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33 자유 상황극 스레 -1 (27)
작성자:익명의 참치 씨
작성일:2025-07-05 (토) 06:29:11
갱신일:2026-07-16 (목) 06:03:41
#0익명의 참치 씨(dMY4g1hRaa)2025-07-05 (토) 06:29:11
이 상황극은 5분만에 개그로 끝날수도 있고, 또다른 장편이야기가 될수도 있습니다.(물론 그때는 다른 스레를 만들어주세요.)
아니면 다른 스레의 자캐가 쉬어가는 공간이 될수도 있습니다. 크로스 오버도 상관없습니다.
자유 상황극 스레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아니면 다른 스레의 자캐가 쉬어가는 공간이 될수도 있습니다. 크로스 오버도 상관없습니다.
자유 상황극 스레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4익명의 참치 씨(YXQsFEWj4C)2026-01-04 (일) 05:09:52
>>3
쇠퇴한 칼날이 떨궈진다. 둔중한 소리는 옅게 울리고, 이내 짧은 여운만을 남긴 채 사라진다. 본연의 쓸모조차 잃은 날붙이는 피와 뒤엉킨 인간 육체의 온갖 분비물, 농도 짙은 고깃덩이로 빚어진 하나의 유리화를 흉내 낸다. 형형색색의 빛이 성당 내부를 아른거리듯 스쳐가던 어린 시절의 파편처럼, 기사의 부식을 함께해 온 이 칼날 또한 결국 너의 저주를 잉태한 존재였다.
부식해 가는 몸의 열기는 빗물 앞에서 고개를 숙인다. 징벌이란 제 본분을 망각한 채, 장기 곳곳에 서린 저주마저 네 앞에서는 머리를 조아린다. 모든 것은 제 주인에게 바치는 경외의 형상이다.
너를 마주한 기사의 눈에는, 한때 고여 있던 샘물이 이미 오래전에 말라버렸다. 공막에 뿌리내린 실핏줄은 끝내 터져 노을을 그려내고, 해가 곧 질 것이라는 사실을 침식된 기사의 모든 장기들이 묵묵히 찬송한다. 네 이름을 다시금 읊조리는 순간, 기사의 입가로 검붉은 혈이 흘러내린다. 주인의 이름을 모독하지 말라는, 내부 깊숙한 곳에서 올라오는 경고처럼.
“전부 먹어치우면, 저주도 없어지려나요?”
기사는 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낮게 속삭였다, 조곤한 웃음도 빗물에 묻힌다. 손을 들어 올리려 했으나, 너를 향해 뻗으려는 찰나 팔의 근육은 더 이상 그 무엇에도 응답하지 않았다.
“심장이 무거워요.”
증세만을 내뱉었다. 네가 돌봐주었을 때와 같이. 너에게 천천히 녹아들기 시작했을 무렵의 목소리로.
쇠퇴한 칼날이 떨궈진다. 둔중한 소리는 옅게 울리고, 이내 짧은 여운만을 남긴 채 사라진다. 본연의 쓸모조차 잃은 날붙이는 피와 뒤엉킨 인간 육체의 온갖 분비물, 농도 짙은 고깃덩이로 빚어진 하나의 유리화를 흉내 낸다. 형형색색의 빛이 성당 내부를 아른거리듯 스쳐가던 어린 시절의 파편처럼, 기사의 부식을 함께해 온 이 칼날 또한 결국 너의 저주를 잉태한 존재였다.
부식해 가는 몸의 열기는 빗물 앞에서 고개를 숙인다. 징벌이란 제 본분을 망각한 채, 장기 곳곳에 서린 저주마저 네 앞에서는 머리를 조아린다. 모든 것은 제 주인에게 바치는 경외의 형상이다.
너를 마주한 기사의 눈에는, 한때 고여 있던 샘물이 이미 오래전에 말라버렸다. 공막에 뿌리내린 실핏줄은 끝내 터져 노을을 그려내고, 해가 곧 질 것이라는 사실을 침식된 기사의 모든 장기들이 묵묵히 찬송한다. 네 이름을 다시금 읊조리는 순간, 기사의 입가로 검붉은 혈이 흘러내린다. 주인의 이름을 모독하지 말라는, 내부 깊숙한 곳에서 올라오는 경고처럼.
“전부 먹어치우면, 저주도 없어지려나요?”
기사는 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낮게 속삭였다, 조곤한 웃음도 빗물에 묻힌다. 손을 들어 올리려 했으나, 너를 향해 뻗으려는 찰나 팔의 근육은 더 이상 그 무엇에도 응답하지 않았다.
“심장이 무거워요.”
증세만을 내뱉었다. 네가 돌봐주었을 때와 같이. 너에게 천천히 녹아들기 시작했을 무렵의 목소리로.