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42 [All/육성/아카데미] 별밤 아카데미 - 15 (906)
작성자:◆DkMwM.oX9S
작성일:2026-02-16 (월) 12:42:53
갱신일:2026-03-31 (화) 16:05:14
#0◆DkMwM.oX9S(cdd6c2d5)2026-02-16 (월) 12:42:53
#484웨일스-진행(38d73fbd)2026-03-01 (일) 08:41:20
>>0
"...블래키. 있죠, 전 가문을 이을 필요가 없었어요."
협회에서 웨일스에게 무죄를 선언했으니 웨일스만큼은 뭘 해도 상관없었다. 가까운 친인척의 가문에 입양될 수도 있었고, 친우의 아이에게 가여움을 느꼈던 아버지의 소수 남은 지인들이 웨일스를 거두겠다 나서기도 했으니. 그것도 싫다면 마술계에서 벗어나 어딘가로 사라져도 됐을 것이고.
입술을 잠깐 물었다가 뗐다.
"잇지 않는게 더 나았을 거에요. ...사실은요, 전 사람 싫어하거든요."
지독하게 추워 몸을 움츠렸다가, 품에 느껴지는 온기에 벙하니 고개를 내렸다.
자그마한 눈망울들과 시선이 맞아 잠시 망설였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사람은 싫어요. 싸우는게 싫었거든요. 다치는 건 고통스럽고, 힐난받는 건 아파요. 가문을 이어버리면 그런 사람들과 오래 마주하게 되는거니까, 그래서 아무하고도 얽히지 않게... 처음에는 전부 포기하려고 했어요."
감히 정령들을 내치지도 못하고, 품지도 못한 채로 그저 그렇게 주저앉아 있었다.
마치 옛날처럼.
"그렇다고 진짜 도망쳐버리면 제 기억 속의 가족은 언제나 아픈 기억으로 남을 것 같아서..."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것이 아픈 것이 되어버린다는게 싫어서. 그래서 무턱대고 쥐었으나 쥐고도 뭘 어떻게 할 방법도 모른 채 계속 쥐고만 있었다.
놓을 때도 모르고, 놓는 방법도 모르고. 그저 손등이 터져 피가 나더라도 낡아빠진 가문의 명패를 쥐고만 있었다.
그것밖에는 숨을 쉴 방법을 몰랐으니까.
이 명패라도 없었다면 숨을 쉬지 못할 것 같았으니까.
"그런데, 드래곤 님은 어떻게..."
어떻게 놓을 수 있었던 걸까. 그도 나와 같다고 생각했는데.
그는 버린 것일까, 받아들인 것일까.
외면한 것인가, 납득한 것인가.
어째서 그리 평온한 어조를 했던 것일까.
놓아버려서 평온해진 것인가, 평온해서 놓아버릴 수 있었던 것인가.
답을 모르니 스스로에게 물어도 소용이 없었다. 그저 메아리치는 '어째서' 라는 문답만 되뇌었다.
만약, 가능하다면, 나도... 거기까지 생각하다 퍼뜩 고개를 들었다.
"...거짓말이에요. 아까 했던 말도, 지금 한 말도, 전부. 평소에 하던 헛소리하고 같은 거니까, 그러니까... 에헤헤, 잊어주셔야해요."
곧바로 에헤헤 하고 헤픈 미소를 만들어냈다.
"상처, 치료해줘서 고마웠어요. 그리고 죄송해요. 많이 놀라셨죠."
떨리는 목소리를 애써 가라앉힌 채로 정령들에게 사과를 보냈다.
"...블래키. 있죠, 전 가문을 이을 필요가 없었어요."
협회에서 웨일스에게 무죄를 선언했으니 웨일스만큼은 뭘 해도 상관없었다. 가까운 친인척의 가문에 입양될 수도 있었고, 친우의 아이에게 가여움을 느꼈던 아버지의 소수 남은 지인들이 웨일스를 거두겠다 나서기도 했으니. 그것도 싫다면 마술계에서 벗어나 어딘가로 사라져도 됐을 것이고.
입술을 잠깐 물었다가 뗐다.
"잇지 않는게 더 나았을 거에요. ...사실은요, 전 사람 싫어하거든요."
지독하게 추워 몸을 움츠렸다가, 품에 느껴지는 온기에 벙하니 고개를 내렸다.
자그마한 눈망울들과 시선이 맞아 잠시 망설였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사람은 싫어요. 싸우는게 싫었거든요. 다치는 건 고통스럽고, 힐난받는 건 아파요. 가문을 이어버리면 그런 사람들과 오래 마주하게 되는거니까, 그래서 아무하고도 얽히지 않게... 처음에는 전부 포기하려고 했어요."
감히 정령들을 내치지도 못하고, 품지도 못한 채로 그저 그렇게 주저앉아 있었다.
마치 옛날처럼.
"그렇다고 진짜 도망쳐버리면 제 기억 속의 가족은 언제나 아픈 기억으로 남을 것 같아서..."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것이 아픈 것이 되어버린다는게 싫어서. 그래서 무턱대고 쥐었으나 쥐고도 뭘 어떻게 할 방법도 모른 채 계속 쥐고만 있었다.
놓을 때도 모르고, 놓는 방법도 모르고. 그저 손등이 터져 피가 나더라도 낡아빠진 가문의 명패를 쥐고만 있었다.
그것밖에는 숨을 쉴 방법을 몰랐으니까.
이 명패라도 없었다면 숨을 쉬지 못할 것 같았으니까.
"그런데, 드래곤 님은 어떻게..."
어떻게 놓을 수 있었던 걸까. 그도 나와 같다고 생각했는데.
그는 버린 것일까, 받아들인 것일까.
외면한 것인가, 납득한 것인가.
어째서 그리 평온한 어조를 했던 것일까.
놓아버려서 평온해진 것인가, 평온해서 놓아버릴 수 있었던 것인가.
답을 모르니 스스로에게 물어도 소용이 없었다. 그저 메아리치는 '어째서' 라는 문답만 되뇌었다.
만약, 가능하다면, 나도... 거기까지 생각하다 퍼뜩 고개를 들었다.
"...거짓말이에요. 아까 했던 말도, 지금 한 말도, 전부. 평소에 하던 헛소리하고 같은 거니까, 그러니까... 에헤헤, 잊어주셔야해요."
곧바로 에헤헤 하고 헤픈 미소를 만들어냈다.
"상처, 치료해줘서 고마웠어요. 그리고 죄송해요. 많이 놀라셨죠."
떨리는 목소리를 애써 가라앉힌 채로 정령들에게 사과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