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팅] 어딘가의 초차원 오픈 잡담방 -252-

#1936 [채팅] 어딘가의 초차원 오픈 잡담방 -252- (1001)

종료
#0넛케주(Tst9/cKZf2)2025-03-01 (토) 13:53:07
메인위키: https://bit.ly/2UOMF0L
뉴비들을 위한 간략한 캐릭터 목록: https://bit.ly/3da6h5D
1:1 카톡방: >191>
웹박수: https://pushoong.com/ask/3894969769

[공지] 현실 차원에서의 접속이 확인됩니다. 재밌게 놉시다.
[공지] 방장
звездá즈베즈다는 항상 보고는 있음.

[규칙]
1. 떠날때에는 확실하게 떠날 것. 컴백 여지에 대한 발언은 허용. 작별은 서로 감정없이 한번정도만 언급하는걸로 깔끔하게 할것.
떠날때 미련가지는 발언 및 감정적 발언은 삼가. 떠날때 말은 지킬 것.

2. 어장이 오래되었다고 상대를 옹호하는 AT금지. 지적의 경우 그 지적의 어투나 커질 파장을 지적하지 않기. 지적이 들어오면 확실히 입장을 밝히고 해결할것.

3.다른 사람들이 동조한다고 해서 방관은 금물. 이상하다고 싶으면 2번규칙에 따라,지적과 수용,해명과정을 거치자.

4. 문제가 생길때는 공과 사를 구분하자. 무조건 우리가 옳다는 생각과 식구감싸기 식의 옹호를 버리자.

5. 아직 내지 않았거나, 어장에서 내린(혹은 데려오지 않은) 캐릭터의 이야기는 자제하자.

6. 모브캐가 비중 높게 독백에서 나올 경우, 위키 등재나 각주 설명을 사용해보자. 또한 모브캐의 암기를 강요하지 말자.

7. 픽크루를 올릴때 반드시 캐릭터명을 명시하도록 하자.

8. 유사시를 위해 0답글에 어장을 세운사람이 누군지 나메를 적어두자.

9. 타작품 언급시 스포일러라는 지적이 하나라도 들어올 시 마스크 처리된다.

10. 특정 작품의 이야기를 너무 길게 하면 AT로 취급한다. 특히 단순한 감상이나 플레이 이야기가 주가되지 않도록 하자.

11. 특정 작품 기반 AU설정및 썰은 위키내 문서를 활용하자.

※오픈 톡방 컨셉의 상L 이름칸은 오픈 카톡에서 쓰는 닉네임이란 느낌
※오픈 톡방 컨셉이기에 앵커 안 달고 그냥 막 다시면 됩니다.
※세계관은 그냥 모든 차원이 겹치는 컨셉이기에 톡방 자체에 영향만 안 주면 뭐든지 okay (상황극판 룰에 걸리는 일 제외)
※1000 차면 캡틴이 아니어도 다음 어장 세워도 됨.
#343Human in Orbit(r/rX3Le14W)2025-03-03 (월) 09:04:43
아냑, 24세.

질문에 오히려 잠 못 이룬 쪽이 누군가 하면 아냑 쪽이다.

-

4년 전 일일 것이다.
아냑은 그때도 여전히 과학자이고, 엔지니어이고, 탐사자이고, 그랬다. 그는 무슨 말썽을 일으킨다 한들 일단 유능한 인재였고, 자신이 무능하단 딱지를 윗선 일부에서 얻어맞거든 뒤엎어버릴 생각이 아주 만만한 사람이었다. 4년 전의 그는 특히나, 지금보다도 더 젊었으니 그랬다.
아, 무슨 뜻이냐고. 4년 전에 사고를 쳤다는 말을 비유적으로 하는 중이다. 그의 이런저런 사고뭉치 기질은 4년을 주기로 자의로든 타의로든 일어나곤 했다.

그는 유능한 탐사자였다. 때문에 어리숙한 나이에도 이미 한 얼음으로 뒤덮인 위성 쪽에 지원을 가거나, 거기서 연구를 추가적으로 도맡거나 하곤 했단 말이다. 위성을 자주 들락거리는 탐사자들은 우주 정거장에 상시 거주하는 과학자들, 엔지니어들과는 조금 다르게, 정거장 안의 흐름을 피해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단점이 목숨의 위협이라서 그렇지.
엄밀히 따지자면, 그마저도 온전히 피하기에는 어려웠다. 정거장에 결국 언젠가는 복귀하고, 그렇게 되면 밀린 흐름은 그에게 파도처럼 순식간에 몰려든다. 그날도 그랬다.

그가 얼음 위성의 임무를 어느정도 완수하고 우주 정거장에 복귀한 어느 날.

-

“...어째 보이던 사람 몇 명이 없다?”

아직 어린 시절의 그는 사람들의 죽음에 예민했다. 보이지 않으면 불안해 하고, 실종 소식이 있다면 바로 알려달라고 할 정도로. 그 뿐만이 아니라 그의 동기들 모두가 예민하기는 하였다. 다만 아냑의 개인적 사유와는 달리, 우주 정거장의 전반적 흐름에 영향을 받았을 뿐이다.

“그- 음. 아냑.”
“응. 이야기를 해 봐.”

동기 중 한 명이 아냑의 전혀 차분하지 않은 눈을 애써 마주하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내용은 이러했다. 젊은 피인 동료 몇몇이 슬슬 다음 세대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윗세대의 압력에 못이겼다. 개중 두 사람이 몸 건강 이상으로-

“그만.”

-죽었다.
아냑이 아무리 그만이라고 하더라도 죽었다는 종언은 이루어진다. 마침표가 찍힌다. 아냑은 자신이 그 종언 대상이 되겠지, 혹은 영원한 실종 대상이 되든가, 설마하니 자신이 임무로 인해 우주 정거장 밖으로 나갔다 온 사이 이런 일이 벌어졌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아니, 그럴 수는 있었다. 이해는 한다. 머리는 이해가 갔는데.

“...어디 있어, 지금?”

그게 머리로만 이해가 갔다면 그가 지금 보랏빛 눈을 시뻘겋게 태우고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목울대가 어거지로 울음을 삼키는 게 보였기 때문에 동료들은 그 시점까지는 아냑에게 뒤에 있을 이야기들을 더 말하지 않았다. 아냑에겐 충분한 슬픔을 느낄 시간이 필요했다. 모두가 그렇게 생각했기에.

아냑은 돌아온 후 며칠을 꼬박, ‘다음 세대’를 위해 죽어간 동기를 위해 보냈다.

-

일주일 후, 아냑은 함장실 문을 땄다.

-

아냑은 슬슬 감정을 갈무리하기 위해서라도 ‘다음 세대’라는 아이들을 보러 갔다. 아직 어린 핏덩이들이다. 손발을 움직이는 방법도 모르고, 눈을 뜨고 기어다니는 방법만 겨우 아는 아이들이다. 거기서 동료들의 모습이- 보일 리가! 인류라는 건 저런 콩알만 한 개체일 때는 구분도 못 한단 말이다.
동기들 중 일부는 아이들을 보며 심란해 하고, 또 일부는 그래도 저 아이들을 우리가 잘 이끌어 줘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몇몇 사람들은 이렇게 아이들만 남는 것이 자신들의 미래가 될까 두려워하고 있었다. 아냑은 모든 것이 공존이 가능한 상태라고 생각했다. 당장 자신도 그러했으니까.
그러나 동기 한 명이 이런 말을 꺼낸 것이다.

“함장님이 그런 말만 안 했어도... DNA는 확보됐으니 다행이냐는 소리를 안 했어도.”

아냑이 끼익, 하는 소리를 내며 동기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아냑은 그때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아직도 잘 기억은 못 한다. 하지만 확실한 건, 그때는 그다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지는 않았을 거란 믿음이다. 했으면 그랬을 리가. 아니, 했어도 그랬겠지.

그래서, 아냑은, 동기의 멱살을 잡고 털었다. 함장님이 뭐라고 했다고? 그 때 아냑의 손에는 아무 것도 없었으나, 아냑은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미 한 손에 빠루를 들고 한 손에 렌치를 들고 있었더랬다. 다행히 부상자 소식이 없던 걸 보면 누구를 늘씬하게 쥐어 패지는 않았나 보지.
그 길로 아냑은 함장실 문을 땄다.

“함장님.”

문을 딴 뒤에 보통은 문 앞에서 살랑살랑 실랑이를 한다. 혼자 오면 보통 그렇고, 단체면 우르르 들어가서 함장실의 그 쓸데 없이 위엄 넘치는 테이블을 둘러싸고 있는 편이다. 그는 지금 혼자다. 뒤에서 그를 말리려고 오는 동기들이 이미 있었지만.
아냑이 선택한 건 그 개같이 징그럽게 화려한 테이블을 반으로 부순 뒤 함장을 질질 끌고 나오는 것이였다. 목에 빠루 거니까 제법 잘 되더라.

“무슨 짓인가-!!”
“아, 무슨 짓이냐고. 내가 지금 들은 게 있거든?”

헛웃음이 비식비식 나왔다. 질질 함장을 끌고 가는 아냑을 다른 이들이 말렸으나 아냑은 끝끝내 동기들까지 죄다 뿌리치고 가야 할 방향으로 갔다. 탐사자들이 임무를 떠나고, 혹은 돌아올 때 쓰는 곳이다. 문은 완전히 닫혀 있고, 따라서 우주 정거장과 저 안쪽 공간은 분리되어 있는 것과 같았다.
압력도 마찬가지로 그렇다.
쾅! 아냑이 그 문 바로 앞에 함장을 던졌다.

“DNA?”

역광 속에서 아냑의 눈은 무슨 빛깔인지 분간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희번득하게 뜬 흰자는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내 동기들이, 여기 사는 모든 인류가 고작 ‘다음 세대’ 생산을 위한 부품인가?”

아냑이 함장의 눈 앞에서 도구를 흔든다. 이미 함장의 안전지대를 박살낸 전적이 있는 도구들이다.

“당신 말이야, 이미 다음 세대를 생산하지 않았어?”

아냑의 눈이 초승달처럼 휜다. 초승달을 본 적이 없을 텐데도.

“그럼 당신도 여기 있을 이유가 없지 않나...”

콱! 틈새를 벌리기 아주 좋은 빠루가 문 한 쪽에 박히려고 애를 썼다. 그를 말리기 위해 끝까지 따라온 동기들이 그를 인력으로 내리누른 건 그로부터 3초 뒤였다.

-

...죽음이란 뭘까.
나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그런 일을 당하는 건 싫다. 죽음이 모욕당하거나, 이용당하는 건 정말 싫다. 쓸모 없는 명예나 숭고함으로라도, 치장되어서 나에게 돌아왔으면 좋겠다. 아냑은 한숨을 푹푹 내쉬다가 평소보다 늦은 시간에 겨우 잠에 들었다.
이 주제글은 종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