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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잡담판]【지저에 가라앉은 천마신교 - 番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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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86[AA/잡담판]【지저에 가라앉은 천마신교 - 番外】종료

작성자 天子魔◆lMF.VqjaE.작성일 2025-06-03 (화) 06:33:49갱신일 2025-07-03 (목) 15: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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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짧았다.


그렇기 때문에 도리어 어이가 없었다.


돌아가기까지 가야 할 길은 못해도 오키로미터 이상이었다.


그런데 그런 것이, 이리도 쉽게 열릴 수 있단 말인가.


공간이라는 것이, 그리 쉽게 뒤바뀔 수 있나 ?


...아무리 그런 것을 수도자가 행했다고 해도 ?



"강남은 좋군요."



그리고 그런 내 생각을 신경도 쓰지 않는 듯, 가장 마지막에 그녀는 걸어나왔다.


걸어나온 뒤 깜빡했다는 듯 그녀는 몸을 돌린 채 균열 안에 무언가를 던져넣었고, 그렇게 갈라진 공간을 손으로 잡고 압축하듯 힘을 줬다.


그러면, 갈라진 공간 그 자체가 이어붙듯 붙었다.


.........말이 되지 않는다.



"공간을 멋대로 열고 닫고, 도약해도. 그 와중에 공간에 칼을 쑤셔박고 움직이는 그대로 베어내려 하는 검귀들이 없다니. 정말이지, 축복받은 땅이 아닐까요 ? "


"...헛소리하지 마라. 혈마血魔의 피를 이은 너에게는 숲 바깥이든 안이든 별 의미없을텐데."


"흠, 농을 받아주시지 않다니 오늘 따라 기분이 안 좋으신가 보네요 ? "



장사는 그 모습을 보며 거슬린다는 듯 말했으나, 그녀는 그저 화사하게 웃었다. 


혈마의 맥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그에 대해 부정하는 말이 없었다.


그리고 신교의 본단이라는 말이 그녀에게서 흘러나왔고, 사저는 침묵하며 내 등에서 몸을 떨고 있었다.


그러니까, 그런 생각을 정리하자면.



"...왜, 천마신교의 본단이 한국에 있습니까 ? "


"흐응 ? "


"천마신교의 본단이라고 하면 십만대산十萬大山...신강 저 편에나 있다는 곳에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닙니까 ? 그런데, 왜...? "


"신강이라..."



한성수림이란 세계를 이 꼴로 만들었다는 마교의 중심 세력이 머무는 곳이며, 눈 앞에 있는 이야말로...그런 마교의 마도수사라는 뜻이었다.


개중에서도, 혈마의 피를 이었다는 말을 생각하면.



"그리운 이름이군요. 제가 태어나기 한 오백여년은 전에 본교가 버린 땅같기는 하지만요. 뭐 사실 그곳이 진짜 본단도 아닙니다만...소협, 그 질문에 대한 답은 간단하답니다."



...마교에서 혈교니 혈마니 하는 곳의 위치를 생각할 때, 그녀가 한 말은 분명 거짓일 가능성이 적었다.


그러니 이 말도 거짓말은 아니라는 뜻이었다.



"왜냐하면 신교神敎란 즉 신神이 거하는 곳을 뜻하며. 일백여년 전 마지막 천마께서는 이곳에서 태동하셨으니.


하夏의 제관을 쓰신 분을 위해 상고시대부터 전해져 내려오던 마도육종이 모두 이 땅에 집결하였기 때문이지요."



그녀는 내게 거짓을 말할 생각이 없었다. 그럴 [가치조차 느끼지] 못하고 있음이 틀림없다.


무력만이라면 결단기 수사에 근접하거나, 준할 수준에 이르렀다고 판단하고 있기에 알았다.


그런 내가 어떠한 영기의 기척조차, 존재를 의식으로 인지조차 하지 못할 수준이라면...그녀야 말로, 생전의 멸목령에 가까운 혹은 그 이상의 존재이리라는 판단.


그런 이가...거짓을 말할 필요는 없다.



'그녀라면...'



그런 말로 사실과 거짓을 가릴 정도의 의미조차 없을 것이 틀림없을 터.


그 사실은, 그녀가 순간적으로 발했던 공간을 편집하는 법술의 격류와 비교하는 것만으로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바로 그때.



"...그럼 이만 꺼져라 천잔공마天殘空魔. 안전한 귀환을 위해 내 것에게서 대가로 받아간 것이 컸을텐데."



내려다보던 장사가 뇌까렸고, 천잔공마로 불린 여인의 미소가 짙어졌다.



"그럴수야 없지요. 아무리 그녀에게서 용정龍晶을 받았다고 하지만...공은 공이고, 사는 사."



그리고 그녀는 나를 돌아다본 채 그 웃음을 내게 향했다.


별 생각이 없었다. 별 생각이 없었는데.



ㅡ 그우우웅...



그걸 느낀 순간, 어느새인가 손이 칼을 쥔 채 검집에서 검을 뽑아내고 있었고, 도중에 손이 저절로 멈춰있었다.


마치 더 이상 뽑아선 안 된다는 것처럼.


사저의 몸이 한층 더 떨린 듯 했다.


몸에 걸친 용포를 사락거리며 걸어온 여인은 가까이 온 채 내 턱을 손으로 잡았다.


잡고, 내려진다.


숨결이 오갈 정도의 거리에서, 눈이 마주보고 있었고.



"강제로 이런 기재를 숨겨놓고서 다른 것을 보내겠다는 말을 할지 모르는데, 어찌 그걸 무시하고 멀어질 수 있을까요.


물론, 이 아이가 스스로 가지 않겠다고 택한다면 모르겠지만..."


"용, 정이라는 건..."


"어머나."



사저가 떨면서 말할 때, 난 내가 왜 칼을 뽑았는지 알 것 같아졌다.


그러니까 이 여자는...



"그야 원정元精이지요.


대체 시대가 어느 때인데 어떤 미친 선수仙獸가 하계에 혈통을 뿌렸나 했더니, 몸 안에 용정의 파편을 품고 있는 이가 바로 코앞에 있을 줄은 몰랐으니까요.


그런 걸 본 이상..."



내가 봐온 여느 마인같은 쓰레기였다.



"취할 수 밖에 없지 않나요 ? 들밭에 보석이 굴러다니고 있는데."


"수, 명을...가져가...? "


"예에, 고작 백년 밖에 가져가지 않고서 당신들을 구해줬다구요 ? 당신들을 노리면서 틈을 보고 있던 명혈귀도 하나 죽였고."



정정해서, 개중에서 제일의 쓰레기였다.


도리어 안심이 될 정도로, 내가 아는 선협의 수도자같아서 경직되어 있던 몸이 풀릴 정도였다.


그렇기 때문에 영각의 울림과, 영문에 쌓인 [깨달음]이 몸을 자연히 움직이게 했다.


그녀와 엮일 시 [죽음에 가까워질 것이라는 본능]과, [그녀의 손에 의해 떳떳하게 살지 못할 수 있다는 직감].


그 두가지 상념이 천기에 의해 떨어진 운運처럼 느껴진다. 그것을 느꼈을 때, 손이 저절로 움직인 것이었다.


...그러고도 팔이 멈춘 건 이성이 알기 때문이었겠지.


뽑으면 인지조차 하지 못하고 죽을 정도의 격차가 있다.


그걸 너무 명정히 이해하고 있었다.



"방금 전에 버린 그것이..."


"사람 가죽을 얼굴에 뒤집어쓰고 있던 쪽 말인가요 ? 자기모순이나 자기파괴욕이라도 가지고 있는건가 해서 흥미로우니 들고 있었는데, 오기 전에 버리는 걸 깜빡했던지라."



등에 업힌 사저는 멍하니 멈춘 채 멈춰있었다.


수명을 잃었다는 건 아마도 뇌미자에게 벌어진 듯한 일. 그러니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를 받아들이며 이해하는 듯 보였고.


나는 형탈을 그저 심심풀이로 죽였다는 듯한 그 말에, 간결하게 마음을 정했다.



"가면 뭘 합니까 ? "


"역시, 이런 것도 안 알려주신건가요 귀마 ? "


"...나에게 그런 걸 알릴 의무는 없을텐데. 애초에, 난 네 조부의 밑이 아니다. 배분으로 치면 두 배분은 밑에 있을 것이 사사건건..."


"함께 종문宗門을 이루는 칠대마도천七大魔道天이면서 말이 심하시네요. 저나 당신이나, 아무리 멸망한 문파의 문주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뿐이라지만.


그리고 소협, 가면 뭘하냐고 묻는다면..."


"강해질 수 있습니까 ? "



가는 것이 맞았다.



"강해질 수 있냐, 라."



그 한 마디에 그녀의 눈이 호선을 그린다.


안 그래도 가까웠던 눈이 점차 가까워져 왔다.


그 눈의 안에서 일렁이는, 무언가, 너무나도 거대하고 정적인 [깨달음]이라는 것을 보면서 떠올렸다.



"물론이지요. 소협이 간다고 결정한다면...도리어 그러지 못할 시 소협의 명은 끊어질 테니까요."



이런 존재가 있기 때문에, 가서 죽음에 가까워진다고 생각해서 가지 않는 게 아니라.


이런 존재가 있는데도 모른 채 시간을 지나치다, 무엇도 모른 채 압살당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 가야 한다.


영각靈覺은 그 선택이 옳지 않다는 듯 했으나 확신했다.



"보여드리지요. 왜 그런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