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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잡담판]【지저에 가라앉은 천마신교 - 番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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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86[AA/잡담판]【지저에 가라앉은 천마신교 - 番外】종료

작성자 天子魔◆lMF.VqjaE.작성일 2025-06-03 (화) 06:33:49갱신일 2025-07-03 (목) 15: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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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 전의 일이다.


백혜, 그녀의 몸 안에 흐르는 지식으로 탐구하기에도 오래 전 일이다. 아니 지식이 시작됐다는 【금력뇌선맥金歷雷仙脈】의 중시조조차도 알지 못하는 시절에도, 마교魔敎라고 하는 자들은 현존하고 있었다.


황야를 떠도는 망령이 있었고, 단신으로 세상을 뒤덮은 패왕이 있었으며, 천기를 어지럽힌 사이함이, 대지를 짓밟으며 뛰어나가던 비인이, 일국을 갈아내어 단신에 습합한 영걸이, 인외의 피를 통해 외도에 들어선 괴물이 있었다.


그것을, 지식은 일컬었다.


하늘을 떨쳐울리는 악성惡性을 입에 담아 사마외도邪魔外道의 종주宗主를 논하니 ㅡ 그것이 바로 천마天魔.


그리고 그러한 천마를 태동시킨, 천마가 일궈낸 가르침을 이어받는 문파門派를 일컬어, 바로 마도칠대천魔道七大天이라 논한다고.


지식의 전승이 담지 못한 이들 또한 있었으나, 한 발의 암기暗器를 통해 두개의 대륙을 전화戰火로 이끈 것조차 그들이었다.


총전신마종總專神魔宗.


세계 대전으로 일컬어지던 전쟁이 세외에 숨었다고 하는 마교에 의해 벌어졌었다는 사실.


그 뿐만이 아니라 이 나라에서 식자識者라고 불릴 만한 이라면 그 이름의 무게를 알지 못할 리가 없음이 당연하다.


성웅聖雄이라 불릴 이가 없다면 임진壬辰년의 재앙에 이 나라가 한번 무너졌을 것은 분명한 일.


산해관에서 크게 명明과 마주하며 국력과 무인을 소비했던 당시의 상태로 일천요마종日天妖魔宗의 왜마倭魔는 막아낼 수 없었다.


동방의 패자로 일컬어지던 역사가 무방하게, 한 차례 고도古都로 일컬어지는 용천龍泉까지도 밀려났던 것이 역사.


그것을 안다면 그 누구도 칠대천七大天이라 일컬어지는 문파를 낮게 평할 수 없었다.


마교魔敎를 무無에서부터 재생再生시킨다고 하는 교주敎主가 태동치 않았다 해도, 그들이야말로 마도의 하늘이다.


천부天府와 지저地低를 무시하며 대륙을 내달리던 재앙이 어느 정도의 역량을 지녔는지를 그녀는 알고 있었다.


정유丁酉년의 재란에서 광소狂笑하던 천마의 공력이 달의 궤적마저 뒤바꾸며 펼쳐냈던 재앙은, 못해도 삼백여년 동안 천부의 진선眞仙들을 침묵시킬 정도의 것이었음을.


끊어져버린 지식의 전승은 이르고 있었음으로.



'그리고, 작금의 이 나라에 머무는 칠대천은...'



개중에 반 이상이다.


어두운 표정으로 백혜는 마기가 들끓는 건물 안에서 하늘을 바라보았다.


닫혀버린 천기, 그리 빚어낼 정도의 마기, 그리고 그러한 현상을 만들어낸 사람들과...이 나라에서 태어났던 마지막 천마天魔.


그를 쫓아서 온 마종魔宗의 자취는 아직도 남아있다.


적륙수마종跡陸獸魔宗, 초위광마종楚位狂魔宗, 태평공마종太平空魔宗과 사해혈마종沙海血魔宗.


분명히, 한성수림에 있는 것은 그 마종의 자취요, 상륙지일 것이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기억에 지식으로서 남은 것은 없다지만, 그녀의 어머니가 그녀에게 알려준 지식은 남아있다.



'마도魔道는.'



천기天機를 거스르고 지맥地脈을 뒤틀며, 세상을 짓밟으며 태동하는 존재들이다.


일원신마공一元神魔功을 창안하면서 태동했던 당시의 재액과 그가 남긴 천마혈주天魔血呪는 세상을 파멸로 내려앉혔다.


이 나라에 태양이 떠오르지 않는 것이 그것을 증명한다.


멈춰서있던 발걸음이 몇차례 움직여갈 때, 정처없이 생기는 족적을 이따금 뒤돌아보면서 백혜의 머릿속에서 생각이 오갔다.



'...사제도 꺾어버릴지도 몰라.'



분명 사제가 스스로 한 선택인 걸 알고 있음에도, 떠오르는 상념을 품은 채 걸음을 옮겼다.




*




시간은 낮이다.


태양은 없지만 희미하게 양기陽氣가 조금씩 흘러들고 있다. 


아주 희박한 양이지만 그것만으로도 축기기築基期 수사의 의식은 자연지기의 밀도가 달라졌음을 알았다.


분명 몇일 전까지 눈이 내리고 있었으나, 어느덧 일주, 이주가 지난 뒤의 지금에 이르러서는 봄이라고 하면 봄이라 할 수 있을 시기가 와버렸다.


사태 이전까지의 시계에 따라서 월로 치면 봄이라 할 수 없겠지만, 무엇을 어쩌겠는가. 지축이 뒤틀려버린 이후 이 나라의 사계四季라고 하는 것은 엉망진창인 것을.


그리고 그렇게 멍하니, 걸음을 옮기며 앞으로, 앞으로 또 나아갔을 때, 알 수 없는 조소를 입에 품은 여인이 자신을 보고 있음을 백혜는 알았다.


마치 한 폭의 그림같은 자태다.


이 계절의 마지막 눈이 내리는 것 같은 풍경 아래로, 내려오는 눈 한 자락도 옷을 스쳐지나지 않는 모습으로. 그녀는 예를 표하듯 장포에서 손을 꺼냈다.


백혜는 그녀를 알고 있었다. 불현듯 등허리에 오한이 서렸다.


천잔공마天殘空魔. 스스로를 칠대천 중 하나인 태평공마종太平空魔宗의 종주로 표현한 여인.


그런 이를 홀로 마주하게 된다는 건, 당연하게 오한이 서릴 수 밖에 없었다.



"아."


"백가의...여식, 이었던가요 ? "



천영근天靈根, 개중에서도 용혼龍魂을 품었다는 영근을 가졌기에 더더욱이 그렇다. 타고난 영근의 속성이 단일에 수렴해갈수록 상승하는 것이 바로 수사의 영각靈覺이다.


고작해야 천영근자였다고 해도 눈 한 방울조차 허락하지 않는 그 신이한 모습에서 무언가를 볼 수 있었을 터인데, 그 이상의 기질을 지녔기 때문에 백혜가 본 것은 그 이상이었다.


천잔공마, 소검향이 웃었다. 사락이며 그녀의 장포가 움직임에 펄럭였다.


그리고 그 순간에 그녀가 본 것은.



"참맹회斬盟會에 의해 뇌선맥의 맥주가 참변을 당한 이후로 보지 못했던 정통 선종仙宗의 일원...신묘한 만남이네요. 일전에는 그리 대화해보지 못했지만."



수천에 달하는 혼魂이, 생애 따위가 압도적인 마성魔性에 의해, 내력의 소모조차도 없이 스러져가며 공간 그 자체를 녹여내어 막幕으로 화하고 있는 풍경.


백혜는 몰랐으나 그녀의 영성은 그 정체를 불현듯이 직감하고 있었다.


차원 자체를 녹이고 접합하여 세상을 제 옷으로 삼는 『태세오천의太世汚天衣』의 호신강기. 세상 그 자체를 찢어발기며 공간마저 베어낼 정도가 아니라면 모든 종류의 상처와 법술을 불허하는 절대적인 장막藏幕. 


그녀가 본 것은 그것의 동력이 되어버린 태평도太平徒의 말로였다. 그러한 것을 상시적으로 펼치기 위해 매 순간마다 녹아내리는 죽음이 있다.


하늘과 이어졌다는 천룡天龍의 넋이 그것을 인지한 채 침음했을 때, 소검향은 눈 앞의 소녀가 그것을 직감했다는 사실을 느꼈다.


아니, 느끼게 해줬다는 말이 맞았다.



'기재奇材라...'



꼭 북방에서 군신지재軍神之材로 칭해지던 군룡軍龍의 아들을 떠올리게 했기에, 문득 떠오른 상념에 호신기공의 형체를 감추지 않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알아차릴 확률은 극히 드문 일이었다.


그녀가 그녀와 대등한 재능이라 생각했던 군룡의 아들조차도, 시간의 문제에 의해 일견이 아니라 이견을 행하였을 때에나 그것을 인지하였으니까.


곡산왕가의 독문안법인 『탁광제안형卓匡齊眼形』이 아무리 심공에 가까운 것이라 하나, 절세안법임을 부정할 이유는 없단 걸 생각하면 알아차릴 확률의 희소함을 알 수 있다.


극소수.


말 그대로의 십귀일룡十鬼一龍의 자질이나 다름없는 것.



'인중룡人中龍이 수사修士의 길을 걷고 있는 일.'



물론, 여아이기 때문에 그런 그녀의 재능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는 없을지도 모르나...희미하게 소검향의 입가가 비틀렸다.



'들어본 적이 있었지.'



이 나라 선종仙宗에 미치는 삼한칠선三韓七仙의 대맥大脈 중 하나에는 태극을 크게 다루는 뇌공雷公의 유파가 있다는 이야기.


그리고 그 태극이란 즉 음과 양의 관계에 대한 것. 양의兩儀를 크게 일컫음이니...체내와 체외를 고스란히 다루는 공부가 그 안에 있다.


본질적인 이름은 『쌍정반뢰신환雙貞搬雷身換』이라 하는 연체요결練體要訣.


그 안에 담겨져 있는, 하늘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옥체玉體를 다스려 제 뜻대로 자아내는 공부.



좀 재밌는 것 같기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