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48> 【잡담/다목적】 작은 새가 새롭게 우는 마을 - 008 (5000)
코토리◆EZQyFvCbTO
2025년 5월 16일 (금) 오전 01:18:49 - 2025년 6월 11일 (수) 오후 08:28:49
2025년 5월 16일 (금) 오전 01: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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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새가 느긋하게 우는 마을의 안내문 -】
「【핵심】: 작은 새가 느긋하게 우는 마을은 [참치 인터넷 어장 규칙]을 준수합니다.
또한 2019년 7월 14일 기준으로 생긴 [정치/사회 이슈에 관한 규칙]을 준수합니다.」
「 1. 나메와 대리 AA를 허용하며, 규칙에 어긋나지 않는 토론은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 2. 하지만 불판을 내려고 하거나 그럴 기미가 보일 시 (어장주의 주관적 판단), 하이드 & 밴 조치.」
「 3. 느긋함을 지향하고, 상대를 대하는 예의와 매너를 갖추는 선에서 자유를 지향합니다.」
「 4. 상어아가미에 물릴만한 주제는 주의하고, 상대방을 배척하는 친목질에 주의해주세요.」
「 5. 기분 나쁘게 하거나 받지않고, 상처를 입히거나 상처 받지않도록 즐겁게, 느긋하게 즐겨주세요!」
「 6. 타 잡담판의 일은 타 잡담판에서 일어난 곳에서 해결할 것.가지고 와도 받지 않습니다.」
「 7. [고어 및 혐오 소재]를 올리고자 할 때는 코토리나 혹은 참치들의 양해를 구해주세요.」
「 8. 마을은 다목적판이기에, 마을에서 창작하거나, 하지않거나는, 참치들의 자유입니다! 」
「 9. 거듭해서 참치 여러분들이 '마을에 머무를 때'는 느긋하고 편하고 즐겁게 즐겨주세요! 」
【- 알아두면 유용한 링크 -】
「 알아두면 유용한 링크는 >>1을 참고해주세요.」
【- 작은 새가 새롭게 우는 마을 링크 -】
「 이전 마을: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anchor/1597050925/304/307 」
「 001번째 마을: anctalk>2084> 」
「 002번째 마을: anctalk>2255> 」
「 003번째 마을: anctalk>2494> 」
「 004번째 마을: anctalk>2610> 」
「 005번째 마을: anctalk>2825> 」
「 006번째 마을: anctalk>3003> 」
「 007번째 마을: anctalk>3219> 」
「 008번째 마을: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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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새가 느긋하게 우는 마을의 안내문 -】
「【핵심】: 작은 새가 느긋하게 우는 마을은 [참치 인터넷 어장 규칙]을 준수합니다.
또한 2019년 7월 14일 기준으로 생긴 [정치/사회 이슈에 관한 규칙]을 준수합니다.」
「 1. 나메와 대리 AA를 허용하며, 규칙에 어긋나지 않는 토론은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 2. 하지만 불판을 내려고 하거나 그럴 기미가 보일 시 (어장주의 주관적 판단), 하이드 & 밴 조치.」
「 3. 느긋함을 지향하고, 상대를 대하는 예의와 매너를 갖추는 선에서 자유를 지향합니다.」
「 4. 상어아가미에 물릴만한 주제는 주의하고, 상대방을 배척하는 친목질에 주의해주세요.」
「 5. 기분 나쁘게 하거나 받지않고, 상처를 입히거나 상처 받지않도록 즐겁게, 느긋하게 즐겨주세요!」
「 6. 타 잡담판의 일은 타 잡담판에서 일어난 곳에서 해결할 것.가지고 와도 받지 않습니다.」
「 7. [고어 및 혐오 소재]를 올리고자 할 때는 코토리나 혹은 참치들의 양해를 구해주세요.」
「 8. 마을은 다목적판이기에, 마을에서 창작하거나, 하지않거나는, 참치들의 자유입니다! 」
「 9. 거듭해서 참치 여러분들이 '마을에 머무를 때'는 느긋하고 편하고 즐겁게 즐겨주세요! 」
【- 알아두면 유용한 링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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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전 마을: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anchor/1597050925/304/307 」
「 001번째 마을: anctalk>2084> 」
「 002번째 마을: anctalk>2255> 」
「 003번째 마을: anctalk>2494> 」
「 004번째 마을: anctalk>2610> 」
「 005번째 마을: anctalk>2825> 」
「 006번째 마을: anctalk>3003> 」
「 007번째 마을: anctalk>3219> 」
「 008번째 마을: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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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5월 29일 (목) 오전 12:2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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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네게도 끝은 오겠지. 그곳으로 돌아갈 수 있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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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레이】 ・ 【생산년도: 1331년 전】 ・ 【종족: 인간】 ・ 【이능 여부: 有】
【좋아하는 것: 딱히 없다】 ・ 【싫어하는 것: 딱히 없다】 ・ 【운명의 날: 진정한 해방】
【영술계통: 역병】 ・ 【영술회로: 후천적으로 아카샤 레코드(별의 기억)에 닿았다】
【기원: ■■→자유】 ・ 【경지: 천재(규격외)】 ・ 【별칭: 실험체 0001, 실패작】 ・ 【낙인: 죽음의 기사】
【테마곡: 「혼의 인도자」 - https://youtu.be/lKG3phGhFgI?si=eCFWZK2wIEhehhi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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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背景)】
별에 새겨진 저주인 「격세유전」을 의도적으로 일으키고자 만들어진 「낙인」을 개량하는 연구의 실험체.
격세유전은 생명의 탄생과 동시에 발생하는 저주라, 계획하에 「생산」된 생명을 실험체로 삼았다.
결과만 말하자면 격세유전 자체는 의도할 수 있었으나 그 내용물은 정해지지 않았다.
그래서 실패로 기록된 첫 실험체의 사망이 사실 「성공」이었음을 눈치챈 이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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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은 어둡고, 차가웠다. 몸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럴 필요도 느끼지 못했다는게 정확할까.
시야는 흐릿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어렴풋이 작은 빛이 보이는 것 같기도 했다.
그것이 무엇인지 궁금해져서, 나는 처음으로 손을 뻗을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 손은, 반짝이는 빛에 닿았다.
빛을 쥐는 순간, 나도 모르게 숨을 토해냈다. 몸 안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주, 아주 많은 목소리였다.
내 몸 전체를 가득 채운 목소리는,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끝없이 차오르는 비명은 마침내 내 목으로 토해졌다.
끝없이 쏟아지는 비명을 토해내는 와중에도, 빛은 나를 채워갔다.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네 운명은 아직 이어진다."───폭풍처럼 몰아치는 비명 속에서, 그런 목소리가 들렸다.
영원히 이어질 것 같았던 비명은, 저 높은 푸른 하늘을 3번 본 뒤에야 잦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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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의 기억은 지금 와선 몽롱하다. 그래도 확실한 건, 발걸음을 내딛었다. 어딘가로 가고자 했던 건 아니다.
기억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공백이 있지만, 드문드문 떠오르는 것은 검은 연기 너머로 보이는 여러 풍경이었다.
바람보다 빠르게, 거대한 물웅덩이를 밟고, 구름에 닿을 듯한 높이까지 솟구치며 많은 곳을 달렸다.
사방이 불타고, 흙먼지가 날리고, 피를 흘리는 인간들이 보이는 곳을 달렸다. 그 날 들렸던 비명도 들렸다.
그렇게 정처없이 달려나가던 기억에서 뚜렷하게 보이는 장면은, 나보다 작은, 금색 소녀의 모습이었다.
돌아가라는 말에 발길을 돌렸다. 그렇게 나아간 곳에서 다시 금색 소녀를 보았다. 나를 보던 그 눈은, 또렷하게 빛났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새하얀 빛에 팔과 다리가 꿰뚫리면서 의식이 멀어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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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정신이 들었을 때는 어둡고, 추웠지만, 그 날의 그 장소는 아니었다.
왜냐하면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으니까. 비명으로 가득했던 그 곳이 아님을 깨달았다.
그리고, 내 안에서 들려오던 비명도 완전히 멎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흐릿하던 감각이 확고해졌고, 머리가 씻은듯이 맑아졌다. 지금까지 느꼈던 몽롱함은 먼 과거가 된 것 같았다.
생각대로 움직이는 몸에 어색해하고 있을 때, 낮선 목소리가 들렸다. 인기척이 없고 초라해보이는 남자였다.
하지만 눈이 마주치자, 등골에 얼음이 꽂힌 것처럼 전신이 굳어졌다. 뱀에게 목덜미를 물리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말도, 행동도, 소용없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런 나를 두고 그가 먼저 입을 열었다.
"잘도 이런 걸 만들었구만, 혼자냐?" "당신은 누구?" "지나가던... 음, 뱀?" "음뱀?" "아니, 그냥 뱀." ... 진짜 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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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이라 자칭한 남자는 몇 마디 이야기만 하고선 금방 떠나갔다. 떠나면서 사과라는 걸 주고 갔다.
처음 먹어보는 맛이었다. 피처럼 비리지도 않고, 고기처럼 물컹하지도 않았다. 다음에도 또 먹어보고 싶었다.
그리고 그와 나눈 이야기에서도 몇가지를 생각하게 됐다.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이었다.
그것은────"끝?" "그래, 존재가 맞이하는 가장 큰 변화다." "... 하지만, 나는─" "─'아직' 맞이하지 않은거다."
"그건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결말이다. 너도. 그리고 나도."───지금까지는, 아무것도 바라볼 수 없었다.
무엇을 봐야 할지 알 수 없었으니까. 하지만, 이젠 다르다. 어디로 향하면 되는지 알 수 있다. 그걸로 충분했다.
언젠가 다가올 것이라면, 그걸 조금 앞당긴다 해도 달라지는 건 없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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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끝'을 맞이하기 위해 여러가지를 시도했고, 결론만 말하자면 여러번 실패했다.
육신의 한계를 맞이해도 내 안의 목소리가 그것을 용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몇 번째인지 모를 방법을 시도하려던 찰나에, 하늘 너머에서 이질적인 빛이 내려오는게 보였다.
그것이 내려온 곳으로 가보니, 여지껏 보았던 이들과는 전혀 다른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확히는 형태는 비슷했지만, 그 근간이 뿌리부터 달랐다. 내 안의 목소리가, "저들을 없애야 된다"고 말했다.
처음으로 내 안의 목소리와 같은 생각이 들었다. 특히 저 곰인형을 안고 있는 소녀는───나를 보고 있었다.
등골이 서늘해지는 것 같았지만, 정작 그렇게 강하지는 않았다. 가장 위험해보였던 그녀는 쉽게 제압당했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는─────검은 불꽃이 보였다. 거기서 기억이 잠시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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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에도 이방인, '칼데아'의 뒤를 쫒았다. 그 때는 몰랐지만, 내가 느낀 건 아마도 호기심이었다.
멀리서 지켜보다가, 몇 번은 검은 불꽃과 열쇠와 부딪히기도 하던 와중에, 가장 약한 이가 대화를 하자고 했다.
애초에 그럴 생각으로 따라온거라서 그에 응했다. 그들이 어째서 이 별에 왔는지도 들었다.
'다른 세계에 발을 들이는 의미'를 알고자 왔다고 했다. 그것을 왜 찾냐고 묻자, '그래야만 돌아갈 수 있다'고 했다.
돌아간다. 그 말을 듣고, 뱀의 말이 떠올랐다. 끝이란 모든 것에게 다가오는 것이라고 했다.
여정의 끝이 돌아가는 것이라면. 어쩌면, 나 스스로에게 '끝'을 내리는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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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그곳은 어둡고 차가운 곳이었다. 낮선 사람이 있었지만, 동시에 익숙했다.
"이제와서 돌아온 이유가 뭐지?" "끝내고 싶어서." "무엇을?" "「나」를." 내 안의 목소리는 잠잠했다.
"네가 쫒기고 있다는 자각은 있나?" "언제나 시끄러웠으니까." "무슨 바람이 불어서 죽음을 바라게 됐지?"
"내가..." 목소리는 아직도 잠잠했다. "살아있었다는 증거가 되니까." "... 그런가." 마지막까지, 목소리는 잠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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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킬(技術)】
0. 계승의 낙인: 엑스 가문의 비전. 태어나면서 별의 기억 저편의 기억을 물려받는다.
어디까지나 확률을 극단적으로 높일 뿐이라 물려받지 않는 사례도 존재하며, 그 능력을 다루는 것은 본인의 재량이다.
그 낙인의 분할과 통합이 성공한 레이라는 사례는, 훗날 엑스 가문이 낙인을 더 유용하게 활용하는 계기가 되었다.
0-■. 죽음의 기사: 실험체 0001호에게 새겨진 「낙인」에 이끌려 그녀에게 씌워진 「저주」.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인간에 「낙인」을 새겨도 격세유전이 일어나는가 실험한 결과, 성공적으로 「저주」가 내려왔다.
단지 그것이 너무나 강력한 '죽음'을 품고 있어서, 만들어진 몸은 그것을 버텨내지 못하고 무너져내렸다.
허나 운명의 변덕인지, 아니면 이 또한 운명의 인도인지, 실패작으로써 '폐기'된 곳에서 소녀는 눈을 떴다.
부패된 지옥 밑바닥에서 일어난 그 몸은, 돌아가야 할 곳도, 향하고 싶은 곳도 없었다.
0-■-1.검은 망자. 죽음을 몰고 세상을 달리는 흑기사는 스스로 죽음을 겪는 것으로 완성된다.
스스로에게 생명으로써의 종막을 내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어서있는 자야말로 그 안에 품은 것을 다룰 수 있으니.
돌아갈 곳도 나아갈 곳도 없던 그녀는, 그럼에도 다시 눈을 뜨고 만 것이다.
1.해방 : 세상에 번성한 생명에게 끝을 부여하여 다시 하늘로 돌려보내는 별의 권속으로써의 권능.
육신과 영혼의 연결을 강제로 끊는다. 지상에 내려온 생명이라면 언젠가는 맞이해야 되는 것이다.
2.역병 : 세상의 손길이 닿지 않는 지옥 밑바닥에서 썩어버린 육신과 영혼에 깃든 죽음의 기사로써의 권능.
그것은 흙바닥에 묻힌 이들의 슬픔, 분노, 그리고 저주가 의지를 이루는 아카샤를 통해 현실로써 이루어진 것이다.
그것이 레이에게 깃든 저주의 것인지, 아니면 그녀 본인의 것인지는 이젠 알 수 없다.
2-1.질주 : 저주라는 이름의 역병이 지상에 풀려나는 순간, 세상의 모든 것이 그들의 발판이 된다.
대지에 흐르는 물길이, 하늘을 달리는 바람이, 세상의 양면을 채운 아카샤도 모두 밟고 나아간다.
그 발걸음이 어디로 향하는지는 그녀 스스로 정할 수 있지만, 목적지가 없던 시기에는 정처없이 나아갔다.
3.인공생명 : 부모 없이 태어난 생명. 극비리에 영술로 짜여진 신체는 평범한 인간과는 구조 자체가 다르다.
먹고 마시지 않아도 아카샤만 존재한다면 그것을 연료로 활동이 가능하나, 활동기한은 길어봐야 30년에 불과하다.
그 생산과정은 '생명의 인공적인 제조'라는 신의 영역에 발을 들이는 영술이라, 현재 협회에선 금술로 지정되었다.
어쩌면 존재했을지도 모르는 그녀의 무수한 형제자매들은, 지금은 모두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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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財産)】
인간으로 태어나지 못한 그녀에게 '자신만의 것'을 가질 자유도, 자격도, 의지도 없다.
1.사과씨 : 그럼에도, 그녀는 피어날 방향을 스스로 정했다. 그 옛날 누군가가 그랬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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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因緣)】
0.「목소리」 : 내 안에서 들려오던 목소리. 그... 혹은 그녀는, 스스로를 누구라고 자칭하지 않았다. 그럴 필요가 없었겠지.
훗날 그 목소리의 주인이 죽음을 이끄는 기수라는 걸 알게 된 뒤에는, 말을 탈 수도 있었다는 아쉬움이 들었다.
"아쉬운게 그쪽이냐고." "직접 달리면 피곤하니까." "피로를 느낄 수 있던거냐, 너." "그야, 살아있으니까." "... 확실히."
1.생산자 : 나를 만든 이들. 남아있는 기억이라곤 과하게 밝은 빛과, 차갑고 어두운 곳이 전부다.
"그래서 결국 거기로 돌아갔다고?" "내가 처음으로 '끝난' 곳이니까." "무덤에서 일어났다가 무덤으로 돌아간다, 라."
1-1.「비명」 : 다시 눈을 떴을 때 내 안을 채운 것. 훗날 그들이 내 동생들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오빠나 언니도 있을 수 있지 않았나?" "내가 첫번째니까. 그러니까 내가 언니면서 누나." "그렇게 되는건가..."
2.칼데아 : 이방인. 내 안의 「목소리」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동요했던 이들. 그리고 내게 답을 알려준 이들.
"그렇다면 감사인사는 해도 되지 않겠냐?" "아직." "왜?" "지금은 내가 이방인이니까, 여기에 적응하고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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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네게도 끝은 오겠지. 그곳으로 돌아갈 수 있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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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레이】 ・ 【생산년도: 1331년 전】 ・ 【종족: 인간】 ・ 【이능 여부: 有】
【좋아하는 것: 딱히 없다】 ・ 【싫어하는 것: 딱히 없다】 ・ 【운명의 날: 진정한 해방】
【영술계통: 역병】 ・ 【영술회로: 후천적으로 아카샤 레코드(별의 기억)에 닿았다】
【기원: ■■→자유】 ・ 【경지: 천재(규격외)】 ・ 【별칭: 실험체 0001, 실패작】 ・ 【낙인: 죽음의 기사】
【테마곡: 「혼의 인도자」 - https://youtu.be/lKG3phGhFgI?si=eCFWZK2wIEhehhi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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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背景)】
별에 새겨진 저주인 「격세유전」을 의도적으로 일으키고자 만들어진 「낙인」을 개량하는 연구의 실험체.
격세유전은 생명의 탄생과 동시에 발생하는 저주라, 계획하에 「생산」된 생명을 실험체로 삼았다.
결과만 말하자면 격세유전 자체는 의도할 수 있었으나 그 내용물은 정해지지 않았다.
그래서 실패로 기록된 첫 실험체의 사망이 사실 「성공」이었음을 눈치챈 이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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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은 어둡고, 차가웠다. 몸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럴 필요도 느끼지 못했다는게 정확할까.
시야는 흐릿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어렴풋이 작은 빛이 보이는 것 같기도 했다.
그것이 무엇인지 궁금해져서, 나는 처음으로 손을 뻗을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 손은, 반짝이는 빛에 닿았다.
빛을 쥐는 순간, 나도 모르게 숨을 토해냈다. 몸 안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주, 아주 많은 목소리였다.
내 몸 전체를 가득 채운 목소리는,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끝없이 차오르는 비명은 마침내 내 목으로 토해졌다.
끝없이 쏟아지는 비명을 토해내는 와중에도, 빛은 나를 채워갔다.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네 운명은 아직 이어진다."───폭풍처럼 몰아치는 비명 속에서, 그런 목소리가 들렸다.
영원히 이어질 것 같았던 비명은, 저 높은 푸른 하늘을 3번 본 뒤에야 잦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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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의 기억은 지금 와선 몽롱하다. 그래도 확실한 건, 발걸음을 내딛었다. 어딘가로 가고자 했던 건 아니다.
기억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공백이 있지만, 드문드문 떠오르는 것은 검은 연기 너머로 보이는 여러 풍경이었다.
바람보다 빠르게, 거대한 물웅덩이를 밟고, 구름에 닿을 듯한 높이까지 솟구치며 많은 곳을 달렸다.
사방이 불타고, 흙먼지가 날리고, 피를 흘리는 인간들이 보이는 곳을 달렸다. 그 날 들렸던 비명도 들렸다.
그렇게 정처없이 달려나가던 기억에서 뚜렷하게 보이는 장면은, 나보다 작은, 금색 소녀의 모습이었다.
돌아가라는 말에 발길을 돌렸다. 그렇게 나아간 곳에서 다시 금색 소녀를 보았다. 나를 보던 그 눈은, 또렷하게 빛났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새하얀 빛에 팔과 다리가 꿰뚫리면서 의식이 멀어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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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정신이 들었을 때는 어둡고, 추웠지만, 그 날의 그 장소는 아니었다.
왜냐하면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으니까. 비명으로 가득했던 그 곳이 아님을 깨달았다.
그리고, 내 안에서 들려오던 비명도 완전히 멎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흐릿하던 감각이 확고해졌고, 머리가 씻은듯이 맑아졌다. 지금까지 느꼈던 몽롱함은 먼 과거가 된 것 같았다.
생각대로 움직이는 몸에 어색해하고 있을 때, 낮선 목소리가 들렸다. 인기척이 없고 초라해보이는 남자였다.
하지만 눈이 마주치자, 등골에 얼음이 꽂힌 것처럼 전신이 굳어졌다. 뱀에게 목덜미를 물리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말도, 행동도, 소용없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런 나를 두고 그가 먼저 입을 열었다.
"잘도 이런 걸 만들었구만, 혼자냐?" "당신은 누구?" "지나가던... 음, 뱀?" "음뱀?" "아니, 그냥 뱀." ... 진짜 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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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이라 자칭한 남자는 몇 마디 이야기만 하고선 금방 떠나갔다. 떠나면서 사과라는 걸 주고 갔다.
처음 먹어보는 맛이었다. 피처럼 비리지도 않고, 고기처럼 물컹하지도 않았다. 다음에도 또 먹어보고 싶었다.
그리고 그와 나눈 이야기에서도 몇가지를 생각하게 됐다.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이었다.
그것은────"끝?" "그래, 존재가 맞이하는 가장 큰 변화다." "... 하지만, 나는─" "─'아직' 맞이하지 않은거다."
"그건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결말이다. 너도. 그리고 나도."───지금까지는, 아무것도 바라볼 수 없었다.
무엇을 봐야 할지 알 수 없었으니까. 하지만, 이젠 다르다. 어디로 향하면 되는지 알 수 있다. 그걸로 충분했다.
언젠가 다가올 것이라면, 그걸 조금 앞당긴다 해도 달라지는 건 없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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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끝'을 맞이하기 위해 여러가지를 시도했고, 결론만 말하자면 여러번 실패했다.
육신의 한계를 맞이해도 내 안의 목소리가 그것을 용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몇 번째인지 모를 방법을 시도하려던 찰나에, 하늘 너머에서 이질적인 빛이 내려오는게 보였다.
그것이 내려온 곳으로 가보니, 여지껏 보았던 이들과는 전혀 다른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확히는 형태는 비슷했지만, 그 근간이 뿌리부터 달랐다. 내 안의 목소리가, "저들을 없애야 된다"고 말했다.
처음으로 내 안의 목소리와 같은 생각이 들었다. 특히 저 곰인형을 안고 있는 소녀는───나를 보고 있었다.
등골이 서늘해지는 것 같았지만, 정작 그렇게 강하지는 않았다. 가장 위험해보였던 그녀는 쉽게 제압당했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는─────검은 불꽃이 보였다. 거기서 기억이 잠시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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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에도 이방인, '칼데아'의 뒤를 쫒았다. 그 때는 몰랐지만, 내가 느낀 건 아마도 호기심이었다.
멀리서 지켜보다가, 몇 번은 검은 불꽃과 열쇠와 부딪히기도 하던 와중에, 가장 약한 이가 대화를 하자고 했다.
애초에 그럴 생각으로 따라온거라서 그에 응했다. 그들이 어째서 이 별에 왔는지도 들었다.
'다른 세계에 발을 들이는 의미'를 알고자 왔다고 했다. 그것을 왜 찾냐고 묻자, '그래야만 돌아갈 수 있다'고 했다.
돌아간다. 그 말을 듣고, 뱀의 말이 떠올랐다. 끝이란 모든 것에게 다가오는 것이라고 했다.
여정의 끝이 돌아가는 것이라면. 어쩌면, 나 스스로에게 '끝'을 내리는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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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그곳은 어둡고 차가운 곳이었다. 낮선 사람이 있었지만, 동시에 익숙했다.
"이제와서 돌아온 이유가 뭐지?" "끝내고 싶어서." "무엇을?" "「나」를." 내 안의 목소리는 잠잠했다.
"네가 쫒기고 있다는 자각은 있나?" "언제나 시끄러웠으니까." "무슨 바람이 불어서 죽음을 바라게 됐지?"
"내가..." 목소리는 아직도 잠잠했다. "살아있었다는 증거가 되니까." "... 그런가." 마지막까지, 목소리는 잠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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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킬(技術)】
0. 계승의 낙인: 엑스 가문의 비전. 태어나면서 별의 기억 저편의 기억을 물려받는다.
어디까지나 확률을 극단적으로 높일 뿐이라 물려받지 않는 사례도 존재하며, 그 능력을 다루는 것은 본인의 재량이다.
그 낙인의 분할과 통합이 성공한 레이라는 사례는, 훗날 엑스 가문이 낙인을 더 유용하게 활용하는 계기가 되었다.
0-■. 죽음의 기사: 실험체 0001호에게 새겨진 「낙인」에 이끌려 그녀에게 씌워진 「저주」.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인간에 「낙인」을 새겨도 격세유전이 일어나는가 실험한 결과, 성공적으로 「저주」가 내려왔다.
단지 그것이 너무나 강력한 '죽음'을 품고 있어서, 만들어진 몸은 그것을 버텨내지 못하고 무너져내렸다.
허나 운명의 변덕인지, 아니면 이 또한 운명의 인도인지, 실패작으로써 '폐기'된 곳에서 소녀는 눈을 떴다.
부패된 지옥 밑바닥에서 일어난 그 몸은, 돌아가야 할 곳도, 향하고 싶은 곳도 없었다.
0-■-1.검은 망자. 죽음을 몰고 세상을 달리는 흑기사는 스스로 죽음을 겪는 것으로 완성된다.
스스로에게 생명으로써의 종막을 내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어서있는 자야말로 그 안에 품은 것을 다룰 수 있으니.
돌아갈 곳도 나아갈 곳도 없던 그녀는, 그럼에도 다시 눈을 뜨고 만 것이다.
1.해방 : 세상에 번성한 생명에게 끝을 부여하여 다시 하늘로 돌려보내는 별의 권속으로써의 권능.
육신과 영혼의 연결을 강제로 끊는다. 지상에 내려온 생명이라면 언젠가는 맞이해야 되는 것이다.
2.역병 : 세상의 손길이 닿지 않는 지옥 밑바닥에서 썩어버린 육신과 영혼에 깃든 죽음의 기사로써의 권능.
그것은 흙바닥에 묻힌 이들의 슬픔, 분노, 그리고 저주가 의지를 이루는 아카샤를 통해 현실로써 이루어진 것이다.
그것이 레이에게 깃든 저주의 것인지, 아니면 그녀 본인의 것인지는 이젠 알 수 없다.
2-1.질주 : 저주라는 이름의 역병이 지상에 풀려나는 순간, 세상의 모든 것이 그들의 발판이 된다.
대지에 흐르는 물길이, 하늘을 달리는 바람이, 세상의 양면을 채운 아카샤도 모두 밟고 나아간다.
그 발걸음이 어디로 향하는지는 그녀 스스로 정할 수 있지만, 목적지가 없던 시기에는 정처없이 나아갔다.
3.인공생명 : 부모 없이 태어난 생명. 극비리에 영술로 짜여진 신체는 평범한 인간과는 구조 자체가 다르다.
먹고 마시지 않아도 아카샤만 존재한다면 그것을 연료로 활동이 가능하나, 활동기한은 길어봐야 30년에 불과하다.
그 생산과정은 '생명의 인공적인 제조'라는 신의 영역에 발을 들이는 영술이라, 현재 협회에선 금술로 지정되었다.
어쩌면 존재했을지도 모르는 그녀의 무수한 형제자매들은, 지금은 모두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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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財産)】
인간으로 태어나지 못한 그녀에게 '자신만의 것'을 가질 자유도, 자격도, 의지도 없다.
1.사과씨 : 그럼에도, 그녀는 피어날 방향을 스스로 정했다. 그 옛날 누군가가 그랬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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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因緣)】
0.「목소리」 : 내 안에서 들려오던 목소리. 그... 혹은 그녀는, 스스로를 누구라고 자칭하지 않았다. 그럴 필요가 없었겠지.
훗날 그 목소리의 주인이 죽음을 이끄는 기수라는 걸 알게 된 뒤에는, 말을 탈 수도 있었다는 아쉬움이 들었다.
"아쉬운게 그쪽이냐고." "직접 달리면 피곤하니까." "피로를 느낄 수 있던거냐, 너." "그야, 살아있으니까." "... 확실히."
1.생산자 : 나를 만든 이들. 남아있는 기억이라곤 과하게 밝은 빛과, 차갑고 어두운 곳이 전부다.
"그래서 결국 거기로 돌아갔다고?" "내가 처음으로 '끝난' 곳이니까." "무덤에서 일어났다가 무덤으로 돌아간다, 라."
1-1.「비명」 : 다시 눈을 떴을 때 내 안을 채운 것. 훗날 그들이 내 동생들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오빠나 언니도 있을 수 있지 않았나?" "내가 첫번째니까. 그러니까 내가 언니면서 누나." "그렇게 되는건가..."
2.칼데아 : 이방인. 내 안의 「목소리」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동요했던 이들. 그리고 내게 답을 알려준 이들.
"그렇다면 감사인사는 해도 되지 않겠냐?" "아직." "왜?" "지금은 내가 이방인이니까, 여기에 적응하고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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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5월 29일 (목) 오전 12:29:13
배경이 되게 기일어진 레이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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