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일상/학원] 청춘사탕상자 - 1상자

#10530 [청춘/일상/학원] 청춘사탕상자 - 1상자 (1001)

종료
#0◆NBydEMAbwy(6a11e7f9)2026-02-28 (토) 13: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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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유시, 희양빌라 🏠 situplay>10425>159
시트 및 조율 어장 ✏️ situplay>10425>
#96옥탑방#1(aee4c32c)2026-03-01 (일) 15:34:49
바닷바람은 작물의 건강에 좋다고 할 수 없다. 농사를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만 해도, 옥상의 벽돌 난간 너머로 보이는 탁 트인 바다가 걱정스러웠던 적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비린내 나는 바람이 적(敵)이 아니라는 사실을 안다. 이곳 옥상은 모종이 겨울을 견뎌내고 파란 잎을 펼치기에 어려움이 없다.

오로지 경험만이 그것을 가르쳐준다······.

부직포를 들추자 시금치 잎이 보였다. 우레탄 방수 페인트가 아닌 건강한 풀의 녹색이다. 로마의 누나가 「라티푼디움」이라 이름붙여 준 이 작은 화분들의 텃밭에, 겨울나기를 한 채소는 시금치 외에도 두 종류가 더 있다. 마늘은 얼마 전에 싹이 났고, 양파는 포대에 가로로 묻어 둔 채 남쪽에 뒀지만, 맨땅에 심는 것에는 비교가 될 리 없으므로 크게 재미 볼 기대는 하지 않았다. 흙 속에서 잠만 자는 다른 녀석들과 비교했을 때 가장 기특한 것은 시금치다.

2월이 유독 따뜻했어서 그런지, 3월 하순이면 수확해도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마침 개학 전야를 맞이한 희양빌라에는 이삿짐 옮기느라 부산한 기척이 부쩍 늘었다. 주인집에 바칠 것하고, 이웃집에 가져다줄 것······. 문득 누나의 참견이 로마의 귓전을 스치는 듯했다. 새 이웃한테는 조금씩 더 성의를 보여. 무슨 한우를 싸 들고 가라는 소리가 아니고, 좀 멀끔하게 옷 입고 흙도 깨끗하게 털고 포장도 신경써서 가라 이 말이지. 요즘 같은 세상에 남의 집에 무시무시한 얼굴 하고 찾아가서 야채 먹으라고 내밀면 얼마나 놀라겠어?

틀린 말은 아니었다······. 누나는 옥상의 절반과 옥탑방의 절반 이상을 화분과 농기구로 메워 놓은 남동생을 보고 처음에는 질려했지만 그래도 로마가 살아가는 방식을 인정해 주었다. 더구나 로마보다도 훨씬 머리가 좋았으니, 그녀의 말을 무시할 이유는 없다. 로마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곧 까먹어 버릴 말이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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