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팅] 어딘가의 초차원 오픈 잡담방 -288-

#4362 [채팅] 어딘가의 초차원 오픈 잡담방 -288- (1001)

종료
#0에주(Dmx9.ubqnm)2025-06-02 (월) 12:42:26
메인위키: https://bit.ly/2UOMF0L
뉴비들을 위한 간략한 캐릭터 목록: https://bit.ly/3da6h5D
사설위키(대피소): http://opentalkwiki.ivyro.net/wiki.php/%EB%8C%80%EB%AC%B8
1:1 카톡방: >4051>
웹박수: https://pushoong.com/ask/3894969769

[공지] 현실 차원에서의 접속이 확인됩니다. 재밌게 놉시다.
[공지] 방장
звездá즈베즈다는 항상 보고는 있음.

[규칙]
1. 떠날때에는 확실하게 떠날 것. 컴백 여지에 대한 발언은 허용. 작별은 서로 감정없이 한번정도만 언급하는걸로 깔끔하게 할것.
떠날때 미련가지는 발언 및 감정적 발언은 삼가. 떠날때 말은 지킬 것.

2. 어장이 오래되었다고 상대를 옹호하는 AT금지. 지적의 경우 그 지적의 어투나 커질 파장을 지적하지 않기. 지적이 들어오면 확실히 입장을 밝히고 해결할것.

3.다른 사람들이 동조한다고 해서 방관은 금물. 이상하다고 싶으면 2번규칙에 따라,지적과 수용,해명과정을 거치자.

4. 문제가 생길때는 공과 사를 구분하자. 무조건 우리가 옳다는 생각과 식구감싸기 식의 옹호를 버리자.

5. 아직 내지 않았거나, 어장에서 내린(혹은 데려오지 않은) 캐릭터의 이야기는 자제하자.

6. 모브캐가 비중 높게 독백에서 나올 경우, 위키 등재나 각주 설명을 사용해보자. 또한 모브캐의 암기를 강요하지 말자.

7. 픽크루를 올릴때 반드시 캐릭터명을 명시하도록 하자.

8. 유사시를 위해 0답글에 어장을 세운사람이 누군지 나메를 적어두자.

9. 타작품 언급시 스포일러라는 지적이 하나라도 들어올 시 마스크 처리된다.

10. 특정 작품의 이야기를 너무 길게 하면 AT로 취급한다. 특히 단순한 감상이나 플레이 이야기가 주가되지 않도록 하자.

11. 특정 작품 기반 AU설정및 썰은 위키내 문서를 활용하자.

※오픈 톡방 컨셉의 상L 이름칸은 오픈 카톡에서 쓰는 닉네임이란 느낌
※오픈 톡방 컨셉이기에 앵커 안 달고 그냥 막 다시면 됩니다.
※세계관은 그냥 모든 차원이 겹치는 컨셉이기에 톡방 자체에 영향만 안 주면 뭐든지 okay (상황극판 룰에 걸리는 일 제외)
※1000 차면 캡틴이 아니어도 다음 어장 세워도 됨.
#784아카주(Xv358xtRPy)2025-06-03 (화) 13:39:55
물건을 버리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그 애가 자주 말했다.
작은 손으로 낡은 컵 하나를 들고선, 버릴까 말까 한참 고민하다 끝내 찬장에 다시 넣곤 했던 그 애.
나는 그걸 우습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웃을 수 없다.
방 안은, 마치 시간이 멈춘 것처럼 조용하다.
창문을 열어도, 바람조차 조심스럽게 발끝만 스치듯 지나간다.
정오를 넘은 빛이 희미하게 이불 위에 내려앉았고, 나는 바닥에 주저앉은 채 손에 들고 있던 티셔츠를 내려다본다.
빨아도 지워지지 않던 그 애의 냄새가, 어느새 사라졌다는 걸 깨닫는 순간…
나는 멈춰버린다.
무언가가 빠져나간 자리는 이렇게까지 공허할 수 있구나.
옷장을 열면 그 애의 셔츠가 몇 벌,
그중 단추가 하나 떨어진 셔츠는 내가 꿰매주겠다고 하다가 그대로였고
지금 와서야 바늘을 꺼내 든다.
하지만 바늘귀에 실을 꿰려다, 손끝이 떨려서 실은 계속 옆으로만 비껴 나간다.
마치, 나 없이도 그 애는 괜찮았을 거라는 생각처럼.
이 방엔 우리가 산 흔적이 너무 많다.
같이 고른 커튼,
싸우고 나서도 말없이 사다 놓던 과자 봉지,
빨랫감 속에 섞여 있던 내 양말 하나.
어느 것도 대단한 건 아닌데, 그 모든 게 무겁다.
어디에 앉아도, 뭘 봐도, 전부 그 애로 이어져서
나는 아무것도 못하고 하루를 흘려보내게 된다.

“칸나짱이 정리해줄래?”

병원에서 마지막으로 들은 말이 자꾸 떠오른다.
정리해달라고, 쉽게 말하더라.
그 애는 정말, 마지막까지 나한테 무리한 부탁뿐이다. 언제나 그랬어.
그래도, 나밖에 없었겠지.
그걸 생각하면 또 어깨가 무너질것만 같다.
서랍 하나를 열고, 손끝으로 천천히 쓸어내린다.
머리핀, 영화 티켓 반쪽, 작년 여름의 사진.
그 애가 남긴 건 물건이 아니라 내 안에 남은 감정이구나.

할머니가 되어서도 같이 있을테니까!

기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물건은 버릴 수 있다.
오늘은 머리핀 하나, 내일은 셔츠 하나.
조금씩, 정말 조금씩
나는 이 방에서 유이를 보내주려 한다.
그래야 나도 살아갈 수 있으니까.
그 애 없이, 이제는 나 혼자서.


언제부터 울고 있었는지 모른다.
그저 손등이 축축하다는 걸 느낀 순간,
눈물이 흘렀다는 걸 알아챘다.
조용히, 아무 소리도 없이.
콧물도 섞이지 않았고, 흐느낌 하나 없었다.
그저 눈가에서 천천히, 뺨을 타고, 턱 끝까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은 채로,
작은 상자의 뚜껑을 열고 있었다.
그 안에는 그 애가 모아놓았던 영화 예매권이며,
길가에서 주운 조약돌,
그리고 그날의 손편지 한 장.
‘늘 말하지 못해 미안해. 너랑 있는 시간이 참 좋았어.’
울어야 할 타이밍은 어제였던 것 같고
오늘은 그냥 바쁘게 움직이기만 했는데,
그 순간, 아무렇지 않게 펼쳐 본 그 편지에서부터 무언가가 무너졌다.
아무 경고도 없이, 아주 조용하게.
눈물은 흐르는데, 나는 그걸 멈추려 하지 않는다.
그 애가 있었다는 사실이, 이토록 확실한 형태로 남아 있다는 게
슬퍼서인지, 고마워서인지 나조차도 모르겠다.
창문 너머, 저녁노을이 천천히 내려앉는다.
도시의 실루엣이 점점 어두워지는데,
붉은빛은 더 선명해진다.
햇살은 마치 유리잔에 담긴 피처럼,
창틀을 타고 흘러내려 방 안을 물들인다.
지나가는 바람에 커튼이 흔들리고,
그 사이로 빛이 파도처럼 일렁인다.
이토록 아름다운 저녁이,
그 애 없이도 찾아온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나는 아직 그대로인데,
세상은 멈추지 않고 저물어간다.
그리고 나는,
그 사실이 조금 억울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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