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4> [채팅] 어딘가의 초차원 오픈 잡담방 -255- (1001)
에주
2025년 3월 18일 (화) 오후 03:58:15 - 2025년 3월 24일 (월) 오전 08:10:49
2025년 3월 18일 (화) 오후 03:58:15
메인위키: https://bit.ly/2UOMF0L
뉴비들을 위한 간략한 캐릭터 목록: https://bit.ly/3da6h5D
1:1 카톡방: >191>
웹박수: https://pushoong.com/ask/3894969769
[공지] 현실 차원에서의 접속이 확인됩니다. 재밌게 놉시다.
[공지] 방장 звездá는 항상 보고는 있음.
[규칙]
1. 떠날때에는 확실하게 떠날 것. 컴백 여지에 대한 발언은 허용. 작별은 서로 감정없이 한번정도만 언급하는걸로 깔끔하게 할것.
떠날때 미련가지는 발언 및 감정적 발언은 삼가. 떠날때 말은 지킬 것.
2. 어장이 오래되었다고 상대를 옹호하는 AT금지. 지적의 경우 그 지적의 어투나 커질 파장을 지적하지 않기. 지적이 들어오면 확실히 입장을 밝히고 해결할것.
3.다른 사람들이 동조한다고 해서 방관은 금물. 이상하다고 싶으면 2번규칙에 따라,지적과 수용,해명과정을 거치자.
4. 문제가 생길때는 공과 사를 구분하자. 무조건 우리가 옳다는 생각과 식구감싸기 식의 옹호를 버리자.
5. 아직 내지 않았거나, 어장에서 내린(혹은 데려오지 않은) 캐릭터의 이야기는 자제하자.
6. 모브캐가 비중 높게 독백에서 나올 경우, 위키 등재나 각주 설명을 사용해보자. 또한 모브캐의 암기를 강요하지 말자.
7. 픽크루를 올릴때 반드시 캐릭터명을 명시하도록 하자.
8. 유사시를 위해 0답글에 어장을 세운사람이 누군지 나메를 적어두자.
9. 타작품 언급시 스포일러라는 지적이 하나라도 들어올 시 마스크 처리된다.
10. 특정 작품의 이야기를 너무 길게 하면 AT로 취급한다. 특히 단순한 감상이나 플레이 이야기가 주가되지 않도록 하자.
11. 특정 작품 기반 AU설정및 썰은 위키내 문서를 활용하자.
※오픈 톡방 컨셉의 상L 이름칸은 오픈 카톡에서 쓰는 닉네임이란 느낌
※오픈 톡방 컨셉이기에 앵커 안 달고 그냥 막 다시면 됩니다.
※세계관은 그냥 모든 차원이 겹치는 컨셉이기에 톡방 자체에 영향만 안 주면 뭐든지 okay (상황극판 룰에 걸리는 일 제외)
※1000 차면 캡틴이 아니어도 다음 어장 세워도 됨.
뉴비들을 위한 간략한 캐릭터 목록: https://bit.ly/3da6h5D
1:1 카톡방: >191>
웹박수: https://pushoong.com/ask/3894969769
[공지] 현실 차원에서의 접속이 확인됩니다. 재밌게 놉시다.
[공지] 방장 звездá는 항상 보고는 있음.
[규칙]
1. 떠날때에는 확실하게 떠날 것. 컴백 여지에 대한 발언은 허용. 작별은 서로 감정없이 한번정도만 언급하는걸로 깔끔하게 할것.
떠날때 미련가지는 발언 및 감정적 발언은 삼가. 떠날때 말은 지킬 것.
2. 어장이 오래되었다고 상대를 옹호하는 AT금지. 지적의 경우 그 지적의 어투나 커질 파장을 지적하지 않기. 지적이 들어오면 확실히 입장을 밝히고 해결할것.
3.다른 사람들이 동조한다고 해서 방관은 금물. 이상하다고 싶으면 2번규칙에 따라,지적과 수용,해명과정을 거치자.
4. 문제가 생길때는 공과 사를 구분하자. 무조건 우리가 옳다는 생각과 식구감싸기 식의 옹호를 버리자.
5. 아직 내지 않았거나, 어장에서 내린(혹은 데려오지 않은) 캐릭터의 이야기는 자제하자.
6. 모브캐가 비중 높게 독백에서 나올 경우, 위키 등재나 각주 설명을 사용해보자. 또한 모브캐의 암기를 강요하지 말자.
7. 픽크루를 올릴때 반드시 캐릭터명을 명시하도록 하자.
8. 유사시를 위해 0답글에 어장을 세운사람이 누군지 나메를 적어두자.
9. 타작품 언급시 스포일러라는 지적이 하나라도 들어올 시 마스크 처리된다.
10. 특정 작품의 이야기를 너무 길게 하면 AT로 취급한다. 특히 단순한 감상이나 플레이 이야기가 주가되지 않도록 하자.
11. 특정 작품 기반 AU설정및 썰은 위키내 문서를 활용하자.
※오픈 톡방 컨셉의 상L 이름칸은 오픈 카톡에서 쓰는 닉네임이란 느낌
※오픈 톡방 컨셉이기에 앵커 안 달고 그냥 막 다시면 됩니다.
※세계관은 그냥 모든 차원이 겹치는 컨셉이기에 톡방 자체에 영향만 안 주면 뭐든지 okay (상황극판 룰에 걸리는 일 제외)
※1000 차면 캡틴이 아니어도 다음 어장 세워도 됨.
2025년 3월 20일 (목) 오후 08:52:19
초능력자의 세상에 마법 탈것이 등장하면 벌어지는 일
여기, 생일 선물로 무시무시한 성능의 오토바이를 받은 사내가 있다. 사내는 며칠 내내 오토바이를 길들이려고 노력을 했고, 최소한 육상에서는 평범한 오토바이처럼 달리는 데에는 성공을 했다. 사내는 마뜩찮은 눈으로 자신을 한 번 봤다가 오토바이를 보고, 제법 사람이 많은 너머를 본다. 도심지 만큼은 아니더라도 충분히 복잡스러운 지역에 발령되어 일을 하고 있는 지금, 이걸 가지고 있는 성능 그대로 탈 수 있는 환경은 없었다.
첫째가 환경이라고 치자면 둘째가 자신의 문제다.
여기 기동성을 자기 능력으로 엿바꿔먹어서 지내느라 대중교통의 친절한 시민으로 산 지 어언 수십년인 사내가 있다. 아, 무슨 뜻이냐고? 선물을 받자마자 급하게 바이크 면허를 땄다는 소리다. 그리고 동영상 업로드 플랫폼을 마구잡이로 뒤적거리면서 깨달았다. 세상에 미친놈들은 많고 차와 바이크로도 벽과 옥상은 참 평범하게 탈 수 있다고.
아니 오히려 더 잘 타겠지. 신더는 자기가 새삼 그런 것들 없이도 잘만 속력을 내면서 다녔구나 싶었다... 정확히는 그것들을 고장내면서 따라잡긴 했지만.
아무튼, 생일 선물로 받은 저 물건은 자기 세상의 이 새끈해 빠진 고철덩이들보다도 한 수 위의 퍼포먼스가 나올 게 안 봐도 뻔했다. 그런데 운전자가 탑승 초보라는 게 말이 되나. 어이가 없어서 진짜. 이러면 막상 준 사람에게 냅다 대련을 이걸 써서 해도 되겠다는 말을 공수표처럼 던졌다 쳐도 면이 안 선다.
“그으거 차아암, 마음에 안 들어...”
빚은 지고 살기 싫단 말이다.
신더는 전직 정비공 알바를 했던 실력을 살려, 여전히 쌩쌩한 녀석을 다시 정비했다. 보랏빛이 선명하게 나는 것이.
“보통 자기 애마한테 이름을 지어준다는데, 내가 아직 이름 지어줄 깜냥은 아니고.”
그러니까 넌 일단 보류다. 이 보라색 친구야. 신더는 생일 선물을 이끌고 포탈로 넘어갔다.
-
“어우, 고도가 이렇게 올라가는 건 좀 안 익숙한데.”
처음 이 기능을 알게 됐을 때 얼마나 놀랐는가. 때마침 생일이었으므로 그땐 진짜 술에 얼근히 취해 있었다. 사내는 그 때를 회상한다. 취해서 붕 뜬 감각을 느낀 게 아니라 말 그대로 공중에 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정도의 이성이 남아있어서 다행이었다. 아니였으면... 신더는 그 다음을 상상하기 보다는 지금 이 녀석을 길들이는 데에 집중하기로 했다.
공중에 가만히 뜬, 호버링 중인 자신의 탈것. 거기에 전력을 먹이기에도 신더는 지금 꽤 바빴다. 지금 자신이 배터리가 되어 아슬아슬한 곡예를 하는 상태란 건가. 그나마 저공 비행 상태인 지금은 상태가 낫기라도 하지. 고도가 높아지고 속력을 본격적으로 붙이는 순간에는.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를 보러 온 거잖냐.”
후우. 뜨거운 열감이 감도는 숨이 신더의 입에서 튀어나온다. 벌써부터 과부하가 오면 안 되지 않나.
그의 출력은 태생적으로 약했다. 다룰 수 있는 힘의 가짓수가 두 개나 되는 대신에, 그 대가라도 되는 건지 힘 차이가 다른 이들과도 차이가 났었다. 신더는 그걸 메꾸기 위해 지독하게 노력을 해 왔다. 무식하게 들이받아 보고, 정 안되면 차라리 무술을 갈고닦아 보자, 그렇게 해보기도 했었다. 자기 단련은 누구보다 열심히 해왔던 사람이다. 안에 든 씨앗이 반쪽짜리 두개였던 고로.
그렇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제 몸에 부하가 오는 선이 어디인지 잘 알고 있었고, 누구보다도 그 벽을 깨기까지 얼마나 노력을 해야 하는지도 알았다.
“너가 주인을 잘 만난 건지, 못 만난 건지...”
보랏빛 불빛이 번뜩이는 생일 선물 친구의 몸체를 툭툭 두드린다. 마법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온 녀석은 어쩌면 불행히도 마법 하나 없는 이 세상에 왔다.
행운이라면 자신은 전기를 다룰 줄 알고, 바람도 다룰 줄 알았다. 이 녀석이 설령 과출력을 하든 어쩌든 제 제어 하에 둘 가능성 정도는 있다는 거다. 후우. 신더가 송글거리는 땀을 바람으로 말렸다.
“그건 이런 쇳덩이를 내가 바람으로까지 이끌 수 있으면 할 수 있는 말이고.”
말했듯이, 그는 출력량이 다른 이들보다 작은 편이다. 그러니 격투에 섞어 쓰거나, 크게 크게 터뜨리듯 써서 마치 대단한 힘을 가진 체 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그에게 필요한 건.
“이쯤이면 됐겠지 하는 걸 아주, 그냥, 후회하게 만드는구만.”
땀이 식었다.
-
어딘가 팽창하는 게 느껴진다. 그의 힘은 늘 그렇게 성장해 왔다. 어딘가가 슬금슬금 팽창하더니, 이내 한 번씩 폭발적으로 덩치를 키운다. 제멋대로인 게 꼭 그를 닮았다. 어디가 어떻게 팽창한 건지는 감이 잡히지 않는다. 육체의 문제라기 보단 순전히, 이 증명할 길도 없는 힘의, 그것도 용량의 문제 아닌가.
신더는 에즈에게서 빌린 연무장 안에서 그동안 꽤 많은 노력을 했다. 스키드마크가 어느새 죽죽 그어져 있었다. 정신나간 속도에 적응하기 위해, 그리고 순간적인 변속에 적응하기 위해 난 수백개의 자국이다. 신더는 그 자국을 보면서 생각한다. 오늘 제대로 안 챙겨입고 왔으면 핏자국도 있었겠구만. 신더는 오늘 무게중심에서 튕겨져 나온 횟수를 생각해보다가 말았다.
“으, 늙기 싫어.”
심지어 그 중 몇 번은 공중 비행 중에 있던 일이었다. 모두 낙법으로 무사히 넘겨 최소한의 부상만을 입었지만 말이다. 까진 곳이 없는 것도 아니였으니. 신더는 팔뚝 언저리를 매만지다가 한숨을 푹 쉬었다. 이제 어느정도 안정감 있게, 그 스스로를 배터리처럼 써서 지구력 있게 운용하는 방법까지는 알겠는데.
“한 번만 다시 해 볼까...”
두근, 두근. 심장이 이전보다 거세게 뛰고 있었다. 신더는 이 느낌을 알았다. 징조다. 벽이 곧 있으면 깨질지도 몰라. 얼마나 불어날 지 몰라. 그런 감각이다. 오늘 아주 몇 시간을 거의 퍼붓다시피 했으니. 신더는 한편으로는 헛웃음을 지었다. 아니, 다른 녀석들이랑 싸우는 것도 아니고 고작 탈것 하나 길들이는 데에 모든 힘을 쏟느라 이렇게 된다고?
“그렇게 많이 늘어날 것도 아니면서 말이지.”
코피가 툭, 투둑, 한 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한다. 신더는 그걸 그냥 가볍게 슥, 장갑으로 닦아낼 뿐이다. 몸에 열감이 가득하고, 과부하는 이미 몇 번이나 왔다. 지금, 부딪혀야만 했다. 쿵, 쿵, 심장이 이야기하고 그의 경험이 이야기하고 감각이 이야기하고 있었다. 충혈된 눈이 지친 몸을 이끌고 다시금 차가운 금속 몸체를 다루라 이야기한다.
“이게 일으키는 정신나간 저항을 꽉, 한 번만 잡는다면.”
그럼 편할 텐데.
파지직, 다시금 금속 몸체에 보랏빛이 점등된다. 위이이잉- 부드러운 기계 소리가 탑승자의 의지에 따라 공기를 울리기 시작한다. 몸에서부터 번지는 전류가 이제는 그 기계 소음마저 틀어막고 심장소리를 귓가에 때려박는다. 쿵, 쿵, 이 곳에 나 뿐이 없다는 걸 상기하라는 듯이. 자유롭게 날뛰라고 하는 것 같았다.
그만큼 라이딩을 해서 근육이 피곤하면 얼마나 피곤하겠느냐마는 과부하가 몇 번이나 온 몸의 근육은 어디 몇 번 얻어맞은 것마냥 무겁기 짝이 없었다. 신더는 마지막으로 기지개를 켜 그 굳어버리고 일하기 싫어하는 근육들을 다시 일깨운 뒤 자세를 잡는다.
“가자, 가자, 해 보자.”
속력이 붙기 시작한다.
“가 보자고-!”
오늘의 마지막 바퀴다.
맨 처음은 육상에서 8자로 6바퀴. 급커브하는 동체를 내가 틀어쥘 수 있는지, 기초적인 테스트. 직선으로 주우욱 달리면서 내가 이 속도를 가진 동체를 마찬가지로 잘 다룰 수 있는지 체크하고. 안 그러면 죽는 거니까.
부우웅- 연무장 안에서 보라색으로 빛나는 섬광이 마치 글자를 빛으로 쓰듯 날아다녔다.
그 다음은, 신더는 차가운 머리로 열감을 내리누르면서 생각했다. 공기가 아무리 차갑게 그의 뺨을 할퀴고 지나간들 그의 몸은 이미 담금질 된 쇠마냥 뜨거웠다. 후우. 신더가 하늘을 슬쩍 봤다. 슬슬 여기서 고도를 높인다. 제 힘을 급격하게 과투자하기 시작하는 구간. 여기서 안 올라가지면 오늘 훈련은 이걸로 끝이고, 된다면 이어간다. 신더가 이를 악물었다. 틱, 티딕. 전류가 튀는 소리가 환청처럼 들린다.
쿵, 쿵.
심장 소리와 함께, 천천히 고도가 올라간다. 호버링을 하는 상태로 무사히, 형태가 변했는가 보다.
후두둑. 신더는 지금 자신이 꽤 무리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코피의 양이 아까보다 훨씬 늘어났다. 방금 돈 육상 궤적에 보란 듯이 핏방울이 튀어 있었다. 하지만...
신더는 멈추는 것보다 벽을 향해 내달리는 걸 택했다. 하늘 위에 올라섰다면 그 다음도 엇비슷하다. 하늘에서의 무게중심에 적응하고, 손잡이를 놓은 상태에서 정지를 얼마나 오랫동안 할 수 있는지 재어 본다. 심장이 마구 뛰는 걸 보면 박동으로 시간을 재는 건 불가능하니 이건 감으로 해야겠다. 쿵, 쿵...
시야가 슬슬 조금 하얘진다. 이거 여기서 까딱 잘못하면 객사하는 거 아니냐. 신더기 이죽거렸다. 그랬던 적이 너무 많아서 그렇다. 이번에도 그럴지도 모르고, 이번에도 역시나 안 죽을지도 모르지. 휘이이- 다시금 찬바람이 분다. 부는 강도가 아까보다 조금, 센 것 같다.
“이걸 뚫어봐?”
멍한 정신으로 혼자 중얼거린다. 이건 단련하던 메뉴에 없던 거잖아. 하지만 해보면 명확해질 텐데. 그럼 어떻게 할래. 해보자. 결론이 간단하게 나는 순간 신더는 다시 자세를 숙이고 손잡이에 손을 댄다. 호버링을 하느라 전류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집어넣던 몸이 비명을 질렀지만 무시했다. 신더는 바람의 반대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어쩌면 바람이 순전히 시원해서였을지도 모른다.
시야가 조금 하얗다. 여전히 손에 단단히 손잡이를 쥐고 있다는 감각은 있다. 속도는 그대로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점점, 속도가 붙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가슴께가 차갑다. 아니, 뻥 뚫리는 것 같다. 제어해야 한다. 아니, 여기서 조금 더 직선으로 달리자. 하늘로, 하늘로 가자.
주변이 차갑다. 더욱더 달린다. 신더는 멍한 상태에서도 여전히 질주를 계속한다. 무언가 잡힐락 말락하는 느낌이 들었다. 아까보다 금속의 동체가 조금 가볍게 느껴졌다. 주우욱, 매끄럽게 올라가던 것을, 순식간에 하강시킨다. 내뿜던 전류를 서서히 줄이자, 호버링하던 기기의 힘이 조금씩 쇠락한다. 롤러코스터처럼 드라마틱하게 올라갔던 그는 또한 드라마틱하게 곡선을 그리며 내려오기 시작한다.
압도적인 풍압.
그리고 제어할 수 없는...
아니.
제어할 수,
있는-!
순간 신더는 제 안에서 폭발이 일어난 줄 알았다. 힘줄이 모조리 끊어지고 피가 죄다 끓어넘치고 혈관이 모두 조여드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마지막 순간에 그는 기어코 닿아버렸으니 말이다.
급격히 브레이크를 잡는 사내의 완력은 이때껏 혹사당한 육체의 소유자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강인했다. 휘이이- 공중에서 급브레이크를 잡는 비행체의 궤적은 가히 볼만 했다.
신더는 그 위에 정지해 다시 팔을 쭈욱 뻗어보았다. 얕은 근육통만이 느껴지는 팔이 기분좋은 통증만 살살 그에게 보내고 있었다.
“...난 이렇게 트이는 게 싫어!”
그렇게 말하는 사내의 표정은 어느 누구보다도 무시무시했고, 또, 웃음이 가득했다. 그는 하하! 한 번 웃고서는.
“이제 제대로 된 훈련 시작인 거다, 젠장할!”
그리 선언하고 만다. 이제서야 선물을 어느정도 운용할 정도의, 출발점에 선 자의 고함이다.
여기, 생일 선물로 무시무시한 성능의 오토바이를 받은 사내가 있다. 사내는 며칠 내내 오토바이를 길들이려고 노력을 했고, 최소한 육상에서는 평범한 오토바이처럼 달리는 데에는 성공을 했다. 사내는 마뜩찮은 눈으로 자신을 한 번 봤다가 오토바이를 보고, 제법 사람이 많은 너머를 본다. 도심지 만큼은 아니더라도 충분히 복잡스러운 지역에 발령되어 일을 하고 있는 지금, 이걸 가지고 있는 성능 그대로 탈 수 있는 환경은 없었다.
첫째가 환경이라고 치자면 둘째가 자신의 문제다.
여기 기동성을 자기 능력으로 엿바꿔먹어서 지내느라 대중교통의 친절한 시민으로 산 지 어언 수십년인 사내가 있다. 아, 무슨 뜻이냐고? 선물을 받자마자 급하게 바이크 면허를 땄다는 소리다. 그리고 동영상 업로드 플랫폼을 마구잡이로 뒤적거리면서 깨달았다. 세상에 미친놈들은 많고 차와 바이크로도 벽과 옥상은 참 평범하게 탈 수 있다고.
아니 오히려 더 잘 타겠지. 신더는 자기가 새삼 그런 것들 없이도 잘만 속력을 내면서 다녔구나 싶었다... 정확히는 그것들을 고장내면서 따라잡긴 했지만.
아무튼, 생일 선물로 받은 저 물건은 자기 세상의 이 새끈해 빠진 고철덩이들보다도 한 수 위의 퍼포먼스가 나올 게 안 봐도 뻔했다. 그런데 운전자가 탑승 초보라는 게 말이 되나. 어이가 없어서 진짜. 이러면 막상 준 사람에게 냅다 대련을 이걸 써서 해도 되겠다는 말을 공수표처럼 던졌다 쳐도 면이 안 선다.
“그으거 차아암, 마음에 안 들어...”
빚은 지고 살기 싫단 말이다.
신더는 전직 정비공 알바를 했던 실력을 살려, 여전히 쌩쌩한 녀석을 다시 정비했다. 보랏빛이 선명하게 나는 것이.
“보통 자기 애마한테 이름을 지어준다는데, 내가 아직 이름 지어줄 깜냥은 아니고.”
그러니까 넌 일단 보류다. 이 보라색 친구야. 신더는 생일 선물을 이끌고 포탈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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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우, 고도가 이렇게 올라가는 건 좀 안 익숙한데.”
처음 이 기능을 알게 됐을 때 얼마나 놀랐는가. 때마침 생일이었으므로 그땐 진짜 술에 얼근히 취해 있었다. 사내는 그 때를 회상한다. 취해서 붕 뜬 감각을 느낀 게 아니라 말 그대로 공중에 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정도의 이성이 남아있어서 다행이었다. 아니였으면... 신더는 그 다음을 상상하기 보다는 지금 이 녀석을 길들이는 데에 집중하기로 했다.
공중에 가만히 뜬, 호버링 중인 자신의 탈것. 거기에 전력을 먹이기에도 신더는 지금 꽤 바빴다. 지금 자신이 배터리가 되어 아슬아슬한 곡예를 하는 상태란 건가. 그나마 저공 비행 상태인 지금은 상태가 낫기라도 하지. 고도가 높아지고 속력을 본격적으로 붙이는 순간에는.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를 보러 온 거잖냐.”
후우. 뜨거운 열감이 감도는 숨이 신더의 입에서 튀어나온다. 벌써부터 과부하가 오면 안 되지 않나.
그의 출력은 태생적으로 약했다. 다룰 수 있는 힘의 가짓수가 두 개나 되는 대신에, 그 대가라도 되는 건지 힘 차이가 다른 이들과도 차이가 났었다. 신더는 그걸 메꾸기 위해 지독하게 노력을 해 왔다. 무식하게 들이받아 보고, 정 안되면 차라리 무술을 갈고닦아 보자, 그렇게 해보기도 했었다. 자기 단련은 누구보다 열심히 해왔던 사람이다. 안에 든 씨앗이 반쪽짜리 두개였던 고로.
그렇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제 몸에 부하가 오는 선이 어디인지 잘 알고 있었고, 누구보다도 그 벽을 깨기까지 얼마나 노력을 해야 하는지도 알았다.
“너가 주인을 잘 만난 건지, 못 만난 건지...”
보랏빛 불빛이 번뜩이는 생일 선물 친구의 몸체를 툭툭 두드린다. 마법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온 녀석은 어쩌면 불행히도 마법 하나 없는 이 세상에 왔다.
행운이라면 자신은 전기를 다룰 줄 알고, 바람도 다룰 줄 알았다. 이 녀석이 설령 과출력을 하든 어쩌든 제 제어 하에 둘 가능성 정도는 있다는 거다. 후우. 신더가 송글거리는 땀을 바람으로 말렸다.
“그건 이런 쇳덩이를 내가 바람으로까지 이끌 수 있으면 할 수 있는 말이고.”
말했듯이, 그는 출력량이 다른 이들보다 작은 편이다. 그러니 격투에 섞어 쓰거나, 크게 크게 터뜨리듯 써서 마치 대단한 힘을 가진 체 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그에게 필요한 건.
“이쯤이면 됐겠지 하는 걸 아주, 그냥, 후회하게 만드는구만.”
땀이 식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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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 팽창하는 게 느껴진다. 그의 힘은 늘 그렇게 성장해 왔다. 어딘가가 슬금슬금 팽창하더니, 이내 한 번씩 폭발적으로 덩치를 키운다. 제멋대로인 게 꼭 그를 닮았다. 어디가 어떻게 팽창한 건지는 감이 잡히지 않는다. 육체의 문제라기 보단 순전히, 이 증명할 길도 없는 힘의, 그것도 용량의 문제 아닌가.
신더는 에즈에게서 빌린 연무장 안에서 그동안 꽤 많은 노력을 했다. 스키드마크가 어느새 죽죽 그어져 있었다. 정신나간 속도에 적응하기 위해, 그리고 순간적인 변속에 적응하기 위해 난 수백개의 자국이다. 신더는 그 자국을 보면서 생각한다. 오늘 제대로 안 챙겨입고 왔으면 핏자국도 있었겠구만. 신더는 오늘 무게중심에서 튕겨져 나온 횟수를 생각해보다가 말았다.
“으, 늙기 싫어.”
심지어 그 중 몇 번은 공중 비행 중에 있던 일이었다. 모두 낙법으로 무사히 넘겨 최소한의 부상만을 입었지만 말이다. 까진 곳이 없는 것도 아니였으니. 신더는 팔뚝 언저리를 매만지다가 한숨을 푹 쉬었다. 이제 어느정도 안정감 있게, 그 스스로를 배터리처럼 써서 지구력 있게 운용하는 방법까지는 알겠는데.
“한 번만 다시 해 볼까...”
두근, 두근. 심장이 이전보다 거세게 뛰고 있었다. 신더는 이 느낌을 알았다. 징조다. 벽이 곧 있으면 깨질지도 몰라. 얼마나 불어날 지 몰라. 그런 감각이다. 오늘 아주 몇 시간을 거의 퍼붓다시피 했으니. 신더는 한편으로는 헛웃음을 지었다. 아니, 다른 녀석들이랑 싸우는 것도 아니고 고작 탈것 하나 길들이는 데에 모든 힘을 쏟느라 이렇게 된다고?
“그렇게 많이 늘어날 것도 아니면서 말이지.”
코피가 툭, 투둑, 한 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한다. 신더는 그걸 그냥 가볍게 슥, 장갑으로 닦아낼 뿐이다. 몸에 열감이 가득하고, 과부하는 이미 몇 번이나 왔다. 지금, 부딪혀야만 했다. 쿵, 쿵, 심장이 이야기하고 그의 경험이 이야기하고 감각이 이야기하고 있었다. 충혈된 눈이 지친 몸을 이끌고 다시금 차가운 금속 몸체를 다루라 이야기한다.
“이게 일으키는 정신나간 저항을 꽉, 한 번만 잡는다면.”
그럼 편할 텐데.
파지직, 다시금 금속 몸체에 보랏빛이 점등된다. 위이이잉- 부드러운 기계 소리가 탑승자의 의지에 따라 공기를 울리기 시작한다. 몸에서부터 번지는 전류가 이제는 그 기계 소음마저 틀어막고 심장소리를 귓가에 때려박는다. 쿵, 쿵, 이 곳에 나 뿐이 없다는 걸 상기하라는 듯이. 자유롭게 날뛰라고 하는 것 같았다.
그만큼 라이딩을 해서 근육이 피곤하면 얼마나 피곤하겠느냐마는 과부하가 몇 번이나 온 몸의 근육은 어디 몇 번 얻어맞은 것마냥 무겁기 짝이 없었다. 신더는 마지막으로 기지개를 켜 그 굳어버리고 일하기 싫어하는 근육들을 다시 일깨운 뒤 자세를 잡는다.
“가자, 가자, 해 보자.”
속력이 붙기 시작한다.
“가 보자고-!”
오늘의 마지막 바퀴다.
맨 처음은 육상에서 8자로 6바퀴. 급커브하는 동체를 내가 틀어쥘 수 있는지, 기초적인 테스트. 직선으로 주우욱 달리면서 내가 이 속도를 가진 동체를 마찬가지로 잘 다룰 수 있는지 체크하고. 안 그러면 죽는 거니까.
부우웅- 연무장 안에서 보라색으로 빛나는 섬광이 마치 글자를 빛으로 쓰듯 날아다녔다.
그 다음은, 신더는 차가운 머리로 열감을 내리누르면서 생각했다. 공기가 아무리 차갑게 그의 뺨을 할퀴고 지나간들 그의 몸은 이미 담금질 된 쇠마냥 뜨거웠다. 후우. 신더가 하늘을 슬쩍 봤다. 슬슬 여기서 고도를 높인다. 제 힘을 급격하게 과투자하기 시작하는 구간. 여기서 안 올라가지면 오늘 훈련은 이걸로 끝이고, 된다면 이어간다. 신더가 이를 악물었다. 틱, 티딕. 전류가 튀는 소리가 환청처럼 들린다.
쿵, 쿵.
심장 소리와 함께, 천천히 고도가 올라간다. 호버링을 하는 상태로 무사히, 형태가 변했는가 보다.
후두둑. 신더는 지금 자신이 꽤 무리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코피의 양이 아까보다 훨씬 늘어났다. 방금 돈 육상 궤적에 보란 듯이 핏방울이 튀어 있었다. 하지만...
신더는 멈추는 것보다 벽을 향해 내달리는 걸 택했다. 하늘 위에 올라섰다면 그 다음도 엇비슷하다. 하늘에서의 무게중심에 적응하고, 손잡이를 놓은 상태에서 정지를 얼마나 오랫동안 할 수 있는지 재어 본다. 심장이 마구 뛰는 걸 보면 박동으로 시간을 재는 건 불가능하니 이건 감으로 해야겠다. 쿵, 쿵...
시야가 슬슬 조금 하얘진다. 이거 여기서 까딱 잘못하면 객사하는 거 아니냐. 신더기 이죽거렸다. 그랬던 적이 너무 많아서 그렇다. 이번에도 그럴지도 모르고, 이번에도 역시나 안 죽을지도 모르지. 휘이이- 다시금 찬바람이 분다. 부는 강도가 아까보다 조금, 센 것 같다.
“이걸 뚫어봐?”
멍한 정신으로 혼자 중얼거린다. 이건 단련하던 메뉴에 없던 거잖아. 하지만 해보면 명확해질 텐데. 그럼 어떻게 할래. 해보자. 결론이 간단하게 나는 순간 신더는 다시 자세를 숙이고 손잡이에 손을 댄다. 호버링을 하느라 전류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집어넣던 몸이 비명을 질렀지만 무시했다. 신더는 바람의 반대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어쩌면 바람이 순전히 시원해서였을지도 모른다.
시야가 조금 하얗다. 여전히 손에 단단히 손잡이를 쥐고 있다는 감각은 있다. 속도는 그대로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점점, 속도가 붙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가슴께가 차갑다. 아니, 뻥 뚫리는 것 같다. 제어해야 한다. 아니, 여기서 조금 더 직선으로 달리자. 하늘로, 하늘로 가자.
주변이 차갑다. 더욱더 달린다. 신더는 멍한 상태에서도 여전히 질주를 계속한다. 무언가 잡힐락 말락하는 느낌이 들었다. 아까보다 금속의 동체가 조금 가볍게 느껴졌다. 주우욱, 매끄럽게 올라가던 것을, 순식간에 하강시킨다. 내뿜던 전류를 서서히 줄이자, 호버링하던 기기의 힘이 조금씩 쇠락한다. 롤러코스터처럼 드라마틱하게 올라갔던 그는 또한 드라마틱하게 곡선을 그리며 내려오기 시작한다.
압도적인 풍압.
그리고 제어할 수 없는...
아니.
제어할 수,
있는-!
순간 신더는 제 안에서 폭발이 일어난 줄 알았다. 힘줄이 모조리 끊어지고 피가 죄다 끓어넘치고 혈관이 모두 조여드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마지막 순간에 그는 기어코 닿아버렸으니 말이다.
급격히 브레이크를 잡는 사내의 완력은 이때껏 혹사당한 육체의 소유자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강인했다. 휘이이- 공중에서 급브레이크를 잡는 비행체의 궤적은 가히 볼만 했다.
신더는 그 위에 정지해 다시 팔을 쭈욱 뻗어보았다. 얕은 근육통만이 느껴지는 팔이 기분좋은 통증만 살살 그에게 보내고 있었다.
“...난 이렇게 트이는 게 싫어!”
그렇게 말하는 사내의 표정은 어느 누구보다도 무시무시했고, 또, 웃음이 가득했다. 그는 하하! 한 번 웃고서는.
“이제 제대로 된 훈련 시작인 거다, 젠장할!”
그리 선언하고 만다. 이제서야 선물을 어느정도 운용할 정도의, 출발점에 선 자의 고함이다.
이 주제글은 죽었어! 더는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