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다목적】 작은 새가 새롭게 우는 마을 - 007
0

#3219 【잡담/다목적】 작은 새가 새롭게 우는 마을 - 007 (5000)

종료
#0코토리◆EZQyFvCbTO(rPE1KDn.ee)2025-04-21 (월) 17:57:57
━━━━━━━━━━━━━━━━━━━━━━━━━━━━━━━━━━━・━━━━━━━━━━━━━━━━━━━━━━━━━━━━━━━━━━━
          |     -──- ミ        ,.,,.
          |_、‐''~. . . . . . . . . . .> ,,_    ll!l!lii!
,.,,.,,.,,.,,.,、- 、,.,,.,, |. . . ._、‐''~ ̄. . . . . ./ ̄)   _,-<>>、
_____  |、‐''~ /. ./. . . . ./ . // \  f:: "'i! ',___________________________
::::::::::::::::::::::::::::::: |. . /. ./. . . . . ./ /. ./. .}/ハ ,.,.,./:":::::::::::::::::::::::::::::::::::::::::::::::::::::::::::::::::::::::::::::::::::::::::::::::::::::::::::::::::::::::::::::::::::::::::::::::::::
::::::::::::::::::::::::::::::: |////. . . . //. . . . /. ...}./∧:::::::::::::::::::::::::::::::::::::::::::::::::::::::::::::::::::::::::::::::::::::::::::::::::::::::::::::::::::::::::::::::::::::::::::::::::::::::::::::::
::::::::::::::::::::::::::::::: | :/─- ミ. /// /. . ./. . ./ . . .} :::::::::::::::::::::::::::::::::::::::::::::::::::::::::::::;;;;;;;;;;;;;;;;;;;;;;;;;;::::::::::::::::::::::::::::::::::::::::::::::::::::::::::::::::::::::::
::::::::::::::::::::::::::::::: |/  {. . ./\./{/. . ./. . . . ./. | }  :::::::::::::::::::::::::::::::::::::::::::::::::::::::::/xXXXXXXXx、  r──────-;゙、 ̄~~゙、;:;:
:::::::::::::::::::::::::::;;;; |:符羔㍉.../ /八 . / |/. ./. . | } ;ヾ:::::::::::::::::::::::::::::::::::::::::::::::::::/;v;v;v;v;v;v;v;v;゙、::::/  __    ..バ、 < <r
____目コ  | vr少 Ⅵ:/. . / ̄\./ /. . ...|/ ;;;:;;i! / ̄ ̄ ̄ ̄ ̄ ̄ ̄ ̄~∧;:;:;;;:;;:;;::::;:;::;;;:;:;/ /──/   /  ゙、゙、;:;;:;;;:;
       ゙、  |        {. .xぅぃ./ /ノ. . ./|.|:.::::::::i!/  O          /  ゙、;:;;;;;;;;;::.:;;;;;;;/_l!_回_/__./ 0  .゙、;:;;:;;:;
.      _ ゙ |  ヘ  '八(r少 )〉/ . . /.:.|.| .::.:.:, '             ./   \;:ll!l゙、;:;:;:;| 0  0 0  0  | / ̄ ̄/lll|X
  ∧  i傘!  |::.`  )>    -=彡 ...//∧乂           /      ゙、 ̄\;;|    000     .|_/__/_X-
_/vi゙、__,| |: ≧=- . . -=彡 ̄./. ./ /≧=- l亜ll         ,.'   0    ゙、__.゙、:::::::::::::::0::::::;、-─''''''""~~   __,、
/vvv゙、0 0x. rヘヘ ///._、‐''~// . / /{ ;;;;;;;;|; ̄ ̄ ̄ ̄ ̄ ̄ ̄ ̄ ̄|         | 田lll|::::::::;、-─'"     _,、-─'''"~~
vVvVvXxXx, <\\Y ./ / . /.../ . / /八、;/vVv゙、.           |  _  ____.|XX,、i-'"~    _,、-‐'"
VvVvVvVvV|  \\) / {. ./ Y. . / //}. .} !VvVvV゙、f=zxxxx、     .|. i傘! l目田,、-‐'"    ,、-‐'"
NvNvVMvVx ⊂ニYヘ..八.{  |. . . . /八..} xvVvVv/vVvVvVXx.、   |   ̄_,、-‐'"~   _,、-‐'"~
          |__ノハ }    /|. . . // ノノ
          |. . . ..} .}\ ./八. .//∧<     「작은 새가 느긋하게 우는 마을」
          |. . . ..} .}. . \__) )// . . }
          |. . . 〔_ノ\. . . .//... . ..}      - 편히 쉬고 가세요 - 코토리◆EZQyFvCbTO
          |. . / /ヘ 彡{./. . . . /\
          |. . ./)\. . . 八{. . . ./. . . }
          |. . ./( ̄)≧=- ̄\. . . ノ
───────────────────────────────────・───────────────────────────────────

【 - 작은 새가 느긋하게 우는 마을의 안내문 - 】

「 【핵심】: 작은 새가 느긋하게 우는 마을은 참치 인터넷 어장 규칙을 준수합니다.
오후 8시~12시동안 noup 콘솔 사용을 권장드리며, 그 외에는 자유롭게 사용해주세요!
더불어서 2019년 7월 14일 기준으로 생긴 정치/사회 이슈 규칙을 준수합니다.」

「 1. 나메와 대리 AA를 허용하며, 규칙에 어긋나지 않는 토론은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 2. 하지만 불판을 내려고 하거나 그럴 기미가 보일 시 (어장주의 주관적 판단), 하이드 & 밴 조치.」
「 3. 느긋함을 지향하고, 상대를 대하는 예의와 매너를 갖추는 선에서 자유를 지향합니다.」

「 4. 상어아가미에 물릴만한 주제는 주의하고, 상대방을 배척하는 친목질에 주의해주세요.」
「 5. 기분 나쁘게 하거나 받지않고, 상처를 입히거나 상처 받지않도록 즐겁게, 느긋하게 즐겨주세요!」
「 6. 타 잡담판의 일은 타 잡담판에서 일어난 곳에서 해결할 것.가지고 와도 받지 않습니다.」

「 7. [고어 및 혐오 소재]를 올리고자 할 때는 코토리나 혹은 참치들의 양해를 구해주세요.」
「 8. 마을은 다목적판이기에, 마을에서 창작하거나, 하지않거나는, 참치들의 자유입니다! 」
「 9. 거듭해서 참치 여러분들이 '마을에 머무를 때'는 느긋하고 편하고 즐겁게 즐겨주세요! 」

【 - 알아두면 유용한 링크 - 】

「 알아두면 유용한 링크는 >>1을 참고해주세요.」

【 - 작은 새가 새롭게 우는 마을 링크 - 】

「 이전 마을: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anchor/1597050925/304/307

「 001번째 마을: anctalk>2084>
「 002번째 마을: anctalk>2255>
「 003번째 마을: anctalk>2494>

「 004번째 마을: anctalk>2610>
「 005번째 마을: anctalk>2825>
「 006번째 마을: anctalk>3003>

「 007번째 마을: >>0

━━━━━━━━━━━━━━━━━━━━━━━━━━━━━━━━━━━・━━━━━━━━━━━━━━━━━━━━━━━━━━━━━━━━━━━
#1071코토리◆EZQyFvCbTO(lPjy.oKehO)2025-04-26 (토) 04:08:03
  くCア:::::::::/::::::/::::::::::::::::::::::::::::: }::::::::::ハ::::::::::::::::ヽ jニニニニニV
   V::::::::::,'::::::::' ::::::::::::::::::::::: j::::ハ::::V:::ハ:::::::::::::::::::V ヽニニニニV
    ':::::::::::|:{::::::{::::::::::::::::::::::::/:::/__V::v:::ハ::::::::::::::::: }V  VニニニV
    |::':::::: |:{:::::l{::::::::::::::::::::::,' j/__}::ハ::::i:::::::::::::::::,′,   Vニニニ',
    |::i::::::::}ハ::八::{:::::::::::::::/ ,xぅ系j/≧x |::::::::::::::::':::|=V  ∨ニニ,
    |::|:::::::::::ハ{,x尖ミ:::::::j/ '  んnハ  )リ:::::::::::::/:::::ニ∨  ',ニニ|
    |::',::::::::',:::《んnハヽィ    乂^ツ ノ7::::::::::::/:::::::ニニV  ∨ニニ
    ::::ハ:ヽ::\人^ソ ,        `¨  /:::::::::::,:::::::::::ニニハ   Vニ|
   /',:::∧:::)h。ゝ¨´          ,::::::::::::/|:::::::::iニニニハ.   Vニ!
   / .ハ::::∧:从          ’;;;,/:::::::/:::|:::::::::|ニニニニハ.   Vハ
  ,゙  .ハ::::::::\乂     r ,   i;;;t 7:::/:::::::::|:::::::::|ニニニニハ   Vハ
. /   )ハ:::::::::::|≧、         )r ⌒ ,.|::::::::::|:::::::::|ニニニニニハ    V}
 ,   v゙ V:::::: | :::: )h。.       ..。s≦ |::::::::::|::::::::,'ニニニニニハ   ∨
./  ./  {V:::: |:::::::::|:::::::≧- <ー―=≦゙|::::::::::|:::: /:ニニニニニニハ   ',
.   ,゙    ',:V:::|:::::::::|:::::::::::::::::}    j;;t |::::::::::|、:/:::ニニニニニニニハ   }V
{  ,   .八ハ::|:::::::::|"´ ̄ ̄:j、    ;;ノ|::::::::::|   ̄ニニニニニニニハ   j=V
━━━━━━━━━・────────── ━━━━━━━━━━ ──────────・━━━━━━━━━━

"──부디, 어둠 속에서 살아가시기를(Vivat In Tenebris)"

─────────・━━━━━━━━━━ ━━━━━━━━━━ ━━━━━━━━━━・──────────

【이름: 라비안 델라 크로체(Rabiane Della Croce)】 ・ 【나이: 만 108세?】 ・ 【종족: 인간】 ・ 【이능 여부: 없음】

【좋아하는 것: 별 관측】 ・ 【싫어하는 것: 비 오는 날의 어두운 공간】 ・ 【운명의 날: 작은 수도원에 머물렀던 날】

【신비계통: 없음(있다면 기억과 기록 정도)】 ・ 【신비회로: 없음(하느님을 믿는 자에게 이물 따윈 필요없다)】

【기원: 야맹】 ・ 【경지: 영재(천재 턱걸이)】 ・ 【별칭: 바티칸 기록보관소 사서장, 그림자 학회 서기관】

【테마곡: 「Tenebris Sacramentum」 - https://www.youtube.com/watch?v=Wozj2WdP0ho -】

─────────・━━━━━━━━━━ ━━━━━━━━━━ ━━━━━━━━━━・──────────

【배경(背景)】

젊었을 적, 혼자서 순례를 떠난 적이 있었다. 아마 정식으로 수녀가 되고 나서 며칠 지나지 않은 때였을 것이다.

수녀로서의 일을 시작하면, 수도원의 일에 집중해야 하고, 또 오랫동안 붙잡혀 있게 될 테니,
차라리 아직 어딘가에 배정되지 않고, 아직 머리가 유연할 때에 순례길을 갔다 오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마음먹고 순례를 떠났건만, 순례길을 걸어가면서 기대한 일들은 내게 일어나지 않았다.
이미 많은 분들이 앞서 걸은 길이었기 때문이었을까, 성경에서 읽은 수많은 해프닝은 사라진지 오래인듯하였다.

그렇기에 순례길은 그저 숭고하기만 했다. 그러나, 언제나 위험한건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이라고 했던가.
지금 와서 생각하면, 그 일은 갑작스럽게 하늘이 어두워지고, 하늘 아래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시작되었던 것 같다.

숙소는 멀고, 민간에서 도움을 청하기도 애매하던 차에, 가까이에 아직 문이 열려있는 수도원이 보였다.
'같은 신앙의 자매들끼리 실례하겠습니다'라고 생각하며 들어가자, 그곳엔 하얀 수녀복을 입은 사람이 눈을 감고 의자에 앉아있었다.

키가 작은게 견습 수녀처럼 느껴지면서도, 저 신비로운 분위기가 이 수도원의 원장처럼 느껴지기도 하였다.
그렇게 잠시 멍─하니 신비한 분위기를 뿜어내는 사람을 쳐다보고 있으니, 역시 시선을 눈치챘는지, 곧 눈을 뜨고 이쪽을 보았다.

"그런가… 순례 여행을… 재난이었군 자네." 그 수녀… 아니 수도원장은, 자신을 세이아 웨지우드라고 소개했다.
이 수도원은 자신이 혼자 운영하는 곳이니, 수도원장이자 잡일꾼이기도 하다면서, 어떻게 부르든 신경쓰지 않는다고 하였다.

다른 성직자와 말하는 것은 오래간만이었는지, 비가 오는 동안 잠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시작한 대화는 어둑어둑해져서야 끝이 났다.

여전히 비가 세차게 내리고 있어 선택의 여지는 없었지만, 그래도 폐를 끼치는 느낌에 내가 곤란해하던 참에,
"이곳이 작은 수도원이긴 하지만 빈 방 정도는 마련되어있네. 비가 그칠 때까지 묵고 가도 좋아."라고 말해주었다.

그렇게 마저 이야기를 나누고 슬슬 잠자리에 들러 빈 방에 가려고 할 때쯤…… 그 일이 일어났다.

시작은 어디선가 스산한 분위기가 풍겨오는 것이었다. 비 때문에 쌀쌀했지만, 쌀쌀함과는 다른…… 금속의 차가움과도 같았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내가 당황해하고 있으니, 세이아 수도원장님은 담담히, 저 어둠 속을 꿰뚫어보듯이 밖을 바라보다가, 이내 말했다.

"자네, 방에 들어가 있게나." 그 말에 다급히 방에 들어가 기다리고 있으니, 곧 걱정되기 시작했다.
내가 여기에 있으면 수도원장님은? 그런 생각에 살짝 문을 열어서 세이아 수도원장님이 있는 밖을 내다보았다.

그녀는 담담히 빗속에 서있는 누군가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오늘은 손님이 있으니 돌아가라는 말인 것 같았다.
그러나, 분위기를 보아하니 이야기가 잘 풀리고 있는 것 같진 않았다. 그 상황에 그녀는 짧게 한숨을 쉬었고 몸을 움직이더니──

몸을 움직인 다음 순간에, 창밖에는 어둠이, 밤의 어둠보다 어두운 무언가가 내 눈을 스쳐 지나갔다.
마치 '보면 안 될 것을 보았다'는 느낌에, 조용히 문을 닫고 방 벽쪽에 웅크리고 있으니, 곧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이제 괜찮다네" 대답하지 않자, 그녀는 이내 알겠다는듯이, 오늘은 이만 자고 내일 보자는 말만을 남기고 떠났다.

밤새 잠들지 못하고 비몽사몽한 채로 방에서 나오자, 그녀는 조용히 수도원을 청소하고 있었다.
청소를 도와주고, 아침 식사를 주겠다는 말도 그저 괜찮다면서 넘긴 채, 나는 도망치듯이 그 수도원에서 빠져나왔다.

……순례에서 본 것들은 기억에 남지 않는데도, 절대로 잊지 못할 순례가 될 것 같았다.

─────────・━━━━━━━━━━ ━━━━━━━━━━ ━━━━━━━━━━・──────────

아이러니하게도 그 강렬한 경험이 내 정신을 더 굳게 만들었던걸까, 아니면 그저 도망칠 곳이 필요했던걸까.
그 이후, 나는 신앙활동과 내 직무에 집중한 채 살아갔고, 그것이 다른 분들께 좋게 보였던건지, 비교적 이른 나이에 승급하게 되었다.

그렇게 시간이 덧없이 지나가며, 당시의 충격이 그럭저럭 가라앉을 때쯤, 그 사건이 일어났다.
──그래, 지금 와서 생각하면, 그 사건은 동료 수녀가 급히 수도원 안으로 뛰쳐들어오면서 시작됐던 것 같다.

동료 수녀가 겁먹은 얼굴로 횡설수설하면서도, 무언가 끔찍한 것을 본 것 같았기에 밖으로 나가보니,
하늘은 노을과는 또다른 붉은색으로 물들어있었고, 화마가 도시를 휩쓸며, 괴물들이 그 사이를 뛰어다니고 있었다.

살아서 볼 거라곤 생각도 못했던 광경이었다. 그러나, 이 상황을 극복하려면 가만히 있어선 안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그렇기에 동료 수녀들을 소집해, 수도원에 배치된 장비들을 들고, 괴물들이 오는 것을 막으며 피난민들을 수도원으로 들여보냈다.

그럭저럭 상황이 잘 흘러가서 희망이 보이던 차에, 멀리서 어떤 형체가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그것은 다른 괴물들과 비교하면 작았지만, 그럼에도 그 몸에선 다른 괴물들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의 위압감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것은, 멀리서 수도원을 보더니, 이내 한 손을 들고 기괴한 에너지 같은 것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 행위는 어떻게 보더라도, 우리가 있는 이 수도원을 한번에 날려버리겠다는 의도가, 말하지 않아도 명확하게 느껴졌다.

어떻게 해야하지? 수도원의 영적 방어로 충분할까? 아니, 저 공격은 그걸 깨부수고도 남을게 분명했다.
'그렇다면……' 떨리는 마음을 다잡고, 방패 형태의 장비를 들고 앞으로 나섰다. 숨을 깊게 마시고 내뱉어 각오를 다지자──

──그때, 건물 잔해 속에 있는 어떤 소녀가 보였다. 그 소녀는 검은 옷을 입고있어 마치 어둠에 녹아들은 것처럼 보였고,
그러면서도 '금색의 머리카락'과, 수도원을 한번에 날려버리려고 하는 그것과 같은 '빨간색의 눈동자'는 형형하게 빛나고 있었다.

'이곳은 위험하니까 대피해주세요!'라고 말하려 할 때, 그녀는 그저 조용히 팔을 '쓱'하고 휘저었고,
밤하늘보다도 더 어두운, 마치 현실의 구멍같은 것이 이 세상에 나타나, 그 괴물의 공격을 일순간에 없애버렸다.

그 '어둠'은 기억에 있었다. 순례길에서 돌아오던 중, 그 작은 수도원에서 봤던 어둠이었다.

그러나, 여긴 작은 수도원이 아니었다. ──무엇이 일어난 건지 이해하지 못하고 잠시 멍해있을 때,
나와 눈을 마주친 소녀는 그저 '쉿' 하듯 자기 입에 손가락 하나를 올린 채, 이내 사라졌다.

그 소녀는 무엇이었을까? 세이아 수도원장님과는 무슨 관계인걸까? 어째서 여기에 있었을까?
우리를 구해주러 왔던건가? 하지만 어째서 몰래 온 것처럼 행동하는거지? 어떻게 홀연히 나타나 사라진 것일까…?

순간 머릿속을 채운 의문에, 다른 수녀들이 부르는 소리가 들리기 전까진, 망연히 서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 이후, 수도원을 날리려던 괴물은 바티칸에서 파견된 인원들이 도착해서 처리했다고 들었다.
……정확히 뭐가 있었는진 나도 모른다. 나는 계속 수도원을 지키고 있었고, 괴물에게 다가간건 그들이었으니까.

다만, 다른 수녀들의 증언이 인상깊었는지, 상황이 정리된 후, 바티칸에서 나에게 보내는 편지가 도착했다.
최근 들어서 바티칸의 사서장을 도울 사서가 필요해졌고, 나는 그 결원을 채울 '견습 사서'로 배치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 ━━━━━━━━━━ ━━━━━━━━━━・──────────

사서 생활은 매일같이 책에 파묻혀 지내는 삶이었다. 바티칸에 보관된 장서들을 관리하는 것부터, 유사시에 소실된 장서의 복구 등,
이곳의 기록물에 대한 책임을 맡은 직위였기에, 견습 시기에 최대한 기록물과 그 기록물을 다루는 지식을 숙지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기록물 자체에 대한 취급법부터, 각각의 특성과 관련된 역사적 지식들까지 필요했기에, 쉽지 않은 상당한 양의 공부가 필요했다.

특히, 장서의 복구에 대해선 사서의 기억에 의존하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혹시라도 사서가 내용을 곡해하는 일이 없도록,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기억하는 행위 자체에 대한 훈련도 요구되었으니…… '이게 머리가 깨지는 감각이구나'라고 느낄 정도였다.

당연히 한두명이서 바티칸에 기록되어 있는 것을 전부 기억하는건 말도 안되는 일이었기 때문에,
사서들은 각자가 기억해야 할 구역을 나누어, 자기 구역에 있는 장서들만을 기억하는 방식으로 돌아갔다.

사서의 결원을 빠르게 채워야 했다는 것도 이 부분이 컸다고 말해주었으니, 상당한 고생이었겠지.
원래라면 예비 인원이 있지만, 하필이면 최근의 사건으로 다치거나, 죽어서, 사서의 결원이 한명밖에 없던게 기적이라고 말할 정도니……

그렇게 의지력이 시험받는 나날들을 지나, 정식 사서가 되고, 또 의무를 성실히 수행해나가던 중, 그 일은 일어났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절대로 그 호기심에는 발을 들이지 말았어야 했다고 강하게 생각한다.

시작은 단순한 호기심이었다. 그래, 여느 때처럼 장서를 관리하던 도중, 어떤 기록이 내 눈에 들어왔다.
그것은 가톨릭 수도원을 관리하기 위해 목록으로 기록한 문서였는데, 수도원들의 위치, 관리자, 상주 인원 등등의 정보가 기록되어 있었다.

비슷한 종류의 서류는 많이 있었기에 대수롭지 않게 훑어보던 도중, 목록에 「세이아 웨지우드」의 이름이 있었던 것이었다.
그 이름을 보고 처음에는 반가운 이름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서류의 날짜를 보니, 그것은 수 세기 이전의 문서였다.

'동명이인인가?'라고 생각을 해봤지만, 문제는 수도원의 위치가 똑같았고, 상주 인원도 역시 1명이었다.

호기심에 관련 서류를 열람하여 확인해보니……그 수도원에는 언제나 「세이아 웨지우드」가 있었으며, 언제나 한명뿐이었다.
설립되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이러한 이상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건 아니었다.

가톨릭 역사상에서 다른 이들보다 훨씬 오래 살아온 이들의 사례는 이미 있었고, 그중 하나에 그녀가 들어가지 못하리란 법도 없었다.
그렇게 스스로를 설득하면서도, 그런 사람이 어째서 고독하게 살아가고 있는지…… 그것이 못내 신경쓰였다.

의문을 푸는 방법이야 간단했다. 본인이 있으니, 그냥 물어보면 되니까. 서류상 기록을 보면 딱히 숨길 생각도 없다는 느낌이었고.

그러나, 방문하려고 생각할 때마다, 그 비 내리는 밤에 보았던 공허한 어둠이, 재앙과도 같은 공격조차 아무 일 없다는듯 막아낸 그것이,
마치 내 눈앞에 펼쳐지는 것만 같아서, 편지를 쓰려 하면 손이 떨려오고, 직접 가려고 하면 발이 무거워지는 것 같아, 결국 단념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호기심이라는건 제어할 수 없는 것이라고 했던가. 한번 생겨버린 의문은 계속해서 솟아올랐고,
그 장면들은 마치 그림자처럼 그 의문에 따라붙어 떠올랐다. 그래서 차라리 잡생각을 하지 말자는 생각이었을까.

직무에 집중하면서 쉬는 시간에는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혼자서 상념에 잠길 시간을 최대한 줄이다보니……
어느 사이에, 나는 내가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사이에 '차기 사서장' 후보에 올라와 있었다.

─────────・━━━━━━━━━━ ━━━━━━━━━━ ━━━━━━━━━━・──────────

이런저런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결국에는 차기 사서장으로 내정되면서, 사서장님께 들은 조언은 단 하나였다.
"우리는 탐구자가 아닌 관리자에 불과하다. 그러니, 무언가를 기억하되 그 무언가를 깊게 이해하려고 하지 말거라."

사서장은 바티칸의 비밀 기록보관소의 기록을 기억해야 했고, 비밀로 부쳐진 것은 공개되지 않은 이유가 있으니, 허투루 다루지 말라는 의미였다.
흔해빠진 조언이 아니라, 실제로 사고를 분리 및 배제하는 것으로, 머리를 기록소처럼 취급하는 훈련도 받았으니……사서장의 의무와 같은 이야기였겠지.

사서 시절에 최대한 잡생각을 안하려고 시도했던 경험이 도움이 되었던건지, 아니면 체질에 잘 맞았던건지,
사서장이 되기 위한 훈련은 의외로 할만했고, 마지막으로 인수인계를 받는 것으로, 나는 정식으로 사서장이 될 수 있었다.

그렇게 사서 시절의 나를 괴롭힌 호기심도 성공적으로 억누르고, 남은 생을 이 자료들을 관리하며 살다보면, '편안히 쉴 수 있겠지'라고 생각했다.
몇년이고 자료들을 하나하나 기억하고, 사서장으로서의 직무를 이어가며, 은연 중에 이런 삶이 계속 이어질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 문서를 발견하기 전에는. 그 문서는 편지의 일종으로 보였다. 전형적인 오래된 편지와 같은 구조로 보였으니.
아마도 바티칸의 성직자가 외부의 누군가와 주고받은 것이겠지. ──그것뿐이라면 그리 특별한 건 없었다.

그러나, 편지의 마지막에 쓰여진 이름을 보자, 나는 순간적으로 집중력이 깨지는 느낌을 받고 말았다.

「세이아 웨지우드 보냄」 또 그 이름이다. 보낸 이가 있는 것을 보아하니, 이것은 분명히 편지의 마지막 부분이다.
그럼, 나는 이 위의 내용을 이미 보고 기억한 건가? 거기엔 뭐가 있었지? ──아니, 떠올려선 안돼.

「왜 떠올리면 안되지?」 나는 사서장이니까, 기억하되 이해하면 안되니까. 떠올리면, 이해해버리고 말거야.
「이해해도 고작 편지 하나일 뿐이잖아?」 그 어둠을, 떠올리고 싶지않아. 「아니, 떠올려야해.」 그 목소리는 어쩐지 단호했다.

「어둠을 벗어나기 위해선 빛이 필요하지. ──지성은 곧 빛이란다」 지성은 곧… 빛…?
「영원히 피할 수는 없는 법이야. 때론 직접 마주해야하지. 처음 바티칸에 오게 되었을 때를 기억해.」

「그 괴물이 수도원을 날려버리려고 했을 때, 네가 솔선해서 나간 것으로 주목받은 거잖아.」
……그래, 영원히 눈을 돌리고만 있을 수는 없겠지. 내가 과민반응하는 것일거고, 기껏해야 개인적인 얘기만 적혀있을 것이다.

안일하다고밖에 느껴지지 않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진정시키면서, 나는 그 편지를 읽어내려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그 편지를 읽어선 안됐다. 편지에 적힌 것은 분명, 내가 생각한 것처럼 개인적인 이야기였다.
그러나, 같은 이야기일지라도 말하는 이와 듣는 이에 따라서 개인적인 이야기의 중요성은 바뀌는 법이었다.

편지는 '그레고리오가 요한께 아뢰옵니다'라는 말로 시작하여, 이전에 시작한 일이 매듭지어졌으므로,
이제 작은 수도원 하나를 얻어 그곳에서 조용하게 은둔하겠다……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마치 은퇴한 노인이 '이제 여생을 한적하게 보내겠다'라는 정도의 별거 없어보이는 편지였다.
하나, 이 개인적이고 별거 없어보이는 편지에 적혀있는 이름은, 내 머리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기엔 충분했다.

기록상 이 편지가 쓰인 시기를 생각하면, 그 시기와 가장 가까운 시기에 있었고,
편지가 이렇게 바티칸 기록보관소에 보관될 정도의 '그레고리오'라면…… 한 사람뿐이었기 때문이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그냥 다른 그레고리오가 있었다는 것이 가장 이치에 맞았다.

그분의 선종 이후에 그 이름을 딴 사람이 늘었다는 기록도 있었으니까, 그렇게 이상한 것은 없었다.
하지만, 내 머리는 그런 이성적인 결론을 거부하고, 내가 떠올린 '단 하나의 답'이 맞다고 내게 호소하고 있었다.

……오늘은 푹 쉬고 나서, 날이 밝아지는 대로 세이아 수도원장님께 방문하겠다는 편지를 보내야겠다.

─────────・━━━━━━━━━━ ━━━━━━━━━━ ━━━━━━━━━━・──────────

세이아 수도원장님께 찾아가니, 반가운 얼굴로 맞아주시면서도, 심상찮은 분위기를 느꼈는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셨다.
작은 수도원 안쪽에 마련된 탁자에 둘러앉아, 내가 잠시 가만히 있으니, 수도원장님께서 '무슨 일이 있었느냐'라고 물어보았다.

당신에 대해 알고 싶은게 있다고 하니, 이내 잠시 무언가 생각하는듯 하다가, '알고 싶다면 알려주겠다'라고 말하셨다.
'그에 맞는 준비를 하고 왔길 바라네'라고 덧붙이시면서. ──나는 '당신은 혹시 그레고리오인가. 왜 당신이 여기에 있는가'라고 물으니,

"그걸 물으러 온겐가…? 그런 결론까지 내고 왔으면서?"라면서 이상하다는 반응을……
그 반응은 마치, '정상적이라면 물어볼리가 없는 질문'을 들은 듯한 반응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고선, 정말로 알고 싶은가. 안다면 세세히, 혹은 그 질문에 대해서만 알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나는 '전부 알려주길 바란다'라고 대답하자, 수도원장님께서는 잠시 한숨을 내쉬더니, 긴 이야기를 시작하셨다.

……들려온 이야기는 놀라움뿐이었다. 영술사라니, 설화나 오랜 가르침들 중에 비슷한 것이 있긴 했지만,
이 세상을 살면서 볼 일은 없었기 때문에, 그저 이야기 속의 존재라고 생각했는데…….

아니, 과거에 그 괴물을 보았는데도 스스로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에 잠시 놀랐지만,
뒤이은 이야기들은 더욱 충격적인 것이었다. 세이아 수도원장님이, 그 '대 그레고리오'가…… 영술사?

그 사실을 인식한 순간, 마치 눈앞에 있는 사람이 사람의 형상을 한 다른 무언가처럼 느껴졌다.
기묘한 감각이었다. 나에게 있었는지조차 알 수 없었던 혐오감이, 몸속에서 솟아오르며 살의가 차올랐다.

어느 순간, 내 눈앞에는 어떠한 두 손이 '가녀린 목을 조르는 비전'이 보였다.
「저들을 없애라.」 내 손에 느껴지는 그 감각을 느끼며, 나는 세이아 수도원장님을……

"그만." 낮은, 그러나 강한 호통에, 그제서야 주변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나는 어느 사이에 수도원장님의 바로 옆에까지 와 있었고, 수도원장님은 그런 나를 담담한 눈으로 보고 있었다.

내 손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 가녀린 목을 조르던 광경은 그저 허상이었던건가?

"행동하기 전에 우선 스스로를 한번 돌아보게. 즉단즉결이라 해도 후회는 남기지 말아야 할 것 아닌가."
나를 향한 조금의 책망도, 두려움도 표하지 않고, 수도원장님은 그저 그렇게 말할 뿐이었다.

스스로의 행동에 놀라 수도원을 뛰쳐나오니, 밖은 어느새 어두워져서, 이슬비까지 내리고 있었다.
혹시 '누가 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야음을 틈타 정신없이 달렸던 것만이 기억에 선명하다.

……어두컴컴한 와중, 어디서 '번개'가 한 줄기 친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 ━━━━━━━━━━ ━━━━━━━━━━・──────────

어떻게 이곳에 돌아온 건지도 기억이 안 나는 채로, 나는 내 방으로 무사히 돌아왔다.
……내가 무슨 짓을 하려고 한 거지? 영술사가 대체 어쨌다고? 그들이 무슨 해를 가한거지?

중간에 생각이 끊긴 탓인지 잘 기억나지 않았지만, 수도원장님이 죽음을 위장한 이유도 어쩐지 악이라고 단정지을만한 소리론 들리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어딘가 회한이나 지친듯한 감각도 조금은 느껴졌었던 것만 같았다.

……그런데 나는 왜 그런 말을 듣고서 그런 반응을 했던거지?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났던거야?

아무리 생각해도 진정되지 않는 마음에, 묵주를 쥐고 고해하듯이 기도를 시작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시여, 부디 도와주세요. 저는… 대체 어떻게 하면 좋은 건가요?"

눈을 감고 기도하던 중, 문득 어디선가 빛이 비춰지고 있는 것 같았다.
기묘한 감각이었다. 방은 불빛이 꺼져있어서 어두웠고, 나는 눈을 감고 있는데, 빛이라니?

그래서 문득 고개를 들어보니,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 하나가 떠있는 것이 이상하게도 잘 보였다.
그것은 그저 거기에 떠있을 뿐이었지만, 어째선지 그 별은 내가 내린 선택을 긍정해줄 것만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가만히 별을 바라보고 있으니, 어쩐지 생각이 깔끔하게 정리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내가 나아가야만 하는 길이 보였다. 세이아 수도원장님…… 아니, 대 그레고리오시여.

저는 한때 당신에게서 공포를 느꼈지만, 당신의 회환 또한 잘 느껴졌습니다.
그렇다면 이것이, 이 길이야말로 나와 당신이 가야 할 길의 끝이라고 말해도 좋겠지요.

──부디, 어둠 속에서 살아가시기를(Vivat in tenebris).

─────────・━━━━━━━━━━ ━━━━━━━━━━ ━━━━━━━━━━・──────────

【스킬(技術)】

0. 신앙: 신앙인으로서 가지는 가장 기본적인 것이다. 애초에, 이것이 없으면 신앙인이라고 할 수도 없다.

1. 바티칸 사서장: 바티칸의 자료들, 그리고 그 자료들을 관리하는 사서들을 담당하고 지휘하는 위치에 있는 자.
성직에 몸을 담고 있는 자라면, 자신의 지위와 권한이 어디까지나 위임받은 것임을 그 머릿속에 기억하지 않으면 안된다.

모든 권리는 우리의 주 하나님께 있으며, 그가 그의 대리인을 통해 행사하기 위해 위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1-0. 자료정리: 데이터로서의 자료를 정리하는 방법부터, 자료 그 자체를 보관하고 취급하는 방법까지,
지금의 시대와는 멀리 떨어진 '고문서'를 다루는 이에게 필요한 기술이자, 고고학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1-1. 사진기억능력: 바티칸의 사서들은 훈련과 통과의례로서, 상황을 이미지처럼 기억하는 기술을 습득하게 된다.
서고의 자료들이 소실되었을 경우를 대비하여, 자료를 '원래 상태'로 복구하기 위한 백업 데이터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다.

인원 소실이 발생하였을 경우의 빠른 복구를 위해, 사서들은 세부적으로 나누어진 구역을 할당받아 기억하게 된다.

1-2. 사고배제: 무언가를 판단하는 것에 개인의 감정을 배제하고,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는 기술.
기억과 기록은 개인의 해석과 감상에 의해 변하기 쉽다. 그렇기에 사서들은 최대한 사감을 배제한 기억을 유지할 것을 요구받는다.

비밀스러운 기록일수록 개인의 감상을 크게 자극하므로, 비밀기록을 다루는 이에겐 더욱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2. 그림자 학회(Umbra Societatis) 서기관: 인간 세상의 기록들에서 영술사의 흔적을 지우는, 그림자 역사 계획을 이루려는 이들의 모임.
그림자에선 흰 종이도 검은 잉크도 모두 검은색으로 물들여진다. 그녀는 학회에서 가장 비밀스러운 지식을 서술하는 이로써, 서기관의 지위를 갖는다.

3. 교육자: 의도치 않게 발견한 재능. 평범하게 살았다면, 많은 제자를 길러내며 살아가지 않았을까?

4. 암흑 속의 별빛: 삶이 시험받을 때, 어디선가 조용히 비추어진 별빛.
그녀가 힘들 때 별이 다가와 비춰준 것인가, 아니면 별이 비치는 곳으로 그녀를 이끈 것일까.

결국 어느 쪽이 진실인지는, 아직은 알 수 없을 것이다.

4-1. 속삭이는 별: 그녀가 나아가도록 몰아세우는, 그녀에게만 들리는 속삭임.
누군가의 의지일까, 아니면 그녀 스스로가 만들어낸 목소리인가.

어느 쪽인가를 따지는 건, 이제는 의미가 없을 것이다.

4-2. 별 아래에서의 기도: 인간은, 누군가가 그저 조용히 지켜봐주는 것만으로 의지를 다질 수 있다.
그것이 어떠한 경위로 내려진 답이건, 그녀는 결론을 내렸다.

─────────・━━━━━━━━━━ ━━━━━━━━━━ ━━━━━━━━━━・──────────

【재산(財産)】

0. 묵주: 신앙인의 길에 발을 들이고서 처음으로 받았던 묵주.

1. 검은 베일: 수녀들이 쓰는 베일. 세속적인 연을 끊는다는 의미로 착용하는 것이다.
쓰고 있으면 어쩐지, 나를 가리워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 ━━━━━━━━━━ ━━━━━━━━━━・──────────

【인연(因緣)】

- 그레고리오 아니키우스: 당신은 그들을 지키는 사람인가요, 아니면 우리를 지키는 사람인가요.
우리를 위한다면 당신은 여기에 있지 않았을테고, 그들만을 위한다면 그때 그곳에 있지는 않았겠지요.

……하지만 안심하시길. 저는 어떤 당신이라도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은걸지도 모르니까요.

- 전대 사서장님: 자신을 바티칸으로 이끌고, 많은 것을 가르쳐주었던 영적 스승님.
……당신의 충고를 받아들였다면, 지금의 저는 이 길이 아닌 다른 길을 걷고 있었을까요?

- 어느 영술사: 진실을 알게되고 나서 고민하던 중에 접근해온 능글능글한 영술사.
영술사와 인간이 상종할 일 없이, 서로 다른 세상에서 살아가는 것을 목표로 하는 자라고 하였다.

그리고 그걸 위해선 기록물들에서 영술사의 흔적을 지울 필요가 있었고,
바티칸의 비밀스러운 기록들에까지 손이 닿는 자신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하게 말했다.

거절할 이유가 없는 이야기였다. 나의 목적과 그의 목적은, 아마 상당한 차이가 있겠지만.

- 발레리: 안식년 휴가 중에 만나게 된 젊은 신부. 고작 몇달 정도의 만남이었지만,
서로 유익한 문답을 나눌 수 있었고, 이후에도 스승과 제자로서 소식을 주고받고 있는 중이다.

……지금에 와서는 나이가 많이 들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나도, 그이도.

━━━━━━━━━・────────── ━━━━━━━━━━ ──────────・━━━━━━━━━━
이 주제글은 종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