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9 [채팅] 어딘가의 초차원 오픈 잡담방 -253- (1001)
종료
작성자:에주
작성일:2025-03-07 (금) 16:24:18
갱신일:2025-03-13 (목) 07:59:21
#0에주(EMmQM4lex6)2025-03-07 (금) 16:24:18
메인위키: https://bit.ly/2UOMF0L
뉴비들을 위한 간략한 캐릭터 목록: https://bit.ly/3da6h5D
1:1 카톡방: >191>
웹박수: https://pushoong.com/ask/3894969769
[공지] 현실 차원에서의 접속이 확인됩니다. 재밌게 놉시다.
[공지] 방장 звездá는 항상 보고는 있음.
[규칙]
1. 떠날때에는 확실하게 떠날 것. 컴백 여지에 대한 발언은 허용. 작별은 서로 감정없이 한번정도만 언급하는걸로 깔끔하게 할것.
떠날때 미련가지는 발언 및 감정적 발언은 삼가. 떠날때 말은 지킬 것.
2. 어장이 오래되었다고 상대를 옹호하는 AT금지. 지적의 경우 그 지적의 어투나 커질 파장을 지적하지 않기. 지적이 들어오면 확실히 입장을 밝히고 해결할것.
3.다른 사람들이 동조한다고 해서 방관은 금물. 이상하다고 싶으면 2번규칙에 따라,지적과 수용,해명과정을 거치자.
4. 문제가 생길때는 공과 사를 구분하자. 무조건 우리가 옳다는 생각과 식구감싸기 식의 옹호를 버리자.
5. 아직 내지 않았거나, 어장에서 내린(혹은 데려오지 않은) 캐릭터의 이야기는 자제하자.
6. 모브캐가 비중 높게 독백에서 나올 경우, 위키 등재나 각주 설명을 사용해보자. 또한 모브캐의 암기를 강요하지 말자.
7. 픽크루를 올릴때 반드시 캐릭터명을 명시하도록 하자.
8. 유사시를 위해 0답글에 어장을 세운사람이 누군지 나메를 적어두자.
9. 타작품 언급시 스포일러라는 지적이 하나라도 들어올 시 마스크 처리된다.
10. 특정 작품의 이야기를 너무 길게 하면 AT로 취급한다. 특히 단순한 감상이나 플레이 이야기가 주가되지 않도록 하자.
11. 특정 작품 기반 AU설정및 썰은 위키내 문서를 활용하자.
※오픈 톡방 컨셉의 상L 이름칸은 오픈 카톡에서 쓰는 닉네임이란 느낌
※오픈 톡방 컨셉이기에 앵커 안 달고 그냥 막 다시면 됩니다.
※세계관은 그냥 모든 차원이 겹치는 컨셉이기에 톡방 자체에 영향만 안 주면 뭐든지 okay (상황극판 룰에 걸리는 일 제외)
※1000 차면 캡틴이 아니어도 다음 어장 세워도 됨.
뉴비들을 위한 간략한 캐릭터 목록: https://bit.ly/3da6h5D
1:1 카톡방: >191>
웹박수: https://pushoong.com/ask/3894969769
[공지] 현실 차원에서의 접속이 확인됩니다. 재밌게 놉시다.
[공지] 방장 звездá는 항상 보고는 있음.
[규칙]
1. 떠날때에는 확실하게 떠날 것. 컴백 여지에 대한 발언은 허용. 작별은 서로 감정없이 한번정도만 언급하는걸로 깔끔하게 할것.
떠날때 미련가지는 발언 및 감정적 발언은 삼가. 떠날때 말은 지킬 것.
2. 어장이 오래되었다고 상대를 옹호하는 AT금지. 지적의 경우 그 지적의 어투나 커질 파장을 지적하지 않기. 지적이 들어오면 확실히 입장을 밝히고 해결할것.
3.다른 사람들이 동조한다고 해서 방관은 금물. 이상하다고 싶으면 2번규칙에 따라,지적과 수용,해명과정을 거치자.
4. 문제가 생길때는 공과 사를 구분하자. 무조건 우리가 옳다는 생각과 식구감싸기 식의 옹호를 버리자.
5. 아직 내지 않았거나, 어장에서 내린(혹은 데려오지 않은) 캐릭터의 이야기는 자제하자.
6. 모브캐가 비중 높게 독백에서 나올 경우, 위키 등재나 각주 설명을 사용해보자. 또한 모브캐의 암기를 강요하지 말자.
7. 픽크루를 올릴때 반드시 캐릭터명을 명시하도록 하자.
8. 유사시를 위해 0답글에 어장을 세운사람이 누군지 나메를 적어두자.
9. 타작품 언급시 스포일러라는 지적이 하나라도 들어올 시 마스크 처리된다.
10. 특정 작품의 이야기를 너무 길게 하면 AT로 취급한다. 특히 단순한 감상이나 플레이 이야기가 주가되지 않도록 하자.
11. 특정 작품 기반 AU설정및 썰은 위키내 문서를 활용하자.
※오픈 톡방 컨셉의 상L 이름칸은 오픈 카톡에서 쓰는 닉네임이란 느낌
※오픈 톡방 컨셉이기에 앵커 안 달고 그냥 막 다시면 됩니다.
※세계관은 그냥 모든 차원이 겹치는 컨셉이기에 톡방 자체에 영향만 안 주면 뭐든지 okay (상황극판 룰에 걸리는 일 제외)
※1000 차면 캡틴이 아니어도 다음 어장 세워도 됨.
#374HANNA BROWN_4(H/B2geAhtm)2025-03-09 (일) 13:56:17
트리거 워닝! 해당 독백은 인간(가까운 주변인)의 사망 등의 내용이 간략히 등장합니다. 주의할 것!!
한나 브라운은 생각한다. 자신의 삶은 썩 나쁘진 않기는 했으나, 다시 되돌아가라 한다면 질색할 거라고. 물론 단 하나의 예외는 남아있다. 16살의 그날 밤. 그 이전으로만 되돌려준다면 한나는 돌아갈 수 있었다. 돌아가서는, 성당에서 성수를 받아와 엄마에게 뿌리곤 말뚝을 박아버릴 것이었다.
한나가 이리 뿌리 깊은 짜증과 분노 지니게 된 것에는 별다른 이유 있지는 않았다. 자신의 삶을 망치고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사람에 대해서는, 누구라도 이런 반응을 보일 테니까.
그날 밤은 몇 년이고 지난 지금에 와서도, 아직도, 생생했다.
달이 밝은 밤이었다. 한나는 이모의 자라는 말도 무시하고, 내일까지 내야 하는 과제를 벼락치기로 하고 있던 참이었다. 아마 작문 수업에서 내준 에세이 과제였을 것이다. 주제는 '미래에 대해서'라는 지극히도 평범한 내용이었다. 미래 계획 따위는 부재하며 심지어 자신이 무얼 좋아하는지도 모르는 16살에게는 막연하며 어려운 주제기도 하였고. 머리가 아파오는 탓에 잠시 펜을 내려놓고 창문을 열어두었다. 서늘한 밤바람에 창문가의 커튼 나부꼈다.
한나는 밤공기를 들이마시며 잠시 눈을 감았다. 그리고 다시 떴을 때, '그것'이 눈앞에 있었다.
사진으로만 봤던 사람. 이모가 자신의 엄마라고 알려줬던 이. 그동안은 머리카락 한 자락조차 제게 보이지 않았던 이. 한나는 느릿하게 눈을 깜박였다. 꿈인가, 따위의 생각을 하며. 다시 돌아보자면 그때 한나가 했어야 했던 것은 큰 소리로 이모를 부르든, 주먹으로 제 목가에 들이밀어지는 얼굴을 때리든 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멍청하게 서 있기만 하는 게 아니라.
콰득.
그런 섬뜩한 소리와 함께 순간 목이 꿰뚫렸다. 일평생 느껴보지도 못한 통증과 함께 몽롱한 감각이 몸을 휘감았다. 한나는 흐려지는 시야 사이로, 멀어져가는 인영을 향해 손을 뻗었으나 손끝에 스친 것은 그저 허공뿐이었다.
그리고, 암전.
그 이후의 일을 짐작하기 어렵지 않을 테다. 아침에 일어난 한나는 그 모든 것을 악몽으로 치부하며, 어제 다 쓰지 못하고 잠든 에세이에 대해서만 걱정하며 머리를 쥐어뜯었다. 그 이후로 모든 게 완전히 바뀔 것이라곤 상상조차 못 하고는. 평범하게 아침 식사를 하고, 평범하게 배웅을 받고, 평범하게 등교를 했다.
단 하나 다른 점이 있었다. 온갖 곳에서, 정말로, 사람이 모여있는 곳이라면 그 어디든...
맛있는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목이 탔다.
밥을 먹었음에도 허기가 졌다.
그래서 한나는, 다들 알다시피, 새와 쥐와 온갖 들짐승의 피를 빨며 갈증 잠재웠다. 그렇다 한들 야위어가는 몸이나 창백해지는 안색은 숨길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었다. 매일 같이 열댓 개는 쌓이던 죽은 것들도 문제였다. 이빨 자국만 남기고 짐승의 사체가 연이어 발견되자 마을에 흉흉한 소문 돌기 시작했다. 한나는 숨어야 했다. 굶주리는 배를 붙잡고 평소와 같은 생활 영위하려 애를 썼다.
그러던 어느 날, 한나는 한밤중에 깨어났다. 잠결에 비척거리며 부엌 냉장고 문을 열었고, 냉동실의 생고기에 남은 조금의 핏조각 먹으려 그 얼음덩어리를 손에 들고 앙냥냥 물어댔다. 그리고 들켰다. 누구에게? 당연히도 이모에게.
16살 (진실로) 였던 한나는 그날로 엉엉 울며 이모에게 모든 진실을 털어놓았다. 이모는 당연히도 한나의 말을 처음부터 믿지는 못했지만, 유달리 뾰족해진 송곳니나 상처 났음에도 바로 낫는 비인간적인 회복력을 -기겁하며- 목격한 뒤로 한나의 말을 믿어주었다. 이후 기꺼이 혈액 기증자가 되어주기도 했으며.
따라서 지극히 비-일상적인 삶을 살 뻔했던 한나의 삶을 그럭저럭 이전의 궤도를 되찾았다. 한나는 무사히 고등학교를 졸업했으며, 또한 대학도 들어가 졸업할 수 있었다. 성장이 16살에 멈춘 탓에 조금 키가 작고 앳된 성인이 되긴 했으나, 그 정도는 적당한 특이 사항으로 넘어갈 수 있는 류였다. 특히 뱀파이어-주기적으로 인간의 피를 흡혈해야 하는 종류의 생물-이라는 점에 비하면, 더더욱.
물론 한나는 어느 정도 나이를 넘고 나서는 자신의 신분을 제대로 살 수 없게 되긴 하였다. 주위에는 한나가 도망간 후 남긴 딸이라며 이모가 둘러대줬어야 했고, 따라서 이름을 메그 따위로 바꿔야만 했다. 본래의 한나는 조금 철없는 쓰레기 짓을 하고 실종된 인간 정도로 남고. 그래도 나쁘지 않았다. 주위에는 '한나'를 아는 이가 남아있었다. 이모는 한나를 알았다. 한나를 예뻐해주고, 또한 한나를 살 수 있게 해주었다. 한나 브라운은 그것으로 모든 게 되었다고 생각했다. 둥지 속에서 부모가 주는 먹이만 먹고 안온하게 사는 새끼 새처럼, 위협 따위 부재하는 일상.
그러나 그것 또한 영원하지는 않았다. 세상 모든 것에 영원이란 존재치 않는다. 무한이라는 숫자만큼 공허한 것도 없다. 생명체인 이상, 존재하는 물질인 이상 닿을 수 없는 허상. 오직 지성체의 인식 속에서만 떠도는 개념체. 그게 영원이다.
다시 말할까.
언젠가 어미 새는 떠나고 둥지가 망가지는 날 오기 마련이다...
이모가 곱게 잠에 든 날, 한나는 곁을 지켰다. 검은 드레스를 입고 이모가 저 밑에 묻히는 것을 보았다. 눈물은 흐르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충격이 닥기에는 이모와 함께 이 상황을 아주 오랫동안 준비해 왔으므로. 이 자리도, 저 관도, 비석의 모양과 문구 역시 이모와 한나가 함께 정한 것이었다. 서로의 앞에 코코아와 홍차를 두고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비가 왔었다. 따라서 한나가 문득, 이모가 추워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을 한 것도 이상하진 않을 테다. 분명 푹신푹신한 소재로 두텁게 둘러싼 관을 주문했으니 그럴 리 없다는 사실 알면서도. 아마도 우산을 든 손가락이 시려서였을 테다, 그런 생각이 든 것은.
그렇게 한나 브라운은 첫 번째 상실을 맞이하였다.
한나 브라운은 생각한다. 자신의 삶은 썩 나쁘진 않기는 했으나, 다시 되돌아가라 한다면 질색할 거라고. 물론 단 하나의 예외는 남아있다. 16살의 그날 밤. 그 이전으로만 되돌려준다면 한나는 돌아갈 수 있었다. 돌아가서는, 성당에서 성수를 받아와 엄마에게 뿌리곤 말뚝을 박아버릴 것이었다.
한나가 이리 뿌리 깊은 짜증과 분노 지니게 된 것에는 별다른 이유 있지는 않았다. 자신의 삶을 망치고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사람에 대해서는, 누구라도 이런 반응을 보일 테니까.
그날 밤은 몇 년이고 지난 지금에 와서도, 아직도, 생생했다.
달이 밝은 밤이었다. 한나는 이모의 자라는 말도 무시하고, 내일까지 내야 하는 과제를 벼락치기로 하고 있던 참이었다. 아마 작문 수업에서 내준 에세이 과제였을 것이다. 주제는 '미래에 대해서'라는 지극히도 평범한 내용이었다. 미래 계획 따위는 부재하며 심지어 자신이 무얼 좋아하는지도 모르는 16살에게는 막연하며 어려운 주제기도 하였고. 머리가 아파오는 탓에 잠시 펜을 내려놓고 창문을 열어두었다. 서늘한 밤바람에 창문가의 커튼 나부꼈다.
한나는 밤공기를 들이마시며 잠시 눈을 감았다. 그리고 다시 떴을 때, '그것'이 눈앞에 있었다.
사진으로만 봤던 사람. 이모가 자신의 엄마라고 알려줬던 이. 그동안은 머리카락 한 자락조차 제게 보이지 않았던 이. 한나는 느릿하게 눈을 깜박였다. 꿈인가, 따위의 생각을 하며. 다시 돌아보자면 그때 한나가 했어야 했던 것은 큰 소리로 이모를 부르든, 주먹으로 제 목가에 들이밀어지는 얼굴을 때리든 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멍청하게 서 있기만 하는 게 아니라.
콰득.
그런 섬뜩한 소리와 함께 순간 목이 꿰뚫렸다. 일평생 느껴보지도 못한 통증과 함께 몽롱한 감각이 몸을 휘감았다. 한나는 흐려지는 시야 사이로, 멀어져가는 인영을 향해 손을 뻗었으나 손끝에 스친 것은 그저 허공뿐이었다.
그리고, 암전.
그 이후의 일을 짐작하기 어렵지 않을 테다. 아침에 일어난 한나는 그 모든 것을 악몽으로 치부하며, 어제 다 쓰지 못하고 잠든 에세이에 대해서만 걱정하며 머리를 쥐어뜯었다. 그 이후로 모든 게 완전히 바뀔 것이라곤 상상조차 못 하고는. 평범하게 아침 식사를 하고, 평범하게 배웅을 받고, 평범하게 등교를 했다.
단 하나 다른 점이 있었다. 온갖 곳에서, 정말로, 사람이 모여있는 곳이라면 그 어디든...
맛있는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목이 탔다.
밥을 먹었음에도 허기가 졌다.
그래서 한나는, 다들 알다시피, 새와 쥐와 온갖 들짐승의 피를 빨며 갈증 잠재웠다. 그렇다 한들 야위어가는 몸이나 창백해지는 안색은 숨길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었다. 매일 같이 열댓 개는 쌓이던 죽은 것들도 문제였다. 이빨 자국만 남기고 짐승의 사체가 연이어 발견되자 마을에 흉흉한 소문 돌기 시작했다. 한나는 숨어야 했다. 굶주리는 배를 붙잡고 평소와 같은 생활 영위하려 애를 썼다.
그러던 어느 날, 한나는 한밤중에 깨어났다. 잠결에 비척거리며 부엌 냉장고 문을 열었고, 냉동실의 생고기에 남은 조금의 핏조각 먹으려 그 얼음덩어리를 손에 들고 앙냥냥 물어댔다. 그리고 들켰다. 누구에게? 당연히도 이모에게.
16살 (진실로) 였던 한나는 그날로 엉엉 울며 이모에게 모든 진실을 털어놓았다. 이모는 당연히도 한나의 말을 처음부터 믿지는 못했지만, 유달리 뾰족해진 송곳니나 상처 났음에도 바로 낫는 비인간적인 회복력을 -기겁하며- 목격한 뒤로 한나의 말을 믿어주었다. 이후 기꺼이 혈액 기증자가 되어주기도 했으며.
따라서 지극히 비-일상적인 삶을 살 뻔했던 한나의 삶을 그럭저럭 이전의 궤도를 되찾았다. 한나는 무사히 고등학교를 졸업했으며, 또한 대학도 들어가 졸업할 수 있었다. 성장이 16살에 멈춘 탓에 조금 키가 작고 앳된 성인이 되긴 했으나, 그 정도는 적당한 특이 사항으로 넘어갈 수 있는 류였다. 특히 뱀파이어-주기적으로 인간의 피를 흡혈해야 하는 종류의 생물-이라는 점에 비하면, 더더욱.
물론 한나는 어느 정도 나이를 넘고 나서는 자신의 신분을 제대로 살 수 없게 되긴 하였다. 주위에는 한나가 도망간 후 남긴 딸이라며 이모가 둘러대줬어야 했고, 따라서 이름을 메그 따위로 바꿔야만 했다. 본래의 한나는 조금 철없는 쓰레기 짓을 하고 실종된 인간 정도로 남고. 그래도 나쁘지 않았다. 주위에는 '한나'를 아는 이가 남아있었다. 이모는 한나를 알았다. 한나를 예뻐해주고, 또한 한나를 살 수 있게 해주었다. 한나 브라운은 그것으로 모든 게 되었다고 생각했다. 둥지 속에서 부모가 주는 먹이만 먹고 안온하게 사는 새끼 새처럼, 위협 따위 부재하는 일상.
그러나 그것 또한 영원하지는 않았다. 세상 모든 것에 영원이란 존재치 않는다. 무한이라는 숫자만큼 공허한 것도 없다. 생명체인 이상, 존재하는 물질인 이상 닿을 수 없는 허상. 오직 지성체의 인식 속에서만 떠도는 개념체. 그게 영원이다.
다시 말할까.
언젠가 어미 새는 떠나고 둥지가 망가지는 날 오기 마련이다...
이모가 곱게 잠에 든 날, 한나는 곁을 지켰다. 검은 드레스를 입고 이모가 저 밑에 묻히는 것을 보았다. 눈물은 흐르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충격이 닥기에는 이모와 함께 이 상황을 아주 오랫동안 준비해 왔으므로. 이 자리도, 저 관도, 비석의 모양과 문구 역시 이모와 한나가 함께 정한 것이었다. 서로의 앞에 코코아와 홍차를 두고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비가 왔었다. 따라서 한나가 문득, 이모가 추워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을 한 것도 이상하진 않을 테다. 분명 푹신푹신한 소재로 두텁게 둘러싼 관을 주문했으니 그럴 리 없다는 사실 알면서도. 아마도 우산을 든 손가락이 시려서였을 테다, 그런 생각이 든 것은.
그렇게 한나 브라운은 첫 번째 상실을 맞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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