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연애/청춘물] 내 옆자리의 신 님 외전: 바다새의 기억 - 1번째 이야기

#11404 [ALL/연애/청춘물] 내 옆자리의 신 님 외전: 바다새의 기억 - 1번째 이야기 (1001)

종료
#0◆uDcgw25joW(d8670c47)2026-04-14 (화) 13:32:17
1. 본 어장의 모든 활동은 상황극판 규칙을 준수합니다.

2. 편파·AT필드, 과도한 선정적·비윤리적 묘사를 지양하기 바랍니다.

3. 동결 및 활동 중단은 별도의 고지를 할 필요가 없으며, 언제든 복귀할 수 있습니다. 단, 고지 없이 활동이 중단되어 일정 기간이 경과한 경우, 원활한 스토리 진행을 위해 해당 시트가 NPC로 간주되어 사용될 수 있습니다.

4. 본어장에서는 AI로 만든 짤 자랑을 엄금합니다. 기계 혹사시킬 시간에 레스를 쓰세요.

5. 이상의 규칙 위반 및 비매너 행위는 스레주 직권으로 제재될 수 있습니다. 자세한 규칙은 시트스레를 참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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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 - https://threadiki.iwinv.net/t/wiki.php/%EB%82%B4%20%EC%98%86%EC%9E%90%EB%A6%AC%EC%9D%98%20%EC%8B%A0%20%EB%8B%98%20%EC%99%B8%EC%A0%84:%20%EB%B0%94%EB%8B%A4%EC%83%88%EC%9D%98%20%EA%B8%B0%EC%96%B5
#33α(7646e5e4)2026-04-16 (목) 01:19:29
신계에서의 삶이라는 것은 지중해에서든 일본에서든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인간의 용어를 빌리자면 깊은 잠에 빠져 있다가, 내킬 때 잠자리에서 빠져나와 술을 홀짝이는 것. 더 설명할 것도 없는 전형적인 니트의 삶이다. 나뿐만이 아닌 대부분의 신들도 이와 비슷한 날들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아니면? 말고.

뜬금없는 자기 소개지만, 나라는 존재는 오락의 신이다.

나는 인간을 좋아할 수밖에 없고, 인간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 그들의 웃음소리를, 눈물을, 무언가에 빠져드는 집중력을, 공연이 끝난 뒤의 열기를 꿀꺽하고 삼켜 양분으로 삼으며 긴 시간을 살아왔으니 당연한 결과다. 그렇기에 내 루틴에는 다른 신들에게는 없는 한 가지가 끼어 있다. 정기적으로 인간계에 내려가, 내 아래 모인 이들을 노예로 부려먹으며 인간들을 분석하고 관찰하는 행위가.

아니, 직원이라는 것들에게 돈은 착실하게 주고 있으니 노예라는 단어는 비약인가.

나는 이것을 신으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수행의 일부라 생각하고 있다. 내 이름은 메텔리오스. 인간의 축제와 연극, 광란과 도취를 태고부터 정밀하게 설계해온 신이지 않는가. 하지만 이 지역의 고위 신이라는 분은 내 말이 썩 달갑지 않은 모양이었다. 수행이라는 말이 꽤나 변명으로 들렸나 보지.

뭐어, 그렇기에.

신계가 소란스러워질 때쯤에는 불온한 들썩거림에 진저리가 나서, 한동안 인간계의 내 아지트에 꽁무니를 빼고 다른 신들 앞에는 얼씬도 하지 않을 계획이었다. '악령의 인'이니 뭐니 하는 것은 내게 생기지도 않았으니, 문제가 될 것도 없지 않은가.

"에잇, 조사니 뭐니 내 알 바 아니다! 인간계에 이상한 부분이 있었다면 내가 눈치채지 못했을 리가 없어!"

그렇게 아타이 서고에서 큰소리를 쳐놓고 나서,


돌아왔다.

입에 올리기도 지치는 이름을 가진 고위 신, 아라누마노미코토. 그가 나라는 객신이 카모메이 신계에 체류하는 것을 허가해준 장본인이라는 사실은, 아무리 빤빤한 낯짝을 갖춘 나라 해도 무시하고 넘어가기엔 좀 그런 무게가 있었다. 신뢰 받고 있다, 같은 거창한 말은 가당치도 않다. 다만 이럴 때 일본의 포현을 빌려 '은혜 갚기'를 해야 한다는 것만큼은 긴 세월을 살며 인간들에게서 배운 바가 있었기에.

큰소리가 무색하게, 결국 한숨 하나가 먼저 새어 나왔다.

별채로 향하는 길목은 피안화투성이였다. 붉은 꽃잎이 발밑에서 시선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고, 일부러 밟지 않으려 해도 어디에나 있었다. 이 꽃이 인간계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떠올리면 별로 유쾌한 산책은 아닌데, 이곳의 신들은 그런 것에 아무런 감흥이 없는 모양이었다.

작은 별채의 미닫이문에 손을 걸었다. 나무가 눅눅했다. 오래 비워둔 방 특유의, 먼지와 정적이 뒤섞인 냄새가 문틈 사이로 스며 나왔다.

"...하아아."

문을 열자 다다미 위에 아무렇게나 펼쳐진 두루마리 몇 점과, 지난번에 마시다 만 사케 병이 눈에 들어왔다. 그대로다. 아무도 손대지 않았다. 그야 당연하지. 여기에 얼씬거릴 물호한 신은 아무도 없을 테니.

나는 그 사케 병을 집어 들어 흔들었다. 찰랑, 하는 감촉. 아직 남아 있다.

병째로 입가에 가져다 대 한 모금 들이키고, 다다미 위에 아무렇게나 드러누웠다. 천장의 나뭇결이 멍하니 시야에 들어왔다.

"...돌아왔다고, 바보같이."

아무도 대꾸하지 않는 방 안에서, 내 목소리만 천장에 부딪혀 되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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