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5 [채팅] 어딘가의 초차원 오픈 잡담방 -248- (1001)
종료
작성자:에주
작성일:2025-02-16 (일) 16:21:47
갱신일:2025-02-21 (금) 10:48:42
#0에주(gM0yCXsIo.)2025-02-16 (일) 16:21:47
메인위키: https://bit.ly/2UOMF0L
뉴비들을 위한 간략한 캐릭터 목록: https://bit.ly/3da6h5D
1:1 카톡방: >191>
웹박수: https://pushoong.com/ask/3894969769
[공지] 현실 차원에서의 접속이 확인됩니다. 재밌게 놉시다.
[공지] 방장 звезда́는 항상 보고는 있음.
[규칙]
1. 떠날때에는 확실하게 떠날 것. 컴백 여지에 대한 발언은 허용. 작별은 서로 감정없이 한번정도만 언급하는걸로 깔끔하게 할것.
떠날때 미련가지는 발언 및 감정적 발언은 삼가. 떠날때 말은 지킬 것.
2. 어장이 오래되었다고 상대를 옹호하는 AT금지. 지적의 경우 그 지적의 어투나 커질 파장을 지적하지 않기. 지적이 들어오면 확실히 입장을 밝히고 해결할것.
3.다른 사람들이 동조한다고 해서 방관은 금물. 이상하다고 싶으면 2번규칙에 따라,지적과 수용,해명과정을 거치자.
4. 문제가 생길때는 공과 사를 구분하자. 무조건 우리가 옳다는 생각과 식구감싸기 식의 옹호를 버리자.
5. 아직 내지 않았거나, 어장에서 내린(혹은 데려오지 않은) 캐릭터의 이야기는 자제하자.
6. 모브캐가 비중 높게 독백에서 나올 경우, 위키 등재나 각주 설명을 사용해보자. 또한 모브캐의 암기를 강요하지 말자.
7. 픽크루를 올릴때 반드시 캐릭터명을 명시하도록 하자.
8. 유사시를 위해 0답글에 어장을 세운사람이 누군지 나메를 적어두자.
9. 타작품 언급시 스포일러라는 지적이 하나라도 들어올 시 마스크 처리된다.
10. 특정 작품의 이야기를 너무 길게 하면 AT로 취급한다. 특히 단순한 감상이나 플레이 이야기가 주가되지 않도록 하자.
11. 특정 작품 기반 AU설정및 썰은 위키내 문서를 활용하자.
※오픈 톡방 컨셉의 상L 이름칸은 오픈 카톡에서 쓰는 닉네임이란 느낌
※오픈 톡방 컨셉이기에 앵커 안 달고 그냥 막 다시면 됩니다.
※세계관은 그냥 모든 차원이 겹치는 컨셉이기에 톡방 자체에 영향만 안 주면 뭐든지 okay (상황극판 룰에 걸리는 일 제외)
※1000 차면 캡틴이 아니어도 다음 어장 세워도 됨.
뉴비들을 위한 간략한 캐릭터 목록: https://bit.ly/3da6h5D
1:1 카톡방: >191>
웹박수: https://pushoong.com/ask/3894969769
[공지] 현실 차원에서의 접속이 확인됩니다. 재밌게 놉시다.
[공지] 방장 звезда́는 항상 보고는 있음.
[규칙]
1. 떠날때에는 확실하게 떠날 것. 컴백 여지에 대한 발언은 허용. 작별은 서로 감정없이 한번정도만 언급하는걸로 깔끔하게 할것.
떠날때 미련가지는 발언 및 감정적 발언은 삼가. 떠날때 말은 지킬 것.
2. 어장이 오래되었다고 상대를 옹호하는 AT금지. 지적의 경우 그 지적의 어투나 커질 파장을 지적하지 않기. 지적이 들어오면 확실히 입장을 밝히고 해결할것.
3.다른 사람들이 동조한다고 해서 방관은 금물. 이상하다고 싶으면 2번규칙에 따라,지적과 수용,해명과정을 거치자.
4. 문제가 생길때는 공과 사를 구분하자. 무조건 우리가 옳다는 생각과 식구감싸기 식의 옹호를 버리자.
5. 아직 내지 않았거나, 어장에서 내린(혹은 데려오지 않은) 캐릭터의 이야기는 자제하자.
6. 모브캐가 비중 높게 독백에서 나올 경우, 위키 등재나 각주 설명을 사용해보자. 또한 모브캐의 암기를 강요하지 말자.
7. 픽크루를 올릴때 반드시 캐릭터명을 명시하도록 하자.
8. 유사시를 위해 0답글에 어장을 세운사람이 누군지 나메를 적어두자.
9. 타작품 언급시 스포일러라는 지적이 하나라도 들어올 시 마스크 처리된다.
10. 특정 작품의 이야기를 너무 길게 하면 AT로 취급한다. 특히 단순한 감상이나 플레이 이야기가 주가되지 않도록 하자.
11. 특정 작품 기반 AU설정및 썰은 위키내 문서를 활용하자.
※오픈 톡방 컨셉의 상L 이름칸은 오픈 카톡에서 쓰는 닉네임이란 느낌
※오픈 톡방 컨셉이기에 앵커 안 달고 그냥 막 다시면 됩니다.
※세계관은 그냥 모든 차원이 겹치는 컨셉이기에 톡방 자체에 영향만 안 주면 뭐든지 okay (상황극판 룰에 걸리는 일 제외)
※1000 차면 캡틴이 아니어도 다음 어장 세워도 됨.
#665랑(C1dyQo60u6)2025-02-19 (수) 15:48:40
※ 이전편: situplay>1275>363
※ 필터링 없는 욕설이 있습니다.
“⋯⋯.”
푸른 나비를 따라가는 내내 서랑은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고요한 밤거리에 규칙적인 발소리만이 울릴 뿐이다. 서랑의 기분이 좋지 않아 보여서인지 뒤를 따르는 중인 그녀도 먼저 말을 걸지 않았다.
결론만 말하자면, 초차원 카톡방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긴 했다. 당사자가 달가워하지 않았고 심지어는 꽤 불쾌해하기까지 했지만. ‘내가 지금 하면 안 되는 일을 하고 있나.’ 그래서 자꾸 그런 마음이 들었다. 방치된 세계를 바꾸고 이치를 되돌려놓는 것, 그게 옳은 일이라 생각했다. 악마에 의해 멸망을 되풀이할 뿐이라면 지금이라도 바로잡는 게 좋지 않겠는가? 그런데⋯⋯ 어쩌면 그냥 세상이 천천히 죽어가도록 놔두는 게 맞는 걸지도 모른다. 일개 범인 주제에 간섭할 생각 말고.
서랑이 누군가를 괴롭게 했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알 필요도 없고 궁금하지도 않았을 자기 세계의 사정을 구구절절히 늘어놓은 탓에 말이다. ‘⋯⋯차라리 말하지 말 걸 그랬어.’ 제 행동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됐다는 사실이 견디기 힘들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그 사람은 화내지 않았을 테고 분위기도 험악해지지 않았을 거다. 서랑은 그게 자신 탓이라 생각했다. 자기가 주제도 모르고 나대서 그렇게 되어버린 것만 같았다.
가만히 있어서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마침내 스스로 결정 내리고 움직였는데, 끝내 쓸데없는 행동으로 긁어 부스럼을 만들어버리고야 말았다.
서랑은 처음으로 후회했다. 그녀를 돕고자 결심한 것을. ‘애초에 난 잘하는 것도 하나 없잖아⋯⋯. 그런데 그걸 제대로 할 수 있겠냐고.’ 그렇다고 그가 저를 만류했는가? 그건 아니다. 외려 일이 돌아가는 꼬라지를 똑똑히 봐야겠다며 부추겼다. 하지만 그게 서랑에게는 더 큰 상심이었다.
‘최악이구나, 나는.’
아랫입술을 피가 날 정도로 세게 깨물었다. 그렇게 스스로를 몰아붙여도 마음은 도무지 편해지질 않았다. 차라리 전부 포기하고 뒤돌아 도망치고 싶었다.
나비 뒤따르는 서랑의 발걸음이 점차 느려졌다.
“⋯⋯못 하겠어⋯⋯.”
그리고 결국 그 자리에서 무너졌다. 다리에 힘이 풀려 털썩 쪼그려앉았다. 무릎에 얼굴을 묻고 웅얼거렸다. 온 몸의 피가 전부 빠져나가는 기분이다.
“내가 왜 다른 사람이 싫어하는 짓까지 해가면서 이래야 하는데⋯⋯.”
속내가 잔뜩 요동친다. 슬프다. 그럼에도 눈물조차 나지 않았다. 흐느끼는 소리 대신 감정의 동요를 알리는 거친 숨소리만이 들릴 뿐이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니, 그 카톡방이라는 곳에서.”
그녀가 서랑의 앞으로 걸음한다. 그러더니 자기 속도 모르고 태연히 묻는다. 그녀의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분명 걱정하는 표정이나 짓고 있겠지. 왠지 부아가 치밀어올랐다. “이게 다 당신 때문이야⋯⋯.” 서랑은 부러 그녀 탓을 했다. 제가 잘못한 건데도.
“당신 돕겠다고 합일신이니 뭐니 그 지랄 떠는 거 나불댔다가 그냥 다 망쳤다고!”
언성 높이며 고개를 퍼뜩 처들었다. 곤두선 신경 탓에 험한 말이 튀어나왔다. “그냥 세상 망하든 말든 좆까라 그러는 게 맞았어⋯⋯.” 어차피 이 따위로 어그러진 세계에 애착은 없으니까!
⋯⋯집으로 돌아가야겠다. 가족과 어떻게든 결판을 낸 뒤에 평범한 일상으로 되돌아가야겠다. 그렇게 마음 다잡고 몸을 일으킨 순간.
“서랑 군이 그런 말을 해서 누군가를 괴롭게 한 거구나.”
“그자들이 뭐라고 했니? 네가 잘못된 일을 하는 거라고 비난하던?”
그녀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그러든 말든 서랑은 대꾸 않고 몸을 홱 돌렸다. 지금은 어떤 대화에든 어울려주고 싶지 않았다. 그냥 혼자 있고 싶었다. 그런데도 그녀는 조잘대는 걸 멈추지 않았다.
“있잖니, 서랑 군. 모든 사람이 네 행동에 박수쳐줄 수 있는 게 아니란다. 누군가는 언짢아할 수도 있는 거지.”
“인간들은 각자 자기만의 이유를 가지고 살아가니 말야.”
“그렇다고 네가 그걸 전부 이해하려고 할 필요는 없고, 그것 때문에 네 결심을 돌이킬 필요는 더더욱 없단다.”
“⋯⋯설득하려는 거라면 그만둬요. 안 들을 거니까.” 그는 상대를 돌아보지도 않은 채 차갑게 쏘아붙였다. 전부 빈말이면서. 진심으로 위로하는 것도 아니면서. 어차피 날 이용해먹으려고 하는 거면서. 애써 무심한 낯을 하며 서랑은 자리를 뜨려 했다.
“뭣보다 서랑 군이 그렇게 동요하는 게 그 막돼먹은 부모 말에 휘둘리던 때랑 다를 게 뭐니?”
“계속 남들 눈치만 보고 정작 네 의견은 뒷전으로 치우는 그 행동 말야.”
그러나 다리가 움직이지 않았다. 쐐기처럼 날카로운 직언에 몸이 굳어버린 탓이다. 촌철살인이었다. 제 속을 훤히 간파당한 듯한 느낌이었다.
“너는 네 스스로가 달라졌다고 생각하고 있잖니.”
“그런데⋯⋯ 내가 보기엔 예전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구나.”
서랑은 저도 모르게 주먹을 쥐었다. 지금 그따위 도발로 마음 돌리려는 거냐며 따지고 싶었다. 그런데 그럴 수 없었다. 그녀는 여전히, 담담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자꾸 너 자신을 타인의 잣대에 끼워맞추려고 하지 말아. 네 삶은 네가 생각한 대로 개척하고 만들어가야 하는 거야.”
“그 과정에서 때론 의견 충돌이 있을 수 있겠지. 그렇다고 곧장 포기해버리는 건 좋지 않아.”
“이거 하나만 명심하렴. 인간은 자기가 진정으로 옳다고 믿는 일을 할 때 비로소 자유로울 수 있단다.”
“⋯⋯정말 그만두고 싶은 거라면 어쩔 수 없지만.”
긴 침묵이 이어졌다. 서랑은 제 목이 졸리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숨이 막혔다. 결국 예전과 같은 짓거리를 하고 있다는 게 참을 수 없이 불쾌했다. 더 이상은 부모가, 남들이 바라는 대로 살고 싶지 않았었다. 그래서 집을 뛰쳐나온 거였는데.
이래서야 바뀐 게 전혀 없잖아. 그가 입속말로 중얼거렸다.
“⋯⋯가요.”
크게 한숨을 내쉰 끝에, 굳은 표정의 서랑이 침묵을 깨었다. “일 보러 가자고요, 다른 차원으로.” 그리고 다시 그녀를 마주보았다. 깜짝 놀란 표정이 꽤나 볼만했다. 어쨌건 서랑은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 그녀를 지나치고, 저 앞에서 멈춘 나비에게로 다가갔다─기다리고 있었던 건지─.
그저 남의 기분만 맞춰주려고 하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물론 두렵기야 하다. 제 행동이 틀렸을 수도 있다. 잘못된 결과를 초래하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 하여 멈춘다면 분명 후회할 것이다. 행동하고 나서 후회하는 것과 행동하지 않고 후회하는 것, 둘 중에 뭐가 더 나은지는 자명하니까.
완벽한 길이란 없다. 그럼에도 서랑은 멈추지 않고 그만의 길을 걷기로 했다. 누군가가 대신 정해준 게 아니라 나 자신의 의지로 직접 고른 길을.
※ 필터링 없는 욕설이 있습니다.
“⋯⋯.”
푸른 나비를 따라가는 내내 서랑은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고요한 밤거리에 규칙적인 발소리만이 울릴 뿐이다. 서랑의 기분이 좋지 않아 보여서인지 뒤를 따르는 중인 그녀도 먼저 말을 걸지 않았다.
결론만 말하자면, 초차원 카톡방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긴 했다. 당사자가 달가워하지 않았고 심지어는 꽤 불쾌해하기까지 했지만. ‘내가 지금 하면 안 되는 일을 하고 있나.’ 그래서 자꾸 그런 마음이 들었다. 방치된 세계를 바꾸고 이치를 되돌려놓는 것, 그게 옳은 일이라 생각했다. 악마에 의해 멸망을 되풀이할 뿐이라면 지금이라도 바로잡는 게 좋지 않겠는가? 그런데⋯⋯ 어쩌면 그냥 세상이 천천히 죽어가도록 놔두는 게 맞는 걸지도 모른다. 일개 범인 주제에 간섭할 생각 말고.
서랑이 누군가를 괴롭게 했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알 필요도 없고 궁금하지도 않았을 자기 세계의 사정을 구구절절히 늘어놓은 탓에 말이다. ‘⋯⋯차라리 말하지 말 걸 그랬어.’ 제 행동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됐다는 사실이 견디기 힘들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그 사람은 화내지 않았을 테고 분위기도 험악해지지 않았을 거다. 서랑은 그게 자신 탓이라 생각했다. 자기가 주제도 모르고 나대서 그렇게 되어버린 것만 같았다.
가만히 있어서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마침내 스스로 결정 내리고 움직였는데, 끝내 쓸데없는 행동으로 긁어 부스럼을 만들어버리고야 말았다.
서랑은 처음으로 후회했다. 그녀를 돕고자 결심한 것을. ‘애초에 난 잘하는 것도 하나 없잖아⋯⋯. 그런데 그걸 제대로 할 수 있겠냐고.’ 그렇다고 그가 저를 만류했는가? 그건 아니다. 외려 일이 돌아가는 꼬라지를 똑똑히 봐야겠다며 부추겼다. 하지만 그게 서랑에게는 더 큰 상심이었다.
‘최악이구나, 나는.’
아랫입술을 피가 날 정도로 세게 깨물었다. 그렇게 스스로를 몰아붙여도 마음은 도무지 편해지질 않았다. 차라리 전부 포기하고 뒤돌아 도망치고 싶었다.
나비 뒤따르는 서랑의 발걸음이 점차 느려졌다.
“⋯⋯못 하겠어⋯⋯.”
그리고 결국 그 자리에서 무너졌다. 다리에 힘이 풀려 털썩 쪼그려앉았다. 무릎에 얼굴을 묻고 웅얼거렸다. 온 몸의 피가 전부 빠져나가는 기분이다.
“내가 왜 다른 사람이 싫어하는 짓까지 해가면서 이래야 하는데⋯⋯.”
속내가 잔뜩 요동친다. 슬프다. 그럼에도 눈물조차 나지 않았다. 흐느끼는 소리 대신 감정의 동요를 알리는 거친 숨소리만이 들릴 뿐이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니, 그 카톡방이라는 곳에서.”
그녀가 서랑의 앞으로 걸음한다. 그러더니 자기 속도 모르고 태연히 묻는다. 그녀의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분명 걱정하는 표정이나 짓고 있겠지. 왠지 부아가 치밀어올랐다. “이게 다 당신 때문이야⋯⋯.” 서랑은 부러 그녀 탓을 했다. 제가 잘못한 건데도.
“당신 돕겠다고 합일신이니 뭐니 그 지랄 떠는 거 나불댔다가 그냥 다 망쳤다고!”
언성 높이며 고개를 퍼뜩 처들었다. 곤두선 신경 탓에 험한 말이 튀어나왔다. “그냥 세상 망하든 말든 좆까라 그러는 게 맞았어⋯⋯.” 어차피 이 따위로 어그러진 세계에 애착은 없으니까!
⋯⋯집으로 돌아가야겠다. 가족과 어떻게든 결판을 낸 뒤에 평범한 일상으로 되돌아가야겠다. 그렇게 마음 다잡고 몸을 일으킨 순간.
“서랑 군이 그런 말을 해서 누군가를 괴롭게 한 거구나.”
“그자들이 뭐라고 했니? 네가 잘못된 일을 하는 거라고 비난하던?”
그녀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그러든 말든 서랑은 대꾸 않고 몸을 홱 돌렸다. 지금은 어떤 대화에든 어울려주고 싶지 않았다. 그냥 혼자 있고 싶었다. 그런데도 그녀는 조잘대는 걸 멈추지 않았다.
“있잖니, 서랑 군. 모든 사람이 네 행동에 박수쳐줄 수 있는 게 아니란다. 누군가는 언짢아할 수도 있는 거지.”
“인간들은 각자 자기만의 이유를 가지고 살아가니 말야.”
“그렇다고 네가 그걸 전부 이해하려고 할 필요는 없고, 그것 때문에 네 결심을 돌이킬 필요는 더더욱 없단다.”
“⋯⋯설득하려는 거라면 그만둬요. 안 들을 거니까.” 그는 상대를 돌아보지도 않은 채 차갑게 쏘아붙였다. 전부 빈말이면서. 진심으로 위로하는 것도 아니면서. 어차피 날 이용해먹으려고 하는 거면서. 애써 무심한 낯을 하며 서랑은 자리를 뜨려 했다.
“뭣보다 서랑 군이 그렇게 동요하는 게 그 막돼먹은 부모 말에 휘둘리던 때랑 다를 게 뭐니?”
“계속 남들 눈치만 보고 정작 네 의견은 뒷전으로 치우는 그 행동 말야.”
그러나 다리가 움직이지 않았다. 쐐기처럼 날카로운 직언에 몸이 굳어버린 탓이다. 촌철살인이었다. 제 속을 훤히 간파당한 듯한 느낌이었다.
“너는 네 스스로가 달라졌다고 생각하고 있잖니.”
“그런데⋯⋯ 내가 보기엔 예전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구나.”
서랑은 저도 모르게 주먹을 쥐었다. 지금 그따위 도발로 마음 돌리려는 거냐며 따지고 싶었다. 그런데 그럴 수 없었다. 그녀는 여전히, 담담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자꾸 너 자신을 타인의 잣대에 끼워맞추려고 하지 말아. 네 삶은 네가 생각한 대로 개척하고 만들어가야 하는 거야.”
“그 과정에서 때론 의견 충돌이 있을 수 있겠지. 그렇다고 곧장 포기해버리는 건 좋지 않아.”
“이거 하나만 명심하렴. 인간은 자기가 진정으로 옳다고 믿는 일을 할 때 비로소 자유로울 수 있단다.”
“⋯⋯정말 그만두고 싶은 거라면 어쩔 수 없지만.”
긴 침묵이 이어졌다. 서랑은 제 목이 졸리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숨이 막혔다. 결국 예전과 같은 짓거리를 하고 있다는 게 참을 수 없이 불쾌했다. 더 이상은 부모가, 남들이 바라는 대로 살고 싶지 않았었다. 그래서 집을 뛰쳐나온 거였는데.
이래서야 바뀐 게 전혀 없잖아. 그가 입속말로 중얼거렸다.
“⋯⋯가요.”
크게 한숨을 내쉰 끝에, 굳은 표정의 서랑이 침묵을 깨었다. “일 보러 가자고요, 다른 차원으로.” 그리고 다시 그녀를 마주보았다. 깜짝 놀란 표정이 꽤나 볼만했다. 어쨌건 서랑은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 그녀를 지나치고, 저 앞에서 멈춘 나비에게로 다가갔다─기다리고 있었던 건지─.
그저 남의 기분만 맞춰주려고 하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물론 두렵기야 하다. 제 행동이 틀렸을 수도 있다. 잘못된 결과를 초래하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 하여 멈춘다면 분명 후회할 것이다. 행동하고 나서 후회하는 것과 행동하지 않고 후회하는 것, 둘 중에 뭐가 더 나은지는 자명하니까.
완벽한 길이란 없다. 그럼에도 서랑은 멈추지 않고 그만의 길을 걷기로 했다. 누군가가 대신 정해준 게 아니라 나 자신의 의지로 직접 고른 길을.
이 주제글은 종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