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꿉친구/일상] 오늘의 코토리가와 일상록 - 02

#10702 [소꿉친구/일상] 오늘의 코토리가와 일상록 - 02 (1001)

종료
#0◆UlMmYj730W(dadd6293)2026-03-09 (월) 13:40:48
산과 강, 바다가 예쁜 코토리가와 마을의 평화로운 이야기
오늘도 이 마을은 평화롭고 조용히 흘러갑니다.

조율 어장 및 시트 - https://bbs2.tunaground.net/trace/situplay/10148
#959소우히 - 이치카(d810715e)2026-03-25 (수) 23:43:24
시간의 흐름만큼은 누구에게나 동등하다. 그 안에 담긴 것들은 제각각 다르겠지만, 흐름의 속도와 간격은 얄미울 정도로 일정했다. 도쿄에서 약 4년. 코토리가와로 돌아와 다시 3년. 그녀의 시간이 셀 수 없이 많은 색채로 면면을 채워오는 동안.

"움~ 바쁜 건 어쩔 수 없지~ 아! 벚꽃 보러 갈 거야? 나도~ 잇쨩이랑 같이 갈래~"

이치카의 시간은 대체 무엇을 채워졌을까. 누가, 어떻게, 무슨 일들이 지나갔기에 저 타다 남은 장작 같은 흔적을 남겨놓았을까.

...문득, 이 사람 저 사람 보내고 떠나면서 유달리 눈에 밟혔던 작은 뒷모습이 눈커풀 뒤로 아른거린다...

"맞지~ 살아있으면 뭐든 할 수 있다구~ 그거 알아~? 아무 것도 안 하고 허송세월 보내는 것도 살아있어야 할 수 있는 거다~?"

무기력함 그조차도 살아있음이라며, 약간은 과장되게, 극의 대사라도 읊는 양 그녀는 말했다. 느슨할 땐 한없이 느슨해서, 한량처럼 보이는 모습 역시 여전하다.

그런 기세로 그녀는 어서 와! 를 외쳤고, 이치카는 다녀왔어. 를 말했다.
이 정도면 그래도 흡족한 건배사였더라. 안 그래도 맛있는 술이 한층 더 맛있게 느껴질 만큼은 되었으니.

뭔가 집어먹는 대신 술을 한 모금 더 마신 그녀는 잔을 든 채로 손등에 턱을 괴었다. 슬쩍, 이라기엔 제법 정면으로 던진 물음에 이치카가 무슨 대답을 할까. 바로 직전까지만 해도 경망스럽던 모습이 슥 자리에 앉아 진중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윽고 이치카가 '보잘것없다'라며 운을 뗀 한 마디에 그녀 또한 콧소리를 흘렸다.

"흐음~"

하고.
잔을 입에 대고 적시듯이 마시고서 그녀가 말을 한다.

"난 딱히 재미를 보려고 잇쨩의 이야기가 듣고 싶은게 아닌 걸~ 서로 못 본 시간이 제법 있었으니까~ 그 동안 뭐 하면서 지냈을지, 하고 싶은 건 찾았는지, 이루었는지, 그런게 듣고 싶었던 거야~"

무겁지 않은 말투가 그렇게 말하고

"무슨 바람이 불어서 몸을 그렇게 키웠는지도 궁금하다구~? 하~ 품에 쏙 들어오던 자그만 잇쨩이 더이상 아니라니~ 제법 상심했어, 나~

박자를 맞추듯 눈썹도 팔자로 축 쳐진다. 과장스레, 작은 한숨도 나온다.
어깨 한 번 으쓱이니 언제 그랬냐는 양 돌아온 표정 속 푸른 눈이 이치카를 바라보았다.

"뭐~ 당장은 말하고 싶지 않다면 그것도 괜찮아~ 그렇게 되면 내가 일방적으로 이것저것 떠들게 되겠지만~ 내 얘기야말로 보잘것없지만 말야~"

진짜 얘기할 게 못 된다니까~ 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데 턱을 괴고 있던 탓에 잔도 같이 흔들렸다. 달강달강. 얼음이 흔들려 녹아가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녀는 녹아 스며가는 술을 한 모금 마시고 거의 식은 리조또를 다시 천천히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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