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19> 【잡담/다목적】 작은 새가 새롭게 우는 마을 - 007 (5000)
코토리◆EZQyFvCbTO
2025년 4월 22일 (화) 오전 02:57:57 - 2025년 5월 16일 (금) 오전 01:24:48
2025년 4월 22일 (화) 오전 02:5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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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은 새가 느긋하게 우는 마을의 안내문 - 】
「 【핵심】: 작은 새가 느긋하게 우는 마을은 참치 인터넷 어장 규칙을 준수합니다.
오후 8시~12시동안 noup 콘솔 사용을 권장드리며, 그 외에는 자유롭게 사용해주세요!
더불어서 2019년 7월 14일 기준으로 생긴 정치/사회 이슈 규칙을 준수합니다.」
「 1. 나메와 대리 AA를 허용하며, 규칙에 어긋나지 않는 토론은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 2. 하지만 불판을 내려고 하거나 그럴 기미가 보일 시 (어장주의 주관적 판단), 하이드 & 밴 조치.」
「 3. 느긋함을 지향하고, 상대를 대하는 예의와 매너를 갖추는 선에서 자유를 지향합니다.」
「 4. 상어아가미에 물릴만한 주제는 주의하고, 상대방을 배척하는 친목질에 주의해주세요.」
「 5. 기분 나쁘게 하거나 받지않고, 상처를 입히거나 상처 받지않도록 즐겁게, 느긋하게 즐겨주세요!」
「 6. 타 잡담판의 일은 타 잡담판에서 일어난 곳에서 해결할 것.가지고 와도 받지 않습니다.」
「 7. [고어 및 혐오 소재]를 올리고자 할 때는 코토리나 혹은 참치들의 양해를 구해주세요.」
「 8. 마을은 다목적판이기에, 마을에서 창작하거나, 하지않거나는, 참치들의 자유입니다! 」
「 9. 거듭해서 참치 여러분들이 '마을에 머무를 때'는 느긋하고 편하고 즐겁게 즐겨주세요! 」
【 - 알아두면 유용한 링크 - 】
「 알아두면 유용한 링크는 >>1을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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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전 마을: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anchor/1597050925/304/307 」
「 001번째 마을: anctalk>2084> 」
「 002번째 마을: anctalk>2255> 」
「 003번째 마을: anctalk>2494> 」
「 004번째 마을: anctalk>2610> 」
「 005번째 마을: anctalk>2825> 」
「 006번째 마을: anctalk>3003> 」
「 007번째 마을: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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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22일 (화) 오후 10: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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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참사의 진실과 뒷이야기】
「첫번째 뒷이야기」──
찰칵, 찰칵── 라이터의 모터에 힘을 주어 키자, 화르륵!하고 불이 피어올랐다.
라이터. 인간의 문명이 만들어낸 발명품 중에 영술사들이 고장을 잘 내지않고 쓸 수 있는 '단순한' 물건 중 하나다.
그리고 라이터의 파트너, 담배는 그간 인간이 누려왔던 오래된 발명품 중 하나라고 해도 괜찮겠지.
"……." 새하얀 매연으로 속을 가득 채워 숨결을 내뱉는 그 순간, 잠시 동안 극도의 행복감을 스스로에게 맴돌게 만든다.
그리고 인간의 건강에 해악이 되는 발명품 중 하나…인데, 이걸 왜 피우고 있냐고 물어본다면……
"라이너 대장, 여기서 뭐하고 있는거야?" 아직 어린 티를 벗지 못한 처형단원이 내게 물어왔다.
"좆같아서 담배를 피우고 있잖냐. 담배 냄새 옮을라, 좀 떨어져라."라고 일부러 강하게 말함으로써 멀리 떨어트렸다.
그간 처형단의 임무에선 최선을 다했고, 스스로에게도 자부할 만큼의 실력이 있다고 나와 내 동료들에겐 자존심이 있었다.
그리고 그 생각은 오늘, 아니 정확히는 이틀에서 사흘, 그날 한 작은 반도의 도시 뒷골목에서 모든 것을 망쳤다.
시간은 말했듯이 사흘전 그날, 햇빛이 쨍쨍한 맑은 오후였다. 상부에서 오는 임무를 이행하기 위해, 이번엔 타 국가의 대륙까지 횡단하게 되었다.
원래라면 좀 더 가까운 인원이 배정되었어야 하는 것이 옳지만, 이번에 찍힌 타겟은 상당히 어리바리한 애송이였던 것 같다.
그래서 신입들을 교육시킬 겸, 마침 시간이 비어있는 내게 이 의뢰가 배정된 것이다.
나 역시 오로지 훈련으로만 내가 아끼는 후배와 여동생을 키울 생각은 없었고, 마침 애들도 무기를 휘두르는데 익숙해진 상태기도 했다.
그렇기에 즉시 준비가 되는대로 처형단에서 준비한 운송수단을 사용해, 이 작은 국가에 들어오게 된 것이다.
어느 정도 양지에서 활동하면서 움직여야 하는지라, 양지 위조 신분 역시 단군의 협력으로 문제없이 마련할 수 있었다.
특히 이번 타겟은 영술세계와 관련이 없는 인간세계의 도시를 오고가는지라 더더욱 신중을 가해야 한다는 상황보고가 있었다.
영술이란 양지에서 노출해서는 안될 술법. 더더욱 우리의 신분이 노출되는 사안만큼은 반드시 피해야만 한다.
그때의 작전은 다음과 같았다. 양지의 신분으로 경찰 및 지역 사무소와 관계를 유지하며 타겟이 확인된 지역을 탐방하며 궁지로 몰아넣는다.
내가 받은 양지 신분은 「우수 시민 봉사자」 류강진. 나이는 24세. 현재 나이보다 12살 정도 낮은 것 같다. ……늙은 티가 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다른 신분도 읊어보자면, 후배 팔코 글라이스가 받은 신분은 「학생 신문 발행자」 곽범호. 나와 함께 지역을 쏘다니는 파트너로 설정되었다.
마지막으로 내 여동생, 가비 브라운이 받은 신분은 팔코와 비슷한 「학생 신문기자」 강보영이 되었고, 나와 함께 다니는 이유도 팔코와 비슷하다.
나는 여기서 가장 연장자로, 외국에서 봉사활동을 하다가 고향의 지역자치를 도와주기 위해 귀국했다는 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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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뒷이야기」──
참고로,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장소의 특성상 총기 소유를 금지하는 사항이 있다. 단군의 힘이라면 어떻게든 가능한 모양이지만……
"이 땅에서 소란을 일으키는 것은 자중해줬으면 좋겠네."라는 말 하나 덕분에 「검」과 「권」으로만 타겟을 포획 혹은 사살해야만 했다.
그렇게 타국의 땅을 밟게 된 이후로 일처리 자체는 일사천리였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처형단의 내부 협력자와 현지 협력자를 통해 감시망에 접근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였고,
단군이 협력하여 만들어준 신분 덕분에 시민들은 나와 후배를 경계하지 않았다.
오히려 시민들이 우리를 적극적으로 도와준 덕분에 타겟을 파악하는데 있어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곧 타겟과의 거리는 좁혀졌고, 마침 처형단에서 마련해준 도구도 제시간에 도착했다.
──모든 준비는 끝났다. 나머진 행동으로 그들에게 우리를 증명할 차례겠지.
후배와 여동생은 첫 실전에서 겪는 상황 재현을 여러번 훈련한 상태지만, 혹시나 모를 것이다.
실전에 가면 몸이 굳는 단원들의 케이스는 처형단의 기록까지 뒤지지 않더라도 양지에서조차 연구가 많이 된 사실이다.
상대가 아무리 만만하더라도, 최후의 발악으로 문제가 생긴다면 난 스스로를 용서할 수 없을 것이다.
작전 결행일, 밤은 오히려 지금 둘에겐 위험할 수도 있고 상대방 또한 밤에 기습이 올 것이라는 예측에 허를 찔러 제압할 계획이다.
즉, 이렇게 햇빛이 떠있는 낮과 오후의 시간이야말로 작전을 결행하기에 최적화된 시간이라는 이야기다.
여동생 가비는 나와 완전히 반대쪽으로 가서 타겟의 숨통을 조이고,
후배 팔코는 예상치 못할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아예 다른 방향으로 배치시켰다.
내가 가진 전자단말로 신호가 간다면, 둘 모두 일사분란하게 지정된 좌표로 이동한다.
나는 타겟의 추적을 맡고 둘이 유도에 성공한다면, 기척차단술과 결계는 팔코와 가비가 맡기로 하였다.
이후, 작전이 시작된지 대략 3시간 정도가 지났고, 평소와 마찬가지로……
아니, 이번에는 내 자랑스러운 후배와 여동생과 함께 타겟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타겟은 자신이 막다른 길에 몰리는 것을 눈치챘는지, 사방으로 몸을 움직이며 추격에서 벗어나려 애썼다.
그러나, 그것이 소용없는 짓이라는 것을 깨닫는데 걸린 시간은 고작 20분.
그마저도 애들에게 「영술사를 제압하는 요령」을 알려주기 위해 천천히 합을 맞춘 것에 불과했다.
완전히 피투성이가 된 타겟은 사방에 피를 흩뿌리고, 쓰러진 채로 콜록이고 있었다.
역시 애들이라 그런지,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실제로 끝맺는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마무리 일격을 주진 못했다.
결국 내가 마저 끝내려는 그 순간…… 내 악몽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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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뒷이야기」──
퍼억! ──순간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할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내 여동생이 갑자기 공중에 떠서 날아갔다고 하면 믿겠는가?
그것도 웬 가방같은 것에 치여서? 하지만, 그 가방으로 가비를 후려친 그 녀석은 바로 그 철퇴같은 가방을 휘둘렀다.
내 후배는 게속 나를 향해 소리치고 있었다. "정신 차려요! 당장!" 그리고 가방이 거의 나를 가격할 거리까지 좁혀오자──
나는 내 몸의 감각이 현실에서 돌아오는 것을 느낀 직후, 몸을 틀어서 그 공격을 회피했다.
"네놈…!" 저 녀석은 누구인가? 처형단의 또다른 타겟? 나한테 개인적인 원한이 있는 영술사? 그것도 아니라면……
홱! 홱! 머리는 계속 굴러가지만, 저 녀석은 지금도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
가비는 정신을 잃은 그 상황에서도 저놈의 행동을 제압하기 위해서 「인형 실타래」까지 써봤지만……
저 녀석에게 닿는 영술이 싹다 무력화되고있다. ……젠장할. 저 녀석의 정체는 완전히 오리무중이나 마찬가지다.
영술을 무력화시키는 영술이라니, 이게 무슨 상황이지? 안그래도 혼란한 상황을 더 혼란하게 만들었지만,
'죽여야 한다' 적어도 하나는 명확하다. 내 여동생을 가격하고, 임무 방해까지 해온 녀석을 결코 살려둘 수는 없다.
살려두면 앞으로 협회에게 크나큰 해악이 될 것이고, 내 개인적인 사정도 살려보내지 말라고 말하고 있다.
깡! ─콰직! 저 녀석도 지친 것인지, 아니면 어린 체구에 더 힘을 발휘할 수 없었던 것인지 점점 밀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가방을 방패처럼 쓰고 있는 틈을 타서, 그 정중앙을 걷어차 고꾸라지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걸론 울분을 다 토해낼 순 없었다. 퍽, 퍽, 퍽! 편히 보내고 싶지 않아 계속 주먹으로 가격했다.
팔코가 이 광경을 보자마자 합세했지만,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쳐다본 것은 결코 기분 탓이 아니겠지.
스르륵─ 그때,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지만 가비는 가까스로 치명상을 피해 생명에 큰 지장은 없었다.
하지만…… 타겟이 도망가려 했었고, 가비는 비몽사몽한 몸을 이용해 도망가지 못하도록 막기 시작했다.
그러나, 저 자식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는지, 기어코 자기가 들고 있는 그 무거운 책가방을 여동생에게 던져버렸다.
맞추진 못했지만, 적중했다면 생명에 지장까지 줄 수 있었던 상황을, 나는 좌시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이 녀석만큼은 살려둘 수 없다. 이번엔 정말로 심장을 꿰뚫을 작정으로 주먹을 쥐었지만──
뜻하지 않은 불청객이 등장했다. 도시 경찰들── 요란한 사이렌 소리가 골목을 채우며 울려퍼진다.
아마도 신고자는 이 녀석…… 아니, 어쩌면 이 상황을 몰래 지켜보고 있었을 누군가가 신고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기척차단술은 설정된 영역 내에서 절대적인 효과를 발휘하기에 이 녀석이 불러낼 순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골목에는 피가 흥건하고, 이 녀석은 상처투성이에, 팔코와 가비는 더 이상 임무를 수행하긴 어려운 상태인가.
퇴각할 수밖에 없는 「불합리한 상황」이 내게 닥쳐왔다. "……" 찰나의 시간, 나는 무거운 입을 여는데 성공했다.
"전원 퇴각." 애들은 절뚝이며 골목을 벗어났고, 나는 증거를 일절 남기지 않기 위해 그 자리에서 전부 파기해, 현장에서 탈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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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번째 뒷이야기」──
"하아……" "대장. 이건 대장 탓이 아녜요." "알아. 하지만……." 그때의 회상은 이걸로 끝이다.
──하지만 이후의 회상은 아직 많이 남아있다. 그래. 나와 후배의 불행은 절대로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 일이 있고 난 후에 몇 시간도 안 지난 상황이었던가. 그때 이 땅의 처형자에게 보고를 들었다.
"뭐라고?" "……팔코가." 이걸 머피의 법칙이라고 하던가? 모두 퇴각하는데 성공했고, 타겟 자체는 민간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협력자를 통해서 처형단이 담당하는 병원으로 바꾸기만 하면 그만이다. 그런데……
"이 녀석이…! 대기하라는 명령도 안 듣고…!" "오빠… 이제 어떻게……" 가비의 말에 나는 시선을 주었다.
"가비, 너는 여기에 남아있어. 두개골의 부상을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았어. 그 상태로 갔다간 너도 병원에 묶이게 될거야."
"……오빠." "잊지마. 우리는 임무가 끝나는대로 여기를 떠나야만해. 이쪽 로드는 소란을 싫어하니까."
팔코는 조급함 때문인지, 아니면 지금이라도 실수를 만회할 수 있다는 스스로의 판단을 믿어버린 것인지 모르겠으나,
내가 명령을 내리기 전까지 대기하라는 말을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경찰차와 구급차의 행렬을 뒤쫓아 타겟을 쫓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 아주 말이 안되는 판단은 아니었다. 그런데, 그것은 제대로된 현장 경력도 없는 신입이 홀로 수행한다는 것과,
우리의 영술이 제대로 통하지 않는, 그 기괴한 녀석의 신원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한 채로 가는 것은 결이 다른 이야기다.
나는 여동생에게 처형단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라고 명령을 하달한 뒤, 결국 혼자서 이 상황을 헤쳐나갈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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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번째 뒷이야기」──
……그 이후로 하루 정도가 흘렀던가. 팔코는 어떻게든 주변을 뒤져서 위치를 확인하려 했으나,
내가 상황을 파악한 그 시점엔, 민간 병원에 거동 수상자가 근처를 얼쩡거리다가 잡혔다는 소식이 새롭게 들어왔다.
그리고 타겟은 병원에서 도주하려고 하였고, 당연히 그 부상을 제대로 회복하지도 않은 채 도주를 택했으니,
그대로 뒷꽁무니가 잡혀 내 손에 잡혔다. 아마도 처형단이 병원을 매수했다는 생각 때문에 자신의 흔적을 없애고 도주했겠지.
……그런 오해 덕분에, 불행 중에 다행으로 처형단의 상부가 지정한 타겟 자체는 처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아직 이 나라의 경찰들에게 사로잡힌 팔코라는 문제가 남고 말았다.
처형단의 임무는 단장의 절차 속에서 합리적인 인원에게 배치되고, 성공하든 실패하든 그 흔적을 쉽사리 남기지 않는다.
즉, 이건 초대형 참사와 다름없다. 신원 확인 절차에 들어가면 모든 것이 들통나고 만다.
아니, 단군이 협력하고 있기에 실제로 들통나진 않겠지만…… 흔적이 남는다는 것만큼은 변하지 않는다.
나는…… 이 상황에서 잡힌 「거동 수상자」가 처형단원인지 아니면 양지의 범죄자인지 제대로 파악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이번에도 현장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다른 처형단원은 사로잡힌 인원을 죽이고 퇴각하는 경우도 제법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럴 생각 따윈 하나도 없다. 나 자신에 맹세코 그러고 싶진 않단 말이다…!
위조 신분── 정말 이렇게 오래 쓸 줄은 몰랐다. 보통은 임무가 거행되는 시점에서 폐기하고 떠나야 했으나,
그러지 못한 결과, 내가 파기하지 않았던 신분증은 여기서 더 오래 써먹을 수 있게 되었다.
다시 한번 팔코의 위치를 확인한 결과, 되려 병원에 머물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사유가 무엇인가 물어봤더니, 입은 부상이 처참했다고 한다. 전치 4주급의 부상이었다는 말이 기억에 남았다.
……이해할 수 없었다. 그때의 교전에서 팔코는 큰 부상을 입지 않았다.
타겟은 오히려 팔코가 잡힌 뒤에 움직였으므로 타겟이 입힌 부상은 당연히 아니었다.
뭐, 이런 한탄도 소용없겠지. 타겟이 바로 잡힌 행운에 이어, 이것 역시도 전화위복의 행운이었는지,
병원은 보호자 신원 조회가 끝난 이후, 나를 바로 팔코와 만날 수 있게 해줬고, 나는 팔코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대장, 그 녀석… 자신을 이강 가문의 사람이라고 했어… 젠장할, 이 나라의 영술사야…!"
"……움직이지마. 넌 내가 몇 시간 내로 바로 빼낼 수 있게 해줄게. 무리하지마. 「절대로」. 이건 명령이야."
이강 가문이라, 분명히 금강석, 영어로는 다이아몬드를 기원으로 삼은 가문으로 알고있다.
처형단에도 이강 가문의 사람이 있고, 그 사람도 이것과 비슷하게 썼으니 아마 틀림은 없겠지만……
어째서 이강 가문의 사람이 그 기괴한 녀석을 도와준거지…? 이젠 생각할 여유가 없다.
이젠 정말로 한계다. ……하지만 그 기괴한 녀석, 아니, 「안도윤」이라는 녀석은 어떻게든 묶어둬야만 한다.
고작 중학생이 자신의 정의감으로만 일을 이 사단으로 키웠다는 것이 경계해야할 점이었다.
생각해보면, 안도윤이란 일개 개인이 개입했다는 것만으로 원만하게 흘러가야 했을 일이 꼬이고 꼬였다.
그리고 영술이 무효화되는 체질이란 것은 정말로 실존하는가? 아니면 전부 속임수인가?
어느 쪽이건 결국 자신의 권한 바깥의 일이었다. 그래. 이미 사건은 나와 애들의 손을 떠나간 것이다.
"마지막 선물이다." 내가 그 자식에게 해줄 수 있는 선물은 양지에서의 모든 행동을 묶게 만드는 것이다.
법적 공방은 양지에서 어느 정도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그 인간과 영술사, 협력자들에게도 골을 썩게 만드는 것.
거기에 사건의 용의자라는 족쇄까지 묶어두면 구태여 우릴 파헤치려 들지도 않을거고 모두 사라지겠지.
"…어디 한번 잘해봐라." 나는 크게 부상입은 팔코를 인계하면서, 여동생 가비와 함께 이 나라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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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뒷이야기」──
──그렇게 나와 애들에게 일어난 악몽은 이렇게 끝맺음 지어진 것이다.
"하아……." 타들어가는 담배와, 언제 다가왔는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날 바라보고 있는 팔코가 있었다.
그래. 우리가 겪은 이 상황이 얼마나 파멸적인지 팔코가 간접적으로 알려준 것이다.
가비는 기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고, 나는 다시 처형단 본부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보고서를 올렸다.
"……." 처형단장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얼음장같은 눈길만을 보내왔을 뿐.
이제 우리 파견팀에 방문할 처형단장 엑스 마키마의 「벌」이 무엇일지 두려워 할 일만이 남았다.
오늘따라 담배마저 달콤하지 않고 씁쓸하다. 아니, 그 어떤 수단으로도 씁쓸하고 괴로운 감정을 치울 순 없었다.
누군가 이쪽으로 다가온다. ──복장을 보아하니, 어떤 「벌」을 받을지 정해진 모양이다.
민간인에게 얼굴 대부분을 노출시켰고, 타겟은 바로 잡지 못하고 민간 병원에까지 보내버리고 말았다.
이번 일로, 아마도 내 생각이지만…… 처형단도 대부분의 휴민트를 사용했을 것이다.
로드가 머무는 국가라고 할지언정, 처형단이 전부 쏟아부어서는 안됐다. 타겟은 전 세계에 있으니까.
……첫 번째 실수가 두 번째 실수로, 두 번째 실수가 세 번째 실수로서 이어진다.
이제 담배는 씁쓸함을 넘어 그냥 쓴 맛만 느껴진다. 내 후배와 동생에겐 벌이 가지 않았으면 좋을텐데……
저지른 실수가 실수인지라 단장의 벌을 줄이는 것밖에 답은 없겠지. 그렇다면……
"그래. 이야기하렴." "네. 마키마님. 이야기는──"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다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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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참사의 진실과 뒷이야기】
「첫번째 뒷이야기」──
찰칵, 찰칵── 라이터의 모터에 힘을 주어 키자, 화르륵!하고 불이 피어올랐다.
라이터. 인간의 문명이 만들어낸 발명품 중에 영술사들이 고장을 잘 내지않고 쓸 수 있는 '단순한' 물건 중 하나다.
그리고 라이터의 파트너, 담배는 그간 인간이 누려왔던 오래된 발명품 중 하나라고 해도 괜찮겠지.
"……." 새하얀 매연으로 속을 가득 채워 숨결을 내뱉는 그 순간, 잠시 동안 극도의 행복감을 스스로에게 맴돌게 만든다.
그리고 인간의 건강에 해악이 되는 발명품 중 하나…인데, 이걸 왜 피우고 있냐고 물어본다면……
"라이너 대장, 여기서 뭐하고 있는거야?" 아직 어린 티를 벗지 못한 처형단원이 내게 물어왔다.
"좆같아서 담배를 피우고 있잖냐. 담배 냄새 옮을라, 좀 떨어져라."라고 일부러 강하게 말함으로써 멀리 떨어트렸다.
그간 처형단의 임무에선 최선을 다했고, 스스로에게도 자부할 만큼의 실력이 있다고 나와 내 동료들에겐 자존심이 있었다.
그리고 그 생각은 오늘, 아니 정확히는 이틀에서 사흘, 그날 한 작은 반도의 도시 뒷골목에서 모든 것을 망쳤다.
시간은 말했듯이 사흘전 그날, 햇빛이 쨍쨍한 맑은 오후였다. 상부에서 오는 임무를 이행하기 위해, 이번엔 타 국가의 대륙까지 횡단하게 되었다.
원래라면 좀 더 가까운 인원이 배정되었어야 하는 것이 옳지만, 이번에 찍힌 타겟은 상당히 어리바리한 애송이였던 것 같다.
그래서 신입들을 교육시킬 겸, 마침 시간이 비어있는 내게 이 의뢰가 배정된 것이다.
나 역시 오로지 훈련으로만 내가 아끼는 후배와 여동생을 키울 생각은 없었고, 마침 애들도 무기를 휘두르는데 익숙해진 상태기도 했다.
그렇기에 즉시 준비가 되는대로 처형단에서 준비한 운송수단을 사용해, 이 작은 국가에 들어오게 된 것이다.
어느 정도 양지에서 활동하면서 움직여야 하는지라, 양지 위조 신분 역시 단군의 협력으로 문제없이 마련할 수 있었다.
특히 이번 타겟은 영술세계와 관련이 없는 인간세계의 도시를 오고가는지라 더더욱 신중을 가해야 한다는 상황보고가 있었다.
영술이란 양지에서 노출해서는 안될 술법. 더더욱 우리의 신분이 노출되는 사안만큼은 반드시 피해야만 한다.
그때의 작전은 다음과 같았다. 양지의 신분으로 경찰 및 지역 사무소와 관계를 유지하며 타겟이 확인된 지역을 탐방하며 궁지로 몰아넣는다.
내가 받은 양지 신분은 「우수 시민 봉사자」 류강진. 나이는 24세. 현재 나이보다 12살 정도 낮은 것 같다. ……늙은 티가 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다른 신분도 읊어보자면, 후배 팔코 글라이스가 받은 신분은 「학생 신문 발행자」 곽범호. 나와 함께 지역을 쏘다니는 파트너로 설정되었다.
마지막으로 내 여동생, 가비 브라운이 받은 신분은 팔코와 비슷한 「학생 신문기자」 강보영이 되었고, 나와 함께 다니는 이유도 팔코와 비슷하다.
나는 여기서 가장 연장자로, 외국에서 봉사활동을 하다가 고향의 지역자치를 도와주기 위해 귀국했다는 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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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뒷이야기」──
참고로,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장소의 특성상 총기 소유를 금지하는 사항이 있다. 단군의 힘이라면 어떻게든 가능한 모양이지만……
"이 땅에서 소란을 일으키는 것은 자중해줬으면 좋겠네."라는 말 하나 덕분에 「검」과 「권」으로만 타겟을 포획 혹은 사살해야만 했다.
그렇게 타국의 땅을 밟게 된 이후로 일처리 자체는 일사천리였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처형단의 내부 협력자와 현지 협력자를 통해 감시망에 접근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였고,
단군이 협력하여 만들어준 신분 덕분에 시민들은 나와 후배를 경계하지 않았다.
오히려 시민들이 우리를 적극적으로 도와준 덕분에 타겟을 파악하는데 있어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곧 타겟과의 거리는 좁혀졌고, 마침 처형단에서 마련해준 도구도 제시간에 도착했다.
──모든 준비는 끝났다. 나머진 행동으로 그들에게 우리를 증명할 차례겠지.
후배와 여동생은 첫 실전에서 겪는 상황 재현을 여러번 훈련한 상태지만, 혹시나 모를 것이다.
실전에 가면 몸이 굳는 단원들의 케이스는 처형단의 기록까지 뒤지지 않더라도 양지에서조차 연구가 많이 된 사실이다.
상대가 아무리 만만하더라도, 최후의 발악으로 문제가 생긴다면 난 스스로를 용서할 수 없을 것이다.
작전 결행일, 밤은 오히려 지금 둘에겐 위험할 수도 있고 상대방 또한 밤에 기습이 올 것이라는 예측에 허를 찔러 제압할 계획이다.
즉, 이렇게 햇빛이 떠있는 낮과 오후의 시간이야말로 작전을 결행하기에 최적화된 시간이라는 이야기다.
여동생 가비는 나와 완전히 반대쪽으로 가서 타겟의 숨통을 조이고,
후배 팔코는 예상치 못할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아예 다른 방향으로 배치시켰다.
내가 가진 전자단말로 신호가 간다면, 둘 모두 일사분란하게 지정된 좌표로 이동한다.
나는 타겟의 추적을 맡고 둘이 유도에 성공한다면, 기척차단술과 결계는 팔코와 가비가 맡기로 하였다.
이후, 작전이 시작된지 대략 3시간 정도가 지났고, 평소와 마찬가지로……
아니, 이번에는 내 자랑스러운 후배와 여동생과 함께 타겟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타겟은 자신이 막다른 길에 몰리는 것을 눈치챘는지, 사방으로 몸을 움직이며 추격에서 벗어나려 애썼다.
그러나, 그것이 소용없는 짓이라는 것을 깨닫는데 걸린 시간은 고작 20분.
그마저도 애들에게 「영술사를 제압하는 요령」을 알려주기 위해 천천히 합을 맞춘 것에 불과했다.
완전히 피투성이가 된 타겟은 사방에 피를 흩뿌리고, 쓰러진 채로 콜록이고 있었다.
역시 애들이라 그런지,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실제로 끝맺는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마무리 일격을 주진 못했다.
결국 내가 마저 끝내려는 그 순간…… 내 악몽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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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뒷이야기」──
퍼억! ──순간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할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내 여동생이 갑자기 공중에 떠서 날아갔다고 하면 믿겠는가?
그것도 웬 가방같은 것에 치여서? 하지만, 그 가방으로 가비를 후려친 그 녀석은 바로 그 철퇴같은 가방을 휘둘렀다.
내 후배는 게속 나를 향해 소리치고 있었다. "정신 차려요! 당장!" 그리고 가방이 거의 나를 가격할 거리까지 좁혀오자──
나는 내 몸의 감각이 현실에서 돌아오는 것을 느낀 직후, 몸을 틀어서 그 공격을 회피했다.
"네놈…!" 저 녀석은 누구인가? 처형단의 또다른 타겟? 나한테 개인적인 원한이 있는 영술사? 그것도 아니라면……
홱! 홱! 머리는 계속 굴러가지만, 저 녀석은 지금도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
가비는 정신을 잃은 그 상황에서도 저놈의 행동을 제압하기 위해서 「인형 실타래」까지 써봤지만……
저 녀석에게 닿는 영술이 싹다 무력화되고있다. ……젠장할. 저 녀석의 정체는 완전히 오리무중이나 마찬가지다.
영술을 무력화시키는 영술이라니, 이게 무슨 상황이지? 안그래도 혼란한 상황을 더 혼란하게 만들었지만,
'죽여야 한다' 적어도 하나는 명확하다. 내 여동생을 가격하고, 임무 방해까지 해온 녀석을 결코 살려둘 수는 없다.
살려두면 앞으로 협회에게 크나큰 해악이 될 것이고, 내 개인적인 사정도 살려보내지 말라고 말하고 있다.
깡! ─콰직! 저 녀석도 지친 것인지, 아니면 어린 체구에 더 힘을 발휘할 수 없었던 것인지 점점 밀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가방을 방패처럼 쓰고 있는 틈을 타서, 그 정중앙을 걷어차 고꾸라지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걸론 울분을 다 토해낼 순 없었다. 퍽, 퍽, 퍽! 편히 보내고 싶지 않아 계속 주먹으로 가격했다.
팔코가 이 광경을 보자마자 합세했지만,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쳐다본 것은 결코 기분 탓이 아니겠지.
스르륵─ 그때,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지만 가비는 가까스로 치명상을 피해 생명에 큰 지장은 없었다.
하지만…… 타겟이 도망가려 했었고, 가비는 비몽사몽한 몸을 이용해 도망가지 못하도록 막기 시작했다.
그러나, 저 자식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는지, 기어코 자기가 들고 있는 그 무거운 책가방을 여동생에게 던져버렸다.
맞추진 못했지만, 적중했다면 생명에 지장까지 줄 수 있었던 상황을, 나는 좌시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이 녀석만큼은 살려둘 수 없다. 이번엔 정말로 심장을 꿰뚫을 작정으로 주먹을 쥐었지만──
뜻하지 않은 불청객이 등장했다. 도시 경찰들── 요란한 사이렌 소리가 골목을 채우며 울려퍼진다.
아마도 신고자는 이 녀석…… 아니, 어쩌면 이 상황을 몰래 지켜보고 있었을 누군가가 신고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기척차단술은 설정된 영역 내에서 절대적인 효과를 발휘하기에 이 녀석이 불러낼 순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골목에는 피가 흥건하고, 이 녀석은 상처투성이에, 팔코와 가비는 더 이상 임무를 수행하긴 어려운 상태인가.
퇴각할 수밖에 없는 「불합리한 상황」이 내게 닥쳐왔다. "……" 찰나의 시간, 나는 무거운 입을 여는데 성공했다.
"전원 퇴각." 애들은 절뚝이며 골목을 벗어났고, 나는 증거를 일절 남기지 않기 위해 그 자리에서 전부 파기해, 현장에서 탈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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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번째 뒷이야기」──
"하아……" "대장. 이건 대장 탓이 아녜요." "알아. 하지만……." 그때의 회상은 이걸로 끝이다.
──하지만 이후의 회상은 아직 많이 남아있다. 그래. 나와 후배의 불행은 절대로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 일이 있고 난 후에 몇 시간도 안 지난 상황이었던가. 그때 이 땅의 처형자에게 보고를 들었다.
"뭐라고?" "……팔코가." 이걸 머피의 법칙이라고 하던가? 모두 퇴각하는데 성공했고, 타겟 자체는 민간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협력자를 통해서 처형단이 담당하는 병원으로 바꾸기만 하면 그만이다. 그런데……
"이 녀석이…! 대기하라는 명령도 안 듣고…!" "오빠… 이제 어떻게……" 가비의 말에 나는 시선을 주었다.
"가비, 너는 여기에 남아있어. 두개골의 부상을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았어. 그 상태로 갔다간 너도 병원에 묶이게 될거야."
"……오빠." "잊지마. 우리는 임무가 끝나는대로 여기를 떠나야만해. 이쪽 로드는 소란을 싫어하니까."
팔코는 조급함 때문인지, 아니면 지금이라도 실수를 만회할 수 있다는 스스로의 판단을 믿어버린 것인지 모르겠으나,
내가 명령을 내리기 전까지 대기하라는 말을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경찰차와 구급차의 행렬을 뒤쫓아 타겟을 쫓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 아주 말이 안되는 판단은 아니었다. 그런데, 그것은 제대로된 현장 경력도 없는 신입이 홀로 수행한다는 것과,
우리의 영술이 제대로 통하지 않는, 그 기괴한 녀석의 신원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한 채로 가는 것은 결이 다른 이야기다.
나는 여동생에게 처형단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라고 명령을 하달한 뒤, 결국 혼자서 이 상황을 헤쳐나갈 수밖에 없었다.
─────────・━━━━━━━━━━ ━━━━━━━━━━ ━━━━━━━━━━・──────────
「다섯번째 뒷이야기」──
……그 이후로 하루 정도가 흘렀던가. 팔코는 어떻게든 주변을 뒤져서 위치를 확인하려 했으나,
내가 상황을 파악한 그 시점엔, 민간 병원에 거동 수상자가 근처를 얼쩡거리다가 잡혔다는 소식이 새롭게 들어왔다.
그리고 타겟은 병원에서 도주하려고 하였고, 당연히 그 부상을 제대로 회복하지도 않은 채 도주를 택했으니,
그대로 뒷꽁무니가 잡혀 내 손에 잡혔다. 아마도 처형단이 병원을 매수했다는 생각 때문에 자신의 흔적을 없애고 도주했겠지.
……그런 오해 덕분에, 불행 중에 다행으로 처형단의 상부가 지정한 타겟 자체는 처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아직 이 나라의 경찰들에게 사로잡힌 팔코라는 문제가 남고 말았다.
처형단의 임무는 단장의 절차 속에서 합리적인 인원에게 배치되고, 성공하든 실패하든 그 흔적을 쉽사리 남기지 않는다.
즉, 이건 초대형 참사와 다름없다. 신원 확인 절차에 들어가면 모든 것이 들통나고 만다.
아니, 단군이 협력하고 있기에 실제로 들통나진 않겠지만…… 흔적이 남는다는 것만큼은 변하지 않는다.
나는…… 이 상황에서 잡힌 「거동 수상자」가 처형단원인지 아니면 양지의 범죄자인지 제대로 파악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이번에도 현장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다른 처형단원은 사로잡힌 인원을 죽이고 퇴각하는 경우도 제법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럴 생각 따윈 하나도 없다. 나 자신에 맹세코 그러고 싶진 않단 말이다…!
위조 신분── 정말 이렇게 오래 쓸 줄은 몰랐다. 보통은 임무가 거행되는 시점에서 폐기하고 떠나야 했으나,
그러지 못한 결과, 내가 파기하지 않았던 신분증은 여기서 더 오래 써먹을 수 있게 되었다.
다시 한번 팔코의 위치를 확인한 결과, 되려 병원에 머물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사유가 무엇인가 물어봤더니, 입은 부상이 처참했다고 한다. 전치 4주급의 부상이었다는 말이 기억에 남았다.
……이해할 수 없었다. 그때의 교전에서 팔코는 큰 부상을 입지 않았다.
타겟은 오히려 팔코가 잡힌 뒤에 움직였으므로 타겟이 입힌 부상은 당연히 아니었다.
뭐, 이런 한탄도 소용없겠지. 타겟이 바로 잡힌 행운에 이어, 이것 역시도 전화위복의 행운이었는지,
병원은 보호자 신원 조회가 끝난 이후, 나를 바로 팔코와 만날 수 있게 해줬고, 나는 팔코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대장, 그 녀석… 자신을 이강 가문의 사람이라고 했어… 젠장할, 이 나라의 영술사야…!"
"……움직이지마. 넌 내가 몇 시간 내로 바로 빼낼 수 있게 해줄게. 무리하지마. 「절대로」. 이건 명령이야."
이강 가문이라, 분명히 금강석, 영어로는 다이아몬드를 기원으로 삼은 가문으로 알고있다.
처형단에도 이강 가문의 사람이 있고, 그 사람도 이것과 비슷하게 썼으니 아마 틀림은 없겠지만……
어째서 이강 가문의 사람이 그 기괴한 녀석을 도와준거지…? 이젠 생각할 여유가 없다.
이젠 정말로 한계다. ……하지만 그 기괴한 녀석, 아니, 「안도윤」이라는 녀석은 어떻게든 묶어둬야만 한다.
고작 중학생이 자신의 정의감으로만 일을 이 사단으로 키웠다는 것이 경계해야할 점이었다.
생각해보면, 안도윤이란 일개 개인이 개입했다는 것만으로 원만하게 흘러가야 했을 일이 꼬이고 꼬였다.
그리고 영술이 무효화되는 체질이란 것은 정말로 실존하는가? 아니면 전부 속임수인가?
어느 쪽이건 결국 자신의 권한 바깥의 일이었다. 그래. 이미 사건은 나와 애들의 손을 떠나간 것이다.
"마지막 선물이다." 내가 그 자식에게 해줄 수 있는 선물은 양지에서의 모든 행동을 묶게 만드는 것이다.
법적 공방은 양지에서 어느 정도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그 인간과 영술사, 협력자들에게도 골을 썩게 만드는 것.
거기에 사건의 용의자라는 족쇄까지 묶어두면 구태여 우릴 파헤치려 들지도 않을거고 모두 사라지겠지.
"…어디 한번 잘해봐라." 나는 크게 부상입은 팔코를 인계하면서, 여동생 가비와 함께 이 나라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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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뒷이야기」──
──그렇게 나와 애들에게 일어난 악몽은 이렇게 끝맺음 지어진 것이다.
"하아……." 타들어가는 담배와, 언제 다가왔는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날 바라보고 있는 팔코가 있었다.
그래. 우리가 겪은 이 상황이 얼마나 파멸적인지 팔코가 간접적으로 알려준 것이다.
가비는 기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고, 나는 다시 처형단 본부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보고서를 올렸다.
"……." 처형단장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얼음장같은 눈길만을 보내왔을 뿐.
이제 우리 파견팀에 방문할 처형단장 엑스 마키마의 「벌」이 무엇일지 두려워 할 일만이 남았다.
오늘따라 담배마저 달콤하지 않고 씁쓸하다. 아니, 그 어떤 수단으로도 씁쓸하고 괴로운 감정을 치울 순 없었다.
누군가 이쪽으로 다가온다. ──복장을 보아하니, 어떤 「벌」을 받을지 정해진 모양이다.
민간인에게 얼굴 대부분을 노출시켰고, 타겟은 바로 잡지 못하고 민간 병원에까지 보내버리고 말았다.
이번 일로, 아마도 내 생각이지만…… 처형단도 대부분의 휴민트를 사용했을 것이다.
로드가 머무는 국가라고 할지언정, 처형단이 전부 쏟아부어서는 안됐다. 타겟은 전 세계에 있으니까.
……첫 번째 실수가 두 번째 실수로, 두 번째 실수가 세 번째 실수로서 이어진다.
이제 담배는 씁쓸함을 넘어 그냥 쓴 맛만 느껴진다. 내 후배와 동생에겐 벌이 가지 않았으면 좋을텐데……
저지른 실수가 실수인지라 단장의 벌을 줄이는 것밖에 답은 없겠지. 그렇다면……
"그래. 이야기하렴." "네. 마키마님. 이야기는──"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다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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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22일 (화) 오후 10:3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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