설 수 밖에 없다. 다른 냉혹한 처형단원은 이 상황에서 사로잡힌 인원을 사살하고 퇴각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럴 생각 따윈 없다. 결코 그러고 싶지 않단 말이다.

위조 신분, 정말 이렇게 오래 쓸 줄은 몰랐다. 보통은 임무가 거행되는 시점에서 폐기하고 이 국가를 떠나야 했으나, 그러지 못했고
오히려 파기하지 않은 신분증은 더 오래 여기서 써먹을 수 있게 되었다.

다시 한번 팔코의 위치를 확인한 결과, 되려 병원에 머물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사유가 무엇인가 했더니, 그의 부상이 생각보다 처참했다고 한다.

이해할 수 없었다. 그때의 교전에서 팔코는 큰 부상을 입지 않았다.
타켓은 오히려 팔코가 잡힌 뒤에 움직였으므로 타켓이 입힌 데미지도 아니다.
이게 대관절 무슨 일이란 말인가?

이런 한탄들도 당장은 소용없겠지. 타켓이 바로 잡힌 행운에 이어, 이것 역시 전화위복의 행운이였는지
병원 측은 내가 보호자 신원 조회가 끝난 후, 바로 팔코와 만날 수 있게 해줬고 곧바로 사정정취를 들을 수 있었다.

".. 심각해. 심각하다고.."

"대장.. 으윽.."

"움직이지마. 넌 내가 몇 시간내로 바로 빼낼 수 있게 해줄게. 무리하지마. '절대로'. 이건 명령이야."

"..네."

다른 영술사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다른 영술사가 여기에 있다. 계속 머리를 굴러가게 만든다. 이번에는 무슨 일이 일어난거지?
더는 생각할 여유가 없다. 이제 정말로 한계다.

나는 다시 병원을 벗어나 다시 작전을 점검하고, 빠져나갈 채비를 마련했다.
재빠르게 준비한 교통수단은 처형단 측에서 급하게 마련해준 것이라, 상당히 열악했다. 어쩔 수 없다.
위조 신분의 동의서와 신분의 배경을 통해 협력자 경찰과 연계하여 '보호감찰'을 명분으로 겨우 빼내는데 성공했다.
이제 마지막으로..

저 개자식. 아니, '안도윤'이라는 녀석은 어떻게 묶어둬야 한다.

신원조회 결과, 고작 중학생이라는 어린 나이에 오롯이 자신의 정의감으로만 일을 더더욱 키워냈다는 것이 경계해야 할 점이였다.
심지어 뒷배경에 후원자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다. 처형단 측에서 보내준 정보와 대조한 결과, 오히려 본인 주위로 꼬이는 인원은
대부분 영술사들이고 심지어 영술협회에 소속되어 있어서 신원 조회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이 결과로 미루어볼 때, 병원에서 팔코가 마주했다는 영술사는 높은 확률로 팔코와 좋지 않은 만남을 가진, 그러니까 안도윤과
긴밀한 관계에 있는 영술사의 방어 행위로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정확한 신원은 나중에 가서 알아봐야 한다.
정보가 너무 많다. 정보가 지나치게 많아.

심지어 더더욱 어이가 없었던 것은 본인은 '정말로 아무것도 모른다'는 점이다.
부모에게도 특별한 배경이 없고, 주변 인물은 안도윤이란 자에게 음지에 대한 정보를 발설하지도 않았다.

생각해보면 이 녀석 한 명이 개입했다는 원인 하나만으로 모든 일이 꼬이고 망가졌다. 심지어 내 동생에게 상처를 입히고,
후배에게도 뜻하지 않은 피해를 입혔다. 그 외에도 이상한 점은 많다. 영술이 무효화되는 체질이 정말로 실존하는가?
아니면 전부 속임수인가? 어느쪽이건 결국 자신의 권한 바깥이였다. 이미 사건은 내 손을 떠나갔다.

"마지막 선물이다. 개자식아."

내가 그 개자식에게 해줄 수 있는 선물은 그가 생활하고 있는 양지에서의 모든 행동을 묶게 만드는 것이다.
법적 공방은 양지에서 어느정도 생활을 양위하고 있는 영술사와 협력자들에게도 골을 썩게 만드는 것이다.
거기에 더불어 사건의 용의자라는 족쇄까지 묶어두면 저 녀석은 구태여 우릴 파헤치려 들지도 않을거고 우리와 연관된 일들은 모두 시간 속에서 사라질 것이다.

"어디 한번 잘해봐라.."

나는 팔코의 인계를 마지막으로 치명적인 부상을 모두 처치해둔 가비와 함께 이 국가를 떠났다.


------------------


그렇게 내 악몽은 이렇게 끝맺음 지었다.

"하아.."

타들어가는 담배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날 바라보고 있는 팔코는 우리가 겪어온 이 상황이 얼마나 파멸적인지 알려줄 뿐이였다.
가비는 안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고 나는 다시 처형단 본부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보고서를 올리고 처형단장이 그 보고서를 읽는 책상에서
얼마나 길길이 날뛸지 상상한 다음에 우리 파견팀에 올 처벌이 무엇일지 두려워 할 일만 남았다.

오늘따라 담배마저 달콤하지 않고 씁쓸하다. 아니, 그 어떤 수단으로도 이 씁쓸하고 괴로운 감정을 치울 수 없었다.
누군가 이쪽으로 다가온다. 복장을 보아하니, 우리의 처분이 결정된 듯하다.

민간인에게 사실상 얼굴 대부분을 노출시켰고, 타켓은 바로 잡지 못하고 민간 병원에 까지 보내버렸다.
이번 일로 처형단도 대부분의 휴민트를 사용했을 것이다. 고작 이 작은 국가에 쏟아낼 영향력이 아니었을텐데,
첫 번째 실수가 두 번째 실수로, 두 번째 실수가 세 번째로 이어진다.

곧 내 앞에 도착한 전령원은 처벌사항을 읇어주기 시작했고, 추가적으로 우리 셋 모두, 처형단장에게 호출되었다.

이제 담배는 씁쓸함을 넘어 그냥 쓴 맛만 느껴진다. 내 후배와 동생에겐 처벌이 가지 않았으면 좋을텐데, 단장이 내 호소를 얼마나 들어줄 것인가? 모르겠다.
어쨋든, 지금은 단장에게 가야한다.


--------------------------------

이 주제글은 죽었어! 더는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