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팅] 어딘가의 초차원 오픈 잡담방 -249-

#1557 [채팅] 어딘가의 초차원 오픈 잡담방 -249- (1001)

종료
#0에주(.iyC/rR0nK)2025-02-21 (금) 04:19:29
메인위키: https://bit.ly/2UOMF0L
뉴비들을 위한 간략한 캐릭터 목록: https://bit.ly/3da6h5D
1:1 카톡방: >191>
웹박수: https://pushoong.com/ask/3894969769

[공지] 현실 차원에서의 접속이 확인됩니다. 재밌게 놉시다.
[공지] 방장
звезда́즈베즈다는 항상 보고는 있음.

[규칙]
1. 떠날때에는 확실하게 떠날 것. 컴백 여지에 대한 발언은 허용. 작별은 서로 감정없이 한번정도만 언급하는걸로 깔끔하게 할것.
떠날때 미련가지는 발언 및 감정적 발언은 삼가. 떠날때 말은 지킬 것.

2. 어장이 오래되었다고 상대를 옹호하는 AT금지. 지적의 경우 그 지적의 어투나 커질 파장을 지적하지 않기. 지적이 들어오면 확실히 입장을 밝히고 해결할것.

3.다른 사람들이 동조한다고 해서 방관은 금물. 이상하다고 싶으면 2번규칙에 따라,지적과 수용,해명과정을 거치자.

4. 문제가 생길때는 공과 사를 구분하자. 무조건 우리가 옳다는 생각과 식구감싸기 식의 옹호를 버리자.

5. 아직 내지 않았거나, 어장에서 내린(혹은 데려오지 않은) 캐릭터의 이야기는 자제하자.

6. 모브캐가 비중 높게 독백에서 나올 경우, 위키 등재나 각주 설명을 사용해보자. 또한 모브캐의 암기를 강요하지 말자.

7. 픽크루를 올릴때 반드시 캐릭터명을 명시하도록 하자.

8. 유사시를 위해 0답글에 어장을 세운사람이 누군지 나메를 적어두자.

9. 타작품 언급시 스포일러라는 지적이 하나라도 들어올 시 마스크 처리된다.

10. 특정 작품의 이야기를 너무 길게 하면 AT로 취급한다. 특히 단순한 감상이나 플레이 이야기가 주가되지 않도록 하자.

11. 특정 작품 기반 AU설정및 썰은 위키내 문서를 활용하자.

※오픈 톡방 컨셉의 상L 이름칸은 오픈 카톡에서 쓰는 닉네임이란 느낌
※오픈 톡방 컨셉이기에 앵커 안 달고 그냥 막 다시면 됩니다.
※세계관은 그냥 모든 차원이 겹치는 컨셉이기에 톡방 자체에 영향만 안 주면 뭐든지 okay (상황극판 룰에 걸리는 일 제외)
※1000 차면 캡틴이 아니어도 다음 어장 세워도 됨.
#342DAVE(OnvQJOSwOW)2025-02-22 (토) 08:33:29
휴가 갑니다.



청년이 시체 위에 드러눕는다.

수국 꽃밭은 한때 끝없이 드넓었고 푸릇하거나 이따금씩 불그스름한 빛을 보여주곤 했다. 폭신하고 포근한 꽃잎은 밟는 데 푸근하니 으스러지는 소리마저 없었다. 꽃대의 비명만 조금 아릿하게 들려올 뿐인, 그마저도 광활하기 짝이 없는 이 공간 안에서는 들릴 수도 없는, 그저 바스락거림에 지나지 않는 소음이였다.
아마 며칠 전까지는 그랬을 것이다.

꽃무더기 위로 시체가 쌓인 지 제법 되었다. 이 꼬라지가 난 지도 제법 지났고.
흰 빛깔이 주가 되는 수국 꽃밭 위에 허옇게 물든 사람들이 한 무더기로 쌓여 있었다. 곳곳에 쌓인 육신은 유령처럼 흩어지더니 이내 다시금 되살아나 움직이곤 했다. 그렇게 되면, 드러누워 있던 청년은 또다시 목에 핏대를 세우며 이를 드러내고는 그 허여멀건 인형인지 무엇인지를 치우곤 하는 것이다.

“...진심으로, 왜 이러는 건데.”

공간의 주인이 참다 못해 읊조렸다. 본래대로라면 이것들과 대화는 더 이상 하지도 않으리라 생각했을 그였으나, 이건 너무 정도가 심하지 않던가.

저 희고, 흐느적거리다가 기분 나쁘게 웃으면서 자신에게 총을 쏘고, 도끼를 들고 쫓아와서 죽이려 들고, 끝내 자신에게 들러붙어 목을 조르고 자신을 짓뭉개려 하는 저것들의 이름은- 파멸이다. 꿈의 이름을 이명으로 업은 자가 피로감에 한숨을 푹 쉬었다. 근래 들어 있던 사건의 업화가 속에서 아직도 종종 끓는 기분인데 이것들 때문에 제대로 해소도 안 되는 기분이었다.

“뭐가 문제냐고.”

아주 오래전에, 이것들이- 저 파멸이라는 존재가 처음 고개를 내밀었을 때는 그도 어렸다. 자신의 인격을 보존하는 데에 급급한 상태에서 거의 인격의 목숨을 건 쟁탈전을 했으니. 죽음에 의해 한 번 믹서기처럼 갈린 어느 때가 생각이 나 그는 몸을 살짝 떨었다. 구역질이 날 것 같았다.
그럴 때마다 희디흰 덩어리들은 자신을 향해 죽일 기세로 온다. 하아.

“지금이 벌써 사흘 째야.”

그는 이제 어린 관리자였지만 사람의 인격적으로 봤을 때 마냥 어리지만은 않았다. 여린 구석이 남아있을 지언정, 찔릴 구석이 남아있을 지언정 이런 잔흔들에게 시달릴 존재는 아니였단 말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득바득 냄새를 맡고 기어나오는 게 꼴같잖았다.
...돌이켜보자면 강제로 이것들의 시초 되는, 파멸을 기어코 깨운 자신 스스로에게 문제가 있겠다만 아무튼.

“이 만큼이나 죽었으면 좀 포기할 때 안 됐나?”

이제 데이브의 시야에 들어오는 꽃보다 희게 물든 자기 자신의 모습이 훨씬 많았다. 금방이라도 꽃무덤에 가라앉아 버릴 몰골들. 부서져 꽃잎이 될 것 같은 형체들. 그런 더미들이 꾸역꾸역 오고 있으니 그의 입장에선 미치고 팔짝 뛸 기세였다.
이걸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지도 못하겠고. 위험하단 말이다.
무수한 죽음에서 태어난 무수한 파멸과 광기를 얻은 씨앗들이란...

한차례, 파도가 지나간다. 이 곳의 주인은 누가 뭐라 해도 그였고, 성장한 그는 더 이상 저런 존재에게 휩쓸리지는 못했다. 푸른 나비가 시체를 무수히 물어뜯어 사라지게 하고, 밤하늘을 이루던 별이 숨은 별자리를 드러내 그것들을 잡아먹는다. 한 번은 검은 비가 내려와 형체마저 모조리 흩어지게 만들기도 하였다. 지워내고, 또 지워내고.
...그럼에도 다시 끝도 없다.

데이브는 이유를 어느정도는 알고 있었다.

“하.”
“인정할 건 인정하자.”

동시에, 조금 더 어린 목소리가 들린다.

“지금껏 ‘우리’가 봐온 소식이라곤 그냥, 어쩌다 보니 뭐가 됐다 정도였지.”

그것이 데이브의 생각을 대신하여 기술한다. 데이브는 침묵한다.

“그 정도에도 속이 꽤 많이 상했었잖아? 그런데 이번에는 ‘우리’가 지켜볼 수 있는 곳에서 그런 일이 일어났어.”
“...난 설령 누가 막지 않았더라도 손 댈 생각은 없었어.”
“그럼요 당연하죠, 그게 네 가치관인 것을.”

세월에 낡지는 못했으나 죽음에 의해 한껏 낡아버린 목소리가 또랑또랑하게 공간을 울린다.

“게다가 창조주랑 견줄 정도라니.”
“...”
“일이 잘못되면 똑같은 절차를 밟을 게 참 두려웠잖아.”
“...그래서 튀어나왔다고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거야 뭐야.”

쾅!
쾅! 쾅! 쾅!
한날한시에 꽃밭에 단두대가 우수수 떨어진다. 작두의 형태, 언젠가 역사책에서 본 형태, 한 번도 본 적 없는 기묘한 형태까지 아주 다양했다. 쾅! 그에 따라 흰 인형들이 진흙처럼 진득하게 으스러지고 뭉개진다. 그리고 사라진다. 철로 만들어진 비가 벼락처럼 내리는 광경을 멍하니 보며, 데이브가 이어 말한다.

“애초에 네 성향이 왜 걱정으로 기우는 건데? 하고 싶은 말이나 하고 꺼져.”
“오, ‘모르페우스’. 진심인가?”
“징그러운 짓도 그만하고.”
“그건 네가 하고 있어.”

뭉그러진 흰 인형들이 다시 하나의 형체를 갖춘다. 병원복을 입고, 간신히 의사 가운을 걸친, 손에서 총을 달랑달랑 들고 있는, 목에 긁은 흉터가 언제나 흉하게 남아있는 형태. 저 정도로 구체화가 된 적은 없었는데. 데이브가 눈살을 찌푸렸다. 안좋은 징조다. 자신의 ‘나쁜 것’만 철저하게 긁어모은 형태다.

“날 대체 얼마나 죽이려고.”
“사라질 때까지.”
“불가능하다는 걸 알잖아. 그러려면 그냥 시간을 돌려서 네가 안 태어나게 하는 게 더 빠를걸.”
“...영원히 이럴 셈이냐?”
“아니면 그때 그 축 늘어진 새끼를 죽였어야지.”

정곡, 비수. 데이브는 없던 혈관이 새로 생겨나 솟는 기분을 느낀다.

“왜 머뭇거렸어? 죽일 생각 만만한 건 맞았잖아.”
“...하.”
“그래, 그래... 죽이기 싫었다는 그 자체, 그래. 잘 알았어. 그럼 그럼.”

주변에 아직도 널린 흰 인형 덩어리들을 보며 말하는 게 참, 모순적이었다. 데이브 자신이나, 저것이나.

“그때 제대로 도끼라도 꽂아넣었으면 내가 이렇게 화풀이는 안 하고 있었을걸.”
“웃기시네.”
“저런, 난 그냥 네가 임계점을 넘었다고 알려주고 싶었을 뿐인데.”

데이브는 짧게 그 순간을 회상했다. 속이 뒤틀릴 일이 많긴 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자신은 털어내는 데에 성공을-

“실패했지.”

눈 앞의 존재가 그것을 부정한다.

“실패했으니까 내가 여기 있지.”

인정하라는 듯이, 그림자가 점점 데이브 자신을 향해 진다.

“...내게 권능 한 조각 줄 생각도 없는 놈이.”
“...세상 날려먹을 생각이나 하는 놈한테 주겠나.”
“날리면 편할 텐데.”
“미친 놈.”

이제 세상은 검은 하늘과 흰 ‘저것’ 외에는 구분이 가지 않는다. 풍경이 이지러진다. 데이브의 종아리 중간까지 어느새 그 진흙같은 것이 가득 차올라 있었다. 진득하고, 서늘하고, 차갑다. 시체와 같은 온도다. 데이브는 그간 갉아먹힌 정신과 자신의 ‘존재감’을 상기했다.

“...널 날뛰게는 못 해.”
“왜?”
“하겠어?”

어떤 말을 하든 궁극적으로는, 저 존재는, 무엇에 의해 태어났는가, 나의 죽음에서부터 태어났다. 그러니 저 존재가 원하는 건 해로운 것과 진배없다. 데이브는 저항해야 했다.

“...네가 설령 무슨 짓을 하든, 아무것도 못 하도록.”

설령 눈 앞에 있는 것이 달콤한 꿈을 쥐여주겠다는 악마처럼 보이더라도. 자신이 이미 거기에 휩쓸려 넘어가고 있다 하더라도. 이미 자신의 형체가 저것의 형체를 빌려온 시점에서, 모든 게 어그러졌음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저것과 나의 구분이 모호하게 되는 상태임에도.

“넌 아무것도 못 해.”

쾅.
두 사람이 있던 자리에 동시에 비석이 떨어졌다.

-

“...”

6피트 밑에서부터 흰 것이 튀어나온다. 그것은 쇠사슬과 수갑으로 몸 곳곳이 결박되어 있었고, 환자복을 입고 있었으며, 멍투성이에, 목에는 특히 심한 멍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것은 구물거리는 흰 손들에 뒤덮인 다른 누군가를 본다. 희미한 숨소리가 들려오는 고치와도 같은 무언가.
그 속에 ‘모르페우스’가 있다.

“...째째한 새끼.”

잘그락. 수갑을 찬 손으로 할 수 있는 게 뭘까.

‘데이브’가 공간의 주인을 총으로 겨눈 순간 위에서 한 번의 묘비가 더 내려온다. 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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