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79> [채팅] 어딘가의 초차원 오픈 잡담방 -275- (1001)
에주
2025년 5월 17일 (토) 오전 02:39:06 - 2025년 5월 18일 (일) 오전 02:59:03
2025년 5월 17일 (토) 오전 02:39:06
메인위키: https://bit.ly/2UOMF0L
뉴비들을 위한 간략한 캐릭터 목록: https://bit.ly/3da6h5D
사설위키(대피소): http://opentalkwiki.ivyro.net/wiki.php/%EB%8C%80%EB%AC%B8
1:1 카톡방: >3259>
웹박수: https://pushoong.com/ask/3894969769

[공지] 현실 차원에서의 접속이 확인됩니다. 재밌게 놉시다.
[공지] 방장
звездá즈베즈다는 항상 보고는 있음.

[규칙]
1. 떠날때에는 확실하게 떠날 것. 컴백 여지에 대한 발언은 허용. 작별은 서로 감정없이 한번정도만 언급하는걸로 깔끔하게 할것.
떠날때 미련가지는 발언 및 감정적 발언은 삼가. 떠날때 말은 지킬 것.

2. 어장이 오래되었다고 상대를 옹호하는 AT금지. 지적의 경우 그 지적의 어투나 커질 파장을 지적하지 않기. 지적이 들어오면 확실히 입장을 밝히고 해결할것.

3.다른 사람들이 동조한다고 해서 방관은 금물. 이상하다고 싶으면 2번규칙에 따라,지적과 수용,해명과정을 거치자.

4. 문제가 생길때는 공과 사를 구분하자. 무조건 우리가 옳다는 생각과 식구감싸기 식의 옹호를 버리자.

5. 아직 내지 않았거나, 어장에서 내린(혹은 데려오지 않은) 캐릭터의 이야기는 자제하자.

6. 모브캐가 비중 높게 독백에서 나올 경우, 위키 등재나 각주 설명을 사용해보자. 또한 모브캐의 암기를 강요하지 말자.

7. 픽크루를 올릴때 반드시 캐릭터명을 명시하도록 하자.

8. 유사시를 위해 0답글에 어장을 세운사람이 누군지 나메를 적어두자.

9. 타작품 언급시 스포일러라는 지적이 하나라도 들어올 시 마스크 처리된다.

10. 특정 작품의 이야기를 너무 길게 하면 AT로 취급한다. 특히 단순한 감상이나 플레이 이야기가 주가되지 않도록 하자.

11. 특정 작품 기반 AU설정및 썰은 위키내 문서를 활용하자.

※오픈 톡방 컨셉의 상L 이름칸은 오픈 카톡에서 쓰는 닉네임이란 느낌
※오픈 톡방 컨셉이기에 앵커 안 달고 그냥 막 다시면 됩니다.
※세계관은 그냥 모든 차원이 겹치는 컨셉이기에 톡방 자체에 영향만 안 주면 뭐든지 okay (상황극판 룰에 걸리는 일 제외)
※1000 차면 캡틴이 아니어도 다음 어장 세워도 됨.
“국어는 조금 틀렸지만 그래도 1등급이네. 설영이는 참 똑똑하구나.”

“네. 노력했어요.”

“이대로면 서울권 의대도 무리는 아니겠어. 이번에 교내 대회 있으니까 생각해보고.”

“네, 감사합니다.”
꾸벅 인사하고, 교실 문을 열며 웃는다. 맑고 투명하게. 세상의 불행 같은 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처럼. 아이들은 각자 떠들고 있었다. 문이 열리는 소리도 듣지 못하거나, 잠시 설영을 바라보다가 다시 자기 일에 몰두했다. 누군가는 어제 방송 이야기를 곱씹고, 누군가는 휴대폰 화면을 올렸다 내리고.

거대한 백화점에서 길을 잃은 기분이다.

차를 타고 집으로. 기사님이 묻는다. 오늘 하루는 어땠어요, 좋았죠. 성적이 괜찮았어요. 아유 도련님, 항상 열심히 공부하시고. 분명 미국에서도 자랑스러워하실 거예요. 아... 네! 집에 가자마자 연락드려야겠어요. 그런데 기사님, 카네이션은 뭐예요? 아 이거요? 딸아이가 선물로 줬지 뭡니까. 어버이날이라고. 미국도 어버이날이 있던가요? 아...

왜인지 머리가 아프다.
 저 좀 잘게요. 긴장을 많이 했나 봐요.

방. 최후의 안식처. 사춘기 아이들이 문을 잠그고 농성하는 곳. 어떤 친구는 부모가 화가 나서 문 손잡이를 부쉈다더라. 로보도 문을 잠가본다. 딸깍. 이제 방 안에는 로보와, 침대와, 책상에는 사진, 서랍에는 수상 내역, 가방에는 성적표...
"털썩!"
침대에 엎드리자 섬유유연제 향기가 난다. 부드럽고 편안한 코튼 향. 아니, 편안한 기억이라 해야 맞겠다. 어린 시절부터 변하지 않은 향. 마들렌을 깨물고 기억 속으로 침잠하던 소설의 주인공처럼, 향을 맡으면 너무 많은 기억이 떠오른다. 후각 센서가 입자를 감지하면 전기 신호로 바뀌고... 생명과학 시간에 뉴런이 어쩌고 했던 게 생각난다.

‘아파...…’

스르르. 눈을 뜨니 사방이 어둡다. 손을 더듬어 불을 켠다. 할 것도 없으니 스마트폰을 켜본다. 아, 리베리우스 씨다.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지….
응?
사라졌던 두통이 다시 찾아온다.

‘그러면 도대체 뭐가 되는데?'

생각을 걸러낼 틈도 없이 튀어나온다.
“무엇이 남나요?”

‘행복이라고? 아니, 아니지. 다른 사람에 대해 완벽히 안다는 거, 그건 아주 더럽고 질척이는 기분이야. 공감은, 내가 나일 때 가능한 거예요. 인간처럼 살고 싶다고? 하! 그거 되게 웃기네요. 그게 인간처럼 사는 거예요?’
…아니지. 남이 힘들다는데 이런 말 하면 안 되지. 정신 차려야 해. 이성적으로…. 위로의 말을 쥐어짜던 순간, 그가 떠났다.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고.

‘뭐가 미안해요? 이러면 내가 나쁜 사람 같잖아요. 이러네, 이래. 이렇게 된다고. 내 마음대로 해도 안 되고, 남 말 들어도 안 되고. 뭐 어쩌라고요. 나는 도대체 뭘 어떻게 하면서 살아야 하는데?’

로보는 머리를 쥐어뜯으며 웅크린다.
비명을 내지르고 싶다. 아아. 비명을 지르면 들키지 않을까. 비명을...

“아아아아아악!!”

살면서 가장 소란스러운 행동. 집이 떠나갈 듯, 소리를 지른다. 비합리적이고, 비상식적인 행동. 그대로 로보는 비명을 지르다 책상 쪽으로 간다.
유리 액자에 흐릿하게 비친 자신의 얼굴. 머리는 산발이고, 목엔 핏줄처럼 튜브가 도드라져 있고, 그럼에도 얼굴은 평소처럼 창백하다.
로보는 액자를 들어올린다.
“쨍그랑!”
유리와 나무가 분해된다. 저 표정, 아무것도 모른다는 저 표정이 너무 싫어. 이 물건들. 스탠드, 볼펜, 컴퓨터, 책, 전부 싫어. 책을 던지고, 스탠드를 망치처럼 책상에 두들겨대고, 볼펜을 부러뜨리고, 컴퓨터는 몇 번 엎어버린다. 금이 간 액정에 비친 얼굴.
이제 아무 힘도 남지 않았다.

편하다.
이제 어쩌지?
몰라. 알아서 되겠지.

스르르.
세상이 검게 감겨온다.

이 주제글은 죽었어! 더는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