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88> [채팅] 어딘가의 초차원 오픈 잡담방 -272- (1001)
에주
2025년 5월 13일 (화) 오후 05:46:20 - 2025년 5월 15일 (목) 오후 03:53:12
2025년 5월 13일 (화) 오후 05:46:20
☆★☆★초톡방배 가장 ㅇㅇ할 것 같은 캐릭터 이벤트 입후보 및 질문 수집중★☆★☆
☞ https://bit.ly/4kh8gIE ☜
메인위키: https://bit.ly/2UOMF0L
뉴비들을 위한 간략한 캐릭터 목록: https://bit.ly/3da6h5D
사설위키(대피소): http://opentalkwiki.ivyro.net/wiki.php/%EB%8C%80%EB%AC%B8
1:1 카톡방: >3259>
웹박수: https://pushoong.com/ask/3894969769
[공지] 현실 차원에서의 접속이 확인됩니다. 재밌게 놉시다.
[공지] 방장 звездá는 항상 보고는 있음.
[규칙]
1. 떠날때에는 확실하게 떠날 것. 컴백 여지에 대한 발언은 허용. 작별은 서로 감정없이 한번정도만 언급하는걸로 깔끔하게 할것.
떠날때 미련가지는 발언 및 감정적 발언은 삼가. 떠날때 말은 지킬 것.
2. 어장이 오래되었다고 상대를 옹호하는 AT금지. 지적의 경우 그 지적의 어투나 커질 파장을 지적하지 않기. 지적이 들어오면 확실히 입장을 밝히고 해결할것.
3.다른 사람들이 동조한다고 해서 방관은 금물. 이상하다고 싶으면 2번규칙에 따라,지적과 수용,해명과정을 거치자.
4. 문제가 생길때는 공과 사를 구분하자. 무조건 우리가 옳다는 생각과 식구감싸기 식의 옹호를 버리자.
5. 아직 내지 않았거나, 어장에서 내린(혹은 데려오지 않은) 캐릭터의 이야기는 자제하자.
6. 모브캐가 비중 높게 독백에서 나올 경우, 위키 등재나 각주 설명을 사용해보자. 또한 모브캐의 암기를 강요하지 말자.
7. 픽크루를 올릴때 반드시 캐릭터명을 명시하도록 하자.
8. 유사시를 위해 0답글에 어장을 세운사람이 누군지 나메를 적어두자.
9. 타작품 언급시 스포일러라는 지적이 하나라도 들어올 시 마스크 처리된다.
10. 특정 작품의 이야기를 너무 길게 하면 AT로 취급한다. 특히 단순한 감상이나 플레이 이야기가 주가되지 않도록 하자.
11. 특정 작품 기반 AU설정및 썰은 위키내 문서를 활용하자.
※오픈 톡방 컨셉의 상L 이름칸은 오픈 카톡에서 쓰는 닉네임이란 느낌
※오픈 톡방 컨셉이기에 앵커 안 달고 그냥 막 다시면 됩니다.
※세계관은 그냥 모든 차원이 겹치는 컨셉이기에 톡방 자체에 영향만 안 주면 뭐든지 okay (상황극판 룰에 걸리는 일 제외)
※1000 차면 캡틴이 아니어도 다음 어장 세워도 됨.
☞ https://bit.ly/4kh8gIE ☜
메인위키: https://bit.ly/2UOMF0L
뉴비들을 위한 간략한 캐릭터 목록: https://bit.ly/3da6h5D
사설위키(대피소): http://opentalkwiki.ivyro.net/wiki.php/%EB%8C%80%EB%AC%B8
1:1 카톡방: >3259>
웹박수: https://pushoong.com/ask/3894969769
[공지] 현실 차원에서의 접속이 확인됩니다. 재밌게 놉시다.
[공지] 방장 звездá는 항상 보고는 있음.
[규칙]
1. 떠날때에는 확실하게 떠날 것. 컴백 여지에 대한 발언은 허용. 작별은 서로 감정없이 한번정도만 언급하는걸로 깔끔하게 할것.
떠날때 미련가지는 발언 및 감정적 발언은 삼가. 떠날때 말은 지킬 것.
2. 어장이 오래되었다고 상대를 옹호하는 AT금지. 지적의 경우 그 지적의 어투나 커질 파장을 지적하지 않기. 지적이 들어오면 확실히 입장을 밝히고 해결할것.
3.다른 사람들이 동조한다고 해서 방관은 금물. 이상하다고 싶으면 2번규칙에 따라,지적과 수용,해명과정을 거치자.
4. 문제가 생길때는 공과 사를 구분하자. 무조건 우리가 옳다는 생각과 식구감싸기 식의 옹호를 버리자.
5. 아직 내지 않았거나, 어장에서 내린(혹은 데려오지 않은) 캐릭터의 이야기는 자제하자.
6. 모브캐가 비중 높게 독백에서 나올 경우, 위키 등재나 각주 설명을 사용해보자. 또한 모브캐의 암기를 강요하지 말자.
7. 픽크루를 올릴때 반드시 캐릭터명을 명시하도록 하자.
8. 유사시를 위해 0답글에 어장을 세운사람이 누군지 나메를 적어두자.
9. 타작품 언급시 스포일러라는 지적이 하나라도 들어올 시 마스크 처리된다.
10. 특정 작품의 이야기를 너무 길게 하면 AT로 취급한다. 특히 단순한 감상이나 플레이 이야기가 주가되지 않도록 하자.
11. 특정 작품 기반 AU설정및 썰은 위키내 문서를 활용하자.
※오픈 톡방 컨셉의 상L 이름칸은 오픈 카톡에서 쓰는 닉네임이란 느낌
※오픈 톡방 컨셉이기에 앵커 안 달고 그냥 막 다시면 됩니다.
※세계관은 그냥 모든 차원이 겹치는 컨셉이기에 톡방 자체에 영향만 안 주면 뭐든지 okay (상황극판 룰에 걸리는 일 제외)
※1000 차면 캡틴이 아니어도 다음 어장 세워도 됨.
2025년 5월 15일 (목) 오전 02:48:05
누가 울새를 죽였나?
무수한 기억 속에서 허우적거린다. 누군가 죽는 장면. 내가 그것을 목격하고 같이 정신적으로 조각나버리는 장면. 수많은 사람들이 죽는 장면. 그 죽음들을 내가 하나하나 씹어먹고 내 안에서 덩치를 불리게 하는 장면. 그리고...
여기에 도달한다.
데이브는 주변을 돌아본다. 돌아볼 주변도 없다는 것이 사소한 문제사항이였으나 넘어가도록 하자. 주변은 온통 검었고, 발 디딜 공간이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로 불쾌하고 답답한 공기가 감돌았다. 그는 분명 자신의 형상이 똑바로 보임에도 불구하고 주변의 모든 검은 풍경(또는 벽)이 유화처럼 뭉그러진 형상으로 보이는 것을 확인한다.
경계선이 불명확하고, 금방에라도 뒤에 있는 색이 앞서나올 수 있고, 그럼에도 켜켜이 칠해지고 채색되어 끝내 시커먼 감정만 끝도 없이 쌓인.
-안녕하세요.
자신의 아주 깊은 곳.
-내가 당신을 죽였나요?
자신이 그저 정신 없이 제가 죽인 사람들의 기억을 먹어치우고 소화시키던 그 때의 그 시공간이 구현된 곳.
-내가 당신을 죽였나요?
데이브는 검은 공간에서 홀로 하얀 분필로 거칠게 칠해진 듯한 형상을 발견한다. 그것은 책상처럼 보이는, 마찬가지로 분필로 슥슥 덧그려진 듯한 물체에 가만히 상체를 붙이고 있었다. 저것에게 의자가 있을지는 모르겠다. 데이브는 그때 자신이 의자를 생각했었는지를 기억하지는 못했다.
그땐 정말 모든 것이 그에게 달려들던 때였다. 그것을 어떻게든 소화시켜 내는 것이 그의 유일한 일이었고.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했으며 해야 하는 일이기도 했다. 그는 문득 숨이 잠깐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 해야 하는 것.
그 말이 떠오름과 동시에 그는 별안간 앉혀진다. 분필칠로 만들어진 책상 앞에. 데이브는 아, 의자라는 걸 생각해낼 정도의 정신머리는 없었구나. 그것을 깨닫는다. 검은 어둠과 그림자가 의자가 있을 공간을 대신 채우고, 그를 묶는다. 눈앞에는 분필칠로 이루어진 존재가 있다...
과거의 그다.
-안녕하세요.
아까부터 반복 질문을 하던.
-내가 당신을 죽였나요?
저런 식으로 질문을 해서 죽은 영혼의 거대한 분노와 화와 절망을 제것마냥 삼켜댔었다. 기억한다. 그 과정이 고통스러웠단 사실도.
-내가 당신을 죽였나요?
이렇게 보자면 정말 집요하기 짝이 없는 괴물이다. 과거의 나는 이런 형상이었나. 자기 형상을 유지조차 못해서 온통 검은 배경에 흰 덩어리로만 간신히 존재하게 하는.
-내가 당신을 죽였나요?
"...아니."
그는 여기서 무얼 해야지만 악몽에서 깰 수 있을까. 일단 지금 대답은 정답은 아닌 듯 싶다. 검게 칠해진 벽에서 순식간에 온갖 얼룩과 인간의 얼굴이 튀어나오며 덩치를 부풀리고 그를 압도한다.
-거짓말.
1차 시도, 실패.
-
-내가 당신을 죽였나요?
"그래."
데이브는 설마 이 악몽이 바라는 각본이라도 있는건가 싶었다. 처음부터 그렇게 끝을 내고 바로 반복의 시작을 알릴 줄이야.
한숨이 깊게 내쉬어진다. 데이브는 자신의 손끝을 살짝 만지작거린다. 이전보다 조금 둔해진 감각이 선끝을 맴돈다. 꿈 너머의 꿈으로, 꿈 속의 꿈으로, 몽중몽으로, 연속되는 꿈으로. 무한히 계속해서 삼켜지는 건가. 정답을 맞출 때까지.
이게 자신이 현재 지금 바랐던 것이라고? 데이브는 그 말에 부정을 하고 싶었으나 차마 부정하기 힘들었다. 플래시백이 다 그런 거지...
-어떻게 죽였나요?
"...사인 말하는 게 제일 어렵- 그만, 그만."
이게 도대체 몇 번이나 부풀어 오르는 거야.
데이브는 또다시 자신을 짓누르려 하는 검은 잉크의 벽을 최선을 다해 달랬다. 그래도 달래니 달래지는 게 어이가 없어서, 맨 처음에 달랬을 때는 그 자리에서 1분은 얼어 있던 것 같은데. 그 덕분에 다시금 부풀어 오르는 잉크덩어리의 우짖음에 짓눌렸지만.
데이브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 하고 있었다. 사인, 그러니까 원하는 사인이 뭔지 도통 모르겠어서 그는 일단 그가 기억하는 사인은 하나하나 다 대어보고 있었다. 하나를 댈 때마다 고통스러웠고, 그 기억이 물밀듯이 들어오기도 했다. 여러 번 곱씹은 기억들은 아예 제 안에서부터 검은 물처럼 터져나오기도 했다.
"곤란한데."
-어떻게 죽였나요?
"...내가 나를... 어떻게라니."
어떻게, 라고 한다 쳐도. 그는 엄밀히 따지자면 제 몸이 제 힘에 의해 터져나간 것만 안다. 진실로 그가 그 스스로를 죽인 적이라.
"......"
주변이 술렁거린다. 정말 모르냐는 듯. 이래도 몰라, 라고 눈치를 주는 부모의 시선 같다. 아무것도 주지 않은 주제에 눈치나 보라는 시선 같아져 짜증이 확 치밀다가 만다. 그런 건 이제 그만 마주하고 싶은데.
-어떻게?
나는 나를.
죽인 적이.
-어떻게?
"없잖아."
아까와는 비교도 안 될 속도로 부풀어오르는 검은 잉크덩어리 벽이 그를 죄여왔다.
-
-내가 당신을 어떻게 죽였나요?
"......"
몇 번째야 이거.
되풀이되는 악몽 속에서 감각이 점점 흐려진다. 붕 뜨고 멍하고, 점점 현실과 괴리가 된다. 질척한 악몽과는 애초부터 맞닿아있던 것도 있으니 여기가 슬슬 있을 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몽롱하다.
그럴 때 쯤이면 과거의 자신이 놀랍도록 징그럽고 뭉그러진 형상으로 얼굴을 들이민다.
-어떻게?
그래서는 안된다고 이야기하는 듯이.
답을 찾아야 했다. 어둑한 안광에 푸르스름한 빛이 스러졌다가, 점멸하다가, 조금씩 생긴다.
"내가..."
"...내가 이 죽음들을 먹어서."
내가 이것들을 모두 먹어치워서.
동시에 무언가 땅이 꺼지는 듯한 기분을 느낀다. 추악함. 괴로움. 자존심이 꺾이는 기분. 그런 대답을 했으면 안되는 기분. 수치심. 모멸감. 그런 것들이 목을 스치고 위장을 뒤틀고 무릎을 끌어내려 주저앉히고 싶어하고- 그러나, 검은 것들은 그를 덮치지 않았다.
그것이 정답이라는 듯이.
"......내가 이 죽음들과 같이 죽어버려서."
그건 고해라고 할 수는 없었다. 그렇게 만든 게 자신이니까. 그러나 그는 이것이 꼭 고해라고 느껴졌다.
"내가... 나를. 그런 식으로."
죽였다.
...내가 나를? 내가 나를.
다른 사람들을 죽인 게 아니라? 다른사람들 뿐만 아니라.
내가 나를.
그는 그 사실이 새로워 한동안 의자에 늘어져 읊조렸다.
무수한 기억 속에서 허우적거린다. 누군가 죽는 장면. 내가 그것을 목격하고 같이 정신적으로 조각나버리는 장면. 수많은 사람들이 죽는 장면. 그 죽음들을 내가 하나하나 씹어먹고 내 안에서 덩치를 불리게 하는 장면. 그리고...
여기에 도달한다.
데이브는 주변을 돌아본다. 돌아볼 주변도 없다는 것이 사소한 문제사항이였으나 넘어가도록 하자. 주변은 온통 검었고, 발 디딜 공간이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로 불쾌하고 답답한 공기가 감돌았다. 그는 분명 자신의 형상이 똑바로 보임에도 불구하고 주변의 모든 검은 풍경(또는 벽)이 유화처럼 뭉그러진 형상으로 보이는 것을 확인한다.
경계선이 불명확하고, 금방에라도 뒤에 있는 색이 앞서나올 수 있고, 그럼에도 켜켜이 칠해지고 채색되어 끝내 시커먼 감정만 끝도 없이 쌓인.
-안녕하세요.
자신의 아주 깊은 곳.
-내가 당신을 죽였나요?
자신이 그저 정신 없이 제가 죽인 사람들의 기억을 먹어치우고 소화시키던 그 때의 그 시공간이 구현된 곳.
-내가 당신을 죽였나요?
데이브는 검은 공간에서 홀로 하얀 분필로 거칠게 칠해진 듯한 형상을 발견한다. 그것은 책상처럼 보이는, 마찬가지로 분필로 슥슥 덧그려진 듯한 물체에 가만히 상체를 붙이고 있었다. 저것에게 의자가 있을지는 모르겠다. 데이브는 그때 자신이 의자를 생각했었는지를 기억하지는 못했다.
그땐 정말 모든 것이 그에게 달려들던 때였다. 그것을 어떻게든 소화시켜 내는 것이 그의 유일한 일이었고.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했으며 해야 하는 일이기도 했다. 그는 문득 숨이 잠깐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 해야 하는 것.
그 말이 떠오름과 동시에 그는 별안간 앉혀진다. 분필칠로 만들어진 책상 앞에. 데이브는 아, 의자라는 걸 생각해낼 정도의 정신머리는 없었구나. 그것을 깨닫는다. 검은 어둠과 그림자가 의자가 있을 공간을 대신 채우고, 그를 묶는다. 눈앞에는 분필칠로 이루어진 존재가 있다...
과거의 그다.
-안녕하세요.
아까부터 반복 질문을 하던.
-내가 당신을 죽였나요?
저런 식으로 질문을 해서 죽은 영혼의 거대한 분노와 화와 절망을 제것마냥 삼켜댔었다. 기억한다. 그 과정이 고통스러웠단 사실도.
-내가 당신을 죽였나요?
이렇게 보자면 정말 집요하기 짝이 없는 괴물이다. 과거의 나는 이런 형상이었나. 자기 형상을 유지조차 못해서 온통 검은 배경에 흰 덩어리로만 간신히 존재하게 하는.
-내가 당신을 죽였나요?
"...아니."
그는 여기서 무얼 해야지만 악몽에서 깰 수 있을까. 일단 지금 대답은 정답은 아닌 듯 싶다. 검게 칠해진 벽에서 순식간에 온갖 얼룩과 인간의 얼굴이 튀어나오며 덩치를 부풀리고 그를 압도한다.
-거짓말.
1차 시도, 실패.
-
-내가 당신을 죽였나요?
"그래."
데이브는 설마 이 악몽이 바라는 각본이라도 있는건가 싶었다. 처음부터 그렇게 끝을 내고 바로 반복의 시작을 알릴 줄이야.
한숨이 깊게 내쉬어진다. 데이브는 자신의 손끝을 살짝 만지작거린다. 이전보다 조금 둔해진 감각이 선끝을 맴돈다. 꿈 너머의 꿈으로, 꿈 속의 꿈으로, 몽중몽으로, 연속되는 꿈으로. 무한히 계속해서 삼켜지는 건가. 정답을 맞출 때까지.
이게 자신이 현재 지금 바랐던 것이라고? 데이브는 그 말에 부정을 하고 싶었으나 차마 부정하기 힘들었다. 플래시백이 다 그런 거지...
-어떻게 죽였나요?
"...사인 말하는 게 제일 어렵- 그만, 그만."
이게 도대체 몇 번이나 부풀어 오르는 거야.
데이브는 또다시 자신을 짓누르려 하는 검은 잉크의 벽을 최선을 다해 달랬다. 그래도 달래니 달래지는 게 어이가 없어서, 맨 처음에 달랬을 때는 그 자리에서 1분은 얼어 있던 것 같은데. 그 덕분에 다시금 부풀어 오르는 잉크덩어리의 우짖음에 짓눌렸지만.
데이브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 하고 있었다. 사인, 그러니까 원하는 사인이 뭔지 도통 모르겠어서 그는 일단 그가 기억하는 사인은 하나하나 다 대어보고 있었다. 하나를 댈 때마다 고통스러웠고, 그 기억이 물밀듯이 들어오기도 했다. 여러 번 곱씹은 기억들은 아예 제 안에서부터 검은 물처럼 터져나오기도 했다.
"곤란한데."
-어떻게 죽였나요?
"...내가 나를... 어떻게라니."
어떻게, 라고 한다 쳐도. 그는 엄밀히 따지자면 제 몸이 제 힘에 의해 터져나간 것만 안다. 진실로 그가 그 스스로를 죽인 적이라.
"......"
주변이 술렁거린다. 정말 모르냐는 듯. 이래도 몰라, 라고 눈치를 주는 부모의 시선 같다. 아무것도 주지 않은 주제에 눈치나 보라는 시선 같아져 짜증이 확 치밀다가 만다. 그런 건 이제 그만 마주하고 싶은데.
-어떻게?
나는 나를.
죽인 적이.
-어떻게?
"없잖아."
아까와는 비교도 안 될 속도로 부풀어오르는 검은 잉크덩어리 벽이 그를 죄여왔다.
-
-내가 당신을 어떻게 죽였나요?
"......"
몇 번째야 이거.
되풀이되는 악몽 속에서 감각이 점점 흐려진다. 붕 뜨고 멍하고, 점점 현실과 괴리가 된다. 질척한 악몽과는 애초부터 맞닿아있던 것도 있으니 여기가 슬슬 있을 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몽롱하다.
그럴 때 쯤이면 과거의 자신이 놀랍도록 징그럽고 뭉그러진 형상으로 얼굴을 들이민다.
-어떻게?
그래서는 안된다고 이야기하는 듯이.
답을 찾아야 했다. 어둑한 안광에 푸르스름한 빛이 스러졌다가, 점멸하다가, 조금씩 생긴다.
"내가..."
"...내가 이 죽음들을 먹어서."
내가 이것들을 모두 먹어치워서.
동시에 무언가 땅이 꺼지는 듯한 기분을 느낀다. 추악함. 괴로움. 자존심이 꺾이는 기분. 그런 대답을 했으면 안되는 기분. 수치심. 모멸감. 그런 것들이 목을 스치고 위장을 뒤틀고 무릎을 끌어내려 주저앉히고 싶어하고- 그러나, 검은 것들은 그를 덮치지 않았다.
그것이 정답이라는 듯이.
"......내가 이 죽음들과 같이 죽어버려서."
그건 고해라고 할 수는 없었다. 그렇게 만든 게 자신이니까. 그러나 그는 이것이 꼭 고해라고 느껴졌다.
"내가... 나를. 그런 식으로."
죽였다.
...내가 나를? 내가 나를.
다른 사람들을 죽인 게 아니라? 다른사람들 뿐만 아니라.
내가 나를.
그는 그 사실이 새로워 한동안 의자에 늘어져 읊조렸다.
이 주제글은 죽었어! 더는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