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팅] 어딘가의 초차원 오픈 잡담방 -271-

#3742 [채팅] 어딘가의 초차원 오픈 잡담방 -271- (1001)

종료
#0넛케주(vzH2zpz4Xi)2025-05-11 (일) 10:50:37
메인위키: https://bit.ly/2UOMF0L
뉴비들을 위한 간략한 캐릭터 목록: https://bit.ly/3da6h5D
사설위키(대피소): http://opentalkwiki.ivyro.net/wiki.php/%EB%8C%80%EB%AC%B8
1:1 카톡방: >3259>
웹박수: https://pushoong.com/ask/3894969769

[공지] 현실 차원에서의 접속이 확인됩니다. 재밌게 놉시다.
[공지] 방장
звездá즈베즈다는 항상 보고는 있음.

[규칙]
1. 떠날때에는 확실하게 떠날 것. 컴백 여지에 대한 발언은 허용. 작별은 서로 감정없이 한번정도만 언급하는걸로 깔끔하게 할것.
떠날때 미련가지는 발언 및 감정적 발언은 삼가. 떠날때 말은 지킬 것.

2. 어장이 오래되었다고 상대를 옹호하는 AT금지. 지적의 경우 그 지적의 어투나 커질 파장을 지적하지 않기. 지적이 들어오면 확실히 입장을 밝히고 해결할것.

3.다른 사람들이 동조한다고 해서 방관은 금물. 이상하다고 싶으면 2번규칙에 따라,지적과 수용,해명과정을 거치자.

4. 문제가 생길때는 공과 사를 구분하자. 무조건 우리가 옳다는 생각과 식구감싸기 식의 옹호를 버리자.

5. 아직 내지 않았거나, 어장에서 내린(혹은 데려오지 않은) 캐릭터의 이야기는 자제하자.

6. 모브캐가 비중 높게 독백에서 나올 경우, 위키 등재나 각주 설명을 사용해보자. 또한 모브캐의 암기를 강요하지 말자.

7. 픽크루를 올릴때 반드시 캐릭터명을 명시하도록 하자.

8. 유사시를 위해 0답글에 어장을 세운사람이 누군지 나메를 적어두자.

9. 타작품 언급시 스포일러라는 지적이 하나라도 들어올 시 마스크 처리된다.

10. 특정 작품의 이야기를 너무 길게 하면 AT로 취급한다. 특히 단순한 감상이나 플레이 이야기가 주가되지 않도록 하자.

11. 특정 작품 기반 AU설정및 썰은 위키내 문서를 활용하자.

※오픈 톡방 컨셉의 상L 이름칸은 오픈 카톡에서 쓰는 닉네임이란 느낌
※오픈 톡방 컨셉이기에 앵커 안 달고 그냥 막 다시면 됩니다.
※세계관은 그냥 모든 차원이 겹치는 컨셉이기에 톡방 자체에 영향만 안 주면 뭐든지 okay (상황극판 룰에 걸리는 일 제외)
※1000 차면 캡틴이 아니어도 다음 어장 세워도 됨.
#739Marooned(Gao9U.2pja)2025-05-12 (월) 16:25:48
그는 돌연, 그가 내내 가지고 있었던 것이. 그 모든 기쁘거나 슬펐던 순간들이 종종 멀게 느껴졌던 이유를 깨닫는다. 감정의 라벨을 읽는다면 자리 잡은 글자는 고립감. 출발은 인간이었되 더 이상 인간 아니며 행동한다 한들 흉내 내기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에서 오는 괴리감. 웃고 떠들면서도 결국은 그에 속해 있지 않다는 감각. 한 겹의 유리 벽을 두고 대화하듯. 끝내는 제가 그들을 책임지려 했다는 사실마저 오만임을 깨닫는다. 그것이 자신이 증오하던 류의 세피라와 무어 다른지를 자문한다. 저를 인간이라 생각했으면서도 결국 그에서 한참 벗어난 사고와 선택을 하고 있음을.

그러니 그가 원치 않았다 한들 그건 이제 그의 정체성이다. 인간의 흔적은 그의 성격과 행동 양상에밖에 남지 않는다. 남는 것은 그의 본질이다. 불새. 그리고 클리파. 어느 면으로 보나 더이상은 평범하다 말할 수 없는 것.

문득, 찬물을 뒤집어쓴 듯한 시린 감각이 몸을 훑고 지나간다.

권총을 분리하던 손길에 부서뜨릴 듯 힘이 들어간다. 그리고 뒤늦게 그것 자각한 손에서 힘이 풀린다. 바닥에 떨궈지는 쇳조각. 그 소리에 화들짝 놀란 그는 급히 부품을 주워 든다. 그리고 다시 그 손을 펴본다. 쇠붙이 든 손은, 흉터와 굳은살로 뒤덮인 손은 온기 있되 피를 가진 자에게서 느낄 수 있는 것과는 확연히 다르다. 그보다는 불꽃 멀리서 손을 쬐었을 적의 감각과 유사하다. 당연할지도 모른다...
그는 꼭, 한 주 전의 일 떠올린다.

그가 성한 곳 하나 없이 비척거리며 제 차원으로 돌아온 날. 제가 책임질 것이 앞에 있으니 분명 괜찮다, 고 말해야 하는데. 곧바로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외려 그는 그 자리에 무너지듯 쓰러진다. 몸을 웅크린다. 뒤늦게 괜찮아, 라고 말해보지만 그건 제가 들어도 거짓처럼 들렸다. 헉, 하고 토해내는 숨이며 희미한 목소리. 이내 익숙한 감각 느껴진다. 피가 몽글거리며 다시 제자리를 찾아 상처를 비집는다. 돌아간다. 옅은 푸른 빛이 도는가 싶더니, 서서히 시간을 감듯 상처 아물어간다. 고통 탓에 손바닥을 파고든 손톱 모양의 핏자국 역시 매한가지다.

그는 그리 손바닥을 내려다본다. 손끝이 움찔거린다. 그는 이내 손에서 힘을 뺀다. 두어 번 가볍게 쥐었다 펴기만을 한다. 그리고 다시 탁상 위에 분해했던 부품들을 늘어놓는다. 제대로 손질한 후 돌려놓을 생각이었으나, 지금처럼 힘 조절도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 그런 섬세한 작업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 그는 결국 포기하고 자리에서 몸을 일으킨다.

습관처럼 오른손을 쥐었다 펴기를 반복한다. 몇 번은 가볍게. 그리고 끝내는 살을 파고들어 흰 자국을 남기고, 끝내는 약간 찢어지는 소리 날 정도로. 그러나 이는 미약한 통증만을 남긴 채 또다시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그것을 확인한 그는 입을 다문다. 숨이 턱 끝까지 치받는 기분이다. 그런 것마저도 이제 필요 없다는 사실 알면서도.

거칠어지려는 숨결을 겨우 가다듬는다. 고개를 들어 부서진 시멘트 사이로 비치는 달을 본다. 뺨에 스치는 공기를 감각한다. 제가 등에 지고 있는 것들이 내는 숨소리에 귀 기울인다.

잠시 그 자리에 못 박힌 듯 서 있던 그는, 발걸음을 옮긴다.

그래. 모든 인간이 멸절하고 나서야 제가 느꼈던 해방감 되새긴다. 그게 단순 책임감으로부터의 도피 아니었음을 이제야 눈치챈다. 비교 대상의 부재로 인해 오는 고립감의 해소. 온전한 자유. 그가 그로서 존재해도 안전하다는... 아니, 그리하여도 그는 그로 남는다는 감각. 유리 벽은 금이 가고 녹아 사라진다. 남는 것은 무엇도 묻지 않는 자연이다.

그 생각의 끝에서. 그는 제가 거둔 것들이 옹기종기 모인 매트리스 앞에서 발걸음 멈춘다. 고요 내려앉은 풍경을 본다. 어스름한 달빛이 그들을 비춘다. 그는 눈조차 깜박이지 않고 그를 바라본다. 조금 빠르게 뛰던 심장이 제 박동을 찾을 때까지.

그는 매트리스의 가장자리에 앉는다. 깨는 이 없도록 최대한 느린 동작으로 몸을 굽힌다. 그리고 손을 뻗는다. 그는 잠든 사라의 머리카락을 가만 쓸어내린다. 마치 유리로 된 조각상을 대하듯, 닿을 듯 말 듯한 손길로. 눈을 내리뜬다. 푸른 눈동자에 그림자 드리운다. 소리 없이 입술 달싹인다. 다시 다문다. 아랫입술이 희게 질린다.

이내 토해내듯 말을 내뱉는다.

"사라야,"

"우리 그냥... 영영 여기서 살까? 단둘이만?"

누구도 듣지 못할 음성 바람처럼 스쳐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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